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언젠가 꼭 여러분들께

소개하고 싶었던

태국 디저트가게 에프터유에 갔던 날이야!


이 곳의 망고빙수는 나에겐 정말 센세이션 그 자체였지!

망고빙수의 망고맛 뽀삭뽀삭 거리는 빙수도 맛있었지만

무엇보다 쩔었던 것은 그 위에 올라간 하얀 크림이었어!

그건 내가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맛이었는데

아마 코코넛 계열이 아닐까 싶어.

달달하고 부드러운게 어머니의 품안이라는

느낌을 받았지!


이 날은 여자친구 사린팁과

뱅크와 때도 같이 갔는데

이 두 녀석은 회사일 때문에

별로 기분이 안 좋은 상태인 것 같아서

말 안 걸었음!


그 녀석도 기분도 파악 못하면서

자꾸 말 시키면 얼마나 짜증나겠어!

그래서 여자친구랑만 신나게 이빨깠더랬지!

어쨌거나, 우리가 시킨 건 망고빙수와

초콜릿 라바(용암), 그리고 캬라멜 초콜렛 토스트였는데

각각 미친 달달함을 보여주더라...


그 중에서도 처음 먹어보는 캬라멜 초콜렛 토스트는

정말 극강의 달달함이었는데

린팁이는 거기에다가 꿀시럽까지 뿌리더라...

이빨 빠지는 줄...

이 세 가지 메뉴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과

맛 표현은 영상에서 보자규!

https://youtu.be/nmeOTi-4lug

구독은 센스!!


오랜 만에 쓸 태국 음식 후기는

태국의 큰 대형 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스웬센이라는 아이스크림 가게야.


요즘 들어, 방콕에서 블로그 팬 분들이

길거리나 클럽에서 자주 알아봐주셔고

글 잘 보고 있다고 인사해주셔서

태국음식 후기 쓸 겸 감사 인사 전하려고

태국 음식 후기에 글 남김!


길거리에서 마주친 모든 분들께

알아봐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캅!

너무나도 반갑게 인사해주셔서

나에겐 무한한 영광이지만

마치 영화배우라도 본 것처럼

말씀해주시니 어찌 몸둘 바를 모르겠다 캅 ㅠ

난 아무것도 없는 B급 가난뱅이 여행자니까

마주치게 된다면 쿨하게 주먹 부딪히는 인사로

유키스 간지를 내뿜으며 인사하자 캅캅!!


어쨌거나, 포스팅 시작함!

발음이 이게 맞나 모르겠지만

난 스웬센이라고 부르고 있음.

한국으로 따지면 예전에 유행했던

아이스베리나 캔모아 정도의 가격인데

퀄리티는 훨씬 높다고 볼 수 있지!

가게 외관은 이렇게 생겼어.

이 때는 딸기딸기 행사를 하고 있더라고?

태국 사람 딸기 참 좋아해.

정작 태국산 딸기는 맛이 없어서

한국의 딸기가 좋다고들 많이 함.

하지만, 정작 한국인도 비싸서

딸기 자주 못 먹는다는 건 잘 모름.

일단, 뚜렷한 사계절이 존재하는 한국의

과일 당도가 높다는 건 인정!

과일 같은 경우에는 비가 많이 올 수록

당도가 떨어진다고 우리 할머니가 그러셨음.

어쨌거나, 인테리어는 이렇게 생겼어.

허름하지도, 너무 좋지도 않게

그냥 적당한 테이블로 빨리

아이스크림이나 처먹고 가라는 느낌이지만

아이스크림은 개 맛임.

나는 행사하고 있는 딸기딸기 아이스크림과

녹색의 녹녹록록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더랬지.

첫 번째로 나온 딸기 아이스크림.

그냥 태국산 딸기는 밍밍해서

설탕시럽에 절인 딸기를 토핑했어.

그리고 바닐라와 딸기 아이스크림을

놓고 생크림까지 위에 올리니

더욱 더 달달해서 맛있더라!

두 번째 시킨 아이스크림은

녹차빙수!

설빙의 인절미 빙수처럼

겉의 토핑이 녹차가루였는데

한 입 먹는 순간!

'컥!'

녹차의 분말가루가 목젖에

달라붙어 떨어지지가 않아서

코로 뿜을 뻔 했더랬지.

하지만, 맛있었어.

녹차의 가득가득한 초록의 향이 입 안 전체를

휘감는 게 나쁘지만은 않았고

이것 또한 달달했었엉.

가격은 두 개 합해서 338바트!

한국 돈 12,000원 정도...

저렴하지 않지만

한국이다 생각하면 퀄리티있고

가성비 있게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라는 점은 확실!


하지만, 나는 장기 여행자기 때문에

이런 곳에 자주 온다면 타격이 크기 때문에

주관적인 평점은 5점 만점에 3.7점이야!

여유되는 단기여행자라면 더위를

맛있게 식히고 싶을 때 가도 만족스러울 것 같아!


저번 편에 이번 편 쓸건데

이번 편은 좀 썸씽 아닌 썸씽이 있었어.

들어보셈

cherk it!


저번 편에 이어서

마사지가 끝난 후에 밖으로 나와보니

장이 열렸더라고?



신나는 장터 한마당!

라마9 도시민 회사원들을 위한

자그마한 야시장 느낌이랄까?

생각보다 물가는 엄청 비싼 편도 아니고

그냥 방콕내 시장 가격이었어.

요런 구운 새우들 250바트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어.

맨날 혼자 식사하니까

한 끼 식사로 250바트를 주기엔 그렇고

태국에서 해산물 위험하다는 생각이 많아서 말야.

확실하지 않은 해산물은 위험해!

내가 구운 것도 불안한데, 

남이 구워다 파는 건

더 못 믿겠음.


태국 위장 패치되면 먹어도 돼겠지만, 

단기 여행자들에게 별로 권하고 싶진 않아.

게 한 마리에 60바트

두 마리에 100바트!

집에서 삶아먹는다면 비싼 가격은 아니지?

크기가 좀 작은게 흠이긴 한데

그냥 갯수로 밀어붙히면 양은 찰 거야.

아직 사서 해먹은 적은 없음.

주위를 둘러보니

레오 맥주 행사하나봐.

유명가수 밴드인가?

공연은 하는데 사람이 많이 없어.

너바나의 smell like teens sprits랑

건즈앤로지즈의 스윗 찰드 오 마인드 하길래

두 곡 듣고 이동함.


시간이 애매하게 붕 떠서

단톡방에서 사우나 같이갔던

한인 형님에게 인사도 할 겸

운영하시는 커피샵에 찾아가보기로 했지.


스노우폴이라는 카페인데

스노우라는 말마따나 하얀 색으로

정갈하게 되어있더라.

알고보니 빙수기계 납품 쪽으로 

사업을 하신 것 같아.


카페 겸 사업 장소인 듯 해.

커피 가격도 저렴저렴!

아이스 아메리카노 시켰는데 35바트!


여기서 와이파이 도둑하면서

형님에게 인사하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시간을 좀 때웠어.


이 형님들은 많은 한인들을 아시는데

나 말고도 몇몇 한국 분들이 와서

태국어 공부하시더라.

아마 사업하는 사람들이거나

시작 할 사람들이겠지? ㅠ


어설프게 태국말 하지 말아야징.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니까!

나는 그냥 취미로 태국말 공부하는

장기여행자기 때문에 조금 주눅 들었엉...


약속 시간이 되어 인사를 드리고

그랩 바이크 타고 에스플레네이드로 이동!


센탄 라마9에서 에스플레네이드까지는 

그랩 바이크로 40바트 나왔엉!

여긴 밤에 오면 언제나 화려하네!

그 누나는 아직 도착 안해서 안을 돌아다녀봤어.

이것저것 소규모 상점이 많더라.


한 참을 구경하고 다니는데

누가 뒤에서 툭툭 치는거야!

"뭐여?!"

"저기... 돈 떨어트렸다 카..."


"어이쿠! 감사합니다!"

알고보니 핸드폰 케이스에 넣어둔 20바트가

떨어진 거를 모른 채 가는 날 붙잡고

돈 줏어준거야!

사진으로 보면 성숙해보이지만

한국 나이로 중학생 정도 되어 보였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나름 감동 받았다구?!

20바트 자기들이 '횡재다!'하고

가져갔을 수도 있는 걸 굳이 돌려줬으니까 말야!


기분이 뿌듯해진 마음으로

딸랏 로파이로 이동!

배가 고파서 치킨까스 사먹었엉>_<

태국은 튀김류가 싸서

시장오면 사먹는 맛이 있어!

게다가 태국 칠리 케챱 개맛임!

이렇게 후루룩 쫩쫩 먹고 있는데

등 뒤에서 누군가 또 쳐서

뒤를 돌아봤더니 그 누나가 와있더라고?

반갑반갑!

머리 색이 참 밝당.

생긴 건 한국누라처럼 생겼는데

태국인이고 외국계 회사에서 일한데!

여튼, 반갑다는 인사를 하고

이것저것 먹을 것을 사러다녔어!

지나가다가 보이는

태국 게장!

되게 먹음직스럽게 보였고

가격도 쌌지만 맵다는 말에 사지 않았어...

그리고 야시장 엄청 더웠는데 상하면

바로 항문오픈 하는 거여!

이건 벌레볶음.

손가락 길이만한 바퀴벌레처럼

보이는 놈도 있어서 극혐...

그래서 사진은 찍었는데 안 올림.

이 누나는 메뚜기 볶음 맛있다고 사더라...

5바트짜리 스시!

밥 양이 70%지만

그래도 저렴저렴하게 먹는 재미가 있어.

10개 사면 2개 무료일껄?

요롬코롬 식사대용 겸 안주를 사서

가볍게 술 한 잔 먹으러 갔지.

여기 칵테일이 맛있데서

여기서 먹기로 함.

주문은 알아서 하더라공?

그 사이 나는 우걱우걱

음식들을 먹어채웠어.

노트북 때문에 밥도 못먹고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배 엄청 고팠거든 ㅠ

그 누나랑 사진 한 컷.

