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직도 이 때 생각만 하면

오금이 저려와...

아니, 항문이 쫄깃쫄깃해진다고

해야하나?


이 이야기는 새해 첫 날인

1월 1일에 있었던 일로

까딱 잘못하면 요단강 건널 뻔한

더럽고도 슬픈 이야기야...

그러니까 더러운 거 싫어하거나

상상력이 아주 뛰어난 사람들은 읽지 말도록 하렴.


전 날 홈파티에서 코딱지 파던

손으로 얼음 집어준 것 때문인지

이틀 전 램게이트에서 먹었던 음식이

잘못되서 탈이 난 건지는

아직도 모르겠어...


다만, 잠들기 전 몸이 으슬으슬하고

싸늘했던 게 다음 날 필시 아플 것 같다는

예감만이 있었더랬지.


역시나 다음 날 나는 일어나자마자

엉덩이에서 이상신호를 느꼈고

전 날 먹었던 모든 것을

항문으로 쏟아내야 했어.

거진 영혼까지 쏟아낸 기분이었지...

보통적으로 술응가라면 하고 난 후

뱃 속이 후련해야 하는데 그러기는 커녕

머리가 어지러우면서 토할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들더라고...


일단 침대로 돌아가서 다시 누웠는데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2차 설사신호가 오더라...

그리고는 건더기는 없이 물만 계속 나옴...

그와 동시에 메쓱거림을 참을 수 없던 나는

응가를 지리는 와중에 구토도 같이 해버렸어...

지금에서야 생각하면 위 아래 노래를 들으며

정말 죽을 뻔 했다고 안도 할 수 있지만

그 때는 정말 이렇게 죽는 건가 싶었어.

체내 체수분이 입구녕과 동구녕으로 동시에

빠져나가니까 순식간에 탈수증세 오더라고...


그 이후로 이 날 구토는 3번 더 했고

설사는 10번 정도 했었어...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움직일 힘조차 없어서

병원은 커녕 침대까지 가지도 못하겠어서

화장실 앞에 드러누웠었어.


몸은 부서질 것처럼 아프면서 저리고

기침은 계속 나고,

물은 먹으면 그대로 다시 나오고...

남들 기뻐하는 1월 1일에

화장실 앞에 혼자 맨몸으로 누워 

동구녕 틀어막고 있으니까

정말 서럽더라...


주변 사람이 도와줄 사람이 있을까 싶어

아는 태국 사람들한테 아프다

연락을 했지만 다들 1월 1일에 고향을 내려갔거나

약속이 있어서 도와줄 수가 없다는 말 뿐 ㅠ

두 배로 서럽다.

이렇게 1월 1일동안 모든 걸 쏟아내고

잠이들었지...


다음 날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아무것도 안 먹으면 정말 죽을 것 같더라고.

그래서 있는 힘, 없는 힘

쥐어짜서 편의점에 갔어.

10바트 짜리 죽.

이거 맛있다.

님들도 함 드셔보셈.

근데, 아플 때 먹어도 별 효과는 없어.

인스턴트라 그런가...

분말에 물을 넣으면 응고가 되면서

죽처럼 되는 형태인데 달달짭쪼름해서

아주 먹을 만 해!

한국 선물용으로 저 팩만

몇 십개 사가지고 가고 싶다.

정말 쓰러질 것 같아서

죽 두 개 먹음.

한 참 그렇게 배를 부여잡고

죽을 겨우겨우 먹는데

짜뚜짝 공원 같이 갔던 누나가

걱정된다고 출근하기 전에 

약 사가지고 오겠다는 거야.

너무 고마웠지...

이윽고, 누나가 왔고

나는 허겁지겁 약을 먹었어.

그리고 힘들어서 다시 침대에 누웠지.


"누나, 고마워요 ㅠ"

"너 식중독 걸린 거 아니야?

얼굴이 엄청 헬슥해졌네!"


"어제만 설사 10번 넘게 했어..."

"어여 자라. 너 자는 거 보고 갈게."


침대에 눕자마자 나는 이내 잠이 들었고

애뜻한 사랑 꿈을 꾸게 되었어.

편안한 꿈 덕분인지

내 항문은 양문개방을 스르르 해버렸고

무언가 주르륵 흐르더라.

옆에서 책을 읽던 그 누나는

무언가의 냄새와 희끄무리한 액체를 보고 경악했어.


"야!! 이거 뭐야!"

