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에피소드는

태국에서 필리핀 여자를 만났던 사건이야!

정확히 태국에 도착하고 두 번째 날에

발생한 사건이지.


처음부터 글을 읽었던 독자들은 알다시피

나는 방콕에서 친구도 없이

많은 시간 외로웠기 때문에

태국친구들을 만나러 적지 않은 시간을 

치앙마이에 왔다갔다 했었어.


그래서 이번은 방콕에 태국친구를 

좀 만들고 싶었음.

겸사겸사 언어도 배울 겸!

방법은 누구나 나 알고있는

스카우트(Skout)라는 어플이야.


계집질의 목적이 있었냐고?

물론, 없다고 하면 구라지!


나도 남자고 사람인데

태국어 가르쳐 주는 사람이

기왕이면 여자가 더 낫고

일반인보다 내 이상형에 가까우면

더 좋은 거 아니겠음?


하지만, 고추를 휘두르기 위해서

어플을 사용하는 건 아니야.

감정없이 몸 섞는 거 만큼 

허무한 게 없거든.

정말, 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바라지 않으며 어플을 실행했지.


어플을 키자마자

주변에 있는 수 많은 여자에게

쪽지가 날라왔어.

"오퐈오퐈, 스페셜 마싸?"

"오퐈 숏타임 3000 롱타임 5000"


하...

자기소개부터 바꿔야겠다...

'나 태국어 배우고 싶다 캅

태국친구 만나고 싶다 캅

제발 베이비 붐붐마싸 보내지 좀 마라 캅'


이렇게 설정하니까

프리랜서 워킹걸들의 문자는

조금 잦아들더라.

어쨌거나, 몇 명이 태국문화와

태국어에 관심이 있어하는 나에게

쪽지를 보내왔었지.


각설하고 시간의 흐름상으로 전개한다.

전 날 새벽 2시에 잠이 들었지만

시차적응이 안돼서 

한국 시간 8시, 태국 시간 6시에 눈이 떠졌어.

밖에 나가보니 꽤 쌀쌀하더라...

방콕도 12월엔 아침저녁으로 쌀쌀하구낭...

눈 뜨니까 멍뭉이랑 호텔 툭툭이가 보였엉.

시선을 돌려보자 태국에 왔다는 게

실감나게 하는 태국택시와

지역신 모시는 탑(?)이 보이넹.

양 팔을 머리 위로 흔들며

"태국이당!!"을 외쳐주며

공복에 운동을 하러 들어갔지.

호텔에 있는 헬스장인데

이미 인도 아저씨가 먼저 와있더라고?

헬스장은 사진으로 커보이지만

실제로는 쥐똥만하고 기구도

노후화돼서 녹슬고 소리도 심해.


심지어 덤벨 컬을 하는데

덤벨 대가리가 툭하고 떨어짐...-_-;

바닥에 나뒹구는 덤벨 대가리를 보며

여기 계약은 절대 하지말아야겠다고 다짐했어.

빨리 조식먹고 내가 살던

KJS맨션 계약하러 가야지...

그래도 식당은 나름 깔끔하더라?

메뉴도 서양식 태국식으로 구별되어 있어서

간단한 아메리칸 블랙퍼스트란 메뉴를 골랐지.

그리고 전 날 사온 먹다만 햄버거를 데워서 세팅했어.

헤헤. 세상에서 공짜밥이 제일 맛있는 거여.

맛나게 촵촵 먹고 가려는데

식당 아저씨가 붙잡더라.


"야 임마!! 돈 내고 가야지!"

"엥? 뭔 돈이여?

조식 공짜 아님?"


"개솔 ㄴㄴ

돈 내라 캅."

그래서 프론트로 가서

아고다에 호텔 조식 무료라고 써있는데

확인해달라고 했더니 아니란다.

그래서 쌩 돈 110바트(3,600원) 토해냄...

퍽킹 아고다.


어쨌거나, 씻고 준비해서

kjs맨션 오피스가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그랩바이크를 타고 이동했지.

항상 한국친구들에게 태국가면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오도바이 타고 타닌다고 하면

무슨 패륜국가냐고 안 믿는데

드디어 증거사진 찍음.

한국가면 우리 할머니도 한번 태워야드려야징.



