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상은 혹여나 내 영상을 보고

무이네에 가시는 분들을 위해

내가 숙박했던 호텔의 솔직한 후기를 올려봤어!


내가 숙박한 곳은

Surf 4 you 라는 곳으로

아고다로 예약했을 때 1박에 4만 5천원 정도 하더라구!


한국 기준으로 따지자면 평일 모텔 숙박 값이라며

싸다고 생각 할 수 있는데

사실 베트남 기준으로 4만 5천원이면

굉장히 비싼 거임!


베트남 사람들 하루 일당이 만원인데

5일을 모아야 하루 잘 수 있다능!


어쨌건, 본 영상에서는 호텔의 단점과 장점

그리고 호텔뷰와 조식을 담아봤으니

갈 사람들은 참고하라구!

https://youtu.be/xmNTcAacZ4U

구독은 센스!!


오늘의 에피소드는

태국에서 필리핀 여자를 만났던 사건이야!

정확히 태국에 도착하고 두 번째 날에

발생한 사건이지.


처음부터 글을 읽었던 독자들은 알다시피

나는 방콕에서 친구도 없이

많은 시간 외로웠기 때문에

태국친구들을 만나러 적지 않은 시간을 

치앙마이에 왔다갔다 했었어.


그래서 이번은 방콕에 태국친구를 

좀 만들고 싶었음.

겸사겸사 언어도 배울 겸!

방법은 누구나 나 알고있는

스카우트(Skout)라는 어플이야.


계집질의 목적이 있었냐고?

물론, 없다고 하면 구라지!


나도 남자고 사람인데

태국어 가르쳐 주는 사람이

기왕이면 여자가 더 낫고

일반인보다 내 이상형에 가까우면

더 좋은 거 아니겠음?


하지만, 고추를 휘두르기 위해서

어플을 사용하는 건 아니야.

감정없이 몸 섞는 거 만큼 

허무한 게 없거든.

정말, 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바라지 않으며 어플을 실행했지.


어플을 키자마자

주변에 있는 수 많은 여자에게

쪽지가 날라왔어.

"오퐈오퐈, 스페셜 마싸?"

"오퐈 숏타임 3000 롱타임 5000"


하...

자기소개부터 바꿔야겠다...

'나 태국어 배우고 싶다 캅

태국친구 만나고 싶다 캅

제발 베이비 붐붐마싸 보내지 좀 마라 캅'


이렇게 설정하니까

프리랜서 워킹걸들의 문자는

조금 잦아들더라.

어쨌거나, 몇 명이 태국문화와

태국어에 관심이 있어하는 나에게

쪽지를 보내왔었지.


각설하고 시간의 흐름상으로 전개한다.

전 날 새벽 2시에 잠이 들었지만

시차적응이 안돼서 

한국 시간 8시, 태국 시간 6시에 눈이 떠졌어.

밖에 나가보니 꽤 쌀쌀하더라...

방콕도 12월엔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구낭...

눈 뜨니까 멍뭉이랑 호텔 툭툭이가 보였엉.

시선을 돌려보자 태국에 왔다는 게

실감나게 하는 태국택시와

지역신 모시는 탑(?)이 보이넹.

양 팔을 머리 위로 흔들며

"태국이당!!"을 외쳐주며

공복에 운동을 하러 들어갔지.

호텔에 있는 헬스장인데

이미 인도 아저씨가 먼저 와있더라고?

헬스장은 사진으로 커보이지만

실제로는 쥐똥만하고 기구도

노후화돼서 녹슬고 소리도 심해.


심지어 덤벨 컬을 하는데

덤벨 대가리가 툭하고 떨어짐...-_-;

바닥에 나뒹구는 덤벨 대가리를 보며

여기 계약은 절대 하지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

빨리 조식먹고 내가 살던

KJS맨션 계약하러 가야지...

그래도 식당은 나름 깔끔하더라?

메뉴도 서양식 태국식으로 구별되어 있어서

간단한 아메리칸 블랙퍼스트란 메뉴를 골랐지.

그리고 전 날 사온 먹다만 햄버거를 데워서 세팅했어.

헤헤. 세상에서 공짜밥이 제일 맛있는 거여.

맛나게 촵촵 먹고 가려는데

식당 아저씨가 붙잡더라.


"야 임마!! 돈 내고 가야지!"

"엥? 뭔 돈이여?

조식 공짜 아님?"


"개솔 ㄴㄴ

돈 내라 캅."

그래서 프론트로 가서

아고다에 호텔 조식 무료라고 써있는데

확인해달라고 했더니 아니란다.

그래서 쌩 돈 110바트(3,600원) 토해냄...

퍽킹 아고다.


어쨌거나, 씻고 준비해서

kjs맨션 오피스가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그랩바이크를 타고 이동했지.

항상 한국친구들에게 태국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오도바이 타고 타닌다고 하면

무슨 패륜국가냐고 안 믿는데

드디어 증거사진 찍음.

한국가면 우리 할머니도 한번 태워야드려야징.



드디어 도착한 익숙한 골목과 건물!

라마9호텔에서 kjs맨션까지 그랩바이크로

단 돈 50바트(1,700원) 나왔어!

여기가 찾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 번 길 알면 여기만큼 접근성 좋은 데가 없음.


오랜 만에 만난 오피스 아줌마.

저번에 나랑 싸우고 그 뒤로 얼굴 봐도

인사 잘 안했는데 그래도 오랜 만에 봤다고

환하게 인사해줘서 맘 풀림.


사실 다시 살게 될 거 생각해서

이 아줌마 선물도 하나 사왔는데

먼저 반겨주니 더 줄 마음이 생겼엉.

마사지 팩 10개짜리 주니까 엄청 좋아하더군!

관계회복엔 선물이 짱이지!


그 아줌마는 지금 남아있는 방이 딱 하나밖에

없다고 해서 일단 보러 갔어.

저번에는 6층에 살았는데 그 방은 12층이었어.

근데... 수영장이 보이는 뷰가 아니고

고속도로만 보이는 뷰라 영 맘에 안드는 거야...

그래서 잠깐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근처 다른 맨션으로 한번 가봤어.

가는 길에 보이는 굴다리 밑 시장!

여긴 여전하네!

이 옆으로도 비슷한 아파트멘트가 있어서

가봤더니 거긴 더 비싸고 컨디션이 더 구려...


하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KJS맨션으로 갔더니 아줌마가 씨익 웃으면서

방 한 번 더 보고오라는 거야.

근데, 수영장 쪽 비어있는 방을 하나 숨겨놨더라고!

게다가 층수도 더 높은 14층!

이 요망한 아줌마! 바로 계약하자!!


내가 총 머무는 기간은 두 달 반인데

두 달을 계약하면 8500바트라 내 기준에선 비쌌어.

그래서 보름을 손해볼테니

3달 월 7000바트(235,000원)에 

달라고 했더니 오케이!


하지만, 여긴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야.

보증금은 두 달치 방 값인 14000바트

키카드 보증금 200바트

냉장고 없으니까 빌려야지 월 700바트

냉장고 빌린거 보증금 내야지 1000바트

운동해야돼니까 운동비 내야지 월 500바트

두 달 살건데 이불 사기 아까우니까 빌리자 월 500바트


배보다 배꼽이 큰 편이지?

그래도 이 정도면 이득이라 할 수 있지.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는 깡통방이라

쇼핑을 가야만 했어!

다시 짐을 챙기러 라마9 호텔로 가는 김에

로터스를 들렸지!


오오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나는걸?

반팔에 크리스마스 모자를 입은

점원을 보니 뭔가 애매하긴 했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즐기는 구나!

청소용품이랑 수건, 옷걸이 사는데 1090바트!

이건 뭐... 태국 올 때마다 맨날 사고 버리고 가니까

아까워 죽겠음...


그리고 다시 집에 도착해서

3시간 내내 바닦 쓸고, 닦고

먼지 제거하고 에어컨 필터 닦고

짐 풀어서 정리했어.

마침내 나의 보금자리가 다 정리되었지!

내가 좋아하는 화이트 컬러!!

햇 빛도 잘 들어와!

내 소품들도 정리해서

이쁘게 나열해놨지!

음악생활과 블로그를 위한 노트북과 헤드폰이

있으니까 뭔가 전문적으로 보이는 구만!

청소 끝나니 배고파서 

또 이거 사먹음.

정식 이름은 블랙페퍼 치킨 스테이크버거니까 

님들도 궁금하면

한 번씩 사서 잡솨봐! 

32바트밖에 안 해. 천 원 돈임.


이거 사면서 편의점에서

물, 비누, 세제, 섬유 유연제, 화장지, 

데오드란트, 면도크림 같이 샀는데

480바트 나옴.(16,000원)

이 정도면 한국보다 싼거겠지?


청소를 마치고 잠깐 쉬고 있는데

어플에서 메세지가 왔어.

아까 글 초반에 말한 연락왔던 

사람들 중 한 명인데

태국여자가 아닌 필리핀 여자였어.


현재, 방콕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애들 가르치고 있대.

잠깐이나마 교단에 섰었던 나와

공통점이 있었기에 대화를 재밌게 나눴었지.

그리고, 국제학교에서 일할 정도면

수준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거든.


근데, 이 여자는 당돌하게 먼저 말을 하더라.

"야 나랑 같이 밥 먹자."

"어? 갑자기 왜?!"


"갑자기는 무슨. 먹으면 안돼?"

"나... 어제 방콕왔어요...

굉장히 갑작스럽군.

하지만, 할 거 없으니까 갈게."


먼저 밥 먹자고 하는 용기있는 사람이

오랜 만이어서 그런 걸까?

얼떨결에 오케이하고 나와버렸다...

만남의 장소는 랏차테위에 있는

코코워크!


나는 언제나처럼 그랩바이크에 타고

머리를 휘날리며 그 곳에 도착했지.

그리고 도착한 이 곳!

항상 오다가다 여기 뭐하는 곳일까

궁금했는데 직접적으로 오는 건 처음이었어!

5분 쯤 기다리자, 수줍은 듯 머리를 쓸어내리며

오는 조그마한 여자애가 보이더라.



"안녕 캅"

"오? 너 태국말 하네?

나도 할 줄 알아!

나도 학교에서 태국말 가끔 써야 하거든"


"오. 대박인데.

초딩 가르치는 거여?

개빡센데... 할 만함?"


이렇게 우리는 대화의 물꼬를 자연스럽게 텄고

밥을 먹으러 근처 값 싼 스테이크 집으로 갔지.

나는 닭 스테이크 시킴.

걔도 비슷한거 시킴.

