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이싼 지방의 메카인

콘깬에 가서 야시장과 클럽과 같은

밤문화를 즐겼던 이야기야.


곤이와 저녁을 대충 먹고

잠이 들고 일어나 보니

밤 9시 쯤 되어있었어.


곤이는 코를 드렁드렁 골며

아직 꿈나라를 헤매고 있었어.

아니, 사경을 헤매고 있었지.

이색기 코 고는 거 보면

진짜 숨 넘어갈 것 같다.


얘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겠지?

우린 둘 다 무호흡증 있으니까.

서로 코고는 소리 듣고

베개를 던지고 코 뜯어버린다는

말을 주고받곤 했었는뎅...

어려모로 잘 맞아!


곤이를 서둘러 깨우고는

콘캔에서 유명한 야시장에

스쿠터를 타고 달렸지.


우리가 도착한 그 야시장의

이름은 Ton Tann market이야.

여기에 도착하고나서야

콘캔에 온 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지.

방콕과는 다른 몽환적인 야시장!

중세시대의 갑옷도 이렇게 서있고

사람들도 복작복작하게 많이 있더라고?

콘캔사람들 멋지고 이쁜 사람들이

꽤 많더군!


일단 남자던 여자던 다들 몸매들이

장난 아니여...

다리비율이 말도 안됌...

외모는 대부분이 방콕에서 보았던

이싼계 미인들이었음.

이 녀석은 어김없이

전투복을 입고나옴.

자기 예명이 창(코끼리)라는 걸

강조하기 때문에 전투복으로 항상

이걸 입지.


나도 예명이 싱하여서

싱하 티셔츠를 한 장 샀는데

면 재질이 안 좋아서

땀냄새가 금방올라와.

그래서 배신 때리고 같이 안 입음.

우리 둘은 태국 사람들에게 우리를 소개 할 때

비아 창, 비아 싱 형제라고 말하곤 하지.


웃으면서 맨날 하는 말이

맥주를 얼마나 좋아하면 태국이름이

그거냐고 그러더라.

사실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예명을 찟따펀이나 쑤팝 할 수는 없잖아.

한 바퀴 휙 둘러보니

이런 이쁜 연못이 있더라고?

연못 옆 다리에는 수 많은

커플들이 손을 부여잡고 셀카를 찍고 있었지.

"곤아, 다 커플인데 다들 부럽다..."

"하... 나도 이런데 여자랑 왔어야 돼는데

왜 하필 니 새끼가 있는 거야!"


"그럼... 내가 오늘 하루만 여자친구 해줄까?"

그리고는 곤이의 손을 꼬옥 잡았지.

"놔라 놔 샛기야!

더럽다 인마!"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곧 이내 적응한 듯

우리는 서로의 손을 깍지끼고 걸었징.


베지터 같은 놈.

결국 손 잡아줄거면서.


둘 다 태국에서

장기간 여행을 하다보니

이젠 주위의 시선 따윈 

상관하지 않게되어버린 걸까나?

지금 생각하면 개 토나옴.

연 못 한 가운데는

포토 존이 있어서

연인들이 줄을 서서 찍어가더라.

우리도 빠질 수 없지!

줄 선다! 그리고 찍는다!

얍얍! 하트 뿅뿅이당!

이 날 만큼은 곤이를 부를 때

여자소리를 내며 "차앙❤"

소리를 냈더랬지.


아, 참고로 창은 2성조라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사오정 같은

목소리로 해줘야 제대로 알아들음.

여자소리 내면서 성조까지 하니까

더욱 더 게이스러워졌엉.

연 못 이쁘당.

근데, 조명 때문에 이쁜거지.

물은 짜오프라야 강물보다 더 더러움.

한 바퀴를 쓱 보니까

야외무대가 있더라고?

나름 실력파인 뮤지션들이

열창을 하더라.


많은 사람들은 먹을 거리와

맥주를 사들고 와서

앉아서 풍류를 즐기고 있었어.

한국에도 이런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당...


곤이녀석은 이 곳에 온 김에

그 동안 해보고 싶었던 헤나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어.

기왕이면 크게!


곤이 녀석은 같이 하자고 했지만,

헤나 경험이 있던 나는 시간이 흐를 수록

헤나는 에매하게 지워져

보기에 더럽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거절했지.


약 30분의 시간이 소요됐고

곤이는 커다란 타투를 가지게 되었지.

그리고 리얼 태국인이 된 것 같다며

자신감이 200%가 되었어.


그의 크고 아름다운 헤나는?



요롬코롬 생겼어.

장미 꽃 위에 올라앉은

멋있는 독수리.


이 녀석 몸집에 타투가 생겨버리니까

진짜 레알 조폭같다...

하지만, 방콕으로 돌아갔을 때

팔뚝에 독수리는 더 이상 늠름하지 않았어.

병이 심하게 들어 깃털이 빠진

늙고 처량한 비둘기가 되어 있었지.


곤이는 일부로 긴 팔을 입어

민망하고 아픈 비둘기 녀석을 

감추려 애를 썼지만

그 녀석이 여자하고 말을 섞을 때마다

나는 배알이 꼴려 여자 앞에서

그 녀석의 팔을 몰래 걷어올렸었어.


그리고는

'이 녀석 몸에는 밀어도 없어지지 않는

병든 닭이 있다'

창피를 주곤 했지.


어쨌거나, 우리는 헤나를 하고

우리는 그 토록 가고 싶었던

클럽을 가보기로 했어.


외국인이 많이 없는 이 곳에서

우리는 슈퍼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현지 사람들에게 놀기 좋은 곳에

대해서 물어보니까

U-bar와 먼로 클럽을 추천하더라고?

하지만 그 때, 먼로클럽은 문을 닫았었지.


그래서 하는 수 없이

U bar로 갔어.

근데 이게 왠 걸?!




11시에 갔는데 뭔 사람이

하나도 없냐...

하... 우리 둘만 있네

우리 둘만 있어.


일단, 맥주 한 잔만 시켜서

아니다 싶으면 바로 빼자 생각했어.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음악을 듣고 있는데

조금씩 사람이 들어오는 거야.


옳타구나 싶어서

맥주를 한 잔 더 시키려는데

들어오는 사람들 모두 다

조니워커 블랙라벨 양주를 먹더라고?


뭐지?!

콘깬사람들 다 부잔가?

어떻게 하나 같이 다 블랙라벨을

먹고 있는 거야?!


그래서 혹시나 싶어서

메뉴판 좀 가져와 달라고 했는데

블랙라벨 프로모션으로

엄청 싸게 팔고 있던 거야!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방콕의 블랙라벨 값보다 무척 저렴해서

엄청 놀랐어.


게다가 소다와 콜라, 얼음의 믹서비용은

전부 무료!

미쳤따리...

콘캔 오길 엄청 잘했다.

우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시켰지!

크, 둘이서 블랙라벨을 시키고

믹서를 이렇게나 많이 깔아놓다니...

부자가 된 기분이었어!

어깨에 한 껏 힘을 주고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이러고 있더라.

환상 깨짐.

사람은 점점 차오르고 밴드 타임도

끝나서 드디어 일렉의 시간이 다가왔지.

우리는 기똥차게 춤을 추며

'지금 한국인 두 명이 여기 콘캔 클럽에서

신명나게 춤을 추고 있으니까 

다들 잘 지켜봐라'


주위의 뜨끈뜨끈한 시선이 느껴졌어.

우리는 그럴 수록 더욱 남의 눈치를 

신경쓰지 않으며

무아지경의 댄스를 했더랬지.


하지만, 댄스타임의 시간은 짧았다...

다시 돌아온 태국밴드타임!

그래, 댄스로 우리의 존재유무를 알렸으니

이제 스무스하게 다가가자!


옆 테이블 마다 건배를 제의하며

눈 마주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했지.


"안녕 캅! 반갑다 캅!

여기 계신 분 너 여자친구임 캅?

무척 이뻐서 부럽다 캅"

"ㅇㅇ 여자친구 맞다

고맙다 캅!"


"안녕 캅! 반가워 캅!

옆에 계신 분 너 여자친구 캅?"

"ㅇㅇ 여자친구 캅!"


"안녕 캅! 여자친구 캅?"

"ㅇㅇ 캅"


아니 다들 뭐 여긴 커플끼리 옴?

아니면, 이 날만 커플데이 인거야?!

저 쪽에 여자끼리 온 테이블이 보였어.

곤이가 추파를 날리며 

'꼬시까 꼬시까' 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날개 짓으로 다가갔지.


그리고는 1분 만에

꺼이꺼이 눈물을 닦으며 돌아왔어.

"야... 너무 무안하다. 진짜...

반갑게 짠은 해주는데

그 다음부터 내한테 관심이 없다...

지들끼리 논다...

뭔가 치앙마이 같다..."


"개솔 ㄴㄴ.

니가 태국말 못하고 무섭게 생겨서 그럼.

이번엔 내가 저 쪽에 가서 추파를 던져보겠음.

잘 봐라 시캬. 

꼬시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여!"


나는 스무스한 백스텝을 밟으며

그녀들의 테이블로 갔지.

"안녕하세요 캅!"

"아... 네..."


"짠 한 번 같이 하고 싶어서

멀리서 왔어요!

멀리서도 이쁜 사람은 잘 보이거든요!"

"아... 네..."


"짠! 아이 맛있다!

이쁜 사람이랑 짠 하니까

더 맛있네!! 에헤헷!"

"..."


'분위기가 싸늘하다...

등 뒤에 비수가 꽃힌다...

이대로라면 뒤에서 보고있는

곤이가 날 개무시 할 것이다...

뭐라도 해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하핫! 우리 짠도 했는데

즐겁게 놀아BoA요!!

같이 춤 춰요! 춤!

히릿! 허이짜 허이짜!

신난당!"


"...?"


"갈게요... 재밌게 노십쇼..."


그 이후로 우리의 컨피던스는

급 하락했고, 그 어떤 흥겨운 노래가 나와도

우리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었어.

와중에 더 빡치는 건 밴드음악만 계속 나오는데

다 같이 떼창하면서 즐김.

근데, 그 안에 우리는 없다는 거...

그냥 답답함에 술만 축내고 옴...


술을 다 먹고 우리는

한 마디의 대화없이 호텔로 향했지.

"곤아..."


"응...?"


"콘캔 좋은 도시 맞지?

사람들 아주 착했지?"


"그럼. 사람들 얼마나 착하고

친절했는데."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머뭇거리며 보았어.

그리고는 우리는 동시에

말을 걸었지.


"저기...!"

"저기...!"


그리고 내가 먼저 말을 꺼냈지.


"사람 좋고 친절한 콘캔에서

너무 재밌었어!

근데, 우리 여기 너무 오래 있었나봐.

방콕이 너무 그리워지네?"


"그래 맞아!

방콕이 너무 그립다.

우리 이제 슬슬 돌아갈까?"


우리는 10시간이 넘게 차를 타고

콘캔에 도착했고

만 하루의 여행을 즐기고

다시 방콕으로 10시간이 걸려 돌아갔어.


아직도 곤이녀석과 콘깬에 대해서

말 할 때면 우리는 추억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하곤 해.


분명 사람은 좋고 친절한데

뭔지 모르게 각박한 곳!



-다음 편에서-

오늘 이야기는

RCA 거리에 있는 방콕의 유명한 클럽 

루트66을 다시 찾아갔던 이야기야.


다들 전 편을 봤다면 알겠지만, 

내가 루트66에서 잃어버린 위스키를

돌려받기 위해서는

한 번 더 루트66을 가야만 했어.