드디어 도착한 익숙한 골목과 건물!

라마9호텔에서 kjs맨션까지 그랩바이크로

단 돈 50바트(1,700원) 나왔어!

여기가 찾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 번 길 알면 여기만큼 접근성 좋은 데가 없음.


오랜 만에 만난 오피스 아줌마.

저번에 나랑 싸우고 그 뒤로 얼굴 봐도

인사 잘 안했는데 그래도 오랜 만에 봤다고

환하게 인사해줘서 맘 풀림.


사실 다시 살게 될 거 생각해서

이 아줌마 선물도 하나 사왔는데

먼저 반겨주니 더 줄 마음이 생겼엉.

마사지 팩 10개짜리 주니까 엄청 좋아하더군!

관계회복엔 선물이 짱이지!


그 아줌마는 지금 남아있는 방이 딱 하나밖에

없다고 해서 일단 보러 갔어.

저번에는 6층에 살았는데 그 방은 12층이었어.

근데... 수영장이 보이는 뷰가 아니고

고속도로만 보이는 뷰라 영 맘에 안드는 거야...

그래서 잠깐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근처 다른 맨션으로 한번 가봤어.

가는 길에 보이는 굴다리 밑 시장!

여긴 여전하네!

이 옆으로도 비슷한 아파트멘트가 있어서

가봤더니 거긴 더 비싸고 컨디션이 더 구려...


하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KJS맨션으로 갔더니 아줌마가 씨익 웃으면서

방 한 번 더 보고오라는 거야.

근데, 수영장 쪽 비어있는 방을 하나 숨겨놨더라고!

게다가 층수도 더 높은 14층!

이 요망한 아줌마! 바로 계약하자!!


내가 총 머무는 기간은 두 달 반인데

두 달을 계약하면 8500바트라 내 기준에선 비쌌어.

그래서 보름을 손해볼테니

3달 월 7000바트(235,000원)에 

달라고 했더니 오케이!


하지만, 여긴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야.

보증금은 두 달치 방 값인 14000바트

키카드 보증금 200바트

냉장고 없으니까 빌려야지 월 700바트

냉장고 빌린거 보증금 내야지 1000바트

운동해야돼니까 운동비 내야지 월 500바트

두 달 살건데 이불 사기 아까우니까 빌리자 월 500바트


배보다 배꼽이 큰 편이지?

그래도 이 정도면 이득이라 할 수 있지.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는 깡통방이라

쇼핑을 가야만 했어!

다시 짐을 챙기러 라마9 호텔로 가는 김에

로터스를 들렸지!


오오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나는걸?

반팔에 크리스마스 모자를 입은

점원을 보니 뭔가 애매하긴 했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즐기는 구나!

청소용품이랑 수건, 옷걸이 사는데 1090바트!

이건 뭐... 태국 올 때마다 맨날 사고 버리고 가니까

아까워 죽겠음...


그리고 다시 집에 도착해서

3시간 내내 바닦 쓸고, 닦고

먼지 제거하고 에어컨 필터 닦고

짐 풀어서 정리했어.

마침내 나의 보금자리가 다 정리되었지!

내가 좋아하는 화이트 컬러!!

햇 빛도 잘 들어와!

내 소품들도 정리해서

이쁘게 나열해놨지!

음악생활과 블로그를 위한 노트북과 헤드폰이

있으니까 뭔가 전문적으로 보이는 구만!

청소 끝나니 배고파서 

또 이거 사먹음.

정식 이름은 블랙페퍼 치킨 스테이크버거니까 

님들도 궁금하면

한 번씩 사서 잡솨봐! 

32바트밖에 안 해. 천 원 돈임.


이거 사면서 편의점에서

물, 비누, 세제, 섬유 유연제, 화장지, 

데오드란트, 면도크림 같이 샀는데

480바트 나옴.(16,000원)

이 정도면 한국보다 싼거겠지?


청소를 마치고 잠깐 쉬고 있는데

어플에서 메세지가 왔어.

아까 글 초반에 말한 연락왔던 

사람들 중 한 명인데

태국여자가 아닌 필리핀 여자였어.


현재, 방콕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교사로 일하며 애들 가르치고 있대.

잠깐이나마 교단에 섰었던 나와

공통점이 있었기에 대화를 재밌게 나눴었지.