먹으면서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갔고

분위기는 훈훈해졌어.


가끔 한국말도 하던데

알고보니, 구남친이 한국사람이더라고.

근데, 한국남친이 바람피는거 

목격하고 헤어져서

아직은 힘들다나 뭐라나

어쨌거나, 계산할 타이밍이 왔는데

쭈뼛쭈뼛하길래 맘에 안들지만 내가 계산함.


아무래도 방콕 온지 몇 일 안되서

태국패치가 작동을 안하나보다...ㅠ

그래도 뭐 다음에 커피라도 사겠지라는 생각하며

쿨하게 내고 밖으로 나갔어.


어디 갈 건지 물어봤는데

시암가서 크리스마스 조형물 보러가자고 해서

BTS타러 쫄래쫄래 따라감.

비티에스 타러 가는 길에

한 컷 찍어달라고 해서

한 컷 찍음여.

시암에 도착하자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어.

와... 이게 태국의 크리스마스 기간이구나...

비록 더운 날씨에 반팔입고 있지만

제대로 꾸며놓고 즐기는 걸?

시암 앞 광장은 여러가지 이벤트도

진행되며 복작복작하게 시끄러웠어.

분위기 잡는 거

한 컷 찍어줌.

사람 많은 거 싫어서 금방 가려고 하니까

안에 조금만 둘러보고 가자고 해서

기어코 또 안에 들어갔지.

이런 저런 화장품 샵을 같이 들어갔는데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며

왜 나를 쳐다보는 거지?

기분 탓인가?


불편해서 난 나만의 쇼핑을 하러 갈테니

10분 후에 만나자고 하고 나 혼자 구경하러 다님.

톰포드가 보인당.

곤이녀석 집에서 기생할 때

곤이 향수 뺐어서 마구 뿌리던게 이거였는데

개비싸잖아?!

너가 그렇게 역정을 냈던게 이해가 된다.

미안하다 친구야...ㅠ


우리는 약속된 시간에 다시만나

밖으로 나왔어.

토요일 저녁 시간에 시암에서는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조금 같이 걸었어야 했어.


빨리 집에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걸어가고 있을 때

무언가 내 뺨을 후려갈겼어.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의 입술이 

페이드 아웃으로

점점 멀어지고 있더라고?


"-_-? 앙?"

">_<"


"뭐야 이게...

다시 해줘!"


다시 그녀의 얼굴이 다가올 때

언제나처럼 고개를 돌려

입술과 입술이 맞닿게 했지.


그녀는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도

그녀의 촉수가 나에게 왔어.


근데 뭔가 이상하다?

이런 적 처음인데?

왜 익숙한 냄새가 나는 거지?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의 그...샹내

에라 모르겠다.

많이 피곤했나보지 뭐.


하던 거나 마저 하자.

그리고 머쓱하니까 사진이나 찍었징.

냄새가 조금 걸렸지만

인간이면 누구나 그럴 수 있어!

암. 그럴 수 있지!


이 후로 5분 정도 걸었을 때

그녀는 억 소리를 내더니 잠시 멈추는 거야.

"J... 잠깐 세븐일레븐 좀 가자..."

"뭔데?

똥 마려운 것이여?"


"아니...

그거 있잖아 그거...

블러드..."

"생리?!"


"응..."

"축하해!!!

뿜빠빠빠 뿜빠라빠"


"왜 축하해주는 거야?"

"너가 모르나 본데

한국에선 생리하면 다들 축하해줌."


그렇게 세븐 일레븐을 가서

날개가 달렸지만 날지 못하는 슬픈 녀석을 사고

근처에 있는 화장실로 후다닥 갔지.

그녀가 나왔을 때 그녀는

아픈 표정으로 내게 말했어.


"아... 배 아프다..."

"빨리 들어가서 쉬렴."


"근데, 엄마가 친구 데려왔어..."

"그래서? 그게 왜?"


"엄마는 나 친구 있을 때 

내가 있는 거 별로 안 좋아해.

나도 불편하고."

"헤에에?

어쨌든, 아프더라도 집에서 아픈게 나!

어여 들어가"


"나 너네 집에서 쉬면 안돼?"

"지성지성, 박지성

안됌요. 나 집 아직 안치워서 

이불도 없고 침대도 없어.

그리고 우리 오늘 처음 봤는데 

집까지 오는 거 오바임."


참고로 말하면

절대 피가 나서 그런 거 아님!

처음 본 여자 집으로 들이기 싫어서 그런 거임!

하지만, 여자애는 초강수를 두었지...


"그러면 내일 나랑 점심먹자."


-다음 편에서-


오늘은 전 여자친구 T와

함께 꼬란 섬에 가서

스노쿨링을 했던 이야기임.

Listen!


전 날 호텔에서

정말 헤어질 거냐는 둥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중

또 똑같은 얘기 하길래

그냥 잠.


이럴거면 왜 이별여행 오자고 한 거임?

지가 그렇게 만들어놓고-_-

어쨌건 간에 나는 스노쿨링을

무척 하고 싶었기 때문에

다시 내 맘을 돌릴려는 T의

목적과는 다르게 이 곳에 온 거임.


아침이 밝자 똑똑똑 노크 소리가 났어.

조식 배달왔슴돠!!


이게 여기 리조트 조식이야.

뭔가 있어보이지만 사실 엄청 쪼매난 식빵에

설탕가루 뿌려놓고 편의점에서 파는 소세지

꼴랑 두 개 제공해주는게 전부임.

이런 식빵...


아침을 먹고 전 날 저녁에 보지 못했던

리조트 주변을 구경하러 잠시 나왔엉.


밤에 체크인 할 때는 몰랐는데

양 옆으로 이런 풀들이 무성했구낭...

뭔가 꽃 길 걷는 듯한 느낌임.


푸근한 아저씨가 키우는

리조트 고양이.

고양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오늘 일 끝나고 오토바이 타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로드킬 당한 고양이봤어...


다행스럽게 밟지는 않았는데

내가 달리던 차선에

죽은 고양이가 또 훅 나오더라고.

피할 수 없어서 밟고 갔는데

느낌 개박살 남...


내일 새벽에 일 나갈 때

한 번 더 밟게 되겠지...

여튼, 고양이들이나 개들이나

로드킬로 안타깝게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리조트는 밖에서 보기엔 허름했어.

요롬코롬 판자촌 집을 

리모델링 한 것처럼 보이기도 함.

대충 주변을 구경하고

빌린 스쿠터를 타고 

1년 전 갔었던 곳으로 이동!


부릉부릉!

달린다 달려!

T는 내 뒤에 앉은 채로

문자를 하거나 사진을 찍는 등

다양한 서커스 묘기를 선보이지.


아, 물론 나도 현지패치 다 돼서

오토바이 기사 뒤에 탈 때

라인 메시지하면서 탐.

묘기잼.

드디어 도착한 1년 전 그 장소!

풍경은 여전했지만

내가 찍었던 그 사진 포인트는

난간 공사 중이어서 몇 미터 옆으로 이동해서

나무사이에서 찍을 수 밖에 없었어.


1년 전, 아직도 버리지 않은

인생나시를 입고 찍은 사진!

1년 후 길거리에서 100바트 주고 산

싸구려 나시 티를 입고 찍은 사진.

바뀐 점이 있다면

좀 더 후덕해졌다는 점?

아무래도 태국에서 술을 콜라타서

너무 많이 먹었나봐...

이 때 거진 10kg 쪘었어...


어쨌거나, 사진을 찍고

밑에 바다로 이동!

이름은 아마 따웬비치 일거야.

이쁘다 이뻐.

에메랄드 빛 바다가 보인다!

나는 바로 우다다다 달려가서 발을 적셨지.

근데 가까이서 보면 그리 이쁘진 않음.

1년 전 내가 꼬란에 대해서 썼을 때

인생처럼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인 것 처럼이란

글귀가 다시 한 번 생각났어!


여기 바다에서 20분 정도 걷다가

스노쿨링 투어를 하기위해

반대편 선착장으로 이동했어.

치앙마이에서 만난 형이

준 유니콘 인형과 함께!!!


유니콘 겁나 크다...

다 불면 얼마나 클지 상상조차 안갔어!


불다 만 유니콘과 함께 한 장 찍어봄!

스노쿨링 투어 예약하고 배 기다리면서

유니콘 바람 불었는데 불다가

정신이 아찔해지면서 쓰러질 뻔 했어.

산소부족으로 골로 간다는 표현이

딱 적절한 표현인 듯!


어쩔 수 없이 다 못 분 채

배에 탔는데 알고보니 배에

펌프가 있더라고!


그래서 배 아저씨한테 펌프만 빌려달라고 했는데

기어코 자기가 밟아주면서 바람 넣어줬어.

그리곤 팁 달래...

20바트(660원) 줌.

받으면서 하는 말이

"갈 때 너 이거 필요없으니까

놓고 가라!"


그래서 한 마디 했지.

"싫은데 캅! 내가 왜 캅!

얼마 줄건데 캅! 

500원 줘도 안 줄건데 캅!"


절대 안주지 딱 봐도 좋은 튜브인데

이걸 왜 버림.

보통 한국인이라 생각하고

달라하면 줄 건지 알았나봐.

나는 태국인보다 더 짠 태거지인데-_-

어쨌거나 가두리 양식장 같은 곳에서만

스노쿨링이 허락되었지.

그래도 물은 굉장히 맑았어!

스노쿨링 하는데 고기 떼가

우르르 우르르르!!

잡힐 듯 절대 안잡히더라.


많은 태국인 커플들과 태국 꼬마가

우리의 유니콘을 부러워해서

우리가 신나게 탄 다음에

마음껏 타고 놀라고 했지!

그랬더니...





스노쿨링 배 아저씨가 타고 있다 -_-

아저씨 말고 꼬마 좀 태워주라고!!!

나는 이 때부터 프리다이빙을 즐겼지.

2m만 내려가도 귀가 겁나 아픔...

이퀄라이징해도 아픔.

나이 차더니 이제 귀 내구도도 안 좋아진 듯...


스노쿨링을 마치고 손을 내미는 T

뭐지 싶었는데

역시 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한 설정샷을 위한 손이었어.

하... 얘는 언제쯤 이거 그만둘까.


스노쿨링을 마치고 배를 타고

방콕으로 돌아가기 전에

배고파진 배를 채우기 위해

1년 전 갔던 레스토랑으로 다시 갔지.

1년 전에는 여기서 

서로 애틋하게 편지 썼었는데

이 때는 그런거 없음.

아저씨 포스 뿜뿜 내뿜으면서

밥이나 우걱우걱 먹었어.

