이번 영상은 새로운 음향장비인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산 겸

여러분들께 내가 작곡하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영상으로 찍어봤더랬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내 bgm은 거의 내가 만들고 있어.

뭘로 만드냐고?

삼성 갤럭시s5라는 구시대적 유물로 만들어...


지금 디스플레이가 반으로 접히는

갤럭시 폴드가 나왔는데

왜 버튼도 잘 안 눌리는 탑골폰으로 음악을 만드냐고?


그건 바로 삼성 때문이야...

삼성에서는 몇 년 전 아이폰의 개러지 밴드라는

슈퍼 짱짱 작곡 어플을 겨냥해서

사운드 캠프라는 어플을 만들었는데

이게 꽤 퀄리트도 좋고 샘플도 많아서

굉장히 잘 쓰고 있었거든.


그래서 이걸 더 전문적으로 쓰고자

핸드폰이랑 기타를 연결할 수 있는 16만원짜리 장비도

샀는데 어느 순간 서비스를 종료한다더라?


새로운 폰으로는 장비가 연결도 안되고

이젠 다운도 받을 수도 없어...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쓰다가

맥북을 산 이 시점에

음악은 애플이다를 외치며 새로운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샀더랬지1


어쨌건, 이번 영상에서는 여러분들께

내 기타 실력도 보여줄 겸

3개국어로 음악 만드는 과정도 넣어봤으니

한 번씩 보러가자구!

https://youtu.be/XALpFpCSfPw

구독은 센스!!


이번 영상은 저번 편에서

게이친구들과 연어를 먹고 나와서

카페에 가서 쉴 겸

여자친구와 각자의 언어에 대해 공부했던 영상이야


여자친구는 태국어를! 나는 한국어를 가르치고자 했는데

각자의 언어에서는 할 수 없는 발음들이 있었어.

예를 들면 한국에는 없는 R발음이 극대화 된 태국어라던지

애기 똥 싸는 그런 소리로 발음을 해야되는 태국어가 있었어.


마찬가지로 여자친구에게는 태국에 없는 발음을 알려줬는데

주로 ㄱ,ㅅ,ㅈ과 같은 평음발음을 여자친구가 하기 힘들어하더라구!

왜냐하면 태국어에는 이 발음이 없거든.

주로 된소리나 거센소리가 많이 있어서

ㄱ의 발음을 할 때도 ㅋ이나 ㄲ의 발음이 나!

그래서 집중적으로 서로의 부족한 발음을 교정해주고 했는데

왜 그녀에 입에서는 비둘기 소리가 나는 걸까...


다들 어릴 때 학교가면 한 반에 한 명씩은

우르르르르하면서 비둘기 소리 내던 녀석들 있잖아.

딱 그거야...

하지만 어렸을 적 나는 그걸 하는 친구들을 보며

'하... 한심하다 보는 내가 다 민망하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사실 어렸을 때 나도 그들과 어울려 비둘기 소리를 냈었어야만 했어...

태국어 발음에는 그 소리가 있거든...


모든 게 때가 있다고 하듯이

뒤늦게 비둘기 소리를 내려고 하니까

아무리 노력해도 혀가 이미 굳어버려 안 되더라...

일단 그 모습을 영상 속에 담아봤는데 다 같이 보러가자구!

https://youtu.be/CiB2RW7ydbw

구독은 센스!!


이번 이야기는

태국 방콕에 위치한

한국인에게 유명한 2부클럽인

스크래치 독을 또!!!

다시 갔던 이야기야.


이 날도 뭐 다르지 않게

공복에 운동부터 시작하고

밥부터 먹었지.

근데, 이 날 따라 아침에 고기가 급 땡겨서

승전기념탑에 있는 eat am are를 가고자 했어.

단톡방 여행자 중 2명이 같이먹자고해서

시간에 맞춰

스테이크 하우스를 후다닥 달려갔어!

이 날은 여럿이 여길 왔기 때문에

처음으로 샐러드를 시켜봄.

양이 꽤 돼잖아?

드레싱 종류도 6가지 정도 있어서

맘에 드는 걸로 선택 할 수 있어!!

나는 매운 치킨스테이크와

데리야끼 돼지스테이크가 들어가있는

160바트짜리를 시켰어!

감자튀김 대신에 매쉬 포테이토로 바꿔봄.

매쉬 포테이토 짱짱 맛있음.

식사를 마친 후

건너편에 있는

Were bean coffee를 갔어.

이 골목 자체이름이

쏘이 랑남인데, 중국인이 특히 많아.

주변에 호스텔이 많기 때문이려나?

안 쪽에 자리가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밖에서

우아하게 커피 한 잔 먹으면서

지나가는 사람 구경했지.

커피 가격은 샷 하나 더 추가해서

80바트 나왔어!

한국에 비하면 많이 저렴하지?!


한 5분 쯤 앉아있는데

한 게이직원이 찡긋 웃어주며

달려와서 안 쪽에 자리 났으니까

들어오라고 하더라.

고마운 녀석.

다음에 클럽에서 만난다면 

뺨에 뽀뽀 한 번 해줄게.

피곤해서 입 옆에 여드름도 남.

자꾸 만지다 보니 엄청 커짐.

군대 이 후로 피부가 안 좋아졌는데

노가다 일까지 시작하니까

피부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지고 있어 ㅠ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직원들도 산타모자를 쓰고있고

트리도 있네?

근데, 에어컨은 왜 이리 빵빵하게 튼 거야...

춥다 추워...

2층에도 자리가 있지만

흡연충인 나는 2층자리를 선호하지 않아.

밖에 나가기 힘들어!


어쨌거나, 게이스러운 외모 덕분에

1층에 자리도 잡았으니 잘 됐지.

감사해야 하나?

어쨌거나, 이 날은 블로그 일이 끝난 후

태국어 공부를 좀 하고 싶었어!

블로그 일을 부랴부랴 끝내고

태국어 공부를 시작했어.

