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편에서 빡친 것 치곤 

T와는 상당히 젠틀하게 헤어졌어.



안녕이란 말 대신

돈을 넣은 흰 봉투만을

남기고 나는 애타게 나를 부르는

T를 절대로 뒤돌아보지 않고

곧장 나아갔지.


그리고 그 날 밤

Z형에게 연락이 왔어.

영문을 몰랐던 Z형은

리그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이나 하자며

빨리 접속하라고 했지.


"형... 지금 롤 할 기분 아님요..."


"왜? 뭔 일 있어?"


"아까 형한테 해석해달라는 메세지

T가 저한테 보냈던 메세지에요."


"너 내 얼굴 못 들게 했어?

왜 그런 말을 했데?"


나는 자초지종을 Z형에게

얘기했어.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형은 문화가 다른 거라고 생각하지만서도

이번에는 걔가 좀 심했네."


"형. 저 방콕에 있기 싫어지네요.

51%는 제 자유를 위해 왔고

49%는 T랑 놀려고 온건데

이 사단이 나니까 아무생각도 안 들어요."


"그럼 치앙마이 와.

잠도 재워주고 밥데 멕여줌.ㅇㅇ"


"레알?"


"ㅇㅇ"


"ㅇㅋ, 비행기표 바로 알아봄요"


J형과 전화를 끊고

나는 그 즉시 치앙마이행

비행기 티켓을 질러버렸지.

리턴 티켓?

그런 거 없음.

오고 싶을 때 오는 거임.


가는 날은 모레 후!

당장 내일 가고 싶었지만

집 정리와 짐을 꾸려야 할 시간도 필요하고

모레 티켓이 조금 더 쌌거든.


어쨌거나, 치앙마이로 떠나가려고

마음 먹으니 조금은 후련해지더라.


이 순간 마저도 T에게는 계속 연락이 왔어.

"정말 이대로 끝낼거야?

우리의 약속은 어떡해..."


"미안하지만, 너랑 더 만날 생각 없어.

그리고 뭔 약속?"


"내일 같이 사파리 가기로 했잖아."


"응, 꺼지셈. 너 이제 내 여자친구 아닌데

내가 거길 너랑 왜 감?"


그리고 나서 더 말하기 귀찮아서

 일부로 핸드폰 끄고

억지로 잠을 청했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

하나 둘 짐을 꾸리고

청소를 시작했지.


Z형은 내가 치앙마이 온다면

뮤지션 친구들을 소개시켜준다고 했는데

친해져서 같이 기타치면서 놀고 싶었어.

그래서 주섬주섬 기타를 챙기던 중

'부욱!' 소리가 나는 거야.

기타를 살펴보니 기타가방이 헐고 헐어서

내가 드는 것과 동시에 천이 쫙 찢어졌어.


그래서 밥을 먹으러 나가는 김에

근처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수선집을

찾아가기로 했지.


내가 살던 콘도 앞에 있는 로컬 식당에

처음으로 가봤는데

국수를 주로 팔더라고?

근데 국수는 별로 안 좋아해서 밥 종류를 먹고 싶었어.


그래서 아저씨한테 밥 원한다고 말하니

튀긴 돼지고기에 달콤 소스 뿌려서

밥이랑 같이 주더라.


단품메뉴인 것 같았는데

솔직히 맛 없었어.

무엇보다 소스가 너무 달아서

설탕에 밥 비벼먹는 느낌이었어.


여긴 앞으로 다신 안온다 다짐하면서

아침밥을 꾸역꾸역 먹고

굴다리 밑 조그마한 시장이 

형성된 곳으로 이동했지.


그리고 사람들에게 찢어진 기타가방을 보여주며

"어떻게 가요?"만 외쳐댔어.

그러니까 손가락으로 

멀지 않은 곳을 가리키더라.


수선집이 아니라

수선마차여.

그냥 길가다가 뜬금없이

미싱기가 있어...

어쨌거나 잘 찾아왔으니 다행이지 뭐.


