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태국여자친구 가족과 

파타야 간 사건을

얘기하려 해.






보통이라면 절대 가지 않겠지만,

나도 T의 가족환경이 궁금했거든.

집안 분위기가 어떤지.

환경은 어떤지.




만약, 하이소(부자)라면

바로 애부터 만들어야되는거 아니겠음?

하지만 겪어본 바로는 그럭저럭 사는

중산층이었음.

쳇!!




주변 사람 말 들어보면

하이소 남자나 여자 만나서

떵떵거리면서 살던데

이번 생은 인생역전 없이

열심히 사는 걸로 만족하자.




우리는 아침 일찍 체크아웃했고,

T의 부모님을 만나뵐 준비를 했어.



아무래도 처음 뵙는 만큼

깔끔하게 입는게 좋겠지?

땀 쩔면 다 보이는

하늘색 셔츠.



긴장해서 겨터파크 개장하면

어떡하지 생각에

겨드랑이 땀 안차도록

만세하면서 다녔어.



우리는 T의 부모님이

준비하는 시간동안

아침을 먹으러 감.



"J, 뭐먹고 싶어?"


"암거나 먹자,

긴장돼서 코로 들어가는지 

귀로 들어가는지 모를 듯."



학부모 만나거나, 어르신들 만나뵐 때 쓰는 얼굴임.

주문한 밥이 나오기 전에 

공격적이지 않으면서 유해보이는 얼굴 연습하고 있었어.



2박3일동안 젠틀한 척 똥연기 어떻게할지

참 막막했어...




T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어.

마님이 상으로 내려준다는 고깃국!!

고기는 오래 푹 끓여서 야들야들하고

국물은 누구나 예상 할 만한 MSG+고기육수야.




고기랑 밥이랑 한국스타일로다가 먹음.

역시 한국스타일이 짱짱맨.



밥과 고깃국해서 50바트(1600원)정도 나온 것 같아.

아직 시간이 일러서

커피 한 잔 하러 가기로 했어.





여기는 호스텔 앞에 있는 카페

ANALOG라는 카페인데,

아날로그적 감성을 추구하나봐.

주인은 남자인데, 게이인 듯 싶었어.





T는 녹차라떼를 시키고,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시켰어.

무슨 커피 값이 밥보다 비싸냐...



그래도 시원한 곳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모히또 맛 구름과자 먹으니까 

잠시나마 긴장이 풀리더라.

구름과자 안 먹는 사람들은 몰라도

저건 최고의 조합인듯.





"J, 우리가족이랑 

여행 곧 갈건데, 신나? >_<?"



"신나겠냐-_-"




그래... 이제 체념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건

내가 똥연기 모드로 어른들을 대할 때마다

나를 싫어하던 어른을 한 번도 못봤으니

이번에도 잘 할 수 있을거야..

대화가 안 통하면 액션으로 보여주지 뭐!




우리는 T의 콘도로 이동했고,

T는 부모님이 내려올 때까지

수영장에 있으라고 했어.



여기가 T의 콘도 중간층에 있는

수영장과 헬스장이야.

콘도 크기에 비해 작더라고.

실망실망.



T의 가족은 여기서 다 사는 것이 아니라

본가는 돈무앙에 있어.

그리고, T의 직장과 T의 남동생의 학교 때문에

둘이 한 콘도에서 생활하는데

부모님이 걱정되는지 자주 놀러온다더라.




부모님 만나뵙기 전 최종점검.

썩 맘에 들지는 않는다...



T의 연락을 받고 나는 아래층으로 이동했고,

처음으로 T의 부모님을 뵙게 되었지.

아버지는 중국인의 외모였고,

어머니는 전형적인 이싼 계의 외모를 가지고 계셨어.



나는 웃는 얼굴로 합장하며 인사했지.

부모님들도 합장으로 인사해주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태국 안에서

만능 치트키는 합장인 것 같아.



합장을 먼저하면, 

상대방은 무조건 합장으로 응해주더라고.

그리고 내가 실수한 상황에서도

합장하며 죄송하다고하면, 

상대방도 떨떠름한 표정으로

억지로 합장으로 화답하더라고.



