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뭐 이렇다 할 건 없어..

그냥 치앙마이의 

소소한 일상에 대한 소개랄까?

별 재미는 없을 거여.

기대 말고 보셈.



"야, 오늘 저녁에 고질라가야 돼!"


"왜요?"


"파티할거래. 아놔... 귀찮은데."


"오 잼겠다! 

그럼 저번에 말한 것처럼

모닥불 피어놓고 기타 치면서

손에 손잡고 노래 부르는 거에요?"


"어... 대충 그런 분위기야.

찌밤 친구라서 간다."


음악에 문외한인 형은

참 투덜거리기도 많이 했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나로써는

이보다 더 좋은 일상은 없었지.


오히려 매일같이 반복되는 

리빙머신-웜업-록록 루트보다

반가웠어.


저녁8시부터 10시까지는

치앙마이 대학생들이 많은 곳

리빙머신!


10시부터 2시까지는

치앙마이 이쁜 여자들이 많다는

클럽 웜업 카페!


2시부터 4시까지는

클러빙을 끝내고 나온 이들과

맥주 한 잔과 담소타임!


처음엔 좋았지...

근데 이게 5일 이상 반복되니까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내장이 파열되는 느낌이었어.


아무래도 밤낮이 바뀌는 것도 그렇고

매일 같은 루틴만 하니까

몸도 좀 힘들었나봐.

이러한 와중에 친구들의 아지트인

고질라에서의 파티는 

내게 오아시스 그 자체였지.


약속시간보다 빠르게

우리는 고질라에 도착했어.

꼬니는 같은 밴드 멤버들과

분주하게 요리를 하며 파티준비에

정신이 없었어.


그래서 Z형과 기타 하나 들고

밖에 나와앉아

하염없이 기다렸지.


낮에 봤을 때는

폐가 같이 좀 허름해보였는데

밤에 조명키니 꽤 분위기 있는 걸?

장사 잘 됐으면 좋겠다.

지네 열고싶을 때만 연다는 건 함정.


친구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기 시작했고

요리도 완성되어가기 시작했어.

요리는 뭐 거창한게 아니라

계란과 치킨 윙, 돼지고기 조림과

같은 요리였어.


그래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맥주 한 잔과 친구들이 만들어준 안주를

먹으니까 꽤 맛있게 느껴졌어.


이렇게 하하호호 웃고 떠드는 와중에도

꼬니는 한 곳만을 

멍하게 응시하고 있었어.


그 시선의 끝에는

한 여자가 있었지.

올라라는 중국여자였어.

그녀는 대학전공의 실습으로 치앙마이에

태국 치앙마이에 오게 되었고

호텔에서 일하는 실습생이었어.


"헤헤, 꼬니, 뭐야뭐야?"


"응엉? 뭐! 왜! 왓! 아라이!"


"쟤를 보는 눈 빛이 심상치 않다?"


"아냐! 그냥 멍 때린 거야!"


"너 쟤 좋아하지?!"


"쉿! 조용히 해!"


"아, ㅇㅋㅇㅋ!

화팅구!"


그녀는 중국인스러운 외모보다는

일본인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어.

내가 그녀를 봤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그냥 동양여자구나 정도였어.

하지만, 건장한 태국남자의 시선으로는

얇고 여리여리한 흰 피부의 소녀가

얼마나 이뻐보였겠어!


"꼬니, Love your self 쳐보는게 어때?!"


"오! 그거 괜찮다!"


꼬니는 진심을 담아 

혼심의 힘을 다해 기타를 쳤어.

올라는 '우와 loveyourself다!'라는 눈빛으로

관심있게 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옆에 친구와 웃고 떠들더라고...


이 후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love yourself를 듣게 되었지...


이렇게 고질라에서

분위기 있게 술 한 잔 먹고

집에 돌아와서 마스크 팩이나 했어.

Z형은 피부에 관심이 없어서

마스크팩을 200개 사놓고 

한 개도 쓰질 않음.

나보고 맘대로 쓰라고 해서

덕분에 알차게 씀.


면세점에서 산 비싼 달팽이 마스크팩임.

어예. 피부 짱짱맨.

스킨이랑 로션도 Z형 꺼 씀.

비오템 쓰시던데, 좋드라구요.