아줌마는 10분도 걸린다고

기다리라고 하길래

주변을 찍어봤어.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한

고속도로 굴다리 밑 마을.

그나마 다행인 건 여기 엎어져 있는 개들은

순한 편이라 밤 늦게 돌아다녀도

짖거나 위협하지 않았어.


예전 RCA 콘도 묶었을 때는

20마리가 단체로 따라와서

진짜 심장 쫄깃했는데.


기타가방 수선을 마치고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갔어.

그리고 더운 나머지 침대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똑똑 거리는 소리...


'이거 느낌이 세하다?'


그래서 일부로 그냥 대답안하고 있으니까

라인 메세지가 날라오더라.

"J, 나 너네 집 앞이야.

우리 얘기 좀 하자.

문 좀 열어줘."


그건 바로 T였어.

얘기 할 마음도 없고

헤어진 마당에 집 안으로 들이면

안 간다고 배 째라고 할 것 뻔하니까

그냥 없는 척 했어.


"나 집 아닌데?"


"언제 올껀데..."


"안 가. 니가 거기 와있는데

왜 가냐.

할 얘기 없으니까 돌아가"


"기다릴게..."


"맘대로 하셔.

난 분명 안 간다고 말했어"


그리고 나는 셀프로 감금을 당해야만 했지.

최대한 인기척을 내지 않기 위해서

침대 위에서 움직일 수 조차 없었어.

조금의 삐걱거리는 소리도

현관문에 등을 대고 앉아있는 

T가 들을 수 있으니까.


그래서 한 자세로

거의 1시간동안 움직이지도 않고

버텼는데 좀이 막 쑤시고

욕창 걸릴 것 같은 거야.


심지어 에어컨 소리도 나면 안되니까

에어컨도 못 키고...

창문도 닫아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방 안은 완전 찜통이었어.


안되겠다 싶어서 조그마한 창문이 달려있는

화장실로 살금살금 이동했지.

근데, 화장실 벽도 외벽이라

엄청 뜨거웠어.


내 신세가 참 한탄스러웠어.

'하... 내가 왜 얘 때문에

이런 짓까지 해야하는 거야...

그래도 하루만 참자.

하루 후면 간다.'


그나마 다행인건 내가 집 열쇠를 잃어버려

T에게 있던 스패어 키를

이런 사단이 나기 전에 받았다는 것!

만약 T에게 키가 있었다면

그냥 문 따고 들어왔을 거야...


이 찜통같은 방에서 그렇게

30분을 더 참다가 도저히 못 참겠어서

에어컨 버튼을 누르는 순간

삑!!!!!!!!

에어컨에서 나오는 소리...


'설마 못 들었겠지?

못 들었을거야...;;'


그 때 방문을 두들기는

괴수의 소리가 들렸어.


"J! 너 안에 있지?

문 좀 열어줘! 얘기 좀 하자!"


'아뿔싸... 들켜버렸다.

이왕 이렇게 된거 

그냥 맘 편히 움직이자!'


"어. 안에 있는데 너 만날 생각 없어.

돌아가."


내가 방에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T는

30분 내내 방문을 두들겨댔고

문 열라는 소리는 

점차 흐느끼는 소리로 바뀌었고


그것마저 듣기 싫었던 나는

울거면 더 울라는 식으로

블루투스 스피커에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았지.


그렇게 두 시간 쯤 있으니까 

좀 잠잠해지더라.

그래서 갔나 싶어서 편의점이나 갈 생각으로

방문을 열고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타러 나왔는데

엘리베이터 옆 비상계단에서 

T가 후다닥 튀어나오는 거야.


얼굴은 눈물 콧물범벅인 상태로

내 팔을 붙잡더니 안놓았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제발 떨어져줄래?"


"얘기 좀 하자.

제발 부탁할게..."


하... 지친다 지쳐.

그래 얘기 너나 실컷해라.

철옹성 같은 방문이 열렸고

T는 언제나 들어오던 그 방문을

4시간이 지나서야 들어올 수 있었어.