고급져보이지만 

태국 돼지고기 스테이크야.

여행지 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안 비쌈.

꾸덕꾸덕한 까르보나라도 시켰는데

면이 퍼지지 않아서

탱글한 식감이 난 별로였엉...

난 퍼져서 간이 밴 면이 좋거든...

이게 체육선생룩인가?

이 때는 마음만은 

아직 선생이었다구!


뭐, 여튼 요롬코롬 밥을 먹고

배 시간에 맞춰

선착장으로 다시 나왔어.

그리고 배를 타고 파타야로 돌아와서

방콕으로 돌아가는 미니밴을 기다렸지.

3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근처 간이카페에 가서 콜라만 하나 시켰어.


이건 뭐 카페도 아니고

아무나 앉아도 되는 곳에

음료수 하나 들고간 느낌.


"J, 나와 함께 와줘서 고마워! ^^"


"응, 나도 덕분에 스노쿨링 재밌게 잘 했엉"


"이제 방콕가서 남은 기간 뭐 할 거야?"


"음... 아속킹 곤이랑 맨날 밤마다

클럽가서 놀겠지 뭐."


"그렇구나...ㅎ

재밌게 놀아ㅎ"


그렇게 T를 데려다 주고

T와 나의 이별여행은 끝나게 되었지.

아싸 이제 다시 아속킹이랑 논당!

하지만, 그 날 밤, 한 통의 전화가 왔어.


"J형... 어디야?"


"응? 나 태국인데?"


"형 보고싶다...

나 배에서 내렸어."


"오? 잘됐네!

형 한국 갈 때 너 거기있으면

한 번 보자."


"안돼... 지금 당장 보자.

나 형 너무 보고싶어.

나 지금 비행기표 끊을거야.

진짜 형 만나러 아무것도 없이

거기 가는 거니까

형이 나 책임져줘..."


- 다음 편에서 -



이번 편은 둘 째날 먹었던

베트남 먹거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려고 함.


내가 묶었던 호텔은 

splended star grand hotel인데,

서비스도 좋고, 귀여운 매니져 녀석도 참 좋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아침 조식이었어.


일어나자마자 배가 고파서

눈을 비비며 호텔 지하에 있는

식당으로 갔어.


비록 아담한 사이즈의 식당이었지만

인테리어는 매우 깔끔했어.

쪼꼬미 귀여운 매니져 녀석은

전 날 폭행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쾌한 웃음으로 날 맞아주면서 살갑게 인사했지


그리고 모닝커피부터 먹을래?

라고 묻더군.

아침부터 뭔가 대접받는 느낌이라

굉장히 기분이 좋았어.


비록 3만원짜리 호텔이지만

서비스만큼은 최고야!


베트남은 커피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커피의 질이 굉장히 좋다고 하는데

확실히 맛있어!

커피 콩이 좋아서인지

연유를 듬뿍넣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참고로 에스프레소에 연유를 들이붓는거를

'카페쓰어다'라고 해.

줏나 맛있으니까 꼭 먹어봐.


참고로 베트남은 구름과자가 무척 싸.

그리고 우리나라의 60~70년대처럼

거진 어디에서나 구름과자를 먹을 수 있어서

흡연자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야.


하루에 구름과자 두 상자는 기본으로 필껄?

그렇게 피어대다보면,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때

목이 굉장히 걸걸하고 목소리도 잘 안 나올 만큼

괴로워.


이 때 모닝 베트남 커피 마시면

목에 걸린 가래에서 커피 향이 싹 올라오고

이렇게 구름과자 먹다가 죽는 건가 싶으면서 

두 배로 괴로운데 이런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아.


다들 해보셈.

이게 나름 기억에 많이 남아.


커피를 마시면서 메뉴판을 가져다 주었는데

와... 뭐 조식메뉴가 식당메뉴보다 많은 것 같아.

쌀국수부터 시작해서 바게트, 

그리고 달걀과 베이컨 같은

서양식까지 엄청 다양하게 있더라고.


주문하는 즉시, 요리해서 만들어주니까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


배고프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해서

이것저것 막 시켰어.

하나하나의 퀄리티가 장난 아니었을 정도로

맛있었던 것이 기억나.


쌀국수도 엄청 맛있었는데

오히려 하노이에서 유명한 

오바마 쌀국수집보다 맛있었어!


방장 형과 나는 식사를 하고

식후 커피를 하기위해 밖으로 나갔지.


하노이에서 유명한 성 요셉 성당을

배경으로 한 컷 찍어봤어.

사진으로는 멋있는데 낮에 보면 그리 멋있진 않아.

새 똥도 많고, 좀 흉물스러워.

밤에 봤을 때는 노란 불빛을 받아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내지.

밤에 가길 추천해.


길거리를 둘러보니 사람들은 

매우 분주하게 느껴졌어.

음식을 파는 사람들, 먹는 사람들,

길 거리의 오토바이와 수 많은 자동차들.

그리고 크락션 소리.


태국과는 전혀 달랐어.

여유따윈 찾아보기 힘들었지.

이게 베트남이구나 싶었어.


커피를 마시기 위해 길을 이동했는데

베트남의 날씨가 무척 추워서

입술이 다 떨렸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뭐라도 사야겠다 싶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허름한 상점에

노스페이스 바람막이가 걸려있는거야.


저런 데서 노스페이스를 팔다니...

그래도 비싸겠지? 물어나보자.

30만동?!

만 오천원?!

미쳤다... 이런 퀄리티가 만 오천원?!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깎아보자.


"30만동이요? 너무 비싸요.

안 사요~"


"어, 그래, 잘가라~"


그 아저씨는 더 이상 쿨하게 붙잡지 않았어.

나는 주변 옷가게를 둘러보았지만

그 정도의 가격과 퀄리티를 가진 옷은 보지 못했고

다시 그 가게로 돌아가야만 했지.


"아저씨... 아까 그거 주세요."


"진작 살 것이지."



이 바람막이가 그 바람막이야.

진품과 비교해도 그렇게 막 티가 나지 않고

디자인도 나름 이뻐서 

노가다하는 현재도 잘 입고 다니는

인생 옷 중 하나야.

님들도 베트남가면 짝퉁쇼핑 꼭 하셈들!



옷을 산 다음에 우리는 카페로 갔어.

카페의자 역시 목욕탕 의자나

아주 작은 낚시의자로 구성이 되어있었어.


주문을 하려고 보니까

뭔가 익숙한 생명체가 보였어.

근데 내가 알던 그것과는 아주 많이 다른...



이것은 사자여? 고양이여?

주인의 취향이 나와 같군.

나도 개를 키우는 입장에서

강해보이는 이런 미용을 참 좋아하거든.



거의 고양이가 아니라 이건 뭐 개냥이다.

어떻게 교육시켰을까 궁금해했는데

주인놈이 고양이 머리 줏나 때린다.

뒤통수보니까 상처도 있더만...


하도 맞아서 머리가 바보가 된건가?

고양이의 야생성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어.

누가봐도 바보 고양이라고 생각 들 정도로.

동물은 때리는 거 아니랬는데

좀 마음이 그랬어.





고양이 녀석은 한 참을 나랑 놀다가

내가 주문한 커피가 나와서 자리로 돌아가니까

그 녀석도 자기 자리로 가더라고.

나는 그냥 접대해준거였나?

열 일하는 고양이 녀석...


내가 주문한 커피는

베트남에서 유명한!!!

계란 커피야!

위에는 계란거품인지 몰라도

상당히 달고 부드러웠어.

마치 푸딩같달까?

아래 쪽은 카페쓰어다 인 것 같아.

에스프레소에 연유 들이부은 거...


마셨을 때의 느낌은

대학생 시절 때 먹던 고진감래주를

거꾸로 마시던 느낌?


아, 참고로 고진감래주는

맥주병에 소주병 2잔을 채워서

위에는 소주, 아래는 콜라를 

순차적으로 먹는 주도문화야.


이렇게 방장 형이랑 여유롭게

커피를 즐겼지.

하지만, 자동차들의 크락션 소리가

상당히 거슬렸어.

차 뿌셔버리고 싶을 정도로.


방장 형은 이 날 만나기로 한

첫 사랑과 닮았다던 베트남 여성 분과

열심히 잘로 메시지를 주고 받느라 

시끄러운지도 몰랐을 거야.


그렇게 30분 정도 열심히 문자를 하시던

방장 형은 피곤하다고 들어가서 좀 더 자자고했지.

그래서 호텔로 다시 이동했어.

방장 형은 자기보다는 침대에 편안히 누워서

메세지를 하고싶었던 걸꺼야...


형은 잠 따윈 자지 않고,

열심히 메시지를 주고 받았어.


그동안 난 뭘했냐고?

음악작업했어!

다른 나라나 특별한 여행지에 가면

대충 어떤 느낌이 떠오르거든?

그거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나중에 찍은 사진을 보면서

그 때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떠올리는 것과 같이

나도 그 순간의 느낌을 멜로디로 표현해서 만들어놔.


그러면, 나중에 들었을 때 

그 장소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다시 살아나거든.


이렇게 한 두 시간을 때우다보니

다시 배가 고파져서

길거리로 향했어.


길거리로 나가서 먹은 음식은

새우튀김과 월날쌈튀김이야

이 정도 양이 2천원 한 것 같아.

특히, 새우튀김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맛있어서

이것만 또 추가해서 먹었어!


베트남이 태국보다 GDP가 3배 낮다고 하는데

물가가 어마어마하게 싸!

요즘들어, 태국은 갈수록 

한국과 차이가 안나는 느낌인데

베트남에서는 돈 쓰는 기분을 

잘 느낄 수 있었어.


이렇게 먹고, 우리는 베트남에서 유명하다는

베트남 이발소에 가보기로 했어!


-다음 편에서-






오늘 나는 친구들과 외국인 인 척하며 여행을 다녀왔어.

한국을 100%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오늘은 이 특별했던 경험에 대해 글을 함 써봄.



우리는 만나는 순간부터

영어를 쓰기로 규칙을 정했어.

국적을 다르게 일본, 중국, 태국인으로 설정했지만,

각기 지들만의 언어를 쓴다면 대화가 될 리가 없으니까.


만약, 한국어가 나온다?

그러면 그 녀석은 손가락 맴매 맞는거여.

근데, 남자 3명끼리 있을 때

때리는 파워는 장난이 아닌거 알지?

손가락이 손가락이 아니라 몽둥이여.


우리 셋은 만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이 헬로우를 연발했지.


그 어떠한 순간에도 영어를 쓰면 안됬어.