어째서 이 태국누나한테 

우리 둘 째 이모님과 비슷한

느낌이 나는 거지?

외모가 비슷한가...?

그 누나가 시킨 칵테일 도착!

엄청 크다.

맛을 보아하니 크...

달달하다 달달해.

먹어보니까 달콤하지만 위험한 녀석이야...

스크류 드라이버 계열인데?

맛있어서 엄청 먹다 훅 간다던?


이 누나와 꽤 많은 얘기를 했더랬지.

태국문화와 태국어

그리고 나의 미칠 듯한 개그본능


"아하하하! 너 재밌다.

완전 웃긴 놈인데?!"

"아니... 이게 그렇게 웃김?"


"화장실 갈 때마다

똥 쌌냐고 코 막으면서

여자한테 무안주는 놈이 어딨어 -_-"

"그게 원래 갸꿀잼임.

한국 학교에서는 애들이 똥도 못 싸.

똥 싸는 순간 똥싸배기 되는 거여"


"야. 음식 먹는데 똥 얘기 좀 하지마!"

"아니... 음식 같은 음식을 먹어야 안 하지.

벌레 먹으면서 무슨 똥 얘기를 하지말래..."


"하하하 너 엄청 재밌는 얘구나!"


메뚜기 겁나 잘 먹길래

궁금해서 한 번 먹어봤는데

그냥 빠삭하고 짭짤한 맛이야.

개인적으로 배 불뚝한 여치가 맛있을 거 같은데

담에 가면 있나 찾아봐야지.


그렇게 술을 다 먹을 무렵

슬슬 취기가 올라왔어.

"J야 이거 맛있다

하나 더 먹자."

"?! 그게 뭔 소리여.

안 취함?"


"약해빠졌구만."

"뭐요? 당장 하나 더 시켜!"

두 잔 째 추가.

이번엔 파란색임.

반 쯤 먹어갈 때쯤

슬슬 이 누나도 힘들고 나도 힘든 게 느껴졌어.

이제는 정신력 싸움이다.


"누나. 게임하자."

"ㅇㅋ 좋아."


"누나 베스킨라빈스31 알지?

한국인이 엄청 하는 거."

"ㅇㅇ 한 판 뜰까?"


"진 놈 이거 글라스로 원샷하기여."


나는 그 즉시 1:1 베스킨라빈스게임

이기는 방법을 네이버 지식인에서 찾아봤지!

수학적 규칙이 있더라고!

그 수만 무조건 외치면 내가 이기는 거여!


게임은 시작되었고

당연스럽게도 내가 이겼지.


"야... 좀 봐주면 안 돼냐?"

"술 하나 더 시킨게 누군데! 약한 척 ㄴㄴ"


"대신 먹어주기 가능?"

"호에?"


날 얕봤던 이 누나에게 오랜 만에

교태를 부려서 설레게 해볼까나?

어디 한국인 상대로 시덥잖은 도발을 해?!


"줘봐. 내가 대신 먹어줄게"

"오 멋있는데?"


"그러면 이젠 소원들어줘야지?"

"소원? 뭔 소원?"


"대신 먹어줬잖아.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

"말 안했잖아!"


"그럼 두 잔 먹던가."

"씨이... 소원이 뭔데?"


"내가 무슨 짓을 하던 

눈 감고 30초 동안

움직이지마!"

"야! 뭔 짓 할라고!"


"진짜 아무 짓도 안 할거니까 걱정 마!

시간 잰다!"


나는 이 누나를 약 올리기 위해

내 입술을 천천히 그 누나 입 쪽으로 이동했지.

드라마의 키스장면처럼 말야.

'당신에게 한국 드라마적 환상을 경험하게해주마!'


입술이 아슬아슬 닿을 거리에서

나는 멈춰섰고, 그녀는 낌새를 느꼈는지

눈을 질끔감고 있더라.

내가 숨을 쉴 때마다 내 입술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느껴졌을거야.

나는 코와 코를 맞대고 더욱 더

닿을랑 말랑 한 거리까지 갔지.

그리고 30초가 되자 나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재빨리 떨어졌어.


그 누나는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숨을 몰아쉬더군.

"야... 너무한 거 아니냐?"

"응? 뭘 너무해? 암 것도 안했잖아?"


"으윽... 야 맥주나 먹으러 가자!"

"또 가?! 술 안 취함요?"


"너 때문에 술 다 깼어!!"


아 힘겹다...

그냥 장난치지 말껄.

맥주 먹으면 취하는데...


그렇게 우리는 맥주를 

각 2병씩 더 하고 나서야

자리를 일어났지.

이미 나는 만취상태...

가뜩이나 맥주도 못 먹는데

칵테일과 맥주가 섞여버리니 죽을 맛이었어.


그래도 존심은 있어서 

이 누나가 택시를 타고 갈 때까지

절대 취한 척 안하다가

그 누나를 보내고 나니까 취기가 훅 올라오더라.


내 혈액은 알콜을 만땅으로 흡수한건지

토하고 싶은데 나오지도 않고...

다른 건 다 잃어버려도 되니까

핸드폰은 잃어버리지 말자라고 되뇌이며

보도블럭에 주저앉은 채 핸드폰을 만지작거렸지.


그 이후부터는 기억이 안 나.

눈 떠보니 낯선 곳...

낯선 침대. 내 옆에 낯선 여자

'내 윗통은 어디갔어. 이 여자는 누구야?

설마 나 한거야?

아! 얘는...!!'



-다음 편에서-


오늘 소개 할 방콕 

팔람까오 센탄에 위치한

오이시야!


나는 작년 보컬 형이 태국에 왔을 때 

이 곳에 데려와서 사줬을 때 엄청난 감동을 받았고

이번에도 역시 보컬 형이 태국에 왔을 때

이 곳에 갔었지.


아 물론, 돈은 형이 냄.

이 형 취업도 했겠다,

우리 집에 에어컨 빵빵 틀어놓고

10일간 기생했었는데 

뷔페 2번 이용권에 퉁 치기로 했지.


그래서 보컬 형의 중국 여자친구인

티나와 함께 이 곳을 가게 되었어!


센탄은 센트럴 플라자인데,

태국어 문법의 특성상 

중간에 위치한 R발음은

묵음처리한다나?

그래서 센탄이라고들 한다더라.

스타벅스를 싸타밧이라고 발음하는 것처럼.


여튼, 센탄 7층 구석탱이에 위치해 있음.

오이시는 익스프레스, 이트리움, 그랜드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내가 간 곳은 중간급인 이트리움이야.

그래도 가격은 꽤 나가는 편!


이 곳 오이시의 인테리어를 보자면

일본 풍의 분위기는 물론이고

아기자기함도 느낄 수 있어.

왼 쪽에 보이는 저 미니버스는 횟집에서 주는

꼬깔콘 모양의 마끼를 말아주는 곳이야.

물론, 이용 시 추가비용 없이 공짜!


무엇보다 내가 놀란 건,

음식의 가지 수와 퀄리티야.

튀김, 찜, 구이, 회 등등의 

엄청난 가지 수 뿐 만 아니라

각 개별 음식의 퀄리티도 엄청 나.


참고로 생선 머리 찜은

한국의 일식 집에서 먹던 그 맛이 그대로 나!

그거 엄청 비싼뎅...

여기선 역시 꽁짜!

이름이 메로였던가?






연어와 참치를 비롯한 수 많은 횟감!

퀄리티 또한, 엄청나다!

한국에서는 연어 무한리필만 가도 

기본 16,000원 나왔던 것 같은데...


본격적으로 먹기에 앞서

대식의 정석대로 

차디찬 음식부터 혼내준다.

이쁘게 담아봤어! 그릇도 이쁜 게

회와 초밥을 담았을 때 너무 이쁘더라.

아, 참고로 나 남자임.

그래도 플레이팅 이쁜 거 좋아함요!


이건 각 테이블당 놓여져 있는 카드인데

처음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서

엄청 해맸어.

알고보니 저기 앞에 보이는 바코드에 찍으면

즉석요리를 주문할 수 있더라고.

즉석요리의 종류는 철판을 이용한
생선구이, 소고기, 돼지고기를 비롯해서

스끼야끼까지 시킬 수 있어!

역시 개맛!


티나와 보컬 형과 우걱 우걱!

조지고 또 조진다!

나 뷔페 어디든 데려가면

절대 손해 안 봄...

제한시간이 두 시간이었는데

끝까지 먹음!

야리야리한 보컬 형은 이 날 먼저 포기선언!

티나는 이 날 삘 꽃혔던지

나와 용호상박이었어.


"따거, 오늘 왜케 많이 먹냐!

여자들 중에서 나만큼 먹는 사람 못 봤다 캅!"


"닥쳐라 쉬먀!

대륙여자를 얕보지 마라 쉬먀!"


그리고 스끼야끼까지 먹고

후식으로 초콜릿 빙수와 팬 케이크까지

먹고서야 계산을 했지!


세 명이서 2,115바트 나왔어.

한국 돈으로 7만원 정도야.

1인당 700바트(23,000원)정도 생각하면 되겠네.

계산은 보컬 형이!

싸인은 내가!


힝... 한국오니 또 가고 싶네... 찌밤

담 포스팅에서 보장!!


이번 이야기는 태국 여자친구 T가

병원에 실려갔던 이야기야.



이 날도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내려고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에 운동을 하고

음악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거울을 보니 입술이 퉁퉁 불어튼거야.


마침내 나의 태국 고질병인 

입술병이 도지기 시작했어.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태국만 오면 항상

입술이 부르트면서 갈라져.


님들 피곤 할 때 입술 부르트잖슴.

딱 그건데 하도 심해서 

진물까지 나는 정도랄까?


아마 태국의 공기가 좋지 않고

그에 따라 몸의 면역체계에 

어딘가 이상이 생겨서 그런 것 같아.

한국에 있을 때는 이런 적 거의 없거든.

그리고 아토피도 엄청 심해져.

태국 공기가 한국보다 심하게 안 좋긴 한 듯해.


