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편에 이어서

오늘은 랏차다 트레인 마켓이라고도

불리는 딸랏롯파이2에 

간 이야기를 하려 함.


딸랏롯파이를 가기 위해

mrt 타일랜드 컬쳐 센터역 앞에 내리면

레모네이드보다 상큼한 에스플레네이드라는

건물이 있어.

약속한 이 곳에서 한국남자한테

상처받은 찡찡이 태국여자애를

만나기로 했지.


아, 여자애가 아니구나

나보다 나이가 한 살 많았으므로

누나라고 해야겠음.

기다리면서 심심하니까

해괴한 맥도날드 삐에로랑 한 컷 찍음.

얘는 보면 볼 수록 호러틱해.

옛날에 사일런트 힐이라는 게임했을 때

놀이동산에 나오는 피 묻은 채로 웃고있는

버스터 버니 닮았엉.

그 앞으로 LED 장미 밭이 있길래

이뻐서 사진 찍어봄.

되게 이쁘기도 하고

사진도 잘 나와서 또 혼자 사진 찍어봄.

사진 되게 잘나오니까

아직까지 이게 있다면

인생사진 찍으러들 가보셈!


이러쿵 저러쿵하면서

그녀를 기다리며 걷고 있는데

도로 옆에서 빠앙 소리가 나는 거여.


'아나, 이젠 택시 호객행위도

크락션울려가면서 하나?'하면서

뒤를 돌아보는데 그녀는 차 안에서

거만하게 씨익 웃으며 한 마디를 하더라.

"야, 얼른 타!"

"호에에?"


차가 있었어?!

아니, 그보다도 첫 만남에

차는 좀 두렵기도 한데?

근데, 한국드라마에 나오는 남자가

"야, 타라!" 하는 것 처럼

좀 병맛이지만, 왜 멋있어보이지?


타볼까? 타자!

나는 쿨한 척 도도하게 차를 탔더랬지.


"여기까지 차 타고 온 거야?

차 타고 어디가게?!"

"어디가긴...

주차하러 가야지."


아나... 싱겁긴...

그럼 주차를 하고 만나던가...

굳이 차를 태우고 주차하러 가야겠음?

차를 주차하고 에스플레네이드

밖이랑 안에 보고싶어서 구경 좀 했어. 

에스플레네이드 밖에는

소소한 장터가 있었어.

초상화 같은 것도 그려주고

조금 젊은 느낌의 옷도 파는데

그렇게 싸지는 않았었어.

안으로가면 깔금한 느낌의

상점들이 있고

이층에는 음식점들이 즐비해있어.

한국음식 점도 있지만

굳이 야시장와서 먹고 싶진 않았음.

에스플레네이드를 지나

밖으로 나오게 되면

딸랏롯파이2라고 알려진

랏차다 트레인 마켓이 있어!


옛날엔 짜뚜짝시장과 딸랏롯파이가

하나의 상권이었다는데

세력다툼하면서 지금의 짜뚜짝과

딸랏롯파이로 분파 된걸로 알고 있음.


딸랏롯파이2는 생각보다 엄청 크진 않았지만

그래도 먹을 건 가득했어.

여러 주전부리를 사서 

펍들이 즐비해있는 곳으로 이동!

사람도 적당히 있고 조명도 

이쁜 이 곳으로 가기로 했지!

그리고 주전부리와 함께

술을 시켰는데 프로모션 행사하더라고?

창 세 병 프로모션했었어!

그래서 창 세 병만 시킴!

나는 200바트만 낸 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쉐어했을 거야. 뭐 300바트쯤 하겠지.

그리고 본격적으로 이 누나의

찡찡거림이 시작되었지.


"어떻게하면 이 남자의 맘을

돌릴 수 있을까?"

"어렵지 않을까?"


"난 그 남자랑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어...!

방법을 말해줘!"

"좋게 부드럽게 거짓을 말해줄까

쌍판을 후려갈기는 팩트를 말해줄까?"


"팩트..."

"그럼 팩트폭행 들어간다?

준비됐어?"


"응..."

"여기는 태국이고

한국 남자 좋아하는 태국여자가 엄청 많아.

한국 남자 입장에서 

그런 태국여자 만나기는 엄청 쉬워.


그 와중에 너님보다 이쁘고 어린 여자는 더 많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쿨한 여자가 되란 것 밖에 없어.


그 이유는 첫 째로 

대게의 남자의 이상형은 내 여자 아닌 여자임.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밀당을 한다면

이미 잡았던 물고기가 아님을 인식하고

잘해주게 될 거야!


둘 째로 만약 남자가 안 돌아온다해도

쿨한 마인드를 갖는 게

너님의 정신건강에 좋고

그로 인해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아서

그 다음 번에 더 성공적인 사람을 만나서

성공적인 사랑을 할 확률이 높아지지!"


좋게 말해주는 것보다

현실을 말해주는 게 조금 아프지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비슷한 버림을 받은 태국여자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곤 해.


수 많은 경우를 듣고 봐왔었거든.

