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잇!

오랜 만에 생존보고 한당!

파주에서의 노가다 생활은

좋게 생각하자면 나름 편하고

나쁘게 생각하자면 역시 몸은 피곤해.


처음 이 쪽으로 왔을 때

내가 해봤던 소방배관이라 자신감 있게

왔었는데, 알고보니 남이 설치해놓은

파이프를 개 보수 하는 작업이야-_-


내가 했던 일이 아니라

아예 다른 일이라 아는 게 없어서

자신감이 막 떨어졌었어.

그래도 뭐 이런 경험 흔치 않으니까

한 번 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개 보수의 특성 상 남이 해놓은 작업

뜯어서 수정해야하니까 기본 단가를 받으면서

할 일은 아니라고 다들 말하지만서도

다들 꿋꿋이 일하는 이유는

야간 연장 작업이 많기 때문이야!


내가 속해 있는 업체는

4월 말일까지 계약한 시공을

완료하기로 해있어서 무척 바쁜 상태야.

그래서 수요일과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11시까지 일하고 심지어 

일요일도 출근해야만 해.


이 말인 즉슨

아침 7시부터 작업해서 11시까지

일을 한다면 하루 임금의

 두 배를 받을 수 있단 얘기지. 

말로는 쉬워보이는데

이 생활을 계속하니까

눈 뜨면 작업장이야.


숙소가서 씻고 누우면 1시고 

다음 날 5시 반에 기상해야 해.

그나마 나는 상황이 나은 편이야.

왜냐하면 나는 스쿠터를 가지고 왔거든!

남들 5시 반에 일어나서 출발할 때

나는 6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응가하고 출발해도 안 늦거든!


그리고 제일 좋은 점은

11시에 끝났을 때 나 먼저

스쿠터 타고 후딱 숙소가서 

제일 먼저 씻을 수 있다는 거!


어쨌든, 이런 생활을 반복하면

몸이 삭는 기분이야.

다들 하는 말이 이렇게

야간작업을 두 달 넘게하면

몸이 무너진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두 달 뒤 컨디션보고

세 달 할 지 두 달 할 지

결정해야 할 것 같아.


이 팀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야.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도 있고

많은 형님들도 있는데

즐겁게 웃으면서 일하는 분위기라

일 할 때 할 것만 잘 하면

다른 스트레스는 받지 않아.


하지만 할 것만 잘 하기가 쉽지 않지...

심지어 나보다 나이 어린 친구들이

나보다 일을 훨씬 더 잘하고

일 머리도 좋아.


심지어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친구는

벌써 기술자로 들어왔더라...

여기서 나는 생각했지.


'나이로 괜한 자존심 부리지 말고

일단 숙이고 들어가서

실력 인정하고 동생들한테 배우자!'


그래서 동생들한테도 일 잘한다며

아부 떨면서 일 좀 가르쳐달라고

처음엔 경계하던 동생들도 

마음의 문을 서서히 열고

이제는 친해졌어.


그래서 내가 모른다고 무시하지 않고

잘 알려주고 그러더라.

사람이던 동물이던 칭찬이

최고의 약인 것 같아.




여기서 일한 지 1주일 쯤 되었을까?

예비군 훈련을 가야할 때가 되었어.

팀장에게 하루 빼야한다고 하니까

엄청 싫어하더라...

아무래도 엄청 싫어하겠지.


일도 안 나오는데 예비군 때문에

일한 거로 처리해야하니까.

근데 이게 당연한 거 잖슴.

누가 가고싶어서 감?


마지못해 처리해주겠다고 하는데

그걸로 3일 동안 엄청 생색내더라.

주말없이 일요일에 출근해서

일해주면 고맙다고 절해도 모자랄 판에!

여기서 수틀리면 그냥 가는 거여.


근데, 잔업이 많은 곳이니까

일단 버텨야지 ㅠ

자본의 노예 다 되었어...ㅜ


어쨌거나 일이 끝나고

예비군 가기위해

오도바이를 타고 파주에서

의정부까지 쐈지!

줏나 오래걸림.

1시간 20분 걸렸어...


그리고 친구 B녀석을 만나 

간단히 술 한 잔하고

다음 날 친구 B 녀석과 같이

예비군 훈련장으로 가게되었지.

하... 올 해 6년 차...

이제 올 해만 끝나면 7년, 

8년 차는 안 받아도 된당!


군사훈련이었기 때문에

노동으로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시간 

따윈 없었어.

오히려 더 빡셌음.


5시까지 훈련을 받고

바로 파주로 가기 섭섭해서

친구 B녀석과 당구 한 게임 치고

삼겹살 먹으러 갔지!

파주로 가기 전 마지막 만찬인가...

여기서 엄청 먹고 나서

의정부 집에서 설사 3번하고 나서야 

겨우 출발 할 수 있었지.


그렇게 파주로 돌아가서

다음 날 부터 다시 야간까지 

노동이 시작되었지.