"어? 응? 뭐여! 이거!"

나는 잠에서 깨 어안이 벙벙했었어.

사태를 파악한 나는 매우 수치스럽고 곤욕스러웠어.

내가 잠을 자는 동안 나도 모르게

항문이 개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

무엇보다 날 더 수치스럽게 만든 것은

괜찮다고 말한 그 누나의 넓은 아량이었지.

근데, 왜 그렇게 급히 회사에 가야한다고

서둘러 나가는건데...

이불을 빨면서 생각했더랬지...

'낯선 태국에 와서 아픈 것도 서러운데

나이 29살 먹고 자다가 설사지리고

여자는 그거보고 도망가고...

서럽다 서러워'


일단 햇 볕에 잘 말리고

몸 다 나으면 맨션에 

이불 바꿔달라고 말해야겠당...


이 후로도 지옥의 설사파티가

시작되었어... 한 세 시간쯤?

몸이 너무 아픈데 돈이 없어서

가지도 못하니까 더 서러웠어.

태국은 한국처럼 의료보험이 안되니까

엄청 비쌀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도저히 못가겠는 거야...

미국, 캐나다, 호주 이런 데는 

실제로 의료비가 어마어마 하잖아!

그래서 일단 임시방편으로

설사에 좋을 것 같은 구아바를 좀 샀어.

이걸로 탈수랑 비타민 및 당분 

보충해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리고 죽 먹어도 하나 소용이 없으므로

한식을 먹어보자 생각했지.

그래서 랑싯 방장 형이 예전에 줬던

콩나물국으로 식사를 해결했어.

설사 걸렸을 때 콩나물은 원형 그대로 나오니까

건져내서 국물만 먹었더랬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이 계속 아픈 거야...

돈이고 뭐고 살고 봐야겠다 싶어서

아픈 몸 이끌고 동네에 있는 ATM에

돈 뽑으러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두 개의 ATM다 고장이나 수리 중...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일단 병원 근처로 가서 찾아보자 생각했지.

집으로 돌아가 저금통에 있는 동전 싹 모아서

택시비 마련했어.

저렴한 클리닉에 가기위해

그랩 바이크 타고 저번에 면허용 신체검사했던

클리닉 찾아 후웨이쾅까지 갔어.

아픈 와중에 블로그에 올리려고

사진 찍은 거 보면

진짜 블로그충 다 된 듯...

병원 근처의 ATM 역시 개박살...

혹시나 싶어서 절뚝 거리며

후웨이쾅 bts 역 아래로 내려가보니

있다!! 희망의 초록색!

카시콘 뱅크!!

하... 빨리 돈 뽑아서 가자...

몸이 너무 아파서 진짜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어.

왔는데 설날연휴로 문 닫음...

씨이이이이이fa!!!

하늘은 점점 노래지고

귀는 먹먹해져

주변의 소음은 갑자기 안들리는 상태까지 와서

주변에 있는 랍짱한테 몸 아프다고

아무 클리닉 가달라고했어.

드디어 발견한 클리닉...

주위에 문 연 클리닉이 여기 밖에 없는 듯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더라.

나도 서류작성해서 내 순서 기다렸지.

혹시 의사소통 안될까봐

태국어 책 통째로 가져와서

아픈 부위 다 볼펜으로 체크했다.

참고로 설사는 "텅씨아"라고 하니까

태국에서 설사병 걸리면 텅씨아 외쳐!

역시 클리닉...

가격은 내 생각보다 저렴했어!

만약 대학병원 갔으면 돈 엄청 깨졌을 거야...

난 여행자 보험도 안 들어놔서

아프면 보상도 못 받음.


의사와 아픈 부위에 대한 걸 얘기하고

몇 일간 어느 정도의 설사를 했는지 얘기하니까

주사맞으라고 하네...


사실 난 주사 공포증있어서

주사 잘 못 맞아...

어렸을 적 주사 맞았던 거에 대한 트라우마가

아직까지 있어서 바늘이나 뾰족한 것 싫어하고

누가 내 몸 손으로 찌르는 것도 싫어해.

근데, 이 순간 만큼은 주사 맞고 빨리 낫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어.

트라우마고 뭐고 진짜 요단강 건널 것 같다 싶으면

그 순간은 다 초월하는 듯.

엉덩이 까고 대기 중...

'안 아프게 놔줬으면 좋겠다'라는

기대와는 달리 간호사는 씨익 웃으며

"조금 아플 거에요 카"라고 말했더랬지...