물건을 살 때?

길을 물어볼 때?

체크인 할 때? 다 안돼!


일단 우리는 코스트코를 가서 점심식사를 먹을 겸

고기와 와인을 사러 갔어.

우리는 첫 번째로 코스트코에서 유명한

베이크와 치즈피자를 먹으러 갔는데,

주문 할 때도 물론 영어를 사용해야했지.


다들 우물쭈물하고 있어서

할 수 없이 내가 먼저갔어.

겁쟁이들에게 진정 즐기는게 

뭔지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지.


"아 워너 피자 슬라이스 쓰리, 투 불코기 붸이크 플리스"


"먹고 가실거에요? 포장이세요?"


"암... 희얼..."



그 점원녀석은 딱 봐도 한국인처럼 보이는 놈들이

 왜 영어쓰면서 주문하지? 바빠죽겠는데 뭐야.

라는 표정으로 나를 봤어.


내가 교포일수도 있는거 아님?!

안그래도 오늘만큼은 외국인인데

영어로 욕 할 뻔함.



어쨌거나, 우리는 밥을 먹고 안으로 이동했지.

그리고 고기와 와인을 가지고 계산대로 향했어.

근데, 우리의 총무인 친구B가 계산을 하기 전부터

온 몸을 베베 꼬더니 엄청 부끄러워하는거야.

우리 중에 유일한 유학파인데

영어로 계산하기 부끄럽다는거야.



계산 할 때 그 녀석은 들리지도 않게

yes/no만 말하고 후다닥 도망갔는데

이럴거면 영어 왜 배웠는지 모르겠음.



우열곡절 끝에 우리는 쇼핑을 마치고 

드디어 출발 할 수 있게 되었어.




이것은 코스트코에서 산 소갈비살과 

12,000원짜리 1.5L 와인!

우리 셋 다 소주를 안 좋아해서

와인에 소고기 구워먹으려고 가스버너도 챙겼어!


다행히 게스트하우스에는 옥상이 있더라고.

옥상에서 취사가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안된다면 이태원 길바닥에서라도 먹을 생각이었어.



본격적 여행가기 전에 앞서

동네 맥도날드에 와서 시원한 아이스 커피 한 잔하고 출발!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지쳐버렸어...



우리는 지하철 역에 도착했어.

친구O녀석은 외국인 메소드 연기인지는 몰라도

버스카드가 진짜 없더라고?

그래서 순도100% 외국관광객 체험 할 수 있었어.



근데, 요즘은 대부분의 외국인들도 

버스카드로 환승하고 다니는 것 같은데...?



잉글리쉬 타임 시작하자마자

무의식적으로 한국어를 말한 나는

4번 정도 맞은 것 같아.

다들, 영어로 잘들 말하더라고?

심지어 친구O는 영어를 거의 못하는데도

신기하게 한국말을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나봐.

절대 안 써.


덕분에 나만 죽어라 맞고

한 놈만 걸려봐라라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그러다가, 친구B가 드디어

한국말을 사용한 순간

나의 손가락은 몽둥이가 되었지.



중간 팔뚝보고임.

벌겋게 부어오른 친구B의 팔뚝이 보인다.

내 목적은 친구O를 때리는 건데

이 녀석 죽어도 안 걸린다.



우리는 석계에서 

8호선으로 환승을 해야했는데

환승하는 곳을 잘 못 찾겠어서

도우미 아주머니께 도움을 청해야만 했지.


"익스큐즈미, 위 워너 고 투 대얼! 캔 유 헬프 미?"


"아? 저기 가고싶다고?

저 짝으로 올라가서 돌아가면 돼!"


"쾀사합니돠"


나는 외국인 발음으로 한국말 감사합니다를 했지.

진짜 외국인처럼 보이려고 했기 때문이야.

근데, 친구B녀석은 도중에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에게는

영어 쓰지 말자고 제안했어.


우리가 영어를 어르신에게 쓴다면 

그 분들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어느 정도 이해는 갔지만

나와 친구O는 친구B의 말을 가볍게 무시했지.

왜냐면 오늘은 우리가 실제 외국인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을 즐겁게 여행하는건데



그 생각 자체가 우리는 외국인인 척을 한다고

하는 거잖아! 오늘 우리는 외국인인데!!

그리고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 신분증을 요구할거야? 뭘 할거야?

그냥 교포라고 하면 되는거 아니겠음?



의정부에서 가까운 석계까지밖에 못왔는데

벌써 지친다.

다들 전 날 잠을 못자서일까?

잉글리쉬 타임 때문에 그런걸까?



우리는 우열곡절 끝에 이태원에 도착하게 되었어.

게스트하우스는 이태원 역에서 5분거리로

참 가깝더라고!


여기가 외관인데, 상당히 느낌있었어.

우리는 체크 인을 하러갔지.


"안녕하세요? 예약하신 이름이?"


"i'm XXX, can u cherk?"


"한국 분 아니세요?"


우리는 한국국적이지만

오늘만큼은 외국인이다라고 말을 하니까

'뭐지 이 놈들은?'

이라는 표정을 보이며

일단은 영어로 설명해주더라.



건물 안은 상당히 비좁지만

그래도 느낌있어.

왔다간 수 많은 관광객들의 낙서와

알록달록한 디자인이 히피적인 느낌을 보여줌.



여기는 루프탑이야.

여기서 바비큐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ok해주시더라.


탁 트인 광경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지니

이 옥상에 올라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  기는 개뿔

개 더웠어!



그래도 세 명이서 사진 한 방 찍었지.

햇 볕이 아직 강했지만 

이제는 그래도 제법 가을 느낌이

물씬 나더라.


이태원에서 유명한 해밀톤 호텔과

남산타워도 보임.

우리의 퀘스트 중 하나인 남산.

무척 가까워보이는데 사실상 버스타고 

꼬불꼬불 올라가면 꽤 시간이 걸려.



우리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 할 수 없었어.

해가 지기 전에 여기저기 둘러보는게

우리의 계획이었는데, 

이러다간 아무곳도 못 갈 것 같아서

좀 서둘러 움직였지.



이태원에 들린 외국인이 제일 먼저 가는 곳하면

역시 라인프렌즈지.

아기자기하고 귀욤귀욤한 라인프렌즈를

남자 셋이서?


우린 그런거 신경안씀.

우리도 핑크핑크 알록달록 좋아함.



입구에 들어서자 라인의 간판모델

브라운이 보이더라.

사람들 들어갈 때마다 저 커다란 곰인형이 신기한지

꼭 죽빵 한 대씩 때리고 가더라.


라인 프렌즈 전 꼭 행해야하는 의식처럼 말야.

우리도 가볍게 죽빵 한 대씩 쳐주고 들어감.



우리는 포토존이란 포토존은 다 들러서

사진 찍었어.

남들은 다 커플끼리 와서 

사진 찍으려고 기다리는데

우리는 남자 셋이 굳이 찍겠다고

그 대열에 합류했지.



이 곳이 소품이 이뻐선지,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꽤 몰려있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줄 섰지.


공주방 같은 파티 테이블인 이 곳이 

가장 인기여서 사진을 찍으려면

조금 기다려야만했지만 역시 Clear.



우리는 라인 프렌즈를 구경하고

남산으로 향했어.

다행스럽게도 이태원역에서 남산타워를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더라구.


사람도 다행이 많이 안타서

앉아 갈 수 있었어.


근데 예기치 못한 상황이 하나 펼쳐졌어.

내 앞에 어떤 사람이 앉자마자

정말 심한 냄새가 풍겨오는거야.

처음에는 내 냄새인줄 알고

재빨리 옷을 맡아봤는데 분명 내 냄새는 아니고

내 앞에 탄 관광객아저씨임이 120% 분명했어.


하지만, 내 뒷자리에 앉은 5명의 러시아인들은

말 없이 앉아있다가

나에게 냄새의 원인이 나라고 생각했던지 

뒤통수에서 따갑게 러시아어로

뭐라고 하는 거야.


내 착각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내 몸에서 

이런 냄새가 난다는 오해조차 받기 싫었어.



왜냐하면 태국에 있을 때 

늙은 암퇘지같은 서양년에게

그런 인종차별 한번 받았었거든.


편의점에서 직원이 냄새심한 음식을 

먹다말고 계산하고 있었는데 내 뒤에있던 서양년은 

그게 내 냄새인줄 알고 밖으로 나갈 때

"좀 씻고 다녀라"라는 말을 했어.


빡친 내가 "너 점원이 먹는 음식 보긴했냐? 너 X나 무례하다"하니까 

내 얼굴 보지도 않고 후다닥 오토바이 타고 도망갔거든.


그러한 기억 때문에 냄새난다고 오해받긴 싫었어.

그래서 내 친구들이 자리의 뒤 쪽이 비어있어서

뭐 물어보는 척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리로 갔지.




냄새의 원인인 그 사람도 그렇게하면

민망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사람의 냄새를 일차적으로 막아주는 내가 사라지니까

러시아 애들한테는 냄새가 직빵으로 갈 수 있으니까

일석이조 아니겠음?


하지만, 그 냄새는 너무 심해

버스 전체로 퍼졌고, 진심으로 머리가 너무 아팠어.

그래서 그 사람에게는 미안하지 않도록

에어컨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는 제스처를 취함과 동시에

창 문을 살짝 열었지.


뒤를 돌아봤을 때 러시아인들은 신기하게도

5명 전원이 에어컨 때문에 아프다며

머리를 부여잡고 있었지.

그리고는 문을 아주 활짝 열더라.

동서양이 하나 된 모습이 이런 걸까나?



우리는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남산에 도착했어.

버스 정류장에서 남산 가는 길이

그리 멀진 않은데, 

왜 이 때는 엄청 멀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

여자랑 오다가 남자랑 와서 그런가?

기분 탓이겠지.



아~ 행복하다~




남산에서 바라본 전경은

언제나처럼 좋았어.

해가 떠있을 때 와본적은 없었는데

이 날이 특히, 가시거리도 길게 잘 보여서

거리가 하나하나 잘 보이더라.


잘 살펴보니 산 밑에 익숙한 건물이 있는거야?

그것은 청와대!! 참 신기했어. 

맨날 뉴스로만 보다가 멀리서나마

실제로 보니까.


그리고 친구가 살았던 노량진도 찾아보기도 하고

여의도도 찾아보면서

소소한 그런 즐거움을 누렸지.



이 날은 특히 여고에서 단체로 관람왔어서

어딜가나 사진 포인트에서는 

여고생들이 사진찍고 있었어.


우리도 사진으로는 질 수 없었으므로

여고생 뒤에서 우리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지.