공정이 너무 넓어서

물건만 한 번 가져다 주는 것도

30분이 걸려...

매일 30km씩 걷는 것 같아...


그래도 버티고 또 버텼어.

일요일날 쉴 수 있고 그 때

나는 밴드멤버를 만나 밤샘합주를

하며 놀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지.





마침내 토요일 작업이 끝났고

나는 저녁 9시쯤 밤샘합주를 하러

파주에서 건대입구로 출발하였지.


오랜만에 왁스도 바르고

노가다인 인 척 안하려고

멀끔하게 입었어!!


파주에서 건대까지 두 시간 걸리더라...

1시간 반 정도인 줄 알고 착각했다가

30분 늦었어... ㅠ


태국 다녀온 이 후로 완전체로 

보는 건 처음이어서

너무 반가웠어!


나는 5월 말 쯤 태국 다시 간다고 하니까

또 가냐면서 놀라더라...

그리고는 가는 건 괜찮은데

이번에는 제발 공연 좀 하고 가라고 해서

아마 5월 쯤에 공연 한 번 하지 않을까 싶어.

노가다 퇴사하고 3일간 빡세게

연습하고 공연해야징!


연습하다가 새벽 3시 쯤에

배고파서 치킨시키고 기다리는 중!

치킨에 맥주 한 잔 먹으면서

우리는 근황토크를 했지.


이제는 다들 직장도 있고

소득도 있으니까 다들 

더 이상 찌질하지 않더라...

다들 비싼 옷 입고있음...

나 혼자 작업복 바람막이 입고 옴. ㅠ


치킨을 먹고 방콕에서 만들어온

노래를 들려주고 합을 맞춰봤어.

그렇게 새벽 5시까지 연습을 하고

밴드 연습을 마무리 했지!


막내 드럼녀석은 진작에 뻗어버림...

이 녀석도 밤 10시까지 

일 하고 바로 왔다던데

아마 많이 피곤하겠지...


그래서 얼굴에 장난치는 행위는

할 수가 없었어... 

무척 하고 싶었지만 ㅠ


어쨌거나 우리는 다시는

밤샘합주를 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다들 각자의 집으로 향했지.

그리고 나도 파주 숙식 노가다 하우스로

발 길을 돌렸어.

다시 두 시간 걸려 숙소에 오니까

아침 7시 반이 되더라.


그리고는 점심 2시까지

잠들고 일어나니 아무도 없더라.

변기통을 부여잡고 

욕정의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어.


'이런 곳에서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건가'라는

자괴감 때문에 못 한 게 아니라

인터넷이 안 터졌거든...

하... 조만간 요금제 바꿔야하나.

천금같은 기회를 놓치다니

좀 슬펐음.


그래서 그냥 블로그나 쓰자고

생각하며 밖으로 나왔지.

일단은 작업 할 때 발이 너무 아파서

다이소 가서 쿠션깔창 하나 삼.


이제 발바닥 좀 덜 아프겠지? ㅠ

발바닥 보니까 물집인지 굳은 살인지

잡혀있던데 ㅠ

미안하다 내 발아...


그리고 주유소 가서 내 붕붕이

밥도 멕였어.

얘는 요즘 너무 자주 아프고 

또 기름도 자주 줘야 해.

5천원 넣으면 한 4일 타는 것 같아...

그래도 차 보다는 싸니까

그걸로 만족하장!


그리고 금촌역 이디야 와서 블로그 쓰는 중!

또 눈 감고 일어나면

현장이겠지만 블로그 쓰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므로 괜찮음여!


다들 치열하고 각박하게 사는 와중에

알아서 화이팅들 하셈!

빨리 가서 안전화에 깔창이나 깔아봐야겠당!

다들 뿅!


안녕, 오랜 만에 근황 보고함.
나는 최근에 노가다 현장으로
이천 하이닉스를 들어갔어.

근무환경은 어떻냐고?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핵꿀이야.
맨 처음 혈압 걸리는 사람 거르는 거 보고
엄청 빡센 곳이다 생각했는데.

정작 공정 안으로 들어가니까
감시하는 사람들도 없고 쉬는 시간도
잘 지키는 편이라 아주 맘에 든다고
할 수 있지.
그래도 힘들지 않은건 아니야.

그냥 하루하루 방콕가서 놀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는거지.
카운트 다운을 해보니까 49일 남았더라.
하루하루를 오늘은 숙소값 번다,
내일은 술 값 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어!

내가 생활하는 곳은 모텔인데
생각이외로 좋더라고?
빨래를 할 수 없다는 단 점이 있는데
장점이 훨씬 많은 것 같아.

TV는 크고 드라마랑
영화도 골라 볼 수 있어.
그리고 방청소도 매일해주고
물이랑 음료수도 매일 채워준다?
제일 좋은 건 우리 둘이서만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요즘들어 마음에 드는 건
바로 욕조야!