방에 들어오자마자 T는

복도에서와는 달리 대성통곡을 하며

계속 용서를 빌었어.


2시간 동안 나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고

T는 계속 미안하다는 말과 

용서해달라는 말만 되풀이했지.


"T야. 이제 그만 가라.

나 내일 떠나.

피곤하니까 그만 좀 집에 가줄래?"


"으헝헝. 어디가는데?

가지마 제발."


떠난다는 말 한 마디에 대성통곡은 더 심해졌고

절대로 집에 안 갈 생각이더라.

제발 좀 집에 가라고 1시간 넘게 말했는데도

도무지 일어날 생각을 안했어.


그래서 힘으로 들어서 방문 밖으로

내보내려고 했는데

와 진짜 기를 쓰고 버티더라.

게다가 운동 근육이 있는 여자가

죽어라 버티니까 힘으로도 

내보낼 수가 없었어.


"T야. 솔직히 난 너한테 엄청 실망했고

지금도 널 경멸하는 상태야.

그리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는게 아니라

치앙마이에 Z형네 집으로 가는거야.

우리 관계가 예전으로 돌아갈 것 같지 않지만

거기서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볼테니

제발 좀 가줘라. 

이러면 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더 커져..."


그 말을 듣자 T는 알겠다고

자기 한 번은 더 보라는 약속만 해달라고 했어.

그리고 택시를 불렀고, 8시간이 지나서야

방문 밖을 나갈 수 있었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콘도 로비를 지나가는데

T는 선글라스를 끼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도도하게 걸어갔어.


와... 얘는 보여주기 위해 사는 건가?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치부를 

전혀 보이고 싶지 않은 건가?

자존감이 너무 높아서 콧대를

아주 그냥 꺽어버리고 싶네.


태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는

애정표현을 절대 안하지만, 단 둘이 있을 때

그렇게 화끈하다는데 이것도 설마 그런 건가?


T를 택시에 구겨넣고 다시 들어가는 길에

경비 아저씨와 마주쳤는데

오늘 내내 복도에서 니 여자친구 엄청 울었다고

왜 그런거냐고 묻길래.


헤어졌으니까 쟤 여기오면 다시는 

로비 문 열어주지 말라고 말했어.


이 날 하루 스트레스 엄청 받고

아무것도 못하고 통으로 날려버렸어.

그래도 이 정도면 깔끔하게 돌려보낸 편이라

생각함.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

담 편에서 만나장!


이번 이야기는

T의 한국 두 번째 방문의 마지막이자

나의 태국 두 번째 여행기의 시작이야.



T와 내가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은

하루밖에 남지 않았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서로 얼굴을 보려고

집중했던 것 같아.



그래서 사진이 많이 없엉.

내가 글을 쓸 때는 사진부터 올리고

그 때 기억을 더듬어 쓰는데, 

사진이 많이 없으니까

무척 난감하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서

나가야하는데, 하면서도

서로 엉덩이가 무거워 일어날 수 없었지.




T와 점심까지 숙소에서 뭉개고 있었어.

그러다가 T가 저녁에 자기 친구가 한국에 와있는데

만나지 않겠냐고 제안했어.


딱히 할 것도 없고,

흔쾌히 ok했어.



우리는 아침겸 점심을 먹으러

수유근처에 무한리필

삼겹살 집으로 향했어.


일어나자마자 삼겹살 못 먹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개인적으로 눈 뜨자마자

고기 찾는 사람이라



같이 생활하면 좀 피곤할 수도 있어.

근데, T도 식성이 나랑 좀 비슷한듯.

잘 먹더라



그리고 수유근처에

로드샵 쇼핑을 하러 갔어.




저번에 내가 힘들다고 한 것

무시해서 싸운 것 때문에

나름 T도 쇼핑하면서 

내 눈치를 살피더라구.

덕분에 많이 힘들진 않았어.





태국의 미샤나 토니모리,

에뛰드, 스킨푸드 같은 화장품은

왜 비싼지 모르겠어.