로맨스인줄 알고 만났는데

알고보니 한국남자는 이미 한국에 

부인이나 여친이 있다거나

그냥 소리소문없이 연락두절이거나...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많지.

정말 사랑하는 태국여자라고 생각했더니

이 남자 저 남자 다 만나고 다니며

통수를 친다거나, 사랑이 아닌 물질적 관계를

원한다거나...


제3자라면 이런 경우가 뻔히 보이는데

막상 사랑이라는 감투에 씌어져서 

거짓 로맨스의 당사자가 된다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인정하기도 싫어하거든.


그 때 한 명 쯤은 팩트폭행 하는 것 괜찮찮아?

괜히 예명이 투스 브레이커가 아님.

어쨌거나, 훌쩍거리는 찡징이 누나를

옆으로 하고, 울거나 말거나

사진이나 찍음.

눈물로 호감을 얻는 나쁜 여자를 만난 이 후로

이골이 나 예전처럼 감정이 동화되어

슬프거나 하지는 않아.

가끔은 정신병자 같기도 해.


이 누나는 이제 만나지 말아야겠당.

얼마나 더 많은 찡찡거림을

받아줘야 할 지도 모르겠고!

게다가, 자칫 잘못하면

힘들었을 때 옆을 지켜준 사람이라고 

인식되면 괜히 따블로 피곤해짐.

자리를 정리하고

오늘의 미션인 샌들을 사러나왔어.

그러다가 발견한 뮤직펍인데

신나는 올드스쿨 락 노래하더라!

여기도 나중에 와서 맥주 한 잔 먹으면 기깔날 듯!

더워서 일단 사고 본

땡모반!(수박주스)

35바트였어!

물가는 그리 싸지 않은 듯!

방콕 외각으로 나가면 20바트인뎅...

많은 인형들이 보인당.

가격은 물어보지 않았지만

창렬창렬할거라 생각함!

그리고 드디어 샌들가게를 발견!


그러다가 내 마음에 꼭 드는

샌들을 발견했어!

하얀색 글라디에이터 샌들!!

그러나,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흥정에 나섰지.


"얼마에요 캅?"

"250바트 카"


"좀 깍아주시면 안돼요 캅?"

"얼마 생각하는데 카?"


"200바트 캅"

"장난 똥 때림?"


"이모님 내가 태국 신발가게에서 본

이모님들 중 제일 이쁜거 아심?"

"(발그레) 가...가져가라!"

인생샌들 Get!

글을 쓰고 있는 현재도

잘 신고 있습니다. 이모님

감사감사!


- 다음 편에서 -



전 편에 이어서 오늘은 

T와 T의 친구를 만나러 간 이야기야. 



그 대학교수라는 놈과의 약속이 파토나고

나는 약 기운에 헤롱거리는 몸을 이끌고 

BTS 아리역으로 가야만 했어.


택시를 불렀지만,

언제나처럼 택시기사는 우리 집을 못 찾아서

한 참을 헤매다 나에게 전화를 걸지.

그러면, 난 후다닥 아래층으로 달려가

세이프 가드에게 전화를 바꿔줘.

그러면 알아서 설명해줌.


님들도 혹시 콘도 빌리거나 할 때

택시기사가 길 못 찾으면

세이프 가드 아저씨한테 전화 바꿔주셈.

물론, 나 보다 복잡한 위치에 

사는 사람은 없겠지만...


우열곡절 끝에 나는 택시를 탔고

다행히 늦지 않게 도착 할 수 있었어.


T를 기다리면서 한 컷 찍어봤어.

이렇게 셀카를 찍으면서 기다리니까

T가 어느 새 내 옆에 와서 서있더라.


T는 몇 일 전부터 자기 친구인

메이와 함께 저녁먹자고 했기 때문에

오늘은 그 녀석과 같이 밥을 먹기로 했어.


다들 기억하려나 모르겠지만,

추석 때 T의 친구로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어.

상당히 유쾌한 녀석임.

그리고 은근히 배려심도 있고.


파티에 가서 T가 나 혼자 외톨이 만들었을 때

유일하게 말 몇 번 걸어준 녀석이야.

그리고 태국어도 가르쳐줬는데

'텅 래우'라는 걸 T의 부모님 앞에서

말하면 좋다고 10번 정도 원어민 발음으로 연습시켰어.


그래서 텅 래우 텅 래우 외치고 다녔는데

그게 임신이라는 뜻이었어.

개 놈 시키.

그것도 모르고 T의 부모님 앞에서

임신 임신 이러고 다녔네.


그래서 이 녀석 만나면

"발씨놈 캅

해줘야겠다고 꼭 다짐했었지.



우리는 음식점에 들어가 메이를 기다리기로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이는 도착했어.

저 푸근한 인상 속에 장난기가 가득하다!

이 날은 메이가 T에게 떠레~ 라고 하면서

자꾸 나한테 떠레~ 떠레~ 해보라고 하는 거야.


무슨 뜻인지 설명을 안해줘서 궁금했어.

일단은 욕 같으니까 메모해서 외워났지.

외국어 배울 때 욕 먼저 배우는게 개꿀잼임. 

