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얘기는 방콕 콘도 계약의

두 번째 이야기야.

이 날은 따거의 입금을 위해

다시 한 번 콘도 에이전시를 찾아갔어!


일단 개운하게 공복 운동!

살찌면 안돼니까 말야!

하지만, 지금은 94Kg.

더 이상 손 쓸 방법이 없다...

무릎이랑 허리도 아파서 운동 안 함!

아니, 못 함!

그리고 깔금하게 옷을 입고

약속장소인 BTS살라댕 역으로 갔어!

갈 때는 뭐다?

역시나 오토바이가 짱짱 맨이지!

저번처럼 늦으면 안되니까 말야.

방콕의 오토바이 폭주족들.

이 때는 면허가 없어서

오토바이를 못 탔는데

지금은 방콕에서 나도 폭주족의 일원으로

오토바이 대열에 합류해서 스쿠터 타고 다니고 있어.

드디어 도착한

비티에스 살라댕 역!

한국의 여의도 쯤 되는 곳이라

직장인들이 굉장히 많아!

금융권이랑 일반 회사가 많아서

한국의 여의도 쯤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하던데?

살라댕역 앞에 있는 실롬 컴플렉스

쇼핑몰인 듯.

이런 데서 옷 절대 안 삼.

돈 많아도 안 살 것 같아.

한국보다 비싸거든.

짜뚜짝에서 100바트 짜리 옷이면

나한테 충분해!

따거랑 보컬 형 기다리면서

뭘 할까하다가 배가 고파서

주변 음식점에서 뭘 좀 먹고싶었어.

길가다 유독 사람이 붐비는

국수집이 보여서

들어가봤어.

이름은 머미무꺼라는데?

근데, 태국어로 왜 이렇게 길게 쓰여있지?

일단 들어가보장.

메뉴판에 추천 메뉴가 있는데

뭐가 맛있는지 몰라서 그냥 제일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거 곱배기로 달라고 했어.

손님이랑 종업원이 가득가득해!

뭔진 몰라도 맛집임에 틀림이 없어보였어!

그리고 유명인사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사진액자도 많이 걸려있었어.

그래서 더욱 더 맛집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지!

과연 이 곳은 얼마나 맛있을까 무척 궁금했어.

그리고 이윽고 음식이 나왔지.

튀긴 치킨 국수 곱배기!

76바트라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야.

근데, 따로 양념이 없네?

뭐 간이 되어있겠지!

한 입 먹어보자!

퉯!!!

뭐여 이거.

겁나 싱거워...


하는 수 없이 간장에 고춧가루

그리고 설탕소스를 직접 만들어서 비벼 먹었어.


가난한 대학생 시절

돈 없어서 라면사리를 사다가

해먹은 간장 설탕 볶음면의 맛이

이 유명한 맛집에서 다시 한 번 재현되었어.

근데, 76바트라고?

창렬창렬 개창렬하다.

억지로 국수를 먹고 세븐 일레븐에서

음료수 한 잔으로 입가심 해버림.

돈만 버렸네... 젠장.

이윽고 따거와 보컬 형을 만났는데

둘은 아침을 안 먹고왔대서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던 중

내가 갔던 레스토랑에 사람 많은 거 보고

들어가려고 하길래 극구말림.

저기는 아니야...

그래서 닭 덮밥 집에와서

덮밥 먹음.

나름 맛있게 잘 먹더랑.

식사 후 우리는 매니저를 만나러 갔어.

저번에 만났던 그 녀석.

태국에서 일한다는 녀석인데

태국어 잘 못함.

누군가 나에게 태국에서 일하라고 일거리 주면

태국말 현지인처럼 할 자신 있는데

복에 겨운 놈일세...

어쨌거나, 택시타고 페가쎔 역으로 이동!

다시 한 번 콘도를 보고 에이전시로 이동하기로 했지.

이건 이미 완공되서 분양가지 완료된

같은 콘도!

초록초록해.