매일마다 지친 심신을 반신욕으로
달래고 있어.
내가 하기 시작하니까 친구녀석도
따라시작했어.

지금은 격일로 하고 있어.ㅠ
친구 놈이랑 서로의 소중이를 맞대고
같이 들어갈 순 없잖아?

나는 괜찮은데,
친구 놈은 경악하더라고...
내가 더 고귀하게 자랐는데-_-

매일 아침 5시에 기상해서
대충 눈꼽 떼고 5시 반에
나이 많은 삼촌 아저씨의 차를 타고
현장에서 약 800미터 떨어진 곳에 내려.
왜냐하면 현장 근처에는
차를 댈 곳이 없거든...

오르막 길을 걸어올라가면
이윽고 현장이 보이지.

수 많은 사람이 일하고 있지만
평택 삼성보다는 노동자 수가 적어서
일하기엔 더 쾌적해!
우리는 현장 근처에 있는
흔히 말하는 함바식당으로 아침을
먹으러 가.

보기엔 정말 맛있어 보일거야.
게다가 뷔페식인데, 정말 맛이 없어.
어떻게 이 좋은 재료로
이런 음식을 만들 수 있나 싶어.
강제로 다이어트 시켜주는
고마운 식당이야!


그리고 일을 하러 들어가는데
삼성같은 경우는 어플을 깔아서
입구에서 핸드폰의 사진과 usb기능이 정지되는 최첨단이지만,

하이닉스의 경우 카메라에
보안 스티커만 붙히고
그것만 확인해.

나같은 경우 사진 찍는게
습관이 되어버린 사람인데
퇴근 후 스티커를 뗀다면 다음 날
또 다시 보안 스티커 받아야 해.
그래서 그냥 안 떼고 그냥 다녔어.


요즘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면
자동차를 태워주는 큰 삼촌이
3만원씩 걷자고 하는 거야.
차 기름 값과
유료주차장 명목으로 말이야.
5만원씩 하려다가 3만원으로 해주는 거라고 인심쓰듯 말하더라.

나머지 멤버들은
어이가 없었어.
원래 기름값, 세차비, 주차장비는
다 팀장이 내는거거든.

게다가 돈 내고 타는 거면
멤버들이랑 가는 시간 조절해서
가는게 맞는 거 아님?
새벽5시반에 출발은 너무 일러.
밥 다 먹고 나면 1시간이 붕 뜨거든.
그 시간 동안 그냥 밖에서 덜덜 떨면서
기다려야해.

그래서 여러 정황상 집에서
스쿠터를 가져오기로 했어.
의정부에서 이천까지...
그래서 토요일인 지금 의정부로
가는 버스 안이야.

의정부 도착하자마자
오늘 밤에 출발 할 수도 있어서
지금 버스 안에서 블로그 쓰는 중...


하... 집에 가면 8시인데...
10시에 출발하면 새벽1시에는
도착하겠지?
76km를 다 죽어가는 스쿠터로
야밤에 잘 갈 수 있을까?

그래서 지금 계속 고민중...
일찍 자고 새벽5시 정도에
출발할까 말이야.
방콕 가기위해 일하는 건데
뒤지면 안 돼지.

일단 빌어먹을 보안 스티커나
떼어야겠다.
3일 이내에 블로그 글 안 올라오면
요단강 건넌거니
다음 속 편 기대하지 말고.

잘 살아나길 바라주셈.
뿅!

오늘은 경산 노가다의 날을 보냈던 

시간에 대해 글을 쓰려함.



다들 전에 내가 언급했던

투덜이 아저씨 기억하심?

일도 잘 못하면서 조공들만 

부려먹는 민폐 아저씨?


투덜이 아저씨는 그만둔건 줄 알았는데

하루만 쉬고 바퀴벌레처럼 다시 튀어나왔지.

다행히 한 동안 투덜이와 

그동안 같이 일 할 상황이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내가 일하기로 한 마지막 날을

와 함께 하게되었어.


마지막 날이라 긴장이 풀려 다치지 않도록

특히 신경을 써가면서 일을 했어.

투덜이는 또 위험한 일은 자기가 안하고

나를 시킬거라 생각했거든.


다행스럽게도 오전에는 고소 작업이 아니라

철근에 구멍을 뚫고 잘라 

재료를 만들어 놓는 일을 했어.

그 대로만 계속 간다면 아무 탈 없이

일을 끝 맞출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날에 다치기 싫어서 

매우 집중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철근에 구멍을 뚫는 쉬운 작업 때마저도

나는 부상을 입고 말았지.


잘려진 쇳조각이 내 바지에 튀었는데

마찰로 인해 뜨거웠기 때문에

바지가 녹으며 살을 데었어.

그래서 이후부터는 모든 행동을 더욱 신경썼고

몇 배로 더 힘들었던 것 같아.



점심시간이 끝나고,

쓰러져있는 막내!

어쩜 저리 요염할까?