T가 그런거 배우지 말라고 하길래

악착같이 외워놈.


그러다가 얼마 전에 인터넷으로

태국 욕 찾아보다가

떠레라는 걸 발견했어!


'돈에 환장한 허영심 많은 년'

이라는 욕이던데?


절친이라 그런지 아주 적합한 욕을 쓰더군.

요즘 들어, 나는 뼈 빠지게 일하는데

자꾸 한국 악세사리 보내는 걸 보아서

꼭 외워야하는 필수단어라고 생각함.


우리가 갔던 레스토랑은

아리 역 옆에 있는 펑키빌라에 위치한

본촌치킨이라는 곳이야.


한국의 교촌치킨의 짝퉁 버전이지.

가격이 무척 창렬한데,

인기는 많아.

아리지역이 나름 부자동네라 

갈 수 있는 사람이 많나봐.




우리는 간장 맛 닭다리 세트와 순두부 찌게를 시켰어.

신기하게 치킨 집에서 별걸 다 팔더라고?

찌게도 팔고, 떡볶이도 팔고

한식이란 한식은 다 파는 듯.

주인은 태국 사람이라던데 -0-


가격은 

1000바트(33,000원) 정도 나온 것 같아.

닭다리 세트에 순두부 찌게에 밥 세 공기랑

음료수 시켰을 뿐인데...


완전 비쌈. 차라리 한인 마트에서 고추장 사고

설탕이랑 케찹 섞어서 길거리 15바트(500원)짜리

닭다리 찍어먹는게 훨씬 싸겠다...


순두부 찌게는 한국에서 먹는 얼큰한 맛이 아니라

케찹 맛이 많이 나는 달달하고 이상한 맛이었어.

마치 일본에서 먹는 김치찌게의 맛처럼.


감기 걸려서 따듯하고, 얼큰한 국물이 

무척 먹고 싶었는데

한 입 떠먹고 숟갈 내려놓음.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펑키빌라 안에 있는 

마트에 들어갔어.


메이는 친구랑 자취하기 때문에

식료품을 사야한다고 했기 때문이지.

그러면서 아이스크림 하나 씩 사준다고

고르라고 하더라?


마땅히 먹을 게 없어서

그나마 가장 깔끔하게 포장이 되어있는

M 이라고 적힌 아이스크림을 들었어.


그 순간, T와 메이녀석의 얼굴은 굳었어.


'뭐야? 내가 죄 지었어?

왜 그렇게 보는 거지?'


T와 메이는 태국어로 지들끼리

얘기하더라고.

메이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웃으며 괜찮다고 하는 거야.


T가 나에게 말했어.

"그거 되게 비싼 아이스크림이야"


"어? 설마했는데, 아이스크림 값 비싸서 그런 거였어?

됐어 됐어, 아이스크림 값이 하면 얼마나 한다고

이건 걍 내가 살게"


메이는 괜찮다고 빨리 넣으라고 해서

일단 넣었는데

바코드를 찍었을 때 보는 순간

'아 내가 실수했구나' 생각이 들더라.


50바트(1900원)짜리였어.

이게 맛있지만, 비싼 아이스크림

'매그넘'이라는 거였더라고.

우리나라 돈으로 얼마 안하지만,

쟤네 기준에서는 한 끼 식사만큼의

가격인데, 좀 미안하긴 하더라.


그래도 내가 밥 값 100바트 더 냈으니까

그냥 쿨하게 넘어갔어.

다음에 내가 매그넘 사주면 되지 뭐.

생각해보면, 카페에서 빙수 먹어도 

150바트 전후로 나오는걸 세 명이서 나눠먹는데

조그마한 아이스크림 딸랑 한 개에 50바트라니

후덜덜하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메이는 더 뜯겨선 안된다는 생각이었는지

똥이 마려웠던 건진 몰라도 후다닥 가버렸어.



"J, 모레 쯤에 우리 집 같이 가자."


"너네 집? 아리에 있는 콘도?"


"아니, 거기 말고, 돈무앙에 본가 있잖아.

거기 한 번 구경와라."


"귀찮음, 내가 거길 왜 감.

가봤자 너네 부모님 계셔서 불편한데

뭐하러 감"


"같이 가자!! 나 챙겨올 것도 있는데

혼자가기 심심해. 인사만 드리고 잠깐만 있다 오면 되잖아.

먼 거리도 아닌데~"


"너네 어머니가 자꾸 태국말로 

나한테 말 거는거 알잖아.

그 때마다 곤혹스러운데, 

니는 번역도 안해주잖아.

근데, 뭣하러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내가 거길 가야해?"


"이번엔 진짜 안 그럴게.

같이 가자"


"하... 대신 딱 2시간만 있다가 온다?"


"ok 콜!"


지네 집 자랑 엄청하고 싶은가 보다.

이 참에 얼마나 사는지 집안 호구조사 

한 번 들어가봐야겠다.


"그 대신 오늘 우리 집 오지말고,

너네 집에서 자. 나 몸 안 좋아서

혼자 편히 쉬고 싶어.