티나가 계약하려는 콘도는 아직도

공사 시작도 안했어.

뭐 2년 후에나 완공된다고 하니까

여유있게 공사시작하려나?

콘도를 보고 가는 도중

비가 내려서 급하게 에이전시로 이동!

매니저 색히.

영업의 기본이 안되어있다.

자기 커스터머 비 맞는데 

자기만 혼자 우산쓰고 간다.

보컬 형이랑 나랑 저 매니저색히

뒤에서 겁나 욕했어.

우리야 괜찮지만 티나 옷 다 젖음.

근데, 쿨하게 괜찮다고 함.

역시 대륙녀인가...

에이전시에 들어온

보컬-티나 커플.

굳이 돈 내러 저 코끼리 바지를 입고오고 싶어해서

커플로 저 바지 입고 옴.

덕분에 혼자 셔츠입은 나만 바보됌.

완공 시 콘도의 모습을

미니어처로 귀엽게 해놓았어.

그리고 방도 미니미니하게

전시해놨더라.

그리고 옆으로 이동하니까

실제 사이즈의 모델 하우스가 있었어.

티나와 보컬 형은

둘의 미래를 이 곳에서 그리는 듯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한 모습으로

이 곳을 구경하곤 했지.

침대에 누워서

자기야 자기야 하던데

그냥 불 꺼줄테니까 

여기서 한 판 하던가.

아, 물론 레스링 말이야.

둘은 함께 콘도 계약서를 확인하며

마지막 예약금을 냈더랬지.

둘의 모습은 정말 행복해보였어.

행복해라. 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비티에스에서 한 컷 같이 찍었지.

둘은 숙소로 들어가서

행복한 행위를 할 건데

나는 무얼해야하나?


그래...! 셔츠도 입은 겸

부자동네 통로에 가서 

블로그랑 태국어 공부나 하자!

그래서 통로로 이동했지!

하지만, 빛이 있는 곳에 어둠도 있는 법!

부자동네에서 희대의 돈귀신을 

만나게 되었지...

그 돈귀신은 바로...


-다음 편에서-


이번 이야기는 태국 방콕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취업에 도전했던 이야기야.


일단은 전 편의 마무리에서

언급했듯이 형들은 T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자고 했지.


특히, H형은 여행에서 만난 사이지만

자기의 신원을 정확히 밝히고

내 동생 내 동생이라 말 뿐만 아닌 행동으로서

진심으로 챙겨주니까 어느 순간 

조금씩 믿게 되더라고.


여행에서 만난 한국인을

조금은 믿게 된 몇 안돼는 형이지.

"제수씨한테 요리 한 번 대접해야지!

내 동생 여자친구인데!"

라며 H형은 이야기를 꺼냈고

나는 T에게 의사를 물어봤지.


"T, 형들이랑 나랑 한국요리해서 먹을 건데

와서 먹을 생각 있어?"


"당연히 콜이지!

일 끝나고 바로 갈게!

그건 그렇고, 형들이랑 같이 있는건 좋은데

내일이 너 한국어학원 인터뷰인거 잊지마!"


"응, 그건 잘 알고 있지.

내일 아침에 내 집으로 일찍가서 

옷 좀 깔끔하게 입으려고."


"좋아, 근데 그 인터뷰 끝나고

우리는 내 직장동료 집에 축하하러 갈거야.

애 낳았거든."


"어...? 뭐?

우리?!"


"왜? :(

넌 나랑 가길 원하지 않아?

난 내 동료들에게 너 보여주고 싶은데"


"이게 뭔 소리야.

내가 거길 왜가.

그리고 이런 경우에는 같이 가주지 않을래?

라고 부탁하는게 순서 아니냐?

너는 항상 왜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거야?"


"부탁할게~"


"하물며 너랑 친한 친구도 아니고

직장동료가 애 낳은 축하자리를

내가 왜 가야하는지 모르겠어.

나 그 사람 본 적도 없어!