이것은 유명한 남산 자물쇠!

T랑 매달아논곳 포인트는 기억하는데

거기서 남녀커플이 쪽쪽거리고 있어서

도저히 비집고 들어갈 수가 없었어.


그 커플이 간 후에 한 번 찾아보려고 했는데

우리가 달아놨던 것 이후로 수 많은 자물쇠가

그 위를 덮어져버렸어.

그래서 찾을 수도 없었고 

무엇보다 자물쇠가 비 맞고 오래 방치된 상태라

더럽고 녹슬어서 만지기도 싫었음.


그냥 했었다는거에 의의를 두자.


우리는 배가 심하게 고파

명동까지 가려고 했었던 계획을 취소하고

숙소로 돌아왔어.


그리고 일심동체로 바비큐 준비를 했지.


코스트코에서 산 소갈비와 와인.

밤이 되니 루프탑에 조명이 들어오는데

조명 빛을 받으니 더욱 와인과 갈비살이 기품있게 보인다.

사실은 둘 다 합쳐서 3만원밖에 안되는 저렴저렴 상품인뎅...



사진으로는 이태원의 야경이 촌스러워보이는데

실제로도 촌스러움.

하지만, 이게 내가 이태원을 좋아하는 부분이야.

홍대나 강남처럼 과하게 포장되어 있지는 않지만

소소한 매력으로도 그 가치를 뿜뿜하는 곳이랄까?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밤에 여행자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며 

술 잔을 기울이는 거 아니겠어?

하지만,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식사 전까지는 그걸 배제하기로 했어.



왜냐하면, 우리 딴엔 없는 돈 털어서 

소고기랑 와인 샀는데

그거 보고 괜히 우리한테 말이라도 걸고 친한 척하면

한 입이라도 줄거다라고 생각하는 애들이 있을까봐서

고기랑 와인 먹는 동안에는 철저히 배타적이기로 했어.




실제로 고기 굽는 와중에

스테이크 굽는 냄새를 이기지 못해 침 흘리며 다가온

하이에나 같은 서양친구가 있었는데, 우리는 철저하게

뭐, 왜, 어쩌라고 라는 표정으로 응대해서

내쫒을 수 있었어.


우리가 소주는 사줄 수 있을지언정

와인이랑 고기는 아니야. 저리가렴.


비주얼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짠은 해야겠지?

오랜 만에 셋이 여행가는 것을 기념하며

첫 술을 마셨는데!


와인이 생각보다 달더라고?!

그래서 1.5리터 되는 포도주였는데

맛있어서 벌컥벌컥 넘겼어!

우리는 멈출 수 없었어.


술은 생각보다 맛있었고

평상시에 하지 못한 우리의 진솔한 대화들은 깊어갔어.


친구O녀석은 가뜩이나 잘 못하는 영어가 

술이 먹어서 더 표현이 안되는 것이 화가 났는지

"울화통 터져서 안되겠다, 차라리 날 죽여!

난 한국말 쓸래!"

라고 외치며

자진해서 손을 내밀며 때리라고 했어.


우리는 신명나게 그 녀석의 손목을 찰싹찰싹 때렸고

그 이후로 한국어 타임은 종료되었지.


친구B녀석은 원체 술을 잘 못먹는 녀석인데

그동안 공무원 공부하느라고

더 약해져있었어.


얘기 도중 갑자기 강아지가 똥 싸는 곳을 찾는 것처럼 

주변을 빙글빙글 돌더니

"으아아악!" 

단말마의 비명을 내지르며

어디론가 사라졌어.


그리고는 혀를 츄릅거리면서

입가에 묻은 침을 정돈하며 돌아왔지.

토 하고 왔대.

비싼 고기, 좋은 술 먹었는데 아깝게...



친구B는 자기 침대로 돌아가서 잠시만 누워있겠다고 하더니

0.1초만에 코를 골았어.


우리의 밤을 이대로 끝내려는 이 녀석이 괘씸해서

방구를 뀌고 손으로 모아 얼굴에 갖다대니

비명을 지르면서 다시 일어나더라.


새로운 방법의 소생술을 발견한 것 같다.



우리는 바람을 쐬며 정신을 깨우고 나갈 준비를 했지.

친구B는 아직도 죽기직전의 표정.

하지만, 우리 셋은 이렇게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우리는 이태원의 거리로 나갔어.

클럽을 가기 위함이지.

언제나 우리는 글램이란 펍을 가서

춤을 추다 오곤했거든.

우리는 그게 너무 그리웠어.


글램이 드디어 보이고 우리는 들어갔지.

그런데 우리가 갔을 때와는 전혀 달랐어.

노래는 처졌고, 사람들은 춤은 안추고

술 잔만을 든 채 헌팅하기 바빴어.


우리가 클럽에 춤을 추러 온건지

세렝게티에 온 건지 분간이 안가더라.





하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았어.

그 세렝게티 속에서도 우리는

트라이앵글 존을 형성하여

미친듯이 춤을 췄지.


그 날 그 느린비트의 음악에

우리만큼 박자를 쪼개서 흔들어댄 사람은 없을거야.


20분간 비슷한 부류의 느린 음악에

춤을 추려니까 미치겠는거야.

그래서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펍으로 이동했지.

헬리오스라는 곳인데,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었거든.


하지만, 입장했을 때 우리는 그 안에 사람을 아무도 볼 수 없었어.

점원은 우리를 보더니 말했어.


 "오늘 클럽은 안하니까, 4시까지 편안하게 즐기다 가세요^^"


"오 정말요?

안녕히계세요."


우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 곳을 떠났지.


그리고는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복귀했어.

게스트하우스의 로비는 자정이 되면 불을 끈다고 했는데

우리가 술을 사서 다시 갔을 때

11시 45분이었어.

그래서 15분 동안 술 빨리 먹어도 되냐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시더라고!


그래서 15분 동안 소주 두 병 달렸지.

그 때 옆에 있던 미국형이 있었는데

우유에 설탕 엄청 넣고 밥 말아서 먹고 있는거야.


신기해서 쳐다봤더니 눈 마주치니까

바운스하면서 춤 추더라고

그래서 우리도 같이 일어서서 춤췄어.



참 유쾌한 형이었는데

이 사람은 한국이 좋아서 3개월동안 한국에 있다가

일본가서 1개월 머물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서

비자를 갱신하는 히피 중 한 명이었어.


얘기 할 시간은 적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진정으로 같이 즐길 수 있었지.

이럴 때보면 게스트하우스가 클럽보다

100배는 나은 듯.


어느덧 자정이 넘어

우리는 술자리를 정리해야만 했어.

그리고 밖으로나가

계단에 쭈구리고 앉았지.


근데, 그곳이 또 나름 핫 플레이스였어.

하나 둘 씩 사람들이 오더니

계단에 삼삼오오 모여 앉는거야.


아무래도 주변에 게스트하우스들은 12시에 다 불이 꺼지니

더 놀고 싶은 사람들은 여기에 앉아

얘기하다 가는 것 같아.


우리도 여기서 2시간 정도 더 얘기하다가 자러들어갔어.




그리고 다음 날 10시에 오직 나만 일어났지.

그 친구들은 잠이 매우 많은 편이라

깨워도 안 일어남.


그래서 나 혼자 무료아침조식의

행복을 혼자 느낄 수 있었어.

특히, 이 곳 버터는 정말 최고였어.

내가 먹었던 버터중에 최고임!!



친구들이 한 시간 후 일어났고

우리는 체크아웃을 했어.

우리는 이 곳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전 날 가보지 못한 명동으로 향했지.


다행스럽게 이태원에서

명동으로 한 방에 가는 버스가 있었어.

그 버스 정류장에서 익숙한 이름을 보았는데

그것은!!


루트66이었어. 

태국의 유명한 클럽이름인데

한국에도 그런 클럽이 있나 싶어서 봤더니 전혀 아니었어.

알고보니 루트66는 미국 중서부를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이름이래.

힝... 나만 처음 안 거임?



우리는 명동에 도착했고

여기에서는 중국인인 척 했어.

한국어는 쓰지 않고, 모든 의사소통을

"따거 따거"로 통일했지.


친구O의 외모가 굉장히 일본느낌이 많이나서

걸어갈 때마다 내 친구에게 일본어로

설명해주면서 호객행위하더라고.


그래서 그 때마다

"따거? 따거따거!!!"

외치면서 명동바닥을 누볐지.



우리의 여행은 여기서 마치게 되었어.

오랜 만에 절친들이랑 여행오니까 무척 좋더라.

특히나, 노가다 들어갔을 때는 힘들어서

이 녀석들이 무척 보고싶었는데

만나서 같이 여행까지 오니까 정말 뜻깊더라고.


안 그래도 몇 일전에 노가다 일하러 갔는데

업체 쪽에서 또 연락이 없어서 참 짜증났는데

그래도 여행와서 기분 풀 수 있어서 좋았어.



몇 일 후면 연락온 업체가 있어서 

다시 노가다 일 들어가야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행복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다음에 보자!











이번 편은 돈만 밝히는

꼰대 팬션 주인을 고소한 이야기야.



우리는 그 펜션에서 2박 3일간 묶었어.

펜션은 조식을 제공해준다고 하는데

사실상 굉장히 먹기 힘들어.

아니, 아예 명목 상만 제공하는 걸로 할테니

먹지마! 라는 느낌?



펜션 조식은 펜션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와 협약을 맺어서 제공하는 것 같아.

하지만, 지리적으로 말도 안되는 곳에

위치해있어.




펜션 위로 약 10km를 꼬불꼬불한 산을 넘어야

갈 수 있고, 조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도 10시~11시로

정해놔서 일찍 가거나 늦게 도착하면 

힘들게 찾아가도 먹을 수가 없어.



불편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두 번째 날 아침은 조식을 먹지 않고

T와 라면 끓여 먹었어.



그래도 이왕 왔는데 카페에서 멋진 아침식사 

한 번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세 번째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준비했지.




하지만, 사건은 거기서 발생되었어.

T와 함께 스쿠터에 타고 시동을 걸어

출발하려고 하는 찰나에

카페에서 키우는 대형견 두 마리가

오토바이 엔진소리를 듣고 달려와서

우리 주위를 에워쌌어.



그래서 위험하다 싶어서 도움을 청하려고

앞 쪽을 보니 악덕 팬션 관리인 아저씨가 있었어.

숯 불 공짜로 준다고 하고 돈 달라고 했던

그 아저씨 말이야.



그래서 일단은 도움을 요청했지.