유독 우리나라만 많이 싼 것 같아.



덕분에 피곤해죽겠어...




저녁이 되어서야 우리는

T의 친구를 만나러 이동했고,

약속장소는 명동이었어.



우리는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했고

우리는 명동을 구경했어.

나는 그 친구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봤어.



그 친구 이름은 벤츠,

T와는 대학교 동기래.

뭐 이름이 벤츠지?

벤츠 꼭 타야하는 이름 같구만?




T의 대학교는

탐마삿이라는 대학교인데,

태국 내에서 연,고대 정도 되는 학교래.



자부심 엄청나.

세계 대학교 순위 50위 

안이라나 뭐라나



특히, 자기네 과는 태국 최고라고

어찌나 자랑하던지.



지방 체대 앞에서

주름 잡으니까

자동적으로 주눅들더라.



그래도 피가 한국인인 것에 감사함.

태국가서 일한다면,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태국 엘리트보다 돈 많이 받아.



그걸로 위안 삼자.

물론, 일을 구할 수 있다면 말이야...



명동 라인 프렌즈에서 

브라운 아이스크림 하나씩 사먹었어.

아이스크림 끝에 곰돌이 

머리 하나 달렸을 뿐인데,

가격이 2500~30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




우리가 저번 여행에서 같이 사진 찍었던

큰 곰돌이도 여전히 잘 있더라.




T 친구가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사진을 한번 더 찍지는 못했어.




벤츠라는 녀석을 만났는데, 

생각보다 깔끔하게 생겼더라구.

잘 사는 집 자제 냄새가 나더라.

친하게 지내야겠다 싶어서

이것저것 물어봤어.




벤츠라는 녀석은

푸켓 쪽에서 사업하는 부모님을 두었고,

자기는 태국 내 한국 관광팀장인 삼촌에게

일을 배운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푸켓오면 연락 꼭 달라고

하던데 물론, 빈 말이겠지.

안 믿어시캬.




그리고, 시덥잖지 않은 얘기를 이어나갔어.

여자친구는 있냐?

왜 없냐?

게이임?

게이 아니라고? 곧 좋은 여자 만날거야등등..




그리고 벤츠가 화장실 갔을 때,

T는 몰래 얘기해줬어.

벤츠녀석 게이라고.

근데, 티 안내는 게이라고 하더라.



학교 다니면서도

여자 만나는 거 한번도 못봤고

행동도 여성스럽다고 함.



무엇보다 T랑 얘기하는 것보다

나랑 얘기하는 걸 좋아하더라.


나 고등학교 때 교장이 

남자학생을 무척 좋아했는데,

여자랑 사진 찍을 때 표정이 딱 저거였음.

여자를 싫어하고, 남자를 좋아함.




여담으로

그 변태게이교장놈은 

남자애들 엉덩이 꼭 만지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나였음.




우리학교가 흙바닥 농구코트라

농구부 회장인 내가 할 수 없이 대표로

우레탄 코트 깔아달라고 요청함.




알겠다고 말하면서 슬쩍 엉덩이 만지길래

우레탄 코트가 나의 희생으로 생긴다는 

생각으로 참았는데

일주일 뒤에 전근감.

먹튀게이교장놈.





여튼, 벤츠를 만나서

치즈 등갈비 같이 먹었는데,

가격은 비싸고, 양은 적어서

셋 다 눈치보면서

쪼끔쪼끔 먹었어.



내가 돈을 벌 때라

더치페이 안하고 

내가 내도 상관 없지만,

어차피 한번 보고 말 애인데

뭣하러 내줌.



아낀 돈으로 T

설빙 데려가서 디저트나 사줬엉.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고,

T가 미리 로드샵에서 사둔

팩을 같이 했어.


구데타마라는 캐릭터라는데

만사가 귀찮은 달걀녀석이야.

뭔진 잘 모르지만, 팩으로 붙히니까

이쁘진 않았어.




우리는 마지막 날을

담담하게 보냈어.