그리고, 국제학교에서 일할 정도면

수준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거든.


근데, 이 여자는 당돌하게 먼저 말을 하더라.

"야 나랑 같이 밥 먹자."

"어? 갑자기 왜?!"


"갑자기는 무슨. 먹으면 안돼?"

"나... 어제 방콕왔어요...

굉장히 갑작스럽군.

하지만, 할 거 없으니까 갈게."


먼저 밥 먹자고 하는 용기있는 사람이

오랜 만이어서 그런 걸까?

얼떨결에 오케이하고 나와버렸다...

만남의 장소는 랏차테위에 있는

코코워크!


나는 언제나처럼 그랩바이크에 타고

머리를 휘날리며 그 곳에 도착했지.

그리고 도착한 이 곳!

항상 오다가다 여기 뭐하는 곳일까

궁금했는데 직접적으로 오는 건 처음이었어!

5분 쯤 기다리자, 수줍은 듯 머리를 쓸어내리며

오는 조그마한 여자애가 보이더라.



"안녕 캅"

"오? 너 태국말 하네?

나도 할 줄 알아!

나도 학교에서 태국말 가끔 써야 하거든"


"오. 대박인데.

초딩 가르치는 거여?

개빡센데... 할 만함?"


이렇게 우리는 대화의 물꼬를 자연스럽게 텄고

밥을 먹으러 근처 값 싼 스테이크 집으로 갔지.

나는 닭 스테이크 시킴.

걔도 비슷한거 시킴.

먹으면서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갔고

분위기는 훈훈해졌어.


가끔 한국말도 하던데

알고보니, 구남친이 한국사람이더라고.

근데, 한국남친이 바람피는거 

목격하고 헤어져서

아직은 힘들다나 뭐라나

어쨌거나, 계산할 타이밍이 왔는데

쭈뼛쭈뼛하길래 맘에 안들지만 내가 계산함.


아무래도 방콕 온지 몇 일 안되서

태국패치가 작동을 안하나보다...ㅠ

그래도 뭐 다음에 커피라도 사겠지라는 생각하며

쿨하게 내고 밖으로 나갔어.


어디 갈 건지 물어봤는데

시암가서 크리스마스 조형물 보러가자고 해서

BTS타러 쫄래쫄래 따라감.

비티에스 타러 가는 길에

한 컷 찍어달라고 해서

한 컷 찍음여.

시암에 도착하자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어.

와... 이게 태국의 크리스마스 기간이구나...

비록 더운 날씨에 반팔입고 있지만

제대로 꾸며놓고 즐기는 걸?

시암 앞 광장은 여러가지 이벤트도

진행되며 복작복작하게 시끄러웠어.

분위기 잡는 거

한 컷 찍어줌.

사람 많은 거 싫어서 금방 가려고 하니까

안에 조금만 둘러보고 가자고 해서

기어코 또 안에 들어갔지.

이런 저런 화장품 샵을 같이 들어갔는데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며

왜 나를 쳐다보는 거지?

기분 탓인가?


불편해서 난 나만의 쇼핑을 하러 갈테니

10분 후에 만나자고 하고 나 혼자 구경하러 다님.

톰포드가 보인당.

곤이녀석 집에서 기생할 때

곤이 향수 뺐어서 마구 뿌리던게 이거였는데

개비싸잖아?!

너가 그렇게 역정을 냈던게 이해가 된다.

미안하다 친구야...ㅠ


우리는 약속된 시간에 다시만나

밖으로 나왔어.

토요일 저녁 시간에 시암에서는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조금 같이 걸었어야 했어.


빨리 집에가서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걸어가고 있을 때

무언가 내 뺨을 후려갈겼어.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의 입술이 

페이드 아웃으로

점점 멀어지고 있더라고?


"-_-? 앙?"

">_<"


"뭐야 이게...

다시 해줘!"


다시 그녀의 얼굴이 다가올 때

언제나처럼 고개를 돌려

입술과 입술이 맞닿게 했지.


그녀는 눈이 휘둥그래지면서

너무나 자연스럽게도

그녀의 촉수가 나에게 왔어.


근데 뭔가 이상하다?

이런 적 처음인데?