다른 사람들은 잘 안그러던데

내 몸은 태국에서 살긴

좋은 몸은 아닌 것 같음.


그래서 아침 운동이 끝나자마자

약국이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바세린을 사러갔지.


"안녕하세요 캅~"


"오! 왔냐 캅?!

언제나처럼 100mg 맞지 캅?

여기 꺼내놨다 캅!"


"아저씨, -_-

이번엔 그거 아니에요...

바세린 사러왔다구요 캅!"


"바세린?!

이제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거냐 캅?!

그거 할 때는 바세린 쓰는 거 아니다 캅!

전용 윤활유가 있다 캅!"


"아저씨... 뭔가 단단히 오해하는 것 같은데

아직 거기까진 아니에요.

내 입술 좀 보셈 캅!

입술 부르터서 바세린 필요한거임 캅!"


아저씨는 멋쩍은 미소와 함께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바세린을 주었어.

대체 왜 아쉬워하는 거여?


바세린을 산 이후로 

입술의 통증은 가라앉았지만

내 입술은 더욱 빤짝빤짝하게

빛나게 되었고

사람들은 내 입술을 보고

더 게이라고 생각하게 되더라.



투명 립크로즈를 바른 듯

촉촉한 입술.

게이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도

이젠 어쩔 수가 없다...



음악작업을 끝내고

나는 베트남 항공권을 예약했어.

가격은 왕복 3703바트(120,000원)로

그다지 저렴하진 않지만,

딱히 비싸지도 않은 가격으로 예약했지.


그리고, 베트남을 같이 가기로 한 방장 형이 

잘 아는 하노이의 호텔을 예약했지.

5박에 93,000원...

비싸다...


같이 가는 것만 아니었어도

하루에 만원짜리 호텔 예약해서 

거지처럼 지내는 건데 ㅠ

그래도 둘이가면 외롭진 않겠지!


예매를 끝낸 후 나는

T와 메세지를 주고 받았어.


"J, 오늘 우리 가족끼리 

laemgate 뷔페 갈건데

같이 갈래?"


"당연히 안 가지!"


"왜 당연히야 -_-"


"불편하다고 말했잖아!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 왜 자꾸 

가족모임에 날 데려가려는 거야?"


"친해지면 좋잖아..."


"불편하다고!

뭐 데릴사위제여?

난 나만의 마이웨이를 걸을게."


"엄마가 너도 초대하는게 어떠냐고 하던데?

그래도 올 생각없어?"


"적당히 둘러대셈.

어차피 니가 통역도 제대로 안해줘서

난 거기있는게 스트레스야.


그리고 이제 너희 어머니는 

나와 친해졌다고 생각하시는지

자꾸 잔소리해서 불편해.


우리 부모님 조차도 나한테 잔소리를 안하는데

내가 굳이 거기가서 왜 잔소리를 들어야함?!"


"꽁짜인데 그래도 안 갈거야?"


"음... 요근래 편의점 음식만 먹었더니

확실히 구미가 당기긴 하는구만.

하지만, 설령 공짜여도 안간다!

먹다 체해 죽겠다!"


"알겠어, 그럼!"


다행스럽게도 나는 거절하는데 성공했지.

T의 어머니는 나를 볼 때마다

태국어 더 빨리 배우라고 닥달하신다.


공부하는 애한테 '공부 좀 해라!' 소리하면

반감들어서 안하게 되는 것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내게 감히

그런 말을 하니까 갈 수록 가는게 부담됨.

우리 부모님 조차도 공부해라 소리를 안했는데

감히 내게?!


태국거지여도 자존심은 아직 거지가 아님!


하지만, 막상 배가 꼬르륵거리니

'자존심이고 뭐고 가서 잘 먹고 올걸'

이라는 후회가 들었어.

맨날 편의점 음식만 먹다보니까

질 좋은 음식이 너무 먹고 싶었어.


때마침 보컬 형에게 연락이 왔어.

자기 떠나기 전 날이라 밥 한번 산다고!

같이 먹자고 말이야!

보컬 형은 나의 구세주임.


나는 서둘러 운동을 시작했지.

보컬 형과 뷔페를 가기앞서 운동을 해야

맘 편히 많이 먹을 수 있으니까!

아직 약속시간까지는 2시간이 남았기에

크로스핏과 수영 둘 다 할 수 있었어.


이건 밤에 수영하면서 찍은 수영장이야.

빨간색으로 체크한 곳이 내 집!

커튼을 안치면 수영장에서 우리 집 안까지

확연하게 잘 보이는 단점이 있지만

가끔 빨래 널면서 수영하는 러시아 처자들이랑 

눈마주치면서 인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수영을 마치고 나는 보컬 형의 숙소가 있는

MRT 팔람 까오역 근처로 갔어.

티나와 보컬 형이 함께 있었는데

티나의 얼굴에는 붉은 반점이 있었어.


"티나, 무슨 일이냐 쉬먀?!"

"아.. 아프다 쉬먀.."

"왜 다 죽어가냐 쉬먀!

밥 먹고 기운내라 쉬먀!"


"못 간다 쉬먀!

밥 때문에 아픈거다 쉬먀..."


알고보니 티나는 갑각류 알러지가 있는데

점심으로 새우가 포함된 음식을 먹었던 거야.

우리는 티나를 약국으로 데려갔어.


근데, 갑각류 알러지를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는 거야.

통역기를 보여줘도 번역도 이상하게 되고...

하는 수 없이 보컬 형은 

팔딱거리며 새우흉내를 내고

나는 손가락으로 집게 모양을 만들어 

게처럼 옆으로 걸었지.


다행히 우리의 스피드 퀴즈는 빛을 발했고

약사는 정확하게 정답을 맞춰서

올바른 약을 처방해줬어.

그리고 티나를 숙소까지 데려다주고

하는 수 없이 우리끼리 먹으러 갔지.


보컬 형은 인터넷 서칭으로 

미리 레스토랑을 검색해놨었어.

그건 바로 팔람 까오 센트럴 플라자에 있는

'오이시'


퀄리티가 엄청난 샐러드바와

직접 주문해서 요리하는 즉시 먹을 수 있는

스테이크와 요리를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는 곳이야!


 가격대는 저렴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해.

서비스차지까지 합해서

인당 700바트(2만 5천원)정도 할 껄?


하지만, 절대 창렬하지 않은 곳이야.

회도 엄청 많고, 해산물도 엄청 많아!

각각의 음식은 전문점에서 먹는 것과 같이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하지!


스테이크류는 들어갈 때 주는 카드를 

구워주는 곳으로 가져가서

주문하는 방식이고 음식이 나오면 

테이블로 서빙해줘.


저 사진에 있는건 연어 스테이크인데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어!

연어는 뭘 어떻게 해도 맛있구나...



사이드의 메뉴도 엄청 다양해!

특히, 꼬치 류는 일본 쿠시카츠 전문집에서 

먹었던 맛을 90%이상 재현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어!


하지만, 회는 그저 그랬어.

부페에서 먹는 보통 회맛?

오히려 씨푸드가 장점인 이 곳에서

회는 안 먹고 다른 음식들을 많이 먹은 듯.


마무리는 초코빙수!

이것도 개맛이야.

직접 눈 앞에서 만들어주는데

무슨 카페에서 만들어주는 것처럼

만들어줌.


다 먹은 후 쿨하게 계산하는 보컬 형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90도로 인사를 했지.

보컬 형 아니었으면 이 날도 역시

세븐일레븐 음식이었을거야...


음식을 먹고 보컬 형과 어디를 갈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T에게 연락이 왔어.


"J, 나 아파..."


"엉? 뭔 소리야.

갑자기 왜 아파?

뷔페가서 잘 먹고 온거 아니었어?

잘 먹어놓고 갑자기 왜 아파?!"


"몰라... 거기가 너무 추웠나봐.

지금 몸에서 열 엄청 나."


"아...일단 나 보컬 형이랑 같이 있는데

여기 마무리 되면 갈게."


"아니야~ 안 와도 돼...

방해하기 싫어~

그냥 혼자 병원갈게"


"뻥 치지마.

난 세번을 물어볼건데

니가 세 번 다 거절하면 

진심인줄 알고 나 진짜 안갈거다?"


"진짜 안 와도 돼~"

"정말?"

"진짜로..."

"정말?"

"오지마!"

"ㅇㅋ"


나는 보컬 형과 카오산 락 펍에 

갈 생각을 하며 신나서 얘기하고 있는데

핸드폰은 계속 울린다...


택시 안 사진, 병원 안 사진,

주사 맞는 사진...

T는 실시간으로 근황보고 하고 있더라.


"형... 진짜 미안한데

가봐야 할 것 같아.

이것 좀 봐!

오라고 시위하는 거잖아."


"이해해~ 나도 티나 아파서

놀기 좀 그랬어. 

게다가 마지막 날인데

티나랑 있어줘야지."


"역시 대륙여자는 그냥 꼬신게 아니었구만!

로맨티스트 따거!"


우리는 그렇게 식사만 하고

각자의 환자에게로 돌아갔어.

나는 T에게 연락을 하고

그랩택시를 불러서 서둘러 그 병원으로 갔지.


갔더니 수 많은 환자들 사이에서

유독 죽어가는 푸짐한 사람이 보였어.


누가봐도 T였어.

진심으로 아픈 건지

똥연기 하는 건지는 몰라도

보는 순간 빵 터졌어.

얘한테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미안하다...


앵간치 아프지 않아서는 휠체어 못 타는데

어디서 휠체어를 구해왔는지 모르겠음.

게다가 링거도 없어서 아픈지 안 아픈지

감이 잘 안잡혔어.


진료는 이미 받았다고 하지만

여전히 T는 다 죽어가고 있는 표정이었어.

내가 올 때까지만 휠체어 타는 거 허락받은 듯...

병원을 나갈 때 조용히 돌려주더라.


그래도 꾀병이 아니었던게

이마를 만져보니 T는 열이 펄펄나고 있었고

장난이 아니란 걸 곧바로 깨달았지.

