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쓰고자 하는 이야기는

태국 방콕에서 내가 인생을 걸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괜찮은 여자를 만났던 이야기를 해보려 해!


나는 언어교환 목적으로 어플로 알게 된 여자가 있었어. 은행원이라던데?

근데 그 사람을 만나지는 않고 거진 세 달 넘게 문자만 했었더랬지.

나야 먼저 만나자는 말 원래 안하니까

근데 얘도 만나자는 말을 안하더라고?

그래서 직접 만난다는 부담이 없다보니

별별 얘기 다 한 것 같아.


전 여친 헤어진 후로 여친 안 만나고

현재 랑싯에서 놓친 인생이상형 여자 찾고 있다

그런 속얘기까지 다 하게 됐지.

그렇게 털털하게 친해지게 되었어.

말레이시아에서 야반도주해서

밖에서 덜덜 떨었을 때도 괜찮냐고 걱정해준 고마운 사람이기도 했고.

딱 태국 친한 누나 느낌이랄까?


그러다가 발렌타인 데이 때 꽃사진 보내면서 문자 왔어.

자기한테 꽃 보냈냐고 하던데?

??

뭔 개소리임?!


너 아니였구나 라고 말하는데 

이 누나 본명도 모르고 몇 층에서 일하는 지도 모르는데 내가 어케 보냄

그렇게 믿고싶은 건가? 

그러다가 오늘 발렌타인 데인데 여자 만나냐고 물어봄

만날 여자 없고 연락도 없어서 그냥 방구석에서 영화볼거라고 하니까

이 누나가 먼저 만나자고 말하더라.

꽃 준 사람 안 만나냐고 물어보니까

누가 보냈는지도 몰라서 못 만난다고 하네?


재롱은 곰이 부리고 먹이는 내가 먹는 것 같당. 

그래서 깔끔한 셔츠입고 아리역 카페에 가서

블로그 일 좀 하다가 시간 맞춰서 약속장소로 나감


사진보다 귀욤귀욤하게 생겨서 나는 좋았는데 

그 누나는 날 보고 표정이 어두워지더라? 

뭐지...? 갑자기 빡치네

같이 걸으면서 얘기를 했는데 그 누나는 내 나이 물어봄.

 만 나이 27이라 하니까 

"애기네~" 라는 말...


1차 빡침 니가 나이가 많은 거여. 

한국 남자나이 28 29이면 한 참 절정인데 노땅이 할 말이냐!

말하고 싶었는데 일단 참음. 

두 번째로 키 물어봄. 174라고 하니까 한 숨 푹 쉼.

2차 빡침. 그리 작은 키도 아닌데? 태국애들 더 작은 건 생각 안 함. 

그리고 니가 큰 거야.

남들이 보면 니 레이디 보인줄 알아 

말하고 싶은 게 턱까지 차오름.

첫 만남부터 줏나 무례함. 

얘 말고도 만나자고 하는 여자들 꽤 있는데!!

내가 여자들한테 누누히 여친 안 만들고 바람둥이 할 거라고 말했던 터라

 발렌타인데이에 만날 여자가 없는 거지!

여튼, 싹퉁바가지 없는 얘랑은 대충 밥 먹고 

빨리 집에가서 쉬고 싶어서 그냥 아무 싼 곳이나 가서 밥 먹자고 했지.

길거리 식당 가서 치킨 몇 개 시켰어.

여전히 표정 썩어서 역으로 팩폭 날림.

"나이 몇 살이야? 히에에엑?! 겁나 많네! 지금 너 나이에 남자 만나라 수 있겠냐!

손 좀 봐! 우리 할머니 손이네. 여자 손이 이래서 어떡함. 

남자들이 손 잡다가도 도망가겠다!

그리고 남자 만나는데 화장도 안 하고 와?! 

대체 뭔 자신감이여?"

이렇게 갈구니까 내 기분이 좀 풀렸고 이 누나도 우쒸우쒸하면서 분위기도 좀 좋아졌어.

그래도 빨리 집에 가고싶은 건 매 한가지.

 맥주랑 치킨 먹고 이제 가려고 하는데

그래도 발렌타인 데인데 분위기 있는 펍 가자고 계속 조름. 

안 그래도 돈도 없어죽겠는데

이런 무례했던 여자랑 그런데까지 가야함? 그래서 한 마디 했지. 