왜 익숙한 냄새가 나는 거지?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의 그...샹내

에라 모르겠다.

많이 피곤했나보지 뭐.


하던 거나 마저 하자.

그리고 머쓱하니까 사진이나 찍었징.

냄새가 조금 걸렸지만

인간이면 누구나 그럴 수 있어!

암. 그럴 수 있지!


이 후로 5분 정도 걸었을 때

그녀는 억 소리를 내더니 잠시 멈추는 거야.

"J... 잠깐 세븐일레븐 좀 가자..."

"뭔데?

똥 마려운 것이여?"


"아니...

그거 있잖아 그거...

블러드..."

"생리?!"


"응..."

"축하해!!!

뿜빠빠빠 뿜빠라빠"


"왜 축하해주는 거야?"

"너가 모르나 본데

한국에선 생리하면 다들 축하해줌."


그렇게 세븐 일레븐을 가서

날개가 달렸지만 날지 못하는 슬픈 녀석을 사고

근처에 있는 화장실로 후다닥 갔지.

그녀가 나왔을 때 그녀는

아픈 표정으로 내게 말했어.


"아... 배 아프다..."

"빨리 들어가서 쉬렴."


"근데, 엄마가 친구 데려왔어..."

"그래서? 그게 왜?"


"엄마는 나 친구 있을 때 

내가 있는 거 별로 안 좋아해.

나도 불편하고."

"헤에에?

어쨌든, 아프더라도 집에서 아픈게 나!

어여 들어가"


"나 너네 집에서 쉬면 안돼?"

"지성지성, 박지성

안됌요. 나 집 아직 안치워서 

이불도 없고 침대도 없어.

그리고 우리 오늘 처음 봤는데 

집까지 오는 거 오바임."


참고로 말하면

절대 피가 나서 그런 거 아님!

처음 본 여자 집으로 들이기 싫어서 그런 거임!

하지만, 여자애는 초강수를 두었지...


"그러면 내일 나랑 점심먹자."


-다음 편에서-


이번 편부터는 내가 태국에서 4개월 동안

있었던 이야기의 에피소드야.



이 에피소드가 끝나면

더 이상 태국에 대해서 할 얘기가 음슴으로

노가다 일이 이 에피소드보다 빨리 끝나길 바랄 뿐임.



작년 내내 나는 계속 생각했어.

임용고시가 떨어지면

태국에서 몇 개월간 장기거주 할 거라고.

몇 번 여행가봐서 대충 물가는 아니까

현지인들이 먹는 식사로만 밥을 해결하면

몇 개월이고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그건 오산이었어.

여행 막판에 나는 진심으로 태국거지가 되었지.

어떻게 쓰냐에 따라 태국에서는 많은 돈을

하루아침에 다 쓸 수도 있고,

적은 돈으로 길게 체류 할 수가 있어.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경비를

쉽게 내 경우에만 국한해서

단정지어 말해준다면 당신들의 여행을

실패할 가능성이 농후하단걸 알려주고 싶어.



어쨌거나, 내가 태국에 4개월 살았다고 하니까

임용고시 결과는?

뻔하지 뭐.



3점 차이로 떨어졌어.

서술형 한 문제에 4점이라

한 문제 차이로 떨어진거라고

생각될 수 있는데


소수점으로도 떨어지는 사람이 있으니

별로 아쉽진 않다고 봐야지.

나와 내 친구들은

동네에 있는 무한리필 돈까스 집에서

노트북을 켜고 한 1월 13일에

나의 합격결과를 다같이 클릭했지.



막상 놀리기로 한 친구녀석들도

'합격명단에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보자

얼굴이 굳더니

'이거 놀려도 돼나?'라며

자기들이 심각한 얼굴을 지었었어.



하지만, 나는 괜찮았어.

애초부터 일하면서 할 수 있을만큼 공부도 했고

떨어진다해도 태국 4개월 여행이 무척 기대됬거든.


친구들은 내 상태를 보고 안심했는지

그 때부터 놀리더라고.


'사회 공무원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새끼'


그게 내 수식어가 되었지.

그 이후로 한 가지 좋은 소식이 들렸는데

9월에 팬션가서 개에서 물렸던 사건이

1월이 되어서야 형사조정회부 통보가 왔더라고.



