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상은 내가 키우는 강아지 초야와 함께 해봤는데

요즘 들어 한 두 군데씩 아파오는 초야를 보며

뭔가 더 이상 미루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서

 이 녀석과 했던 약속을 지키러 집 밖을 함께 나갔더랬지!


사실 나는 초야라는 반려견을 데려왔을 때

마음 속으로 한 가지를 다짐했어.

개의 평균 수명은 10살

따라서 이 녀석이 5살이 되어

견생의 절반을 산다면 꼭 한 번 바다에 데려가주겠노라고!


물론, 이 녀석 동의 없이 한 내 혼자만의 약속이고

남들이 들으면

바다 따위 언제든지 데려가줄 수 있는 건데

왜 궁상맞게 그러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 당시의 나는...

아니, 작년까지의 나는...

내 삶이 너무 힘들고 고달파서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었어.


그러다 보니까 작년에 초야가 5살이었는데

진작 데려가줬어야 했던 걸 이제서야 데려가주게 되었징...

아, 근데 만 나이로는 올 해가 5살 맞구낭!

퍽킹 한국 나이!


뭐, 어쨌든 차도 없는 내가

이 녀석을 데리고 바다까지 가기는 무척 힘든 일이야.

의정부에서 제일 가까운 서해 앞 바다 강화도까지

대중교통으로 4시간 반 걸리던데...?


하지만, 나에겐 비밀무기 친형이 있지!

형에게 부탁해서 소중한 주말을

내 개인 운전기사를 해달라고 졸랐어!


역시 부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형은 흔쾌히 오케이!

그리고 사실 우리 형제가 단 둘이 여행을 가본 적이 없어서

겸사겸사 들뜨기도 했었지!


그렇게 시작된 초야여행!

이번 편에서는 초야의 심리상태를 반영해서(?)

재밌게 더빙을 해봤으니까 다 같이 보러 가자구!

https://youtu.be/xADv-ub66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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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상은 내 태국여친 린팁이와

그녀의 친구들 때와 뱅크를 데리고

한식 스타일의 레스토랑을 갔던 날이야!


얼마 전에 때는 러시아에서 내 기념선물을 사와줘서

너무 고마운 나머지 한식 한 번 대접해야겠다 말을 했는데

이 날 겸사겸사 지키러 갔더랬지!


우리가 갔던 곳은 촌킹이라는 곳인데

승전기념탑 5분 거리에 센터 원이라는

쇼핑몰 3층에 있어!


처음 나는 이 곳을 스쳐 지나가다가

뭐지 싶어서 봤는데 치킨이 무한리필이더라?!

그래서 그 이 후로 나만의 완전 소중한 장소라고 생각하며

언젠가 꼭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했더랬지!


자세한 위치는 구글지도 첨부할게!

https://goo.gl/maps/xxsqeWh4XrZ7DCs56


린팁이를 포함한 때와 뱅크는

그 곳에서 한국 스타일의 치킨과

고추장 찌개를 먹었는데 반응들이 아주...!!

그건 영상에서 확인해보자!

https://youtu.be/Zp4OG6kgB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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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아침부터 게이친구 뱅크녀석이

전화를 걸어대며 소고기먹자고 조르는 바람에

여친과 함께 방콕 펭귄 샤브샤브 뷔페를 혼내주러 갔어!


요즘 들어, 태국환율도 오름과 동시에

방콕 미세먼지가 장난 아니야

거의 역대급이라 많은 학교들이 휴교령을 내리고

하늘에선 태국정부의 비행기가 인공비를 내리고 있지.


그 미세먼지를 뚫고 우리는 샤브샤브 뷔페로 갔어.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인상을 쓰며 불친절한 점원 때문에

여자친구는 딥빡이 쳤고

나는 여자친구 눈치를 보며 차라리 다른 곳에 가자고 말을 했는데

꼭 여기를 가야만 한다는 게이친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장을 하게 되었어...

돈은 내가 내니 기분 나빠도 일단 앉는 거니...?