순간, 공포영화에 나오는 폐병동 간호사 귀신인 줄...


주사가 들어가는 순간,

나는 다시금 깨달았어.

태국이 슬로우 라이프의 나라라는 것을...

슬로우 라이프의 나라답게 주사도 아주 천천히 놔.

한국이었으면 3초면 끝날 것을

주사바늘을 동서남북으로 휘저으며

3분에 걸쳐 천천히 놓더라...

그리고는 5분 쉬게 함.


엄살인지는 모르겠으나

주사 맞은 곳이 너무나도 아파서

절름절름 거리며 걸었던 기억이 나네...

정말 아팠어.

주사랑 약값이랑 다 해서

572바트 나왔어.

한국 돈으로 18,000원 정도.

보험 안되는 곳에서 약까지 받았는데

18,000원이면 싼 거 인정?

괜히 겁먹었네!

주사 맞았으니까 먹어도 설사 안하겠지?

헤헤. 일단 먹자.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곱다니까!!

그래서 10바트 짜리 죽이랑

고급 냉동 죽 먹었지.

그리고 그 날 밤 나는...


-다음 편에서-


이번에 쓸 이야기는

태국에서 오토바이나 차 운전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태국 운전 면허증을 따러

한국 대사관에 갔던 이야기야.


오랜 동안의 휴가를 끝내고

드디어 다시 방콕으로 왔어!

라오스 다녀와서 태국 비자도 새로 갱신받고

우돈타니에서 몇 일 잘 놀다가 왔어!!

기분은 완전 fresh한데

돈은 완전 no money해.

진심 방콕서 숨만 쉬다 가야할 듯...ㅠ

어쨌거나, 이 날의 이야기를 시작해봄!


태국 방콕에서 스쿠터를 끌고 싶었던 나는

꼭 면허가 필요했어!

왜냐하면, 치앙마이나 파타야 같은

도시와는 달리 방콕에서는 

태국면허나 국제면허가 없으면

스쿠터를 빌려주지 않거든...

한국에서도 국제면허 발급신청을 안해서

방법이 없나 싶었는데, 한국 대사관에 가서

한국 면허증 보여주고 재외국민 신청하면

태국 면허시험장가서 발급 받을 수 있다 하더라고?

그래서 바로 갔지!

한국 대사관은 타이랜드 컬쳐 센터 mrt역에서

옆으로 쭉 가야 나오는데 난 그랩바이크를 이용했지!

앞으로 면허 발급받으면 이거 탈 일 없으니까

이번만 참자...ㅠ

드디어 도착한 한국 대사관!

푸른색의 청기와가 청와대를 연상케했어.

일단 안으로 들어가봤지!

안에는 이렇게 생겼어.

면허 발급 뿐 만 아니라

혼인신고를 하러 온 한태 커플도 꽤 많더라고?

드디어 다가온 내 차례!

면허 따기위해 재외국민 신청하러왔다고 하니

등록하는데만 반나절 걸리니까

1시 반 이후에나 다시 오라데? ㅠ

오늘 안에 면허 발급까지 받는 건 꽤나 빡세겠군...


참고로 전 날 인터넷으로 재외국민 신청하고

아침에 가자마자 서류 받은 후

병원에 가서 신체검사증 받은 후

교통국가면 하루 만에 태국면허증을 

발급 받는게 가능한데

굉장히 정신없으니까 

느긋하게 면허 따고 싶은 사람들은

이틀에 걸쳐 천천히 진행하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해!


어차피 남는 시간동안 할 게 없으므로

미리 병원가서 건강검진이나 

받고 해야겠다 생각해서

후웨이쾅 번화가로 나왔지!


걷던 도중 UOB가 있어서 함 들어가봤어.

예전 놓쳤던 이상형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역시나 없더군...ㅠ


"무슨 일로 오셨나요 카"

"아... 저기... 

통장이나 하나 만들어주쇼!"

"워크퍼밋 있으셈 카?"

"ㄴㄴ 없다 캅."


"ㅈㅅㅈㅅ 박지성

못 만들어준다 카"

"캅캅..."


가끔가다 워크퍼밋없이

통장 뚫어주는 곳이 있다하지만

없어도 그만인데 뭣하러 만듬.

그냥 물어나봤음.

병원 가는 쪽에 걷다보니

사원 같은 것이 보이는데

지나다니는 사람들마다 들러서

합장하고 감.