합장 짱짱맨

이게 참 좋은 문화인거 같아서

나중에 클럽 갈 때마저도 

합장하면서 춤 쳤었어.

데헷!



차에 타고 이동하는 중에

T의 어머니가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T는 핸드폰 만지면서

번역도 잘 안해주고

나혼자 땀 삐질삐질하면서

아하하... 웃을 수 밖에 없었어.




순간순간의 위기를 넘기고

폰만 만지작 거리는 T 옆구리를 찔러댔어.

"야 번역 안해주냐?

죽고싶어?"



쿡쿡 찔러대야 번역을 해주더라

배려라고는 쥐똥만큼도 없어요.




T의 어머니는 태국어를 잘 못하는

나를 위해 더듬거리는 영어로 말을 해주곤 했어.



"J, T is....fat!! many many fat!!

You say T, not eat many many"



단어로만 말씀하시는데 다 알아들을 수 있더라.

'T는 뚱뚱하니까 많이 먹지 말라고 해라'



나는 대답했지.

"저는 얘를 말릴 수가 없어요.

음식만 보면 달려들거든요"



우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어.

그러다가 T의 어머니가

두리안 먹어봤냐고 물어보길래

아직 안먹어봤다고 했어.



T의 어머니는 가는 도중 시장을 들려서

하나 사자고 제안했고, 

우리는 시장으로 가게되었어.


두리안을 찰지게 고르는 T의 어머니,

세계 각국의 아줌마는 다 비슷비슷하더라.



20분 가량 흥정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두리안을 사게 되었어. 

그리고 나와 T는 어머니가 좋아한다는

체리를 사서 차에 다시 탔지.




T의 어머니는 차에서 손질된 두리안을 주셨어.

나는 두리안이 냄새가 심하다고해서

냄새부터 맡아봤어.




응? 생각보다 냄새가 심하지 않은데?

나는 바로 한 입 베어물었어.

와... 이건 처음 맛보는 맛이야.




과일이 어떻게 이렇게 크림같을 수가 있지?

바나나와 고구마를 크림과 섞어 반죽한 맛이 나는거야.

내가 무언가 먹을 때 정말 맛있게 먹어서

다들 보기좋다고 말하는 편인데,

T의 부모님이 주신거라 더 맛있게 먹었어.




그러더니, 웃으시면서 나에게 두리안을 몰아주셨어.

두 덩이까지는 맛있었어.

근데, 입에 넣을 때마다 

자꾸 역한 냄새가 슬슬 올라오는거야.




어떡하지...

T에게 도움을 청했어.

T는 씨익 웃으면서 두리안을 거절했고,



T의 어머니는 널 위해 준비했으니

다 먹어야한다는 눈으로 나를 응시했어.





곤란하다...

에라 모르겠다 씹지말고 삼키자.

4덩이의 두리안을 목젖을 열어 삼켜버렸어.

어머니는 아주 흐뭇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셨어.




'좋았어! 점수땄! 끄윽?'

어라?

끄으으윽!




삼켜버린 두리안이 위에서 가스를 발생하며

트림이 나왔어.




그리고 내 입에서 나온 트림가스는

위액과 뒤엉켜 숙성되어 

두리안  냄새를 200배 증가시켰어.




트림은 멈추지 않고, 계속 나왔어.

나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고 

트림을 내뱉으려 노력했지.




T의 아버지는 백미러로 날 응시하더니

허허 웃으시며

조용히 창문을 열더라...




두리안을 먹은 후 나는 거의 

혼수상태로 가게되었어.



너무 많이 먹어서 속이 울렁거리고

창문을 열어도 빠지지 않는 두리안 트림 냄새로 인해

온 가족이 냄새에 허덕여야했고,

덕분에 나에게 말 거는 일 없이

조용하고 빠르게 우린 파타야에 도착할 수 있었어.



이윽고,

우리는 파타야에 있는 한 수산시장에 도착했어.

내가 계획한 여행이 아니라

끌려가는 거였기 때문에

정확한 행선지 이름은 잘 몰라.




타랄 때 타고, 내리랄 때 내리라는

가이드 투어랑 비슷했거든.



태국에도 갯뻘이 있더라고?

신기했어.

이 옆으로 이동하니까

살아있는 수산물을 파는 시장이 나오더라.