그리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려보내려는데

우리 집가서 잔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나, 오늘 너네 집에서 잘거야."


"뭔 말도 안되는 소리야.

아프면 집에가서 쉬어야지!"


"니가 간호해줘!"


"미쳤냐!

아플 때 와서 괜히 병 더 심해지면

너네 엄마가 날 얼마나 욕하겠니.

괜히 우리 집에 병균 뿌려놓지 말고

집에가서 어머니한테 병 간호 받아."


그리고 택시를 잡아 

가기 싫다는 T를 억지로 

집 안으로 쑤셔넣고나서야 

나는 집에 올 수 있었어.


괜히 걔네 엄마한테 원망받기 싫음.

아플 땐 엄마가 짱임.

그래도 내가 태국에 있으니까

내가 아프다고 할 때나 

T가 아프다고 할 때 

달려올 수 있다는 점 하나는 좋았던 것 같아.


님들도 장기거주하면

믿을 사람 한 명쯤은 있는게 좋을 듯 싶어.

없으면 아플 때 굉장히 서럽거든...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할게!

다음 편에서 보자!



이번 이야기는

내가 T에게 폭탄선언을 한 이야기야.



전 날, 카오산에서 재밌게 놀고 집으로 들어와서

똑같은 아침을 맞이했지.

보컬 형은 더 이상 나랑 놀 수 없었는데

티나와 함께 투어를 떠났기 때문이지.

신혼여행 온 것 같이 느껴짐...


나는 언제나처럼 운동과 음악작업을 마치고

 T와 메세지를 주고 받았는데

이 날 엄청난 발언을 하고 말았어!


"J, 나 말레이시아로 2월 말에 잠깐 출장 가!

오예오예 >_<"


"좋겠다... 너 출장가는 때에 맞춰

그럼 나도 베트남 한번 다녀와도 돼?"


"나 없이? 혼자?"


"너도 혼자 출장가잖아, 나 두고 -_-

그리고 겸사겸사 비자 문제도 미리 해결해놓고 싶어.

3개월 되기 바로 직전에 

다른 나라 갔다가 다시 온다고 하면

바로 의심받으니까..."


"흠... 맘대로 해라!"


나는 단톡방 사람들에게 2월 말에 

베트남에 혼자 여행간다고 자랑했어.

그 말을 듣고 방장 형은 자기도 따라가면 안되냐고

나에게 물었어.


방장 형은 베트남도 두 세 차례 가봤기 때문에

먼저 가본 사람이 있다면 나도 편할 것 같아서

흔쾌히 오케이했지!


무엇보다 성격도 잘 맞는 편이고

잘 노는 사람이니까!


나는 비행기 값도 싸고

놀 거리도 많은 호치민에 가고 싶었는데

방장 형은 진짜 베트남 여행은 하노이라고 해서

알아보니까 하노이에도 볼거리가 꽤 있더라고?

그래서 방장 형과 하노이행 비행기 티켓을 바로 예약했지!


그리고 T에게 이러한 사실을 말했어!


"T, 나 하노이행 비행기 티켓 예매했어!

랑짓에 내가 같이 논다던 방장 형 말한 적 있지?

그 사람이랑 갈거야~"


"음... 무척 맘에 안드는데~

너 처음엔 나랑 같이 간다고 했잖아"


"그 부분은 정말 미안해~

근데, 겸사겸사 나도 이 때 가는게

좋을 거라 생각했어.

그 대신 내가 제안 하나할게!


"뭔데 -_-"


"나 베트남 갔다가 돌아오면 긴 머리 자르고

너가 좋아하는 짧은 머리 할게!"


"뭐? 진짜?!

그래! 그럼 갔다와!

하지만, 거기서도 나 그리워 할거지?!

그래야만 해!"


"보고 싶겠지, 아마도?

그래서 지금 아리 쪽으로 가고 있는데?"


"진짜?! 지금?

나 일 끝나고 집에 가는 중이긴 한데...

오고 있는 거야?!"


"ㅇㅇ 15분 뒤에 도착한다, 준비해라"


사실 허세는 부렸지만 아직 집이었어.

우리 집에서 택시를 불러 T의 집까지 가는데는

대략 10~15분 사이가 걸리지만

그랩 바이크를 이용한다면?

8분 컷이 가능하다!!

먼저 도착해서 한 껏 폼 잡고 있어야징~


그래서 그랩바이크 불러놓고

2분동안 응가하고

1분동안 로션 왁스 바르고 준비했어.

베트남에 가기위해 너무 무리수를 던진 탓인걸까?


갑자기 긴 머리를 자른다고 생각하니 막막해서

긴 머리를 가지고 있는 동안 

많은 시도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독특한 머리를 도전해봤어.


바로 '도깨비'의 공유머리야.

이 때는 우리나라에서 도깨비가 

끝난지 얼마 되지않았던 때였고

대부분의 태국사람들은 도깨비를 좋아해서 

그 드라마의 환상 속에 살고 있을 정도였어. 


몸에 검이 꽃혀져있게 보이는

어플을 가지고 노는 것부터 공유앓이까지

만나는 사람들마다 내가 한국사람이라고 말할 때마다

"콩유, 고불린 조아요" 거리고 다녔어.

그래서 내침 김에 공유 도깨비 머리를 한번 시도해보았음.



백정?!

뭐지 이 망나니는...

다신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


이윽고, 아리 역 근처에 왔고

나는 T의 집 건너편에 있는

이쁘장한 하얀색의 카페를 갔어.


카페는 특이한 구조로 되어있었는데 

1층은 카페고, 2층은 사진관이어서 

애기들 사진을 찍으려는 커플들이 주말마다 붐벼.

그래서 언젠가 꼭 와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날 처음으로 가게 되었어.

그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T를 기다렸지.


근데 커피 시킨지 10분 만에 미안하지만 

나가야할 것 같다고 하는거야...

뭔 개소린가 싶었는데

회사에서 단체로 모임한다고 빌렸다네...

그럼 커피 시킬 때 미리 알려주던가..

장사 그지 같이하네


그래서 할 수 없이 꾸물꾸물 기어나와

T의 콘도로 이동했어.

콘도는 키카드가 있어야 건물 안 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나는 하도 많이 가서 경비원이 날 알아보더라고~


"사왓디캅, 아저씨, 저 알죠 캅?"

"오? 여자친구 만나러 왔냐 캅?"

"넹, 안에 가서 기다리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캅?"

"물론이지, 들어가 있어라 캅"

"캅캅!!"


그리고 무사히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지.

T는 퇴근 시간이 되어서 꽤나 늦는 것 같았어.

할 일 없이 건물 안 쪽을 살펴보고 있는데

건물 와이파이랑 비밀번호가 똭! 적혀있는 거야.


우리 집은 와이파이도 한달에 500바트씩 내야되는데

여기는 무료개방인가?

사스가 부자동네...


그래서 바로 와이파이 도둑을 했지.

덕분에 평소에 데이터 없어서 잘 못보는 

유튜브 신나게 볼 수 있었지.

그렇게 히히덕 거리면서 유튜브를 보고있는데

아쉽게도 T가 금방 도착하더라.

더 보고 싶었는뎅...


때마침 보컬 형한테 연락이 왔어.

티나와 T랑 같이해서 넷이 밥 먹자고!

T는 흔쾌히 OK했어.


"형네는 뭐 먹고 싶은데?

형 태국 왔으니까 형네가 정해!"


"음... 티나는 태국 물고기 먹고 싶다는데?"


"진심으로? 다시 생각해보라고 전해줘"


"먹고싶데, 얘 몇 일 전부터

그거 먹고 싶다고 징징거렸어"


"뭐여, 결국 아기를 가진 거야?!

그 상황이라면 꼭 먹여야지! 

짜오프라야 똥물고기 먹으러 가자!"


"뭐래, -_- 잘 아는 데 있어?"


"T가 집근처에 괜찮은 레스토랑 있다고 

거기로 가자는데 여기로 오실?"


"ㅇㅋ, 지금 출발함"


이윽고, 보컬 형과 티나와 만나게 되었고

T와 티나는 작년 홍대 노랑통닭에서 

처음 만난 후로 마주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색어색했지.


그래서 바로 레스토랑으로 갔어.

사진은 없지만, 무척 비싼 곳이야.

하지만, 네 명이 모이면 그나마 저렴하게 

다양한 음식을 시킬 수 있지.


티나는 메뉴를 보다가

짜오프라야 똥물고기 소스조림과 뿌팟퐁 커리, 

바질볶음, 새우요리등을 시켰어.


태국말로는 쁠라 랏 프릭

(Deep fried fish in spicy sauce)이라고 하는데

생선튀김에 매운소스 얹어놓은 요리임.

근데, 맛있어!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고 하는데

짜오프라야 똥물고기도 예외없이 맛있더라!

사진은 검색해서 보셈.


전부 다 해서 가격은 2000바트(66,000원)정도 나왔어.

네 명이서 각출하면 12,500원씩이네.

그래도 비싸다...


식사가 끝난 후 우리는 후식을 먹으러

아리 빌라마켓으로 갔어!

내가 추석여행 때 먹게 된 코코넛 망고빙수를

먹여보고 싶었기 때문에!


하지만, 그 곳은 언제나 인기폭발이어서 

20분 웨이팅 해야만했어.

우리는 이름을 달아놓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Hey! J, 우리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냐 쉬먀!

더워 죽겠다 쉬먀! 

기다린 가치가 없는 맛이라면

목숨을 바쳐야 할 것이다 쉬먀!"


"티나따거, 조금만 참아라 쉬먀...

누구나 여기 앞에서 깊은 빡이 친다 쉬먀.

이걸 먹어보기 전까지는..."


"흥! 앞으로 너에게 팔괘장을 날리기까지

10분 남았다 쉬먀"


티나의 협박에도 나는 

내 목숨을 보전할 자신이 있었지.

내 혀는 정확하니까!

오랜 기다림 끝에 우리는 입장 할 수 있었고

작년에 먹었던 메뉴와 똑같은 메뉴를 시켰어.