내가 여자였으면 이리저리 

휘둘러버리고 싶은 타입의 남자임.

잘 때 엉덩이 조심하라는 말을 

매일 밤마다 했었는데...♡


어쨌든, 꿀같은 점심시간을 보냈고

3시 반까지만 안전하게 버티면

나의 마지막 노가다가 끝날 수 있었어.

토요일은 세시 반에 작업이 종료되니까!


다시 근무가 시작되었을 때

투덜이는 곧 고소작업을 시작해야한다고 말했어

투덜이와 함께하는 작업내용은 20m 위에 있는

파이프 끝에 매달린 스프링쿨러를 

용접으로 고정시키는 일이었어.


 투덜이와 단 둘이

높은 곳에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짜증이 올라왔지만

그래도 마지막 날이니까 참았지.



투덜이는 시작과 함께 투덜거리며 

작업을 시작했고, 나는 보조했어.

하나 둘 용접작업을 완료해나가는데

갑자기 밑에서 안전관리인이 우리를 부르는 거야.


"지금 작업하려는 파이프

수도 테스트하느라 물이 흐르는 거니까

손상가는 작업하지 마세요"


그러자 투덜이는 말했어.


"우리 서포트 작업만 하는 거에요

뭐 손상가게 안해요~"


"흠... 알겠습니다"


관리인이 수긍했고,

투덜이는 관리인이 잘 들리지 않는 거리로 이동하자

이내 자신의 위축된 모습을 나에게 숨기고자 

뒤늦게 버럭 소리를 지르는 척 했어.


"작업 하지마요? 앙?! 작업 하지마?!

하지 말까?!!!

하란 소리야 말란 소리야 엉?!"


굉장히 없어보였다...

이런 놈과 두 시간 반을 더 일해야 하다니

눈 앞이 깜깜해졌어...

그리고 다시 작업에 들어갔고

투덜이는 나에게 파이프의 

방향이 잘 맞지않는다고 

그 파이프를 살짝 밀고 있으라고 했어.


알겠다고 대답하고 파이프를 미는 순간 

투덜이는 예고도 없이 용접기를 켰고

내 몸은 감전됬어. 

1초 정도 감전됬는데,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억! 소리를 질렀고,

투덜이는 용접기를 껐어.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양 팔로 전기가 시작되서

심장과 뒷머리까지 도달하는게 느껴졌어.


전기가 감전되고나서 나는 3초간 주저앉았고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어.


'발씨, 이 기공색히, 미친거아니야?

물 지나가는데 용접기 물리면 전기 통한다는 건

누구라도 아는데! 기본적인 상식도 없는 놈인가?'


투덜이도 왜 그러냐고 묻고 벙쪄있어서

숨을 헉헉 몰아쉬며 감전됬다고 말하니

미안한지, 잠깐 쉬자고 하는 거야.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니 

곧 현실적으로 생각 할 수 있었어.


'이 덜 떨어진 놈과 같이 하다간

마지막 노동이 마지막 생이 될 수도 있겠어.

그리고 이 순간마저도 탑차를 내리지 않고

20m 상공에서 쉬라고 하는 이 녀석에게 너무 화가 난다.

이 녀석을 핑계로 일을 쉬어보자!

그럴려면 더 아픈 척을 해야겠지?'


그리고는 나는 더욱 더 숨을 몰아쉬었지.

투덜이는 이것만 하고 내려가자고 그 순간 마저도

미친 말을 하더라.


그래서 나는 이 파이프 못 만지겠다고 하니까

자기는 전기 안 올랐다고 개소리를 하길래

형은 두꺼운 용접장갑끼지 않았냐고 하니까


"아 그러네 ㅎㅎ"


이거 미친놈 중에서도 상당히 미친놈이다...

그래서 파이프는 안 만지고 필요한 도구만 집어줬는데

팔을 뻗어 도구를 건네는 순간 

다시 찌릿하며 아까 느낀 팔의 고통이 재발되었어.

다시 한 번 팔을 뻗어도 전기충격같은 느낌이 오면서

다시 팔이 안으로 굽더라.


아픈 척만 하려고 했는데 

진짜 내 몸에 이상이 있는걸 보니까

순간 정말 화가났어.

그래서 탑차 내리라고 소리쳤고,

나 당신이랑 일 못하겠고, 다른 사람 대신 보내겠다고

엄포하고 내려갔는데

눈 앞에 팀장이 있더라.


그래서 바로 팀장한테 가서

여기로 다른 사람 보내라고

나 감전되서 팔이 안펴진다고

일 못하겠다고 빡친 채로 말하니까


그 쓰레기 팀장 놈은

"용접해서 감전 될 일이 없는데?"

라며 개소리를 하는 거야.


그래서 분명 안전관리인이

배수 테스트 때문에 물 지나간다고 경고했는데, 

투덜이가 무시하고 진행했다가 감전됬다고 소리쳤어.

그리고는 난 더이상 일 못하겠으니

알아서 하라고 통보하고 나왔어.