새우와 게, 오징어, 생선 등등의 

수산물을 파는 곳이었어.

우리나라로 따지면, 

속초 수산물시장과 같다고 봐야하나?




T의 어머니는 만져도 보고, 두드려도 보면서

속이 꽉찬 게를 직접 선별하고 고르셨어.

내가 보기엔 그게 그거 같던데,

아주머니들은 다 아시나봐.


수산물이 대체로 싼 편이라 놀랐어.

마트같은데 가면 엄청 비싼데,

여기는 신선하고 무척 싸더라고.




다음에 파타야 간다면 

여기도 다시 들려볼 생각이야.

T에게 어딘지 물어봐야겠다.



T의 어머니는 식당으로 

먼저 올라가라고 해서 올라왔어.

샀던 수산물을 식당에서 데쳐주나봐.


T의 어머니는 음식과 함께 등장했고,

많이 먹으라는 말을 하셨지.

아직 두리안 때메 울렁거리는데...




먹는 내내 T의 어머니는 T에게

그만 좀 먹으라는 말을 했고,

보는 내내 불쌍 할 정도였어.




놀러와서까지 저렇게 구박받아야하나?

생각이 들었고, 진짜 차별받는건가도 생각했어.




그러면서 T의 어머니는 나에게 

새우와 게를 직접까서

알맹이만 주셨어. 




덕분에 나는 편하게 잘 먹었지만,

T는 서럽다는 듯이 날 쳐다봤어.

그래서 하는 수 없이 T의 쉴드를 쳐야만했어.




"어머니, T랑 무에타이 같이 해봤는데, 많이 뚱뚱하지는 않아요.

근육량이 많은거라서 괜찮을 거에요."



"아니다, J 니가 T의 

대학생 시절 때를 못봐서 그래.

쟤 저렇게 안 뚱뚱했어, 

젊은 날을 저렇게 뚱뚱하게 보낸다니

내가 다 안쓰러워서 그래"



"인정합니다!!"




어머니의 완고한 말씀 후로 

나는 밉보이기 싫어서

더 이상 쉴드를 칠 수 없었어.



자기네 가족문제에 타인이 끼면

기분 나쁘니까...

나를 좋은 녀석이라고만 생각 할 수있게

말을 아꼈지만

그래도 몰래 T를 토닥였어.





식사 이후에

 우리는 호텔로 이동했어.



여기가 그 호텔인데,

무한도전에도 나온 한국인이 많이 호텔이래.

호텔사장이 여기 말고도 여러 호텔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고.




이건 호텔 외관.

수영장이 슬쩍슬쩍 보임.



이건 위에서 찍은 호텔 전경이야.

수영장 크기가 상상초월하게 넓더라고!





이건 호텔 안 쪽에 

이쁜 인테리어있길래 찍어봤어.


T의 아버지는 이 쪽 호텔 계열사에서 일하고 계셔서

직원할인을 받을 수 있었대.




T의 아버지가 나에게 오셔서

말씀하셨어.




"J, 넌 나와 자게 될거야"

"아... 예"



하... 이런 부담스러운 경우는

내 인생에 없었는데...




애초부터 T와 같이 잔다는 

상상은 안했지만서도...

난 내 돈으로 방 하나 잡을 생각으로 갔거든..




근데, 혼자 방 잡아서 잔다고 한다면

좀 그래할 것 같아서

울며겨자먹기로 같이 자기로 했지.






방은 이렇게 생겼어.

큰 침대하나랑, 작은 침대하나가 있고,

TV 옆에 방과 방사이를 드나들 수 있는

문이 있어.




옆 방은 T와 T의 어머니가

쓴다고 했어.




어렸을 때, 가족끼리 태국여행 왔을 때

저런 방에서 형이랑 둘이 잔 적 있어.

옆방은 투어를 같이 하는 신혼부부였는데,

밤이면 밤마다 형과 방과 방을 이어주는 방문에 

귀를 귀울이고 야릇한 사운드를 들었었지.





요건 화장실!

자유시간 가지래서, 래쉬가드로 갈아입고

호텔 수영장 앞 바다에 T와 같이 나갔지.




호텔에서 관리하는 해변인가봐.