티나는 한 참을 이 빙수녀석을 노려보더니

크게 한 스푼 떠서 입에 집어넣었어.

그리고는 오물오물거리더니 갑자기 눈이 커졌어.


"오오! 이건?!"


"어때? 맛있지?

노란 망고맛의 빙수와 하얀 코코넛 크림이

혀를 휘감으며 어울어지는 느낌이 

보컬 형의 혓바닥보다 더 맛있을껄?"


"부... 부정 할 수가 없다...

미안하다 쉬먀..."


정작 보컬 형은 아예 고개를 파묻고 정신없이 먹느라

티나의 말 따윈 안중에도 없었어.

10분여 정도를 넷 다 

대화없이 빙수만 퍼먹고 있었어.

그러다가 빙수그릇의 바닥이 보일 때 쯤 

보컬 형이 말했어.


"와! 츄릅 츕! 이런 맛이 있다니!

츄릅 츕츕, 처음 먹어보는 맛이잖아?

츕츕츕, 아까 거기 레스토랑보다 

100배 정도 돈이 안 아깝다.

이건, 우리가 사야돼!"


덕분에 팔괘장도 안 맞고,

후식비용도 굳었지.

티나 은근히 운동으로 단련된 몸이라

맞았으면 복장파열은 우스웠을껄?

님들도 가면 꼭 여기 들려보셈!


아리 빌라마켓 2층에 있으니까 잘 찾아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38편 참고하셈!


오늘은 여기까지 쓴당.

담 편에서 보장!




이 날은 후웨이쾅에 유명한 야외 레스토랑인

테라스에 갔던 이야기야.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일어나자마자

나의 생활 철칙을 시행하려

공복 상태로 운동을 하러갔어.


역시 상의는 나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인

작년 태국여행에서 산 인생나시야.

지금 거의 다 늘어날 대로 늘어나고

빨래를 많이해서 옷감이 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녀석을 놓을 수가 없어.


가끔 이 녀석은 나에게

'나 많이 아픈데, 보내줄 때도 되지 않았니?'라며

통곡을 하지만, 아직 어림없지.

골수까지 쪽쪽 빨아내고 

옷으로써 생명이 다하면 발수건으로 쓸 테다.


이 녀석은 노가다 하는 지금도 건재하고

아직까지 잘 입고있어.

삶에 대한 집착이 굉장히 강한 녀석이야.


이 날은 운동하기가 너무 싫어서

그냥 러닝머신에서 걷는 척만 하면서

핸드폰만 하다왔어.


그래서 땀 흘릴 일이 없어서

그냥 그대로 입고 나갔지.

내가 더러워서가 아니야.


실제로 건기 때의 태국은 굉장히

쾌적하고, 땀을 흘려도 금방 말라.

그리고 냄새도 안 남.


건기와는 다르게 우기에는

굉장히 습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날 뿐더러

잘 마르지도 않아서 굉장히 찝찝해.

그래도 우리나라 장마철 불쾌지수보단 나은 듯.


이 날은 T가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해서

약속시간이 될 때까지 편의점 음식이나 먹으며

음악작업을 하면서 빈둥거리고 있었지.


그리고 약속시간에 맞춰 슬슬 걸어나갔어.

이 날은 모험심이 발동해서

승전기념탑을 가는 빠른 루트가 없나 생각하다가

내가 가던 피시방 근처가 생각났어.


내 흐린 기억에 의하면 그 옆으로 쭉 가면

승전기념탑이 나온다고 생각됬거든.

그래서 일단 피시방 근처로 이동했고

옆 쪽으로 걸어나갔어.



걷다보니 태국 고급 레스토랑인 

쾅씨푸드가 있는거야.

여기 지점은 사람이 많이 없어보이더라.

평일 이른시간이라 그런가?


쾅씨푸드는 나에겐 적합하지 않은 

가격대가 형성되어있어서

별로 갈 일 없는 곳이야.

나중에 부모님 모시고 태국 놀러올 때나 가야겠어.


나는 승전기념탑 근처에서

T를 만났고,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사람이 꽤 많이 몰려있는 로컬 식당을 보고

그 곳으로 들어갔어.


난 딱히 땡기는 음식도 없었고

태국어 메뉴판을 봐도 몰랐으므로

주문은 T에게 맡겨놨어.

그리고 주문한 음식이 나왔지.


이건 똠얌똠얌 스프야.

단순히 시기만 하면 먹을 수 있겠는데

뒤적거리다보면 대파 썰어놓은 것 같은

모양새의 야채가 있어.

레몬그라스라고 하는데 식감은 

대파보다 좀 더 딱딱해.


그거 씹는 순간, 주옷되는거야.

씹을 때 입 안에서 오만가지의 화장품 냄새가

터져나오고 삼키려고하면 헛 구역질이 나와.

나는 향신료 굉장히 좋아하고 잘 먹는 편인데

그거는 진짜 몸에서부터 거부하기 때문에

도저히 먹을 수가 없더라.

님들도 한 번 도전해보고 후기 알랴주셈.


그리고 정체불명의 괴생명체도 하나 시켰는데

아마 생선일거야.

짜오프라야 똥물에서 건져낸...

그래도 태국사람들은 잘 먹고다녀서

나도 거리낌없이 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 식당은 민물고기 특유의 향이 많이 남아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생선 맛과는 거리가 멀더라.


잘 하는 집은 짜오프라야 똥물고기여도

맛만 있는데 여기는 핵똥망인듯...

나는 거의 입에 대지 않고

볶음밥시켜서 그냥 그것만 먹었어.

가격은 총 합해서 250바트(8,500원)정도 나온 것 같아.


식사를 마치고 길거리 노점 상 옆에 

푸드트럭이 쫙 들어서 있길래

가봤더니 빙수를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었어.


초코 수박빙수인데, 

가격은 60바트(2,000원)정도 했나?

엄청 저렴했던 기억이 나.

태국 수박은 한국 수박보다 달지는 않지만

초코시럽 뿌려서 빙수로 해먹으니까 맛있었어.


밥 먹고나니 급피곤...

이 사진을 보니 대머리까지 

곧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라

급 슬퍼졌어.


친가 쪽 할아버지 M자형 대머리

큰 아버지부터 우리 아버지 M자형 대머리

외가 쪽 할아버지 원형 대머리

피해갈 수 없는 나는 곧 대머리


앞으로 8년 정도 남았다...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면 

석천이형처럼 섹시하게 머리 싹 다 밀고

수염을 길러야지...


빙수를 먹고 T는 다음 날 일을 위해

일찍 가서 쉰다고 집에갔어.

마땅히 할 일이 없는 나는 

집 쪽으로 터벅터벅 걷다가 

이내 피시방으로 들어갔지.


여기가 그 피시방이야.

길거리에 툭 하나 있는 1층 피시방.

밖에서도 안에있는 사람들이 뭘 하는지 다보이고

안에서 게임하다가 가끔 지나가는 사람이랑 

눈도 마주치는데 굉장히 뻘쭘함.


그래도 나름 안에서 물이나 과자도 파는데

바로 밖에 길거리 음식점이 있어서

게임하다가 계란 볶음밥 주문하면 

갓 요리해서 만든 따근한 밥을 가져다 주는

아날로그틱한 맛이 있지.


게임을 한 참하고 있는데

Z형과 H형, 그리고 그 동생녀석에게 

연락이 왔어.


Z형은 내일 치앙마이로 돌아가고,

H형과 동생녀석은 한국으로 곧 돌아가서

오늘 밤 만나자고 하더라.

약속장소는 후웨이쾅!


한 번도 가보지 않았기에 들뜬 마음으로

피시방을 박차고 집으로 돌아가

 빨리 나갈 준비를 했지.

그리고 택시를 타고 후웨이쾅으로 출발했지.


후웨이쾅 지역은 나름 땅 값이 비싼 동네인 동시에

유흥가가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기도 해.


그리고 후웨이쾅 야시장은

태국 업소여자들이 많이 

쇼핑하는 곳으로 유명한데

그 이유를 가보니까 알겠더라고!

진품처럼 이쁜 옷이 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 있었어.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곧 형들과 동생을 만나게 되었어.

그리고는 H형이 유명한 레스토랑 가자고해서

따라갔는데 그 곳이 알고보니 후웨이쾅에서

엄청 유명한 테라스였어!

우리는 맥주를 시키고 안주도 몇 개 시켰지.



이 것은 새우 팟타이인데,

새우가 무척 컸어.

근데, 그게 전부였어.

팟타이는 카오산인걸로!


먹다가 동맥경화 걸릴 정도로 

자극적인 팟타이가 아니면

왠만해선 카오산 팟타이를 

능가 할 수 없는 것 같아.



새우를 좋아하시는 H형님!

처음에 어려보이는 외모로 반말 할 뻔했는데

나이가 39...


이 형은 술이랑 구름과자 같은 

몸에 해로운건 다 하는데

피부는 나보다 좋은듯...

피부는 타고나는건가 보다...


귀요미 동생녀석.

단톡방에서 만난 또 다른 동생녀석과

파타야가서 재밌게 놀다왔다는데

얘기 들어보니 완전 바가지 엄청썼다.


애가 순수해서 언젠가 

바가지 엄청 씌일 것 같았는데

진짜로 당했다니 맘이 아프군.

동생녀석의 허탈한 표정을 보고 내가 다 슬퍼짐...

그래도 잘 놀고왔다니 다행이다싶음.



우리는 요롬코롬 대화를 했어.

무엇보다 내가 좋았던 것은

작년만해도 이렇게 여행이 끝나감에 따라

아쉬움 마음이 가득했는데

나는 장기여행자라 그런게 없었다는 거.


모두가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갈 생각을 할 때

나는 그 마음을 공감하며

한 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


하지만, 그 동안 정도 많이 들었고

당장 내일부터는 누구를 만나서

처음부터 다시 관계를 쌓아야하나

이내 우울해지더라.


하지만, 나의 우울함은 이내 부러움으로 뒤바꼈지.