오늘 몸이 좀 아파서 나오기 싫었는데

약속 때문에 무리한거야.

내일 아침에 공복에 운동이나 같이하자.

수영복이나 챙겨오셈"


그리고 나는 집에 들어가서 편안하게

'왕좌의 게임'을 시청하며 금요일 밤을 즐겼지.


다음 날,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에

도둑인가 싶어서 화들짝 놀라서 깼어.

알고보니 T가 문 따고 들어온거야.

잠 결에 빡치기도 해서 한 소리했어.


"내가 비록 너에게 키를 줬지만,

너 집인양 아무때나 벌컥벌컥 문 따고 들어오는게

매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럴거면 키 다시 줘.

너가 여기 와서 쉬는 것도 괜찮고

오고싶을 때마다 오는 것도 괜찮은데

최소한 미리 연락은 하고

노크정도는 좀 해라.

여기 너 집 아니야~"


난 내 개인공간에 타인이 

허락없이 들어오는게 참 싫어.

커플이라 할 지라도

그건 사양이야. 


대학생 시절 자취할 때 대부분의 동기들이

공강시간에 친구 집 문들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와 맘대로 쉬곤 했는데

난 그거 굉장히 싫어해서

우리 집만은 아지트화가 안됐어.


다른 친구들 집 보면

좀 안쓰러웠던게

집 안도 개판되고

침대 위에 발 올리면서 눕고

더럽게 사는 내가봐도 좀 아니다 싶었어.


특히, 처음에 T가 샌들 신고온 때꾸정한 발로

우리 집을 걸어다니면서 내가 가장 소중히 아끼는

새하얀 침대에 발을 올리더라고.


진짜 그거 보고 경악했어.

남의 집에 오면, 최소한 발은 씻어야하는거 아니냐...

그래서 그거 보자마자 경질을 했지.


"어디다가 감히 추악한 병균 덩어리 발을 올리냐!

니 발 한 번봐라. 시꺼먼거 보여 안보여.

이건 탄게 아니라 때야, 때!


너 우리집 오면 발부터 씻어!

그것도 힘들면 의자에서만 얘기하자.

바닥정도는 내가 닦아줄 수 있는데,

침대는 아니야...


내 침대에 눕고싶으면 발은 닦고 와라 제발...

오해하지 마!

너가 싫어서가 아니라, 더러워서 그래!"


난 결벽증 환자도 아니고

솔직히, 깔끔한 편도 아니야.

친구들 사이에서 오히려 방구랑 트림 뿡뿡 껴대는

더러운 새끼로 통하지.


하지만, 남을 못 믿음.

내 몸에 세균이 득실거린다는 것도 알지만

걔넨 믿을 수 있어.

근데, 다른 사람꺼는 못 믿겠단 말야!

집에서 씻고 왔다는 사람조차!


그래서 친구들이 말하길

더러운 건 니가 더 더러운데

왜 이렇게 남을 병균 덩어리로 보냐고 해.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지 뭐.


여튼, T가 집에와서 약속대로 공복의 유산소를

하러 갈라고 준비했지.


"T, 유 노우 코리안 몸빼바지 스타일?"


"그게 뭔데?"



"가자 수영하러!"


"너 이렇게 갈거야?"


"응, 이러고 갈건뎅? ㅇㅅㅇ"


"아, 나 안가"


"헐... 내가 쪽팔려?"


"내가 발 안닦았다고 뭐라할 때는 언제고,

너는 더 심한데?

완전 창피하다. 안가, 가지마"


"내가 설마 이러고 가겠냐,

너가 날 얼마나 어떻게 생각하는 지 잘 알겠다

나는 그냥 쇼윈도우 남친이지 뭐,

너의 주변사람들에게 보여주기용"


"피차일반이야.

그럼 발 안 닦는거로 뭐라 하지나 말던가-_-"


"응 니 발바닥, 원시인 발바닥

수영장 가기 전에도 

발바닥 씻고 들어가야하는 거 알지?

물 썩는당"


아침부터 티격태격하고

우리는 수영장으로 이동했지.


아침에 들어가니 조금 쌀쌀했는데

10분 만에 해가 쨍하고 뜨더니

물도 점점 미지근해졌어.


참 신기한 동네야.

해 한번 떴다고 훅 더워짐...


이 때는 수영장을 매일가는게 너무나 당연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면서

나중에는 심심하고 지겹다라고 느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이런 사소한 것들이 

제일 먼저 생각나네.


나란 새끼, 간사한 새끼.


간사한 새끼는 간사하게

글 여기까지만 쓰고 물러남.

담 편에서 보장!


이 날은 조금 특별했던 날 같아.

이태원에 가서 즐거운 추억을 쌓는 대신에

내가 T에게 결별선언을 했거든.




이 날은 별 반 다를 것 없이

하루를 보냈어.

전 날 펜션에 갔다와서 피곤했기 때문에

우리는 늦게까지 잠을 잤고

친구의 자취방에서 뭉개며

오순도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


해가 중천에 떠도

그냥 방에서 뭉개기!

특별한 것은 없지만, 이런 소소한게

하나 둘 추억이 되가는 느낌이 좋았어.