팀장은 투덜이한테 가더니 뭐라하는 것 같았어.

살짝 후련하긴 했는데, 

결국 이 놈도 쓰레기인건 매 한가지야.


쉬면서 인터넷 찾아보니까 

피부가 타는 정도의 감전이 아니면

보상받기 힘들다고 해서

보상받자는 생각은 금방 포기했고

오늘 하루만큼은 잘 넘겨서

안전하게 집에 가자고 생각했지.


근무종료시간까지 약 50분 정도의 시간이 남았길래

일 하기 싫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산책했어.

그러다가 투덜이를 마주쳤는데

팀장에게 혼나고, 자기도 미안했던지

좀 쉬라고 해서 하더라.


잘됐구나 싶어서

그래서 일 정리되는 시간인 3시 20분까지

그냥 앉아서 편안히 쉬다가 다시 돌아갔지.


근데, 3시 반에 마치는게 아니라

5시까지 연장작업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현장 사무소에 감전됬다고 말하고

그 날 잔업 돈까지 받을 수 있게 처리하려고 했는데

잔업은 처리가 안된다고 해서

1시간 반을 더 버텨야만 했어.


내가 이 1시간 반을 더 버틴다면

5만원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에

기필코 버텨야만 했지.


투덜이는 내게 다가오더니

다시 올라가서 작업을 시작하자고 말하더라.

나는 이 녀석이랑 죽어도 일하기 싫어서

소리치면서 말했어.



"아저씨, 제가 지금 조금 쉬었다고 괜찮아 보이세요?

아저씨 저 기절이라도 했으면 큰 일 나는거에요

저는 오늘 저기 안 올라가고 

여기서 철근에 구멍이나 뚫을라니까

다른 사람 데리고 가쇼!"


투덜이는 아무말도 못하고 

찔찔거리면서 돌아가더라.


그 이후로 나는 편안하게 

5시까지 일을 할 수 있었고,

마지막 날을 안전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어!


그 동안 썼던 하이바.

이거 쓰면 탈모가 

엄청 빨리 진행된다고 한다.

어쩐지, 머리 감을 때마다 

머리가 숭숭 빠지는 느낌이더라...


지정병원이 저렇게 적혀있는데

저기가면 뭔가 의사랑 짜고쳐서 

보상 못 받을 것 같은 느낌이야.


다행히, 팔은 원래대로 돌아옴.

그래서 오늘 이렇게 글 쓰잖아!



해가 저물며 나의 마지막 노동도 끝이 났어.

공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내가 그만두는 이유?


이 곳은 11만원 받으며 일하는 초보자를 

숙련자처럼 써먹기 때문이야.

경력이 오래된 조공들도 이렇게 시키면 안된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야.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팀장의 쓰레기 같은 인성이야.

돈만 밝히고, 베풀 줄도 모르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자기의 돈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그딴 팀장 밑에서 더 이상 일하기 싫었어.


또한, 팀장을 중심으로 

기공(숙련자)들끼리 똘똘 뭉쳐서

조공(초보자)들을 노예처럼 부려먹자고 

합의라도 한 듯이 조공을 똥으로 알고 

지네끼리만 쑥덕쑥덕하는게 꼴 보기 싫었어.


사실 기공과 조공의 관계는 파트너여야 하는데

여기는 주인과 노예의 관계로 형성되어 버렸어.

한 팀의 관계가 이렇게 양극화되었으니

일이 하고 싶겠음?


나와 같이 방을 쓰는 사람들은 

모두 팀장과 기공들을 욕했고 

우리는 그 놈들에게 빅 엿을 먹이기로 계획했지.

한 날 한 시에 5명이

동시에 퇴사해버리는 거야!


우리 모두는 전부 합의했어.

팀장의 인성 덕분에 내일 이후부터는 

기공들밖에 남지 않을거고

그러면 공사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겠지.

그러면, 팀장녀석도 책임을 피할 순 없을 거야.


이걸 위해서 우리는 참고 참았었어.

이렇게 조공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실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데

우리를 하나로 단결하게 해준 팀장 놈에게

무한 감사하며

최후의 빅 엿이 성공적으로 먹히길 기원함.





일이 끝나고 시원한 마음으로

막내 녀석과 맥주 한 잔 같이했어.

맥주는 물론, 각자 계산했지.


형이면 사줄 만도 하지 않냐? 

라고 말 할 수도 있는데

결정적으로 월급 받기 전까지는 돈이 없음...


그리고 같은 돈 받으면서 일하는데 

나이가 무슨 소용임.

가끔 딸 아빠 형이 음료수 사준다고 

하는데도 거절했어.


개인적으로 누구한테 

뭐 받기도 싫고 주기도 싫거든.ㅠ

없는 와중이라 그게 더 심해짐.

받으면 줘야하니까...


그리고 막내 놈은 

일하는 동안 얘가 나보다 돈을 더 많이 벌어서

안 사줘도 될 듯.

