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랜 만에 글을 쓴다ㅠ

왜냐하면, 요즘 계속 야간 10시 반까지

노가다 강제노역을 했기 때문이지...


돈 벌기 싫다고 해도

자꾸 부자되라고

밤 늦게까지 노역시킴ㅠ

몸이 많이 피곤해서

그동안 글을 못 올린 점

유감스러움.


아, 2천명의 팬들이

내 글을 기다렸겠지만

미안하진 않음.

작가가 사는 게 먼저 아니겠음?!


돈 많이 벌어서 휴식 취하면서

또 재밌는 글 써야징!


오늘은 노가다 팀원들과

분위기에 대해서 잠깐

소개해보려 해.


팀장(37세)

처음으로 팀장을 맡아본지라

아무것도 모르고 위에서 시키는 대로

전달만 해서 가끔은 좀 불쌍하기도 해.

나름 건대 수학과 졸업한 인재이기도 한데

캐나다에 이민가고 싶어서 용접을 배웠고

7년동안 기술자로 일을 하다가 이번에

팀장을 처음 맡아봤대.


그래서 인지 윗대가리들 눈치 겁나게 봄.

그러면 아래 노동자들만 죽어나는 거지 뭐.

팀을 맡았을 때 같이 일하던

3명을 데리고 팀을 창립했지.

그 중 한 명은 일본과 호주에서 워홀을 한

능력자 형도 있어.


이 팀은 고학력자와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아서 재미있어.


주형(36세)

팀장과 같이 팀을 설립한 초창기 멤버로서

준기공이지만, 나는 늘 이 형과

일하고 있어.

이 형도 신기하게 태국여자친구가

있어서 많은 게 통하겠다 싶었는데

일 할 때는 칼 같아서

항상 또 혼날까 눈치보면서 일해.


쉬는 시간에는 재밌게 다가오지만

일 할 때 눈치를 너무 많이봐서인지

부담스럽다.


앞에서는 겁나게 혼내고

쿠사리줘서 가끔 굉장히 서럽고 화나지만

뒤에서는 나 엄청 칭찬해준다더라.

그 얘기 듣고 좀 풀림ㅎ

전형적인 츤데레 스타일 인 듯.


주형2(37세)

팀장과 초창기 멤버로

일본과 호주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일한 경력이 있는 유쾌한 형이야.

이 형도 이번 일 끝나면

태국가서 1달 살기 도전해보겠대.


용용이(28세)

나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이지만

용접사인 기술자녀석이야.

이 녀석은 유명한 예대 실용음악과

보컬로 들어가서 음악말고

다른 교양같은 과목을 듣는게 싫어서 때려쳤데.


집안이 용접사 집안이라

가족에게 용접을 배워서 어릴 적부터 용접을

해 온 노가다계 엘리트 녀석이지.

사람들도 이 녀석이 용접할 때 깜짝 놀래.

나이도 어린게 빠르고 정확하게 한다고.

일 할 때만큼은 나도 존댓말 써가면서

기술자 대접함.


그 엄청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겠어.

내가 공부했던 만큼 용접봉을 잡았겠지?

이 녀석과 가끔 일할 때

열심히 딱깔이 하고있음.


대길이(26세)

이 녀석은 덕트만 1년 반 동안 했다가

배관 쪽 처음해보는 녀석인데

나보다 일을 더 잘 해.

그래서 이 녀석한테도 굽신거리면서

계속 알려달라고 그러고 있지.


다행히 성격도 착하고

개그코드도 나랑 잘 맞아서

말도 안되는 개그를 치면서

지내고 있지.


이 녀석은 빨리 돈 모아서

제주도에 땅 사고싶대.

그리고 이번 일이 끝나면

제주도에서 1달 살기 도전한다나?


여튼, 수 많은 인물이 있지만

여기까지만 소개할게.

힘들당.


노가다를 하면 함바식당이라는

노가다인 전문 한식뷔페에 가서

짬밥만 먹는데 너무 지겨운거야...


그래서 고기를 먹고 싶었는데

혼자가면 안 받아줘서

누구 먹을 사람 없나해서 찾아봤지.

그 때 용용이 녀석이

자기도 고기 좋아한다면서

같이 가자고 제안하더군!


그래서 갔지!

한국음식 후기에 나온 그 곳!



파주 부담없소에 그 녀석과 함께 갔지!

와... 이 녀석도 엄청 잘 먹데?

노가다맨들은 원래 이렇게 잘 먹음?

난 태국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돼서

배부르면 안 먹는 병에 걸려

많이 못먹었지만

이 녀석은 미친듯이 먹더라...


여튼, 이 녀석이라도 내 대신

많이 먹어줘서

돈이 그리 아깝진 않았어.


아! 쓰다보니까 까먹었네.

왜 제목이 저럴까 궁금할거야.

노가다 현장 내에서

한국에서 이미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한

'정'을 발견했거든!


어느 날과 다르지 않게

나는 주1형에게 쿠사리를 먹고

한 참 풀죽어있었는데

주1형이 몽키라는 공구를

가져오라고 내게 퀘스트를 주었어.


그 쉬운 퀘스트마저 완수하지 못한다면

나는 또 쿠사리를 먹게 될 거고

내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해

하이바를 집어던지고

"X발 줏 같은 거!

안 해!"를 외치게 될 게 뻔했어.


그래서 우리 팀의 공구가 있는 곳으로

가서 몽키라는 공구를 찾아봤는데

다른 팀원들이 가져갔는지

없는 거야.


보통 상황이면 없다고 

말하고 오면 되지만

정말로 절실하게

 필요했던 상황이었거든.

어떻게 해서라던지 구해야만 했어.


그래서 다른 업체에 무작정들어가서

미안한데 몽키 좀 빌려달라고 하니까

처음엔 개인 거라 안된다고 하다가

내 울상인 표정보고 한 마디 하더라.


"이거 제 개인도구에요...

이거 없으면 저 밥 줄 끊기니까

다 쓰시고 저 안에 숨겨놔주세요..."


나는 무사히 몽키를 빌려서 갈 수 있었고

칭찬에 인색한 그 형에게

엄청난 칭찬을 듣게 되었지.

뿌듯하더라.

칭찬보다 더 좋았던 건

노가다 현장에서의 

정과 타인에 대한 믿음이었달까?


나는 너무 감사한 마음에

뭐라도 해야만 했어.

주머니를 뒤적거려보니

사탕 한 개와 휴지 한 조각!


'몽키 감사합니당

라오스 사탕 맛 보시라고

하나 같이 두고 갈게영^^'


이렇게 귀엽게 편지를 썼지!

이걸 본 다른 팀원들은

그 사탕 맛없어서 다들 버리는 건데

그 사람이 맛보는 순간

너 몽키로 머리 찍을 거라고 하더라.

헤헷! 고멘네!


요롬코롬 일을 하며 있다가

드디어 처음으로 

현장을 떠나는 사람이 생겼어.

같이 숙소를 쓰던 46살 기공 형님이야.


개인적 이유로 현장을 옮겨야 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이 분이 참 많이

 나 아껴주셨는데 섭섭하더라.

그래서 저녁이나 

다 같이 한 끼 먹자고 제안했지.


물론, 형이 사줄지 알고 있었엉.

형이 사준 그레이트한 저녁메뉴는?




바로 회야!

으아... 회 못먹어본지 얼마냐.. ㅠ

형님 감사합니다 ㅠ

덕분에 한국에서 회도 먹어보구

가는 게 슬프긴 하지만

입은 즐거웠습니다!


숙소 멤버들과

다들 그 형과의 

마지막 만찬을 즐겼지.

즐거웠어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그 형님이 떠나간 이 후로 나는

우울한 틈도 없이

다시 노동노동...


그레이트 노가다 하다가

시간 비면 또 글 쓸게!

뿅!


하잇!

오랜 만에 생존보고 한당!

파주에서의 노가다 생활은

좋게 생각하자면 나름 편하고

나쁘게 생각하자면 역시 몸은 피곤해.


처음 이 쪽으로 왔을 때

내가 해봤던 소방배관이라 자신감 있게

왔었는데, 알고보니 남이 설치해놓은

파이프를 개 보수 하는 작업이야-_-


내가 했던 일이 아니라

아예 다른 일이라 아는 게 없어서

자신감이 막 떨어졌었어.

그래도 뭐 이런 경험 흔치 않으니까

한 번 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개 보수의 특성 상 남이 해놓은 작업

뜯어서 수정해야하니까 기본 단가를 받으면서

할 일은 아니라고 다들 말하지만서도

다들 꿋꿋이 일하는 이유는

야간 연장 작업이 많기 때문이야!


내가 속해 있는 업체는

4월 말일까지 계약한 시공을

완료하기로 해있어서 무척 바쁜 상태야.

그래서 수요일과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11시까지 일하고 심지어 

일요일도 출근해야만 해.


이 말인 즉슨

아침 7시부터 작업해서 11시까지

일을 한다면 하루 임금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단 얘기지. 