이거 길거리 음식 내가 계산 할 테니까

다음 장소는 니가 사! 그래서 간 곳! 유명한 색소폰 펍! 

여기서 칵테일이랑 맥주 겁나 먹었어.


어차피 얘가 낸다고 했으니까!! 날 빡치게 한 죄다. 

그렇게 술을 먹는데 줄 선물이 있다고 하더라고?

자기가 회사 세미나 갔을 때 사진으로 된 열쇠고리를 파는 곳이 있었는데

 거기서 내가 생각나서 하나 팠데.

얘 뭐야. 날 들었다놨다 하네. 역시나 의심병 도져서

 얼마나 많은 남자들 사진으로 이걸 판거냐고 물어보니까

내꺼 딱 하나 팠단다. 이 때까진 못 미더운 여자여서 믿진 않았어. 

그래도 처음과는 달리 분위기가 너무 좋아졌고

술을 여기 문 닫는 시간인 2시까지 먹었었지. 

술 값도 2000바트 나왔는데 쿨하게 내더라고. 이제 좀 용서가 되더라.


누나는 자꾸 술을 더 먹으러 가자고 하는데 겁나 피곤하기도 하고

 슬슬 힘들어서 그만 먹자고 거절했지.

하지만 계속 조름. 그래서 먹을 거면 그냥 우리 집와서 더 먹으라고 했더니 벙찜. 

그리고 나에게 변태냐는 말을 했더랬지.

"내가 누누히 말했지. 난 좋아하는 마음 없이 몸 안 섞어. 

게다가 태국에서 여자 만날라면 너보다 이쁘고 젊은 여자 만날 수 있는데

나보다 나이 한 참 많은 너를 내가 건들겠냐!" 

그렇게 또 팩폭 날려줌. 그래서 같이 내 방에 가게 되었지.

이 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보자!

https://youtu.be/DBHv_YTW8j0

구독은 센스!!

이번 이야기는

태국 방콕에 위치한

한국인에게 유명한 2부클럽인

스크래치 독을 또!!!

다시 갔던 이야기야.


이 날도 뭐 다르지 않게

공복에 운동부터 시작하고

밥부터 먹었지.

근데, 이 날 따라 아침에 고기가 급 땡겨서

승전기념탑에 있는 eat am are를 가고자 했어.

단톡방 여행자 중 2명이 같이먹자고해서

시간에 맞춰

스테이크 하우스를 후다닥 달려갔어!

이 날은 여럿이 여길 왔기 때문에

처음으로 샐러드를 시켜봄.

양이 꽤 돼잖아?

드레싱 종류도 6가지 정도 있어서

맘에 드는 걸로 선택 할 수 있어!!

나는 매운 치킨스테이크와

데리야끼 돼지스테이크가 들어가있는

160바트짜리를 시켰어!

감자튀김 대신에 매쉬 포테이토로 바꿔봄.

매쉬 포테이토 짱짱 맛있음.

식사를 마친 후

건너편에 있는

Were bean coffee를 갔어.

이 골목 자체이름이

쏘이 랑남인데, 중국인이 특히 많아.

주변에 호스텔이 많기 때문이려나?

안 쪽에 자리가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밖에서

우아하게 커피 한 잔 먹으면서

지나가는 사람 구경했지.

커피 가격은 샷 하나 더 추가해서

80바트 나왔어!

한국에 비하면 많이 저렴하지?!


한 5분 쯤 앉아있는데

한 게이직원이 찡긋 웃어주며

달려와서 안 쪽에 자리 났으니까

들어오라고 하더라.

고마운 녀석.

다음에 클럽에서 만난다면 

뺨에 뽀뽀 한 번 해줄게.

피곤해서 입 옆에 여드름도 남.

자꾸 만지다 보니 엄청 커짐.

군대 이 후로 피부가 안 좋아졌는데

노가다 일까지 시작하니까

피부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지고 있어 ㅠ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직원들도 산타모자를 쓰고있고

트리도 있네?

근데, 에어컨은 왜 이리 빵빵하게 튼 거야...

춥다 추워...

2층에도 자리가 있지만

흡연충인 나는 2층자리를 선호하지 않아.

밖에 나가기 힘들어!


어쨌거나, 게이스러운 외모 덕분에

1층에 자리도 잡았으니 잘 됐지.