사람도 그리 많지 않고 좋더라.




T는 부끄럽다고 비키니 밖에

호텔 가운을 입고왔어.




호텔 관리인한테 

그거 입고 내려오면 어떡하냐고

한 소리 들음.

이럴 땐, 합장하셈!!


해수욕을 마친 후 저녁을 먹으러 출발했어.

너무 더워서 그냥 나시입어버림.




우리는 분위기가 좋은 식당에 도착했어.

가격이 꽤 나가는데,

나는 돈을 안내는 입장이라

나중에 내가 대접할 때

돈이 좀 많이 깨질 것 같아.




바다가 보이는 테이블에서

밥을 먹었지.



T가 화장실 갔을 때

나는 T의 부모님에게 은근히 물어봤어.




"저기... T가 부모님이 자길 안 사랑한다고

느끼던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저는 옆에서 보자니 부모님의 사랑이 느껴지던데..."



"뭐?! 우리가 T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맨날 T가 입버릇처럼 차별받는다고 말하더구요..

하핫... T는 아직 생각이 좀 어린 것 같아요"




괜히 말 꺼냈다가 본전도 못 건질 뻔 했다.

이 쪽 집안 일은 

가족끼리 해결하는걸로~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워킹스트리트로 가기로 했어.



파타야 해변에 주차를 하고,

해변에서부터 워킹스트리트까지

걸어갔지.



걸어가던 도중

슬슬 해변가에 서있는 여자들이 속속 보이는 거야.

흔히 말하는 일하는 여자들이야.



처음에는 뭔지 잘 몰랐는데,

나중에 태국친구한테 들어보니까

해변가에 서있는 애들은

몸 상태가 검증이 안된 위험한 애들이라고

하더라고~



혹시나 저렴한 가격에 불러서 혹하는 사람들은

조심하는게 좋을 듯.




우리는 넷이 그런 여자들 사이로 걸어갔어.

그런데 갑자기 T의 어머니가 T를데리고

10m 멀찍히 뒤에 떨어져서 걷더라고.




영문을 모르는 T의 아버지와 나는

뒤로 다시 걸어갔어.




T의 어머니는 이런 곳에 왔으면

남자끼리 즐길 수 있는 시간도 줘야한다면서

호객행위하는 것도 즐기면서 걸으라고 했어.




그리고 절대 일행인 척도 하지말고, 

무조건 즐기라고 하셨지..



하는 수 없이 T의 아버지와 나는 

그들로부터 10m 떨어진 채로 걸었어.



거리를 유지하며 우리는 

워킹 스트리트로 진입했고,

다가오는 여자들이 호객행위를 할 때마다

T의 아버지와 나는 쩔쩔매야했어.




이따금씩 뒤를 쳐다보면

매의 눈으로 지켜보는 T의 어머니와

안절부절하는 T가 있었거든.




이게 무슨 이상한 취미야.

T의 아버지와 나는 호객행위를 거절하며

비키니 입은 여자들조차 

마음대로 쳐다볼 수 없었어.




우리가 거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매의 눈으로 쳐다보는 T의 어머니 입가엔

미소가 있더라.




나중엔 호객행위 하는 여자들이

레이저를 쏘아대는 T의 어머니와 T를 보고

당황했지.



누가봐도 일행인거 아는데

도대체 뭘 즐기란건지...





나는 곁눈질로 여자들을 

구경 할 수 밖에 없었어.



내가 T의 아버지를 쳐다봤을 땐

아버지는 정면만 응시한 채 

티 안나게

좌우로 눈동자만 굴리고 계셨어.




아... 아버지...

이런게 결혼 후 살아남는 방법인가요?




워킹 스트리트에서 고통만 받다가

우리는 차를 타고 다시 숙소로 이동했어.



"J, 아무래도 너 혼자 자는 게 나을 것 같다.

혼자 편하게 자렴"



"아? 안그러셔도 돼는데!!"




나는 기쁨의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어.

만일 T의 아버지와 같은 방을 쓴다면

청결한 모습도 보여야하고, 

짐 정리도 깔끔하게 해야했는데

그럴 필요없이 마음껏 코 골며 잘 수 있으니까!!