말로는 쉬워보이는데

이 생활을 계속하니까

눈 뜨면 작업장이야.


숙소가서 씻고 누우면 1시고 

다음 날 5시 반에 기상해야 해.

그나마 나는 상황이 나은 편이야.

왜냐하면 나는 스쿠터를 가지고 왔거든!

남들 5시 반에 일어나서 출발할 때

나는 6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응가하고 출발해도 안 늦거든!


그리고 제일 좋은 점은

11시에 끝났을 때 나 먼저

스쿠터 타고 후딱 숙소가서 

제일 먼저 씻을 수 있다는 거!


어쨌든, 이런 생활을 반복하면

몸이 삭는 기분이야.

다들 하는 말이 이렇게

야간작업을 두 달 넘게하면

몸이 무너진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두 달 뒤 컨디션보고

세 달 할 지 두 달 할 지

결정해야 할 것 같아.


이 팀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야.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도 있고

많은 형님들도 있는데

즐겁게 웃으면서 일하는 분위기라

일 할 때 할 것만 잘 하면

다른 스트레스는 받지 않아.


하지만 할 것만 잘 하기가 쉽지 않지...

심지어 나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이

나보다 일을 훨씬 더 잘하고

일 머리도 좋아.


심지어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친구는

벌써 기술자로 들어왔더라...

여기서 나는 생각했지.


'나이로 괜한 자존심 부리지 말고

일단 숙이고 들어가서

실력 인정하고 동생들한테 배우자!'


그래서 동생들한테도 일 잘한다며

아부 떨면서 일 좀 가르쳐달라고

처음엔 경계하던 동생들도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고

이제는 친해졌어.


그래서 내가 모른다고 무시하지 않고

잘 알려주고 그러더라.

사람이던 동물이던 칭찬이

최고의 약인 것 같아.




여기서 일한 지 1주일 쯤 되었을까?

예비군 훈련을 가야할 때가 되었어.

팀장에게 하루 빼야한다고 하니까

엄청 싫어하더라...

아무래도 엄청 싫어하겠지.


일도 안 나오는데 예비군 때문에

일한 거로 처리해야하니까.

근데 이게 당연한 거 잖슴.

누가 가고싶어서 감?


마지못해 처리해주겠다고 하는데

그걸로 3일 동안 엄청 생색내더라.

주말없이 일요일에 출근해서

일해주면 고맙다고 절해도 모자랄 판에!

여기서 수틀리면 그냥 가는 거여.


근데, 잔업이 많은 곳이니까

일단 버텨야지 ㅠ

자본의 노예 다 되었어...ㅜ


어쨌거나 일이 끝나고

예비군 가기위해

오도바이를 타고 파주에서

의정부까지 쐈지!

줏나 오래걸림.

1시간 20분 걸렸어...


그리고 친구 B녀석을 만나 

간단히 술 한 잔하고

다음 날 친구 B 녀석과 같이

예비군 훈련장으로 가게되었지.

하... 올 해 6년 차...

이제 올 해만 끝나면 7년, 

8년 차는 안 받아도 된당!


군사훈련이었기 때문에

노동으로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시간 

따윈 없었어.

오히려 더 빡셌음.


5시까지 훈련을 받고

바로 파주로 가기 섭섭해서

친구 B녀석과 당구 한 게임 치고

삼겹살 먹으러 갔지!

파주로 가기 전 마지막 만찬인가...

여기서 엄청 먹고 나서

의정부 집에서 설사 3번하고 나서야 

겨우 출발 할 수 있었지.


그렇게 파주로 돌아가서

다음 날 부터 다시 야간까지 

노동이 시작되었지.

공정이 너무 넓어서

물건만 한 번 가져다 주는 것도

30분이 걸려...

매일 30km씩 걷는 것 같아...


그래도 버티고 또 버텼어.

일요일날 쉴 수 있고 그 때

나는 밴드멤버를 만나 밤샘합주를

하며 놀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지.





마침내 토요일 작업이 끝났고

나는 저녁 9시쯤 밤샘합주를 하러

파주에서 건대입구로 출발하였지.


오랜만에 왁스도 바르고

노가다인 인 척 안하려고

멀끔하게 입었어!!


파주에서 건대까지 두 시간 걸리더라...

1시간 반 정도인 줄 알고 착각했다가

30분 늦었어... ㅠ


태국 다녀온 이 후로 완전체로 

보는 건 처음이어서

너무 반가웠어!


나는 5월 말 쯤 태국 다시 간다고 하니까

또 가냐면서 놀라더라...

그리고는 가는 건 괜찮은데

이번에는 제발 공연 좀 하고 가라고 해서

아마 5월 쯤에 공연 한 번 하지 않을까 싶어.

노가다 퇴사하고 3일간 빡세게

연습하고 공연해야징!


연습하다가 새벽 3시 쯤에

배고파서 치킨시키고 기다리는 중!

치킨에 맥주 한 잔 먹으면서

우리는 근황토크를 했지.


이제는 다들 직장도 있고

소득도 있으니까 다들 

더 이상 찌질하지 않더라...

다들 비싼 옷 입고있음...

나 혼자 작업복 바람막이 입고 옴. ㅠ


치킨을 먹고 방콕에서 만들어온

노래를 들려주고 합을 맞춰봤어.

그렇게 새벽 5시까지 연습을 하고

밴드 연습을 마무리 했지!


막내 드럼녀석은 진작에 뻗어버림...

이 녀석도 밤 10시까지 

일 하고 바로 왔다던데

아마 많이 피곤하겠지...


그래서 얼굴에 장난치는 행위는

할 수가 없었어... 

무척 하고 싶었지만 ㅠ


어쨌거나 우리는 다시는

밤샘합주를 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다들 각자의 집으로 향했지.

그리고 나도 파주 숙식 노가다 하우스로

발 길을 돌렸어.

다시 두 시간 걸려 숙소에 오니까

아침 7시 반이 되더라.


그리고는 점심 2시까지

잠들고 일어나니 아무도 없더라.

변기통을 부여잡고 

욕정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어.


'이런 곳에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건가'라는

자괴감 때문에 못 한 게 아니라

인터넷이 안 터졌거든...

하... 조만간 요금제 바꿔야하나.

천금같은 기회를 놓치다니

좀 슬펐음.


그래서 그냥 블로그나 쓰자고

생각하며 밖으로 나왔지.

일단은 작업 할 때 발이 너무 아파서

다이소 가서 쿠션깔창 하나 삼.


이제 발바닥 좀 덜 아프겠지? ㅠ

발바닥 보니까 물집인지 굳은 살인지

잡혀있던데 ㅠ

미안하다 내 발아...


그리고 주유소 가서 내 붕붕이

밥도 멕였어.

얘는 요즘 너무 자주 아프고 

또 기름도 자주 줘야 해.

5천원 넣으면 한 4일 타는 것 같아...

그래도 차 보다는 싸니까

그걸로 만족하장!


그리고 금촌역 이디야 와서 블로그 쓰는 중!

또 눈 감고 일어나면

현장이겠지만 블로그 쓰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므로 괜찮음여!


다들 치열하고 각박하게 사는 와중에

알아서 화이팅들 하셈!

빨리 가서 안전화에 깔창이나 깔아봐야겠당!

다들 뿅!


태국 방콕에서 2개월 반 가량

머물다가 한국에 돌아와서

도대체 뭘 하고 있냐고?!

그래서 이번엔 한국살 재개업 겸 해서

근황보고를 하고자 해.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의 삶은

전 처럼 우울하진 않아.

왜냐하면 이젠 언제든지 할 일이 생겼거든.


작년에는 뭘해야 할까 막막하기도 했고

앞이 보이지 않아서 캄캄했는데

모든 걸 내려놓고 

노가다를 하자는 생각 결심이 선 이 후로는

더 이상 우울하지 않더라.


돈이랑 시간 둘 다 잡을 수 있는 게

이 일인데 뭐.

태국은 언제든 갈 수 있지!

그래서 귀국 후 두 달 정도 

쉬었던 작년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빠르게 일을 들어가고자 했어.


놀아봤자 뭐 해. ㅠ

통장 잔고에 돈도 없는데...

일단 사촌 집에 맡겨놓은 스쿠터를 찾아왔지.

근데, 이 녀석 찾아온 첫 날엔 쌩쌩한 듯

싶었는데 이내 움직이지 않았어.


그래서 동네 센터로 스쿠터를 질질 끌고 갔지.

배터리 방전 문제라고 생각해서

돈이 5만원 안 쪽으로 들 줄 알았는데

방전 뿐 만 아니라 엔진 옆에 

엘보우가 눌려서 교체해야한다나?

합해서 15만원 정도 들었어...


고치기 전 까지 팔까말까 

고민 많이 했는데

그냥 타기로 함...

제발 보내달라고 소리치는 스쿠터 녀석이지만

아직은 보낼 수 없음!