감사해야 하나?

어쨌거나, 이 날은 블로그 일이 끝난 후

태국어 공부를 좀 하고 싶었어!

블로그 일을 부랴부랴 끝내고

태국어 공부를 시작했어.

근데, 머릿 속으로만 외우려니까

정말 안 외워진다...

실제로 말을 쓰면서 표현하면 

더 잘 외워질 것 같은데...


그래서 스카우트 어플을 켰어!

몇 일 전부터 한국어-태국어 언어교환

하던 누나가 있는데

나 공부 잘 안된다고 하니까

일 끝나고 들리겠다는 거야.

외운 것 써먹을 기회도 없었는데

좋은 기회였지!


그래서 그 누나가 일 끝나서 도착할 때까지

태국어 폭풍 공부!!!

이윽고, 그 누나는 카페에 도착했어.

당연한 거지만 자기가 먹을 건 자기가 결제함.

이토록 당연한 거를

혹여나 나한테 커피사달라고 할까봐

왜 마음을 졸여야 하는 지 모르겠다...ㅠ


이 누나랑 30분은 태국어 공부하고

30분은 한국어 공부했어.

나는 내가 외웠던 단어들의 성조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물어봤어.


물론, 책에는 성조 표기가 되어있지만

머릿 속으로만 되뇌인다고 

정확하게 표현되진 않거든.

그래서 현지 사람의 정확한 발음을 듣고

몇 번 따라해봐야 그제서야 표현 할 수 있으니까!


나는 이 누나한테 

한국어의 기초를 가르쳐줬어.

자음과 모음 시스템!

한글은 자음 모음만 싹 다 외우면

읽기와 쓰기는 아주 쉽다고!

문법이 어려워서 그렇지...

그리고, 육하원칙부터 외우게 했어.

육하원칙을 먼저 외우고 나, 너, 우리를 외우고

필수 동사 몇 개 외우면 

간단한 회화는 가능해지니까!


1시간 가량의 스터디가 끝나고

빙수 먹으러 갔어.

커피를 자기 돈으로 산 게 기특하게 느껴져서

빙수는 내가 살 테니 다음에 공부 할 때

커피나 사라고 했어.


빙수 먹으면서 딱히 할 말도 없어서

간단한 호구조사부터 시작했지.


"누나는 무슨 일 하는 거야?"

"옷 보면 모르니 -_-

SCB은행 다닌다!"


"그건 아는데, 저번에

인터넷 쇼핑몰 한다고 하지 않았어?"

"응, 그건 부업."


"은행 다니면서 동시에 가능해?"

"응 가능해!

텔러가 아니어서

은행에서 하루 종일 있는 게 아니거든."


"아니, 돈을 얼마나 긁어모으려고-_-"

"많이 벌어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야지.

땅도 좀 더 사고!"


"지금도 땅 있어?"

"콘도 두 개 있어.

한 개는 세 내주고, 한 개는 얼마 전에 사서

가구 들여놓을라고!"


"어?! 그러면 나 콘도사업에 관심있는데

가구 살 때 따라가서 가격 좀 봐도 돼?"

"당연하지!"

처음 보는 거 기념으로

사진 같이 찍자고 해서 한 방 같이 찍음.

나중에 이케아 같은 데 따라가게되면

밥이라도 한 번 사줘야겠다.


이 누나와 요롬코롬 시간을 보내고

할 일 없어서 태국 단톡방이나

주섬주섬 보고 있는데

단톡방 방장m 형이 할 거 없으면

온눗으로 넘어와서 

맥주 한 잔 하자고 그래서 넘어감.


아침에 나온 이 후로 씻지도 않고

땀범벅인데 집 들렸다가기 

귀찮았으므로 첫 만남이지만 그냥 고고.

약속의 장소인 디스트릭트W!

통로 근처라 뭔가 잘 사는 사람들의 

스멜이 느껴졌어.

나는 후줄근한 박스티에 쪼리 신고 있는데

깔끔한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많이 보이니 기가 죽네...

디스트릭트W의 진입 풍경!

가진 자들의 상징인 탐앤탐스 커피가 보였어.

한국에서는 5천원 돈 하는데

여기서는 얼마하려나?


진입을 해서 전화를 하자

키 크고 훈훈한 방장m 형이

씨익 웃으며 왔어.