나는 아파서 몇 일 못 나갔는데

얘는 절름거리면서 나가더라고.

대단한 독종 놈임.



이 날이 우리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아빠 형의 차 청소를

직접 도와주자고 마음을 모았어.




팀장이 기름값이랑 세차비용도 안줘서

이익도 없이 우리를 태워주던 아빠형의 

맘 고생도 심했을 거고

집으로 돌아가면 어린 공주님들이 타야하는데

병균이 득실되는 차를 탈 순 없잖아?



그래서 밥먹기 전에 셀프 세차장으로 이동!

나는 차가 없어서인지 세차장이라고 하면

주유소 옆에 딸린 물세차장밖에 몰랐는데

이렇게 스타일리쉬한 세차장이 있더라고?

완전 감동했어.


 흑인힙합같은 노래도 나오고 

조명도 이뻤던게

차를 사게 된다면 꼭 이런 분위기의 

셀프 세차장을 오자고 다짐했지.


세차비용은 다같이 돈을 나누어내는 훈훈한 스토리였어.

물론, 청소는 차주인인 딸 아빠 형이 땀을 뻘뻘흘리며

제일 열심히 하긴 했지만,

우리 모두 손에 물이랑 먼지묻혀가면서 청소를 도왔음.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식사를 하러갔지.

우리는 영남대에 내렸어.

나이가 어린 대학생 친구들 사이로

떡대 있는 그레이트 노가다 브라더스가 지나가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더라.


우리 나쁜 사람들 아니에요...

물거나 해치지 않아요...


회식장소는 역시나처럼 그 곳이야.

무한리필이지!!

영남대 청춘을 파는 상회에 

다시 오게 되었어!


퀄리티 있는 사이드 메뉴와

인당 5,500원을 추가하면 

생맥주와 소주 무한리필까지!!


나와 내친구는 고기를 담당하고

술을 좋아하는 막내는 술을 담당하여

돈 아깝지 않게 먹어댔지.

결국, 제한시간인 2시간이 지나버려서

아쉽게 퇴장해야만했어...ㅠ

더 먹었어야하는데...


식사 후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웠던 우리는

피곤하다던 큰 형님을 제외하고

넷이 당구장에 갔지.


나는 딸 아빠 형과 1대1로 당구를 쳤었는데

딸 아빠 형은 당구초보지만,

영업사원이었던 경험을 통해 심리전과

혀를 통해서 고수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어.


게임은 시작되었고

 나의 턴이 돌아와 내가 치려고 할 때마다

내 옆에 착 달라붙어서는

"이 공은 생각보다 쉽지않다?

이번 공은 치기 쉬운 공이야"

같은 말을 남발하며 나의 심리를 흔들어대려고 노력했어.

하지만, 이 형님의 주무기는 심리전이 아니야!


자칭 심리전의 고수라고 하며 

스스로 굉장히 큰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지만

죄송스럽게도 이 형의 무기는

심리전이 아니라 거대한 몸짓이야.

거대한 몸짓으로 옆에 붙어 시야를 가리지.

거대한 몸에 가려 당구대가 안 보이는데 어떻게 침...


만약 그 형보다 나이많은 사람과 당구칠 때 

이렇게 한다면 바로 귓방맹이 날라갈수도...

그래도 자칭 심리전의 달인이니

그렇게 존중해드리는 걸로!


당구를 치고 숙소로 돌아와

맥주를 마지막으로 삶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어.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샤워를 하고 짐을 쌌어.

이제는 정말 숙소를 떠나야만 할 시간이 온거야.


형은 가정으로, 막내는 여자친구에게로

우리는?!

우리는 어디로 가지?


"곤아, 우리 이제 어디로 가지?"

"어디로가긴 집에 가야지."

"야 그래도 비싼 돈 들여 여기까지 왔는데

아쉽지 않냐? 여행하러 가자"

"어디로?"


"대구!

그리고 외국인의 시선에서 대구를 느껴보자!

친구들이랑 잉글리쉬 타임 했었는데

꿀잼이었음! 오직 영어만 써야돼!

오늘 하루는 우린 외국인인거야!"


"콜!!"


우리는 빠르게 대구의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지.

그리고선 홀가분하게 숙소를 벗어났어.


이건 큰 형님이 맥주안주로 드시던 황태인데

많이 남기도하고 해서 인테리어로 자린고비마냥

천장에 걸어놨었어.


나갈 때 다시 한 번 눈에 띄어서

기념으로 사진 한 방 찍었지!



마지막으로 단체사진 한 방 찍고

우리는 훗 날 만나게 될 것을 기약하며

악수를 나눴지.


아! 그리고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딸아빠 형에게 나는 집에 도착한 후에 

개인적으로 선물을 보내기로 했어.

가정 내의 화목함을 증진시키기에

두 말없이 최고의 아이템이지!