그리고 오랜 만에 밴드 멤버도 만났지!

태국가서 곡은 잔뜩 레코딩해왔는데

공연은 안 해...

뭐, 언젠간 하겠지.

다들 자리 잡았으니!!


오랜 만에 만난 밴드 멤버들과 사진 한 컷.

신나게 우리만의 곡을 연주했지!

언제쯤 멜론이나, 

지니뮤직에서 들을 수 있을까...


요롬코롬 지내면서

적당한 일자리를 찾아봤지.

파주 쪽에 일자리가 많더라고?

파주라면 춥고 짜증나는 일만 있었던 곳인데...

지도를 확인하니 의정부에서 1시간 거리더라구...

그래서 스쿠터 고친 김에 

여기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머리가 덥수룩해서 가기 전에

머리를 자르고 가고 싶었어.

하지만, 통장잔고 4만원이라

미용실 가기가 참 부담스러웠어.

그래서 예전에 산 바리깡으로

오랜 만에 셀프 미용했지.

6년 정도 만났던 

구 여친이 사줬었던

바리깡...

지금은 아무런 감정도 없이

그저 행복하길 바란다.


바리깡은 매우 유용하게 쓰고 있고

네가 나 우울해할까봐 분양받아준 초야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어!


여튼, 노가다 들어가기 전

마음을 다잡는 차원에서

짧게 밀어볼까나?!

밀었을 때 가장 이쁜 9mm로 설정하고

옆 머리를 시원하게 올려쳤지.


'흠... 뭔가 심심하군.

친구 O녀석을 따라해볼까?'

그래서 넣었지.





스크레치!!!

처음 넣어봤는데

많이 어색하지 않게 잘 된 듯!

노가다 떠나기 전

몸 조심히 다녀오라고 마중 나와준다는

친구O와 B녀석을 카페에서 기다렸어!


친구 O녀석은 이 머리를 보자마자

깜짝 놀랐어!

"뭐야! 이거 내 머리잖아!"

"ㅇㅇ, 이번 노가다는 니가 같이 안 가니

같이 가는 기분이라도 내려고"


"기특하구만!

근데, 일 하러 가는 거 맞냐?

왜케 이쁘게 하고 가냐!"


"니 머리를 한 시점에서

나 독특한 놈이니까

건들지 마! 선전포고용으로 해봄여."


우리는 꺄르르 꺄르르 웃으며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고

나는 이내 친구들을 뒤로 한 채

바이크에 몸을 맡기고

1시간 가량을 걸려

숙소로 사용하고 있는 

파주의 한 아파트에 도착했어.


하... 저 불 켜진 2평 남짓한 방을

둘이서 살래.

마루는 청소가 되어있지 않아서

다들 신발을 신고 다녔지만

저 좁디 좁은 방에서 

숨 막히게 생활하는 것보단

더러운 거실이 나을 것 같아서 

거실에 자리를 폈지.


일 들어가기에 앞서

나는 궁금한 것들을 먼저 온

형들에게 물어봤어.

아, 형들 나이는 30대 중반이야.

20대는 나 혼자여서 앞으로 

막내 임무를 담당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


여러 대화를 하던 중

충격적인 사실을 하나 들었어!

파주는 더 이상 고혈압에 대한

의사 소견서를 받지 않는다는 거였어.


소견서 뗄 생각으로 아무 부담없이 온 건데...

나는 고혈압이 조금 있는 편이고

혈압기만 보면 두근두근거려서

항상 내 혈압보다 20정도 더 높게 나와.


혹시 몰라 의사가 예전에 처방해준 

혈압 약을 챙겨오긴 했지만

별 효과는 없을 게 분명했어.

형들 중 한 명이 자기도 정상 혈압인데

높게 나와서 2일 동안 일 못했다고 하더라.


요즘 파주는 고혈압 테스트 

통과하는 게 일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파주에 일 자리가 넘쳤구나...


나는 갑자기 근심과 걱정이 가득해졌어...

그러자, 그 형은 자신이 사용했던 

한약혈압약을 건네주었지.


다음 날 아침에 공복에 먹으면

안 걸릴 거라고 하면서.

너무 고맙더라...ㅠ

여기 못 붙으면 일찍 일하러 

온 의미가 없었거든...





어쨌거나 12시에 누워 잠을 청했는데

그대로 5시까지 뜬 눈으로 밤 샘...

그리고 출근하기 전 처방받았던 혈압약과

그 형이 준 혈압약을 동시에 복용했어.

몸에 위험부담은 가도 한 번에 붙고 싶었거든...


전 날 저녁도 안 먹고, 오늘 아침도 안 먹고

심지어 구름과자도 먹지 않았어.

그리고는 시간에 맞춰 

안전교육장으로 향했지.


아, 파주도 역시 공정 안의 내부는

사진찍기가 금지되어있지만

여기는 외부에서 출입하기 전에 

찍은 거라 상관없을 거임.


도착하자마자 아무도 없을 때 혈압을 재보니

124, 125가 나오더라.

그래서 안심하고 교육이 끝나니 혈압을 재보니

147? 기준인 140이 한 참 넘었어.

2차로 다시 재보니 155가 나왔어...


2차까지 탈락한 사람은

점심 시간 이 후에 3차 측정한다고

기다리랬어.

그래서 3시간 반을 하염없이 기다렸지.

하지만, 이 때 나는 반 쯤 포기하고

여기에서마저 떨어진다면

짐 싸서 다시 집 갈 생각이었어.


모든 걸 내려놓고 3차 측정을 하는데

115가 나오더라.

오예!

일 할 수 있다!!


혈압 이 후의 모든 처리는

아주 빨랐어. 안전화를 비롯한 장구류를

지급받고, 곧바로 일에 투입되었지.


일은 소방배관으로

소방에 쓰이는 물이 지나는 파이프를

만드는 일이야.


이미 경산에서 한 번 해봤기에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어.

그리고 무엇보다 큰 공정이라 그런지

보조자들에게 위험한 일은 시키지 않아서

마음이 놓였달까?


사람도 좋고 일도 적성에 딱 맞았어.

문제는 줏나 추워...

삼성이나 이천 같은 반도체 공정의 경우

무척 따듯하고 덥게 일했는데


소방배관의 경우 거의 첫 번째로 설치하는

시설물이라 온도조절은 고사하고

찬 바람이 쌩쌩불었어.

작년 파주에서의 통돌이 일이 기억나는 건

기분 탓인가...


그래도 일의 강도는 빡세지 않았고

삼성이나 이천과는 다르게

층층마다 구름과자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점이 무척 좋았어.


혈압만 안 걸리면 노동자의 편의는

최고인 듯!

그렇게 일을 하고 오늘은 잔업없이

하루를 마무리 하게 되었지!

그리고 거진 세 끼를 굶어서

식당에 가면 엄청나게 

먹어 댈 준비가 되어있었어!


노가다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함바식당이지!!

함냐함냐!!

두 번 더 리필해서 먹음!

갸꿀맛!


빨리 돈 모아서 또 태국가야징!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또 생존보고 할게!

뿅!


이번 얘기는 친구와 함께 온

파주 노가다 현장에서

처음으로 팀 회식을 한 이야기야.


팀장은 이틀 전, 멤버도 다 모였으니

회식 한 번 갖자고 얘기를 꺼냈어.


그래서 고기를 먹는구나 싶었는데

한 편으로는 먹게되면

'추노하기 힘들어지겠구나' 

생각도 많이 들었지.


여기 팀장은 그 동안 만나왔던 팀장과는 다르게

의리 의리 의리!를 강조하는 사람이야.

사람이 한 번 들어오면 내 사람이고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사람이 나가는 것에 굉장히 예민하고


'한 번 들어오면 끝까지 함께 하는 거다' 

라는 식으로 생각해서

노가다를 프로젝트 형식으로 뛰려는

나에겐 상극이라 할 수 있지.


곤이라는 친구 말에 따르면

개인적인 성향이 짙은 배관과 다르게

모두가 힘든 포설이란 직렬에서는

기공, 조공이랄 것 없이

모두가 가족같은 분위기인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어쨌든간에 돈도 안돼고

 일도 빡센 이 곳에서

헬스장을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다는

 장점 하나 때문에

일을 계속 하기로 한 이상 회식에 가서 

고기는 먹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고된 일이 끝나고 어제 저녁, 금요일

우리는 스타렉스 차량을 타고

단체로 한 고기집으로 이동했지.


회식장소는 이 곳이야.

무한리필이 아닌 시키는 대로 

돈이 나오는 곳이지.

회식 아니면 언제 이런 곳에 와서 

값 비싼 고기 먹어보겠음.


안에 들어와보니 그래도

가격은 그리 비싸진 않은 편이야.

다이어트 중이지만, 

그래도 먹어야지...

살은 태국가서 빼는 걸로!


팀장 주도 하에

소맥을 타서 먹어댔어.

나는?

일부로 술 못먹는다고 하고 안 먹었어.