사실 담담한 척 했는데,

맘은 아니더라구.




또 우울했어.

고개를 돌려보니

T가 훌쩍이고 있는거야.




"T, 울어?



"아니, 안울어... 팩 국물이야"



"Aㅏ.... 그러냐...

난 살짝 감동받을 번 했는데..."



"사실 눈물이야."



"응~ 안 믿어~

더 울어보셈"



"너 나 좋아하는 거 맞냐? -_-"



"응, 그러니까, 비행기표 예매했지"



"응? 무슨 비행기표?

너 설마?"



"응 7월에 학교 방학하니까

그 때 태국 갈게.

한달 반만 참고 있으렴"



"Yes!!!!!!!!!"



T는 눈물을 닦으며

소리 질렀고,

우리는 한 참을 들떠서

얘기하다가 잠들었지.




다음 날이 되었고,

난 출근하러 갔어.



점심시간 때 쯤에

T에게 전화가 왔어.



"J, 나와!"


"어? 어딘데?"


"니 학교 앞!"



T는 캐리어를 끌고,

가기 전에 날 보려고

우리 학교에 왔더라고.



그래서 후다닥 나와서

저번에 갔던 스테이크 집으로 갔지.




1달 반 뒤에 보지만,

그래도 조금 서글프더라구..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귀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먹은 것 같아.




마침내,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어.

"T 잘 지내고 있어~

이번엔 내가 갈겡!"



"알았어. 진짜 감동이야! 

내 생일 알고서 일부로 그 때 맞춰온다니!"



"어...? 물.. 물론이지!!

내가 이런 남자임!!"



사실 난 얘 생일 기억도 안났는데...

다행이다...



"너 이번에 오면

내 친구들도 보여주고, 우리 부모님한테도

소개할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이랑 같이 여행가자"



"어? 내가 니네 부모님이랑 

여행을 왜 같이가-_-"



"이게 태국에선 일반적인거야!

일단 오기나 해!"



"아.. 알았따..."




그렇게 우리는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어.



한달 반이란 시간동안

나는 관리된 내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서

운동도 다시 시작했고,

동시에 밴드녹음도 시작했어.



물론, 지금까지 앨범은 나오지않고,

다시 살은 쩌버렸지만.. 힝...

뭐 여튼 그 때는 열심히 했었어.




T도 자기 커리어를 

차근차근 잘 쌓고 있더라고.


나랑은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이라 그런가 싶어.

이런거 보니까 내가 더 초라해보인다.



다가오는 T를 위해서

라이언 인형도 샀엉.



이게 KFC랑 콜라보로 해서 팔더라고!

잘됐지! 난 KFC 환장하는데

치킨도 먹고, 선물도 마련하고

일석이조였엉!!



고민도 안하고 선물을 

이걸로 결정했징




태국으로 가는 휴가 날은 점점 다가왔어!




요롬코롬 환전도 하고,

우리은행에서 EXK카드도 발급받았어.

이게 뭐냐면, 태국 4개의 ATM에서

적은 수수료로 바트를 뽑을 수 있는 체크카드야.




특히나, 초록색의 카시콘 뱅크 이용하면

거의 수수료 없다고 보면돼!

태국은 뭐다?

EXK 하나면 끝난다해도 과언이 아님.

꿀아이템임. 강추강추




떨리는 마음으로

공항으로 갔어.

"T, 오빠 출발한다!

기다리셈!"



"빨리빨리 와! >_<"






이번 편은 태국여자 T와 북촌한옥마을이랑

제주도 갔던 일화야.



아 오늘 왜 이렇게 쓰기가 싫으냐...



날이 더워서 그런가,

직업이 없어서 그런가...



사진도 얼마 없고,

재밌는 추억도 없는 편이라

재미는 없을거야.



막상 쓰려고 하니,

나부터가 핵노잼이네.




이 날도 마찬가지로,

퇴근 후 후다닥 수유로 넘어갔어.