그래도 기왕 돈 쓰는 거 기분좋게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먹기 전 여자친구와 약속을 했더랬지!

이왕 여기 온 거 맛있게 먹고 가자고!


하지만, 음식은 무척 맛있었는데 많은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어.

주문을 받아야 고기를 계속 가져다 주는데

손님이 꽉 차있고, 서빙을 보는 점원은 세 명이어서

5분이 넘도록 리필주문을 안 오는 거야...

그래서 같이 온 게이친구들도 빡이 쳤더랬지.

뭔가 욕쟁이 할머니네서 욕 먹으며 먹는 느낌이랄까?!


가격도 저렴한 편이 아니라 1인당 세금포함 700바트 가까이 돼!

한국돈 25,000원 정도!

물론, 음식의 퀄리티는 상당했어!

새우골수, 가리비, 와규, 치즈와규 등

비싼 가격하는 재료들이 상당히 많았어!

하지만, 리필주문 겁나 느렸다는 거!

다른 테이블도 빡쳐하던데?!

만약 여기 간다면 꼭 안 바쁜 시간에 가길 바라!

궁금할까봐 지도 같이 올림요!

https://goo.gl/maps/4Cmj8zAth462


어쨌건 간에, 사람들이 좀 빠지고 나서야

리필주문이 제대로 이루어졌는데

이미 너무 천천히 먹은 지라

배가 차오르기 시작했고

기왕 온 김에 게이친구 뱅크녀석 옆에 달라붙어 앉아

인터뷰나 짤막하게 해봤어!

인터뷰 내용이 궁금하다면 영상 보러 가자구!

https://youtu.be/ZQnrjq-fR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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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글을 쓰다보니까

어느 덧 80편까지 왔네.


이번 편은 별다른게 아니라

태국 여자친구 T와 일상적 데이트를

한 이야기를 쓰려고 해.


격투게임 철권이라고 들어봤나?

이런거 하는 커플이 흔하진 않아서

일상적 데이트라 하긴 좀 그럴 수도 있겠당.


"J, 약속 지켜야지?"


"뭔 약속?

너한테 돈 빌린거 없는뎅? -_-;;"


"장난 똥 때리나...

잊어버렸냐?"


"나 뭐 밑지는 사람 아님!

당당하다 캅!"


"확실해?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말라!

100대 맞기 내기할까?"


"미... 미안합니다...

대체 그 약속이 뭘까요...?"


"철권!!

다음에 만날 때 

철권하기로 했잖아!!"



"아...

일단 맛있는 거나 먹으러 갈까;;?

제... 제가 사드림..."


"일단 메뉴가 뭐냐에 따라

강도와 스피드가 결정된다.

잘 생각해라."


한 참을 고민했어.

심심풀이로 무에타이 도장에 다니는

T가 삔두가 상해

풀파워로 펀치를 날린다면

뼈가 아작난다는 것은

불 보듯 뻔했거든.



'기억해내야해!

T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를!!

두뇌 풀가동!!!'


108번의 번뇌 끝에

나는 T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떠올랐지.

이윽고, 약속시간이 되어 

승전기념탑에서 T를 만났어.


"야, 너 되게 의기양양하다?

니가 고른 메뉴가 내가 먹고싶은 메뉴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진심펀치 날릴거 알지?"


"하하, 무서운 년.

가자, 먹이 먹으러!!"


나는 T를 데리고 센츄리센터의 안으로 들어갔어.

그리고 눈에 보이는 일식 집으로 들어갔지.


"오? 어떻게 알았어?

나 안 그래도 일식먹고 싶었는데!"


뻔하다...

태국 사람들 90%는 일식 좋아하는 것 같다.

돈 없으면 로컬,

돈 있으면 일식.

우리네 삶과 비슷하지.



막상 들어와서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후덜덜하다...

다 합해서 600바트(22,000원)나왔어.


한국에서야 데이트 할 때 먹는

일반적인 가격이지만

나는 태국 현지 패치가 되어서

로컬음식이나 세븐일레븐 음식만 먹는 나로써는

6끼의 식사에 해당하는 돈이야.