오후 세 시쯤 우리는

배가 고파서 노량진 역 쪽으로

슬슬 걸어갔지.


몇 번 지나가다가 본

점심특선 메뉴가 있었는데

맛있겠다 싶어서 들어갔어.



대패 삼겹살 볶음인데,

인당 5천원 정도 했던 것 같아.

아무래도 고시생들이 많은 도시이다 보니

가격이 아주 합리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맛도 그럭저럭 먹을만 했구.



안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고기 굽는 열기로 가득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겉 옷을 벗었어.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땀 범벅이 되는 것 보단 낫지!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영화를 보았어.



나는 T를 위해 항상 태국어 자막이 있는 영화를 찾는데

그리 유명한 한국영화가 없더라구...

한 참을 웹 서칭하다가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태국자막이 있는 것을 발견했어.


그 영화의 이름은

'악마를 보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대모사가 있는 영화야!



최민식이 중학생 여자를 겁탈하기 전에 하는 대사 中

"야 아저씨가 너 좋아하면 안돼냐?

내가 너 좋아할 수도 있잖아!

이런 세상 X 같은 것들이 나한테만 지X이야?!"


술 자리에서 이거 한 번 해주면

인기폭발함.





여튼, 이 영화는 이병헌과 최민식이 나와서

혈투를 벌이는 영화야.

보다보면 누가 악마인지 모르게 되는 것이

포인트지.



보통의 태국인들이 공포영화를

잘 못보는 것처럼

T도 공포영화를 못 보는 편이야.



그래서 보기 싫다고 징징대길래

공포영화가 아니고, 스릴러라고 타일러서

겨우 같이 봤어.



하지만, 보고난 후로 공포영화보다

더 무섭다며 내 등 짝을 후렸지.



영화를 보고 난 후 우리의 일정은

화려한 저녁을 먹고, 이태원 클럽에 가서 노는 거였어.

이 때 만큼은 부자 부럽지 않게 놀 수 있다고 생각했지.



저녁식사 메뉴가

참치였거든.

T가 태국에 있을 때

형이 참치집에 데려가 밥 사줄 때마다

T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자랑하곤 했었거든.



그래서 T가 한국에 온다면,

비싸지만 참치는 한 번 먹여줘야한다고 생각했었어.

우리는 참치를 먹고 이태원에 갈 거였기 때문에

준비를 한 번에 하고 갔어.


"T, 너 샌들 안될텐데?

다른 신발 있잖아.

그거 신는게 어때?"


"말도 안돼.

여자는 샌들 되거든?

그리고 이거는 디자인이 이뻐서 괜찮아"


"안될 거 같은데...

그래 네 맘대로 해라.

일단 가자"



우리는 클럽 갈 준비를 한 채로

스쿠터를 타고 이동했지.


우리는 참치 집에 도착했어.

클럽 갈 차림이라고 해봤자

T는 가디건, 나는 렌즈 낀 것 밖에 없지만...

이게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꾸밈이라 미안하다...




우리는 제일 싼 가격의 참치를 시켰어.

이왕 사주는 거면 좋은 거를 사주는 게 좋지만,

전 날도 내가 사줘서 돈이 좀 빠듯했거든.



T가 메뉴판을 볼 때 '뭐 시킬거야?'라는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보길래

'그냥 주는대로 처드셈'

눈 빛으로 응수해서 제일 저렴한 거 시켰어.

그래도 인당 3만원이야...흑흑




내가 사는 거니까

많이 먹어라!

먹다 죽을 정도로 배에 담아가거라.

내가 뭔가를 사줬을 때는

아깝지 않게 먹었으면 좋겠어.



한 두입 먹고

'아~ 배부르다'하는 사람한테는

다시는 음식 안 사줌.



다행히 T는 태국인치고 식탐이

엄청 많은 편이라

눈 한번 깜박일 때마다

회가 사라져있더라고.

기특한 것.




이것은 내가 좋아하는 별미

메로구이인데

기름기가 장난이 아니야!

간장소스로 구워서 향도 훌륭하고!!



T에게 한 입 줬을 때

맛있다고 다 먹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기름기가 많아 호불호가 심한 음식이라

다행히 내가 다 먹을 수 있었어.




우리는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치고 난 후

이태원에 도착했지.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었어.

T가 크고 무거운 핸드백을 들고 다닌다는 거야.

클럽 가는데!!



"T, 거기가 클럽 형식의 bar라 가방 맡기는 곳이 없어.

너 그거들고 들어갈 수 있겠어?

내 오토바이 수납공간 넓은데

거기에 넣어놓자."



"음.. 마음에 들지 않는데?

일단 넣지 뭐"



나는 T의 가방을 오토바이 안으로 넣었고

우리는 이태원 거리로 올라갔어.


"J, 그냥 가져오자

나 좀 불안해"


"흠... 알았어.

너가 불안하다면 가지고 다니는 게 맞는거지

돌아가서 꺼내오자"


우리는 방향을 전환해서

다시 오토바이 쪽으로 걸어갔고

T의 가방을 꺼내서 전달해줬어.