H형과 그 동생녀석은 가는 마당까지 인기폭발이었어.

둘 다 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상이라

 테라스에 있는 여자들이 한 시도 쉬지않고 

힐끔힐끔 쳐다보더라.


Z형과 나는 해당사항이 없었어. ㅠ

Z형은 그냥 일본사람인 줄 알고

나는 그냥 게이인 줄 알고...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이 되던게

Z형도 게이들한테 인기있는 스타일이더라.


테라스에서 술을 마시며 포켓볼도 친 이후에

자리를 옮겨 옆에 있는 유명한 로컬식당으로 갔어.

이 곳에 대해선 재미있는 소문이 들려오는데

후웨이쾅에서 일하는 업소여자들이 일 끝나고나면

새벽에 밥 먹으러 온다고 하더라.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업소녀처럼 보이는 

여자의 비율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호프집 알바나 장사를 끝내고

온 사람이었어.


그 중에는 테라스에서 서빙 알바하던 

어린 여자 분도 계셨는데

화류계가 팽배한 이 곳에서

그렇게 정직하게 일하며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니

참 이뻐보이더라.


배가 고팠는지 두 그릇 시켜먹더라고.

그 모습 보면서 내 모습이 보이던데

마음이 짠하긴 했어.

왜냐하면 나도 군대 전역하자마자 학자금 때문에

신용불량상태가 되어서 복학도 못하고

하루 5시간 자면서 일만했거든.


그래서 한 그릇 더 시켜줄라다가

내 코가 석자였기 때문에

못 사줌.


가뜩이나 돈 없어서 형님들한테 

계속 얻어먹기만 하는데

내가 무슨 능력으로 사줄 수가 있겠음?

짠한 것은 짠한 거고, 현실은 현실이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마음 속으로

굳세게 잘 살길 바란다는 응원 뿐이지 뭐. ㅠㅠ

힘내자!



형님 그리고 동생들과 이제 헤어질 시간이 됬는데

한 가지 다행인건, H형의 회사특성상

방콕으로 자주 출장을 온다는 거야.

그래서 빠른 시일 내에 또 올 수 있다고 하더라.

H형이 올 때 Z형도 치앙마이에서 방콕으로 와서

같이 놀기로 했어.


그 동생녀석은?

석사학위 준비한다고 바빠질거라고 하더라.

무슨 일을 하던 간에 잘 되길 바라며

우리 넷은 그렇게 헤어지게 되었지.


방콕에 남아 자리를 지키는 것은

나 혼자...

앞으로 3개월 반을 더 살아야했는데

'이렇게 놀다가 하루아침에 혼자 잘 생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긴 했어.


슬슬 혼자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여행자가 아닌 거주자의 마인드를 가춰야만 했지.



오늘 글은 여기서 마무리할게!

다음 편에서 만나자!!

뿅!!!



전 편에 이어서 오늘은 

T와 T의 친구를 만나러 간 이야기야. 



그 대학교수라는 놈과의 약속이 파토나고

나는 약 기운에 헤롱거리는 몸을 이끌고 

BTS 아리역으로 가야만 했어.


택시를 불렀지만,

언제나처럼 택시기사는 우리 집을 못 찾아서

한 참을 헤매다 나에게 전화를 걸지.

그러면, 난 후다닥 아래층으로 달려가

세이프 가드에게 전화를 바꿔줘.

그러면 알아서 설명해줌.


님들도 혹시 콘도 빌리거나 할 때

택시기사가 길 못 찾으면

세이프 가드 아저씨한테 전화 바꿔주셈.

물론, 나 보다 복잡한 위치에 

사는 사람은 없겠지만...


우열곡절 끝에 나는 택시를 탔고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 할 수 있었어.


T를 기다리면서 한 컷 찍어봤어.

이렇게 셀카를 찍으면서 기다리니까

T가 어느 새 내 옆에 와서 서있더라.


T는 몇 일 전부터 자기 친구인

메이와 함께 저녁먹자고 했기 때문에

오늘은 그 녀석과 같이 밥을 먹기로 했어.


다들 기억하려나 모르겠지만,

추석 때 T의 친구로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어.

상당히 유쾌한 녀석임.

그리고 은근히 배려심도 있고.


파티에 가서 T가 나 혼자 외톨이 만들었을 때

유일하게 말 몇 번 걸어준 녀석이야.

그리고 태국어도 가르쳐줬는데

'텅 래우'라는 걸 T의 부모님 앞에서

말하면 좋다고 10번 정도 원어민 발음으로 연습시켰어.


그래서 텅 래우 텅 래우 외치고 다녔는데

그게 임신이라는 뜻이었어.

개 놈 시키.

그것도 모르고 T의 부모님 앞에서

임신 임신 이러고 다녔네.


그래서 이 녀석 만나면

"발씨놈 캅

해줘야겠다고 꼭 다짐했었지.



우리는 음식점에 들어가 메이를 기다리기로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이는 도착했어.

저 푸근한 인상 속에 장난기가 가득하다!

이 날은 메이가 T에게 떠레~ 라고 하면서

자꾸 나한테 떠레~ 떠레~ 해보라고 하는 거야.


무슨 뜻인지 설명을 안해줘서 궁금했어.

일단은 욕 같으니까 메모해서 외워났지.

외국어 배울 때 욕 먼저 배우는게 개꿀잼임. 

T가 그런거 배우지 말라고 하길래

악착같이 외워놈.


그러다가 얼마 전에 인터넷으로

태국 욕 찾아보다가

떠레라는 걸 발견했어!


'돈에 환장한 허영심 많은 년'

이라는 욕이던데?


절친이라 그런지 아주 적합한 욕을 쓰더군.

요즘 들어, 나는 뼈 빠지게 일하는데

자꾸 한국 악세사리 보내는 걸 보아서

꼭 외워야하는 필수단어라고 생각함.


우리가 갔던 레스토랑은

아리 역 옆에 있는 펑키빌라에 위치한

본촌치킨이라는 곳이야.


한국의 교촌치킨의 짝퉁 버전이지.

가격이 무척 창렬한데,

인기는 많아.

아리지역이 나름 부자동네라 

갈 수 있는 사람이 많나봐.




우리는 간장 맛 닭다리 세트와 순두부 찌게를 시켰어.

신기하게 치킨 집에서 별걸 다 팔더라고?

찌게도 팔고, 떡볶이도 팔고

한식이란 한식은 다 파는 듯.

주인은 태국 사람이라던데 -0-


가격은 

1000바트(33,000원) 정도 나온 것 같아.

닭다리 세트에 순두부 찌게에 밥 세 공기랑

음료수 시켰을 뿐인데...


완전 비쌈. 차라리 한인 마트에서 고추장 사고

설탕이랑 케찹 섞어서 길거리 15바트(500원)짜리

닭다리 찍어먹는게 훨씬 싸겠다...


순두부 찌게는 한국에서 먹는 얼큰한 맛이 아니라

케찹 맛이 많이 나는 달달하고 이상한 맛이었어.

마치 일본에서 먹는 김치찌게의 맛처럼.


감기 걸려서 따듯하고, 얼큰한 국물이 

무척 먹고 싶었는데

한 입 떠먹고 숟갈 내려놓음.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펑키빌라 안에 있는 

마트에 들어갔어.


메이는 친구랑 자취하기 때문에

식료품을 사야한다고 했기 때문이지.

그러면서 아이스크림 하나 씩 사준다고

고르라고 하더라?


마땅히 먹을 게 없어서

그나마 가장 깔끔하게 포장이 되어있는

M 이라고 적힌 아이스크림을 들었어.


그 순간, T와 메이녀석의 얼굴은 굳었어.


'뭐야? 내가 죄 지었어?

왜 그렇게 보는 거지?'


T와 메이는 태국어로 지들끼리

얘기하더라고.

메이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웃으며 괜찮다고 하는 거야.


T가 나에게 말했어.

"그거 되게 비싼 아이스크림이야"


"어? 설마했는데, 아이스크림 값 비싸서 그런 거였어?

됐어 됐어, 아이스크림 값이 하면 얼마나 한다고

이건 걍 내가 살게"


메이는 괜찮다고 빨리 넣으라고 해서

일단 넣었는데

바코드를 찍었을 때 보는 순간

'아 내가 실수했구나' 생각이 들더라.


50바트(1900원)짜리였어.

이게 맛있지만, 비싼 아이스크림

'매그넘'이라는 거였더라고.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 안하지만,

쟤네 기준에서는 한 끼 식사만큼의

가격인데, 좀 미안하긴 하더라.


그래도 내가 밥 값 100바트 더 냈으니까

그냥 쿨하게 넘어갔어.

다음에 내가 매그넘 사주면 되지 뭐.

생각해보면, 카페에서 빙수 먹어도 

150바트 전후로 나오는걸 세 명이서 나눠먹는데

조그마한 아이스크림 딸랑 한 개에 50바트라니

후덜덜하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메이는 더 뜯겨선 안된다는 생각이었는지

똥이 마려웠던 건진 몰라도 후다닥 가버렸어.



"J, 모레 쯤에 우리 집 같이 가자."


"너네 집? 아리에 있는 콘도?"


"아니, 거기 말고, 돈무앙에 본가 있잖아.

거기 한 번 구경와라."


"귀찮음, 내가 거길 왜 감.

가봤자 너네 부모님 계셔서 불편한데

뭐하러 감"


"같이 가자!! 나 챙겨올 것도 있는데

혼자가기 심심해. 인사만 드리고 잠깐만 있다 오면 되잖아.

먼 거리도 아닌데~"


"너네 어머니가 자꾸 태국말로 

나한테 말 거는거 알잖아.

그 때마다 곤혹스러운데, 

니는 번역도 안해주잖아.

근데, 뭣하러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내가 거길 가야해?"


"이번엔 진짜 안 그럴게.

같이 가자"


"하... 대신 딱 2시간만 있다가 온다?"


"ok 콜!"


지네 집 자랑 엄청하고 싶은가 보다.

이 참에 얼마나 사는지 집안 호구조사 

한 번 들어가봐야겠다.