덕분에 이 때 피부 많이 좋아짐요!


요롬코롬 자고 일어나서

Z형을 깨워 식사하러 가자고 했지.


"야, 오늘은 좀 별식 먹자!"

"뭔데요?"

"파란색 맛 나는 거 있어! 가자!"


여기는 치앙마이에서 엄청 유명한

안찬누들이라는 레스토랑이야.

파란국수집으로 유명하지!


물론 국수 뿐만 아니라 

밥도 파란색임!

색깔은 인공적으로 하는게 아니라

꽃에서 색깔 따서 하는 거래.

뭐 즙내서 하는 건가?

일단 신기하긴 함.


그리고 파란국수와

돼지등뼈 국!

난 태국 올 때마다 저 돼지 등뼈가

너무 좋아서 먹고 싶은데 이름을 몰랐어.

태국친구한테 물어봤는데

까두-무 라고 한다네.


한국 감자탕 집에서 먹으려면 

엄청 비싼데

태국에서는 보통적으로 

50밧(1700원)정도면 먹을 수 있어.


요것도 신기한 음료수.

파란색 국물 주스인데 레몬 즙짜면

보라색으로 바꼈어.

맛은?

보라색 맛 났어!!

달달한 그저그런 맛.


이걸 태국음식 후기에 써야하나

골똘히 고민했는데 너무 오래 지난 일이라

그냥 여기 쓰는 김에 같이 씀.

개인적으로 신기해서 한 두 번 가볼만 한 곳.

맛도 나쁘진 않음.

점수는 3.9/5


요렇게 먹고

역시나처럼 커피 하나 사들고

피시방으로 이동했지.

3시간의 피시방이 끝난 후 좀 출출했는데

여기서 인생 햄버거집을 찾았어!


Z형 집 도중에 길거리에 있는 조그마한

햄버거 집인데

가격도 엄청 싸면서 맛도 장난아니야!

재료도 선택 할 수 있고

토핑도 추가 할 수 있어!

대략적으로 30밧(천원)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

재료 막 추가해도 100바트(3,300원) 안 넘어!


Z형 집에 들어와서

그냥 잉여휴식시간.

Z형은 미국드라마 모던 패밀리 시청 중!

영어를 엄청 잘하시는데

모던 패밀리로 배웠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영어 배울라고

모던패밀리 요즘 보는데

아무 생각없이 시즌 끝까지 다 보게됨.


영어실력은 늘었냐고?

똑같지 뭐. 

자막보고 잼나게 보는데 늘겠음?!

아직도 자막 끄면 영어로 

뭐라고 씨부리는지 모름.


요롬코롬 쉬다가

오늘은 다른 루트를 가자고해서

마야 몰로 갔어.

마야 몰 옥상에 있는 루프탑 펍인

OverDose를 가게되었지.

야경 끝내주더라.

가수들도 실력이 엄청 나.

근데 사진이 없어.

다음에 오버도즈에서 

찍은 사진있으면 올리겠음.


오버도즈가 끝나고

하나의 패턴이 되어버린 그 곳.

웜업으로 갔지.


언제나처럼 여자에게 말 거는 일 없이

기분 나쁜 좀비처럼 헤헤헤 거리며

이쁜 여자만 구경했어.

나름 젠틀하다고?


그리고 구름과자를 먹으러 갔는데

어떤 이쁜 여자 분이

라이터를 빌려달라고 하는 거야.

'어라? 이거 그린라이트 인가?'

그래서 빛 보다 빠른 속도로 라이터를

상납했지.


"데헷, 여기 있슴돠!!"

"Are u korean?"

"아, 예. 그런데요 캅"


"반가워요 카~

저도 아버지가 한국사람이에요 카~

혼혈 태국인이에요 카~"


"그래서 한국의 느낌이 있으셨구나 캅!

실례가 안된다면 라인 아이디라도

알려주세요 캅!"



라인아이디 주시긴 주시더라.

기념으로 사진도 같이 찍었는데

되게 괴기스럽게 나왔네.

실제로는 이뻤는데...


새로운 썸을 기다리는 떨리는 마음으로

쪽지를 보냈지.


"Hellow! 

I'm J"


"읽지 않음"


"Hellow...?"


"읽지 않음"


"Ah?"