그게 웨이터 녀석의 조건이었거든.


그래서 연속 2일로 

루트66을 가야만 했었지.

이 때 내 심정은 그다지 좋지 않아서

그냥 빨리 가서 남은 술만 다 먹어버리고

다시는 루트를 가지말자고 다짐했어.


그렇기 때문에 일말의 썸은 

기대하지 않은 채

비비크림은 커녕 세수도 제대로 하지 않았지.


하... 거울을 보니까 왜 삼촌이 서있냐...

후줄근한 셔츠와 플테안경...

완전 아저씨 같네.

거울을 볼 때마다 몰려오는 자괴감에

몸부림 쳤지만 이 내 모든 걸 포기하고

술만 먹으러 루트로 향했어.


나는 약속한 대로

루트 정문에서 곤이녀석을

기다리고 있었지.


녀석은 일본 학원 폭력물에 나오는 듯한

휘황찬란한 야구잠바를 입고 왔지.

대체 용은 왜 있는 거여?

곤이 얼굴에 그 잠바 입으니까

양아치가 아니라 레알 조폭 두목 같다...

한마 바키라는 만화에 나오는

손으로 책이든 철근이든 찢어버리는

하나야마 같음.


어쨌거나, 우리의 우울한 클러빙은

시작되었어.

나는 춤도 거진 추지 않고

그냥 리듬을 타며 

술만 빠르게 축내고 있었지.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술만 먹다보니까 다리에 피가 쏠려

슬슬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어.


의자가 너무 절실하게 앉고 싶어서

웨이터 녀석한테 의자 좀 달라고 하니

남는 의자가 없단다.

의자가 없다면서 왜 새로오는

여자애들 테이블에는

의자 주는 거야? -_-


남자는 안 주는갑다 싶어서

바로 옆에 있는 여자 테이블을 보니

앉지도 않는 의자가 떡하니 있는 거여?!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비굴하고 억울한 표정으로

빤히 쳐다봤어.


"뭐...뭐냐 카?"


"저기... 미안한데,

의자 안 쓰면 내가 좀 앉아도 될까요 캅?

다리가 쓸데없이 무거워서

너무 힘들어요 캅"


"음... 진짜 무거워 보이긴 하네 카.

의자 가져가라 카"


"ㄳㄳ

고맙슴당 캅!"


그리고 의자에 한 참동안

앉아서 술을 먹으면서

리듬을 타는데 의자를 빌려준

친구가 먼저 건배를 제의하며

내게 다가왔어!


'응? 나 오늘 폐인인데?

뭐지?'


안 꾸민 꾸질꾸질한 얼굴이

게이처럼 안 보여서 먹히는 건가?!

여자는 다가와서 내게 말을 걸었어.


"너 뭔데 태국말하냐?

중국인처럼 생겼는데

태국에서 일하냐?"


"아뇨. 저 태국인데요?"


"뻥치지 마라!

중국인처럼 생겼는데?

니하오마?"


"안녕하세요"


"헐 555555

ㅋㅋㅋㅋㅋㅋㅋ

kkkkkkkkkk

Lol

너 한국인이야?!"


"태국인데요?"


"안 믿어! 와 너가 한국인이었구나.

우리끼리 어느 나라 사람인지

내기했거든!

너 이름이 뭐야?"


"찟따펀이요 -_-"


"찟따펀?!

너 남자 아니야? 

왜 여자 이름이야?"


"이거 여자이름이에여?

태국어 교재에 나와서

오늘부터 찟따펀 하려고 했는뎅..."


"와... 너 대박!

너처럼 태국말 잘하는 한국인

처음 봐!"


그렇게 입담의 물꼬를 튼 나는

급속도로 그녀들과 친해졌지.

그녀들은 3명이서 왔는데

태국의 용산이라는 포츈타워에서

핸드폰 수리 및 판매점 사장과 

a/s 기술자더라고.


나와 얘기를 한 그녀는 a/s기술자이고

곤이와 친하게 말했던 여자B는 사장이었어.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A의 동생이었어.

그녀만 혼자 짝을 찾지 못해

혼자 걷돌면서 다른 테이블의 남자들을

쳐다볼 뿐이었지.


그러다가 우리 맞은 편에

혼자 온 태국 남자가 보였는데

거기에 추파를 그렇게 날리더라고.


근데, 그 태국 놈은

혼자 테이블을 잡고

술을 홀짝홀짝 마시며

여자가 오든말든 신경 안 쓰는

레알 쿨남이었어.


오로지 음악을 들으며 술과 함께

핸드폰 게임만 할 뿐.

A의 동생은 그 남자한테 꽃혔는지

앞에서 그렇게 교태를 부리더라고!


딱봐도 잘 사는 친구라고 느꼈던게

손에는 금반지가 몇 개 있었고

목에는 금목걸이를 걸고 있더라.


처음엔 A의 동생 뿐 만 아니라

다른 여자한테도 관심이 없어보여서

게이였나 싶었는데 아니더라고!

우리 테이블과 건배를 몇 번하고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여자 엄청 좋아한데.


그래서 A의동생이 너 좋아한다고 

엄청 밀어줬는데

괜찮다고 괜찮다고 몇 번 거절하더니

결국엔 A의 동생과 어디론가 사라지더라고.

간사한 새끼...


어쨌거나, 예상 밖으로 클럽에서 재밌는 시간을 보냈어.

그리고 언제나처럼 클럽이 끝난 후

꽁치라면을 먹으려 가려 하는데

같이 먹으러 가자고 하더라고!


게걸스럽게 촵촵거리며 먹는 모습

썸녀에게 보여주기 싫지만

그래도 언제 또 만날지 모르니

같이 갔지!


그녀는 대담했어.

테이블에 앉자마자 내 허리를 휘감기도 하고

볼에 뽀뽀하기도 하고...

나이는 나보다 한 살인가 두 살 차이 밖에

나지 않았을걸?


원래 성격이 저런 건가 아니면

능력이 있어서 아쉬울게 없어서

그런 건가 궁금했어.


물어보니 사장과 기술자인 그녀는

월급이 우리나라에 비해서 

꿀리지 않을 정도로 벌더라고.

태국에서 그 정도면 엄청 잘 버는 거지!


그다지 많이 취하지도 않았는데

뽀뽀해주셔서 나도 마음이 확 끌리더라.

누구나 다 인정하잖아!

자기 좋아해주는 평균 이상의 외모의 이성에게는

누구나 혹 한다는 점을...


맞지? 

아님 말고!


여튼, 라면을 먹고

다음 날 술 한 잔 더 먹자는 약속을 하고

우리는 깔끔하게 각자의 집으로 갔지.


그리고 다음 날 저녁에

후웨이쾅에서 술 먹자는 연락이 왔어.

그래서 전 날과는 다르게

렌즈도 끼고 비비크림도 쳐발쳐발하고

나갔는데 안경 쓴 얼굴이 더 좋다고 하더라고...


아무래도 이 친구는 

안여돼(안경, 여드름, 돼지) 쪽에 

취향이 있는 것 같다...


곤이와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젯 밤 그 부자쿨남과 A의 동생이

먼저 자리잡고 있었어.


특히, A의 동생은 잘떡처럼

그 남자에게 척 앵겨붙어

떨어질 줄을 몰랐어.


아무래도 어젯 밤 뭔가

거사가 있었나보다 -_-;


나는 남자 애가 뭐하는 애길래

저리 왠만한 한국인 조차도 가지지 못한

쿨한 여유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어.


알고보니, 남자 애는 부자가 맞았어.

차가 벤츠인 건 기본에다가

직업은 SCB은행 본사직원이었어.

그리고 아버지 사진을 보여주던데

아버지는 경찰 총장급 직위를 가지고 있더라.


근데, 잘 사는 것들은 

꼭 재수없는 걸 동반해야 하는 걸까?

지 자랑 엄청 하더라-_-

이번에 일본에 갔는데 어땠다더니

저번에는 대만가서 어디서 뭘했냐느니

이건 18만원짜리 컵이라더니


-_- 부모 잘 만나는 게 최고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꿀리지 않는 점은!!!



나는 너네가 그렇게 갈망하는

흰 피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너의 부모님 재산이 많아도

니 월급은 내 월급보단 낮단다!

뭐, 보너스에 성과금 포함하면

그런거 없는 나는 그냥 지겠지만 ㅠ


그리고 나중엔 듣다가 지쳐서

여자A랑 술 겁나 먹었던게 기억남!

2시간 쯤 흘렀을까?

우리의 이성은 마비되고

여자A의 행동은 점점 대담해졌어.


뽀뽀를 시도 때도 없이 하는 거여!

남의 눈치 많이 보기로 유명한 태국에서!!

뭐, 나야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받았지!


그리고 술이 적잖이 취했을 때쯤

나는 큰 실수를 저질러버리고야 말았어.

화장실을 가기위해 일어났을 때

테이블에 있는 그녀의 최신 아이폰을

툭 치고 말았고 아이폰은 바닥으로 떨어졌어.


알다시피, 아이폰 유저라면 떨어트렸을 때

제일 먼저 하는 걱정은

액정의 손상유무야!


언제나 그렇듯, 불안한 예감은

왜 항상 맞는 건지...

그녀의 액정은 파손되고 말았고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어.


그녀는 놀랐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고

괜찮다고 말했어.

나는 나 때문에 깨졌으니

보상 해주겠다고 했으나

그녀는 끝끝내 거절했지.


"J, 괜찮아!

너도 알다시피 내 일이 이런 거

고치는 일인데 뭐!

얼마 안하니까 신경쓰지마!

정말 신경쓰고 싶으면

뽀뽀로 갚아!"


말하는 것도 이뻤어.

이런 여자를 위해서라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수 있지 암!


우리는 술을 더 먹었고,

그녀와 나는 분위기를 타서

서로의 촉수를 교환했지!

우리의 입 속에서는

에어리언과 프레데터가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어.


그녀가 외모 뿐 만 아니라

행동이 너무 이뻐서

그녀를 더욱 꽉 끌어안았고

그녀도 팔을 휘감아 내 몸을 감쌌지.


그녀의 팔은 점점 은밀한 곳으로 올라가

가서는 안되는 성역으로 가고야 말았어.


"윽!"


그녀는 흥분한 나머지

내 머리채를 잡았고

더욱 더 내 머리를 세게 휘어잡았지.


독자들은 알 거야.

내가 왜 이렇게 인생을 즐기는지...

난 앞으로 5년 뒤면 대머리가 될 예정이라

머리털 있을 때 후회없이 즐기자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거든.


근데, 이 여자는 내 대머리 인생을

더욱 더 앞당기고 있었어.

내 생명의 원천과도 같은

머리털을...


고작 하룻밤 만난 이 여자에게

용납 할 수 없었어.

머릿털을 잡은 이 후로

취해있던 내 정신은 말똥해졌고

그 이 후로 더 이상의 썸은 없었어.


그녀를 계속 만난다면

더욱 더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질텐데

그녀의 흥분도와 비례해

내 머리털은 남아나지 

않을 게 뻔했기 때문이지.


물론, 재밌게 쓰고자 이렇게 표현했지만

더 만나지 않았던 다른 이유로는

손 버릇이 안 좋다는 점이야.

태국 여자를 잠깐이라도 만났던 남자라면

이건 조금 공감할껄?


태국 사회는 모계사회라 그럴 수도 있지만

만났던 대부분의 여자는

남자를 함부로 하는 경향이 있었어.


머리나 퍽 때린다거나 

얼굴 앞 면을 툭툭 친다거나

굉장히 기분이 나빠지게 하는 행동들 말이야.