근데, 머릿 속으로만 외우려니까

정말 안 외워진다...

실제로 말을 쓰면서 표현하면 

더 잘 외워질 것 같은데...


그래서 스카우트 어플을 켰어!

몇 일 전부터 한국어-태국어 언어교환

하던 누나가 있는데

나 공부 잘 안된다고 하니까

일 끝나고 들리겠다는 거야.

외운 것 써먹을 기회도 없었는데

좋은 기회였지!


그래서 그 누나가 일 끝나서 도착할 때까지

태국어 폭풍 공부!!!

이윽고, 그 누나는 카페에 도착했어.

당연한 거지만 자기가 먹을 건 자기가 결제함.

이토록 당연한 거를

혹여나 나한테 커피사달라고 할까봐

왜 마음을 졸여야 하는 지 모르겠다...ㅠ


이 누나랑 30분은 태국어 공부하고

30분은 한국어 공부했어.

나는 내가 외웠던 단어들의 성조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물어봤어.


물론, 책에는 성조 표기가 되어있지만

머릿 속으로만 되뇌인다고 

정확하게 표현되진 않거든.

그래서 현지 사람의 정확한 발음을 듣고

몇 번 따라해봐야 그제서야 표현 할 수 있으니까!


나는 이 누나한테 

한국어의 기초를 가르쳐줬어.

자음과 모음 시스템!

한글은 자음 모음만 싹 다 외우면

읽기와 쓰기는 아주 쉽다고!

문법이 어려워서 그렇지...

그리고, 육하원칙부터 외우게 했어.

육하원칙을 먼저 외우고 나, 너, 우리를 외우고

필수 동사 몇 개 외우면 

간단한 회화는 가능해지니까!


1시간 가량의 스터디가 끝나고

빙수 먹으러 갔어.

커피를 자기 돈으로 산 게 기특하게 느껴져서

빙수는 내가 살 테니 다음에 공부 할 때

커피나 사라고 했어.


빙수 먹으면서 딱히 할 말도 없어서

간단한 호구조사부터 시작했지.


"누나는 무슨 일 하는 거야?"

"옷 보면 모르니 -_-

SCB은행 다닌다!"


"그건 아는데, 저번에

인터넷 쇼핑몰 한다고 하지 않았어?"

"응, 그건 부업."


"은행 다니면서 동시에 가능해?"

"응 가능해!

텔러가 아니어서

은행에서 하루 종일 있는 게 아니거든."


"아니, 돈을 얼마나 긁어모으려고-_-"

"많이 벌어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야지.

땅도 좀 더 사고!"


"지금도 땅 있어?"

"콘도 두 개 있어.

한 개는 세 내주고, 한 개는 얼마 전에 사서

가구 들여놓을라고!"


"어?! 그러면 나 콘도사업에 관심있는데

가구 살 때 따라가서 가격 좀 봐도 돼?"

"당연하지!"

처음 보는 거 기념으로

사진 같이 찍자고 해서 한 방 같이 찍음.

나중에 이케아 같은 데 따라가게되면

밥이라도 한 번 사줘야겠다.


이 누나와 요롬코롬 시간을 보내고

할 일 없어서 태국 단톡방이나

주섬주섬 보고 있는데

단톡방 방장m 형이 할 거 없으면

온눗으로 넘어와서 

맥주 한 잔 하자고 그래서 넘어감.


아침에 나온 이 후로 씻지도 않고

땀범벅인데 집 들렸다가기 

귀찮았으므로 첫 만남이지만 그냥 고고.

약속의 장소인 디스트릭트W!

통로 근처라 뭔가 잘 사는 사람들의 

스멜이 느껴졌어.

나는 후줄근한 박스티에 쪼리 신고 있는데

깔끔한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많이 보이니 기가 죽네...

디스트릭트W의 진입 풍경!

가진 자들의 상징인 탐앤탐스 커피가 보였어.

한국에서는 5천원 돈 하는데

여기서는 얼마하려나?


진입을 해서 전화를 하자

키 크고 훈훈한 방장m 형이

씨익 웃으며 왔어.

"너가 J구나! 반갑다!"

"반가워요!"


"첫 만남이 뭐 이래!!

백팩에다가 박스티에다가 쪼리에다가!!!

너무한 거 아니야? ㅋㅋㅋ"

"카페에서 공부하다가 바로 온 거라

어쩔 수 없음요! 창피해도 참으셈!

다음 번엔 셔츠입고 나와드림!"

어쨌거나, 안 쪽으로 이동!

수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다들 행색이 깔끔하더라.

돈 많아보이는 태국인과

태국 내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즐비했어.


우리는 하나의 테이블을 잡고

각자 먹고 싶은 안주를 사러 돌아다녔지.

수 많은 노점이 즐비해있어서

그냥 먹고싶은거 주문하고 테이블로 오면

알아서 배달해줌.

돈은 그 때 주면 되니까 미리 내지 말구!!

때문에 '돈 내고 못 받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할 필요 없음요!

나 못 찾으면 지네가 돈 못 버는 거임!

방장 형과 톡방에 있는 형과

간단하게 맥주와 안주를 먹으며 

담소를 나눴지!

그러다가 방콕에서 대학 다닌다는

톡방 동생도 부르고!

방장 m형 여친도 부르고!

분위기는 무르익고

대화는 깊어져만 가고!

그렇게 대화하다가 옆에 있던 톡방 형이

한 마디 했어!


"나 스크래치 독 킵카드 있는데 갈래?

믹서만 각출해서 내!"

"오오? +_+

그러면 가야죠!"


방장m 형도 옆에 여친한테

물어보고 합류 할 수 있으면 

합류하겠다고 하더라.


"근데, 저 집에 좀 갔다가 가면 안돼요?

지금 차림 좀 보셈... 거지 꼴임...

게다가 쪼리..."


"아! 아! 괜찮아! 괜찮아!

지금 충분히 이뻐.