술을 좋아하는 내 친구O는 그 동안

술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댔었는데

드디어 술을 먹게되어서 초반부터 엄청 달렸어.


고기 냠냠.

고기 질은 그럭저럭이었어.

무한리필이랑 다른 점이 많이 없더랑.

무한리필 짱짱맨


회식 분위기는 무르익었어.

한 참을 이야기하다가 팀장은 이런 이야기를 했어.


"마, 왜 미국이 선진국인 줄 아나?"


"왜죠?"


"거기는 능력제고, 

공과 사가 확실하기 때문이야!

나도 그렇다!

안에서는 니들 다치면 안돼기 때문에

크게 소리치고 강압적이지만

밖에서는 그냥 친한 동네 형이다!

편하게 해라 마!"


그렇게 말 해서

보통 꼰대들과는 다를 줄 알았는데

술 좀 들어가더니

회식자리에서 술 안 먹는다고 

사회생활 못한다고 뭐라하더라.


뭐, 사람이라면 누구나 간사 할 수 있어...

그럴 수 있어.


개새끼.


그래도 다행히 회식자리에서 

연신 사진만 찍어대는 날 보면서

팀장은 우리 팀 사진을 찍어주는 

고마운 녀석으로 생각했나봐.


"마! 기특하네!

사진 단톡방에 올리래이!!"


"아 예! 뭐 당연한거 아니겠습니까?

하핫..."


사실 블로그에 글 올릴라고

찍은건데, 얻어걸렸군.


회식을 마치고

팀장은 기분이 좋은지

2차로 노래방을 가자고 했어.

모두가 술에 취했고, 

흥에 겨워 즐거워하고 있었어.


하지만, 나는 술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즐겁지 않았어.

하지만, 겉도는 놈으로 찍혀서 좋을 리 없으니

나도 똑같이 흥에 겨워해야만 했어.


흥에 겨워하는 척은 생각보다 쉬워.

그냥 평상시 하던 나사풀린 행동을 하면 되거든.

그렇게 술에 취한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나도 마치 술을 거하게 마셨다는 듯

싱크를 맞췄지.


그러다가 내가 말도 안되는 드립을 쳤는데

다들 술에 취해서 빵 터진거야.

'어라? 뭐지?

웃을 만한 게 아닌데...?'


상황인 즉슨 어떤 차가 주차를 하려고

방향을 트는데 내가

"비닐 가져와!"

라고 소리친 것 밖에 없어.


우리가 하는 일은 커다란 쳇바퀴 통을 

이동시키는 일을 하는데

이게 5톤이상 나가는 엄청 무거운 물체여서

 방향을 바꿀 때마다 잘 미끄러지라고

바닥에 비닐을 깔거든.


그래서 그냥 일과 연관지어서

아무 생각 없이 

썰렁한 드립을 툭 던졌는데

이게 성공한거야...


팀장은 미친듯이 웃으면서

"비닐 가져와 누구야!

누가 말했어?! J 너야?

야! 이건 줘야한다. 

기깔나는 드립이었다"



만원 받음.

그래서 안 받을라고 하니까

자꾸 넣어두라고 해서 팀장한테

구름과자 뭐드시냐고 물어봤는데


이건 팀 분위기를 돋군 

나의 드립비용이라면서

끝끝내 주머니에 넣어줬어.


이 후로 노래방에 도착했지.

팀장은 막내를 시켜서 돈을 바꿔오라고 하더니

만 원짜리 20개를 종이컵에

꽃아놓는거야.

그리고 한 마디 하더라고.


"오늘 잘 노는 새끼, 이거 가져간다!"


나는 순간 기분이 조금 나빴어.

'내가 무슨 호스트바에서 언니들 

기분 맞춰주는 사람들도 아니고

팀장이란 놈은 돈으로 사람 찍어누르면서 

희열을 느끼는 변태적인 놈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



정신 차려보니까

나는 윗 통 벗고 고릴라 댄스를 추고 있었고

평상시 말 한 마디도 안하는 

과묵한 막내녀석은 소화기를 눈알에 대더니 

카메라인양 찍고 있더라.


내 영혼을 팔아 받은 팁은 5만원.

내 소중한 5만원... 힝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들이여..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노래방이 종료된 후 팀장은

분위기 띄우려고 그렇게 한 것도 있지만

동생들 구름과자 값 챙겨주려고 했다고 하더라.

그나마 내가 만났던 팀장 중에서는

가장 인간적인 건 맞는 듯.

그래서 쌈닭인 나도 다른 현장과는 다르게

최대한 안 싸우려고 하고 

예의를 갖추고 일 하고 있긴 해.


노래방이 끝나고 단체 샷.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니 

사진은 언제나 내 위주임.


그리고 다같이 숙소에 가서 

잘 준비를 했는데

팀장이 진지한 얼굴로 슥 오더니

잠깐 얘기 좀 하자는 거야.

뭔가 싶었어.


"J야. 사실 형이 술만 먹으면

뭘 좀 먹고 싶어."


"아~ 라면 끓여달라구요?

저 잘 끓임요. 그 정도야 뭐"


"아따, 눈치 한 번 빠르네.

근데... 라면이 없어."


"아...아... 라면이 없군요.

사와야... 하는 거죠?."


"역시 말귀를 잘 알아들어!

고맙데이! 김치랑 종이컵이랑 

퐁퐁이랑 수세미도 사와라!"


"예..."


하... 밤 12시에 추운데 뭔 개고생이냐...

가족 같은 분위기는 무슨...

줫 같은 분위기네.

샹.


담에 만나장.


나는 친구와 파주 LG 디스플레이 

공정에 들어왔어.

그리고 벌써 4일이 지났지...

그 간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을 써보려 해.



친구와 일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엄청 호화스러운 부자 아파트에

입성하게 되었어.

맨날 좁디좁은 원룸과 모텔에서만 지내다가

처음으로 아파트를 숙소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엄청난 평수에 입이 떡 벌어졌지.


생활하는 인원은 8명.

하지만, 마루나 부엌에서 자는 일은 없고

2인 1실이나, 3인 1실로 

방을 쓰도록 해주더라.


그렇게 첫 날, 

우리는 떨리는 마음을 안고

잠이 들었지.

아니, 정확하게는 나만 잠이 들었지.


그레이트 노가다맨인 나의 코골이는

아직 보통 사람인 친구O가 

견디기엔 힘들었다고 해.

너도 곧 익숙해질거란다.


우리는 5시 40분쯤 일어나

세수를 하고 팀장님을 따라

스타렉스 차량에 탔어.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아침을 먹게 될 

함바식당에 도착했지.


멀리서 보이는 밝은 불 빛은 

우리가 일하게 될 

파주LG 디스플레이 공정임이 틀림없었어.


친구는 함바식당이 처음인지

신세계를 경험하는 듯한 눈 빛으로

허겁지겁 음식을 먹어댔어.

평상시 먹을 게 없어서 라면만 먹던 녀석이거든.



이렇게 아침식사를 하고 

함바식당 버스를 타고

우리는 일터로 이동했지.


어라?

근데, 이상한데서 내리네?

팀장이 씨익 웃으며 말했어.

"우리가 일할 곳은 저기가 아니란다.

바로 여기란다"


우리는 불 빛이 환한 공정이 아니라

초라하고 낡아보이는 

건물 앞에서 서 있었어.


그 건물은 공정이 아니라 제2변압소였어.

우리는 전선을 파주 공정까지

 보내는 일을 하는 거였고...


팀장 왈 일부로 말 안했다고 하는데

추운 겨울날 보온도 안돼는 곳에서

벌벌 떨면서 일 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일단은 오전에는 자체교육과 

혈압체크가 있었는데

교육장부터가 너무 추워서 

다들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오는 거야.


심지어 가자마자 쟀을 때 120이었던 내 친구는

추운 교육장에서 벌벌 떠니까 160나오더라...


거기있던 신규자들 90%가

고혈압 나와서 부랴부랴 달려가서 택시타고

병원에서 소견서 떼옴.

나와 내친구도 예외는 아니어서 

헐레벌떡 이동해서 떼가지고 왔지...


그러면서 10시까지 안오면 

오늘 일 못한다고

엄포하더라.

이기적이고 나쁜 넘들...


10시까지 도착하니 정작 관리인은

바쁘다면서 11시까지 시간 때우라고 하더라.

미친거 아님?

하는 수 없이 친구랑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면서

결국 편의점 의자에 앉았어.

추운데 벌벌 떨면서

계속 기다림.

파주 개춥다...


어쨌거나 시간이 되어서

출입증을 만들고 점심을 먹고 

바로 일에 투입되었어.


팀장이 우리가 땡기는 고압선에 대해서 설명해줬어.

우리의 고압선은 22.9KV의 특고압선이야.

다행히 전기는 흐르지 않아.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엄청나게 무거워!!


5,7톤... 이걸 3명 내지 4명의 인력으로

거대한 통을 돌려...