여기까지 아무 문제 없잖아?

근데 T는 섭섭하다며 말하는 거야.


"너 이게 어떤 가방인지나 알기나해?

비싼 건 둘 째 치고, 여기에 여권이랑

신분증 다 있어서 잃어버리면 곤란한데

그걸 거기에 두고 가자고 할 수 있어?"



"어?"



"내가 분명히 처음에 말할 때 싫은 티 냈잖아.

근데 그런 것도 못 알아채?"


"키 있어야 열 수 있어서 나름 안전해.

그리고 올라가면서 너가 말할 때 돌아왔잖아

뭐가 문제야?"


"그게 문제지!

한 번에 내 마음을 알아채주면 안돼?"



나 여기서 터져버렸다...

빼액!!


"야! 내 딴엔 너 무겁고 힘들고 지칠까봐

넣어두란 거라 한거잖아!

그리고 너 무겁다고 할 거 뻔한데 

그 때마다 내가 니 가방 들어줬잖아!



한 두번이야 괜찮지.

태국에서는 니 기 세워줄라고 일부로 들어준 것도 있는데

여기서까지 그러면 너무한 거 아니냐?



너는 내가 행한 배려를 어떻게

그따구로 알아처먹을 수가 있냐.

너 X나 이기적인거 알고 있어?



난 오늘 똑똑히 알았으니까

그냥 이 시간부로 그냥 남으로 지내자.

빨리 타.

너 노량진 데려다주고 난 의정부로 갈래"




"싫어 안 타."



"어 그래?

그럼 니 마음대로 해.

그래도 예의상 니 호텔은 잡아줄게.

오늘은 니 알아서 노량진으로 가서 하루만 자라.

내일 호텔 예약해서 주소 보내줄게.



"필요 없어"



"그러면 여기서 양키 애들 만나서 재워달라고 하던지

길바닥에서 주무시던지

잘 가라. 안녕."



T는 물러서지 않았고, 나도 그 말을 하자마자

홧김에 홱 하고 방향을 틀어 노량진 방향으로 갔어.

이동하던 중에

한강다리가 보여서 잠깐 멈췄어.



'이 다리를 건너면 진짜 영영 끝인데,

10분만 기다려보자'



10분도 채 되지 않아 T에게서

문자가 왔어.


그 때도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느냐' 등의 비난의 말이 담겨있더라.

나는 한 메시지만 보내고 그 이후로는 보내지 않았어.



"니가 잘못한 것 당장 사과하지 않으면

난 지금 보이는 다리 건너고 

용서도 안 받아줄테니까 마음대로 선택해라"



이런 초강수를 두었음에도 

T에게 10분간 연락이 오지않았어.

그래서 나는 T에게 '이미 강 건너서 가고 있고

행복하게 잘 지내라'는 문자를 보냈어.



물론, 나는 출발하지 않았고 이태원 구석에 있었지.

연락이 올 것이란 걸 알았으니까.

안 온다면 지 잘못을 평생 모르는 애니

만나선 안돼는 애라 그대로 헤어지면 되는 거고.



15분 쯤 지났을 때였을까?

T에게서 연락이 왔어.

하지만 읽지 않았어.

30분 째 T에게서 전화가 왔어.

역시 받지 않았어.



1시간이 되었을 때

T에게서 미친듯이 연락이 왔어.

그 때서야 나는 받았지.


"J... 미안해."


"뭐? 뭐가 미안한데?

우린 끝인데? 나 노량진에서 짐 정리하고 있으니까

다음 날 들어와서 짐 빼가라."


"다 미안해..."


"구체적으로 말해볼래?"


"너 배려를 무시하고, 내 생각만 해서

너 기분 나쁘게 한 것 미안해"



"이 얘기는 나중에 따로 하자.

일단 너 한국에 온 이상

안전하게 태국으로 보낼 책임은 져야하니까

다시간다. 20분쯤 걸릴거야.

빨리 갈거니까  오토바이 사고 안나길 빌어라"



나는 혹시라도 이태원에서 서성거리는

T에게 내가 아직 근처에 있다는 것을 들키면 안됐으므로

구석진 곳에서 20분의 시간을 때워야만 했어.


그리고 다시 T를 만났지.

T의 볼은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고

누가봐도 울려다 만 얼굴이었어.



"일단은 이태원에 즐기러 왔었는데

너 때문에 못 즐기니까

나 혼자라도 즐길거야.

따라오던 안 따라오던 마음대로 해.


이 말을 툭 던지고

나는 이태원의 유명한 펍인

글램으로 갔지.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생겼어.

나는 무사히 통과 되었지만

T는 거절당했어.


이유는 샌들이었어.


나는 다시한번 딥 빡이 쳤지만,

차분하게 말을 했지



"것 봐... 내가 말했지?"



"너 혼자라도 놀다 와"



T는 내 말이 맞음에도 불구하고

인정하기 싫었기 때문에

저런 말을 했을 것이란 걸 알고있었어.



하지만, 너무 괘씸해서 한 마디했어.

"어 그래^^ 그러면 나 좀 놀다 올게.