내 시험에 떨어진 모든 분노는 거기에 집중되었지.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그 아저씨에게 인실줏을 실현하며

돈을 받아냈어.


그래서 그 돈으로 기분전환도 할 겸

태국가기 전에 머리도 할 겸해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중 하나인

'스핀 스왈로펌'을 했지.



물론, 의정부 시내에서 가장 싼

파마샵에서 말이야.

기본펌은 2만원인데

스왈로펌은 3만원 받더라.

그래도 예전에 7만원 주고 했던 기억이 있어서

쿨하게 3만원 얼른 줘버렸어.



학교에서 일하는데 이렇게 해도 되냐고?

교육자가 모범이 되야하는 것 아니냐고?

맞는 말이지만, 교사도 사람임.

꾸미고 싶음.

학생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이랑

교육만 잘 하면 됐지.



애들 앞에서 흡연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이건 좀 다르다고 생각해.

실제로 내가 일하던 학교에는 여교사가 

이 머리 한 사람도 있었어.


개인적 가치관으로 성범죄를 제외하고

학부모나 타인들이 학교수업시간 외에

교사의 행동에 대해서 뭐라할 순 없다고 생각해.


뭐, 난 이제 더 이상 교육자가 아니라

노동자지만...



초등학생들 순수하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순수해.

생각만큼 그렇게 영악하지 않아.

물론, 피시방에서 만난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초등학생들도 

부모님 안부 많이 묻는다.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면

태국에 갈 것을 생각해서 예산을 짜거나

태국어를 공부했어.



나는 주로 방콕의 아파트먼트를

찾아봤는데 싼 가격에 수영장과 헬스장이 있는 곳은

거의 없어서 찾는데 조금 힘들었어.

나는 주로 여기를 이용했지.

www.renthub.in.th/


나는 여러 곳의 후보지를 선정해놓고

후기를 읽어봤어. 그리고 태국에 갔을 때 직접

가보고 계약했지.

1달이상 거주 할 사람이라면

적극추천함.



예산이라면

비행기 값 제외하고 600만원+@로 4개월을 살았어.

클럽이나 유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비행기 값 포함하고 600만원이면

충분히 4개월을 살 수 있어.



하지만, 나는 클럽을 아주 좋아했어서

돈이 더 들었지.

클럽갔을 때마다 1000~1500바트(33000원~52000원)

사이를 썼다고 생각하면 될거야.

만약? 여기서? 워킹걸을 만난다면?

상상이상으로 돈이 깨지니까 그런건 알아서

계산하셈요.

나처럼 장기투숙하는 태국거지라면?

만나지 않는게 상책이다.




나는 태국여행을 준비하면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러다녔어.



첫 째로 내 친 형.

내 형은 누구보다 나를 걱정해서

안전 또 안전을 강조했지.


형 친구 중에 태국 가이드로 일했던 사람이 있는데

월급날 태국강도를 만나서

돈 안주고 없다고 버티다가

강도가 휘두르는 칼에 엄지 손가락이 절단되었어.


그 말을 듣고 난 후

내가 태국에 갈 때마다 걱정하지.


태국 가는 사람들은 왠만하면

으슥한 길로 가지말 것을 추천해.

시비도 붙지말고!

시비가 붙는다면 웃는 얼굴로 

미안하다고 하면서 위기를 모면하도록 해.


쌈닭인 나도 왠만하면 자제하는 편이니까.

루트66 클럽에서 우리 술 누가 훔쳐갔을 때만

유일하게 화내고 뒤집어엎었어.



님들은 나보다 돈이 많으니

그런 2000바트짜리 양주 잃어버린다 한 들

화내지 말고 그냥 쿨하게 넘기셈.



다시 친 형 얘기로 넘어가서

가족단위로 쓸 수 있는 현대 다이너스 카드를

내 이름으로 만들어줘서

공항 vip 라운지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줬어.

연회비가 적은데, 가족이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카드니까

님들도 사용해보셈.


라운지를 나는 태어나서 처음 가봤는데

너무 좋더라.

대접받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밴드멤버들도 만났어.

보컬 형은 나의 태국 원년멤버로써

내가 태국에 장기로 가는 것을 매우 부러워했어.

보컬 형은 내가 태국에 머물러있는 동안

티나와 함께 놀러올 것을 약속했지.