중요한건 움직이기도 힘든데

한번 통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멈추긴 더 힘들다는 사실이야.


그리고 팔이 터질 것 같이 아파와도

절대 멈출 수가 없어.

내가 멈추면 나머지 사람들이 고통받거든.

이런 책임의식으로 인해

기계처럼 쉬지않고 움직여야만 해...


잠깐의 대기시간에 지쳐서 앉아있는

친구O...

미안하다. 

내가 널 지옥으로 데려왔구나...


삼성이나 이천같이 이 곳은 보안을 따로

강조하지 않아서 사진을 찍었어.

엄청나게 무거워...


무엇보다 짜증나는게 

첫 날부터 미친듯이 힘들게 일했는데

잔업이 없어...

하...

그래서 다음 날을 기대했지.


다음 날 조회시간에

날씨가 추워져서 앞으로 잔업없다고 하더라.

잔업없는 노가다를 왜 함?

친구한테 말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고 제안했지만

친구는 돈을 벌 것보다 소견서 값이랑 

택시탔던 비용등을 생각하고는

더 한 지출은 피하자고 해서 

이동하자는 제안은 거절했어.


처음인 내 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맞춰주기로 한 나는

어쩔 수 없이 잔업없고 

일 강도가 빡센 이 곳에서

계속 일을해야만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았지.


하지만, 그 스트레스도 잠깐!

여기 고급 아파트에는 헬스장이 있었고

우리는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

그래서 헬스장에 한 번 내려가 보았지.

아파트 헬스장 치고는 상당히 깔끔하더라고?

체중계가 있길래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아

재보는 순간...

여기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졌어.


살이 하나도 안 빠지고 그대로 인거야...

93.5Kg...

이게 정말인가 싶어서 턱걸이를 해보니

100Kg를 찍었을 때도 10개 정도는 할 수 있었던 내가

5개 조차 하기 힘든 거야...


그래서 그냥 돈 욕심은 버리고

태국가기전에 85Kg까지만 만들자는 생각으로

여기서 하자고 마음 먹었어.

앞으로 태국까지 23일 남았다...

태국가서 태국 애들한테 돼지라고

놀림받기 싫으니까 살 빼서 가야지...



이건 어제 운동사진...

배 줏나 나왔네...

어쩌지 이거?

이 날 빡세게 근력운동하니까 몸에 알 배겨서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지만

여기 일 안하고 헬스하러 온거냐 소리듣기 싫어서

아픈 몸 이끌고 꾸역꾸역 일 열심히 함.

밥도 쪼금 먹고 있어.


이건 오늘 저녁 굶고, 크로스 핏하고나서

응가까지 하고 찍은 사진.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배가 조금은 들어가 보인다.


오늘은 친구녀석도 헬스장 데려와서 같이 운동함.

돈은 줏도 안 벌리고 일은 겁나게 힘들지만

헬스장 하나 때문에 한다. ㅅㅂ


다들 굿밤하셈.

또 생존보고할께!!


요즘 근황을 말하자면

이천 하이닉스에서 내가 속한 업체의

 공식적인 공사가 종료되었어.


그래서 토요일인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는데 관리자가

일 잘한다며 몇 일 더 하다가라고 해서

월요일, 화요일 이 틀만 더 하다 가려고.

그리고 1주일 쉬다가 태국 가기 전까지

빡세게 다시 일 해야지.


노가다라고 해도 아무 생각없이 

돌 운반하는 그런게 아니라

나름 배관이라는 기술직이라

나름 배우는 재미가 있고 

은근히 적성에도 맞더라고?


배관 노가다를 종류별로 세 곳 정도 돌아다녀보니

배관의 종류가 다르더라도 공통된 기초는

이제 슬슬 잡혀가고 있어. 

하지만, 일이 익숙해진다해도

몸은 여전히 피곤하달까?


얼굴에 피곤함이 가득가득해.

점심을 먹고 잠깐 쉬는 사진을 찍어봤어.


소장님 포스를 풍기는 내 친구.

무서운 외모와 다르게

말도 재밌게 잘하고 일도 잘해서

가는 업체마다 사람들이 참 좋아하더라.

어른들이 좋아하는 타입인 듯.


테이블에 보이는 커피는 

저녁을 식당에서 안 먹고

식권을 받아서 교환한 커피야.

식권 하나당 뚱뚱이 음료수 캔 3개나

TOP 커피 2개를 얻을 수 있지.


점심을 먹고 휴식시간에

우리는 아무 길바닥에나 누워.

10분 정도 짧게 잠을 자야만

7시까지 버틸 수 있거든.


박스조차 깔지않은 콘크리트 바닥에선 

냉기가 미칠 듯이 올라와서

자다깨면 온 몸이 아프고 죽을 것 같지만

이것도 이제 적응 되더라.

그레이트 노가다맨이란 쉽지 않은 길인듯.


일이 끝나고 모텔로 돌아가던 중에

'어라? 멋져보이는 풍경이 있네?'

생각해서 잠시 멈춰봤어.

여긴 뭐지?


나무들 사이로 호수와 정자가

희미하게 보이는 게 

너무나 신비스러워서

잠시 오토바이를 멈추고 

친구녀석이랑 가봤어.


이 곳은 안흥지라고 하는 이천의 명소였나봐.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한 모텔 거리 뒤에 

이런 고려시대의 유적지가 있다니

이것도 나름 관광이라 생각해서

안 쪽으로 깊이 들어가봤지.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버드나무와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

그리고 연 꽃이 피어난 호수.

아름답더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장소같아서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커플들이더라고?


새롭게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

이미 무르익은 이들

중년의 길을 함께 걷는 이들

바람난 것 처럼 보이는 이들까지


"곤아, 잠깐만 손 좀 줘봐"


"왜?"


"잠깐만 보자"


"이게 미칬나!"


"너무 외로워서 그래...

이러고 잠시만 있자.

나 눈 감고 여자 상상 할 테니까!!"


그래도 성격 좋은 내 친구 놈은

이러고 5초 동안 같이 있어줬어.

근데 아무리 여자 손을 잡았다고

눈을 감고 상상해봐도

저 투박한 두꺼비같은 

손의 느낌은 지울 수가 없더라. 



안으로 깊이 들어가니

다리 중간에 정자가 있더라고.

몇 몇의 커플은 저 안에 앉아서

타이타닉 찍고 있던데...


나도 그러고 싶었지만

내 친구와 그것마저는 못 하겠더라...


그래서 그냥 혼자 찍음.

생각해보니까 각반에 

안전화에 작업복 입고갔네.

완전 멋있잖아?!

나중엔 이러고 클럽도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모텔도 돌아와서 

말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한 컷!

요근래 KFC에서 치킨 한 조각을 사면 

한 조각을 더 주는

1+1 이벤트를 5일간 했었는데

그 기간동안 매일 KFC를 4조각씩 먹었어.


맨날 가니까 알바생들도 

우리 얼굴을 기억하더라고.


그리고 행사가 끝날 때 

다시는 KFC갈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행사가 연장되었더라고?!

무조건 가야해!!

치킨 한 조각을 1,100원에 

살 수 있는 미친 기회니까!!


이천 KFC가 좋은 점이

여기 관리인이 너무 좋다는 거야!

10월 31일에 갔을 때는 콘 샐러드 유통기한

그 날까지라고 맘대로 가져가라고해서

8개 받아왔어! 


어제는 11시 55분, 문 닫기 5분 전에 가서

8조각 주문했는데 관리인이 나한테 

무슨 부위 좋아하냐고 물어보는거야?!

넓적다리 좋아한다고 하니까

넓적다리로 4개 꽁짜로 더 넣어주심.


데헷! 신난당!

여기 관리자가 꼭 한국KFC 총 관리자가 되길

간절히 바라며 앞 길을 축복한다!!

어제 먹다 남은 치킨 먹으러 가야하므로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

뿅!

요근래에 숙식을 하며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과 친해지게 되었지.


처음에는 업무 관련해서 얘기를 시작했어.

내가 힘든 부분들...

일이 고된 것도 있지만, 제일 힘든 부분은

20m 공중에서 무거운 파이프를 고정하는 일이야.

가끔 아래를 보면 아찔해.


배관 기공 형님들은 안전고리도 잘 안하고 하더라.

목숨이 몇 개라고 생각하는지...

특히, 어제 나는 정말 생명의 위협을 느꼈어.


나에게 주어진 임무였던

30개의 철근을 자르고 구멍 뚫고 쌓아서 정리하기를

겨우겨우 마치고 

끊어질 듯 한 허리를 부여잡고

기공 형한테 완료했다고 말했어.


나는 잠깐이라도 쉴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어딨어.

바로 탑차에 타래.


탑차는 12m정도 무거운 쇠파이프를 

매달고 위로 올라갔고

무거운 쇠파이프를 고정장치 없이

수직으로 세워서 작업을 해야했지.


허리가 너무 아픈데 

도중에 놓아버릴 수가 없었어.


