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스토리는 어제의 사건이야.

어제와 마찬가지로

나는 돈을 벌기위해

쳇바퀴 같은 일상으로 풍덩 빠져들었지.


6시에 끊어질 듯 한 허리를 부여잡고

고통에 신음하며 아직 받지 않은 돈을

기대하면서 출근을 하였지.


우리가 가는 식당은

일반 김밥천국이라는 식당이야.

근데, 맛이 더럽게 없고

1인당 6,000원까지 사용 할 수 있어.


대부분의 메뉴를 먹어봤지만

항상 실패했어.

그나마 가장 나은 메뉴는

치즈 돈까스와 참치찌게 그리고 라면이야.


그 중에서 내 입 맛에 가장 잘 맞는 건

치즈 돈까스인데

치즈 돈까스만 매일 아침 저녁으로 먹다보니까

몸에 어딘가 이상신호가 생기는 것 같아.


7시에 정도에 도착해서

오전 시간 동안 먹을 물을 뜨며

눈 뜨면 공사장이라는 푸념을 하고

이윽고 현실에 순응해버려.


그리고 7시 15분이 되었을 때

아침 조회를 하지.

이 때, 국민체조도 같이 하는데

항상 할 때마다 작년도 체육 임용시험으로

국민체조가 출제되었다는 기억이 떠올라.


아직도 이런 생각이 드는 건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는

 포기하지 못한 꿈 때문일까?



모두가 자신의 선택으로

돈을 벌러왔지만, 

피곤한 모습은 숨길 수 없는 것 같아.


국민체조가 끝나면 

업체 별로 오늘의 공사내용을 밝히고

주의사항을 알려줘.


그리고 공사현장으로 가서

일을 시작하지.


매일마다 나는 정해진 기공(기술자)와

같이 일을 했는데

어제는 다른 팀의 조공(보조자)가

그만두는 바람에 내가 그 팀으로 잠깐 들어가게 되었어.


그리고, 같이 합숙하는 형(딸 둘을 키운다던)도

나와 같은 팀이 되었어.

그 팀의 기공은 첫 인상부터 별로 좋지않아

내가 투덜이라는 별명을 붙혔는데

정말 그 이미지 그대로 언제나

투덜투덜거려.


하지만, 투덜거리는데 반해 실질적으로

일을 잘 못하기 때문에

언제나 쓰레기 같은 팀장에게 혼나.


같은 팀으로 선정되었을 때

오늘 하루 짜증 좀 나겠구나 직감했지.


내가 하는 일은 소방배관인데

주로 소방 파이프를 천정에 고정시키는 일을 해.

탑차에 소방 파이프를 얹은 채로

12m정도 상승해서 다른 파이프와 연결하고 고정시키지.


투덜이는 시작부터 투덜투덜거렸어.

오늘 좀 고생하겠다는 둥

파이프 구멍위치가 이상하다는 둥

부정적 기운이 가득한 사람이 옆에 있으니까

덩달아 나도 짜증나더라.


다행히, 나와 같이 숙식하는 형님은

이러한 일에 대해 빠삭한 편이라

아직 서툰 나에게 이것저것 알려줬어.

그리고 기공의 투덜거림을 듣고

실력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하나하나 근거를 들어

설명해줬지.


잠깐 같이 숙식하는 그 형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가족 하나를 위한 마음으로

몸이 아파도 딸을 생각하며 꼬박꼬박

출근하는 형이야.


전 날에 심하게 감기가 걸려서

응급실가서 링거 맞고 왔는데도 

이 날 출근했을 정도라면 말 다 했지.


여튼, 아침부터 작업을 하는데

투덜이 기공은 실질적으로 

 할 줄 아는게 아무것도 없더라.


심지어 탑차 운전조차 내가 하거나

숙식하는 형이 했어.

그러다가 숙식하는 형이

빼액 소리를 지르면서 투덜이한테

쌍욕을 하게 됬는데


그 원인은 바로 탑차였어.

탑차를 높이 상승시킨 후

이동하는 것은 금지되어있어.


가끔 고장난 탑차는 상승한 상태로

앞 뒤로 움직이더라고.

이거 엄청나게 위험한 행위야.

그대로 탑차가 넘어갈 수도 있고

다친다해도 기능미숙으로 보상 받을 수 없어.