"너가 J구나! 반갑다!"

"반가워요!"


"첫 만남이 뭐 이래!!

백팩에다가 박스티에다가 쪼리에다가!!!

너무한 거 아니야? ㅋㅋㅋ"

"카페에서 공부하다가 바로 온 거라

어쩔 수 없음요! 창피해도 참으셈!

다음 번엔 셔츠입고 나와드림!"

어쨌거나, 안 쪽으로 이동!

수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다들 행색이 깔끔하더라.

돈 많아보이는 태국인과

태국 내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즐비했어.


우리는 하나의 테이블을 잡고

각자 먹고 싶은 안주를 사러 돌아다녔지.

수 많은 노점이 즐비해있어서

그냥 먹고싶은거 주문하고 테이블로 오면

알아서 배달해줌.

돈은 그 때 주면 되니까 미리 내지 말구!!

때문에 '돈 내고 못 받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 할 필요 없음요!

나 못 찾으면 지네가 돈 못 버는 거임!

방장 형과 톡방에 있는 형과

간단하게 맥주와 안주를 먹으며 

담소를 나눴지!

그러다가 방콕에서 대학 다닌다는

톡방 동생도 부르고!

방장 m형 여친도 부르고!

분위기는 무르익고

대화는 깊어져만 가고!

그렇게 대화하다가 옆에 있던 톡방 형이

한 마디 했어!


"나 스크래치 독 킵카드 있는데 갈래?

믹서만 각출해서 내!"

"오오? +_+

그러면 가야죠!"


방장m 형도 옆에 여친한테

물어보고 합류 할 수 있으면 

합류하겠다고 하더라.


"근데, 저 집에 좀 갔다가 가면 안돼요?

지금 차림 좀 보셈... 거지 꼴임...

게다가 쪼리..."


"아! 아! 괜찮아! 괜찮아!

지금 충분히 이뻐.

너 가따오면 1시간은 걸리니까 그냥 가!

쪼리는 앞에서 어떻게든 해결되겠지. 

일단 가!"


그렇게 우리는 스크래치 독으로

출발하게 되었고 입구 앞에서

스독 가드한테 물어봤어.

"님 저 쪼리 신었는데

이거 어떡해야함?'

"100바트 주면 들어갈 수 있다 캅."


스독의 유연한 대처.

아주 훌륭해!!

RCA 같은 경우는 꼬릿꼬릿한 신발

빌려서 신고 가야하는데

사스가 스독...


근데, 왠만하면 스독에 쪼리는 신고가지 마셈들.

스독은 잔도 자주 깨지고 

앞도 안 보일 정도로 깜깜해서

쪼리 신으면 굉장히 위험해.

그래서 나도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조심했더랬지.

드디어 입장한 스크래치 독!

뒤 쪽에 보이는 DJ부스가

핑크핑크하네.


우리는 술을 좀 먹으면서

몸을 예열했어.

둠칫 두둠칫!

알콜은 점점 내 몸에 스며들고

슬슬 심장박동이 올라가는게 느껴진다!


간다 가즈앗!!

태국 로컬 클럽에서 배운

태국 현지 춤!!!


'헤헤. 다들 나를 바라보겠지?

이 곳에서 열성적으로 태국 춤을 추는 놈은

나밖에 없으니까?!

다들 보아라. 나의 아름다운 자태를!!'


그러나 주변 여자들의 시선은 싸늘했어.

'어우... 뭐야. 쟤

왠 부랑자 한 놈이 들어와가지고...

저리가! 영업 방해하지마!'


시무룩...

그랬구나...

다들 영업하러 온 거였구나...

나 같은 부랑자 춤 보고 같이 호응해주면

오늘 돈 못 버는 거였구나...


찌밤!! 다들 이쁜 척 하면서

춤도 안 추고 힝...

외롭다 외로워. 

이런게 군중 속에 고독인가?!


괴로움에 몸 부림 칠 때

내 팔목을 잡는 따듯한 손길!

'필시 이 사람은 부처일거야!!!

아... 아름다우신 형님이...구나...'

쓰린 가슴을 부여잡고

구름과자 먹으러 나오니

웨이터 녀석들도 피곤한지

쭈그리고 쉬고있구나.