내가 놓아버린다면 내가 깔려 죽거나

쇠파이프가 아래로 떨어져서 

밑에 있는 사람이 죽거나 둘 중 하나였거든.


공중에서 탑차는 계속 흔들려댔고

그 때마다 나는 허리가 끊어질 듯한 고통을 참으며

쇠파이프를 고정해야했지.

내 10년치의 허리수명을 팔아 

겨우겨우 버틴 것 같아.


그렇게 죽을 고비를 넘기니까

눈물이 찔금 나면서

엄청나게 서럽더라구...

돈 보다 목숨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어.


일을 마치고 업무에 관해 숙소 사람들과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다들 하는 얘기가

이 곳 일은 11만원 받고 하기엔 너무 적다는 것이었어.


숙식 멤버들은 나 같은 초짜가 아니라

조선소에서 꽤 오래 일했던 사람들이라

그런 사람들이 말을 할 정도면 확실한 거겠지.


우리는 또 팀장 욕을 했어.

원래 숙식 노가다를 할 때는

팀장이 기본적으로 해줘야하는 부분이 있거든.


왜냐하면 팀장이 우리 단가를 16만원으로 책정하고

11만원만 주고, 5만원을 자기가 띄어먹기 때문이지.

그래서 숙소 같은 경우는 4명이나 5명이 한 숙소를 쓰게끔

방도 잡아주고, 차가 있는 사람에게 기름 값도 줘야하고

세제 같은 기본적인 생필품도 구비를 해놔야해.

그리고 회식도 가끔 하면서 팀원들 관리도 해야하고.


근데, 여기 팀장은 한 방에 6명 때려넣고

기름값? 세제? 그런거 하나도 안해주는 쓰레기임.

숙식 멤버들이 말하길

'여기 팀장같이 일하는 놈은 처음 본다'

라고 혀를 내두르며 말하더라고.


팀장 놈은 이 외에도 문제가 많은데,

일은 하나도 안 하면서 자기 연봉 1억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그럴 때마다 나는 고기 좀 사달라고 하는데

팀장 놈은 돈 없다고 말을 바꿔.

쓰레기 같은 새끼임.



그리고 이 시키가 사기친게

잔업 많다고 해서 왔더니

잔업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공사가 마무리 단계라 9월 15일 정도면 끝난데!!


여기 오는데 차비만 4만원 들었는데!!

사기꾼 새끼!!!!

대전으로 이동해서 다른 곳에서 공사한다고 하지만

추석도 껴있고 그 사이에 공사 시작하기 전까지 

중간 텀도 있어서 돈 못 벌거 같아.


우리는 팀장을 내내 좋지않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 와중에 어제 사건이 하나 터졌지.

일 잘하는 기공과 이 팀장 놈이 싸우게 된 사건이야.

서로 얼굴이 욹그락 불그락해서 싸워댔는데

기공 형은 그만 뒀고, 팀장도 하루 쉬다 나왔어.


일 잘하는 형이 나간 이후로 일은 상당히 늦게 진행됬고,

현장 관리소장에게 팀장은 엄청나게 갈굼당했어.


오늘 들리는 소문으로는 팀장 일 때려쳤다고 하는데

소문인지 아닌지는 내일 되어봐야 알겠지?



숙식멤버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38살, 34살, 나(28살), 친구(28살), 22살

현재 5명이서 숙식하고 있어.

원래 6명이었지만,

한 명은 일하다가 허리 디스크가 터져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이내 퇴소하게 되었지.



우리는 어젯 밤 단체로 카페를 가서

커피나 한 잔 하려다가

카페가 문을 닫아서 

편의점 벤치에 앉아서 수다를 떨었어.


얘기를 들어보니 이 형들도 그렇고

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가족을 위해서 힘든 일도 참아가며 하더라고.


특히, 34살 형은 딸이 둘 있는데

딸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한다고 하더라.

내가 하루 더 고생하면 장난감을 하나 더 사줄 수 있다고...


나는 무척 궁금했어.

형은 진짜 행복한거냐고.

책임감에 묶여서 자신의 자유도 속박한 채

일한 돈을 아내와 애들을 위해 

쓰는 삶이 진짜로 행복한거냐고


그 형은 진심으로 행복하데.

일이 힘들어도 딸을 생각하면

행복하기만 하대.

설명 할 수는 없는데, 나도 결혼해서

애 낳으면 알 수 있을거래.


난 그게 사실 너무 두렵다고 말했어.

내 인생이 내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식들을 위한 삶이 되버리는게...


그 형은 씨익 웃으며

그게 행복이라고 하더라.



그렇게 말하는 형의 얼굴이

우리 부모님의 얼굴과 겹쳐보이는건 왜일까?

우리 부모님도 그랬을 테지...

아직 나로써는 도통 이해할 수 없지만


22살 동생은 노가다를 하는 이유가

자기 꿈인 주식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래.

뭐, 각자의 꿈이 있는거라 비난 할 순 없지만,

그 동생녀석은 다른 형들에게

돈 빌려주면 자기가 불려준다고 하는 걸로 봐서

못 믿을 새끼임.


따면 내 덕분, 잃으면 나 몰라의

전형적인 유형이겠지.

그리고 주식으로 대박난 사람을 알고 있는데

자기가 능력이 있으면 다른 사람꺼 안 굴려준다고 하더라.


그 좋은 걸 왜 남한테 해주냐고.

자기꺼 하기 바쁜데.

딸 자신 없으니까 그러는 거라고 하는데

맞는 말 같음.


여튼, 난 주식은 좋아하지 않으므로

대화에는 못 끼고 듣고만 있다가

 술이나 마셔야겠다 생각해서

술을 사왔어!



근처에 외국인 전용마트가 있어서

이과두주를 샀지롱~

그리고 혼자서 홀짝거리면서 먹었찡!


캬~ 사과향. 찰짐!


이과두주는

목이 싹 타들어가는 느낌으로

자신의 식도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끔 해줘서 좋아.


난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노가다 일을 하니 술이 좀 땡기긴 하더라.

왜 고된 일을 하면 술이 땡기는 건지 잘 모르겠음!


술이 들어가니까 태국얘기가 술술 나왔고

나와 내 친구의 태국여행 이야기가 끝난 후에

숙소의 멤버들은 눈을 반짝이면서

돈 받으면 무조건 태국간다고 하더라고!

뭔지 모를 뿌듯함이 있었어!


그렇게 편의점에서 노닥노닥 거리다가

일요일 일할 것을 대비해서 일찍 잤지.

그리고 오늘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휴식을 취하면서

글을 쓰고 있어!


줏나 더럽게 생겼다고 생각할텐데

사실임. 헤헤


여태까지 수염 길러본 적이 없어서

이 기회에 내 수염이 어디까지 자라는지

실험해볼라고!


수염이 이쁘게 나는 편이 아니라

멧돼지 같지만, 잘 보일 사람도 없으므로

그냥 길러본다!!




오늘 글은 여기까지 쓸게!

내일 또 일 하러 가야하거든.


나는 새로운 일터에 이제 막 정착해서

몇 일간 쿠사리 먹으면서 꾸역꾸역하고 있어.


전과는 다르게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진 않고

5시 40분에 일어나서 씼고 준비하지.

1시간 40분을 더 잘 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백수로 살 때는 몰랐엉...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숙소에 

같이 머무는 사람의 차를 타고

김밥천국 같은 음식점으로 가.


그리고 아침을 먹는데 

언제나 6,000원 이하로 시켜야돼.

시킬 수 있는 6000원짜리 

최고음식은 치즈돈까스인데

갈 때마다 이것만 먹는 듯.


아침이랑 저녁을 그곳에서 

치즈 돈까스만 먹으니까

이젠 응가도 돈까스처럼 나오는 것 같아.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일터로 가서

7시 15분까지 반 시체쯤 멍 때리고 있다가

아침 조회를 해.

그리고 국민체조를 진행하고 

전달사항을 전파하지.


그리고는 각자의 작업장으로 흩어져서

일을 시작해.


내 팀은 한 명의 기공(기술자)와

2명의 조공(보조자)로 이루어지는데

하는 일은 소방배관이야.


건물들 보면 파이프 엄청 큰 거 있지?

그거를 들고 자르고 가공해서 20M까지 올라가는

조그마한 탑차를 타고 건물 끝까지 가서

설치하지.


가끔 다리가 후달리는데,

이젠 적응되서 그 높이에서도 졸음이 몰려와.


전 작업장과는 다르게 현장 안에

흡연소가 있고, 일하는 중간마다 기공들이

구름과자 먹으러 갈 때 따라가서 

필 수 있다는 점이 좋아.


그리고 아침에 아파트 10층 높이를 

계단으로 걸어갈 일도 없어서

환경적인 면은 좋다고 생각하는데

일의 강도는 훨씬 빡세!


특히나, 내 기공은 일개미로 소문나있어서

모두가 밥 먹으러 가는 시간에도

10분 더 일하다 가는 특이한 사람이야.