너 가따오면 1시간은 걸리니까 그냥 가!

쪼리는 앞에서 어떻게든 해결되겠지. 

일단 가!"


그렇게 우리는 스크래치 독으로

출발하게 되었고 입구 앞에서

스독 가드한테 물어봤어.

"님 저 쪼리 신었는데

이거 어떡해야함?'

"100바트 주면 들어갈 수 있다 캅."


스독의 유연한 대처.

아주 훌륭해!!

RCA 같은 경우는 꼬릿꼬릿한 신발

빌려서 신고 가야하는데

사스가 스독...


근데, 왠만하면 스독에 쪼리는 신고가지 마셈들.

스독은 잔도 자주 깨지고 

앞도 안 보일 정도로 깜깜해서

쪼리 신으면 굉장히 위험해.

그래서 나도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조심했더랬지.

드디어 입장한 스크래치 독!

뒤 쪽에 보이는 DJ부스가

핑크핑크하네.


우리는 술을 좀 먹으면서

몸을 예열했어.

둠칫 두둠칫!

알콜은 점점 내 몸에 스며들고

슬슬 심장박동이 올라가는게 느껴진다!


간다 가즈앗!!

태국 로컬 클럽에서 배운

태국 현지 춤!!!


'헤헤. 다들 나를 바라보겠지?

이 곳에서 열성적으로 태국 춤을 추는 놈은

나밖에 없으니까?!

다들 보아라. 나의 아름다운 자태를!!'


그러나 주변 여자들의 시선은 싸늘했어.

'어우... 뭐야. 쟤

왠 부랑자 한 놈이 들어와가지고...

저리가! 영업 방해하지마!'


시무룩...

그랬구나...

다들 영업하러 온 거였구나...

나 같은 부랑자 춤 보고 같이 호응해주면

오늘 돈 못 버는 거였구나...


찌밤!! 다들 이쁜 척 하면서

춤도 안 추고 힝...

외롭다 외로워. 

이런게 군중 속에 고독인가?!


괴로움에 몸 부림 칠 때

내 팔목을 잡는 따듯한 손길!

'필시 이 사람은 부처일거야!!!

아... 아름다우신 형님이...구나...'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구름과자 먹으러 나오니

웨이터 녀석들도 피곤한지

쭈그리고 쉬고있구나.

누군가의 밤은 현란 할 때

또 다른 누군가는 지쳐있음을 보며

씁쓸함을 느껴더랬지.

하지만, 팁은 주지 않았어.


부랑자는 이 곳에 어울리지 않아...

돌아가자...

나에게 어울리는 곳으로.

부랑자는 이 후 세븐일레븐에서 

라면사서 부랑자답게 걸어가며 

처묵처묵했다고 함.


-다음 편에서-



오늘 나는 친구들과 외국인 인 척하며 여행을 다녀왔어.

한국을 100%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오늘은 이 특별했던 경험에 대해 글을 함 써봄.



우리는 만나는 순간부터

영어를 쓰기로 규칙을 정했어.

국적을 다르게 일본, 중국, 태국인으로 설정했지만,

각기 지들만의 언어를 쓴다면 대화가 될 리가 없으니까.


만약, 한국어가 나온다?

그러면 그 녀석은 손가락 맴매 맞는거여.

근데, 남자 3명끼리 있을 때

때리는 파워는 장난이 아닌거 알지?

손가락이 손가락이 아니라 몽둥이여.


우리 셋은 만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이 헬로우를 연발했지.


그 어떠한 순간에도 영어를 쓰면 안됬어.

물건을 살 때?

길을 물어볼 때?

체크인 할 때? 다 안돼!


일단 우리는 코스트코를 가서 점심식사를 먹을 겸

고기와 와인을 사러 갔어.

우리는 첫 번째로 코스트코에서 유명한

베이크와 치즈피자를 먹으러 갔는데,

주문 할 때도 물론 영어를 사용해야했지.


다들 우물쭈물하고 있어서

할 수 없이 내가 먼저갔어.

겁쟁이들에게 진정 즐기는게 

뭔지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지.


"아 워너 피자 슬라이스 쓰리, 투 불코기 붸이크 플리스"


"먹고 가실거에요? 포장이세요?"


"암... 희얼..."



그 점원녀석은 딱 봐도 한국인처럼 보이는 놈들이

 왜 영어쓰면서 주문하지? 바빠죽겠는데 뭐야.

라는 표정으로 나를 봤어.


내가 교포일수도 있는거 아님?!

안그래도 오늘만큼은 외국인인데

영어로 욕 할 뻔함.



어쨌거나, 우리는 밥을 먹고 안으로 이동했지.

그리고 고기와 와인을 가지고 계산대로 향했어.

근데, 우리의 총무인 친구B가 계산을 하기 전부터

온 몸을 베베 꼬더니 엄청 부끄러워하는거야.

우리 중에 유일한 유학파인데

영어로 계산하기 부끄럽다는거야.



계산 할 때 그 녀석은 들리지도 않게

yes/no만 말하고 후다닥 도망갔는데

이럴거면 영어 왜 배웠는지 모르겠음.



우열곡절 끝에 우리는 쇼핑을 마치고 

드디어 출발 할 수 있게 되었어.




이것은 코스트코에서 산 소갈비살과 

12,000원짜리 1.5L 와인!

우리 셋 다 소주를 안 좋아해서

와인에 소고기 구워먹으려고 가스버너도 챙겼어!


다행히 게스트하우스에는 옥상이 있더라고.

옥상에서 취사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안된다면 이태원 길바닥에서라도 먹을 생각이었어.



본격적 여행가기 전에 앞서

동네 맥도날드에 와서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 잔하고 출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지쳐버렸어...



우리는 지하철 역에 도착했어.

친구O녀석은 외국인 메소드 연기인지는 몰라도

버스카드가 진짜 없더라고?

그래서 순도100% 외국관광객 체험 할 수 있었어.