유명한 곳인가? 

아니면 무슨 사연이 있는 곳인가?

드디어 도착한 태국 클리닉!

들어가서 면허증용 건강검진 

받을 수 있냐했더니 된데!

검사의 종류는

몸무게, 심장검사, 그리고

대화를 통해 정상인인지 아닌지 판단!

그리고 마지막으로 혈압을 쟀어.

근데, 혈압 잴 때마다 긴장을 해서 그런지

160이 나와버렸어...

그래서 능청스럽게 대처했지.


"저기... 간호사 누나..."

"ㅇㅇ?"

"너무 이뻐서 심장이 막 뛰네요...

원래 혈압이 이렇게 높지 않는데...

진정해 가슴아..."

"꺄르륵 꺄르륵"


"이거 운전 가능한 수치임요?"

"이미 140으로 적어줬다.

저기 가서 받아가라"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다고 그랬어!

통과 못하는 줄 알고 식겁했네!

건강검진 비용은 180바트!

클리닉을 나왔는데 시간이 붕 떠서

뭘 할까 하다가 근처 사는 태국친구가 있어서

전화해서 밥이나 같이 먹자고 했어!

가는 길에 보이는 검은 고양이 녀석.

햇살이 강렬하면 다른 고양이보다

이 녀석이 더 더울까?

매우 궁금하군...

어쨌거나, 친구를 만나 밥을 먹으러 갔지.

닭요리 전문점!

가격이 참 착하다!

나는 카우만 까이라는

닭 백숙 덮밥을 먹었어.

굉장히 밍밍해보이는데

굉장히 담백하고 맛있어!

밥이 코코넛 물로 만든건가봐! 상당히 맛있어!

그리고 닭튀김도 같이 시켰지!

덮밥 하나만 먹고는 배가 안차니까!

이렇게 밥을 먹고

친구는 자기도 곧 나가야된다면서

대사관까지 태워주겠다고 해서 완전 땡큐였지!

그 친구가 씻고 준비할 동안 나는 카페에 갔어.

로컬 노상 카페!

나름 음악도 팝음악이라

은근 분위기 있더라구!

아메리카노! 그리고

멘솔 구름과자!

이거 두 개면 극강조합!

멍하니 있어도 행복해!

셀카도 찍으면서

혼자 찰지게 놈.

이윽고 그 친구가 나왔고

그 친구의 차를 타고 대사관까지 갔어!

드디어 재외국민 서류랑

한국 면허증 서류 Get!!

오늘은 땡 볕에서 꽤 있었으니

여기까지만 하고 돌아가자!

가는 길도 역시 랍짱!

이제 면허만 따면 나도 셀프랍짱이당!!!

집에 돌아가자 보컬형이

망고 스티키 라이스를 사놓고

기다리고 있었어!

개꿀맛따리!!

"J! 오늘은 어디갈거야?"

"음 오늘은 랑싯가자!

작년에 같이 놀던 형이 오기로 했거든!"


"ㅇㅋ 개굿굿따리!"

"근데, 그 전에 나 블로그 좀 쓰러갈게!

이따 밤에 만나자!"

그래서 아리에 자주가는 카페에 갔어!

그리고는 블로그 글을 쓰기 시작하던 도중

드디어 연락이 왔어!

그녀에게서!!

게이클럽에서 봤던 이민정 닮았다던

그녀말이야!!!

블로그 일 따위는 잠시 미뤄두고!!

그녀와 메세지를 주고 받았지!

그리고 승부수를 띄었어!


"나... 아직 저녁 안 먹었다."

"그럼 빨리 먹어요 카"


"아니,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요. 그럼 와요 카"


-다음 편에서-


오늘은 태국 방콕에서

처음으로 치과치료를

받았던 이야기를 하려 해.


아는 사람도 있을 거고

모르는 사람도 많을 텐데

태국은 의료강국 중 하나야!

그 중에서도 치과치료 진료비가

무척 싸다고 알려져 있지.


그렇다고 치과 치료를 대충하냐고?

그것도 아니었어.

기술력이 딸리냐고?

듣기로는 태국의 치과 장비가 

독일에서 와서 확실하다던데?

뭐, 담당하는 의사마다 케바케겠지만


이 날도 어느 날과 다르지 않게

공복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했어!

이게 매일마다 귀찮지만 운동효과가 짱짱이거든.

딱 15일만 해보면 효과 볼 수 있어!