"그 대신 오늘 우리 집 오지말고,

너네 집에서 자. 나 몸 안 좋아서

혼자 편히 쉬고 싶어.

오늘 몸이 좀 아파서 나오기 싫었는데

약속 때문에 무리한거야.

내일 아침에 공복에 운동이나 같이하자.

수영복이나 챙겨오셈"


그리고 나는 집에 들어가서 편안하게

'왕좌의 게임'을 시청하며 금요일 밤을 즐겼지.


다음 날,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에

도둑인가 싶어서 화들짝 놀라서 깼어.

알고보니 T가 문 따고 들어온거야.

잠 결에 빡치기도 해서 한 소리했어.


"내가 비록 너에게 키를 줬지만,

너 집인양 아무때나 벌컥벌컥 문 따고 들어오는게

매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럴거면 키 다시 줘.

너가 여기 와서 쉬는 것도 괜찮고

오고싶을 때마다 오는 것도 괜찮은데

최소한 미리 연락은 하고

노크정도는 좀 해라.

여기 너 집 아니야~"


난 내 개인공간에 타인이 

허락없이 들어오는게 참 싫어.

커플이라 할 지라도

그건 사양이야. 


대학생 시절 자취할 때 대부분의 동기들이

공강시간에 친구 집 문들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와 맘대로 쉬곤 했는데

난 그거 굉장히 싫어해서

우리 집만은 아지트화가 안됐어.


다른 친구들 집 보면

좀 안쓰러웠던게

집 안도 개판되고

침대 위에 발 올리면서 눕고

더럽게 사는 내가봐도 좀 아니다 싶었어.


특히, 처음에 T가 샌들 신고온 때꾸정한 발로

우리 집을 걸어다니면서 내가 가장 소중히 아끼는

새하얀 침대에 발을 올리더라고.


진짜 그거 보고 경악했어.

남의 집에 오면, 최소한 발은 씻어야하는거 아니냐...

그래서 그거 보자마자 경질을 했지.


"어디다가 감히 추악한 병균 덩어리 발을 올리냐!

니 발 한 번봐라. 시꺼먼거 보여 안보여.

이건 탄게 아니라 때야, 때!


너 우리집 오면 발부터 씻어!

그것도 힘들면 의자에서만 얘기하자.

바닥정도는 내가 닦아줄 수 있는데,

침대는 아니야...


내 침대에 눕고싶으면 발은 닦고 와라 제발...

오해하지 마!

너가 싫어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그래!"


난 결벽증 환자도 아니고

솔직히, 깔끔한 편도 아니야.

친구들 사이에서 오히려 방구랑 트림 뿡뿡 껴대는

더러운 새끼로 통하지.


하지만, 남을 못 믿음.

내 몸에 세균이 득실거린다는 것도 알지만

걔넨 믿을 수 있어.

근데, 다른 사람꺼는 못 믿겠단 말야!

집에서 씻고 왔다는 사람조차!


그래서 친구들이 말하길

더러운 건 니가 더 더러운데

왜 이렇게 남을 병균 덩어리로 보냐고 해.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지 뭐.


여튼, T가 집에와서 약속대로 공복의 유산소를

하러 갈라고 준비했지.


"T, 유 노우 코리안 몸빼바지 스타일?"


"그게 뭔데?"



"가자 수영하러!"


"너 이렇게 갈거야?"


"응, 이러고 갈건뎅? ㅇㅅㅇ"


"아, 나 안가"


"헐... 내가 쪽팔려?"


"내가 발 안닦았다고 뭐라할 때는 언제고,

너는 더 심한데?

완전 창피하다. 안가, 가지마"


"내가 설마 이러고 가겠냐,

너가 날 얼마나 어떻게 생각하는 지 잘 알겠다

나는 그냥 쇼윈도우 남친이지 뭐,

너의 주변사람들에게 보여주기용"


"피차일반이야.

그럼 발 안 닦는거로 뭐라 하지나 말던가-_-"


"응 니 발바닥, 원시인 발바닥

수영장 가기 전에도 

발바닥 씻고 들어가야하는 거 알지?

물 썩는당"


아침부터 티격태격하고

우리는 수영장으로 이동했지.


아침에 들어가니 조금 쌀쌀했는데

10분 만에 해가 쨍하고 뜨더니

물도 점점 미지근해졌어.


참 신기한 동네야.

해 한번 떴다고 훅 더워짐...


이 때는 수영장을 매일가는게 너무나 당연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면서

나중에는 심심하고 지겹다라고 느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이런 사소한 것들이 

제일 먼저 생각나네.


나란 새끼, 간사한 새끼.


간사한 새끼는 간사하게

글 여기까지만 쓰고 물러남.

담 편에서 보장!



이번 편은 T의 추석여행의 

마지막 밤 이야기야.



긴 황금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어.

팬션부터 싸우고 헤어지고 풀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정신차려보니 다음 날이 T의 귀국날이더라.



이번에 T가 돌아가고나면

우리는 한 동안 다시 만날 수가 없었어.

임용시험 준비를 다시 빡세게

했었어야 했거든.



추석기간 동안 다른 경쟁자들의

책장은 계속 넘어가고 있었고,

그 시간동안 나는 놀기만 해서

심적으로 불안하기도 했지.



하지만, 막상 여행이 끝날때가 오니 

T를 오랫동안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울적해지더라.



이 날은 낮 동안 아무것도 안 했던 것 같아.

그냥 같이 뒹굴뒹굴거리고 놀았어.

나는 특이하게 냄새로 사람을 기억하는 편이라

T의 채취를 가능한 맡고 싶었어.


근데, 정수리와 겨드랑이 구역은

위험지역이야.

코 썩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커플이라면

진정한 사랑을 한 번 확인해봐.

주로 내가 사용하는 방법인데

내 겨드랑이에 온도계처럼 손을 3초간 꽃고

상대방에게 냄새를 맡게해봐.

참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당신에게 진짜 반한거니까.



소리 지르면서 경악한다면

그냥 입에 넣어버리셈.

그리고 한 마디하면 돼.



"넌 나로 인해 더럽혀졌어.

내가 평생 책임져줄게"



이러다가 T에게 몇 대 맞음...



우리는 한 참을 뒹굴거리다가

T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

떡볶이를 집에서 해먹었어.

편의점에서 떡이랑 케찹, 설탕, 고추장 사서

만들었는데, 재료값이 더 나온듯...



그래도 해줬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

사진은 따로 없어ㅠ_ㅠ

식사를 마친후 우리는 한숨 낮 잠을 차고

해가 서서히 질 때 즈음에

밖으로 나왔지.



노량진에 있는 흔한 주스집이야.

한참 쥬씨가 유행할 때라

이 때 주스집이 엄청 성행했고,

노량진에도 많이 있더라궁.



"T, 마지막 밤인데 어디가고 싶어?"


"음... 난 여의도공원 가고 싶어.

거기 밤도깨비 시장 유명하다는데 가보자!"


우리는 스쿠터를 타고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이동했지.



하지만, 이 날은 공교롭게도

문을 닫는 날이었어.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한 참을 찾아헤매이다

문이 닫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지.

그래서 우리는 그냥 밤 산책을 할 수 밖에 없었어.




이것도 나름 나쁘지 않더라.

낮의 여의도 공원도 이쁘지만

밤에 오니까 3배는 더 이뻤어.

그리고 가끔 한강다리에서 분수도 켜주던걸?

뿜어져나오는 분수가 조명을 받아

형형색색으로 반짝이는게

무척 예뻤어.




우리는 여의도 밤 산책을 마치고

무엇을 먹으러 갈까하다가

T가 족발을 한 번도 안 먹어봐서

유명한 족발집으로 이동했어.


공덕역에 있는 족발집인데

군대 후임이자 친한 친구가

이 곳이 최고라며 소개해줬었어.


족발은 25,000원 정도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고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순대가 무한리필로 제공된다는 점이야!!

순대국도 나오고!!


족발 좋아하는 사람은

나중에 공덕역에 있는 족발거리로 꼭 가보셈!


족발을 먹고난 후

집으로 돌아갈까 아니면

어디를 더 들렸다 갈까 고민하다가

공덕역에서 홍대입구가 가깝기 때문에

집에가기 전에 가보기로 했어.




홍대에 진입하자마자

수 많은 인파가 있었어.


만약에 차였더라면

주차공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겠지만

스쿠터이기 때문에 그냥 아무 곳이나 

세워도 된다는 점이 편리했어.



우리는 홍대거리를 활보하며

저번 여행 때 홍대에서 싸웠던 추억을 되살렸지.

홍대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식후에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땡겨서 자리가 좋은 빙수 집으로 들어갔지!



우리는 멜론 빙수를 시켰는데

가격은 그리 저렴한 편이 아니었어.

홍대라 그런지 땅 값이 비싸서

비싸게 받을 수 밖에 없는 건가?



그래도 맛은 있었어.

멜론 반에 아이스크림 반으로 주더라고.

멜론의 갯수가 조금 창렬하긴 했지만,

자리가 좋아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



우리가 앉은 곳은 홍대 버스킹 거리가 

한 눈에 보이는 곳이었어.

밖에서 보려면 잘 보이지도 않는데

위에서 시원한 빙수 먹으면서 내려 보니까

깔끔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더라!



우리는 한 참을 구경하다가

숙소로 다시 복귀해서 잠들기 전까지

얘기를 했지.


"J, 시험 꼭 붙었으면 좋겠다

너 붙으면 나도 한국에서 직업구해서 살면 돼는데"


"너가 뭔 수로 한국에서 직업을 구하게?"


"내 경력 정도면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너 되게 한국을 만만하게 본다?

너 정도 영어하고 애들 한국에는 차고 넘쳤어.

그리고 한국인 인식에 태국과 같은 동남아 사람들의

인식은 좋지 않아서 더 힘들어.

한국 사람들의 인종차별 굉장히 심해!

그리고 설사 네가 영어 과외를 한다 하더라도 

누가 태국인한테 받겠니?