근데, 요즘은 대부분의 외국인들도 

버스카드로 환승하고 다니는 것 같은데...?



잉글리쉬 타임 시작하자마자

무의식적으로 한국어를 말한 나는

4번 정도 맞은 것 같아.

다들, 영어로 잘들 말하더라고?

심지어 친구O는 영어를 거의 못하는데도

신기하게 한국말을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나봐.

절대 안 써.


덕분에 나만 죽어라 맞고

한 놈만 걸려봐라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그러다가, 친구B가 드디어

한국말을 사용한 순간

나의 손가락은 몽둥이가 되었지.



중간 팔뚝보고임.

벌겋게 부어오른 친구B의 팔뚝이 보인다.

내 목적은 친구O를 때리는 건데

이 녀석 죽어도 안 걸린다.



우리는 석계에서 

8호선으로 환승을 해야했는데

환승하는 곳을 잘 못 찾겠어서

도우미 아주머니께 도움을 청해야만 했지.


"익스큐즈미, 위 워너 고 투 대얼! 캔 유 헬프 미?"


"아? 저기 가고싶다고?

저 짝으로 올라가서 돌아가면 돼!"


"쾀사합니돠"


나는 외국인 발음으로 한국말 감사합니다를 했지.

진짜 외국인처럼 보이려고 했기 때문이야.

근데, 친구B녀석은 도중에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에게는

영어 쓰지 말자고 제안했어.


우리가 영어를 어르신에게 쓴다면 

그 분들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어느 정도 이해는 갔지만

나와 친구O는 친구B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지.

왜냐면 오늘은 우리가 실제 외국인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을 즐겁게 여행하는건데



그 생각 자체가 우리는 외국인인 척을 한다고

하는 거잖아! 오늘 우리는 외국인인데!!

그리고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 신분증을 요구할거야? 뭘 할거야?

그냥 교포라고 하면 되는거 아니겠음?



의정부에서 가까운 석계까지밖에 못왔는데

벌써 지친다.

다들 전 날 잠을 못자서일까?

잉글리쉬 타임 때문에 그런걸까?



우리는 우열곡절 끝에 이태원에 도착하게 되었어.

게스트하우스는 이태원 역에서 5분거리로

참 가깝더라고!


여기가 외관인데, 상당히 느낌있었어.

우리는 체크 인을 하러갔지.


"안녕하세요? 예약하신 이름이?"


"i'm XXX, can u cherk?"


"한국 분 아니세요?"


우리는 한국국적이지만

오늘만큼은 외국인이다라고 말을 하니까

'뭐지 이 놈들은?'

이라는 표정을 보이며

일단은 영어로 설명해주더라.



건물 안은 상당히 비좁지만

그래도 느낌있어.

왔다간 수 많은 관광객들의 낙서와

알록달록한 디자인이 히피적인 느낌을 보여줌.



여기는 루프탑이야.

여기서 바비큐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ok해주시더라.


탁 트인 광경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지니

이 옥상에 올라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  기는 개뿔

개 더웠어!



그래도 세 명이서 사진 한 방 찍었지.

햇 볕이 아직 강했지만 

이제는 그래도 제법 가을 느낌이

물씬 나더라.


이태원에서 유명한 해밀톤 호텔과

남산타워도 보임.

우리의 퀘스트 중 하나인 남산.

무척 가까워보이는데 사실상 버스타고 

꼬불꼬불 올라가면 꽤 시간이 걸려.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었어.

해가 지기 전에 여기저기 둘러보는게

우리의 계획이었는데, 

이러다간 아무곳도 못 갈 것 같아서

좀 서둘러 움직였지.



이태원에 들린 외국인이 제일 먼저 가는 곳하면

역시 라인프렌즈지.

아기자기하고 귀욤귀욤한 라인프렌즈를

남자 셋이서?


우린 그런거 신경안씀.

우리도 핑크핑크 알록달록 좋아함.



입구에 들어서자 라인의 간판모델

브라운이 보이더라.

사람들 들어갈 때마다 저 커다란 곰인형이 신기한지

꼭 죽빵 한 대씩 때리고 가더라.


라인 프렌즈 전 꼭 행해야하는 의식처럼 말야.

우리도 가볍게 죽빵 한 대씩 쳐주고 들어감.



우리는 포토존이란 포토존은 다 들러서

사진 찍었어.

남들은 다 커플끼리 와서 

사진 찍으려고 기다리는데

우리는 남자 셋이 굳이 찍겠다고

그 대열에 합류했지.



이 곳이 소품이 이뻐선지,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꽤 몰려있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줄 섰지.


공주방 같은 파티 테이블인 이 곳이 

가장 인기여서 사진을 찍으려면

조금 기다려야만했지만 역시 Clear.



우리는 라인 프렌즈를 구경하고

남산으로 향했어.

다행스럽게도 이태원역에서 남산타워를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더라구.


사람도 다행이 많이 안타서

앉아 갈 수 있었어.


근데 예기치 못한 상황이 하나 펼쳐졌어.

내 앞에 어떤 사람이 앉자마자

정말 심한 냄새가 풍겨오는거야.

처음에는 내 냄새인줄 알고

재빨리 옷을 맡아봤는데 분명 내 냄새는 아니고

내 앞에 탄 관광객아저씨임이 120% 분명했어.


하지만, 내 뒷자리에 앉은 5명의 러시아인들은

말 없이 앉아있다가

나에게 냄새의 원인이 나라고 생각했던지 

뒤통수에서 따갑게 러시아어로

뭐라고 하는 거야.


내 착각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내 몸에서 

이런 냄새가 난다는 오해조차 받기 싫었어.



왜냐하면 태국에 있을 때 

늙은 암퇘지같은 서양년에게

그런 인종차별 한번 받았었거든.


편의점에서 직원이 냄새심한 음식을 

먹다말고 계산하고 있었는데 내 뒤에있던 서양년은 

그게 내 냄새인줄 알고 밖으로 나갈 때

"좀 씻고 다녀라"라는 말을 했어.