태국에서 머리 치는 거 예의 아니라면서!

왜 항상 남자들 얼굴은 쉽게 툭툭 치는 거야?!


이미 몇 번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술 먹은 이 후로 이 행동이 더 과격해져서

그 이후로 더러워서 안 만났어!

내가 못났어도 우리 부모님의 소중한 아들인데!

머리는 툭툭 치는 거 아니야!


설마 아이폰 깨져버린 것 때문에 그런건가?

쿨하지 못한 년...


-다음 편에서-


이 날은 전 편에서 언급했듯이

오랜 만에 랑짓에서 놀았던 날이야.


방장 형은 그동안 카오산에서 놀다가 만난

서양 애들과 차를 끌고 

깐짜나부리 투어를 갔댔는데

드디어 투어가 끝나고 랑짓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간만에 한번 뭉치기로 했지.


단톡방에 남아있는 인원은 많지 않았지만

새로들어온 멤버 둘이 있었기에

같이 만나기로 했어.


나는 할 것도 없어서 아침운동이 끝나고 

먼저 랑짓으로 가서 주변을 좀 돌아보려고 했지.

그래서 일단 승전기념탑으로 갔어.


그 곳에는 수많은 미니밴이 줄지어있었는데

도무지 어떤 거를 타야되는지 모르겠더라고?

영어는 하나도 없고 표 사는 곳도 따로 없어서

일단 직원같아 보이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어.


"안녕하세요 캅, 랑짓가는 롯뚜 어디에요? 캅?"


"어? 랑짓 가려고? 저기 맨 뒤에 차 타면 된다 캅"


"ㄳㄳ 캅"


랑짓 가는 미니밴을 찾는 건 생각보다

무척 쉬웠어.

일단 무작정 차를 타긴 했는데

요금이 얼마인지, 어디서 어떻게 

내려야하는지도 모르겠는거야.


그래도 일단 무작정 랑짓으로가서

택시타는게 저렴할 것 같아서 그냥 앉아있었지.

운전사가 탑승하더니 조그마한 바구니를 돌리더라고? 

사람들은 그 바구니에 성금모으듯

하나 둘 돈을 넣는거야.


금액이 얼마인지 몰랐기에 

옆에 앉은 여자에게 물어봤어.


"죄송하지만, 이거 얼마에요 캅?"

"30바트(천 원) 카~"

"히에에엑? 엄청 싸다...

근데, 저 100바트 짜리 밖에 없는데 어떡해요?"


"줘바요 카~

이렇게 바구니에 있는 돈을 

알아서 거슬러 가지면 돼요 카~"


미니밴의 시스템은 생각보다 간결했어.

양심에 따라 돈을 넣고 끝인줄 알았는데

금액이 맞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걷은 돈을 운전기사가 세보더라고.

만약 금액이 안 맞으면?

그 때부터 진실게임 시작하는거지.


랑짓까지 가는 미니밴의 비용도

말도 안되게 저렴했어.

이렇게 가면 편도 30바트 밖에 안드는데

그동안 350바트를 주고 택시를 타고 다닌

나는 호구였던가...

역시 아는 만큼 절약 할 수 있다고

모험하길 잘했어.


한 가지 문제는 어디에서 어떤 시점에 

내리는지 모르겠다는 거야.

그래서 운전기사한테 슬쩍 물어봤지.


"이거 퓨쳐파크 가요 캅?"

"간다 캅! 도착하면 불러준다 캅!"


내리는 것도 고민해결!

택시보다 효율적이잖아?

단 돈 30바트에

일반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를 타고 가고!

나는 이후로 랑짓 갈 때면

항상 미니밴만 탔어!


드디어 목적지에 다 왔는지 

운전사는 퓨쳐파크를 외쳤고 나는 내렸어.

퓨쳐파크는 랑짓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돈무앙 쪽 사는 사람들도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


일단 더워서 안에 들어갔는데

다 쇼핑쇼핑센터라 구경 할 것도 없이

 그냥 땀만 식히고 나왔어.


그리고 방장 형이 있는 호텔로 가기 위해서

근처에 있는 오토바이 택시를 탔는데

역시 바가지 없이 30바트만 받는다.

물론, 미니밴 값이랑 똑같아서

짜증나는 부분도 있지만,

방콕의 경우 그 정도 거리를 갈때 최소80바트는

불러버리니까 감안해야지.


방장 형이 묶는 곳은 랑짓에 하나 우뚝 솟은

타라 그랜드 호텔이야.

주변에 괜찮은 호텔이 이거 하나밖에 없어서

방장 형은 맨날 여기에만 묶더라고.


방장 형은 아직 오는 중이어서

근처 카페에서 방장 형을 기다리기로 했지.


랑짓에 있는 지브라라고 하는 카페인데

나름 분위기도 괜찮아.

밥도 같이 파는데, 맛은 그닥 없어.

갈 사람은 커피만 드셈.



막간을 이용해서 태국어 공부!

태국어 책은 언제나 가지고 다님!

믿기진 않겠지만, 나는 나름 공부쟁이라 

내가 좋아하는 공부는 꾸준히 함.


태국어 쉽게 금방 배우는 방법?

이건 내 경운데

필수명사랑 필수동사만 

외워서 창조해버려.


예를들면, 필수 명사로는 

나, 너, 우리, 그, 그녀등이 있고

필수 동사로는 가지다, 원하다, 알다

하고싶다, 할 것이다 등등이 있어.


여기에 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를

 추가해서 외워준다면

어렵지 않게 태국어 문장을 

조합해서 말 할 수 있지.


양이 많지 않아서 머리가 빠가인 사람도

3일이면 외울 수 있어.



그렇게 혼자 공부하며 기다리는데

금방 단톡방에 있는 한 사람이 더 왔어.

이 형은 태국에 문신하러 왔다가

단톡방 모인다고 해서 와봤데.


우리는 간단한 소개와 대화를 했고

오래 걸리지 않아 방장 형도 도착했어.

방장 형은 장거리 운전을 하느라 

차가 많이 더러워졌다고

세차장에 먼저 들렸다가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차장은

그 날 영업을 안했고, 

우리는 바로 밥을 먹으러 갔지.


여기는 아까 그 호텔 근처의 길거리 시장인데

먹거리를 엄청나게 싸게 팔아.

타코야끼부터 태국음식과 닭다리, 족발등

다양한 음식들이 있어!!


세 명이서 100바트(3,300원)씩 걷었는데

이 많은 음식들 다 살 수 있을 정도로 싸!

여기 완전 맘에 들어!!

결국 음식이 너무 많아서 다 먹지 못하고

남겨버렸어... 분하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먹으며

대화를 더 나눴지.


하지만, 문신 형은 밤에 약속이 있다고

먼저 가야한다고 해서

결국 방장 형과 나만 남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저녁 늦게 온다고해서

그 사람이 올 때까지 마사지나 받으러 갔어.


방장 형은 마사지도 랑짓이 짱이라고

그렇게 말해왔는데 오늘 드디어 검증하는건가?

마사지는 200바트였어!

마사지사는 푸짐한 아주머니었는데 

딱 봐도 손압이 강해보였어.

무엇보다 좋았던 거는 등에 

호랑이 기름을 발라서 

오일마사지를 해줬다는 점이야.


처음으로 오일 바른 손에 

마사지 당해봤는데

느낌이 무척 좋았어.

하악하악... 또 가고 싶당.


마사지가 끝날 때 쯤 

단톡방의 다른 형이 도착했고

우리는 술집에 가서 가볍게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눴지. 


그리고 언제나처럼 컨팽능이라는 클럽에 가서

흥겹게 춤을 추는데

새로 온 형이 표정이 별로 안좋아.

아무래도 로컬 쪽 음악은 안 맞나봐.

나는 은근히 신경이 쓰였어.


감성지수가 높은 편이라 아닌 척해도

다른 사람들 기분을 맞춰주는 편이기 때문에

'우리가 뭐 어떻게 해줘야 하나?'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방장 형에게 뭐 어떻게 합석이라도 

시켜드려야되는 건가 물어보려고 할 때 

방장 형도 갑자기 얼굴이 심각해진 거야.


그리고는 발시발시 소리를 내며

문자를 하시던데 알고보니

방장 형 썸녀의 친구가 방장 형을 

클럽에서 봤다고 썸녀한테 얘기한거야.

그리고 썸녀는 문자로 방장 형한테 

총 들고와서 쏴죽인다고 하는 상황이고.


방장 형은 전화로 쌍욕을 하면서 

쏠 거면 쏘라고 하더라.

그리고는 동생들이랑 술 마시러 놀러온건데

왜 혼자 북치고 장구치면서 

죽인다니 개소리를 하냐고.


개쌍욕을 먹은 후에야 

정작 썸녀는 미안하다고 하고 연락이 왔어.

방장 형은 이 날 하루는 

춤 안추고 조용히 있다 갈거니까

내가 좀 고생해서 새로 온 형 케어 

좀 해주라고 하더라.


그 말인 즉슨, 

내가 밤문화 가이드를 해야하는건가...

하... 방장 형은 여전히 발시발시하면서 

그 썸녀랑 메세지하고있고...

새로 온 형은 발시발시 하는 표정으로 

술만 먹고 앉아있고.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주변을 둘러봤어.


엄청 이쁜 여자애가 있는 테이블이 보이는 거야.

꽃이 있는 곳에 벌레가 꼬인다고

수 많은 로컬남자들은 그 테이블로 가서 

말을 걸었는데 역시나 까이는 거야.


이거다 싶었지.

나 역시 벌레가 되어 까인다면

형들을 위해 노력했다는 명분이 생길거고

꼬시는 건 내 능력 밖이니 오늘은 여기서 파하자는

계획을 세우면서 말이야.

그래서 출동했지.


그 쪽 테이블은 총 세 명이었는데

한 명은 무척 예뻤고

다른 한 명은 음.....

마지막 한 명은 여자이지만,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톰보이였어.


헌팅의 기본수칙인

'성공하려면 폭탄에게 다가가라'

라는 말과는 반대로

나는 실패를 꿈꿨기 때문에

제일 이쁜 여자에게로 갔어.



"안녕하세요, 캅"


"안녕 카~"


순간, 심장어택 당했다...

살갑게 웃어주는데 너무 이쁘다...

평소 이상형이 웃는게 이쁜 여자인데

딱 얘잖아?


"흠흠... 별 다른 게 아니라

저기서 봤는데 너무 이뻐서

술 한 잔 짠하려고 왔어요 캅"


"짠!"


이뻐도 매몰차게 거절하지 않고

짠은 해주네 ㅎㅎ

근데, 그 여자 분이 먼저 이것저것

물어보는 거야.

나는 헤벌레해서 신나게 대화했지.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옆에 있던 톰보이 녀석이

'너 원래 자리로 안 가도 돼?'라는

싸늘한 말을 했고, 여기까지인가 싶어서

돌아가려는 찰나 그 상황을 눈치 챈

방장 형이 후다닥 달려와서 서포트를 해주셨어.


그리고는 특유의 웃긴 춤을 추며

엄청난 태국어 스킬로 자연스레 

그 자리로 녹아들게 되었지.


그 이후부터는 톰보이가 손 쓸 시간도 안 주고

아웃사이더 랩보다 더 빠르게

여자애들과 나가서 술 마시자는 약속을 잡고

후다닥 데리고 나왔어.


나가는 와중에 새로 온 형은

"하... 나 폭탄이랑 파트너해야 할 것 같은데...