투덜이는 상승한 채 올려라 내려라 움직여라

왜 내리냐 어쩔거냐 등등 속사포로

투덜투덜거리기 시작했고

아픈 상태인 형님은 전부터 투덜이의 투덜거림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지

쌍욕을 하더라고.


그 이후로 투덜이는 조용해졌고

그대로 오전 시간은 종료되었어.

그리고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시간이 시작되었지.


투덜이의 투덜거림은 다시 시작지만,

그래도 한 번 그 형님이 소리지른 터라

빈도와 음량이 상당히 줄어있었어.


일 하기는 굉장히 편해졌지만,

문제는 투덜이 자체가 일을 못한다는 거였어.

기술자가 탑 차를 운전 못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높은 곳도 못 올라간다는 거야.

이게 무슨 기술자야.


 높은 곳 작업과 같이 위험하고 

정밀해야하는 작업을

기술자들이 해야하는거고

그러라고 비싼 돈 주고 걔네를 쓰는건데


기술자들이 해야하는 일을 자기가 못해서

초보자로 들어온 우리에게 시키는게 말이 돼?!

임금은 거의 2배 차이 나는데 말야.


이것 뿐만이 아니라 땅에서 하는 일도 못했어.

대부분의 배관사들이 파이프의 길이를 재고

잘라서 고정시키는 것을 한 번에 끝내는데


투덜이는 길이를 재고 자르면 

항상 길이가 맞지 않아서

똑같은 일을 두번 세번하게 하더라고...


이 쯤되자 숙식하는 형님은

열이 많이 받았는지

대놓고 투덜이를 무시하며 가르쳐댔어.


"이렇게 하시면 안돼죠.

저 쪽 부분 길이 빼신거 맞아요?

안 뺐네 안 뺐어.

딱 그 길이만큼 안 맞네요.

저리 비켜봐요, 제가 그냥 할게요"


투덜이는 삔뚜가 많이 상한 듯 보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

나는 어땠냐고?!


투덜이의 말투가 굉장히

싸가지 없어서 싫어하던 차에

똑같은 일 계속 반복하게 만드니까 짜증났지!

그래도 티는 안 냈어.

투덜이와 단 둘이 탑차를 타기 전까지만 해도...


숙식하는 형님은 몸이 너무 아파 잠깐

아래에서 서포트해주겠다고 해서

나와 투덜이가 단 둘이 탑차에 올라

작업을 하게 되었지.


15m에 올라 소방 파이프를 수직으로

고정시켜놓는 일이었는데

파이프 렌치로 파이프를 조이는 것이

굉장히 힘이 드는 일이어서

조일 때마다 '후우! 후우!'

소리를 내며 하고 있었어.


근데, "이것도 힘드냐?"라는 한 마디에

울컥해서 나도 빵 터졌지.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하늘만 쳐다본 주제에

기공이라고 입 만 살아서

한다는 소리가 그거야?


"발씨, 그럼 삼촌이 하세요!"

하니까 투덜이가 움찔거리더니

입 닫고 있더라고.


가만히 있어서 나는 성격 좋아보일 줄 알았나본데,

완전 반대지. 쌈닭임.

개인적으로 가만히 있는 때

 만만한 줄 알고 똥으로 보는 녀석들이

정말 싫다.



그 다음부터 투덜이는 

삔뚜가 완전히 상했는지

모든 일을 말로 시키기만 했고,

기술이 필요한 모든 일들은 우리에게 시켰어.


그 날 기공(기술자) 체험했지.


가관이었던건, 높은 곳에서 안전장치 하나에

의지한 채 발 디딜 곳 조차 제대로 없는 곳에서

설치하는 작업을 우리한테 맡기고

투덜이는 아래에서 핸드폰 하고 있더라.




하도 열받아서 어이없어서

이 또라이 놈 사진 찍어놓음.

나중에 싸우게 되면 

증거자료로 윗선에 제출할라고.


이 외에도 투덜이의 

쓰레기 같은 행보가 많았지만

너무 많아 일일히 나열 할 수가 없다...


아직 일이 서툰 나를 위해

자신이 올라가겠다고 말해준

두 딸의 소중한 아빠인 

숙식형님에게 감사를 표한다.


참고로 기차레일처럼 보이는 게 지상 8m정도야.

많이 높은 높이는 아니지만 떨어지면 무사하지 못하지...

숙식형님은 조그마한 안전고리 하나에 의지한 채

위 쪽 파이프로 더 올라가서 작업을 하는 해야 했는데

보는 내가 더 무서웠어.