그리고 카오산가서 

길거리 공연을 하던 뭘 하던

하자고 다짐했어.


나 없는 동안은 밴드 진행이 모두 스탑되지만,

자작곡 10개를 만들어온다는 약속 하에 갔지.

실제로 10곡을 모두 만들어왔는데

첫 달부터 할게 없어서 기타만 치면서

10개의 곡 작업을 다 해버렸어.


그 이후로 기타 꼴도 보기 싫어서

나머지 3달동안 다시는 치지 않았지.


이 분은 나의 어머니.

덕분에 잠시나마 유복한 가정에서 잘 지냈습니당.

지금은 경제사정이 무너져버렸지만,

학창시절엔 남부럽지 않게 살았어.

어디가서 돈 없으면 기 죽는다고

꼭 돈 챙겨주셨었는데

이젠 물려줄게 없어서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시네.



유산 그런거 필요없으니

부모님 노후만 알아서 잘 하셨음 좋겠다.

나 혼자 살기에도 벅차서 ㅜㅜ


어머니는 내가 잘 지낼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걱정되니 가끔 연락하라고 하시더라.

실제론 거의 연락안함.

죄송요... ㅜ



여긴 내 친구들 O와 B.

태국 가기 전 한 참을 못 본다며

가기 전까지 같이 있어줬어.


나는 내가 태국에 있는 동안

이 친구들이 오기만을 바랬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바빠서 못 왔어.

그게 제일 아쉽더라.


언젠가는 꼭 같이가서

재밌게 놀았으면 좋겠다.



얘는 내 애마 프리윙.

추운 겨울부터 여름까지

아프지말고 잘 버티고 있으셈!


둘 째 이모네 아파트가

따듯한 지하 주차장이 있어서

거기에 커버 씌우고 짱 박아놨어.

돌아왔을 땐 시동이 잘 안걸렸지만

아직은 더 달릴 수 있는 녀석.


친구들 말에 따르면

엔진소리가

'이제 날 죽여줘'하는 것 같다지만

그리 쉽게 보내줄 수 없다.

조금 더 혹사당해야 해.



이 녀석은 내 동생 홍초.

한국에 있었던 5년 만난 전 여자친구 분이

분양 받아주신 놈으로

개를 싫어하던 내가 이 녀석으로

우울함을 딛고 다시 태어날 수 있었지.


부모님 둘 다 개를 안 좋아하시는데

자취방에서만 나와 살던 홍초를

집에 데리고오니

오자마자 부모님에게 교태를 부리더라고?


주인 닮는다고 똥연기 무진장 잘한다...

그 이후로 우리 집의 마스코트가 되었고

아버지는 홍초를 매일 안고다녀.



이 녀석은 태사랑에서 만난

동행하기로 한 부산 동생이야.

이 녀석이 서울로 출장 올 일이 있어서

동서울 포차에서 만나서 가볍게 소주 한 잔 하면서

태국에서 놀 계획을 짰지.


물론, 이 녀석은 단기 여행자였지만

나도 단기 여행자의 마음을 느끼며

같이 놀고 싶었어.


무엇보다도 이 녀석은 아쉬워하며 갈 때

나는 남아있잖아!

나는 그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어.

수 많은 단기 여행자와 같이 놀고 헤어질 때마다

나는 도깨비의 공유가 된 듯한 느낌이었어.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놀더라도

그들을 곧 보내야만 했지.

그게 참 우울하더라.


그래서 첫 달 이후로 단기 여행자와

같이 놀 수 없었어.



태국을 가기 일주일 전부터

나는 빨리 떠나고 싶어 안달이 났었어.

하루하루가 왜 이렇게 길던지...

집에서 아무리 빈둥거려봤자

시간이 잘 안가는거야...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드디어 날이 점차 다가와서 짐을 쌌지!



요거는 필수 아이템인

1달용 렌즈!

산소 투과율이 93%라나?


한 번 개봉되면 한 달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주로 클럽에 갈 때나 많이 썼어.



요거는 콘도 내에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편리하게 운동을 듣기위해

장만한 17000원짜리 블루투스 이어폰!

이거 참 유용하게 썼어.