그냥 집에 갈까?" 라고 투덜거렸어.


나는 어차피 여자친구도 있으니까

형이 원하는 애 옆에 앉으라고 했지.

난 아무데나 앉겠다고 하고...


하지만, 시간을 돌릴 수만 있으면

이딴 병신같은 짓은 다신 하지 않을 거야.


어쨌든, 클럽 맞은 편에 있는 술집에 도착했는데

그 이쁜 여자애가 핸드폰이 없어졌다고 하는 거야.

그것도 산지 3일 된 최신 아이폰을!!

톰보이는 엄청 화를 냈어.


"내가 너 이럴 줄 알았다! 술만 먹으면 하여튼!!"


톰보이는 여기 있는 친구들을 

챙기는 캡틴같은 느낌이랄까?

톰보이는 후다닥 클럽 안으로 뛰어들어갔고

나도 일단 이쁜 애와 함께하는 

술자리가 파하는 건 싫었으니까

같이 찾으러 갔어.


그리고는 종업원들에게 핸드폰 좀 같이 

찾아달라고 부탁하며 열심히 찾아다녔어.

안타깝게도 핸드폰은 찾지 못했어.

하지만, 톰보이 녀석은 자기 것 마냥 찾는데

힘써주는 내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더라.


그리고 술집에 다시 들어가기 전에

 이 자리에 자기가 끼면

재미없을 거라고 하며

잘 해보라고 따봉을 보이며 먼저갔어.


이 놈이 범인 일 수도 있겠는데?


그 이상형의 여자는 어차피 잃어버린거

괜찮다고 하며 쿨하게 술이나 먹자고 하더라.

성격까지 좋은 듯...


내 옆에는 이상형이 아닌 

눈을 피하고 싶게 생기신 분이 앉아있었어.

때때로 나는 그 자리를 위해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나는 너에게 호감이 있다, 있는 것일 거다.

제발 그렇게 생각해줘라'

라는 식으로 쳐다봐야만 했어.

상당히 곤혹스럽더라.


이상형의 그녀의 옆에는 

새로 온 형이 앉아있었는데

클럽에서 울상인 표정과는 다르게

호탕하게 웃고 있었어.


하... 지금 생각하니 너무 후회된다.

옆에 한 번 쳐다보고 앞에 봤을 때

격차가 너무 심해서 더 이쁘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그녀는 웃는게 너무 이뻤어.


화장실에 갔을 때 방장 형이 그러더라.


"야, 니가 처음에 자기한테 접근해서 

같이 술 먹자고 할 때 굉장히 기뻤는데

왜 자기친구 옆에 앉냐고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아...뭐... 저는 그 형님에게 양보했죠 뭐.

하핫, 좋은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미친 놈

배려할 걸 배려해라.

로컬와서 못 즐기놈한테 자리만 만들어주면 됐지.

 그딴 배려를 왜 해?"


이게 방콕에서 내가 했던

두 번째 병신짓이라 할 수 있지.



술자리를 파한 후에도 

그 형과 내 이상형은

몇 번 더 만난 것 같은데

그 형은 단톡방에 그녀에 대해 안 좋게 말했는데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


방장 형은 그 때마다

잘 좀 해주라고 말했고...


방장 형은 그 여자와 몇 번 마주칠 기회가 있었나봐.

얘기를 해봤다는데

그 형이 연락도 잘 안하고 

여자애한테 너무 무심히 대해서

그 여자애는 상처 많이 받았다더라.


'한국남자 다 개새끼다.

다시는 한국남자 안 만날거다' 

라는 말과 함께...



언제나 나는 이 여자애가 생각났는데

그 이후로는 본 적이 없어.

물론, 그 때는 나도 T에게 충실했어야 했으니까.

지금은 내가 너무 미안해서 연락을 못 하겠더라.

지금은 하고 싶어도 얘의 연락처를 몰라.


내가 알고있는 정보는 은행에서 

일한다는 것 하나야.

그래서 이번에 태국에 가면 

이 여자애 찾아다닐 생각이야.

'김종욱 찾기'가 되는 건가?!


주변에 은행 다 돌아다녀볼까 생각중임.

이미 남자친구가 있다면 별 수 없지만

그래도 그 웃는 얼굴이 다시 한 번 보고싶네.


이 정도 이상형이면 결혼 절대 생각 않하는 내가 

집에서 애만 키우라고 하고

노가다해서 돈만 벌어만 줘도 된다고 

생각하는 정도니까.


그러면, T는 어쩌냐고?

말은 안했지만 옛날에 헤어진 상태임.

그것도 곧 포스팅 할게!




얘가 내 이상형인 그녀야.

이름도 뭣도 모르지만,

누구든지 방콕에서 얘 보게 된다면

내가 미안해하고, 

그리워하고 있다고 전해주셈.



오늘 이야기는 랑짓이란 도시를

다시 놀러가서 로컬 클럽과 

로컬 문화를 즐겼던 이야기야.


어느 날과 다르지 않게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 운동하고

편의점 밥을 먹고, 음악작업을 하고 있었지.


그 때,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방장 형이었어.


"J야, 오늘 뭐하냐?"


"그냥 똑같은 하루를 지내고 있습죠."


"오늘은 데이트 안 해?"


"오늘은 휴무입니당.

T 출장 갔어용."


"오, 그럼 잘됐네.

랑짓으로 넘어와!

놀자! 일단 단톡방에 공지 올릴테니까

너는 오는거 확정이다?"


"콜! 개꿀"


그렇게 갑작스러운 만남이 성사되었어.

할 일도 없이 하루를 그냥 보내나 싶었는데

갑작스럽게 놀 계획이 생기니까 신나기도 하고

태국에서 누가 날 찾아준다는 것도 기분 좋았어.



그래서 그나마 단정하게 좀 꾸며봄.

옆에는 포마드로 고정하고, 

윗 머리는 컬을 살려

자연스럽게 드라이했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었는데,

남들이 볼 땐 그냥 게이임.

그래도 그냥 내 만족이니까

남들이 뭐라건 신경 안 씀.

어울리면 됐지.


교통체증 시간이 오기 전에

동생녀석을 불러 후다닥 랑짓으로

출발했지.


갈 때는 그리 막히지 않아서

360밧 정도 나온 것 같아.

그래서 둘이 반반해서 180바트 정도 나왔어.


Z형과 H형은 마사지를 받고

천천히 출발하겠다고해서

택시비를 더 아끼진 못했어.


4명이면 인당 3,000원 정도면 되는데,

그래도 180밧이면 6,000원 정도니까

한국으로 따졌을 때 그 정도 거리에

이 금액이면 충분히 만족해!


랑짓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아직 푸근함이 살아있는 도시라 할 수 있어.

방콕에 있다보면 한 번씩 찾아오는게

사람들이 다 나를 돈으로 보는게 심하게 느껴져.


택시기사던, 판매원이던, 

마사지사던, 클럽 여자던...


이게 심할 때면, 태국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권태감을 심하게 느끼다가

태국자체를 싫어하게 되버려.


하지만, 랑짓이란 곳은 

방콕에서 먼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방콕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시골의 인심과 푸근함을 가지고 있는 곳이야.


장점만을 모아놨다고 보면 돼.

그 예로는 일단, 돈으로 장난치지 않아.


맨 처음 랑짓을 갔을 때, 

반대편 도로로 넘어갔어야 하는데

걸어서 가는 방법이 없어서

상당히 멀어서 난처했었어.



이 때, 건너편으로 가는 방법을 물어봤는데

랑짓 교통 시스템의 특성상

유턴하는 곳이 엄청 멀고 많이 막히기 때문에

오토바이 택시를 추천했어.


나는 오토바이 택시(랍짱)는 많이 비싸다는

생각이 강해서 꺼림직했는데,

20밧, 30밧(천원)하는 돈으로 간다는 거야.

방콕이었으면 아무리 가까운 거리도

외국인이기 때문에 기본 80밧 이상 받는데...

그에 비해 랑짓은 그런 걸로 속이지 않아.


둘째로는 물가가 엄청 싸!

음식점의 음식은 미친듯이 싸고,

퀄리티 또한 엄청 좋아.

소 스테이크를 100밧(3,300원)에

먹을 수 있고

(물론, 맛 없는 태국소에다가 얇기까지 하지만)


노점상이 모여있는 곳의 음식은 방콕보다 맛있고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게 싸.


그리고 마사지의 경우는 방콕에 비해 조금 더 싼데,

기본 타이마사지만 해도 등짝에 호랑이기름을 발라주며

오일 마사지를 해줘서 매우 만족했어.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사람들이 좋다는 거야.

랑짓가서 무엇을 사던, 무엇을 먹던

가라오케를 가던, 클럽을 가던 간에

사람들이 참 순박하고 좋아!


이게 내가 랑짓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


어쨌든, 나와 내 동생은 만나서

방장 형을 먼저 만났어.

그리고 카페를 가서 수다를 떨면서

다른 사람들을 기다렸지.


다른 사람들이 예상 외로 늦어서

밥을 먼저 먹기로 했어.

신기하게도 카페에서 밥도 팔더라고?

우리는 볶음밥을 시켜서 저녁을 간단히 때웠지.

물론, 사진은 없어. ㅠ


그리고, 우리는 bar에 갔어.

Z형과 H형을 비롯하여

늦게 출발한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고,

우리는 술을 주문했지.

여기가 우리가 자주 가는 곳 중에 하나인

OK Bar라는 곳이야.

저녁 때면 언제나 사람들이 복작복작거리고

밴드 공연도 해.

물론, 태국음악이지만!


사진에 보이는 오른 쪽에 있는 가게가

내가 언급했던 100바트짜리 스테이크 집이야.

랑짓 사람들에게 스테이크 말하면 다 저 곳을 알아.

랑짓이 작은 소도시라는 점도 있지만,

저 곳이 독보적으로 싸고 맛도 괜찮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술을 시켰는데

방장 형은 술을 잘 마시는 편은 아니라

가벼운 칵테일을 시켰어.


딸기맛 칵테일인데,

우리나라 호프집에서 파는 

과일 칵테일 비슷한 거라고 볼 수 있지.


근데 가격은?

100밧(3,300원)에 저 양을 준다!

완전 짱이야!

안에 젤리같은 것도 있어서

식감도 좋아.

코코팜 같은 것 먹는 것 같은 기분?!


근데, 먹다보면 은근히 취해!

덥기도 하고, 저 칵테일 자체가 맛있기도 해서

세 병 쯤 먹은 것 같아.

이것도 맛있어서 먹다보니

슬슬 취기가 올라옴.


얼굴 씨뻘개져서 랑짓 로컬 클럽인

컨팽능으로 이동! 했지만, 

뭔가 분위기가 이상해...


특히, 나이든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고

재밌는 분위기도 아니었어.


알고보니까 거기있던 사람들은

 회사에서 단체로 예약해서 온거였어.

회사 사람들끼리 왔기 때문에 

눈치가 보이는 건지, 꼰대들만 모인건지,

그 때같이 노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방장 형이 당장 나가자고 했어.


"형, 이제 우리 어디가요?"


"얌마! 랑짓에 클럽이 한 개인 줄 아si!

또 다른 곳이 있어요!

재미는 컨팽능이 더 재밌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 거기 가자!"



우리는 방장 형 차를 타고

다른 클럽에 도착했지.

클럽의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컨팽능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어.


시설은 컨팽능보다 좋아.

무대며 테이블이며, 훨씬 고급지고,

컨팽능에는 없는 디제이 부스가 있더라고!


근데, 태국음악 틀어주는 빈도는

더 심했어.