서양인한테 받겠지."


"회사 들어가면 되잖아"


"한국엔 열정페이라는 것이 있어요.

돈도 제대로 안 주고, 일만 겁나 시켜요.

그리고 칼퇴근 그런거 없다. 

태국처럼 시간되면 칼 같이 하는 줄 아냐?

퇴근시간이 끝나고도 상사가 집에 안가서 

눈치보며 계속 일하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그러면 마사지 가게나 차리자"


"너 돈 좀 있음?

한국 땅 값 장난 아닌데?

2억은 있어야 할 걸?"


"아 빡친다...

그냥 니가 와라"



"ㅇㅋ...제가 감요"



나는 한류 드라마만 보고 한국의 단편만을 알고 있는 T에게

한국의 현실에 대해 말 해줄 수 밖에 없었어.

한국의 거품만 보고 계획없이 왔다가

상처를 받느니 미리 얘기해주는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미래에 대한 실 없는 대화를 늦게까지 했고

나는 임용시험이 끝나고 떨어진다면

태국에서 몇 개월 살아보겠다 말하고

그 곳에서 같이 직업을 찾아보자고 말을 하며

우린 잠이 들었지.


- 다음 편에서 계속-


저번 편과 같이

태국여자 T는 술 먹고 쓰러져서 

길바닥에서 토하고 자고 난리났었어.



그래서 다음 날 점심까지 좀처럼 깨어나지 못했지.

그리고선 하는 말이



"나 어제 어떻게 들어왔어?"



아... 얘는 뭘 믿고

낯선 나라에서 술 먹고 길바닥에서 뻗은거지?

혹시라도 내가 나쁜 사람이었으면

큰 일 날 수도 있었던 건데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말없이 그냥 전 날 사진을 보여줬지.

"이게 너야,

왜 남의 나라와서 민폐 끼치심??"


"지워-_-"


"미쳤냐. 그러질 말던가.

지워줄 생각 없어. 돌아가~"



아침부터 한 바탕 우당탕탕을 하고

우리는 나갈 준비를 했어.

T가 한국인 친구를 만나러 가기 때문이지

그 친구 분은 태국에서 T의 회사에 

인턴으로 근무하셨던 분인데, 

일 할 당시 친하게 지냈다고 하더라.




그 친구 분은 우리가 노량진에 묶는다는 것을 듣고

배려 깊게 자기가 노량진으로 오기로 했어.



우린 부랴부랴 스쿠터를 타고 노량진으로 갔지.

그리고 그 친구 분을 만났어.

나이는 잘 기억이 안나.

초면인데 이것저것 물어보기 그래서

못 물어봤지.



T의 주변 사람이라면 그래도 알고 싶은게 당연한거 아니겠음?

그래도 T의 회사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곳이니

되게 똑똑 할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영어 겁나 잘하더라.



둘리 솰라솰라 대화하는데

뭐 알아듣지를 못하겠음.



그래도 이 분은 한국분이라

배려심이 깊었어.

대화 중간중간에 해석해서

내가 대화에 낄 수 있도록 유도해주시더라고.

마음이 따듯한 분이었음.



우리는 빙수 집으로 들어갔지.


.

데코레이션을 기깔나게 해놨더라고?!

돼지인지 쥐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귀여웠어.



근데 T랑 T의 친구 분이

한 입씩 먹을 때마다

애 몰골이 점점 불쌍해지더라.



눈 알이 한 개 없어지더니..

다음은 귀가 없어지고...

이윽고 머리가 반토막 나더니 머리가 흘러내렸어.

실시간으로 워킹데드 보는 줄.



나는 맛있게 빙수를 하하호호먹는

가식적인 시간을 보내고

T와 나는 그 친구 분에게 인사를 드리고

다음 일정을 향해 떠났지.



다음 일정은 T가 그렇게

가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동대문 DDP

동대문 디자인 플라워?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은 그리 향했어.


오도바이 타고, 가면서 한강대교도 넘고, 남산도 스쳐지나가고

역시 노량진이 짱이야. 심지어 동대문도 가까움.

그리고 도책해서 동대문 DDP 근처에서 한 컷 찍음.



여기는 건물의 디자인 뿐만 예술적일 뿐 만 아니라

각양각색의 아트 전시가 많았어.

그리고 무엇보다

이 곳은 야경으로 유명한 곳이래.

그래서 일부로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지!


하나 둘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어.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갑자기 수 많은 사람이

몰려있는 곳을 봤는데

그 곳은 장관이었어.




수 많은 장미가 빛을 내고 있는 정원이 있더라고.

도시의 네온사인과 차가 빵빵거리는 소리 사이에서

이 곳의 장미만이 은은한 빛을 내뿜고 있으니까 

유독 더 이쁘게 보였어.





차가운 도시남자 흉내 중.

동대문이 이런 곳이었나?

내심 감탄함.


내 기억 속의 동대문은

중학교 2학년 때 중딩들 사이에서 

가장 옷으로 유명한 핫 플레이스였지.

밀리오레, 두타 등등



나와 내 친구들은 한 푼, 두 푼

소중한 용돈을 모아 옷을 사러 동대문에 갔었는데

쇼핑센터에 올라가자마자

팔에 문신한 형님들이


"어이 일로와바~ 옷 한번 보고가지? 앙?"


하는 소리에 어쩔 수 없이 들렸다가 

강제구매를 한 친구부터

안 사고 갔다가 

개쌍욕을 먹는 친구도 있었어.



그 중 최악은

혼자 화장실 간 친구였는데,

가다가 두 세명이 자기를 포위하더니

"야, 친한척 해라. 웃으면서 가"

말하면서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더래.

그러더니 돈 뺏겨옴.




나는 다행히 동대문에서 그런 기억은 없어.

매 번 성공적으로 옷을 샀기 때문이지.

 어린 나이에 옷 판매하는 무서운 형들 상대로

가격 쇼부치면서 나시라도 한 장 더 뜯어냈던 기억이 나.



어릴 적엔 궁핍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성격자체가 

뭔가 손해보는걸 싫어하는 성격인듯.



여튼간에 우리는

장미를 보고

T가 항상 먹고싶어했던

간장게장을 먹으러 갔어.



왜 하필 동대문에 와서 간장게장을 먹느냐고?

무한리필이거든.

일반 정식 집가면 말도 안돼는 가격에

쥐똥 만큼 주잖아.



그래서 그냥 무한리필 찾다보니까 

근처에 있어서 오게됐음.



여기야.

내가 한 결정 중 최악이었어.

역시 간장게장은 비싼 데서 먹어야하나?

처음 한 입 베어물 때

바닷물인지 간장인지 모를 정도의 짠 맛이 올라왔고

그 이후 비린 향이 쫙 올라왔어.


유일하게 먹을 만 했던 건 

등딱지에 밥 비벼먹는 거였는데

등딱지는 리필 안해줌.


T와 나는 먹는 내내 눈치를 봤지.

무한리필이라 돈 안 아깝게 먹긴해야하고

목구멍으로 넘어가진 않으니...

그냥 꾸역꾸역 먹어야 할 뿐이었어.



"이게 한국 온 외국인들이 강력추천하는 간장게장이야?

나랑은 안 맞는 것 같아..."


"니가 아직 한국문화를 잘 모르네!

간장게장이야말로 진정 한국음식이지!

먹어! 그리고 또 먹어봐!

그럼 언젠간 사랑하게 될 거야."




나는 T에게 진실을 알려주기 미안해서

대충 얼버부렸어.

'미안해. T 한국 간장게장은 그 맛이 아니야...'



T와 나는 염분과 비린내가 가득한

간장게장을 삼키기 위해

밥을 세 공기 먹어야만 했고

우리는 더부룩한 상태로 나오게 됐어.



그래서 산책을 좀 하다가 들어가기로 했지.

동대문 앞에 있는 청계천에 왔어.

여기만큼 좋은 산책로가 서울 도심에 있을까?

밤에 오니까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

사람들도 계단에 앉아 물소리 들으면서

도란도란 얘기하고



외국인들은 물에 발을 담가

이런 신비스런 분위기를 만끽하고!



T와 나는 산책로를 걸으며

서로의 비린내를 만끽했지.


"T, 정말 미안한데

너 저 쪽보고 말하면 안돼?"


"왜? 내 왼 쪽 얼굴이 더 이뻐서 그래?"



"아니 니 입에서

간장 똥 비린내 나.

부탁인데 말할 때 저 쪽 보고 말해라.

나도 밑에 보고 말하잖아"


"후~"


"왓더!!

하지말라고 냄새 X나 난다고!!!"


"끄윽! 후~~"


"이런 엠병!

해도 너무한거 아니냐?"


"이게 한국의 맛이라며?

아님? ㅇ_ㅇ?"


"하..."



진짜 산책하다가

T 입에서 간장게장 썩는 냄새나서

살인날 뻔 했다.

미안한 마음에 참긴했지만

트림은 좀 아니잖아...



제일 평화롭고 행복했던 순간은

T를 뒤에 태워

노량진으로 가는 순간이었을 거야.

그 순간은 대화하면서

냄새 안 맡아도 되니깐.



집에 들어가기 전에

썩은 간장게장 냄새를 중화시키기 위해

무언가가 필요했어.



"T, 다 너 먹어라.

그리고 이 딱고 와..."



이렇게 우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간장게장을 먹게 되었지.



그리고 최근에!!!

T가 간장게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물어보더라고!



"J, 얼마 전에 한국 미슐랭 3스타로

간장게장이 선정되었다는데 사실이야?"


"그.. 그렇대!"



"근데 우리가 먹은 간장게장은 

그렇게 맛있지 않았잖아?

미슐랭 그거 다 거짓말 아니야?"



"아하하.. 사람 입 맛이 다 같을 수가 있나.

적어도 우리는 안 맞나보다

나 태국 갔을 때 뿌팟퐁이나 같이 먹자"



아직도 간장게장은 맛 없는 음식이라고

믿고 있는 T에게 미안하다.

돈 많이 벌면 비싼 간장게장 정식 사줄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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