누군가의 밤은 현란 할 때

또 다른 누군가는 지쳐있음을 보며

씁쓸함을 느껴더랬지.

하지만, 팁은 주지 않았어.


부랑자는 이 곳에 어울리지 않아...

돌아가자...

나에게 어울리는 곳으로.

부랑자는 이 후 세븐일레븐에서 

라면사서 부랑자답게 걸어가며 

처묵처묵했다고 함.


-다음 편에서-



오늘 이야기는

RCA 거리에 있는 방콕의 유명한 클럽 

루트66을 다시 찾아갔던 이야기야.


다들 전 편을 봤다면 알겠지만, 

내가 루트66에서 잃어버린 위스키를

돌려받기 위해서는

한 번 더 루트66을 가야만 했어.

그게 웨이터 녀석의 조건이었거든.


그래서 연속 2일로 

루트66을 가야만 했었지.

이 때 내 심정은 그다지 좋지 않아서

그냥 빨리 가서 남은 술만 다 먹어버리고

다시는 루트를 가지말자고 다짐했어.


그렇기 때문에 일말의 썸은 

기대하지 않은 채

비비크림은 커녕 세수도 제대로 하지 않았지.


하... 거울을 보니까 왜 삼촌이 서있냐...

후줄근한 셔츠와 플테안경...

완전 아저씨 같네.

거울을 볼 때마다 몰려오는 자괴감에

몸부림 쳤지만 이 내 모든 걸 포기하고

술만 먹으러 루트로 향했어.


나는 약속한 대로

루트 정문에서 곤이녀석을

기다리고 있었지.


녀석은 일본 학원 폭력물에 나오는 듯한

휘황찬란한 야구잠바를 입고 왔지.

대체 용은 왜 있는 거여?

곤이 얼굴에 그 잠바 입으니까

양아치가 아니라 레알 조폭 두목 같다...

한마 바키라는 만화에 나오는

손으로 책이든 철근이든 찢어버리는

하나야마 같음.


어쨌거나, 우리의 우울한 클러빙은

시작되었어.

나는 춤도 거진 추지 않고

그냥 리듬을 타며 

술만 빠르게 축내고 있었지.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술만 먹다보니까 다리에 피가 쏠려

슬슬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어.


의자가 너무 절실하게 앉고 싶어서

웨이터 녀석한테 의자 좀 달라고 하니

남는 의자가 없단다.

의자가 없다면서 왜 새로오는

여자애들 테이블에는

의자 주는 거야? -_-


남자는 안 주는갑다 싶어서

바로 옆에 있는 여자 테이블을 보니

앉지도 않는 의자가 떡하니 있는 거여?!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비굴하고 억울한 표정으로

빤히 쳐다봤어.


"뭐...뭐냐 카?"


"저기... 미안한데,

의자 안 쓰면 내가 좀 앉아도 될까요 캅?

다리가 쓸데없이 무거워서

너무 힘들어요 캅"


"음... 진짜 무거워 보이긴 하네 카.

의자 가져가라 카"


"ㄳㄳ

고맙슴당 캅!"


그리고 의자에 한 참동안

앉아서 술을 먹으면서

리듬을 타는데 의자를 빌려준

친구가 먼저 건배를 제의하며

내게 다가왔어!


'응? 나 오늘 폐인인데?

뭐지?'


안 꾸민 꾸질꾸질한 얼굴이

게이처럼 안 보여서 먹히는 건가?!

여자는 다가와서 내게 말을 걸었어.


"너 뭔데 태국말하냐?

중국인처럼 생겼는데

태국에서 일하냐?"


"아뇨. 저 태국인데요?"


"뻥치지 마라!

중국인처럼 생겼는데?

니하오마?"


"안녕하세요"


"헐 555555

ㅋㅋㅋㅋㅋㅋㅋ

kkkkkkkkkk

Lol

너 한국인이야?!"


"태국인데요?"


"안 믿어! 와 너가 한국인이었구나.

우리끼리 어느 나라 사람인지

내기했거든!

너 이름이 뭐야?"


"찟따펀이요 -_-"


"찟따펀?!

너 남자 아니야? 

왜 여자 이름이야?"


"이거 여자이름이에여?

태국어 교재에 나와서

오늘부터 찟따펀 하려고 했는뎅..."


"와... 너 대박!

너처럼 태국말 잘하는 한국인

처음 봐!"