아침 운동을 끝내고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아리로 넘어갔지!

46바트 나왔엉!

아리에 도착해서

치과치료를 받기 전 

마지막 식사를 했더랬지.

마지막 식사는 혹여나 치료가 잘 못 되서

미각을 잃을 것을 생각하니까

최대한 느끼하고 꾸덕꾸덕한

크림 스파게티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아리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쉐프인더 박스라는 스파게티 집으로 왔어.

이게 뭐야... 

면발이 무슨 라면 면발도 아니고

이거 왜 이래...

이런 어설픈 크림스파게티가

내 마지막 식사라고 생각하니

너무 분해서 치과치료가 잘못돼면

슬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이 애매한 크림스파게티의 가격은

136바트였어!(4800원 정도)

창렬 창렬 개창렬하다!


크림 스파게티로는

치과 치료에 대한 내 불안감을

떨출 수 없어서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두려움을 없앴어야했어.

이 때 카페 젤렉션이라는 곳을

처음 오게되었는데 

화려한 외관과는 다르게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65바트야!

엄청난 가성비를 갖춘 장소라는 걸 

알게 된 후로 여기만 찾았던 것 같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치과 가기 싫어 끙끙대다가

핑계김에 공부하는 척 좀 했지.

치과 갔을 때의 상황은 없더라.

무용지물이었어.

결국, 책을 덮고 옆에 있는 치과로 이동!


근데, 왜 치과를 아리에 있는 곳으로 갔냐고?

물론, 스쿰빗 쪽으로 가면 

한국 사람들이 자주 가는

치과도 있고 영어도 잘 하는 치과도 

많다고 들었는데

가격이 창렬 할 것 같아서

적당히 수준도 높고 외국인도 많은 

아리 지역 덴탈 클리닉을 간다면 

값 싼 가격에  치아치료를 잘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거든.

치과도 이쁘장하게 이렇게 치장해놨어.

애기들이 무서워 할까봐 일부로 이런 줄 알았는데

태국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치과를 겁내지 않아.


오히려 더 많이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비싸서 자주 못가서 그런가?

내가 아는 태국 지인들한테 치과가기 무섭다고 찡찡거리니까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다는 말투였어. 다들...


태국의 덴탈 클리닉을 가게되면

이름이랑 핸드폰 번호만 적어.

그 외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아.

우리나라의 경우는 주민등록부터

주소랑 폰 번호 등등을 적어서

기록을 확인하는데 반해, 태국의 진료과정은

상당히 심플했어.


진료는 어땠냐고?

결과만 놓고 보면, 치과치료 수준도 엄청 높고

오히려 한국의 치과보다 더 꼼꼼하게 봐줬어.

내 경우는 충치치료 받았던 아말감이

떨어져서 다시 아말감을 때우고 싶었어.

그래서 한국의 치과를 갔었거든?

근데, 아말감 빠진 치아의 구멍이 너무커서

금 말고는 답 없다고 하면서

싸게 해준다고 40만원 자꾸 쇼부쳤어.


이 곳 태국 클리닉에서는 역시나

내 치아 구멍보면서 구멍이 너무 커서

아말감은 약해서 안된다고 했어.

그래서 "한국에서 골드하라는데

선생님 의견은 어때요?"라고 물어보니

의사 쌤은 아말감보다 

강한 레진으로 해도 된다고 하더라.


물론, 금으로 하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땐

내 치아건강에 좋다는 건 당연히 알고 있지.

하지만, 돈이 없는 와중에 좀 더 다양하고

저렴한 해결책을 내주는 의사 쌤을 더 선호함.


의사 쌤은 여의사였는데 굉장히

미인이셨어! 마스크를 얼굴을 가렸어도

한 눈에 이쁜게 보였고 내가 말을 잘 못 알아들을 때면

마스크를 몇 번 벗고 말해주시는데

이뻐서 나중엔 일부로 못 알아듣는 척 함.

근데, 영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니어서

서로 짧은 영어로 응?엥?아? 하면서

대화했던 걸로 기억해.


어쨌거나, 짧은 영어 속에도

치아 하나에 두 번의 레진을 쏴야한다는 것은

알아들었고 총 치아 두 개를 해야한댔어.

그래서 단도진입적으로 물어봤어.

"거 얼마요?!"

치아 두 개의 각 두 번의 레진

다 합해서 2000바트야!

한국 돈으로 6만 6천원!!!