디제이는 일을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어.


한 가지 마음에 드는건

밴드음악이 강렬했다는 거야.

나는 락 음악을 좋아하고

또 내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를 담당하고 있어서

라이브 공연 보는 걸 굉장히 좋아해.


이 곳은 뽕짝뮤직이 아닌 신나고 강렬한

락을 주로 연주해서

나름대로 신나게 놀았어.


무대 맨 앞에 가서 혼자 헤드뱅잉하고

기타리스트랑 주먹 부딪히고 하니까

못 뛰어놀고 주춤거리던 태국 애들도

내가 노는게 재밌어보였는지

앞으로 같이 나와서 헤드뱅잉하고 놀았쪄>.<!



이건 방장 형이랑 

그 클럽 안에서 같이 찍은 사진이야.

헤드뱅잉하고 온 직후라 노력해서 만든 머리는

이미 산발이 되어있었지.


이렇게 놀다가 왠 여자 애들이 우리 테이블로 오더라고?

다름 아닌 저번에 클럽에서 같이 놀았던 여자 애들이었어.

그 동생녀석과 썸씽있었던 여자 무리말야.


오늘은 몇 명이 더 추가되서 왔더라.

걔네들도 컨팽능 갔는데

분위기보고 영 아니다 싶어서 여기로 왔데.


동네가 작고, 노는 곳이 한정되어있으니까

봤던 사람 또 보고, 또 보는 듯.

무대 앞에서 헤드뱅잉하는 미친 놈과

방장 형의 춤 보고 한 눈에 알아봤다더라.


나야 그렇다 쳐도

방장 형 만큼 찰지게 노는 사람도 없을 듯.

나이가 50이 가까운데, 

엄청 젊게 사는 것 같아.


그 형 말로는 직업 병이라던데

신상보호를 위해 직업에 대한 말은 하지 않겠어.

다만, 노래와 춤, 

그리고 눈치가 빨라야한다는 것 정도?


어쨌든, 걔네들이 오면 오는대로 말면 마는대로

조인해서 술 같이 먹음!

우리는 그렇게 연신 술을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클럽이 끝날 때까지 춤을 쳐댔어.

그리고 언제나처럼 클럽이 끝난 후

헤어지기 전에 간단한 야외음식을 먹으러 이동했지.


동생녀석과 썸이 있는 여자 애는

동생녀석을 유혹하며 밀당을 해댔고,

동생녀석은 거기에 허우적거리며 있었어.

로맨스를 찍고 있더라.



그리고 다른 여자도 마찬가지로

각각이 파트너를 맺으려고 

하는게 보였어.


그건 그야말로 장관이었지.

그냥 세렝게티 그 자체였어.

이 남자한테 관심 끌려다 실패하면

바로 다른 남자에게 관심 끌려고 하고

이 남자랑 손을 잡고 있다가도 그 사람이 사라지면

다른 사람에게 앵겨있고.


뭐야 이거?


한 형을 유혹하려고 하던 여자 애는

그 형이 늦어서 집에 간다고 하자마자

방장 형에게 엉겨붙어서 자신의 나체사진을

보여줌으로써 유혹하려고 하더라.


나에게는?

그런거 없어.

너무나 자연스럽게 게이 그 자체로

인식을 해버려서 아예 남자로 보질 않음.


로맨스를 찍던 동생은 그 여자에게 현혹되어

같이 가는 것을 꿈꿨지만,

여자는 고단수였어.


줄 듯 말 듯 미끼만 던져불고,

내 동생을 이리저리 휘둘르더라고.

그리고는 빅 픽처를 그리듯

다음을 기약하더라.


내 동생은 울상을 지으며

나와 같이 집으로 가는 택시를 타야만 했어.


"형, 오늘 밤은 나와 같이 있어줘..."


"아 싫으셈!

내가 진짜 게인 줄 암?

너 똥꼬 좀 튼튼하심?"


"우리 집 겁나 좋음.

에어비앤비로 돈 좀 썼지

형 언제까지 그런데서 살거야.

좋은 곳에서도 한번 자봐야지!"


"쏘이 몰링 모욕하지 마라!

비록 가난해도 마음은 따듯한 곳이다!!"


"같이가자!

아저씨, 라마9 룸피니파크 콘도로 가주세요!"


결국 나는 내 집을 두고

그 녀석의 집에 따라가게 되었어.


택시에서 내리자 엄청난 규모의

콘도건물들이 펼쳐졌어.

쏘이몰링에 툭 하나 서있는 저렴한 맨션과는

차원이 다를정도로.


방 문을 드러서자

창 문 너머로 방콕의 야경이 펼쳐졌어.


"야, 돈 제대로 썼네."


"이래서 내가 오자고 한 거야!

자랑할라고!!"


"걔 버려라. 오늘은 내가 너 남친할란다.

똥꼬 좀 줘보셈!"



그리고는 한 이불을 덮고

서로의 몸을 탐닉하려 했으나

각자의 겨드랑이에 돋아난

짜장범벅을 보고 경악하며 잠이 들었지.



그리고 아침이 밝아와서 콘도를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어.

콘도 중간 층에 있는 야외 수영장과 헬스장, 그리고 잔디와 벤치!

이런게 부자들이 사는 곳이란 걸 느꼈어.



나는 출장 가있는 T를 놀래켜주기위해

이 사진과 함께 메세지를 보냈어.


'미안해, T 나 다른 여자랑 자게되었어

그래도 나 이해하고 용서해주길 바래.

나 솔직하게 용기내서 말한거니까'


그 메세지를 받자마자

T는 나에게 정신나갔냐고 나에게 말하며

아침부터 전화하고 난리났어.


일부로 안 받았지.


그리고 이 사진을 보내줬어.

"너 진짜 여자랑 잤..?!!

뭐야. 남자잖아?"


"응, 그 동생녀석이야"


"왜케 남장한 여자처럼 나왔어.

하마터면 속을 뻔 했네"


"어제 랑짓가서 놀다가 얘네 집에와서 같이 잤징.

일 열심히하고 돈 많이 벌어오셈"


언제나 서프라이즈는 즐거움!

이 날은 이렇게 마무리했어.


요근래 일이 빡세고 힘드니까

글 쓰면서도 빨리 방콕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야.

내일은 일요일이지만, 돈 벌기 위해

노가다를 나가야하므로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침!


다음 편에서 보자!


이 이야기는 안 믿겨질 수 있는 

놀라운 이야기지만

100% 사실임.



사건의 발단은 랑짓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시작해.


나와 같이 놀았던 Z형님과

랑짓에 갔을 때,

인기폭발이었던 H라는 형님과

 친해지게 되었는데

그 날 이후로 연락을 자주하는 사이가 되었지.



H형은 Z형과 2부 클럽인 인새니티에 

같이 가자고 제안했어.

나도 T와 데이트를 끝내고 심심해하던 찰나에

잘 됬다고 생각해서 T에게 얘기 한 후

나가게 되었지.


우리는 클럽입구에서 만났고,

조니워커 블랙라벨 양주를 시켜 테이블을 잡았지.

사실 Z형과 H형이 만날 때마다 돈을 내셔.


이럴 때마다 나는 무척 곤란해.

솔직히 말하면, 그 동안 누가 나한테 사주는 걸 

못 받아들였거든.


사줄 지 언정 남들한테 받고 살지는 말라는

부모님의 교육으로 인해

누군가 나에게 무언가를 해줬을 때,

나도 응당하는 무언가를 해줘야한다는 

압박감이 언제나 있고

못 했을 때는 빚 진 기분이야.


그래서 형들이 항상 계산 할 때마다

어떻게라도 돈을 같이 내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맨날 돈 쓸 때마다 가계부 기록하는 날 보며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는지 번번히 거절하더라고.


"형 제발! 

한 번만 저도 좀 보태서 낼게요!

저 이런거 어색해서 빚진 기분이에요ㅜㅜ

매번 얻어먹기만 하고 맘이 불편함요"


"야 임마! 니가 감히 누구 앞에서 돈을 써?!

너 나만큼 벌어?!

형도 니 나이 다 겪어봤고,

그 때 돈 없는거 이상한거 아니야.

무리해서 쓸려고 하지마.


그리고 너 한 푼, 두 푼 모아서 여기 온거고

형들이 너랑 노는거 재밌어서 부른거잖아!

이 상황에서 너가 돈을 쓰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해!"


나는 속으로 생각했지.


'음... 이 정도까지 논리적으로 말씀하신다면

넣어둬야겠군...'


아무튼, 형들은 클럽이나 식사와 같이 

큰 돈은 내가 내지 못하게 하고, 

커피 값이나 택시 비와 같은 

짜잘한 금액만 내가 낼 수 있었어.


어쨌거나, 클럽에 입성!


인새니티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요근래 주소를 이전했데.

새로운 주소지는 지금은 나도 잘 몰라.

검색하면 잘 나오니까 해보셈들.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에 빗대어

인새니티를 설명하자면

워킹걸의 비율이 65% 스독보다 더 적어.

그 점에서 내가 인새니티를 좋아한다고 볼 수 있지.


그리고 조명도 밝고, 테이블 간 간격도

스독보다 넓어.

스독은 처음 들어갔을 때

안 보여서 거의 기어다니다시피 했는데

인새니티는 조명도 밝더라고.


그리고 테이블이 스탠딩이긴 하지만,

그래도 스독같이 한 걸음 움직이면

옆 사람 살과 나의 살이 닿을 정도로

비좁지도 않고.


가운데에 원통형 무대가 있어서

거기서 춤춰도 돼고.


근데, 그 원통형 바는 대부분 워킹걸들이

많이 참전해있어서

암묵적으로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찾아 뜨거운 포옹과 키스를 

나누는 곳이라고 볼 수 있지.



나 같은 경우는 술이 취하면

그 무대에 올라가 열심히 춤을 춰.

주로 헤드뱅잉과 고릴라 춤을 추는데

그 무대에만 있으면 여자가 끊임없이 다가와.


미친 놈처럼 춤만 추는데 자꾸 억지로 얼굴 들이밀면서

내 손을 잡는다면 안봐도 뻔하지.

워킹걸이야. 


그래도 힘든 걸음 하셨는데

그냥 돌려보내면 매너가 아니지.


주먹쥐고 땅바닥 찍으면서 고릴라처럼 걸어서

그 여자한테 다가가.

그리고 그 여자도 팔 올리게 하고

고릴라 춤 같이 춤.



그래도 대부분 같이 추거나

웃어주더라.

직업정신이 대단한건가?

여자가 고릴라 춤 추기 쉽지 않은데...

인생 포기한 사람만 출 수 있을 정도의

민망함을 감수해야하거든.


나와 춤을 추고 난 여자애들은

대부분 양놈들이

우리의 정열적인 춤을 보고

슬금슬금와서 끼더라고.

그리고 여자애 데리고 떠남.


나야 완전 땡큐지!

행복해라!!!




Z형은 마찬가지로 춤은 추지 않았어.

음악만 들으면서 술을 즐기셨고,

H형은 간단간단한 춤만 추셨지.


나는 다시 우리 테이블로 돌아와

짠을 하고 술을 먹으며

여전히 리듬을 타고 있었지.


그러다가 한 여자 테이블이

계속 우리를 보길래


"형, 제가 추는 춤이 웃긴가봐요.

쟤네 계속 나 보네?"


"너 보는 거 아니야 인마.

형 보는 거야ㅋㅋ

미안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H형이 랑짓에서 자신감을 너무 많이

얻고 오셨구나 생각했지.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그 여자 분들은 진짜 H형한테 오더니

얘기하고 싶다고 말 거는거야.