"읽지 않음"


"똑똑똑...

거기 누구 계십니까?"


"읽지 않음"



좋은 로맨스였다...

이젠 놓아줄게.

안녕...


- 다음 편에서 -

이번 편은 태국여자 T가 한국여행을

마치고 태국으로 돌아가는 편이야.




우린 제주도에서 돌아오고

다시 수유로 이동했어.



같이 하루를 보내고

나는 의정부로 출근하러 갔어.



T가 그렇게 벚 꽃을 보고싶어했는데,

출근 도중 보니까

이미 피고있는 중이어서

한 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



여기는 수유를 지나는 중랑천!

산책로 주변으로 벚 꽃이 만개해있었어.

이른 시간에 출근해서 비몽사몽 간에

한 컷 찍었어.



4시 반 칼퇴근을 하고

나는 곧장 다시 수유로 향했지.

T랑 보낼 수 있는

마지막 하루였기 때문에

아쉬움에 서둘렀어.




내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수유역 근처로 나오라고 했고

우리는 T의 베스트 맛집인 유리갈비로

다시 향했지.




이 때 갈비를 하도많이 먹어서

지금은 갈비 굽는 데에는 도사가 됬어.


화력 조절하기 힘들어서

자칫 잘못하면 겉에는 타고,

안 쪽은 익지 않기 마련인데



지금은 스킬이 생겨서

친구들 사이에서 갈비 전문인으로 통하고 있지.



얼마 전에는 내 삔뚜를 상하게 한 친구에게

너랑은 갈비집 같이 안간다고 으름장 놓았는데,

그 친구가 갈비먹고 싶다고

나한테 석고대죄한 적 있어서 나름 뿌듯함.



우리는 갈비를 먹고,

숙소에 잠깐 들렸다가 바로

명동과 남산 쪽으로 향했어.



지하철 안에서 한 컷 찍었어.

T랑 같이 다닐 때,

사람들이 가끔 T에게 물어봤어



중국사람이냐고.

그럴 때마다 난 T를 놀렸지.

너 포청천 나오는

판관 닮았다고.



맨날 이마에 달 표시 그리다가

등 짝 맞았었어.



사실 T는 중국계 혼혈이야.

아버지가 중국인이고, 

어머니는 정통 태국 이싼사람이야.



얘네 가족도 다음 태국여행 할 때

만나게 되었고,

심지어 얘네 가족여행까지

끌려갔어-_-;



이 얘기는 또 포스팅함.



우리는 남산의 야경을

보기위해 버스를 타러갔는데,

버스를 반대로 타버려서

갔을 땐, 이미 해가 져버렸어.



그래도 우열곡절 끝에 도착함!

남산에 가면 자물쇠지!



근데, 남산에서는 

엄청나게 비싸게 팔 것 같아서

일 터 앞에 문방구에서 

3천원주고 싸게 미리 삼.



역시나 가서 자물쇠 가격보니까

8000원~10000원정도 하더라.

창렬창렬해




우리는 남들과 다르게

영어로 씀.

쓸 때 죽는 줄 알았음.

영어로는 작게 못 쓰겠더라고...



남산타워 안에서

야경 보면서

T 얼굴 냄새 맡음.



태국여자의 면상에서

익숙한 갈비냄새가 난다...




마지막으로

한 강이 잘 보이는 곳에서

야경 구경했어.



서울의 야경은 

태국의 야경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

더 깔끔하다고 해야하나?



야경을 보고 우리는

명동으로 이동했어.



태국 사람들은 라인 프렌즈를 참 좋아해.

아니, 우리나라 사람들만 빼고

라인 프렌즈를 다 좋아한다고 

해야 하는게 맞는 거겠지?



우리나라만 카톡을 쓰고

다른 나라는 라인을 

주로 이용하더라고?



우리는 저기 큰 곰 인형 앞에서 

사진찍기위해

20분을 기다려야했어.

이름은 브라운이래.



그리고는 T는 명동의 로드 화장품 샵에

가서 대량의 화장품을 구입했어.



우리나라에서는 저렴저렴한

브랜드일지 몰라도

태국 내에선 같은 제품이 

엄청나게 가격이 뛰거든.



만약, 태국에 친구가 있다면

갈 때 면세점에서 간단한 화장품 선물 해주셈.