하지만, 목숨과 여자 앞에서의 가오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리 티는 내지 않았어.


다 먹고 난 후에

센츄리센터 영화관 옆에 있는

오락실에 가서 철권을 하게되었지.


서로 마구 버튼을 누르는 와중에도

나는 손쉽게 T를 이길 수 있었어.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해와서

게임 유전자가 애초에 T와는 다르거든.


그래서 진심으로 T의 캐릭터를

뚜까 팼지.

패다보니 스트레스 완전 풀려서

정신줄 놓고 더 신나게 뚜까 팼어.


근데, 갑자기 옆구리에 

강렬한 한 방이 들어오더라.

아니... 철권 게임 해놓자고서

현실판 철권하면 어쩌자는 거임...


T는 한 참을 씩씩거려서

한 동안 토닥여야만 했어.

하지만, 일부로 져주는 접대철권은

하지 않을 거임.

게임만큼 동등한 게 어딨음.

억울하면 이겨야지.


그래도 이겼으니 기분 좋게

맥주 먹으러 왔어.


여기가 나만 알고 싶은 장소 중의 하나인

승전기념탑 루프탑 바야.

아주 아담하고 작은 장소지만

여기서 바라보는 소소한 야경이 나는 좋더라구.



바로 옆으로는 BTS가 지나가서

가끔 거기 탄 사람들이랑 눈 마주칠 때마다

맥주 잔 들고 씨익 한 번 웃어주면

120% 폭풍간지를 뿜뿜 할 수 있지.


여기서 포인트는 T가 아니라

뒤 쪽에 핫한 탱크를 

입고 있는 처자야.

아주 보기 좋더라고. 


처음에는 차림이 너무 핫해서 

뭐하시는 분일까 궁금했어.

영어도 엄청 잘하고 

회사얘기하는 걸로 봐서는

훌륭한 직업을 가진 여성 분이었어.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이런 거구만!!


이렇게 맥주를 먹으면서

T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

출장 잘 다녀와라, 

베트남 잘 다녀와라 

같은 이야기 말이야.


그리고는 T를 집으로 보내고

나도 집으로 들어왔어.

들어오자마자 느낌이 쎄하더니

역시나 T에게 문자가 왔어.


"야, 내일 우리 콘도로 와라.

함 더 뜨자"


"뭘 하는데?"


"철권!

동생 친구한테 말해서 플스 빌려놨다!"


"야... 가면 니네 어머니 계신데

거기서 철권해?

그게 말이 돼냐?!"


"모친출타!

어머니 안계신다."


"니 동생 있는데

셋이서 같이하기도 그렇잖아~"


"동생출타!

동생놈 집에 없다."


"아... 여자친구가 집 비었다고 

오라고하면 좋아야하는데...

이빨이 출타될 것 같은 이 느낌은 뭐지...

우리 뭐 스파크 일어나는 섬씽 그런거 없는 거지?"


"개수작 부리지 마라.

건전하게 철권만 하는 거다."


"아... 알겠다 캅..."



그리고는 나는 다음 날 T의 퇴근시간에 맞춰

T의 콘도에 갔지.

그리고 우리는 단 한 번의 시선의 마주침도 없이

자리에 앉아 플스를 세팅하고

긴장된 모습으로 게임을 시작했어.


첫 판은 간단하게 예를 갖추며

인간 캐릭터로 했지.

하지만, 곧 나의 깝침 게이지는 슬슬 올랐고

매 판 내가 이길 수록 더욱 더 

찰지게 놀리고 싶은 마음에

캥거루나 곰, 통나무 같은 사람이 아닌 

캐릭터로 T를 희롱했어.


"푸하핫, 동물한테도 지냐?

동물보다 못하네.

쿠마 펀치!

죽어랑!!! 헤헷

펀치 하는 척하면서 이번엔 킥이당.