이건 태국에서 공수해 온 슈퍼 아이템인데

이 슈퍼 아이템에 대해서는

나중에 공개하도록 할게!



오랜 만에 여행한다고 생각되니

너무 기분이 좋아서 선글라스까지 착용함.

경산에서 대구까지는 

시내버스로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린다더라.


친구와 나는 홀가분한 발걸음으로 이동했지.

이 순간부터 우리는 무조건 영어를 써야만 해!

한국말을 쓴다면? 손목 맴매 맞기!!


버스에 타기 전 롯데리아에서 

나는 당당하게 외국인인척하며

영어로 주문하니 직원은 

나를 100% 외국인이라고 생각했나봐.

그래서 너무 뿌듯했어

.

물론, 이 쪽 동네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엄청 많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처음에 내 친구는 부끄러워 했지만,

이내 적응을 마치고 우리는 진짜로 외국인이 되었지.




그레이트 노가다맨은 

지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언제 어디서든 눈만 감으면 

잠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거 아셈?


그런 면으로나 풍채로나 내 친구녀석은

참 노가다꾼임에 틀림없다.



시간이 걸리고 걸려

이윽고 드디어 대구에 도착했어!

공사장이랑은 공기가 다르다!

이게 값진 노동 후에 꿀 같은 휴식인가?!

우리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서 이동했어.




마침내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냈는데

이름은 Go Hostel이야.

가격은 인당 8,900원!

엄청나게 저렴한데 평점은 9.2이더라!


직접 가서 보니

고시원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곳이었고

겉보기를 보아하니 평점 9.2정도는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문을 들어서자 

평점은 오히려 그 이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



- 다음 편에서 -

요근래에 숙식을 하며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과 친해지게 되었지.


처음에는 업무 관련해서 얘기를 시작했어.

내가 힘든 부분들...

일이 고된 것도 있지만, 제일 힘든 부분은

20m 공중에서 무거운 파이프를 고정하는 일이야.

가끔 아래를 보면 아찔해.


배관 기공 형님들은 안전고리도 잘 안하고 하더라.

목숨이 몇 개라고 생각하는지...

특히, 어제 나는 정말 생명의 위협을 느꼈어.


나에게 주어진 임무였던

30개의 철근을 자르고 구멍 뚫고 쌓아서 정리하기를

겨우겨우 마치고 

끊어질 듯 한 허리를 부여잡고

기공 형한테 완료했다고 말했어.


나는 잠깐이라도 쉴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어딨어.

바로 탑차에 타래.


탑차는 12m정도 무거운 쇠파이프를 

매달고 위로 올라갔고

무거운 쇠파이프를 고정장치 없이

수직으로 세워서 작업을 해야했지.


허리가 너무 아픈데 

도중에 놓아버릴 수가 없었어.


내가 놓아버린다면 내가 깔려 죽거나

쇠파이프가 아래로 떨어져서 

밑에 있는 사람이 죽거나 둘 중 하나였거든.


공중에서 탑차는 계속 흔들려댔고

그 때마다 나는 허리가 끊어질 듯한 고통을 참으며

쇠파이프를 고정해야했지.

내 10년치의 허리수명을 팔아 

겨우겨우 버틴 것 같아.


그렇게 죽을 고비를 넘기니까

눈물이 찔금 나면서

엄청나게 서럽더라구...

돈 보다 목숨의 가치가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어.


일을 마치고 업무에 관해 숙소 사람들과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다들 하는 얘기가

이 곳 일은 11만원 받고 하기엔 너무 적다는 것이었어.


숙식 멤버들은 나 같은 초짜가 아니라

조선소에서 꽤 오래 일했던 사람들이라

그런 사람들이 말을 할 정도면 확실한 거겠지.


우리는 또 팀장 욕을 했어.

원래 숙식 노가다를 할 때는

팀장이 기본적으로 해줘야하는 부분이 있거든.


왜냐하면 팀장이 우리 단가를 16만원으로 책정하고

11만원만 주고, 5만원을 자기가 띄어먹기 때문이지.

그래서 숙소 같은 경우는 4명이나 5명이 한 숙소를 쓰게끔

방도 잡아주고, 차가 있는 사람에게 기름 값도 줘야하고

세제 같은 기본적인 생필품도 구비를 해놔야해.

그리고 회식도 가끔 하면서 팀원들 관리도 해야하고.


근데, 여기 팀장은 한 방에 6명 때려넣고

기름값? 세제? 그런거 하나도 안해주는 쓰레기임.

숙식 멤버들이 말하길

'여기 팀장같이 일하는 놈은 처음 본다'

라고 혀를 내두르며 말하더라고.


팀장 놈은 이 외에도 문제가 많은데,

일은 하나도 안 하면서 자기 연봉 1억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그럴 때마다 나는 고기 좀 사달라고 하는데

팀장 놈은 돈 없다고 말을 바꿔.

쓰레기 같은 새끼임.