제발 좀 니 인맥자랑에 나 좀 끼워팔지말아줄래?"


"그러면 다시 말할게.

내일 나랑 거기 같이 가줄 수 있니?"


"하... 이게 마지막이다.

더 이상 이런거 같이가달라고 하지마."


"고마워! 니가 최고!!!

이따 봐♡"


진심으로 짜증났지만,

그래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이따가 얼굴 붉히면서 

보기 싫어서 승낙했어.


얘랑은 진심으로 헤어지길 잘한 것 같아.

라인 대화록 읽으면서 쓰다보니 또 빡침.

진짜 내가 만났던 이성친구 중

 Worst 3 안에 들 듯.


어쨌거나, T가 오기 전까지

형들과 나는 무척 분주했어.

한국인의 맛을 담은 리얼 한식을

만들어야했기 때문이지.


6년 동안 자취를 했기 때문에

몸에는 안 좋아도 맛은 좋은 요리를 할 순 있지.

콘도에 있는 빌라마켓에서 김치와 돼지고기

고추장, 참기름 등을 사서

의정부의 대표음식인 부대찌개와

나만의 비법소스로 만든 제육볶음을 

H형과 쉐프놀이를 하며

즐겁게 만들었어.


요리를 완성시킨 후 T를 기다리는 형들.


이윽고, T가 왔고

형들은 반갑게 인사했어.

그리고는 다들 촵촵거리면서

신나게 요리를 먹었지.


태국에서 진짜 한식스러운 한식을 먹으니까

너무 좋더라.

사실 방콕 내에 맛스러운 한식 집은

가격적인 측면에서 너무 부담이 되거든.


우리는 식사를 하며 얘기를 나눴어.

사실 어제 형들의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이유는

마분콩에서 만나기로 했을 때

택시의 승차거부가 장난아니었데.


대략 1시간 정도를 택시를 잡으려

길바닥에서 서있다가

결국 MRT를 타고 근처에서

형광색 조끼를 입은 랍짱

(오토바이 택시기사)을 이용했는데


가까운 거리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더래.

그리고 나와 T를 만나고 나서도

라마9에 있는 콘도에 가기까지

극심한 교통체증을 느껴야만 했고

그 와중에 택시기사는 일부로 길을 뺑뺑 돌았다나?


한 날에 여러 개가 터져서

멘붕이 올 수 밖에 없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 날은 어디도 나가고 싶지 않아서

아무 곳도 안 나가고 콘도에서

즐겁게 한식 먹으니까 기분이 좀 풀렸다고 하심.


어쨌거나, 즐거운 저녁식사를 끝내고

T를 집으로 돌려보내고

형들과 건전하게 클럽을 즐겼지.


그리고 다음 날...

대망의 잡 인터뷰날이 왔어.


나는 아침 일찍 집으로 돌아가서

깔끔한 셔츠로 옷을 갈아입고

실롬 근처에 있다는 어느 한국어 학원으로 이동했지.

그리고 T와 함께 학원 안 쪽으로 들어갔어.


그리고는 원장과 만나 가볍게 인사를 하고

정식 인터뷰가 진행됬지.


"J씨는 교육 쪽에 있었네요?

그럼 상당히 가르치는 것은 잘 하시겠네요.

근데,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건 좀 달라요."


"인정합니다. 저도 학원 측의 커리큘럼에 맞춰

더 효율적으로 학생들을 교수하는 방법에 대해

계속적으로 노력해야겠지요."


"품다와 안다의 차이가 뭐에요?"


"예?"


"차이를 한 번 말해보세요"


여기서 멘붕 왔다...

간단한 인터뷰라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왔건만...

그래도 6년 동안 만났던 전 여자친구분이

국문학과 졸업생이라 

항상 심도있던 국문학 대화를 한 나다!

쥐어짜내라!! 두뇌 풀가동!!!