힝 속았징?!ㅋㅋㅋ"


T는 몇 판째 동물들에게 당해

혼자서 부글부글 끓다가

이내 현실판 쿠마킥을 날렸어...


"야... 태국에서 발로 사람 

건드는거 아닌 거 알잖아...

제일 더럽게 여긴다고..."


나는 T에게 정색하며 말했어.

T는 갑자기 굳은 내 표정을 보더니

재빨리 사과했어.


"아... 미안해.

내가 너무 심했지?"


"이 때를 노리는 거여!

한국인한테 그 딴게 어딨어.

쿠마킥!! 죽어랑!!!!"


그 틈을 타서 나는 내 곰 캐릭터로

T의 캐릭터를 묵사발 내었고

T의 멘탈은 하늘로 승천했지.


가소로운 것.

어디 게임으로 

한국인한테 도전해?


님들도 태국가서 같이 할 태국인 있다면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한국인이라면 게임DNA는 타고나니깐

왠만하면 안 짐.



오늘 글은 여기서 마무리 함.

다들 남은 추석 연휴 쿠마킥!!!





이 때 즈음에, 나는 태국친구가 무척 사귀고 싶어서

우리집 강아지 마냥 태국 사람만 보면

친구가 되고 싶어서 난리였어.


집 안에 맨날 박혀서 음악작업만 하다가

태국 여자친구인 T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게

너무 외로웠거든.

아니, 정신병 걸릴 것 같았어!


T랑 얘기하는거 제외하면 하루에 말 하는 횟수가

10번을 안 넘을걸?

대화 할 상대가 없으니까 미치겠는거야!


그래서 다양한 루트로 

친구를 구하고자 노력했어.


어플?

어플에는 무슨 마사지사만 있나

베이비 붐붐 마사지는 왜 자꾸 날려?!

일부로 남자랑만 얘기했더니

자기 게이라고 만나자고 하고있고...


콘도에서 만난 잘 웃어주는 터키 여자애는

몇 번 인사하고 친해져서 친구가 되나 싶었는데

대마 팔라고 접근한 거였고

방콕에서 정상적인 놈들은 어디서 만날 수 있는거야?


여튼, 이야기 흐름으로 다시 돌아가서

전 편에 이어 글을 쓸게.

전 날 그 동생녀석네 집에서

자고 일어나 그냥 가기 아까웠으므로

그 녀석이 자는 동안 신나게

부자들의 사는 콘도의 시설물을 이용해줬지.


그 녀석이 머물던 콘도는

넓은 수영장도 있었지만,

전 날 놀고 바로 왔던 터라

수영복이 없어서 헬스장 밖에 갈 수가 없었어.



역시 운동할 땐 나시지!

헬스장 No.1 패션이자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패션.

팔이라도 살짝 들었을 때 보이는 짜장범벅은

상대편의 안구를 강타 할 수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입냐고?

운동할 때 완전 편하거든!


또 다른 이유로는 헬스하는 남자들 99%는

거울을 보며 펌핑 된 자기 근육을

3초이상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데

나시를 입으면 그 효과가 더 극대화 되기 때문이야.


하지만, 태국 애들은 나시를 입은 남자를 볼 때는

게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걔네들은 나시를 잘 안 입어.


그렇다면, 태국 로컬 패션은 뭐냐?!

축구 유니폼이야.

얘네는 평상복, 작업복, 잠옷으로

축구 유니폼을 입기로 암묵적으로 약속한 것 같아.

언제 어디서나 축구유니폼을 입고

쪼리를 질질 끌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지.


개인적으로 요즘 중국 애들이 갈 수록

멋져지고 이뻐져서 한국인과 구분이 잘 안가는 것 같아.

태국에서 나시를 입고 선글라스를 쓰고 

돌아다니는 동양인은 대개 한국인 아니면 중국인인데,


주관적 경험으로 봤을 때

좀 더 패셔너블하면 한국인이고,

앞에 복대 차면 중국인임.


헬스를 마치고, 그 동생녀을 깨워 아침겸 점심을

먹기위해 라마9 센트럴플라자로 이동했지.