빡친 내가 "너 점원이 먹는 음식 보긴했냐? 너 X나 무례하다"하니까 

내 얼굴 보지도 않고 후다닥 오토바이 타고 도망갔거든.


그러한 기억 때문에 냄새난다고 오해받긴 싫었어.

그래서 내 친구들이 자리의 뒤 쪽이 비어있어서

뭐 물어보는 척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리로 갔지.




냄새의 원인인 그 사람도 그렇게하면

민망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사람의 냄새를 일차적으로 막아주는 내가 사라지니까

러시아 애들한테는 냄새가 직빵으로 갈 수 있으니까

일석이조 아니겠음?


하지만, 그 냄새는 너무 심해

버스 전체로 퍼졌고, 진심으로 머리가 너무 아팠어.

그래서 그 사람에게는 미안하지 않도록

에어컨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제스처를 취함과 동시에

창 문을 살짝 열었지.


뒤를 돌아봤을 때 러시아인들은 신기하게도

5명 전원이 에어컨 때문에 아프다며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지.

그리고는 문을 아주 활짝 열더라.

동서양이 하나 된 모습이 이런 걸까나?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남산에 도착했어.

버스 정류장에서 남산 가는 길이

그리 멀진 않은데, 

왜 이 때는 엄청 멀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

여자랑 오다가 남자랑 와서 그런가?

기분 탓이겠지.



아~ 행복하다~




남산에서 바라본 전경은

언제나처럼 좋았어.

해가 떠있을 때 와본적은 없었는데

이 날이 특히, 가시거리도 길게 잘 보여서

거리가 하나하나 잘 보이더라.


잘 살펴보니 산 밑에 익숙한 건물이 있는거야?

그것은 청와대!! 참 신기했어. 

맨날 뉴스로만 보다가 멀리서나마

실제로 보니까.


그리고 친구가 살았던 노량진도 찾아보기도 하고

여의도도 찾아보면서

소소한 그런 즐거움을 누렸지.



이 날은 특히 여고에서 단체로 관람왔어서

어딜가나 사진 포인트에서는 

여고생들이 사진찍고 있었어.


우리도 사진으로는 질 수 없었으므로

여고생 뒤에서 우리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지.



이것은 유명한 남산 자물쇠!

T랑 매달아논곳 포인트는 기억하는데

거기서 남녀커플이 쪽쪽거리고 있어서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었어.


그 커플이 간 후에 한 번 찾아보려고 했는데

우리가 달아놨던 것 이후로 수 많은 자물쇠가

그 위를 덮어져버렸어.

그래서 찾을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자물쇠가 비 맞고 오래 방치된 상태라

더럽고 녹슬어서 만지기도 싫었음.


그냥 했었다는거에 의의를 두자.


우리는 배가 심하게 고파

명동까지 가려고 했었던 계획을 취소하고

숙소로 돌아왔어.


그리고 일심동체로 바비큐 준비를 했지.


코스트코에서 산 소갈비와 와인.

밤이 되니 루프탑에 조명이 들어오는데

조명 빛을 받으니 더욱 와인과 갈비살이 기품있게 보인다.

사실은 둘 다 합쳐서 3만원밖에 안되는 저렴저렴 상품인뎅...



사진으로는 이태원의 야경이 촌스러워보이는데

실제로도 촌스러움.

하지만, 이게 내가 이태원을 좋아하는 부분이야.

홍대나 강남처럼 과하게 포장되어 있지는 않지만

소소한 매력으로도 그 가치를 뿜뿜하는 곳이랄까?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밤에 여행자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며 

술 잔을 기울이는 거 아니겠어?

하지만,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식사 전까지는 그걸 배제하기로 했어.



왜냐하면, 우리 딴엔 없는 돈 털어서 

소고기랑 와인 샀는데

그거 보고 괜히 우리한테 말이라도 걸고 친한 척하면

한 입이라도 줄거다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있을까봐서

고기랑 와인 먹는 동안에는 철저히 배타적이기로 했어.




실제로 고기 굽는 와중에

스테이크 굽는 냄새를 이기지 못해 침 흘리며 다가온

하이에나 같은 서양친구가 있었는데, 우리는 철저하게

뭐, 왜, 어쩌라고 라는 표정으로 응대해서

내쫒을 수 있었어.


우리가 소주는 사줄 수 있을지언정

와인이랑 고기는 아니야. 저리가렴.


비주얼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짠은 해야겠지?

오랜 만에 셋이 여행가는 것을 기념하며

첫 술을 마셨는데!


와인이 생각보다 달더라고?!

그래서 1.5리터 되는 포도주였는데

맛있어서 벌컥벌컥 넘겼어!

우리는 멈출 수 없었어.


술은 생각보다 맛있었고

평상시에 하지 못한 우리의 진솔한 대화들은 깊어갔어.


친구O녀석은 가뜩이나 잘 못하는 영어가 

술이 먹어서 더 표현이 안되는 것이 화가 났는지

"울화통 터져서 안되겠다, 차라리 날 죽여!

난 한국말 쓸래!"

라고 외치며

자진해서 손을 내밀며 때리라고 했어.


우리는 신명나게 그 녀석의 손목을 찰싹찰싹 때렸고

그 이후로 한국어 타임은 종료되었지.


친구B녀석은 원체 술을 잘 못먹는 녀석인데

그동안 공무원 공부하느라고

더 약해져있었어.


얘기 도중 갑자기 강아지가 똥 싸는 곳을 찾는 것처럼 

주변을 빙글빙글 돌더니

"으아아악!"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어디론가 사라졌어.


그리고는 혀를 츄릅거리면서

입가에 묻은 침을 정돈하며 돌아왔지.

토 하고 왔대.

비싼 고기, 좋은 술 먹었는데 아깝게...