너도 어딘가에서 잘 놀고 있던지 말던지"



그래서 나는 글램 클럽에 혼자가서

미친듯이 춤을 추며 혼자 즐겼어.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외국인들과 으쌰으쌰하면서 춤을 추고 있었지.

재밌게 놀고 있는 와중에 한 동양계 혼혈인이

다가와서 내 목을 잡고 춤을 추며 뽀뽀하더라고.



나도 그 순간을 즐겼지.

그러다가 무심코 혼자있는 T가 생각났어.

그리고는 여러 생각이 내 머릿 속에 떠 다녔지.



'일단 T를 버리고 순간을 즐겨!'

vs

'너 보겠다고 온 애인데, 안 좋게 끝나더라도

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는 책임을 져줘야지'



하...

결국 후자가 승리했어.

나는 미친 듯이 신호를 보내는 여자의

손 등에 살짝 뽀뽀를 해주며

쿨하게 댄티큐 손 짓을 보냈지.

그리고 한 마디 했어.

"See u later"



아마 그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쿨한 순간이었을 거야.

이태원 댄디큐 쿨남.

힝... 내 인생에 그런 날이 또 올까?



주변 사내들은 

'뭐야 쟤 왜저래?

분위기 좋아보였는데? 고자인가?'

라는 눈 빛으로 날 보더라.







나는 T가 어디있는지 연락을 했고,

T는 글램 바로 앞에 있는 바에서 

너무 즐겁게 놀고 있다고 했어.



슬쩍 문을 열어보니

아무도 없는 가게에 청승맞게 

훌쩍거리며

혼자 술을 시켜 먹고 있더라고.


"너 여기서 뭐하냐?"


"술 먹는다

재밌었냐?"


"완전 재밌었는데?

어떤 여자가 와서 나랑 같이 춤췄는데?"

(뽀뽀 당했다는 말은 안했다)



"같이 가지 그랬냐?"


"너 노량진 길 모를까봐.

집으로 돌아가자"



T의 시무룩한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내 빡침을 담아 최대파워로 볼을 꼬집어주니

한결 속이 후련했어.


이 때도 조금 삔뚜 상한 것이 남아있었지만,

다음 날 사건으로 인해 모든게 풀렸어.



다음 날 일정은 내가 꿈에도 그리던

한국어마을 : T 왕따시키기 프로젝트가 있었거든.

이건 다음 편에서 얘기할게.




이번 편은 태국여자 T와 싸웠던

사건이야.



이 사건을 계기로

나는 T가 얼만큼 이기적인 애인지

알게 되었지.



그래서 대부분의 태국여자가

이기적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얘만 빼고 다 착해



얘만 이기적인 것이였음.




우리는 수유에서 만났어.

이 때까지만 해도 엄청 반가웠고,

행복했지.



"T! 잘 지내고 있었어?"


"너 없이 내가 어떻게 잘지내~"


아주 깨가 쏟아졌지.




T를 오랜만에 보기 때문에

이뻐보이려고 렌즈 낌.


우리는 사진을 같이 찍고,

내가 미리 예약해둔 숙소로 가서 체크인 했어.

숙소는 역시 모텔 장기투숙이지.



이번 묶는 곳은 다행스럽게도

방이 조금 더 컸고,

야놀자 제휴여서 그런지 몰라도




프론트가 개방형에다가

아침에 토스트도 

먹을 수 있게 되있었어.



방에 짐을 두고 우리는

나갈 채비를 했어.



왜냐하면

보컬 형과 티나를 만나기로 했거든.

우연찮게 티나는 T와 같은 날에 입국해서

홍대에서 만나 술 한잔 먹기로 했어.



"T, 분명히 너 맨 처음 나 만날때

5개국어 할 줄 안다고 했지?

게다가 너 반중국인이니까

티나랑 중국어로 말하는거 보여줘"



"어... 어...? 나 잘한다 한 적 없어..

나 기초레벨이라 그랬잖아"



"언제 그랬어.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불어 한국어

한다면서! 

근데, 한국어는 엄청 못하니까

중국어 한번 보여줘! 

그러면 멋있어 보일 것 같아"



"...."



우리는 홍대에 가서 보컬 형네를 만났고,

치킨을 먹으러 노랑통닭을 들어갔지.



"티나! T는 중국혼혈이야! 

중국말 할 줄 안데!

중국말로 대화해봐!!"


"오? 진짜? 니하오마!

#$^@$%&#@%#$#^ 쉬먀?"



"니... 니 하오마......"



"$%@$%@$^#$ 쉬먀?!"



"......."



"T, 뭐야. 너 중국말 못하네.

너 이제 어디가서 

중국혼혈이라고 말하지 마라.

창피하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듣는 거는 할 수 있어!!"



"@$^#%^@%$&@ 쉬먀?"



".... 그만해. 술이나 시켜"


중국어가 뽀록난 T는

그 이후로 대화는 안하고

치킨과 술만 먹더라.

앞으로 잘난 체 ㄴㄴ해.




티나가 중국에서 사온 구름과자!