그 때 느겼지.

이 형은 진짜구나 싶었어.

태국에서 완전 잘 생긴 얼굴!

눈만 마주치면 여자가 수근수근.

아니, 무슨 태국 왕자여?!



그에 비해 Z형은 유유자적하게

의자에 앉아 술만 홀짝홀짝 먹으면서

구경만 했는데, 

갑자기 눈을 번쩍 뜨며 한 여자를 봤어.


우리 바로 옆 테이블에 혼자 있는

여성 분이었는데,

몇 십분간 계속 혼자 있더라고.


Z형은 혼자서 KGB맥주를 마시는 그 여성 분에게

호기심이 생겼는지

기초 태국말을 할 줄 아는 내게

워킹걸인지 물어봐달라고 했어.


어려운 것도 아닌데 뭐

냉큼 가서 물어봤지.


"안녕~"


"응? 안녕~"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뭐 물어봐도 될까?"


"응 물어봐~"


"너 엄청 이쁘게 생겼는데,

너도 혹시 워킹걸이야?"


"뭐? 아닌데!"


"미안미안, 너가 엄청 이뻐서 

워킹걸인지 아닌지

궁금했던 것 뿐야.

너 혼자 왔어?

왜 계속 혼자있음??"


"남자 1명, 여자 1명이랑 같이 왔는데

얘네 막 여기저기서 놀고 있어서

안 돌아오네..."


"그러면 올 때까지 말동무가 되어드림.

여긴 내 형들이야."


그렇게 인사를 시켰고, 

Z형과 자연스럽게

얘기가 오갔어.


나는 대화에 낄 수 없었던게 

이 여자애 영어를 엄청 잘한다.

외국에서 살다온 Z형만 알아들을 수 있었지.

이윽고, 그 여자의 친구들이 왔고

여자는 다시 돌아갔어.


Z형 왈 그 여자애는 사업하는 애인데,

내일 파타야 가기 전에 친구들과 놀러왔다고 한다.

그리고 인새니티가 처음이고, 

워킹 걸이 많은 지조차 몰랐다.


이런 얘기들을 했데.

우리는 다시 즐겁게 놀기 시작했어.

그러다 그 여자 테이블의 일행 중 한명인

남자가 술 병을 떨어트리는 과오를 범했어.


술병은 와장창 깨졌고,

샌들을 신은 그 여자애의 

발에서는 피가 나기 시작했어.


피가 꽤 많이 나서 놀랐어.

오지랖인진 몰라도 대화 한 번 했다고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없더라고.


일단 박힌 유리조각을 떼어놓고,

그 여자애의 샌들을 벗기려고 했어.

샌들 안에 유리조각이 꽤 많이 들어갔거든.

여자는 당황했어.

그런 상황에서도 창피한게 우선인가봄.


"야, 됐어. 괜찮아!"


"닥쳐, 니 샌들 안에 유리조각 안 보이냐?"


"내가 할게, 어이쿠!"


"반대발에도 들어갔구만 혼자 어떻게 벗어.

나도 니 발 냄새날 것 같아서 하기 싫어.

걍 해줄 때 해라"


말하고 강제적으로 벗겼어.

그리고 유리를 털어내고 다시 신겨줬지.


그 때, 이 여자의 표정이 이상했어.

뭔가 모를 뿌듯함과 감동받은 얼굴이 혼합되었어.

나는 단순히 호의로 해준건데

얘는 뭔가 착각하는 것 같다.


그 이후로 계속 나한테 말걸어.

그것도 클럽이 끝날 때까지 집요하게!!

난 속으로 생각했지.


'워킹걸 맞구만. 

난 호의로 얘를 대해줬는데...

그런 사람에게까지 영업 뛰는 

프로페셔널 한 워킹걸이구만?

대단하다 대단해.'



이윽고 클럽 불이 전부 켜지며

클럽이 종료 됨을 알렸어.


그 여자는 아니나 다를까

다리가 아파서 못 걷겠다는 

뻔한 수법으로 내게 징징댔지.

그리고는 같이 자기 집에 가달래.


난 조금 짜증났어.

그래서 이 여자애에게 복수할 방법을 찾다가

좋은 방법을 생각해냈지.

같이 갈 것처럼 하고 다시 돌아오는 것.

그러면 하루종일 시간과 노력을 공들였던 여자는 새되는 거지.

 돈 벌 수있는 하루에서 

다시 남자를 길거리에서 구하는 수고를 하던가, 

돈을 못 벌고 쫑치는 거 둘 중 하나인데.


그래서 형들에게는 먼저 양해를 구하고 

이 여자애 데려다 준다고 하고 나왔지.


그리고는 택시를 타러 갔는데

클럽 안에 서있는 택시를 타려는 거야?

나는 황급히 말했지.


"너 이게 뭔 개짓이야?!

너 택시 탈 줄 몰라? 태국 사람이잖아?!"


"응?? 이거 택시 맞잖아.

이거 타면 되는거 아냐?"



"야! 누가 서있는 택시를 타냐!

저거 타면 완전 바가지 쓰는거 모르냐?

따라와!"


나는 그 여자에게 윽박을 지렀어.


"미안... 나 택시 타본적이 없어.

어렸을 때부터 차타고 다녀서"

하면서 차 키를 보여주는데


벤츠?!


뭐여 이거.

가만... 자세히 보니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수 있는

명품 백에, 명품 귀걸이.

일반적 소재가 아닌 실크재질의 비싸보이는 옷...


클럽에서 엄청나게 창렬해서 

왠만한 워킹걸은 먹을 수 없는 KGB 세트

그리고 아까 사업한다는 그 말...

모든 퍼즐조각이 맞춰지는 순간이었어.


'이 애는 하이소다!'


때마침 여자애의 외침.

"같이가자!"


그녀는 나를 택시 안으로 잡아당겼어.

뿌리칠 수 있었으면 뿌리칠 수 있었던 

그녀의 유혹의 손. 

아니, 자본주의 손에 이끌려 갔다가 봐야겠지.


가는 내내 나는 그 여자에게 질문했어.


"너 무슨 일해?"


"나? 사업해.

옷 가게 내 이름으로 런칭해서 홍콩이랑 대만에 있고,

이번에 파타야에 지점 하나 더 내려고 내일 가는거야."


"ㅇ_ㅇ"


택시는 목적지에 도착했고,

돈 많은 부자동네인 후웨이쾅에 있는 큰 호텔이었어.

그리고는 입구에서 차를 뾱뾱하더니

자기 차를 보여주는데, 큰 벤츠야.

차에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는데

큰지 작은지는 알아.

큰 벤츠였어.

큰 거.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그녀의 호텔 방이더라고?

그 여자애는 씻으러 들어갔더라.



그 순간 내 머릿 속은 천사와 악마가 엄청 싸웠지.


천사

T가 이러라고 클럽 보내준게 아닐텐데?

T 뿐만 아니라 니가 얘가 좋으면 만나도 돼!

하지만, 너는 지금 감정이 없잖아!

아무 감정이 없는데 몸을 섞어?

니가 생각하고 살아온 철학에 위배되는 거잖아.

니가 뭐 꽃뱀이야? 남창이야?


악마

야. 너 얘랑 한번 자면 

니 인생 그걸로 꽃 길이여.

물거면 제대로 물어!


여러 생각이 들다가

결국 천사가 이겼다.

여자는 샤워하고 나오고

나도 샤워하고 나오라는 손짓을 보냈어.


"야, 미안한데, 나 그냥 너 못 걷는다고 해서

따라온거지 너랑 뭐 하려고 온 거 아니야.

너도 그렇게 말했잖아?

근데, 왜 씼으라 그러심?"


"어? 응???"


"뭐, 왜, 왓,

 난 감정없이 섹스 안 해.

잘 자셈, 나 간다"


"야 그러면, 그냥 자고만 가!

그런 거 없이!"


"그걸 믿겠냐?"


"그러면 잘 때까지만 좀 옆에 있어줘

나 무서워"


"하...가지가지 한다"


그리고는 누워있는 침대 옆에 팔짱끼고 앉아서

그 여자 애가 잠들 때까지 기다렸어.

여자 애는 다른 쪽으로 어필했어.

여성스럽고 귀여움을 어필하고 싶었나봐.


유튜브를 틀어 일본판 피카츄송을 틀고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며

따라 부른다. 



31살 짜리 여자애가...

맨날 가게에서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야된다고

이런거 못한다고 찡찡거리면서

자기 치부를 다 드러냄...


일단, 그렇구나 하며 얘기는 다 들어줬는데

그 피카츄 노래는 정말 아니었어.

아니, 기본적으로 노래를 못하더라.


그 이후로 여자애는 금방 잠들었어.

그리고 나도 방을 나가기 전,

그래도 매너있게 메모를 남겨둬야하지 않겠음.

그래서 펜을 찾다가 없어서

립스틱으로 메모 남김.


'오늘 하루 재밌었어, 잘 자셈'


언젠가는 한 번 해봐야지 생각했는데

그게 오늘이 될 줄이야.

속으로 엄청 만족했어.

드라마틱해서!!



걔가 가지고 있는 립스틱 중 

유일하게 아는 입생로라 립스틱으로

글씨를 썼는데

미안하다... 


너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그게 가장 싼 거일 것 같았어...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갔지.

형님들은? 

연락이 안됐어. 

둘이 재밌게 노셨나봐.



내가 오늘 쓴 이야기는

90%의 실화와 

10%의 가미요소를 가지고 썼지만,

구라는 아니야.

믿을라면 믿고 아닐라면 마셈.




다시 한 번 그런 기회가 온다면

어쩔거냐고?

피카츄 발가락이라도 핥는다!

발 톱 때도 핥아줄 수 있으셈.


여자 잘 만나서 벤츠타면

그게 레알 태국거지인생 끝판 아니겠음?


내일도 노가다 하러 가야하니까

이만 잔다.

슬퍼지네...

담 편에서 보자!


오늘은 태국의 로컬클럽을 

처음으로 가본 경험이야.

저번 편에서 언급했다시피 방장 형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지.



그 방장 형님은 시간과 만날 장소를 공지했는데

방콕이 아닌 외곽지역이었어.

그 지역이름은 랑짓이라는 곳인데,

돈무앙 공항보다 위 쪽에 위치한 도시야.



예전 포스팅에서 클럽에 대한 설명을 할 때

랑짓 로컬클럽에 대한 설명을

짧게 한 적이 있을거야.


이 때 난 랑짓의 로컬클럽을 

처음으로 가보게 되었지.

사실 처음 그 위치로 오라고 할 때

나는 짜증이 반 쯤 섞였어.


뭐 이렇게 먼 곳까지 오라고 하지?

트래픽 잼 걸리면

택시비도 엄청 나올텐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던건

택시비를 분담해서 낼 수 있다는 거야.

동생녀석이랑 Z형님과 셋이 함께 타고 갔거든.



통상적인 택시비는 300~400바트(만원~만사천원)

물론, 하이웨이를 안 탔을 때 기준이야.

안 막힐 시간에는 30분~40분 밖에 안 걸리는 거리지만

우리가 갈 때는 퇴근시간이라 교통체증이 심해서

1시간 20분정도 걸린 것 같아.



거의 도착했을 때쯤 방장 형한테 전화를 했지.

그러더니 택시기사 바꿔달라고 하더니

태국말로 통화하더라고?

이 때 느꼈지.

'아... 이 사람 태국고수구나!'


우리는 어딘지 모르는 목적지에 도착했어.