친구B는 자기 침대로 돌아가서 잠시만 누워있겠다고 하더니

0.1초만에 코를 골았어.


우리의 밤을 이대로 끝내려는 이 녀석이 괘씸해서

방구를 뀌고 손으로 모아 얼굴에 갖다대니

비명을 지르면서 다시 일어나더라.


새로운 방법의 소생술을 발견한 것 같다.



우리는 바람을 쐬며 정신을 깨우고 나갈 준비를 했지.

친구B는 아직도 죽기직전의 표정.

하지만, 우리 셋은 이렇게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우리는 이태원의 거리로 나갔어.

클럽을 가기 위함이지.

언제나 우리는 글램이란 펍을 가서

춤을 추다 오곤했거든.

우리는 그게 너무 그리웠어.


글램이 드디어 보이고 우리는 들어갔지.

그런데 우리가 갔을 때와는 전혀 달랐어.

노래는 처졌고, 사람들은 춤은 안추고

술 잔만을 든 채 헌팅하기 바빴어.


우리가 클럽에 춤을 추러 온건지

세렝게티에 온 건지 분간이 안가더라.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았어.

그 세렝게티 속에서도 우리는

트라이앵글 존을 형성하여

미친듯이 춤을 췄지.


그 날 그 느린비트의 음악에

우리만큼 박자를 쪼개서 흔들어댄 사람은 없을거야.


20분간 비슷한 부류의 느린 음악에

춤을 추려니까 미치겠는거야.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펍으로 이동했지.

헬리오스라는 곳인데,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었거든.


하지만, 입장했을 때 우리는 그 안에 사람을 아무도 볼 수 없었어.

점원은 우리를 보더니 말했어.


 "오늘 클럽은 안하니까, 4시까지 편안하게 즐기다 가세요^^"


"오 정말요?

안녕히계세요."


우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 곳을 떠났지.


그리고는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복귀했어.

게스트하우스의 로비는 자정이 되면 불을 끈다고 했는데

우리가 술을 사서 다시 갔을 때

11시 45분이었어.

그래서 15분 동안 술 빨리 먹어도 되냐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시더라고!


그래서 15분 동안 소주 두 병 달렸지.

그 때 옆에 있던 미국형이 있었는데

우유에 설탕 엄청 넣고 밥 말아서 먹고 있는거야.


신기해서 쳐다봤더니 눈 마주치니까

바운스하면서 춤 추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같이 일어서서 춤췄어.



참 유쾌한 형이었는데

이 사람은 한국이 좋아서 3개월동안 한국에 있다가

일본가서 1개월 머물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서

비자를 갱신하는 히피 중 한 명이었어.


얘기 할 시간은 적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진정으로 같이 즐길 수 있었지.

이럴 때보면 게스트하우스가 클럽보다

100배는 나은 듯.


어느덧 자정이 넘어

우리는 술자리를 정리해야만 했어.

그리고 밖으로나가

계단에 쭈구리고 앉았지.


근데, 그곳이 또 나름 핫 플레이스였어.

하나 둘 씩 사람들이 오더니

계단에 삼삼오오 모여 앉는거야.


아무래도 주변에 게스트하우스들은 12시에 다 불이 꺼지니

더 놀고 싶은 사람들은 여기에 앉아

얘기하다 가는 것 같아.


우리도 여기서 2시간 정도 더 얘기하다가 자러들어갔어.




그리고 다음 날 10시에 오직 나만 일어났지.

그 친구들은 잠이 매우 많은 편이라

깨워도 안 일어남.


그래서 나 혼자 무료아침조식의

행복을 혼자 느낄 수 있었어.

특히, 이 곳 버터는 정말 최고였어.

내가 먹었던 버터중에 최고임!!



친구들이 한 시간 후 일어났고

우리는 체크아웃을 했어.

우리는 이 곳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전 날 가보지 못한 명동으로 향했지.


다행스럽게 이태원에서

명동으로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었어.

그 버스 정류장에서 익숙한 이름을 보았는데

그것은!!


루트66이었어. 

태국의 유명한 클럽이름인데

한국에도 그런 클럽이 있나 싶어서 봤더니 전혀 아니었어.

알고보니 루트66는 미국 중서부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이름이래.

힝... 나만 처음 안 거임?



우리는 명동에 도착했고

여기에서는 중국인인 척 했어.

한국어는 쓰지 않고, 모든 의사소통을

"따거 따거"로 통일했지.


친구O의 외모가 굉장히 일본느낌이 많이나서

걸어갈 때마다 내 친구에게 일본어로

설명해주면서 호객행위하더라고.


그래서 그 때마다

"따거? 따거따거!!!"

외치면서 명동바닥을 누볐지.



우리의 여행은 여기서 마치게 되었어.

오랜 만에 절친들이랑 여행오니까 무척 좋더라.

특히나, 노가다 들어갔을 때는 힘들어서

이 녀석들이 무척 보고싶었는데

만나서 같이 여행까지 오니까 정말 뜻깊더라고.


안 그래도 몇 일전에 노가다 일하러 갔는데

업체 쪽에서 또 연락이 없어서 참 짜증났는데

그래도 여행와서 기분 풀 수 있어서 좋았어.



몇 일 후면 연락온 업체가 있어서 

다시 노가다 일 들어가야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행복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다음에 보자!











이번 편은 드디어 내가 태국에서 T에게 받았던

설움을 대폭발 시키는 날이야.




T의 생일파티에 가서 외톨이가 되었던

설움을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T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전 날 이태원가서 헤어지네 마네 했지만, 

오늘을 위해서 잘 참았어.

나는 T를 내가 사는 동네인 의정부에 초대하기로 했고,

내 친구들을 소개해주고 싶었어.



물론, 내 친구들에게도 

내가 느꼈던 설움에 대해서 설명을 해줬고, 

누구든지 T의 앞에서 영어 뿐만 아니라

외래어를 쓰지않기로 입을 맞췄고

규칙을 어기는 놈은 맞기로 했지.