"아저씨, 여기 좀 봐요"


아저씨는 본 체 만 체 했어.


'못 들었나? 


그래도 물진 않으니까 풀어논거겠지'

라는 생각으로 나는 오토바이의 스로틀을 당겼고

개들 중 한 마리인 허스키가 달려와

내 종아리를 물더라고.



나는 깜짝 놀랐지만, 뒤에 T가 같이 타고있어서

넘어질 수 없었어..

개는 날 한 번 물고 뒤로 물러나서 으르렁거리고

팬션 관리인 아저씨는 멀뚱멀뚱 보고만 있었어.



나는 그 아저씨한테 다가가서 말했지.

"지금 아저씨네 개가 문 거 보셨어요?

가만히 계시던데?"


"헛헛. 얘가 물 애가 아닌데~"


"아니 무는 거 그 쪽에서 보셨잖아요"


"저는 장난치는 줄 알았죠~

어디 한 번 봅시다~

에이 괜찮네~"



"지금 물린 부위 빨갛게 된 거 안 보이세요?

피만 안나면 물어도 되는건가 봐요?"


"헛헛.. 일단 미안합니다?"



아저씨의 처사에 나는 흥분했고

T는 일단 날 말렸어.

침착하자. 침착해.

흥분한 상황에서 해결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일단 자리를 옮겨서 물린 부위

상처를 찍어놨어.

그리고 조식은 먹어야 되니까

T와 같이 스쿠터를 타고 출발했지.



꼬불꼬불 거리는 산 위를 40분쯤 올라가고 내려가서야

우리는 카페를 발견 할 수 있었어.

아주 외진 곳에 있었지.

현실적으로 차 없으면 여긴 조식 먹으러도 못 오는 곳이야.

이럴거면 왜 무료조식 제공이라고 써둔지도 모르겠어.



카페 분위기는 아주 좋았어.

탁 트인 전경을 바라 볼 수 있는

테라스가 이쁘게 되있더라구.



하지만, 조식을 먹기 전에

나는 개에게 물린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만 했어.

그래서 차분하게 생각을 하다가

전화 녹취를 통해서 사건을 증명하고자 했지.



"여보세요? 저 아까 개한테 물린 사람인데요."


"예~ 말씀하세요~"


"아저씨 왜 아까 개들이 제 주위 에워쌌을 때

왜 안오신거죠? 저 분명 아저씨 불렀었고,

아저씨도 저 쳐다보셨는데?"



"아니, 난 개들이 장난하는 줄 알았지~"



"개들이 절 물었는데,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안나오시네요?"


"아니 내가 미안하다고 안 그랬나? 헛헛

미안해요~"



이 때까지만 해도

진심어린 사과였으면 알겠습니다 하고 넘어갔겠지.

엄청 세게 문 것도 아니고, 나도 개를 키우는 입장이니까.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 아저씨의

태도와 전 날의 행태가 날 싸움닭으로 만들었지.



지금 녹음은 치밀한 복수의 시작이다.

일단 녹음을 통해서 개가 문 상황 스스로 인정!

이제 법으로 다가가자.

괘씸해서 치료비랑 합의금 다 받아낼꺼다.




"별로 안 미안해보시네요

저기요. 아저씨. 그렇게 큰 대형견을 풀어놓는거

불법인거 아시죠? 그것도 영업장에서.

그렇게 풀어놓은 대형견이 사람을 위협하고

물었는데, 굉장히 별 일 아니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네요?"



"저보고 어쩌라는 건지?

맘 대로 하세요~ 헛헛"



"이것 보세요. 사과보다 아저씨의 귀찮음이 더 느껴지네요.

장사 그렇게 하시면 안돼죠.

개가 사람을 물었을 때 얼마나 귀찮으시는지

잘 모르시나본데, 광견병 주사는 맞추셨어요?

안 맞추셨으면 벌금 내셔야 할 거고, 맞추셨더라도

증명서류 제출하시느라 좀 귀찮아지실거에요.

그리고 저는 개한테 물린 거

감염 될 수도 있으니 치료도 받을 거고,

거기에 대한 비용도 다 내주시길 바랍니다."



"예~ 맘대로 하시고, 끊어요~"



나는 미소를 지었어.

이 아저씨는 법적으로 빠져나갈 수있는 구멍이 없기 때문이지.

그리고 이 아저씨의 태도로 인해

나는 소정의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

물론, 조금 번거롭고 귀찮긴 하지만,

사과도 안하고 뻔뻔한 아저씨에게 복수를 하는 동시에

돈을 받을 수 있다면 그런 귀찮음 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한 번은 애기를 태우고 마티즈 타고 가시는 아주머니가

좁은 골목에서 무리하게 진입하려다가 빽미러로

내 팔을 치고 간 적이 있어.



아줌마는 모르는 듯이 가버리더라고?

그래서 운전 조심하라는 의미로 싱긋 웃으면서 

"저기..아줌마 저 치고 가셨어요~"라고

예의있게 말했는데 그 아줌마는

"아닌데요? 안 치고 갔는데요?" 라고 

싸가지 없게 말하길래 바로 경찰 불러서 고소함.



경찰서 가서 확인하더니 그 때서야

죄송합니다 했지만, 그 전까지 나한테

'나이도 어린게!!'라며 소리 질렀으므로

용서는 없었지.


결국 고소 취하하는 조건으로

합의금으로 50만원 받아냄.



이 팬션 아저씨에게도 그런 응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아졌어.




문제를 해결한 뒤에서야 비로소 미소를 지으며

주변의 이쁜 배경이 보이더라.

사진으로도 이쁘지만,

실제로는 기분이 좋았던 터라 더 이뻤어.



이게 카페 조식이야.

뭔가 있어보이지만, 특별하진 않은 맛이야.

식빵 잘라서 굽고 설탕가루 뿌린 정도?

그래도 기분이 좋아서 맛있게 먹었지.


T는 내가 왜 실실 웃고있는지

전혀 몰랐어.

아마도 내가 좋은 곳에 와서 기분이 풀렸다고

생각한 것 같아.


"J, 너도 이쁜 곳에 와서

기분이 좋아졌구나?"



"큭큭.. 아니야. 이제부터 내가

한국의 법에 대해 보여줄게.

법이 잘 통하지 않는 태국과는 다르지만,

법을 잘 준수했을 때의 피해자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모를 거야 큭큭."



"뭐야... 너... 이상해"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카페를 나와 다시 펜션으로 향했어.

정의구현을 하기 위해서!




팬션에 도착했을 때 그 아저씨는 나와있었고

황달을 가지고 있는 그 아저씨의 노란 얼굴은

흥분을 했는지 욹그락 붉그락했어.



"아저씨, 맘대로 하라고 하셨죠?

그러면 법대로 할까요?"



"어! 그래! 법대로 해!"



그렇다. 나는 이 말 만을 기다렸다.

대부분의 뭣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

'법대로 해'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으니까




나는 체크아웃 준비를 하고,

바로 경찰서에 신고했어.

경찰관에게 내 자초지종을 설명했지.



"개에 물리셨다고요?

괜찮으신 겁니까?

앰뷸런스도 같이 부르겠습니다!"



개에게 물렸다는 말을 듣고

앰뷸런스까지 온다는 말을 듣고

조금 감동했지만

아저씨의 입장에서는 사건이

크게 되버리는 거니까 더욱 좋았어.



10분이 지나자 경찰차와 앰뷸런스가

팬션 안 쪽으로 진입했고,

객실 내 모든 손님들은 체크아웃을 하면서

그 현장을 지켜봤지.



개인적으로 장사하시는 분들

영업방해는 하고 싶진 않지만,

법을 지키며 최소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지.

숙박업을 하며 최소한의 안전요구도 무시하는 곳에

통용되는 말은 아니야.



경찰관은 그 아저씨와 나를 오가며

사건 상황을 들었고,

앰뷸런스에서 내린 구급대원들은

내 상처부위를 확인하고 소독하며

혈압을 체크했어.



내가 가족력으로 혈압이 높은 편인데,

그런 사건을 겪으니 혈압이 더 높게 나오는 거야.

구급대원들은 많이 놀라셔서

혈압이 안 떨어진다는 말을 했을 때

팬션아저씨의 얼굴은 사색이 되었지.



상황이 그렇게 커지자

팬션주인인 여성 분이 나오셨어.

그 분은 장사를 할 줄 아는 분이더라고.



후다닥 달려나오더니

괜찮으시냐고 많이 놀랐겠다고

위로하는 말을 실감나는 얼굴로 말하더라.

그래서 살짝 마음이 누그러지기도 했어.



실질적 주인은 이 여성 분이고

저 아저씨는 오빠이면서 팬션 관리를 맡아서 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이 여성 분이 좋게 해결함에도 불구하고

괜히 여동생이 나와서 해결한다는 수치심에

팬션 아저씨는 더욱 흥분하여

"야 그냥 냅둬! 내가 알아서 해결할테니"라는

말만 반복했어.



아무리 여동생이 좋게 말한들

가해자가 그런 식으로 나오니 경찰도 중재를 할 수 없었어.

그래서 경찰들도 포기하고

고소할거면 하셔도 된다고 말을 하고

자리를 떠났지.



구급대원들은

앰뷸런스를 같이 타고 진료받으러 가자고 했지만,

T의 여정에 폐를 끼치긴 싫어서

문제가 생겨도 괜찮다라는 서약서를 쓰고

개인적으로 병원에 가는 방법을 선택하겠다고 했지.

그리고 구급대원들도 떠났어.



상황은 정리되었고,

T와 나도 돌아가려고 했는데

팬션 주인인 여동생이 와서

은밀한 거래를 시도하더라.



"저기 저희가 너무 죄송한 것도 있고,

치료도 받으셔야 할텐데

5만원에 용서해주시면 안될까요?"



"5만원?! 제가 그지입니까?

당사자가 사과도 안하는데요?

빨리 해결하고싶어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파상풍 주사만 7만원 한다고 하던데요?

그러면 치료도 제 돈으로 받아야합니까?

그 쪽 개가 물었는데?"



나는 이 펜션여성분을 시험하고 싶었어.

정말 나를 걱정하는지 아닌지를.


"10만원 주시죠."


"네? 그건 쫌..."


"여기 이틀 치 숙박비라

아쉽습니까? 알겠습니다.

가보겠습니다."



당장의 이익만 쫒는 인한 근시안적인

사업 마인드가 어떻게 되돌아오는지 보여주마.



T와 나는 스쿠터를 타고 이동했어.

한 참을 가다가 진단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구리 쪽 병원에 들려서 진료를 받았지.