나는 저기 기차레일까지만 올라갔는데도

다리가 후덜덜 떨리더라.



일이 끝나고 나는 우리 숙식 멤버들과

걸어나가며 그 형과 함께 

투덜이는 최악이었다고 말하면서 가고 있었어.


"와! 우리 오늘 기공 체험했어.

조공과 기공이 바꼈다.

투덜거림 하나는 기공급으로 잘하던데?

일은 조공보다 못하고~"


근데 옆으로 누가 슉 지나가는데

그 사람이 투덜이였어.

난 사람 뒷담화 하는 거 안 좋아해서

대놓고 뭐라고 하려고 다가갔지만

숙식형님이 말리는 바람에 참았지.


저 사람도 나이가 있고

기공으로써 자존심도 있는데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근데 정작 그 형이 일 할 때

제일 심하게 갈궜다...


그 형이나 나나 

어른들에게 일단 싹싹하게 잘하지만, 

한 번 수틀리면 눈알 뒤집어져서 

앞 뒤 생각 안하는 건 똑같은듯.


하...

평택에 있을 때도 

떽떽이라는 또라이가 있었지만

머나먼 경산까지 와서도 

투덜이라는 또라이가 있는 걸로 봐선

사람 사는 곳엔 언제나 

'또라이의 비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라는 결론이 나오는구만.


그 중 내가 제일 또라이 일 지도 모르지.

반성함.


그리고 오늘 투덜이는 일 하러 오지 않았어.

만약에 오늘도 투덜이랑 같은 팀하라고 했다면

팀 바꿔달라거나 오늘 일 안한다고 했었을 텐데 다행이다.


소문에 의하면 일 그만뒀다던데

또 이렇게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다른 사람을 내보내게 되는 건가?

과정이 어떻든 결과가 이렇게 되었으니

일단 반성해봄.


굿 밤들 되셈!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엄청 쏟아졌어.

하지만, 우산 살 돈도 아까운 나는

새벽녘부터 비를 맞으며 노가다 일을 가야했지.



모든 사람들 다 우산쓰고 가는데

우산 살 돈도 없다는게 너무 서글펐어.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비 맞으니까

굉장히 찝찝했어.

가뜩이나 가을이 다가와서

우울한 와중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노가다 현장으로 가니까

기분이 상콤하더라.


팀장녀석은 그만두지 않고

계속 일을 한다고 하더라.

젠장.


그래도 좋은 소식이 있다면

이번 주는 풀 잔업이라는 거야.

아침 7시 반부터 밤 10시까지

풀 잔업을 뛸 때 버는 돈은?!

22만원!!


근데, 몸이 빠개질 것 같아.

철근 나르고 탑차에 올려서

공중에서 설치작업하고

너무 힘들다.


하루에 한 편은 꼭 블로그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까 

하루 한 편을 쓰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게 고민이야.

태국거지 여행기 글은 고사하고,

한국살 글도 쓰기 힘든 정도로 늦게 끝나고

많이 피곤행. ㅠ ㅠ


지금 최대고민은 수요일 쯤에 일을 빠지고 

블로그 글을 미리 써놓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수요일날 빠지면 22만원이 날라간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억울해서 그것도 고민임.


이번 주 월화수목금만

출근해도 100만원인데...

수요일 날에 일하는게

토요일, 일요일 둘다 일 나가는 돈이랑 똑같아.


일 시작한 이후로 주말까지 일해서

한 번은 쉬긴 쉬어야하는데 

22만원이란 금액이 작은 돈이 아니라서 

피곤한 몸과 블로그 일, 자본주의 노예라는

세 개의 단어 속에서 무척 고뇌하고 있어.



오늘은 잠깐 현장을 찍어봤어.

내가 어떤 현장에서 일하는지 

궁금한 사람도 있을 것 같아서...


이거 불법 아니겠지?

기본교육 때 삼성처럼 찍지 말라는 

얘기 없었으니까 그냥 올림.


여기가 내가 일하는 현장이야.

야근잔업 하던 도중에 찍은 거고!

대부분 파이프는 사람이 들어서 탑차에 올리는데

사람의 힘으로 올릴 수 없는 파이프는

저기 보이는 지게차가 탑차에 올려.



지금 보이는 저 탑차가 상승하면

저렇게 된다구!