외국인이라 보험 그런 거 없는데도

그냥 6만 6천원 주면 돼!!ㅅ


게다가 대충하는 것도 아니라

감동받을 정도로 성심성의껏 꼼꼼하게!

레진이 굳은 다음에도

치아 수평 맞냐고 계속 물어봄.

내가 계속 잘 모르겠다고 안맞는다고 

10번 정도 했어도 단 한 번 짜증도 안내고

웃으면서 알겠다고 걱정말라고 해주심.


치료가 끝나고 너무 감동받아서

컵쿤 캅이라는 태국말로는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기에 너무 부족해서

한국말로 미친듯이 감사를 드렸더니

방긋 웃어주심.

한국말로도 다행히 진심이 전해졌나보다.

결론적으로, 치과치료는 태국이 답.

(단, 금, 임플란트 치료 제외)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치과 쌤 너무 이뻤는데

좋았던 건 굉장히 밀착해서

내 입 안을 들여다보느라고

가끔 선생님의 품이 

내 얼굴에 느껴지곤 했어...>_<


그래도 치과치료는 치과치료더라.

받고나니 진이 다 빠져서

다시 아까 그 커피숍으로 절름거리며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놀란 마음 진정시키러

마사지를 받으러 갔지.

여기는 네이버 한 블로거 때문에

오게 되었는데 저렴하고 마사지도 적당하게

잘 해서 자주 가는 곳이 되어버렸지.

근데, 여긴 예약 없이 마사지 받기 힘들어서

항상 짧은 영어라도 예약하고 가야함.

벤치에서 디비 자는 이 녀석은

이 마사지 샵의 마스코트인 고양이야.

세상 팔자 좋아 보인다 -_-

여기서 마사지 받고 싶은 사람은

이 번호를 이용하도록 해.

구글 지도 치면 찾아가기도 쉬움.

마사지 가격도

1시간에 200바트

2시간에 350바트야.

저렴저렴하니 예약하고들 가셈.

나는 이 날 예약 안하고 무작정가서

시간 꽉 찼다고 다음에 오라더라.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른 곳으로 갔지.

아리 역 근처에 또 다른 마사지 샵이

보여서 일단 가봤어.

백엔숄더 마사지가 220바트라니!

여기도 싸다!


1층에 미용실 아줌마한테

마사지 받으러 왔다고 하니까

미용실 안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라고 하더라.


베이비 붐붐 퇴폐 마사지의 느낌이 나지만

전혀 아니니까 안심하도록 하셈.

여기서 백엔숄더 받았는데

좋았는지 구렸는지 정확히 기억이 잘 안남.

첨엔 좋다가 갈수록 발시발시했던 것 같은데

갈 기회 있으면 또 다시 가봐야겠다.

마사지를 받고

오늘 하루 치과치료를 잘 견뎌낸

내가 대견해서 승전기념탑에 있는

스테이크 하우스에 가기로 했지.

태국음식 후기에도 있는

이트엠아야!

저렴저렴한 스테이크 하우스라

평일 저녁에는 사람이 엄청 몰려서

웨이팅을 해야돼!

물론, 나도 웨이팅함.

10분 정도 기다려서

들어갔는데, 내 뒤로도 많은 사람들이

줄 서 있었어.


근데, 눈치보이게 4인용 식탁에

나 혼자 떡하니 앉아서

좀 마음이 그랬지만

비싼거 시키면 되는 거 아냐?!

남들은 눈치 주지도 않았는데

혼자 마음 졸임.ㅠ

그래서 오랜 만에 사치했어!

돼지 폭립이랑 치킨 스테이크!

가격이 예상보다 많이 나와서

조금 후덜덜했지만

그래도 이런 날에 이 정도 사치야 괜찮찮아?!

214바트 나왔쪙.헤헤

7000원! 행복하다.. 

한국에서는 7000원에 느낄 수 없는

행복감과 포만감이 있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태국을 좋아하는 거겠지?


이렇게 먹고 집에가서

조금 쉬다가 자려고하니까 좀 허전해서

태국 단톡방들 눈팅 좀 하니까

클럽 갈 사람 모으는 글이 있더라고!

이런 날에 놀지 또 언제 노냐 싶어서

바로 연락했지.


그래서 클럽을 가기 위해

꽃 단장을 하고 미리 모이기로 한

한인타운에 약속시간에 맞춰나갔지!

근데, 거기서 귀인을 만났어!!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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