그리고 파상풍 주사도 같이 맞았어.

7만원 정도하는 꽤 큰 금액이었는데

어차피 나중에 받을 거니까...



그 후에 우리는 구리 경찰서로 이동했어.

나의 사건정황을 설명했지만,

구리경찰서는 담당 경찰서인 가평으로 가거나

집에서 가까운 의정부로 가라고 했어.

딱 봐도 지네 관할 아니라서

처리해주기 싫은 투로 말하길래

그러면 이 사건을 의정부 쪽으로 전달해달라고 하고

그 곳을 빠져나왔지.




나 때문에 가는 길에 시간을 너무 빼앗긴

T에게 미안해서

저녁은 내가 산다고 말했어.



우리는 구리 쪽 한 쇼핑센터로 가서

먹을 것을 둘러봤는데,

T가 선택한 곳은 후쿠오카 함바그였어.

골라도 비싼 곳을...






그래도 군 소리없이 따라와준 T가 기특해서 사줌.



"T, 어때, 한국의 경찰서 가본 느낌이?"


"좀 무서웠어.

거기 경찰들 눈도 못마주치겠어"



"거기가 형사과라는 곳인데, 대한민국 경찰 중에서 제일 빡센 곳이지.

너는 그 곳을 가봤으니 남들은 못하는 경험을 한거야.

자랑스럽게 생각하렴"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자취방이 있는 노량진으로 이동했어.

퇴근시간이 걸려서 차들도 엄청 많고,

막히고... 서울 길은 복잡해서 이상한 곳으로 가고...

3시간은 운전한 것 같아...



겨우겨우 도착해서 이 날은 쭉 잠만 잤던 것 같아.




그 아저씨는 어떻게 됬냐고?

의정부 경찰서에서 사건접수해서 고소해버렸지.



근데 한국에는 이런 경미한 사건같은 경우에

중간 조정위원회가 개입해서 합의 처리하는 시스템이 있더라고.



협의하기로 한 날에 그 아저씨는

먼저와서 쭈그리처럼 앉아있었어.

나는 당당하게 가서 인사했지.



"아이고~ 오랜 만 입니다?"


"아...예... 오랜 만입니다..."


"추운데 오시느라 고생 좀 하셨겠어요?

이따 봅시다"



나는 여동생 앞에서 당당했던

그 아저씨의 위풍은 찾아볼 수가 없었어.

남들이 보면 아저씨가 딱하다고 느낄 지 언정

개가 손님을 무는 걸 눈 앞에서 보았는데도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던 그 아저씨의

행태를 직접 본다면

120% 사이다 마신 기분일껄?



그 때 내 기분이 그랬다고!




물론, 거기까지 가는데 5개월이라는 

엄청난 수고와 시간이 걸렸지만

그 조정위원회를 통해서 돈은 받아냈다구?!!





30만원 받아냈어.

치료비랑 약 값 제외하고^^

덕분에 그 돈으로 태국여행가서 

팟타이 한번 더 먹을 수 있었지.




처음에 10만원 불렀을 때, 

여동생도 시험에 빠지지 않았다면

20만원을 절약하는 동시에

한 겨울에 의정부까지 오는 수고를 

덜 수 있지 않았을까?



- 다음 편에서 -



이번 편의 태국가족과 같이간 파타야 여행의 마무리이자

태국여자 T와 함께 카오산에 간 이야기야.




전 날 죽을 만큼 아프고,

자고일어나니 새벽이었어.

6시정도 되었을라나?

해가 막 떠오르는 거야.




몸은 아직 몽롱하지만, 햇 빛을 받으니

몸도 슬슬 깨어나는 기분이었어.

나는 제일 먼저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화장실로 갔지.



전 날 하도 토하고 설사해서

쌀 것도 없었지만

죽이랑 약 한 웅큼 먹었으니까

시도해봤어.



결과는 대성공!

드디어 설사가 그친거야.

이제 기름진 거 먹어도 된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어!




어제 어디 아픈지 T에게 설명해야했는데

설사를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몰라서 난감했는어.

싸이가 TV쇼에서 미국에서 설사걸렸을 때

쓴 말이 기억났었어.



'Water Shit'



덕분에 아주 유용하게 써먹었어.





T에게 라인 메세지를 보내 일어나라고 깨웠어.

나 괜찮으니까 아침먹기 전에 놀다 오자고




분명 가운입고 나가지 말랬는데,

이른 시간이라 괜찮다고 하는 T

말 드럽게 안 들어요.




바바리맨 마냥 가운 안에 비키니 말고

아무것도 입지 않아서 부끄럽다고 하길래

어쩔 수 없이 가운입고 나감.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게

민폐일수도 있으니까 그냥 입어라.



나는 언제쯤 배에는 王 자가 생길까?

자꾸 안에서 복근들이 꺼내달라고 아우성치는데

넌 임마 평생 못나와.




해변가에서 물놀이를 하려고봤는데,

파타야 바다는 똥물이야.

여기서 놀면 피부병 걸릴 듯...

발만 적시고 후다닥 수영장으로 갔어.


어제와 같이 파라솔 밑에 벤치에서

여유를 만끽했지

수영을 즐기고 우리는 올라가서

조식을 먹으러갔어.




기름진 음식을 보니까

다시 설사할 것 같아서 조금 두려웠지만,

비싼 조식인지라 먹고 설사하는게 이득이라는

생각에 그냥 먹었어.

다행히 설사는 안했고, 몸은 제정상이 됬더라.




우리는 체크아웃 준비를 했고,

차에 올랐어.

드디어 방콕으로 돌아간다!!

가족여행이 끝이다!!

무엇보다 똥연기 안해도 된다!!!




T의 어머니는 파타야 조그마한 시장에 들리더니

대나무 같이 생긴 얇은 막대기를 몇 개 사오셨어.

그리고 먹으라고 하는데,

도무지 어떻게 먹는건지...




통 채로 먹으려고 하니까

까서 먹으라고 하더랑...





요롬코롬 생겼는데, 이름은 잘 몰라.

안에 열어보면

검은 색의 젤리같이 생긴 물체가 있어.



속 살은 이렇게 생겼는데,

원래는 갈색인데 태워서 저리 된듯.

한 입 먹어보니까

캬라멜 풍미가 나는 쫄깃한 식감이었어.

달콤한 찰 떡같은 느낌이랄까?




맛있어서 6개쯤 한 번에 먹었던 것 같아.

근데, 지나치게 달아.



태국 디저트류는 거의 다 단데,

이것도 예외는 아니야.

먹는 순간은 좋지만, 먹고나면

이가 다 빠져버릴 것 같은 느낌으로 달아.




우리는 오후 3시정도에 방콕에 도착했고,

부모님이 집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식사 한 끼 더 같이 하자고 하셨어.



아무래도 타국까지 T 만나러 온 내가

아들처럼 느껴지셨나봐.

잘 챙겨주심.



우리는 일식 집으로 갔어.

상호는 몰라. 

차에서 내리면 그냥 일단 가는거여.



이건 회덮밥이야. 

T가 먹었던 음식.





이건 장어.

딸랑 하나 나왔는데, 가격은 싸지 않아.

길거리 음식은 싸지만,

일식이나 고급 레스토랑오면

한국이랑 거진 비슷하다고 보면 돼.




이건 내가 먹은 연어덮밥.

전체적으로 태국 내 일식집이

한국에 있는 일식집보다

일식을 더 잘 표현하는 것 같아.



한국이 일식을 80%정도 표현한다면

태국은 90%정도 맛을 표현하는 것 같아.



T가 들고 찍으래서 그렇게 함.

연어덮밥 홍보대사도 아니고...

저 가식적인 미소 보임?



부모님 앞이라 안 다정할 수도 없고...

'나 이런데 와서 잘 먹었다' 같은 보여주기식 행동 

나는 참 싫어하는데, 울며 겨자먹기로 했어.




식사하는 내내 남자서버가

눈에 띄었어.

태국 사람과 일본사람의 혼혈 같이 생긴

20대 초반의 남자였는데

옷 매무새도 단정하고, 머리도 포마드로 이쁘게 넘겨서

자기관리 잘 하는 멋진 사람이구나 생각했는데



오고가며 날 보고 씨익 웃더라고.

T에게 물어봤어.



"재 게이니?"


"응 그런 것 같은데?"


"좋은 미소를 받았으니 화답을 해야겠지?"




나는 그 게이서버가 미소를 지을 때

윙크를 살짝 날려드렸지.

게이서버는 두 손을 깍지끼고

'어머나'하며 활짝 웃더라고.

흐뭇했어.




한국이었으면 귓방맹이 맞는 건데




식사가 끌날 무렵

이번 식사만큼은 내가 대접하고 싶은 마음에

T의 부모님께 말씀드렸어.




"어머니, 아버지! 이번 식사는 제가 낼게요!"



"아서라! 니가 어딜 감히!"



"저 이번에 따라와서 같이 여행 할 수있게 

허락해주신 것도 감사드리고,

저 혼자 편히 쉴 수 있게 

배려해주신 것도 너무 감사드려요.



저는 한국인이고, 한국인은 감사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고 있어요.

저희 부모님은 저에게 예의와 매너라는 것을 가르쳐주셨고,

이런 것마저 제가 사지 않는다면 화내실 거에요"



"음.. 그렇다면...  잘 먹었다!!"




휴... 드디어 그래도 뭔가 보답은 한 것 같네.

다음에 태국 올 때는 꼭 선물 사와야겠다.

받기만 하는 건 좋으면서도 

뭔가 꺼름직스러우니까...




나는 계산을 했고, 남은 팁을

게이서버에게 주었어.

150바트 정도 됬었는데...

무척 아까움... 힝...




부모님 앞에 계시니까

돈 많고 쿨 한척 할라고

객기부린건데 속은 많이 쓰리다...



그래도 덕분에

게이서버는 기분 좋은 야릇한 손짓으로

우리를 배웅해줬지...




레스토랑을 나와서 T와 나는

T의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호스텔로 이동했어.

그리고 3~4시간 정도 휴식을 취했어.




"J, 어디가고 싶어?"


"음... 카오산 가고싶어, 카오산 갈래!"


"음... 알겠어! 가자! 나 잘 아는 bar있어"




나는 자유와 사랑이 넘치는

카오산 거리에 가고 싶었어.

럭키바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떼거지로

춤추는 그 문화를 상상하며 이동했지.




우리는 카오산에 도착했고,

카오산 뒷 쪽 맥도날드 2층에 있는 바에 갔어.

바의 이름은 브릭바였어.