처음 와보는 낯선 곳이었기 때문에

좀 걱정되었지만, 이내 방장 형이 

우릴 보고 손을 흔드며 다가오더라고.



방장 형님의 나이는 생각보다 많았어.

40대 중반 쯤?

하지만,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지.

무엇보다 잘 웃으셨고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더라고


방장 형은 우리를 데리고

한 레스토랑 안으로 데려갔어.

레스토랑은 상당히 규모가 컸고

테이블은 야외에 있어서 분위기가 참 좋았어.

그 곳에는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앉아있었고

착석 후에 간단한 소개를 했지.



50대 삼촌부터 20세 사회 초년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더라.

그 중에서 제일 특이한건 역시 나였어.

이상한 머리에 덩치는 산 만한 놈.


다들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하며

예술 관련 종사자가 아니냐고 물었어.

그래서 당당히 백수라 함.


방장 형도 간단히 자기 소개를 했는데

태국에 온지는 7년 정도 되었고

매년 태국에 오시는데

10개월 일을 빡세게 하시고 2개월 정도 

항상 태국에서 휴식을 취하신다고 하더라고



오늘 모이자고 한 것도 재밌게 놀자는 취지로

모인 거고, 자신이 태국말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지만

가이드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어.


그거야 100% 공감하는 부분으로

서로 재밌을라고 모인건데

즐기지도 못할거면 왜 불렀겠음.


그 형은 방콕 여기저기 많이 다녀봤는데

랑짓 이 곳이 너무 좋아서

매년 여기만 온다고 하시더라고.

자기의 경험의 장을 공유하며 즐기고 싶었데.




이 음식사진이 야외 레스토랑에서

먹은 유일한 사진이야.

사실 상다리 휘어지도록 시켰는데

얘기 나누느라 많이 못 찍었어.


음식 중에서는 제육볶음도 있었는데

방장 형이 직접 고기사고, 고추장도 사서

음식점 쪽에 볶아달라고 주문했데.


태국에서 한국 여행객들 만나서 한국음식 먹으니까

기분이 참 색다르더라.


우리는 밥을 다 먹고

술을 마시러 이동했어.

방장 형은 보통의 관광객들은

잘 모르는 곳을 데려가겠다고,

그리고 재미있을 거라고 얘기했지.



방장 형은 태국 내에서 차도 렌트해서 다니더라.

완전 멋져보임!

태국어로도 직원과 솰라솰라 말하는 것도 멋있고!

태국어를 막 배우는 입장인 내가 봤을 때

그 형의 태국어 실력은 넘사벽이었지.

그래서 더 멋져보였겠지?


우리는 택시와 방장 형 차를 나눠타고

한 건물에 도착했어.

이 곳은 컨팽능이라고 하는

랑짓에서 제일 유명한 로컬클럽이라는 거야.


그러면서 들어가기 전에 앞서

주의사항을 말해줬어.

한국이나 방콕클럽에서 노는 것 처럼

술 잔들고 두리번거리면서 돌아다니지 말라고.


여긴 외국인 보기도 힘든 곳이라

안 그래도 우리가 들어가면 사람들이 엄청난 눈빛으로

우리를 지켜본다고.


무엇보다 이 곳은 그 방장 형이

다년간에 걸쳐 자신과 자신이 데려가는 사람에 대한

좋은 인상을 만들어둔 곳이기 때문에

여자를 쉽게 보는 행동은 자제해달라고 부탁했어.


또한, 우리는 여자를 픽업하러 온 게 아니라

우리끼리 즐기러 온 거라는 점이라는 것도 말했는데

나는 딱 생각이 들었어.


'뭐야 이 형... 완전 내 스타일이잖아?'


마인드가 나랑 엄청 부합했어.

고추질보다는 재밌게 즐기는 것!

근데, 그런 사람 왠만해선 찾기 힘들거든.

여튼간에 이런저런 얘기를 했을 때

점점 그 방장 형한테 호감이 가더라.


입장 할 때, 험악하게 생긴

태국 덩치형님들이 우리 소지품을 검사했는데

그 방장 형에게만큼은 검사를 안하면서

반갑게 싱긋 웃어주더라.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모르는 사람이 없대.



우리가 클럽에 들어갔을 때

수 많은 시선이 쏟아졌어.

'오? 뭐야? 한국인이다. 한국인이다.'

좋게 말하면, 연예인 된 기분

나쁘게 말하면, 뭔가 원숭이 된 기분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으니까 익숙치 않았어.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았고

종업원은 방장 형을 보면서

반갑게 인사하더라.

그리고선 방장 형이 종업원에게 팁을 주는데

팁은 회비가 아닌 개인 돈으로 주는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


완전 멋있음.

회비도 인당 천 바트(33,000원)씩 걷어서

돈 쓸 때마다 얼마 썼고, 얼마 남았는지

투명하게 알려줘서 정말 좋았어.


들어가니까 웨이터가 알아서 술을 말아주는거야.

한국에서는 맨날 우리가 따라먹었는데

여기는 이게 당연한거래.


뭔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도 즐겨보자 생각했어.

대접받는 기분이라 기분이 매우 좋더군!



로컬 클럽 안에서 다같이 한 컷 찍음.

이 날이 엄청 유명한 밴드가 오는 날이어서

야광봉도 주고 사람도 엄청 많았어.


로컬클럽의 분위기는 방콕클럽에서 놀던 사람에게는

사실 생소할거야.

태국 밴드음악 60%

일렉노래 40%

태국 밴드음악 중에서는 발라드도 있고,

이박사 노래같은 뽕짝노래도 많아.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주변 태국사람들 노는 거 보니

태국 뽕짝노래에 춤추면서 헤드뱅잉하고 그러더라고.

그리고 방장 형도 그렇게 놀고 있고.

그래서 나도 시도해봤는데 

은근히 재밌어.


같이 갔던 일행들은 생소한 분위기에 벙쪄서

술만 마셨는데 나는 또 즐기겠다고 

미친놈처럼 고릴라 춤을 추니까

방장 형도 덩달아 더 신이 났고.


방장 형과 내가 태국 로컬 노래에 맞춰  

태국사람들보다 더 재밌게 추니까

주변에서는 우리를 신기하게 계속 쳐다보더라.

그러다가 먼저와서 건배제의도 하더라고?

루트66이나 방콕클럽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


아무래도 외국인이 흔치 않은 곳에서

그들만의 문화를 존중해주며

같이 즐기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걸지도 모르겠다.


몇 번의 건배 후에

그 쪽 테이블 여성 분들은 

아예 우리 쪽으로 넘어와서

같이 춤추고 놀게되었어.




사회 초년생인 한국인 친구와

태국 현지 여성들과 기념으로 사진 찍었지.

자꾸 뭐라고 뭐라고 말을 거는데

나는 이 때 태국말을 거의 못해서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방장 형이 옆에서

한 두번 통역해줬어.

이 쪽 사람들은 영어를 거의 못하더라고...


방장 형은 한 참 얘기를 듣더니

미친듯이 웃음을 터트리는거야.

그리고 내가 전해들은 말은 2개였어.

기분 좋은 말과 기분 나쁜 말을 동시에 들었는데

기분 좋은 말은 "너네들 잘생겼다"

기분 나쁜 말은 "얘는 게이 맞지?"


그래서 그냥 게이라 했어.

이 사람들이랑 뭐 만날 것도 아니고.

해명하기도 귀찮았음.


처음에는 우리 테이블이 신나게 놀아서 

같이 놀고싶단 마음에 왔구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우리 테이블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서

말 걸어보고 싶어서 왔다고 하더라고.


슬프게 나는 아니야...

H형이라고 30대 후반이지만, 

엄청 동안이어서

내가 처음봤을 때 나보다 어린 것 같아

무턱대고 반말 할 뻔했지.


그 형을 보러 왔다고 하더라고.

H형은 술만 마시면서 분위기만 잡고 있었는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나는 그냥 게이고...



내게 게이라 한 너.

아니, 태국누나!

잊지 않겠다.


여기 클럽에서 2시간 정도 놀고 난 후

같이 놀았던 여성 분들과 인사하고

우리는 클럽을 나왔어.


그리고 바로 앞에 있는 레스토랑을 갔어.

근데, 레스토랑이 아니라 가라오케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뭐지 싶었는데

태국의 가라오케는 일반인이

하고싶은 노래를 신청해 노래방 반주에 맞춰

무대에서 부를 수 있는 것을 가라오케라고 하나봐.


한국의 노래방 시스템과는 많이 다른 듯.

들어가니 지금 보이는 테이블 사람들이

노래를 신청하고 부르고 있더라고.


우리는 죽과 맛있는 음식을 시키고

촵촵 먹으며 그 노래들을 감상했지.


그리고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쳐주고

그 쪽이 고맙다는 합장을 하면 우리도 합장을 해주고.

그러다가 그 쪽 테이블의 한 여성 분이 나에게 오더니

사진 한 장 같이 찍을 수 없겠냐고 하는거야?!


완전 영광이지!

그 쪽 테이블 사람들과 같이 한 컷 찍었어.

그리고 방장 형이 이유를 물어봤는데

그냥 단순히, 머리가 특이해서래...

난 또 혹시나 내가 잘생겼단 말 들을 줄 알고

김칫국 한 사발 드링킹했네.


거기에다가 심지어 같이 온 동생녀석에게는 잘생겼다고

막 사진 같이 찍자고 하는 거야.


지금드는 생각으로는

단지, 그 사람들은 동생에게 접근하기 위해 

나를 도구로 쓴 게 아니었을까? 쳇!


방장 형은 내 손을 꼭 붙잡고 

따듯한 위로의 말을 하더라.


"J야. 형의 태국 경험으로 봤을 때,

저 동생은 필연적으로 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얼굴이야.

노오력을 안 해도 돼요!!


근데, 너는 그냥 게이야.

니 머리 스타일과 팔뚝, 

그리고 고릴라 댄스, 가끔 여성스런 제스쳐.

뭐 하나 피해 갈 수 없단다. 힘내렴"


"그럼 어떻게 하면 게이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을까요?

방법을 알려주세요!!!"


"머리를 깎으렴"


"게이 할게요"



우리는 음식을 다 먹고 왁자지껄 얘기하다가

파할 시간이 되어 방장 형에게 인사를 드리고 헤어졌지.

그리고 택시를 타고 다시 방콕으로 이동했어.

새벽이라 차 없을 때라 그런지 20분 걸리더라-_-



그리고 집에 들어가서 완전 숙면취함!

이렇게 놀고 하루를 회상해보니까

완전 가성비 있는거야.

1000바트씩만 냈을 뿐인데

분위기 좋은 야외레스토랑에서 배불리 먹고!

로컬 클럽에 가서 위스키도 먹고!!

가라오케 가서 맛있는거 또 먹고!!!


물가가 방콕이랑 많이 차이가 나는구나 싶었지.

방콕 클럽에서는 그래도 

1000바트로 클럽 한 번밖에 못 가는데...


님들도 혹시나 태국어 하는 사람 있다면

같이 가자고 졸라보셈.

신세계임.



내일은 다시 일 시작하니까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할께!

뿅!





다들 RCA거리의 루트66은 

너무나 유명해서 잘 알거야.

오늘은 거기에 갔던 경험을 써보려고 해.



전 날 같이 식사를 했던 Z형이 

루트에 킵 된 양주가 있다고해서

나와 그 동생녀석은 믹서 값만 내고 

클럽을 즐길 수 있었지.



전 날 태국여자친구 T에게는 

이미 클럽가서 논다고

말을 해놨기 때문에

문제없이 갈 수 있었어.