센트럴플라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쇼핑센터인데,

시암처럼 사람이 많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으며

있을 건 다 있는 곳이야.


특히나, 음식점이 밀집되어 있는데

가격 대비 퀄리티가 짱짱맨임.

우리는 제일 흔한 무한리필 가게인

Bar-B-Q Plaza로 갔지!


평일 낮 시간이어서

웨이팅은 없었어.

주말에 가면 최소 10분은 기다려야함.



"몇 분이냐 캅?"


"응? 몇 명이냐고?

둘인데요?"


"#$^!$%카드 캅?"


"예? 카드 계산이냐고요?

야 계산 먼저해야 되나봐?

여기요. 여기 현금이요."


"노노노캅, !#$^#캅"


"뭐라는 거여?

우리 못 먹어요?

배고프다, 헝그리, 히우래우? you know?"


말이 안 통하자 직원은

영어가 되는 직원을 불러와서

설명해줬어.



사실 여기는 회원제로 운영하나봐.

이용하려면 멤버카드가 필요하데.

T와 함께 갔을 때는 아무 생각없이 가서

그냥 먹을 수 있는 줄 알았는데

난감했어.


"아... 여기 멤버카드 만들라면

돈 들겠지? 나가자, 다른 데 가서 먹장."


"아!!!! 기다려라 캅!

꽁짜다 캅!!!!!"


"ㅇㅋ 진작 말해주지!

사람 없어보이게!!"


멤버쉽 카드 발급은 공짜니까

님들도 겁먹지 말고

당당하게 하나 만들어달라고 하셈!



드디어 식탁에 앉았고,

태국 전용 그릇이 나왔어.

샤브샤브와 고기구이를 동시에 먹을 수 있는 그릇이라

그럴 싸 해보이긴 하지만

사실상 실용성은 제로야.


고기는 겉만 타고 속은 안익고,

판을 갈 수도 없어서

그냥 전부 다 물에 빠트려서 익혀먹었어.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그 동생녀석은 랑짓에서 썸을 탄 여자를

만나러 간다고 해서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


그리고, 태국어 공부를 시작했어.

아까 식당 뿐 만 아니라

모든 상황 속에서 내가 앞으로

태국어를 할 줄 알아야 태국에서 지내는 동안

태국친구도 생기고, 태국에서의 삶이 윤택해지겠지?


T는 태국어 학원에 다닐 것을 강요했는데

그건 돈 지랄이라고 생각했어.

가나다라도 모르는 애를

학원 다닌다고 뭐 많이 배워오겠음?


암기나 시킬텐데,

그럴 바에야 혼자 암기하고 

그 후에 학원 다니는게 더 효율적이지!


대부분 사람들이 대화문을 외우면서

외국어를 배우는게 빠르다고 해.

하지만, 나는 조금 달랐어.

그렇게 공부하면, 그 상황 외에는

내가 쓰고 싶은 말을 못하잖아!


그래서 중요한 동사와 명사를 

먼저 외우자고 생각했고

왠만큼 외워진 후에

내가 문장 자체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내 고집을 밀고 나갔어.


처음엔 더듬더듬 거리면서 엄청 힘들었는데,

이 공부스타일이 나랑 잘 맞았는지

효과는 좋았어!

1개월 정도 지나니까 내가 단어랑 명사를 조합해서

문장을 만들 수 있게 되더라고!


그렇게 공부를 하다가 언제나처럼 

10분여만에 스르르 잠이 들었는데

에어컨을 틀고 자버린거야.


냉동식품 될 뻔...

항상 에어컨을 18도로 설정해놓거든...

잠에서 깨니, 너무 추워서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열이 나더라.


아플 땐, 기름진 것 말고

죽을 먹어야 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떠올라서

편의점에 가서 새우완자탕 샀어.

여기에 프로모션으로 반숙 같이 주더라고?


어떻게 먹어야하나 고민했는데

계란 있는거보고 엄청 뜨겁게 데워줘서

무리없이 잘 먹게 되었어.