그렇게 입담의 물꼬를 튼 나는

급속도로 그녀들과 친해졌지.

그녀들은 3명이서 왔는데

태국의 용산이라는 포츈타워에서

핸드폰 수리 및 판매점 사장과 

a/s 기술자더라고.


나와 얘기를 한 그녀는 a/s기술자이고

곤이와 친하게 말했던 여자B는 사장이었어.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A의 동생이었어.

그녀만 혼자 짝을 찾지 못해

혼자 걷돌면서 다른 테이블의 남자들을

쳐다볼 뿐이었지.


그러다가 우리 맞은 편에

혼자 온 태국 남자가 보였는데

거기에 추파를 그렇게 날리더라고.


근데, 그 태국 놈은

혼자 테이블을 잡고

술을 홀짝홀짝 마시며

여자가 오든말든 신경 안 쓰는

레알 쿨남이었어.


오로지 음악을 들으며 술과 함께

핸드폰 게임만 할 뿐.

A의 동생은 그 남자한테 꽃혔는지

앞에서 그렇게 교태를 부리더라고!


딱봐도 잘 사는 친구라고 느꼈던게

손에는 금반지가 몇 개 있었고

목에는 금목걸이를 걸고 있더라.


처음엔 A의 동생 뿐 만 아니라

다른 여자한테도 관심이 없어보여서

게이였나 싶었는데 아니더라고!

우리 테이블과 건배를 몇 번하고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여자 엄청 좋아한데.


그래서 A의동생이 너 좋아한다고 

엄청 밀어줬는데

괜찮다고 괜찮다고 몇 번 거절하더니

결국엔 A의 동생과 어디론가 사라지더라고.

간사한 새끼...


어쨌거나, 예상 밖으로 클럽에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어.

그리고 언제나처럼 클럽이 끝난 후

꽁치라면을 먹으려 가려 하는데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하더라고!


게걸스럽게 촵촵거리며 먹는 모습

썸녀에게 보여주기 싫지만

그래도 언제 또 만날지 모르니

같이 갔지!


그녀는 대담했어.

테이블에 앉자마자 내 허리를 휘감기도 하고

볼에 뽀뽀하기도 하고...

나이는 나보다 한 살인가 두 살 차이 밖에

나지 않았을걸?


원래 성격이 저런 건가 아니면

능력이 있어서 아쉬울게 없어서

그런 건가 궁금했어.


물어보니 사장과 기술자인 그녀는

월급이 우리나라에 비해서 

꿀리지 않을 정도로 벌더라고.

태국에서 그 정도면 엄청 잘 버는 거지!


그다지 많이 취하지도 않았는데

뽀뽀해주셔서 나도 마음이 확 끌리더라.

누구나 다 인정하잖아!

자기 좋아해주는 평균 이상의 외모의 이성에게는

누구나 혹 한다는 점을...


맞지? 

아님 말고!


여튼, 라면을 먹고

다음 날 술 한 잔 더 먹자는 약속을 하고

우리는 깔끔하게 각자의 집으로 갔지.


그리고 다음 날 저녁에

후웨이쾅에서 술 먹자는 연락이 왔어.

그래서 전 날과는 다르게

렌즈도 끼고 비비크림도 쳐발쳐발하고

나갔는데 안경 쓴 얼굴이 더 좋다고 하더라고...


아무래도 이 친구는 

안여돼(안경, 여드름, 돼지) 쪽에 

취향이 있는 것 같다...


곤이와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젯 밤 그 부자쿨남과 A의 동생이

먼저 자리잡고 있었어.


특히, A의 동생은 잘떡처럼

그 남자에게 척 앵겨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어.


아무래도 어젯 밤 뭔가

거사가 있었나보다 -_-;


나는 남자 애가 뭐하는 애길래

저리 왠만한 한국인 조차도 가지지 못한

쿨한 여유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어.


알고보니, 남자 애는 부자가 맞았어.

차가 벤츠인 건 기본에다가

직업은 SCB은행 본사직원이었어.

그리고 아버지 사진을 보여주던데

아버지는 경찰 총장급 직위를 가지고 있더라.


근데, 잘 사는 것들은 

꼭 재수없는 걸 동반해야 하는 걸까?