오늘 밤이 상당히 기대되었어.




우리는 의정부 가기 전까지 집에서 뒹굴뒹굴 있다가

바람도 선선하니 공원에 가고 싶어졌어.

그래서 스쿠터 타고 슝~

여의도 한강 공원에 갔지.



의정부 주민 입장에서는

여의도 공원 가는 게 일인데

노량진에 있다보니까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한강이 있더라고?



이런게 진정한 서울 시티즌인가??



우리는 한강을 천천히 거닐며

평화로운 기분을 만끽했지.

어제의 싸움따윈 오래 전 일처럼 느껴졌어.


하지만, 오늘 생길 사건에 대해선

일말의 연민은 없다.

다 네가 자초한 일이니...



우리는 여의도 산책을 마치고 나서

숙소로 돌아와서 간단히 밥을 먹고

의정부를 향해 출발했어.



노량진에서 의정부는 꽤나 먼 거리지만,

T랑 둘이 얘기하면서 오니

금방 오더라구.

도착해서 의정부의 명물인

신세계 백화점과 소나무길, 분수대를 보여줬어.

그리고 약속시간이 되어

약속장소로 이동했지.




우리가 가기로 한 곳은

의정부에 있는

무한리필 칵테일 바였어.



인테리어와 조명이 깔끔하다.

이름은 B-LAB 이라고 하는데

홍대에도 있대.



주인이 개발한 칵테일로

상을 받았다나 뭐라나?



친구들과 내가 칵테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술을 맛있게 먹자'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야.

소주같은 경우는

공업용 알콜 같은 맛이 나서

취하려고 먹는 기분이 드는데



소주와 달리 맛있는 술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짐과 동시에 서서히 취하니까

그게 좋더라구.



내 친구 O와 B가 이윽고 왔고,

나는 T를 소개시켜줬어.

물론, 한국말로...

이 때부터 시작되었지.


우리는 T에게 한국말로 여러가지를 물어봤고,

그 때마다 T는 어버버거리면서

허둥지둥하더라.


물론, T가 영어로 말했지만

우리는 한국말로 답했지.

그 때마다 나는 T에게 깐죽거렸지.


"T야, 어때? 이제 내 느낌 알겠냐?

친구들 앞에서 우리끼리만 말하고

내가 통역도 안해주니까 어떠냐?

서럽지? 케켁케 서러울 거다!"



"아닌데? 재밌는데?

전혀 상관없는데?"



누가봐도 T는 빈정이 상해있었지만

자존심 때문인지 아니면 지난 날 자기가 했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부로 괜찮은 척 했어.



그리고는 우리가 대화에 안 껴줄 때마다

마가리타와 진 토닉을 시켜서 원샷을 때렸지.

그 때마다 우리도 지기 싫어서 같이 원 샷을 때렸어.

한국 남자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지.



친구 B는 비랩 전용 칵테일을 주로 먹었고,

친구 O는 스크류 드라이버 성애자라

그것만 14번 먹었어.


하도 원 샷을 많이 때리니까

나중엔 바텐더가 3잔씩 미리 말아놓고

대기하고 있었어.



이윽고, 내 고등학교 후배 K가 왔어.

이 녀석은 해기사로

배 타는 녀석인데, 마침 배에서 내려서

의정부에 오는 참이래서 불렀지.



고등학교 후배가 오고 나서도

T의 한국어 참교육 교실은 흥행이었고

시간이 갈 수록 T는 지쳐가며 우울해하기 시작했어.



"이제 너의 잘못을 인정하겠어?"


"이제 그만해!! 미안해. 미안하다고!!

네가 이런 기분인지는 몰랐어

네가 내 친구들이랑 있을 때는 앞으로 꼭 신경쓸게"



"그 말 잊지마라.

만일 다시 한 번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내 친구들은 언제든 나타나서

널 괴롭힐 준비가 되어있거든"



T에게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자마자

나와 내 친구들은 상당히 흡족해했지.


그 이후로 우리는

T를 위해 영어를 사용했고,

하하호호 웃으며 

지옥의 7연속 샷먹기 게임을 했지.

우리는 바 안에서 제일 재밌게 놀았어.



그 안에는 미군들도 있었는데,

영어를 쓰면서 재밌게 노는 걸 

보더니 같이 끼고싶었나봐.


그래서 우리한테 와서 

'너네 재밌어보인다'

 그러길래

일단 보드카 샷으로 한 방 먹게했어.



그리고 짠 몇 번 더 했는데

그만해야하는 선을 모르고

'계속 같이 놀자~'

이러면서 안 가는 거야.

상당히 처치곤란했어.



그 때 T가 흔쾌히 오케이 하는거야. 

그래서 조금 빡쳤어.



T는 미국의 유학경험이 있어서

그에 대한 부심 또한 있어.

영어 쓰는 상황이 오면

물 만난 개 처럼 학학 거리며

"내가 배운 영어 뽐내야지!"라는 경향이 있어서

가끔 눈치없게 행동해.



게다가 이 전에 한국어 참교육을 했으니

얼마나 영어가 쓰고 싶었겠어.



하지만, 이 행동은 상당히 무례했어.

그래서 귓속말로

"네가 무슨 권리로 내 친구들을 소개시켜주는 자리에서

동의없이 저딴 녀석들이랑 같이 노는걸 콜하는데?

미쳤냐? 술 먹었어도 좀 자제해라"

가시 돋힌 말을 하니

그 때서야 분위기를 파악하더라고.






미군들한테는 내가 정색하면서

"오늘 우리 되게 오랜 만에 만나서

노는 거라 이제 우리끼리 놀거야.

너네는 너네 자리로 돌아가렴"

말 했더니 눈치 빠른 녀석이

눈치 없는 녀석 데리고 가더라고.




그 이후로 친구들이랑 T랑

다 같이 잠시 바람을 쐬는데

눈치 빠른 미군녀석이

내려와서 T에게 말을 걸더라고?