계란이 살짝 익은 다음에 먹어도 맛있고

풀어먹어도 맛있어!

가격은?! 55바트(1800원)정도 했는데,

국물도 시원하고, 완자도 제대로라

그렇게 창렬하다고는 느껴지지 않았지.


편의점에 갔을 때, 나랑 친한 편의점 매니져

'닝'이라는 누나가 있었는데

이 누나가 영어를 못해.


그래서 감기약을 뭐라 설명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

그래서 몸이 아픈 와중에도

어깨 부여잡고 오들오들 떠는 마임쇼를 펼쳤지.

무슨 스무고개 하는 것도 아니고

편의점 직원들 다 모여서 퀴즈 프로그램 진행하듯

자기가 맞출 차례라고 서로 대답했어.

동물원 원숭이가 된 기분이었지...


닝 누나와는 친구라면 친구지만,

편의점에 갔을 때를 제외하면 마주칠 일도 없고

라인을 따서 메세지를 주고 받은 것도 아니어서

그냥 내겐 한국을 좋아하는 편의점 누나 정도 였어.


괜히, 라인 같은 거 물어봐서

오해하게 하고 싶지도 않았고.


열심히 몸으로 설명 한 후에, 

닝 누나가 약 하나를 가져다 줬어.

다행히 영어로 써져있더라고?


음... 뭔진 잘 모르겠지만,

중학교 때 배운 fever라는 단어를 보아하니

열 날 때 먹는 약이구만?


아무튼 맞는 것 같아서 이거 먹고 다시 좀 잤어.

이번에는 에어컨 안 틀고 문 열고 잤는데

밖에서 첨벙 첨벙 꺄르르 꺄르르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몸이 직감적으로 날 깨우게했지.

'여자다. 인마 일어나.

여자 소리가 난다.

너도 지금 안 일어나면 굉장히 아쉬울 거 알잖아.

정상적인 태국 여자들과 친구가 될 기회다.

어서 일어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여자 소리가 난다.'


일어나자마자 나는 베란다로 가서

기지개를 켜며 수영장에 있는 사람을 봤어.

수영장 안 여자 둘, 혼자 멋쩍어서 벤치에서

똥 폼 잡고 있는 남자 하나.


'어... 흠... 말을 섞어볼 좋은 기회군.

아니아니지... 외웠던 태국어를 

복습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군.'


사실 태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었어.

남자든, 여자든, 게이든, 레이디 보이든, 톰보이든, 레즈든

상관 없으니 아무 태국인이랑 친구가 되고 싶었지.


그래서 일단, 수영복 입고 뛰쳐나감.

그리고 후리한 외국인 버프를 이용해서

친근한척 말을 걸었지.


"안녕? 난 J야."


"난 000야, 얘는 내 회사동료 00000야.

한국인이야?"


"응, 사실 자다가 너네 떠드는 소리에 깨서 나왔어."


"아 진짜? 시끄럽게 해서 미안해."


"아냐! 재밌어보여서 나도 내려온거야.

사실 친구가 없거든.

친구는 고사하고 말 할 사람도 없어

맨날 집에 혼자 있어서 심심해서 온거야."


"우리 이뻐서 온 거 아니야?"


"개소리 ㄴㄴ해, 

너 지금 화장 흘러내리는데

이뻐보이겠냐, 운동이나 같이하자.

살 빼려고 수영하는 거 아님?"


"쳇, 맞아, 뭐 어떻게 하게?

여기 굉장히 좁아서~"


"내가 지켜보니까 너네 그렇게 운동해서

살 안빠질 듯 해.

살 빼려면 내기가 짱이야.

내기하자. 


내가 왕복 10번 찍을 때 너네는 합심해서

5번만 찍으면 돼.

먼저 온 사람이 이기는 거임"


"지면 뭔데?"


"손가락으로 팔목 때리기!"


"콜!"


그렇게 처음 보는 여자애들과

맴매를 걸고, 내기를 하게 되었지.