매일매일 저거 타고 작업하지만

아직도 아래보면 아찔해.

천장 끝까지 올라가서 파이프 설치하거든.

그 때 안전고리 안하고 발 헛딛는다면

그냥 죽는거여.



혼자 올라가서 작업 할 일이 있어서

올라가던 중간에 잠깐 멈춰서서 찍어봤어.

근데, 난 아직도 이게 뭔 건물인지를 모르겠다.

공장 같긴 한데...


그냥 가져오라는 거, 시키는 거만 하니까

내가 이 건물을 짓는데 일조한다는

보람감 따윈 전혀 없고

이 건물이 뭔지 관심도 전혀 없어.


그냥 돈만 보고 하는 거야. 헤헤

태국가서 직업 찾으려고

자금 마련하는 곳 정도?


열 시에 잔업 마치고 집에 오니까

오늘 출근 안 한 형이

문을 잠궈놨어.

그래서 피곤한데 집에도 못 들어가고

강제로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한 잔 먹었지.


도대체 문 잠구고 뭐한거여?!

성욕해소라면 이해해드림.

그럴 수 있지. 암.


내가 또 사람 놀리는건 기깔나게 잘해서

그 형님 맛깔나게 놀릴 수 있는데.

그 형님은 나이가 너무 많아서

안되겠다.


혼자만의 시간을 이해하며 

존중하는 척해야지.

그 형이 하루종일 잠만 잤다고 해도

난 그 형을 볼 때마다 의심의 눈초리로

씨익 웃어줄거야.


여튼, 님들도 다들 각박하게 사시겠지만

항상 행복하길!

나는 또 내일 그레이트한 노가다 하러 가야하므로

오늘 글은 여기까지!



나는 새로운 일터에 이제 막 정착해서

몇 일간 쿠사리 먹으면서 꾸역꾸역하고 있어.


전과는 다르게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진 않고

5시 40분에 일어나서 씼고 준비하지.

1시간 40분을 더 잘 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백수로 살 때는 몰랐엉...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숙소에 

같이 머무는 사람의 차를 타고

김밥천국 같은 음식점으로 가.


그리고 아침을 먹는데 

언제나 6,000원 이하로 시켜야돼.

시킬 수 있는 6000원짜리 

최고음식은 치즈돈까스인데

갈 때마다 이것만 먹는 듯.


아침이랑 저녁을 그곳에서 

치즈 돈까스만 먹으니까

이젠 응가도 돈까스처럼 나오는 것 같아.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일터로 가서

7시 15분까지 반 시체쯤 멍 때리고 있다가

아침 조회를 해.

그리고 국민체조를 진행하고 

전달사항을 전파하지.


그리고는 각자의 작업장으로 흩어져서

일을 시작해.


내 팀은 한 명의 기공(기술자)와

2명의 조공(보조자)로 이루어지는데

하는 일은 소방배관이야.


건물들 보면 파이프 엄청 큰 거 있지?

그거를 들고 자르고 가공해서 20M까지 올라가는

조그마한 탑차를 타고 건물 끝까지 가서

설치하지.


가끔 다리가 후달리는데,

이젠 적응되서 그 높이에서도 졸음이 몰려와.


전 작업장과는 다르게 현장 안에

흡연소가 있고, 일하는 중간마다 기공들이

구름과자 먹으러 갈 때 따라가서 

필 수 있다는 점이 좋아.


그리고 아침에 아파트 10층 높이를 

계단으로 걸어갈 일도 없어서

환경적인 면은 좋다고 생각하는데

일의 강도는 훨씬 빡세!


특히나, 내 기공은 일개미로 소문나있어서

모두가 밥 먹으러 가는 시간에도

10분 더 일하다 가는 특이한 사람이야.


오늘도 그 사람 덕분에

10분 더 일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참 상콤했어.

돈 더주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맞이한 점심시간!

점심은 여기 현장에서 급식회사를 불러서

밥을 가지고 오는데

밥은 정말 쓰레기야.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고추장과 참기름은

가져오더라고.

반찬이 하도 맛이 없어서

고추장 참기름해서 그냥 비벼먹음...




점심을 먹고 난 후의 내 친구모습이야.

얘는 풍채부터가 참 노가다인 같아서

별명을 하나 붙혀줬지.

그레이트 노가다맨.


오늘 내 친구는 태국 전용 전투복을 입고 왔어.