호텔에 오자마자

나는 혼자 잔다는 생각에

짐을 안 치우고 마구 어지렵혔어!




자기 전에 T가 잠깐 내 방에 놀러왔어.

오늘 하루 구박 받느라 수고했다.

자, 이제 너네 방으로 갈 시간이야

어서 가.



나는 철저하게 나 혼자만의 시간을 즐겼어

욕조에 거품목욕제를 풀어놓고

가운만 입고 돌아다녔지.





야경을 즐기면서 구름과자 하나 태우면서 생각했어.

'새벽에 몰래 나가서 클럽가서 놀다올까?'




30분간을 고민했어.

하지만 몰래 나갈 때, 문이 잠기는 소리가

옆 방에 들릴 것 같았고,

만에 하나 몰래 나가서 놀고와서 걸린다면

뒷감당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참기로 했어...



그냥 에어컨이나 빠방하게 틀고 자자!!






이번 편은 태국에 도착해서

인터마라 거리 쪽에 숙소를 잡고 

아리에서 첫 날을 보낸 이야기임.




나는 처음으로 에어아시아를 타봤는데,

굉장히 불편했어.




그리고, 항공값이 싸게 나왔는데,

싼게 싼 것이 아니여.

수화물 추가하면 자꾸 돈 더 달래

그 돈 아까워서

캐리어 안 끌고, 105L 군용 인생가방 챙겨갔지.




근데, 너무 크다고 비행기에

넣을 수 없다고 제지당했어.

그래서 꾹꾹 눌러서

부피 줄일 수 있는거 직접 보여주고

겨우 기내에 반입 할 수 있었어.



매번 비행기 탈 때마다

이러니까 스트레스 받는다.ㅠㅠ




우열곡절 끝에 비행기를 탔어.

에어아시아는 수완나품이 아니라

돈무앙 공항으로 가서 오히려 더 편리했어.

돈무앙에서 직선으로 내려오면 

BTS 아리역이 있거든.




공항에서 내려서 

아리가는 버스 편 물어봐서

일반 버스 타니까, 30분이면 오더라.

T는 아리역에서 만나기로 했어.




태국에 온 것이 실감난다.





공항 밖으로 나왔을 때, 

훅 하며 다가오는

뜨거운 공기와

꼬부랑 거리는 태국어가 쓰여진 노점상

태국에 다시 오게 된 것이 실감났어.





이 때는 태국어 회화만 조금 알았고,

글씨는 전혀 못 읽었는데,

지금 글자 배우는 입장에서

다시 사진 보게되니까

 조금씩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참 신기하네.




신남 신남.

이 자리에서

T를 기다렸어.



건너편에 T가 

미적미적 걸어오는게 보였어

역시 태국 스타일은 무단횡단.

신호등이 없어!



그리고 드디어 다시 만났네!

보자마자 안아줬는데,

배가 더 나온듯.




나 만나서 살 찌고 있다는건 아무래도

거짓말 같아.

나 없을 때도 살 찌고 있구만




우리는 T가 미리 예약해둔

ken이라는 호스텔로 이동했어.



위치는 아리 역과 사판콰이 역 중간에 있는

소이 인터마라 거리에 있어.



예전 포스팅에 클럽 소개하면서

인터마라도 언급했었는데,

이게 가게나 클럽이름이 아니라

거리 이름이야.



이 쪽 거리에 로컬인들이 많이가는 

코요태 바 or 고고바가 많이

형성되어있어서 

흔히 인터마라라고 하면 현지인들은

거진 다 알지.




밤에 여기 호스텔 길 걷다가

단란주점 같이 보이는 곳에서

아저씨들이 호객행위하더라고?



T에게 물어보니까

"저 쪽 쳐다도 보지마"

라면서 알려주지도 않았어.




T와 방금 만나 알콩달콩 이야기를

쓰고 있다가

의식의 흐름대로

인터마라 얘기를 지금 한다면

너님들이 날 핵폐기물급 쓰레기로

생각 할 테니까



다음 편에 짤막하게나마 쓸게.

볼 사람은 보고 말 사람은 보지마셈.





여튼, T와 같이 숙소로 들어가 

체크인을 했어.



내가 좋아하는 하얀색 침대보와 이불!