그리고 이 시키가 사기친게

잔업 많다고 해서 왔더니

잔업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공사가 마무리 단계라 9월 15일 정도면 끝난데!!


여기 오는데 차비만 4만원 들었는데!!

사기꾼 새끼!!!!

대전으로 이동해서 다른 곳에서 공사한다고 하지만

추석도 껴있고 그 사이에 공사 시작하기 전까지 

중간 텀도 있어서 돈 못 벌거 같아.


우리는 팀장을 내내 좋지않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 와중에 어제 사건이 하나 터졌지.

일 잘하는 기공과 이 팀장 놈이 싸우게 된 사건이야.

서로 얼굴이 욹그락 불그락해서 싸워댔는데

기공 형은 그만 뒀고, 팀장도 하루 쉬다 나왔어.


일 잘하는 형이 나간 이후로 일은 상당히 늦게 진행됬고,

현장 관리소장에게 팀장은 엄청나게 갈굼당했어.


오늘 들리는 소문으로는 팀장 일 때려쳤다고 하는데

소문인지 아닌지는 내일 되어봐야 알겠지?



숙식멤버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38살, 34살, 나(28살), 친구(28살), 22살

현재 5명이서 숙식하고 있어.

원래 6명이었지만,

한 명은 일하다가 허리 디스크가 터져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면서 이내 퇴소하게 되었지.



우리는 어젯 밤 단체로 카페를 가서

커피나 한 잔 하려다가

카페가 문을 닫아서 

편의점 벤치에 앉아서 수다를 떨었어.


얘기를 들어보니 이 형들도 그렇고

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가족을 위해서 힘든 일도 참아가며 하더라고.


특히, 34살 형은 딸이 둘 있는데

딸 생각을 하면서 일을 한다고 하더라.

내가 하루 더 고생하면 장난감을 하나 더 사줄 수 있다고...


나는 무척 궁금했어.

형은 진짜 행복한거냐고.

책임감에 묶여서 자신의 자유도 속박한 채

일한 돈을 아내와 애들을 위해 

쓰는 삶이 진짜로 행복한거냐고


그 형은 진심으로 행복하데.

일이 힘들어도 딸을 생각하면

행복하기만 하대.

설명 할 수는 없는데, 나도 결혼해서

애 낳으면 알 수 있을거래.


난 그게 사실 너무 두렵다고 말했어.

내 인생이 내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식들을 위한 삶이 되버리는게...


그 형은 씨익 웃으며

그게 행복이라고 하더라.



그렇게 말하는 형의 얼굴이

우리 부모님의 얼굴과 겹쳐보이는건 왜일까?

우리 부모님도 그랬을 테지...

아직 나로써는 도통 이해할 수 없지만


22살 동생은 노가다를 하는 이유가

자기 꿈인 주식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래.

뭐, 각자의 꿈이 있는거라 비난 할 순 없지만,

그 동생녀석은 다른 형들에게

돈 빌려주면 자기가 불려준다고 하는 걸로 봐서

못 믿을 새끼임.


따면 내 덕분, 잃으면 나 몰라의

전형적인 유형이겠지.

그리고 주식으로 대박난 사람을 알고 있는데

자기가 능력이 있으면 다른 사람꺼 안 굴려준다고 하더라.


그 좋은 걸 왜 남한테 해주냐고.

자기꺼 하기 바쁜데.

딸 자신 없으니까 그러는 거라고 하는데

맞는 말 같음.


여튼, 난 주식은 좋아하지 않으므로

대화에는 못 끼고 듣고만 있다가

 술이나 마셔야겠다 생각해서

술을 사왔어!



근처에 외국인 전용마트가 있어서

이과두주를 샀지롱~

그리고 혼자서 홀짝거리면서 먹었찡!


캬~ 사과향. 찰짐!


이과두주는

목이 싹 타들어가는 느낌으로

자신의 식도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끔 해줘서 좋아.


난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노가다 일을 하니 술이 좀 땡기긴 하더라.

왜 고된 일을 하면 술이 땡기는 건지 잘 모르겠음!


술이 들어가니까 태국얘기가 술술 나왔고

나와 내 친구의 태국여행 이야기가 끝난 후에

숙소의 멤버들은 눈을 반짝이면서

돈 받으면 무조건 태국간다고 하더라고!

뭔지 모를 뿌듯함이 있었어!


그렇게 편의점에서 노닥노닥 거리다가

일요일 일할 것을 대비해서 일찍 잤지.

그리고 오늘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휴식을 취하면서

글을 쓰고 있어!


줏나 더럽게 생겼다고 생각할텐데

사실임. 헤헤


여태까지 수염 길러본 적이 없어서

이 기회에 내 수염이 어디까지 자라는지

실험해볼라고!


수염이 이쁘게 나는 편이 아니라

멧돼지 같지만, 잘 보일 사람도 없으므로

그냥 길러본다!!




오늘 글은 여기까지 쓸게!

내일 또 일 하러 가야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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