엄청 유명하다던데, 길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중국인은 이거 많이 피던 것 같아.



티나는 다른 나라 다녀오면

항상 내 선물을 챙겨주는게 너무 좋다!



우리는 수유로 돌아왔고,

다음 날 느지막이 일어나서

수유에 무한리필 돈가스 집으로 향했어.





나는 돈까스 그 때 그 때

잘라먹는 스타일인데

자상해보일라고

얘 꺼는 다 잘라줌.



나란 남자는

이렇게 자상하지 않지만,

오랜 만에 봤으므로 걍 해줌.



다먹고 나와서 전 날

홍대를 제대로 못 둘러봐서

홍대를 다시한번 가보기로 했어.



가던 도중에

T의 샌들 끈이 부서진거야

그래서 다이소에 가서

접착체 사서

붙혀줬엉.



굉장히 자상해보이지?

근데, 굉장히 투덜거렸어.

만지기조차 싫었거든.



샌들 고치기 전에 신고 있는

발 봤더니

무슨 고행의 길을 떠난 

수련자의 발인거야.



고치긴 했는데,

먹었던 돈까스 다시 튀어나올 뻔.

그래서 이 후로

"니 발 간디"라고 놀렸어.



여담으로 태국인의 대부분은

발을 굉장히 더럽게 여겨.

실제로 남자가 발 마사지 해주거나

발을 어루어만져주면


'어맛!! 나의 가장 더러운 부위까지

사랑해줄수 있는 남자구나!!'

생각할껄?



실제로 태국 클럽에 가서

굉장히 돈 많은 하이소 발 옆으로

유리잔이 깨져서 피났는데,

내가 신발 벗기고 휴지 대주니까



바로 호텔키 보여주더라.

이 얘기는 나중에 포스팅에서

따로 얘기함.



우리는 홍대에 도착했어.

이 때 날씨가 엄청 더워서 지쳐있었는데,

홍대 로드샵마다 다 돌아다녔어.


굉장히 지치고 힘들어서

몇 번이나 T에게

나 진짜 걷는거 너무 힘들다고

말했어.



T는 알겠다고 하면서

마지막으로 한 군데만 더 가자

또 마지막으로 한 군데만 더 가자



몇 번씩이나 이 말을 반복했고

나는 슬슬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했어.



T의 쇼핑이 끝나고

나는 좀 쉬자고 제안했지만, 

T는 정말 마지막으로

10초 캐리커쳐만 하고 쉬자고 했어.



나는 마지막 남은 인내심으로

캐리커처 하는 홍대 놀이터로 이동했지.



줄은 굉장히 길었고,

우리는 20분정도를 기다려야만 했어.



기다리면서 어떻게 하는 건지 봤는데,

신기하게도 한번 슥 쳐다보고

10초만에 훅훅 그리더니

완성하는거야.



그리고, 가격은 10원!

잔 돈은 거슬러주지 않아.

만원을 내도 안 거슬러주고

천원을 내도 안 거슬러줌.



대부분 100원을 내는데,

10원 알차게 하나 내는 사람도 있더라고


이쁘게 그려달라고

10초동안 숨 참고 움직이지도 않았어!



나름 포인트를 잘 잡았더라고?!

만족! 슈퍼만족!



이것은 T의 캐리커쳐!

코가 상당히 두드러지는구만?

상당히 미화시킨 느낌을 받았어.

외국인을 안그려본 듯




요롬코롬 캐리커처를 받고,

드디어 쉬는 줄만 알았어.



근데, 주변에 길거리에서

이쁜 상품들 판다고 가보자고 하는거야.


내 인내심은 폭발했어.


"너 도대체 몇 번째야.

나 힘들다고 얼마나 많이 말했어!

너 듣기는 하냐?"



"아니.. 난 그냥.."


"너 줏나 이기적인거 알아?"


"뭐? 내가 이기적?"


"그래, 니 다른 사람 말 들을 줄은 아냐?"


"뭐 말을 그렇게 해?

난 너 때문에 여기 온거고,

같이 있을 시간도 없는데?"



"니가 나 때문에 온거면

내 말을 귓등으로 처들을 일이 없지.

내 생각엔 넌 쇼핑하러 온 것 같은데?



그냥 너 쇼핑이나 하러가,

난 니가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애인지 알았어"



"너 내가 돌아가길 원해?"



"너 지금 미안하다가 아니라

그딴 식으로 말하는 거야?

협박처럼 들리는데?



그래, 그냥 가라

나도 너같이 이기적인 애랑은

더 이상 못 만나겠다

잘 가~"


나는 돌아보지도 않고,

씩씩거리면서

의자가 있는 벤치로 이동했어.



T는 따라와서

주변을 서성거렸어.


"J... 오해야"


"오해? 니가 날 좋아한다면

니 쇼핑이 먼저가 아니라, 

내 말을 먼저 귀담아들었어야만 해



난 되게 너가 한국 올 때마다

만나는 한국인 가이드겠지 뭐

이해해~


니가 그걸 원한다면,

그냥 우린 그런 편한 사이가 돼자

섹스파트너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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