그리고 전체적으로 하얀 색의 방이라

참 좋았어.



하얀 방에 있으면 사람 미친다고들 하는데,

나는 깔끔해보여서 좋더라고?



짐을 대충 풀고,

우리는 밥을 먹으러 갔어.

역시 태국에서의 첫 식사는 로컬이지!!



아리 근처에는 

돈 많은 외국인들이 많이 살아서

메뉴판에 항상 영어가 적혀있어.

이런 세세한 배려가 참 좋더라고!



T는 항상 음식점가면

그릇과 수저를 닦아.




유별나다고 생각했는데, 

그릇을 유심히 보니

이물질이 많이 묻어있더라고




아무래도, 석회가 많이 포함된 물로

설거지 하기 때문에 물이 마르고 

석회가 남는 것 아닐까?




태국이면 또 맥주 아니겠어?

한국과 달리 얼음에 맥주를 먹는 문화!



이게 참 그리워서 한국에서도

몇 번이나 맥주에 얼음넣고 먹었는지 몰라.

(물론, 많이 싱겁지만...)




태국맥주는 얼음을 넣어도 딱히

싱겁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것 같아.

개인적 선호도는

창> 싱하> LEO

레오가 가격이 가장 쌈.




주문한 음식이 도착했어.

맨 왼쪽은 이름모를 음식인데, 

돼지고기였던 것 같아.



두 번째는 솜땀(파파야 샐러드), 

세 번째는 팟타이(볶음국수)

오른 쪽은 커무양(돼지목살구이)이야




바로 흡입!

강렬한 조미료 향.

쏨땀 빼고 다 맛있었어.

솜땀은 아직도 매워...



음식을 먹고, 우리는 아리 역으로 

터벅터벅 걸어갔지.





아리 역의 가장 큰 건물인

빌라마켓!!



밤에 보면 특히 이뻐.

빌라마켓 밖에는 값 싼 노점상들이 많고,

안 쪽으로는 레스토랑이 많아.


우리는 2층에 있는

유명한 디저트집에 가기로 했어.

이름은 잘 모르겠어.



그대신 아래에 사진은 있어

찾아가기 쉬우니까 한번 꼭 가봐.

여기가 그 디저트 집인데,

엄청 유명해서 사람이 항상 많아.

갈 때마다 웨이팅은 꼭 하는 것 같아.



웨이팅 할 때는 이름 적어야하는데,

태국말 잘 몰라도 눈치로

할 수 있으니까 겁먹지 말고!



웨이팅 하면서 앞에 대기석에 앉았어.

20분 정도 기다린 것 같은데,

T는 항상 핸드폰을 달고 살아.

그 놈의 페이스 북....




나도 옛날에 페이스북을 많이 했지만,

주변인들이 항상 잘 사는 사진만 올리니까

박탈감 느껴서 안하게 되었어.



드디어 안 쪽으로 들어왔고,

주문을 했지.

우리가 주문한 건 이 카페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야!



기다리는 내내 또 핸드폰 만지는 T

너는 나를 만나는 거니, 

핸드폰을 만나는 거니...

핸드폰 부셔버리고 싶네.




드디어 우리가 주문한 메뉴가 나왔어.

위에는 하얀 코코넛 크림,

아래는 망고맛 빙수!



저 하얀 크림은 먹었던 크림 중에서

역대급으로 맛있었어.

가격은 200바트(6,600원)정도 했던 것 같지만

저 가격 주고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맛의 디저트였어.


먹이먹는 시간을 제일 좋아하는 T.





먹어봤는데 진짜 핵존맛.

천상의 맛이야.

한 입 먹어보면 진짜 그릇까지

핥아먹을 정도로 달콤하고 부드러워.

달달한 구름을 삼키는 맛이랄까?



먹으면서 우리는 T의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




"우리 부모님은 나 안 좋아해"



"그게 무슨 말이야?"



"남동생만 좋아하고, 맨날 차별해

맛있는 거는 맨날 동생만 주고,

내가 먹을 땐 돼지라고 하면서 주지도 않아.

심지어 옷을 사와도 동생꺼만 사오고

내꺼는 하나도 안 사와."