오늘도 그 사람 덕분에

10분 더 일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참 상콤했어.

돈 더주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맞이한 점심시간!

점심은 여기 현장에서 급식회사를 불러서

밥을 가지고 오는데

밥은 정말 쓰레기야.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고추장과 참기름은

가져오더라고.

반찬이 하도 맛이 없어서

고추장 참기름해서 그냥 비벼먹음...




점심을 먹고 난 후의 내 친구모습이야.

얘는 풍채부터가 참 노가다인 같아서

별명을 하나 붙혀줬지.

그레이트 노가다맨.


오늘 내 친구는 태국 전용 전투복을 입고 왔어.

코끼리 그림이 그려져 있는

T셔츠인데, 이 녀석은 태국에서

예명을 창(코끼리)로 했거든.


그래서 저 옷을 입고 자기 이름을 소개할 때마다

옷을 가리키며 "뿌우뿌우" 했더랬지.



내 스타킹은 무거운 파이프 몇 번 들더니

수명을 다했어.


난 아무도 내가 스타킹을 

토시로 사용한다는 것을 모를 줄 알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너는 왜 스타킹을 끼고 있는 것이여?

변태여?"


말을 하더라.

많이 티가 났었군.

나만 모르고 있었군...


그래도 볼 때마다 내 팔 뚝 맨 윗부분에

남성의 로망을 실현시켜주는 

색깔 진한 부분이 보여서

남자들만 있는 곳에서 위안 받았다고 할 수 있지.


이로써 그레이트 스타킹맨이라 

불릴 수 있는건가?



어제는 갑자기 회사가 

상위 회사를 접대해야 한다고

야간작업을 취소한다고해서 기분이 별로였는데

오늘 야간작업을 한다는 소리에

그래도 기뻤어.


일은 힘들지만 돈이 두 배가 되는 

마법을 볼 수 있거든.

그래서 무거운 파이프도 

기운내서 으쌰으쌰 나르고

20미터 고소작업도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었지.


하지만, 작업 중에 갑자기 반장이 와서

오늘 야간작업 없으니까

빠르게 정리하라고 하더라.

또 취소야... 젠장...


더 빡치는 건 시간을 보니 4시 55분이었어.

5분 전에 야간작업 취소와 정시퇴근을

말하는 곳이 어딨어.


모든 사람들 다 한참 작업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 때부터 정리해서 5시 20분에 퇴근했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근로자들도 많이 빡쳤어.


분명히 여기 들어올 때 잔업많다고 해서

들어온 거였거든.


근데 잔업은 개뿔...

해 졌을 때 집에 좀 가고 싶다고!!

그래야 돈이 된다고!!

그래서 빨리 태국가고 싶다고!!!


친구도 불평불만이 가득했지만

시간 남는 것도 기회라 생각해서

한 마디 했어.


"야, 가서 맥주나 한 잔 먹자"


"오늘 무슨 날이야?

거지가 돈을 다 쓰네"


"이럴 때라도 여유를 즐겨야지.

사치 한 번 부리자!!"



우리는 서로가 돈이 없는 거지라는 걸 알기 때문에

평소 돈을 쓸 때마다

사치부린다고 말하곤 해.


근데 그게 단순히 놀리는게 아니라

서로 돈 걱정돼서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더 슬프당...



우리가 살고 있는 경산 특히, 진량읍 주변에는

공단이 많아서

동남아 사람들이 참 많아.


인도, 필리핀, 태국등등 사람이 많은데

가끔 아주 예쁘게 치장한 태국 여자들도 지나가.

그 사람들은 아마 태국 마사지 샵에서 

일하는 언니들이겠지?


걔네들도 우리처럼 합숙생활 하는 것 같아.

원룸 하나에 몇 명이 같이 사는 듯.


그 언니들이 체류가 만류되서

돌아가기 전에 내가 더 빨리 

태국에 갔으면 좋겠다.


이 동네에는 외국인이 많아서

외국 물품 전문점이 있어!

가보니까 태국음식도 엄청 많고

인도, 중국, 필리핀등등의 음식도 많더라.


거기서 팔토시도 팔길래 바로 사고

필리핀에서 파는 리얼 산미구엘 맥주도 샀어!



산미구엘이 맛있다고 해서

한국에서 캔으로 사서 먹어봤을 때는

별로였는데, 필리핀에서 파는 

진짜 산미구엘 맥주 먹으니까

달달하니 맛있더라!



우리는 그 가게 옆 테이블에 앉아

노가다 포스를 풍기며 맥주를 한 병 먹었지.

우리는 우리의 예명을 지었어.

GNB

그레이트 노가다 브라더스


나쁘지 않은 듯.

입에 촥촥 감겨!


이 친구와 맥주를 먹고 들어와서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어.

내일은 2배 잔업 했으면 좋겠다...

토, 일요일은 잔업이 없이 

정시퇴근을 하니까...ㅠ


또 생존보고 할게!

자러간다! 뿅!!!


오늘도 역시 새벽 4시 반에 

알람소리에 깨어 일어났어.



오늘따라 특히, 일어나기가 싫더라.

온 몸이 아프고, 허리를 부러질 것 같고...

눈 뜨자마자 나온 첫 마디가

욕이었어.



하지만, 5분 간 멍하니 앉아있으면

곧 익숙해져.

다른 큰 형님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최대한 서둘러 씻어야만 하지.

대충 5분 만에 얼굴을 닦고

로션을 바르고 밖에 나와서 구름과자를 하나 먹으면서

아직 떠있는 달을 보면 나와는 무관하게도

참 이쁘더라.



차는 정확히 새벽 5시에 출발하는데

항상 라디오를 키면 그 때쯤 애국가가 나와.

그리고 좁디좁은 차 안에서

5명이 구겨져 타고 있으면

암울한 분위기와는 상반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와.



마치 끔찍하고 잔인한 장면에

분위기 있는 노래가 나오는 영화기법 같이...

이 때 허탈함에 쓴 웃음이 나오기도 해.



우리가 제일 먼저 가는 곳은

식당이야.

노동 근로자들이 먹는 식당은

함바식당이라고 하는 것 같더라고.



요즘 나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아침은 거르는데,

이 때 사용하지 않은 식권은

생필품이나 커피로 바꿀 수 있어서

나는 아침 먹는 것 대신

칸타타 아메리카노 커피를

3잔 먹어.



그리고 형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 쯤에

차에 다시 구겨져서

작업장 인근 주차장으로 출발하지.



주차장에 도착하면 줄을 서서

관광버스를 타고

작업장으로 이동해.



작업장에 들어가려면

얼굴인증과 핸드폰 보안 어플 가동시켜야만

들어갈 수 있어.



오늘은 입장 했을 때

사람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었어.

오늘은 아침조회 이전에 휴게실을 한번 가봤는데

찜질방처럼 평상에 목베개가 있더라.



많은 사람들이 아침 일찍 그곳에 와서

숙면을 취하고 있었어.

나도 20분 정도 누워있다가

조회를 마치고 작업현장으로 이동했지.



작업현장에는 여러 직책의 사람들이 있어.

배관공, 용접공, 안전 관리인, 

화재 예방원, 감시원, 유도원 등등이 있는데

여성 분들은 특히 화재 예방원이나 유도원으로 많이 일을 해.



하루 일당은 똑같이 10만원이고,

잔업을 하면 마찬가지로 1.5배인 15만원을 받을 수 있어.

나이 많으신 아줌마 분들도 많지만,

가끔 젊은 여성 분들도 꽤 있더라.



우리 팀에는

화재 예방원으로 일하는 아줌마 한 명이 있는데

나와 내 친구는 그 사람을

'떽떽이'라고 불러.



하는 거 없이 서성거리면서 핸드폰 게임하다가

눈치 좀 보이면 사람들 

이거하라 저거하라 시키거든.

나는 그 아줌마의 존재가치를 모르겠어.

일도 전혀 안하면서 아는 척만 드럽게 많이 하고.



몇 일 전에는 5시간 동안 힘들게 일하고 온

나한테 일 좀 부탁하자고 하더니

길바닥에서 주운 핸드폰을 남자 탈의실 관리 직원에게

가져다 달라는 말을 했어.



대수롭지 않게 알겠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여자 탈의실은 10m만 걸으면 있고

남자 탈이실은 100m를 걸어야 나오는데

하루종일 대기만 하고 온 사람이

이걸 나한테 왜 시키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직접적으로 일을 도와주는 관계도

아닌데 말야.

그 이후로 나는 그 아줌마에 대해

악감정을 갖게되었어.



그리고 오늘!

대충 일이 마무리 되어갈 때

잠시 짬이 나서

자발적으로 나서서 물을 떠온다고

그 아줌마한테 말했는데



남들이 자기의 존재가치를 알아주길 원하는 양

사람들이 쳐다보도록

"물 좀 떠오세요"

시키는 거야.



그래, 뭐 거기까지 이해 할 수 있었지.