지 자랑 엄청 하더라-_-

이번에 일본에 갔는데 어땠다더니

저번에는 대만가서 어디서 뭘했냐느니

이건 18만원짜리 컵이라더니


-_- 부모 잘 만나는 게 최고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꿀리지 않는 점은!!!



나는 너네가 그렇게 갈망하는

흰 피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너의 부모님 재산이 많아도

니 월급은 내 월급보단 낮단다!

뭐, 보너스에 성과금 포함하면

그런거 없는 나는 그냥 지겠지만 ㅠ


그리고 나중엔 듣다가 지쳐서

여자A랑 술 겁나 먹었던게 기억남!

2시간 쯤 흘렀을까?

우리의 이성은 마비되고

여자A의 행동은 점점 대담해졌어.


뽀뽀를 시도 때도 없이 하는 거여!

남의 눈치 많이 보기로 유명한 태국에서!!

뭐, 나야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받았지!


그리고 술이 적잖이 취했을 때쯤

나는 큰 실수를 저질러버리고야 말았어.

화장실을 가기위해 일어났을 때

테이블에 있는 그녀의 최신 아이폰을

툭 치고 말았고 아이폰은 바닥으로 떨어졌어.


알다시피, 아이폰 유저라면 떨어트렸을 때

제일 먼저 하는 걱정은

액정의 손상유무야!


언제나 그렇듯, 불안한 예감은

왜 항상 맞는 건지...

그녀의 액정은 파손되고 말았고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어.


그녀는 놀랐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고

괜찮다고 말했어.

나는 나 때문에 깨졌으니

보상 해주겠다고 했으나

그녀는 끝끝내 거절했지.


"J, 괜찮아!

너도 알다시피 내 일이 이런 거

고치는 일인데 뭐!

얼마 안하니까 신경쓰지마!

정말 신경쓰고 싶으면

뽀뽀로 갚아!"


말하는 것도 이뻤어.

이런 여자를 위해서라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수 있지 암!


우리는 술을 더 먹었고,

그녀와 나는 분위기를 타서

서로의 촉수를 교환했지!

우리의 입 속에서는

에어리언과 프레데터가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어.


그녀가 외모 뿐 만 아니라

행동이 너무 이뻐서

그녀를 더욱 꽉 끌어안았고

그녀도 팔을 휘감아 내 몸을 감쌌지.


그녀의 팔은 점점 은밀한 곳으로 올라가

가서는 안되는 성역으로 가고야 말았어.


"윽!"


그녀는 흥분한 나머지

내 머리채를 잡았고

더욱 더 내 머리를 세게 휘어잡았지.


독자들은 알 거야.

내가 왜 이렇게 인생을 즐기는지...

난 앞으로 5년 뒤면 대머리가 될 예정이라

머리털 있을 때 후회없이 즐기자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거든.


근데, 이 여자는 내 대머리 인생을

더욱 더 앞당기고 있었어.

내 생명의 원천과도 같은

머리털을...


고작 하룻밤 만난 이 여자에게

용납 할 수 없었어.

머릿털을 잡은 이 후로

취해있던 내 정신은 말똥해졌고

그 이 후로 더 이상의 썸은 없었어.


그녀를 계속 만난다면

더욱 더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질텐데

그녀의 흥분도와 비례해

내 머리털은 남아나지 

않을 게 뻔했기 때문이지.


물론, 재밌게 쓰고자 이렇게 표현했지만

더 만나지 않았던 다른 이유로는

손 버릇이 안 좋다는 점이야.

태국 여자를 잠깐이라도 만났던 남자라면

이건 조금 공감할껄?


태국 사회는 모계사회라 그럴 수도 있지만

만났던 대부분의 여자는

남자를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었어.


머리나 퍽 때린다거나 

얼굴 앞 면을 툭툭 친다거나

굉장히 기분이 나빠지게 하는 행동들 말이야.

태국에서 머리 치는 거 예의 아니라면서!

왜 항상 남자들 얼굴은 쉽게 툭툭 치는 거야?!


이미 몇 번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술 먹은 이 후로 이 행동이 더 과격해져서

그 이후로 더러워서 안 만났어!

내가 못났어도 우리 부모님의 소중한 아들인데!

머리는 툭툭 치는 거 아니야!


설마 아이폰 깨져버린 것 때문에 그런건가?

쿨하지 못한 년...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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