"에이 부모님인데, 설마 널 안사랑할까~"



"진짜야, 너무 서러워"



"알겠어, 그러면 내가 만날 때 나중에

물어볼게, 너네 부모님이 널 싫어하는지.

너는 가끔가다 생각이 너무 어린 것 같아"



"진짜 차별한다고!"



"용돈은 드리지?"



"꼬박꼬박 드리지"



"그러면 용돈을 끊어-_-

집 나와서 혼자살고"



"그.. 그정돈 아니야..

아무튼, 내일 부모님이랑 파타야 가는데,

너도 데려오라 그랬어."



"뭐? 당장 내일이야?

초면에 같이 여행가는게 말이 돼냐?!"



"태국에선 이게 일반적인 거라구!"



"나 한국인인데, 

여기 태국이라고 너무 강요하는거 아니냐-_-;

일단 간다고 했으니까 갈게.

얼마나 가?"



"2박3일"




"What the....

그러면 2박3일 동안

나 젠틀한 척 똥연기 해야된다는 거잖아"



"당연히!"



난 언제나 내 감정 안 숨기고 살아왔는데...

화나면 화내고, 말하고 싶은 거 있으면

다 말하고 살아왔는데



갑자기 똥연기해야한다니

막막해졌다...

뭐 실수나 안했음 좋겠네...



부모님과 함께 여행가는데 

군말없이 간다고하니 저리 좋아한다.

하.. 진짜 한 대 치고싶다.




나중에 태국친구한테 물어보니

초면인 남자친구와 

여행가는 집이 어딨냐고 하더라.



소개도 소개지만,

괜히 자기 편 만들라고 데려간 듯 싶다.

T는 로션바르는 내 모습도 신기한지

사진찍더라.




나는 피부가 좋은 편이라 생각했는데,

군대에서 확 늙는거 보고,

나갈 때 로션이랑 선크림은 꼭 바름.




T는 내가 항상 선크림 바를 때마다

나한테 게이라고 하는데

이래서 한국남자들이 뽀샤시 

한 거라고 생각안하는지.




T의 말에 따르면

태국남자들은 선크림 안바른다고 한다.

내가 태국남자들이 노안인 이유가

선크림 안발라서 그렇다고 뭐라고했더니

바로 입닫음.




선크림은 안바르면

피부노화 빨리진행되니까

이 글 보는 모든 사람들은 

꼭 바르고 다니길 바람.


우리는 가볍게 맥주를 

한 잔 먹고 자려고 했는데,

T의 절친이 나를 보러 

호스텔로 온다고 하더라.



이건 뭐 여행이라기보다 

T 주변사람 소개받는러 태국 온 듯.

그는 T의 절친인데,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재밌는 녀석이야.




항상 나와 대화할 때는 

수위 높은 대화를 하지.

T는 그럴 때마다 우리 둘의 등짝을 때리곤 해.




메이는 첫 만남부터 활발하게 다가왔어.

그러다가 잠깐 자기 친구들 있는 곳에 

같이 갔다오자고 하더라고.

T는 오케이했고, 나는 따라가야만 했어.



"T, 너 파자마에 생얼인데 괜챃아?"



"아 몰라, 귀찮아 그냥 가

멀리 갈 것도 아닌데"



'아니.. 내가 안 괜찮...'



우리는 일단 메이녀석의 차를 타고

아리 근처의 펍에 갔어.




근데, 펍은 포장마차가 아니라

밴드도 있고, 인테리어도 고급진 펍이였어.

우리는 입장했고, 메이가 이쁘게 단장한 남녀 8명과

앉아서 인사하더라.




다행히 나는 정상복장이었지만,

파자마만 입고 생얼로 온 T는 얼굴이 시뻘개졌고,

모든 사람들이 다 T를 쳐다봤어.




그래서 T는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나가버림.

나는 T를 따라 밖으로 나갔지.




"하하. 한국인 남자친구 데리고가면

너의 파자마 쌩얼이 용서받을 줄 알았냐?

아니면 이게 태국 스타일인가?

좋네 태국스타일!

북한에서도 술먹으러 이렇게는 안 갈듯.

께헤헤헷"



그 날 밤은

고통과 비명으로 가득한 밤이 되고말았지...




번외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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