왜 같이 안가냐고?

여자친구랑 클럽가면

제대로 못 즐길게 뻔하니까!

한국에서도 그렇다시피

신경쓰여서 내 자신을 내려놓고 놀 수가 없어.


그리고 다른 여자들 구경하고 싶은데

맘대로 못 보잖앙.


나는 클럽 가기 전에 앞서서

내 자신을 꾸미는 걸 좋아하는 편이야.

평상시는 좀 거지처럼 다녀도

놀러나갈 때 만큼은 유일하게 꾸며.


준비시간만 30분은 걸릴껄?

수염 깎아야지. 눈썹 다듬어야지.

데오드란트 떡칠 해야지.

비비크림도 발라야지.

할 게 많앙.



이 날은 비비크림이 많이 떴는데,

어차피 땀 나면 다 흘러내리니까 상관없었어.

나는 신기하게도 땀으로 흘러내리면

비비크림이 골고루 퍼져서 그 때 더 괜찮게 느껴지더라고.


비비크림 바르는 이유?

기냥 내 만족임.

거울 볼 때 얼굴 반반해보이면

기분 좋잖아!


한국에서는 대부분 남자들이 클럽가기 전에

바르는데 태국에서는 남자들이 기본적인 화장품조차도

잘 바르지 않아서 비비크림 바르는 남자를 

게이라고 생각하더라고?


내 개인적 생각으로는 10년 후 태국 남자들이

비비크림 바를 것 같지만, 

아직 태국에서 비비크림을 남자가 바르는 것은

낯설게 느껴진데.


나중에는 태국 문화를 알게 되면서 바르는 것도 귀찮고, 

세안하는 것도 귀찮아서 안 발랐지만, 

이 때는 태국온지 얼마 안돼서

그런 것 몰랐기 때문에 항상 놀러갈 때는 처발처발 함.



우리 집에서 RCA까지는 택시비로 

80바트(2,700원) 정도 나와.

우리 집 근처는 택시가 거의 안다니기 때문에

그랩택시나 우버택시를 불러야 하는데

나는 그랩을 주로 썼어.


왜냐하면 그랩이 좀 더 포인트를 잘 모을 수 있고,

모은 포인트로 금액도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

나 같이 혼자 다니는 사람의 경우

그랩카 보다 그랩 바이크를 쓰는게 더 편해.

오토바이 기사들 뒤에 타고 슝슝 달리면

교통체증도 문제없고, 가격도 훨씬 저렴하거든!




어쨌거나, 루트66에 도착!!

여기는 루트 66의 야외 테이블인데

주로 클럽에서 놀다가 지친 사람들이

앉아서 쉬는 곳이야.


난 춤 열심히 추고 땀 범벅인 상태로

가끔 여기 나와서 축 늘어진 채로

구름과자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곤 하는데,


그 때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

수 많은 남자들이 이 곳을 기회의 장이라고 

생각해서 인지는 몰라도

여기까지 나와서 앉아서 쉬는 여자들에게 추파를 날려.


밝은 곳에서 잡티가 보이는 모습을 싫어해선지

정말로 쉬고 싶어하는 건지는 몰라도

동 서양 막론하고 힘 찬 걸음으로 여자에게 다가간 남자들은

어깨를 늘어트린채 다시 클럽 안으로 들어가곤 했어.


지친 사람들은 여기에 나와서

사람들 관찰하는 것도 재밌으니까

해보셈들.



루트66 안으로 들어오면 이런 풍경이 펼쳐져.

좁디좁은 테이블에서 술과 얼음박스, 음료만을 구겨넣은 채

사람들은 옹기종기 발 디딜 틈 곳조차 

없는 곳에 서서 리듬을 타고 있지.


그래도 이건 돈을 쓴 사람에 해당되는 이야기야.

입장료만 내고 기본 맥주를 들고 돌아다닌적이 꽤 있는데

그 때는 숨막히게 서있는 저것조차 부러워.

왠지모르게 여유있어보이고

술도 맛있어보여.

천룡인처럼 느껴진달까?


어차피 3~4명이서 가면 입장료에서 별 반 차이없게

추가금 내고 양주 먹을 수 있으니까

테이블 잡는 거 추천해.




이 때는 Z형 때문에 천룡인이 될 수 있었지.

만약 둘이서 갔다면 스탠딩으로 놀았을 것 같아.



병맥주 들고 빨빨거리면서 춤은 열심히 췄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테이블 잡은 여자들이

우리를 불러 같이 먹자고 하진 않을까 라는

거지 + 기대 마인드가 발동했겠지?


원체 클럽에서 춤만 미친듯 추는걸 좋아하지만

돈이 있는데 스탠딩 하는 거랑 

없는데 스탠딩 하는 거랑은 

마인드적으로 엄청나게 차이가 나니깐 말이야.


어쨌든, 우리에게 자리를 마련해준

Z형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는 마음이야.

또한, Z형은 스스로를 클럽에서 춤추는 것보단

자리에 앉아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나가서 놀거면 다녀오라고 말했어.


나와 그 동생은 그 형님의 말씀을 받들어

무대 맨 앞 센터자리에서 열심히 춤을 추었지.

춤을 추다가 주위를 둘러보면

가끔 한국 사람들이랑 태국 사람들이랑 

같이 합석해서 먹고 있는 장면이 보이는 거야.


동생도 그게 부러웠는지 몇 번 다른 여자에게

가더니 당당히 라인을 따오더라고!!

그 모습이 참 당차고 멋져보였어!



하지만, 그게 전부였어.

슬프게도 그 날 그 동생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개인적 생각을 정리하자면

루트66은 보통의 한국남자들이 로컬여자와 

썸이 생기기에 생각보다 힘들 곳이야.

대부분의 경우 라인은 쉽게주지만,

에프터는 어려운 것 같아.


아닌 사람들도 많을 거지만, 

이건 지극히 내 주관적 의견이니까

루트에서 썸을 타신 분들은 아주 잘생겼거나,

운이 좋아서거나, 태국말을 하거나의 경우라고 생각해.


나의 루트 경험과, 그동안 봐왔던 한국인들을 미루어보건데,

루트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커서 실망만 하고 간 사람들이 많았어.

나를 포함해서 말이지.



일단, 내가 생각하는 루트의 어려움에 대해서 말해볼게.

루트의 있는 워킹걸 기준이 아닌 로컬여자의 경우야!!


첫 째로는 그들이 단기 여행자를 

만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야.

안 그런 친구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로컬 사람들은

 외국인과 결혼하는걸 원하는데 짧게 하루 만나서 되겠어?



둘 째로는 언어의 문제야.

한국인이 아무리 전투 태국어를 열심히 외어간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걔네는 거의 못 알아들어.

성조를 확실히 안해주면 전혀 다른 뜻이 되고,

한국에 없는 발음도 있거든.

가끔 낮은 확률로 영어를 꽤 하는 로컬인들이 있겠지만

대다수는 영어를 못 해요!


보통의 경우 라인 번역을 이용해서 대화하거나

짧은 영어를 통해서 대화하는데,

문제는 라인을 땄다고 100% 연락이 되는건 아니야.


여자가 당신을 120% 맘에 들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 두 번 문자하다가 그대로 사그라들어.

걔네도 많은 남자들이 라인 속에 존재하고,

맘에 드는 애들 골라서 만나겠지.


이 때 내 노가다 친구는 이 방법을 써서 승률을 높혀.

그 방법은 잊혀질만하면 전화를 뜬금없이 거는거야.

그래놓고선 어차피 태국말 못하니까 

그냥 miss u, miss u 만 외치더라고.

아무 때나 전화해서 미스유 거리는데 

거의 세뇌수준으로 각인을 시키는더라고.


걔는 그런 방법으로 라인 이후로 실제로 많이 만났었어.



아무튼, 이러한 이유로 태국의 대표클럽이라는 루트66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갔다가 내상을 입는 경우가 많아.



초잘생긴 경우가 아니라면 

여자 쪽에서 먼저 같이 먹자고 하는 경우도 드물어.

걔네도 눈이 있으니까...

만약 자신이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

당신은 잘 생긴거니 자부심을 가져도 돼.



 '루트에서는 뭔 짓을 해도 힘들다'

라는 생각이 계속 박혀있었는데

지금은 내 생각이 바뀌었지.


역설적이게도 나는 지금 루트66을

갓루트! 짱짱맨!이라고 생각해.


내 경우는 태국말이 어느 정도 되니까

루트만큼 좋은 곳이 없어.

아무것도 안해도! 춤도 안춰도!

술 잔들고 안 돌아다녀도!


우연찮게 태국어만 한 마디 툭 던지면

먼저 관심있어하면서 말 걸면서 다가오더라!


현지 사람 입장에서 외국인이

태국말로 말하는게 얼마나 기특해보이겠음.

솔직하게 나는 태국어를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야.

님들이 태국 갈 때 외우는 그런 생활표현들이랑

몇 개의 생존단어 밖에 몰라.


하지만, 발음은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해서

듣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도?


루트66에서 진짜 작정하고 재밌게 놀 사람은

알고있는 태국 표현만이라도 정확하게 연습해서 말할 수 있다면

20배는 더 재밌게 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럴 필요성도 못 느낀다면

그냥 맘 편하게 스독 ㄱㄱ하셈.



여자저차해서 클럽을 무사히 마치고 나와서

Z형과 그 동생에게 인사를 하고

나는 우리 동네로 다시 이동했지.


좀 짜증났던건 루트66에서 우리 집까지

엄청 가까운데 기사가 길을 못찾아서

거의 200바트 가까이 나왔어...


기사가 자꾸 갈림길 마다

어디냐고 물어보는데 

나도 온지 3일 됬는데 어떻게 알아?!

심지어 기사도 헤매는 인터체인지에서!!

거기가 굴다리 밑이라 GPS도 안 먹혀서

감대로 갈 수 밖에 없었어.


그래도 다행인 건 어떻게든 도착했다는 거?!


집에 도착하고 배고프기도 하고

목 마르기도 해서 편의점 들렀어.

구워주는 샌드위치랑 음료수 두 개사서

집으로 들어가는데 경비아저씨가 있더라고?!


앞으로 4개월 간 살거고, 부탁도 많이 하게 될 건데

잘 보이자는 생각이 들어 뭔가를 드리고 싶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갓 구운 샌드위치를

드릴까 하다가 도저히 그건 못 드리겠는거야...

너무 맛있어... 그건 내가 먹어야돼!


그래서 생각해보니 어제 고급식당인 꽝씨푸드에서

싸가지고 온 고급 새우요리가 

우리집 냉장고에 있는게 기억났어.


그래서 위로 부랴부랴 올라간 다음 다시 내려와서

음료수와 같이 드렸지!


 

 500바트(18,000원)짜리 고급 새우요리가 

35바트 샌드위치에게 지다니...

뭔가 아쉽긴했지만, 

내 입에는 30바트(천 원)짜리 샌드위치가 더 잘 맞음.



그래도 열심히 일하면서 사시는 분에게

드리니까 너무 기분 좋았어.

새벽 근무 하실 때면, 4살 짜리 아기도 데려와서 

같이 있길래 집이 없나 싶어서 굉장히 측은했는데

알고보니 집도 있고, 아내도 있다. -_-

 왜 데리고 나오는지 모르겠네.


여튼, 이 날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 함!

오늘은 쓰다보니 다 클럽얘기 밖에 없네.


일단 지금 너무 오랜 시간 컴터 앞에 앉아있느라

힘들어서 겨땀 폭발하니까


담 편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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