그리고 귀에 안 꽃더라도 목에만 걸고 있더라도

뭔가 이뻐.


여자들 딱 붙는 검은색 목걸이 하는 것처럼.

남들이 보기엔 내가 게이 같았겠지만...



친구의 이민용 캐리어를 빌려서

꽉 채웠어.

옷과 화장품.

그리고 T의 부모님에게 줄 선물까지!


나는 제주항공을 이용했는데

15키로 무게제한이 있어서

걸릴까봐 조금 두려웠어...

하도 많이 넣어서...



그리고 드디어 다가온 출국날!


언제봐도 설레는 인천공항 출국장 가는 길이다!

난 개인적으로 이 때가 가장 설레는 것 같아.

내 비행기는 저녁비행기이므로

무려 4시간이나 일찍가서

한 참을 기다려야했어.



내가 일찍 간 이유는?

라운지를 이용해보기 위해서지!



제일 먼저 온 곳은

음식이 가장 맛있다는 마티나 라운지였어.

뷔페식으로 음식이 깔려있었고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나 커피 그리고 술

모두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어.

들어오는데 뭔가 대접받는 느낌이어서 너무 좋았어.

난생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랄까?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었쪙!!



여기는 모던 스타일의 대한항공 KAL라운지.

깔끔한 모던 분위기의 라운지라 이쁘다.

무엇보다 비행기를 볼 수 있게

전면유리로 해놓은 점과

개인 흡연실을 만들어 놓았다는 부분에서 가장 좋았어.


여기는 음식보다는 술과 안주가 참 많았어.

비행기에서 잠을 잘 자기 위해 술을 종류별로

다 먹었는데 갑자기 한국을 오래 떠나있는다는 생각을 하니까


예전에 헤어진 전 여자친구가 떠올라서

급 슬퍼졌어.

홍초를 분양해준 그 분 말이야.



내가 유일하게 이 사람이면 결혼해도 되겠다 하던 사람이었는데

나 혼자 스스로 결혼압박 느껴서 헤어지자고 했거든.

나보다 나이가 4살 많은 연상이었는데

참 똑똑하고 현명했지.


그 쪽에서는 서두를 것 없고 보채지도 않는다고 하지만

능력도 없는 내가 너무 한심하고 자격지심 느껴져서

만나기 싫었었어. 



무엇보다 혼자서 여친 나이 때문에 

결혼압박 느끼면서 스트레스 받으니까

너무 눈 앞이 깜깜해지고 애정도 식어서

헤어짐을 말했지.



가난한 대학생 시절 많은 도움을 주고

응원을 해주셨는데, 나 때문에 좋은 시절 다 보내고

매정하게 돌아선 내가 얼마나 미웠을까?

이제서야 그 차가 벤츠라는 걸 알았지만

지금은 그 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핸드폰 어플로 슬픈 곡을 쓰며

 술을 계속 먹었지.



술이 잘 들어가더라.

나 술 완전 약한데

취기가 밀려오기 시작했어.



어라? 갑자기 나에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는거야.

받아보니 항공사 직원이 곧 비행기 출발한다고

어디냐고 찾는 전화였어.

난 항상 비행기 사람 많으니까

보딩타임까지 천천히 가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야.



나는 전 여친에 대한 슬픈 추억이고 뭐고

술 취한 상태로 냅다 달렸지.

놓치면 주옷 되는거야!!

나는 술 먹어서 씨뻘개진 얼굴로

단숨에 탑승구까지 달려갔어.


나는 겨우 비행기를 탈 수 있었고

내 옷은 땀으로 다 젖었어.

그리고 입에서는 술냄새가 엄청나고...


제 옆에 계셨던 분들 죄송합니당...

라운지가 처음이라 비싼 술 먹어보고 싶었어욤...


어쨌거나, 비행기를 타게되서 기쁜 나머지

취한 얼굴로 사진 찍음. 데헷!

비행기는 곧 출발했고, 

한국은 점점 멀어져갔어.



안녕, 나의 슬픔과 추억들.

잠깐만, 멀리할게.



4개월만 쫌 행복해보자!!

앙?!



다음 편은 내가 썼던 태국에서의 가계부를 통해

대략적인 장기거주 비용을 써보려고 함.

재밌는 얘기는 아니니까

기대는 마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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