안 친하다면 주지말고~



그 이후로 T는

쥬얼리 샵에 들어갔어.


'이거 사줄거야?'라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T



어떤 여자인지 

파악하기 전까지

이런거 함부로 사주지 않음.



(사실 내가 돈 많다면 기냥 사줬지)



다음에 온다면 

사줄겡.



출출해져서 우리는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의정부 출신인 내가 사는 고장의 음식을

안 먹여봤다는 생각에 

부대찌게 집으로 갔어.



놀X 부대찌게라는 

프렌차이즈로 갔는데

나는 먹으면서 계속 욕했어.



내가 의정부 출신이라고 

부대찌게에 대한 

이상한 자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나는 의정부에 초2부터 살았어도

의정부 부대찌게를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먹어볼 정도로

관심이 없었어.



근데 여기는

간이 이상할정도로 맹맹하고,

건더기도 몇 없는게 

가격은 슈퍼울트라 창렬해서

 T도 이게 뭐냐며 황당해했어.




그리고 T는 '모든 부대찌게는 이런 맛이다'

라고 생각했는지

두 번 다시 안 먹겠다고 하더라고.



나중에 내가 끓여서 

제대로 줘야겠음.



밥을 다 먹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서

마지막 밤을 같이 보냈어.



한국에서의 여행을 마무리하며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며 잠들었지.



다음 날 T의 귀국 비행기가 오후라

점심 때 쯤에

내가 일하고 있는 학교로

잠깐 온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출근 전에 편지지를 사서

쉬는 시간 틈틈히 편지를 썼어.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나는 학교를 몰래 탈출하였고,

T는 학교 앞으로 도착했어.



T는 내가 일하고 있는 학교를

신기하게 쳐다보며

사진을 찍더라고.



생각해보니, 관광지만 갔을 뿐이지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몰랐겠구나 생각했어.



T와 마지막 식사를 하기 위해

주변에 있는 스테이크 집으로 갔어.



마지막 식사로 맛도 분위기도 괜찮았어.

다만, 학교 수업 종이 다시 치기 전에

후다닥 들어가야한다는 점만 빼고...



아쉬움에 스테이크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몰랐어.



식사를 마치고, 

나는 내가 써온 편지를 주었어.

근데, T도 나한테 편지를 써왔더라?

마치 교환하자고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너랑 헤어지는게 두 번째라 이번에는 괜찮을 것 같았는데,

아직도 아니네"


"너가 또 우울할 것 같아서

선물 하나 준비했어."


"진짜? 뭔데?"



"비밀이야, 나 비행기 시간 늦겠다

일단 갈게!"


"야!!! 선물은?!

구라쟁이야!!! 선물 내놔!!!"



"방구나 먹어라!"



T는 버스를 타며 

구린내만 남긴 채

허망하게 떠났어.



'야... 아무리 내가 니 앞에서 뿡뿡대며 

방귀 뀌고 이불 안에

가둬두는 장난한다고 해도

이런 마지막은 좀 아니지 않냐?'



울 것만 같은 감정을

숨기려 한 T의 행동이었다고 해도

니 방구냄새는 너무 지독했어.



그래도 우울한 감정보다는 분노가 낫다

고맙다.





T는 공항에 도착해서

내 편지를 찍은 사진을 보냈고,

나 또한, 쌍욕과 함께

T의 편지를 찍어보냈지.




다음 날, 

학교에서 수업하고 있을 때

모르는 번호로 한 통의 전화가 왔어.



목소리는 남자였는데

내 이름을 말하며,

잠시만 교문으로 나와달라고

하길래 자연스레 교문을 쳐다봤지.



그 아저씨는 뭔가를 들고 있었고,

자세히 보니 꽃 바구니였어.

살면서 꽃 바구니는 처음 받아보네...



내가 꽃 바구니를 들며 돌아오자

운동장에 있던 

학생들과 교사들은 박수를 쳤고,

나는 어리둥절했어.


 수업을 마치고

나는 서둘러 내 자리로 갔어.

그리고, 꽃 바구니를 살펴보던 중

편지를 발견했어.







'또 만날 때까지 잘 참고 기다려!

너무 우울해하지말고!!

한달 반 뒤에 너보러 또 갈게!'

- 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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