그 동안, 혼자 똥 폼 잡는 남자애는

얼굴은 핸드폰을, 눈알은 우리를 향해 있었어.

부러웠나봐.


게임은 시작됬고, 

임용고시 실기 대비로 연습할 때 하던 수영실력으로

숨 한 번 안쉬고 팔을 미칠듯이 저었지.


결과는?


내가 졌어.

숨쉴 때마다 흘깃 봤는데

눈알 뒤집어 까고, 침 흘리면서 

걔네들도 죽기 살기로 하더라.


"야, 이거 어떻게 때리는 거야?"


"손가락 두 개로 내 팔목을 치면 돼."


"아? 이렇게?"


"아 발씨!! 주먹으로 내려치면 어떡해!"


"처음이라 잘 몰랐어^^"


독한 것들...

그렇게 하하호호 얘기를 하고 있는데,

멀리 벤치에서 폼 잡고 있는 남자애는 그게 부러웠는지

물 속으로 퐁당 빠져서 헤엄치는 시늉 몇 번 하더니

쿨한 척 내게 말 걸더라.


"오~ 안녕?

너 수영 되게 잘하더라?"


"아! 고맙다캅!!"


"나는 0000이야. 현재 대학교수야"


"어?! 너 되게 젊은데?

몇 살이여?"


"28살."


"헐 대박, 나보다 1살 많은데?

(태국은 만나이로 취급)

어디 대학교?"


"줄라롱꼰"


대박 명문대학교다...

여자 애들도 이 얘기를 듣더니 흘깃 귀를 귀울였어.

그 남자애는 그 분위기를 파악했는지

이 때다 싶어 밀고 나가더라고.


"얘들아, 우리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밖에 나가서 맥주라도 한 잔 할까?"


"헤에? 어디서 먹게?"


"집 앞에 괜찮은 곳 있어.

거기서 먹자"


"아니야, 우리는 내일 일해야해서

가봐야해. 다음에 보자~"


남자녀석은 이내 실망했고,

여자 애들이 간 후로 몇 분간 둥둥 떠다니다가

나에게 말을 걸었어.


"J, 클럽 좋아해?"

"응, 좋아하지!"

"클럽이나 갈래?"

"오늘? 오늘은 안돼~

여자친구 만나기로 했어"


"그럼 가볍게 맥주나 먹자"

"콜"

"라인 알려줘, 샤워하고 메세지 보낼게"





그렇게 T를 만나기 전에

약속이 생겨버렸어.

사실 피곤하고 아프고 그래서

먹기 싫었는데, 그래도 태국인 친구가 생긴다는 생각에

가기 싫어도 한 번만 참자라고 벤치에 누워 생각했지.


그리고 집으로 들어가 샤워 후 

그 녀석의 메세지를 기다렸는데

미안하다면서 다음에 먹자고

연락이 오더라고.


다행이었어.

정말 귀찮았거든.

그리고 그 녀석도 그냥 

가볍게 한 말 일거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어.

마치 우리나라의 '언제 밥 한 번 먹자'와 같이.


이 녀석과 그 이후로 몇 번 마주치고 연락을 했지만,

결코 클럽은 같이 가거나, 식사를 하는 일 따위는 없었어.

약속을 잡아도 이 녀석이 일방적으로 펑크냈거든.


나중에는 좀 화가 났는데,

이런게 태국 사람들의 흔한 약속과 시간의 개념인가?

생각하고, 태국 사람들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가졌었는데

그 녀석만 그런 거였어.

나쁜 시키.


그 여자 애들은?

엘리베이터 타면서 몇 번 마주쳤는데

화장한 얼굴을 몰라봐서

인사 안하다가 그냥 그렇게 됐지 뭐.


지금에야 Z형의 소개로 치앙마이에

친한 친구가 생겼지만,

이 때는 정말 외로웠어.

다시 방콕으로 간다해도

친구를 사귈 수 있을 지 걱정이야.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치고

다음 편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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