근데, 내가 큰 물 통을 3개 가지고 가려고 하니까

그거 가지고 딴 지 거는거야.



"오늘 토요일인데 물이 세 개나 필요해요?

두 개만 가져가세요"


"나머지 한 개도 물통 비우고 세척 좀 해서

오려고 하는데요?"


"뭐 그럴 필요 있나요?

미리 닦아서 뭐해요"


"이거 어제부터 있던 물인데

그냥 두고 가면 마시는 사람 분명히 있을 텐데요?"



"그냥 두 개만 가져가요~"


이 때 옆에서 보던 형님이

"그거 작업하느라 먼지 엄청 들어갔을 텐데

닦아와라"라고 말했고


아줌마는 태세를 전환해서

"세 개 다 가져와서 닦아와요"라고 말했어.



나는 승질나서

"그럼 뭐 어쩌라고요!" 라고 소리 질렀어.

그리고 노려보았지.

그 이후로 아줌마가 뭐라고 말 한다면

나의 쌈닭기질이 발동해서




'아줌마, 하는 일도 없으면서

이래라 저래라 시키지 좀 말아요.

아줌마가 직속으로 일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고,

월급 주는 것도 아닌데

최소한 양심이 있으면 일 안하더라도 물 같은건

아줌마가 한번이라도 떠와요.

맨날 핸드폰 게임만 하지마시고'

말할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바로 꼬리 내리는 바람에 말 못했어.



일 마치고 차 타고 오면서

다른 사람들이 그 아줌마에 대한

얘기를 하던데

다들 그 아줌마 근무시간에 뭐하는지 의아해하면서

시키기만 시킨다고 겁나 욕하더라고.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느끼고 

흉 보니까 속이 시원했어.



차 안에서 다들 주말동안 뭐하시냐고

물어보니까 누구는 고향에 내려가고

누구는 머무른다고 하더라고.



나는 의정부 올라가면

가자마자 잠들고 다음 날 바로 와야하기도 하고

돈도 없으므로 머무르면서 카페에 갈 생각이라고 했어.



다들 몸이 피곤한데 카페는 뭔 카페냐고

아직 덜 피곤한가보다라고 놀렸지만

사실 카페가서 여유를 즐기면서

글 쓰는게 나는 너무 익숙한 자유였거든.

이게 너무 그리웠어.



사람들한테는 길게 설명하기 싫어서

사람 구경하면서 책 읽으러 간다고 했어.

그러더니 여기 남아있는 10살 차이나는 형이

자기도 같이 가도 되냐고 물어보더라고.



그래서 알겠다고 하니까

진짜 오셨더라고.

고맙게도 커피 사주심.

커피 사먹을 돈도 없었는데 다행이었어.



그래서 글 쓰는건 포기하고

그 형이랑 이것저것 얘기하면서

수다를 3시간쯤 떨었던 것 같아.



대화 내용의 90%는

나의 태국 이야기였어.

그리고 일 하는 이유가 

태국에서 직업 구하기 위해서

여유자금 마련하는 거고, 

이게 마지막 도전이라고 말을 했지.



그 형은 나의 태국여정기를 흥미진진하게 듣더니

번호를 따가서 꼭 태국 가있을 때 연락하면

받으라고 하더라.



얘기듣고 자기도 가보고 싶다고.

케어해달라고.

이런 얘기 들을 때마다

밤문화 가이드나 할까라는 생각이 들어 -_-

나 나름 교육자였는데...



여튼 이 형이랑 카페 가느라

오늘자 태국거지여행기는 못 올렸지만

그 다음 에피소드인

태국에서 4개월 머문 경험에 대한 사진을

컴퓨터로 옮겨놨으니 그건 다행이라고 생각해.




피곤하니 오늘근황은

여기까지만 쓸게!

빠싱!!




와... 오늘 노가다 3일차인데,

진심 피곤해서 태국거지 여행기 못 쓰겠다.



그 대신 내 근황을 쓰려고해.

나는 친구와 함께 평택으로

단순 노가다를 하러 왔는데,

그냥 노가다 현장이 아닌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배관공으로 일하게 되었어.



뭐 그거나 그거나

노가다이긴 매 한가지임.



내 생활에 대해 간단하게 쓰자면

나는 새벽 4시 20분에 일어나야해.

같은 숙소에 있는 큰 형들이 씻기전에

화장실을 가야 응가를 할 수있거든.



그리고 나서 4시 40분에 그 형들

차를 타고 아침식사를 하러 이동해.

그러면 5시가 되는데,

잠을 못자서 오장육부가 뒤틀림을 참고

아침밥을 꾸역꾸역 먹어야만해



밥은 참 잘 나온다.

이렇게까지 안 먹어도 돼는데

왜 무식하게 이렇게 먹냐고?



그래야 하루 생활이 가능하거든.

일은 7시에 시작인데

왜 이렇게 일찍 가냐고?



6시부터 그 쪽으로 가는 길이 엄청 막혀.

근로자만 1만 4천명이래.

주차장까지 가서 주차하고

노동자 전용 버스를 타고 공장 앞까지 가야되는데

그 줄도 엄청 길거든.


그리고 버스에서 내려서 공장입구에

신원확인하면서 들어가는 입구가 너무 좁아서

사람들이 몰리는 병목현상이 생겨.

7시까지 못가게 된다면 지각처리 되어서

금전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돼지.



그래서 우리랑 같이 사는 형님은

그냥 사람 없는 새벽에 가.

이게 엄청 피곤한 이유 중에 하나야.




이건 새벽시간의

삼성 반도체 공장.

엄청 커서 길을 헤매는 것도 스트레스 중에 하나야.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자꾸 어디 섹션가서 뭐 가져와라 그러면

나는 벙찐 표정을 짓고 일단 가지.

그리고 20분 헤매.

그러다가 운 좋게 우리팀원 만나면

어떻게 가야하는 지 물어보지.



그 정도로 커.

듣자하니 저기 공장이 3초만 멈춰도

14억이 손해본다고 하더라.



누구는 평생을 일해도 못 벌 돈인데

장난하나.



일은 휴식시간 없이

아침7시부터 11시까지

잡일부터 무거운 짐 나르기 등

한 시도 앉아있을 틈이 없어.



전투화 같은 작업화 신고 하는데

발바닥 너무아파.



이게 작업화야.

앞에 철판이 들어가서 무거운 물건이

떨어져도 끄떡없대.



내가 듣기론 노가다 판은

쉬는 시간이 무척 많다고 하던데

그건 팀마다 다르다고 해.


내가 속한 팀은

오전 오후 쉬는시간 없애버리고

한 시간 일찍 퇴근하는 형식이야.


나는 6층에서 일하는데

화장실도 공장 내에서 15분 동안 걸어야하고

근무시간에 구름과자 먹는 거?

꿈도 못 꿔.



구름과자 먹는 시간도 정해져있고

무조건 야외에서 피워야 하는데

한 번 내려갔다오면

20분은 걸려.



왜냐하면 엘리베이터 타기가

불가능에 가깝거든.

수 많은 근로자가 앞에 언제나

200명씩 몰려있어서

걸어가는게 빠른데

6층이 6층이 아니라

아파트 기준으로 10층에 해당돼.



6층까지 걸어올라가면

허벅지에 쥐나...



그래서 이제는 구름과자 먹는 거 포기했어.

점심을 먹은 이후로

1시부터 다시 일을 시작해서 5시에 끝나는데

잔업이 있는 날은 7시 반까지 해.

그리고 저녁먹고 숙소에 오면 9시지..



그제서야 나는 부랴부랴

태국거지 여행기를 쓰고

11시가 넘어서야 잠이들고

다시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오늘은 너무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도저히 못 쓰겠어서

한국살 쓰면서 근황보고 하는 거야.




급여에 대한 부분을 말해볼게.

사실 잔업이 돈이 되는 부분이야.

7시 반까지 하는 잔업은 일당의 1.5배를 받아.

나는 오늘 3일차인데

40만원을 벌었어.

잔업을 두 번했기 때문이지\


\

내 단가는 일당 10만원이고

잔업 두 번에 보통 일 한 번 하니까

40만원으로 계산이 된다.



돈은 다음달 20일날 들어와서

여전히 가난한건 똑같아.



일하면서 일당 10만원이 너무 부족하게 느껴져.

너무 힘들어. 지옥이야.

집에 가고 싶어... 



힝...

하지만 돈 없는 삶은 더 지옥이라는 걸 아니까...

그래서 버틸려고.



나는 노가다 판에 오면

공사장 아저씨들이랑 땀 흘리면서

구름과자 먹을 수 있다는 로망이 있었는데

이건 삼성재단이라 구름과자 같은 안전같은 거는

확실하더라고...



그래서 친구가 이번 주까지만 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추천해서

심도있게 고려해보고 있어.



일단 너무 피곤해서

여기까지만 쓰고 내일 또 쓸게.

지금 자야 새벽 4시 반에 또 일어나지.

그럼 다들 굿밤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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