"야 이게 뭐야, 여기 외국인도 많이 없고,

위 아 더 원의 미친 분위기도 없잖아!"



"여기 엄청 유명한 곳이야. 

나 대학생 때도 여기 많이 왔고,

현지 사람들한테도 엄청 유명해!"


"흠... 일단 한번 경험해보도록 하지"




카오산 거리와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사람을 힐링시켜주는 신기한 분위기가 있었어.



브릭바에는 밴드들이 있는데,

팝송을 주로 공연하는 밴드들이야.

노래 선곡도 신났다가 분위기 있다가

완급조절이 예술이야!




좀처럼 팁을 안주는 내가

팁을 줄 정도면 말 다했지.

모히또 한 잔 시켜놓고 1~2시간 넋놓고 

음악 듣고있으면 그게 참 좋더라.




한 가지 여담으로

태국친구들 사귀고 싶은 사람들은

여기와서 친해지는 방법도 좋을 듯.



이번 년도 4개월간 태국에 머무를 때

내 친구와 나는 브릭바의 분위기와

노래가 너무 좋아서 매 주 왔었는데



여자들이 먼저 말 걸더니

관심있다고 하더라고.



그 친구들은 우리를 데리고 나갔고,

카오산 길바닥에서 돗자리 깔고 

맥주를 같이 마셨어.



물론, 내가 친구라고 말한 것은

그들이 여자가 아니었고 형님캅이었기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있었던거야.

뜨거운 남자의 대화를 했더랬지.




날마다 이런 프로모션이 있어.

평일에는 그냥 입장해서 시키면 되지만,

주말에는 시스템이 좀 다른게

입장권을 내고 들어가야해. 그리고 그 입장권으로

맥주를 시켜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야.




아무래도 사람많은 주말에는

들어와서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공짜로 공연만 보고 나가는 사람들을 방지하기

위함인가봐.





"것 봐 내가 말했지?

여기 좋다고!!"



"인정인정!

근데, 저기 포켓볼도 칠 수 있는거야?"



"미리 신청해서 보드에 이름 적어놔야해"




나는 웨이터에게 말해 보드에 내 이름을 적어두었어.

승자는 다음 대전자와 계속하는 시스템으로

진다면 다시 보드에 이름을 적고 순서를 기다려야해.


나의 대전 상대는 여기 할아버지.

이미 4연승 한 수준급의 할아버지임.

내 앞 사람이랑 할 때는 자세도 안잡고

약올리면서 채를 반대로 잡고 치더라.



나는 어떻게 됬냐고?

물론, 저 할배는 말도 안되게 잘쳤고,

다리 사이에 채를 넣어 나 약올리면서 치더라.

당구채 그대로 위로 올려버리고 싶었어.




브릭바에서 이렇게 즐기다가

우리는 밖에 나와서 카오산 거리를 구경하다가

럭키비어 앞 쪽으로 갔어.



그 쪽은 광란의 도가니였고,

다들 생솜버킷을 들고

눈이 풀리채로 춤을 추고 있었어.




샤워를 하고 나온 터라

그 녀석들 사이에서 

땀 묻어가면서 놀 자신이 없었어-_-;



이미 브릭바에서 힐링하고 오기도 했고...

그냥 뭐 먹고 잠이자 자자 싶어서

길거리 음식을 향해 갔어.


야식은 역시 숯불치킨이지!!

가격은 대충 25밧(800원)정도 해.

카오산이라 좀 더 비싸지만,

다른 동네가면 15밧(500원) 밖에 안해.




하지만, 이 때는 그런거 잘 몰랐기에

걍 흥정도 안하고 사버림.

닭다리만 10개정도 사서 호스텔에서 맥주 한 잔 먹으면서

잤던 것 같아.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담 편에서 보장!


이번 이야기는 태국여자친구 T의 가족과 함께한

파타야 두 번째 이야기야.





혼자 쾌적하게 자고 일어나니

따스한 햇살이 날 깨우더라.

눈 떴을 때, 이쁜 풍경이 한 눈에 보이는게

너무 좋았어.



내 돈이었으면, 이런데는 비싸서 못 묶었을 거야.

아마 3만원짜리 방에 가지 않았을까?

그래도 파타야에 30,000원 짜리도 좋은 데도 많아.

뭐 해먹을 수 있게 전기플레이트랑 냄비도 있구~



일어나자마자 보이는게 과일 꾸러미였어.

이거 장식용인가?

생각하고 들어보니까 진짜 과일이더라고?

그래서 저 사과같이 보이는거 옷에 슥슥 닦아서

한 입 베어무는데



와... 진심 맛없다...

그냥 장식용인가봐.

한 입 베어문 사과를

퉤 뱉어버리고 창가로 나가봤어.




오오... 

경치 좋다! 나는 T에게 조식먹기 전에

아침수영하고 가자고 연락했어.




부모님은 아직 자고 있다고 하길래

수영하고 오면 조식 먹을 시간 맞을 것 같아서

후다닥 옷 갈아입고 나갔어.




'

모든 여자들이 페이스북에 

자랑하려고 찍는 사진이야.

기왕 찍는거 이쁘게 나오고 싶었는데

뒷구리 살을 숨길 수가 없다..

흑...




우리는 요롬코롬 생긴 비치에

자리를 깔았어.

호텔 키만 보여주면, 비치타월 무료로 대여해주고

간단한 샤워도 할 수 있더라고?





돈 많은 부자들 흉내내기.

부자 흉내 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T 부모님께 감사함.



아침의 여유를 T와 함께 즐겼어.

사진 몇 방찍고 T와 함께

수영장에 들어가서 물장구 좀 치다가

물기닦고 조식 먹으러 갔어.



T의 부모님은 먼저 조식 드시러 오셨고,

우리가 갔을 때는 거진 식사를 마무리 할 때 였어.

인사를 드리고 음식 가지고 오니

먼저 방에 올라간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편하게 호텔뷔페 마음껏

눈치 안보고 먹었어.

음식수준도 훌륭하고, 다양했어.

아침부터 엄청 먹음.

T도 구박하는 어머니 없으니까

엄청 먹음.




어머니가 올라 갈 때

T가 많이 먹는지 감시하라면서

신신당부하셨지만...

T를 막을 순 없었어.





우리는 식사를 끝마치고

어디론가 이동했어.




태국어로만 솰라솰라했기 때문에

어디로 가는지조차 모르고

나는 무작정 차에 탈 뿐이었어.



차에 타면 

어머니는 내 이름을 부르시며 

계속 나한테 대화를 거심.


"J, 너 태국에서 일 할래?

수린에 가면 일자리 많은데"


"네? 수린이 어디죠?" 


"아줌마 고향인데, 이싼이야.

거기 같이가서 일하자"


"무슨 일인데용?"


"쌀농사!! "


"아... 저 농부해야하는 건가요?"


"다음에 올 땐 무조건 수린 가는거야!!"


"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T에게 물어봤어.

수린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10시간 걸린데...

간다면 쌀농사 체험이 아니라

노예 될 것 같아서 절대로 안갈거라 다짐함.



그리고 가면 얘네 일가친척한테 날 소개할텐데

그럼 결혼 빼박임.

이렇게 쉽게 갈 순 없지.


  



차는 멈춰섰고, 

도착한 장소는 카페였어.



뜨거운 햇 빛을 가려주는 나무가 많은 카페였어.

사람이 많은 걸로 봐서는

인기 많은 카페임을 짐작할 수 있었지.

겉보기엔 왜 인기가 많을까 싶었는데

안 쪽으로 가니까 이유를 알겠더라고.





안 쪽 테이블로 들어서니 

옆에는 광활한 바다가

한 눈에 보이더라.

마음이 탁 트이는 시원한 전경이었어.



T의 어머니는 우리 앞에 온 사람들이

테이블을 점령하기 이전에 

달려가서 그 자리를 맡아놓았지.




한국이나 태국이나

이런거는 비슷비슷함.




T의 가족들과 대화하다가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어.

무언가를 말하다가도

T의 어머니는 T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우완! 이 우완!"

이렇게 말하더라고.



그게 무슨 뜻일까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돼지 혹은 뚱땡이'라는

표현이더라고.




돼지는 '무~'라고 하는데

가끔씩은 '무 우완'이라고도 하시더라고?

돼지새끼 라는 뜻인가?



뚱땡이의 귀여운 표현으로는

'뿜뿌이'가 있어.

님들이 태국에서 여자를 놀릴 땐

우완 보다는 뿜뿌이를 추천해.



태국 사람들은 항상 사진 찍는걸 좋아해

나이가 적던 많던 예외는 없는 듯.

이렇게 찍은 사진만 20장은 되는 듯.



여기에서 시간 좀 때우다가

다시 이동했어.

어디로 가냐고 조심스레 여쭤봤는데,

호텔에 가서 낮 잠 주무신다는 거야.




완전 다행이었어.

나도 몸이 으슬으슬해서 

좀 쉬고 싶었거든.

이 때 상당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각자 방으로 흩어졌고,

나도 이내 잠이 들었어.

나는 몸에 한기가 도는 것을 느꼈고

이내 잠에서 깼어.




근데, 배가 너무 아픈거야.

그리고는 설사와 구토를 5번은 한 것 같아.

몸은 불덩이처럼 열이 났어.

나는 T에게 전화했고

T는 달려왔어.




그러더니 옆 방에서 T의 부모님도 오셨어.

내 이마를 만져보시더니

냉방병에 걸린 것 같으니

오늘 하루 쉬고 있으라고 하셨어.




하긴... 태국에 온지 이삼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온도에 적응 하기 전에

 T의 부모님과 여행을 와서 

똥연기한다고 무리했으니...




T와 T의 부모님은 나가셨고,

나는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화장실을 들락거렸어.




얼마나 잠들었을까...



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고,

T와 부모님이 들어왔어.

일어나니까 저녁이더라고...




T의 어머니는 죽과 약을 한 무더기로

가져오셨어.

그리고는 약 한 웅큼을 쥐어주시더니

이거 다 먹어야한다고 하시더라.

10알이 넘었던 것 같아...




태국이 의료강국이라던데

약을 이렇게 먹어대면 

안 나을 수가 없겠네



나는 죽과 약을 억지로 먹고, 

다시 쓰러져서 잠들었어.



이 날은 아파서 T의 가족들에게

민폐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T의 부모님이 신경을 굉장히 많이 써주셨어.





내가 잠들었을 때도

몇 번씩이나 T와 T의 어머니 인기척이 났거든.

왔다갔다하면서 열 체크 계속 해주신 것 같더라.

T와 T의 어머니께 감사를 드리며

이번 편은 여기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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