들어보니까 자기 친구들도 취한 상태라

눈치없게 행동했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근데 친구 O녀석은 그게 굉장히 거슬렸나봐.

다짜고짜 다가가서 그 미군한테 

한국말로 쌍욕을 퍼붓더라고.


그 양놈은 떡대가 거의 레스링 선수만큼 넓었고, 

친구들도 마찬가지로 근육쟁이였어.


나는 일단 친구 O를 말렸지.

하지만 O는 뿌리치며, 미군에게로 달려갔어.


"이런 $@%!@%, 뭐 하는 짓이냐?

맞짱 한번 뜰까?"


"왜 그래? 진정해봐.



"!#$^#$%새끼가 내 친구 여자친구한테 찝적대는데

그걸 어떻게 보고만 있냐"



"아니야. 쟤네 영어로 사과하는 거야.

아까 눈치없게 굴었다고"



"아닌 것 같은데.

아까도 니 여자친구 계속 쳐다봤어."



"일단 내 생각해줘서 너무 고마운데

오해야 오해!"



일단은 잘 말렸지만,

그 미군은 공포에 덜덜 떨고 있더라고.



 O가 특이한 헤어스타일을 해서

독특한 풍채를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다 술 취했기 때문에 눈풀린 얼굴로

욕하면서 얼굴부터 들이밀었어.



그런 사람 앞에서

안 쪼는 사람이 어딨겠어.

그래도 고마웠지.

날 생각해서 한 행동이었으니까.



일단 미군한테는 미안하다고,

친구가 많이 취해서 오해한거니

이해바란다고 하고 우리는 빨리 자리를 떴어.



나는 오늘 와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보냈고,

T와 나는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노량진으로 가야만 했어.



그런데 문제는 

걷기 시작하니까

세상이 흔들리는 거야.



우리 둘 다 엄청 취해서

비틀거리면서 겨우겨우 

의정부 역으로 갔어.



우리는 다행히 막차를 탈 수 있었고,

술이 취한 T는 잠들었지.

나는 잠들 수가 없었어.



내가 잠들어버리면 집에도 못 가고

종착역까지 가게 될 건 뻔한데...

정신바짝 차리면서

졸음을 몰아냈지.



그 때 옆에서 소리가 들렸어.


"우웍! 우워워억!!!!"


옆을 돌아보니 T가 토하고 있더라고.

남의 나라에 와서 이게 무슨 짓이야?!

게다가 유명한 인터네셔널한 곳에서

근무하는 여자애가!!



근데, 나도 제정신이 아니어서

그 상황이 너무 웃긴거야.

등을 뚜드려주며 나는 미친듯이 웃었지.

그리고 토한 뒤 눈물을 닦는 

T를 또 놀렸던 걸로 기억해.



토한 T는 이내 다시 잠들었고,

나는 T의 구토물을 치웠어.

다행히 가방에는 gs봉다리와 휴지와 물티슈가 있었어.

근데, 치우다 보니까 너무 아까운 거야?

그래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지.

더러워서 올리진 않을게...


한국 지하철 안에서의 외국인 민폐녀라고

언제 페이스북에 올라와도 이상할 것도 없었지만,

다행히 막차라 사람이 없었어.



비난 받을 짓은 했지만, 그래도 내가 다 치웠고, 

다음 날 일어나서 남의 나라와서 뭐하는 짓이냐고 

충분히 혼냈으니 뭐라하진 말아주셈.




구토물을 열심히 치우고 난 후

나도 취기가 절정으로 올라와서

잠이 안 들 수가 없었어.


"어? 잠온다...

이러면 안돼는데?

안돼는데... zzz"


일어나니 누군가 나를 깨우고 있더라고.


"저기요? 일어나세요.

여기 종점이에요.

내리셔야 해요."



"에? 여기 어디에요?"


"광운대 역 입니다.

모든 지하철이 종료 됐습니다.

내려셔야 돼요.



나는 T를 끌고 나왔지.

T는 마치 시체였어.

온 몸에 힘이 없이 축 늘어졌고

가뜩이나 무거운 T의 몸뚱이가

몇 배로 더 무거웠어.


그러다가

"어이쿠!!!"


너무 무거워서

중심이 안 잡혀 같이 넘어졌어.

T는 울상을 지으며 신음소리를 냈어.



"끼에에엑...

힝... ㅇㅏ파...

우욱! 우워러러럴럴!$#^#$#"



T는 엎어진 상태로 다시 한번 토하기 시작했어.

살아생전 옆으로 토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다행히 등을 세게 두들겨줘서

목에 구토물이 걸리진 않았음.


"T... 얼굴 좀 치워봐."

그래야 닦을 거 아니야...

히에에엑!! 얼굴에도 다 묻었네"


나는 T의 구토물을 치운 후

군대에서 배운 부축법으로 

T를 엎으려다 다시 한 번 넘어지며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지...


'나는 T를 업을 수 없다...'



나는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어.

나를 깨우고 가까이서 모든걸 지켜보던

20대 초반의 공익 분.


"저기요. 저 좀 도와주세요"


"어..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같이 좀 들어주세요.

하나 둘 셋 하면 같이 일으키는 거에요?

하나, 둘, 셋!"



"어이쿠!!!"


단말마의 신음을 내뱉은 공익의 이마에서

송글거리는 땀을 볼 수 있었지.

그 때 도와주셔서 무사히 집에 잘 도착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공익 분의 도움을 받아 나는 택시 안으로

T를 구겨넣을 수 있었어.

그리고 행선지를 말하고

이내 눈을 감았지.



"저기. 학생양반!

일어나슈! 여기 노량진 말씀하신데 맞죠?"


"아..예 맞아요"


택시비는 많이 나왔지만,

좋은 기사님 덕분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서 다행이었어.



이제 T랑은 왠만하면 술 안먹으려고...

주사가 영 꽝이야.

다음 편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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