몇일 간 일 때문에 피곤해서

T랑 잘 못 놀아줬는데

이 날은 점심먹고, 수업이 없어서

계속 꿀잠잤었어.



체력도 비축해놨고,

T 몸 상태도 괜찮은 것 같아서

유명한 북촌 한옥마을로 가자고 했지!



북촌 한옥마을은

나도 한 번도 안 가본 곳이어서

나름 기대했어.



T와 같이 북촌한옥마을 입성!

언덕 위에 생긴 마을이라 그런지

한 참 걸어올라가야했어.



분위기는 내가 어렸을 적 살았던 동네의

아날로그틱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더라고.



나 어렸을 땐

서울 연희동에 살았는데,

달동네같은 산 꼭대기에 위치한



시민아파트에서 살면서

동네 형들과 공병 줏어서

팔았던 기억이 나네.



비슷한 분위기라

어릴 적 향수를 느낄 수 있었음.




외국인을 위한 종합지도가 있더라고.

보면서 길 찾아다녔어.



여기는 실제 주민들이 사는 곳이라

밤에 시끄럽게 떠들거나

문 안으로 들어가서는 안돼는 곳이니까



혹시 간다면 민폐 끼치지 말고

조용히 구경만 하도록 하셈.




조용할 땐 하더라도

포츠는 취해야지.





누가보면 나 혼자 여행온 줄 알겠네.

벽화배경이 이쁜건지,

카메라가 좋은건지

사진 잘 나왔네.



실제로 여기다녀온 사람들도

인생사진 찍을 수 있는 곳이라고

많이 추천하는 것 같더라.



근데, 정작 T 사진은 많이 없어.

T는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나 찍어주는데

나는 귀찮아서 걔 잘 안 찍거든.



 나 블로그 할 줄 알았으면

좀 찍어둘걸 그랬다.



밤이 되니까 야경이 이쁘더라고.

북촌 한옥마을 밑에는

삼청동 카페거리야.



거리는 깔끔하고 이쁘던데,

따로 찍은 사진은 역시 없어.

급 피곤해져서 빨리 집에 가고 싶었거든.



마지막으로 야경 한 컷!

이 사진이 북촌한옥마을에서 

찍은 건 아닌 것 같은데..;;

몰라. 일단 이쁘니까 올려놨엉



다음 날은 우리가 제주도 가기로 한 날이야.

T가 한국에 오기 전 부터 

제주도 가고싶다고 해서



나는 휴가를 하루 써서 

금요일날 출발하기로 했어.



T가 자기 비행기표까지 

예매 해달라고 해서

내 꺼 하는 김에 같이 했는데

되더라고?



외국인이라 안될 줄 알았는데

이름만 확실하게 기입하면

잘 되더라.



물론, 항공값은 칼같이 받아냄.

T가 여행오기 전

모든 경비는 다 반반한다고 미리 말해둠.



내가 얘가 뭔줄 알고 돈을 내줌.

내가 부자였어도 절대 안내줌.

님들도 가오 따지다가 글로벌 호구

되지말고, 조심 또 조심하셈.



이제는 얘가 어떤 앤지 다 파악이 됬지만,

그 때는 잘 몰랐으니까...



일이 끝난 후

나는 수유로 부랴부랴 가서

짐을 챙기고 공항철도를 

타기위해 이동했어.




역시나 105L 인생가방!

모든게 다 들어간다.

님들도 하나씩 구비하면 국내여행에서

짱짱맨 될 수 있음!(3만 5천원정도)




우리는 김포공항에 도착했고,

비행기를 타러갔어.


우리는 감귤항공을 이용했어.

역시나 좁더라.

우리는 이어폰 한 쪽씩 나눠끼우고

음악을 들으면서 제주도로 향했지.




"J, 나 이제 제주도 갔다오면 우리 볼 시간

실제로 하루밖에 안 남는거 알아?"



"응, 심지어 너 공항 갈 때

나 못데려다 줘

일하고 있을 시간이라.."



"그럼 가기 전에 내가 너 일터로 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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