"음... 품다와 안다는 형태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를 테면, 품다는 모든 면을 

에워싼 형태라고 말 할 수 있고,

안다는 전체가 아닌 일부분 만을 감싼 상태입니다.

또한, 품다는 생각이나 의도를 

가지고 있을 때도 사용됩니다."


"흠... 그러면 품다와 안다를 이용해서

각각 문장 5개를 만들어보세요"


니미럴...


각각 3개씩 밖에 답변 못했다.

그 짧은 시간에 5개씩 만들라는건 좀 오바 아니냐?

내가 3개씩 답변한 이 후로

원장은 씨익 웃더니 입에 모터단 듯

설명충이 되었지.


아마 인터뷰에서 기선제압하고 

들어가려고 한 것 같은데...

역시 통화 할 때 느꼈던 대로 

전형적인 꼰대가 맞았다...


그렇게 10분여간의 침 튀기는

설명을 듣고 원장은 또 다시 말을 이어나갔어.


"간혹 태국 사람들이 물어볼 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가 쉽지 않아요.

근데, 우리는 교육자니까 그런 것들이 어렵다고

간과해서는 안 돼!

J씨는 앞으로 어떻게 수업을 진행해나갈 생각이시죠?"


"무엇보다는 학원의 커리큘럼에 

입각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제가 그 동안 학교에서 가르쳤던

교수방법을 동원하여 수업을 통해 

성공경험을 제공하며

스스로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를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아냐~아냐~ 그럴 필요 없어!

우리가 원하는 건 재밌게만 놀아주면 돼."


"예?"


"그냥 연예인처럼 잘 생기던지,

웃기고 재밌게 잘 놀아주면 되는 겁니다.

문법이야 현지 태국선생님들이 설명 할 거고"


이게 뭔 개소리야.

아까까지는 리얼 교육자 코스프레 하더니.


"학원 측에서 원하는 건

잘생기고 재밌는 사람이 선생한다는 입소문이에요.

학원생을 많이 유치 시킬 수 있는!

제 친구 아들 놈이 그걸 아주 잘했지.

누굴 가르쳐본 적도 없는 놈인데

백수인게 불쌍해서 친구한테 여기 보내게 해서

일 시켰더니 아주 잘하더라고?!


그 다음부터는 페이스북 페이지가 난리가 나서

수강생이 두 배로 늘었어!

J씨도 만약에 일을 시작할거면

잘 놀아준다는 생각으로 하라고!"


이 때 속마음은 이 원장 놈 

뚝빼기 깨고 싶었는데

나도 일은 구해야되니까

참고 페이얘기를 해봤어.


"페이는 어떻게 되나요?

혹시, 나중에 정규직으로 전환해서

워킹비자도 나오게 되나요?"


"아~ 페이는 시간당인데

좀 적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아무래도 지금 원생이 많이 없어서

수업도 많이 없고...

능력있게 일 잘하고 사정 좀 나아지면

바로 워킹비자 내주지!"


얘기들어보니까 일주일에 4~5번 

정도 수업을 진행하는데

그것도 하루 2시간 정도다...

정확한 금액은 기억이 안나지만

한 달에 20만원 중반 쯤 나왔던 것 같아.


그 정도 돈이면 차비하다 끝나겠다

이 양반아!!


그리고 딱 이렇게 말하는 거 보니까

3개월 여행자 신분으로

신나게 이용해먹고 알아서 비자런하고

계속 일하던지 한국으로 돌아가던지 말 할게

200% 뻔해보였기 때문에 인터뷰 이 후에

시작날짜 잡아서 바로 연락준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그냥 번호 차단했어.


학원강사라 할 지라도

투철한 사명감 가지고 일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가끔 이런 사람보고 나는 실망을 많이 해.

학생을 돈벌이 그 자체로 보는 놈들이

제일 역겨워.


뭐, 이제 나도 교육자 아니라서

뭐라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이 때 생각하며 글 쓰다 보니

갑자기 씁쓸해짐.

오늘은 여기까지 씀.


담 편에서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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