코끼리 그림이 그려져 있는

T셔츠인데, 이 녀석은 태국에서

예명을 창(코끼리)로 했거든.


그래서 저 옷을 입고 자기 이름을 소개할 때마다

옷을 가리키며 "뿌우뿌우" 했더랬지.



내 스타킹은 무거운 파이프 몇 번 들더니

수명을 다했어.


난 아무도 내가 스타킹을 

토시로 사용한다는 것을 모를 줄 알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너는 왜 스타킹을 끼고 있는 것이여?

변태여?"


말을 하더라.

많이 티가 났었군.

나만 모르고 있었군...


그래도 볼 때마다 내 팔 뚝 맨 윗부분에

남성의 로망을 실현시켜주는 

색깔 진한 부분이 보여서

남자들만 있는 곳에서 위안 받았다고 할 수 있지.


이로써 그레이트 스타킹맨이라 

불릴 수 있는건가?



어제는 갑자기 회사가 

상위 회사를 접대해야 한다고

야간작업을 취소한다고해서 기분이 별로였는데

오늘 야간작업을 한다는 소리에

그래도 기뻤어.


일은 힘들지만 돈이 두 배가 되는 

마법을 볼 수 있거든.

그래서 무거운 파이프도 

기운내서 으쌰으쌰 나르고

20미터 고소작업도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었지.


하지만, 작업 중에 갑자기 반장이 와서

오늘 야간작업 없으니까

빠르게 정리하라고 하더라.

또 취소야... 젠장...


더 빡치는 건 시간을 보니 4시 55분이었어.

5분 전에 야간작업 취소와 정시퇴근을

말하는 곳이 어딨어.


모든 사람들 다 한참 작업하고 있는데...

그래서 그 때부터 정리해서 5시 20분에 퇴근했지.

나 뿐만 아니라 다른 근로자들도 많이 빡쳤어.


분명히 여기 들어올 때 잔업많다고 해서

들어온 거였거든.


근데 잔업은 개뿔...

해 졌을 때 집에 좀 가고 싶다고!!

그래야 돈이 된다고!!

그래서 빨리 태국가고 싶다고!!!


친구도 불평불만이 가득했지만

시간 남는 것도 기회라 생각해서

한 마디 했어.


"야, 가서 맥주나 한 잔 먹자"


"오늘 무슨 날이야?

거지가 돈을 다 쓰네"


"이럴 때라도 여유를 즐겨야지.

사치 한 번 부리자!!"



우리는 서로가 돈이 없는 거지라는 걸 알기 때문에

평소 돈을 쓸 때마다

사치부린다고 말하곤 해.


근데 그게 단순히 놀리는게 아니라

서로 돈 걱정돼서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더 슬프당...



우리가 살고 있는 경산 특히, 진량읍 주변에는

공단이 많아서

동남아 사람들이 참 많아.


인도, 필리핀, 태국등등 사람이 많은데

가끔 아주 예쁘게 치장한 태국 여자들도 지나가.

그 사람들은 아마 태국 마사지 샵에서 

일하는 언니들이겠지?


걔네들도 우리처럼 합숙생활 하는 것 같아.

원룸 하나에 몇 명이 같이 사는 듯.


그 언니들이 체류가 만류되서

돌아가기 전에 내가 더 빨리 

태국에 갔으면 좋겠다.


이 동네에는 외국인이 많아서

외국 물품 전문점이 있어!

가보니까 태국음식도 엄청 많고

인도, 중국, 필리핀등등의 음식도 많더라.


거기서 팔토시도 팔길래 바로 사고

필리핀에서 파는 리얼 산미구엘 맥주도 샀어!



산미구엘이 맛있다고 해서

한국에서 캔으로 사서 먹어봤을 때는

별로였는데, 필리핀에서 파는 

진짜 산미구엘 맥주 먹으니까

달달하니 맛있더라!



우리는 그 가게 옆 테이블에 앉아

노가다 포스를 풍기며 맥주를 한 병 먹었지.

우리는 우리의 예명을 지었어.

GNB

그레이트 노가다 브라더스


나쁘지 않은 듯.

입에 촥촥 감겨!


이 친구와 맥주를 먹고 들어와서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어.

내일은 2배 잔업 했으면 좋겠다...

토, 일요일은 잔업이 없이 

정시퇴근을 하니까...ㅠ


또 생존보고 할게!

자러간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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