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태국 밴드들이 연습하는

방콕 시내에 있는 밴드 합주실에 갔던

이야기를 할 거임!


요즘 운동하느라 힘들어서

포스팅 못하다가 잠깐 짬내서 글 쓴다!!

이 날도 별반 다르지 않게

죽어가는 몸뚱이를 일으켰지.

다만, 조금 다른 것은

알몸의 남자가 내 옆에 누워있다는 것...

드래곤볼 마인부우 뱃속

누에고치처럼 내 이불을

둘둘 말고 자고 있는 보컬 형.

저 이불 걷어내면 그냥 팬티 한 장만

입어서 극혐이긴 하지만 나도 매한가지인걸 뭐.

자는 보컬 형을 뒤로하고

일단 운동하러 갔어!

이 때까지만 해도

살 그닥 많이 찌진 않았는데 말야...

지금은 살도 피둥피둥 찌고

머리도 깍아서 그냥 누가봐도 살찐 중국인 같아...

어딜 가나 콘찐이냐고 물어보더군...


운동을 마치고 보컬 형과

하루종일 집에서 머물다가

저녁 시간 즈음에야

밖으로 나섰지.

나가는 현관문 앞에 보이는

전기선 통돌이...

파주에서 포설 지옥의 통돌이 했던 게

생각나는 구만... 여기서 다시 보게 될 줄이야...

나가서 조금 걷다 보이는

동네 점박이 멍멍이.

웰시코기는 아니지만 웰시코기 특유의

다리 쭉 뻗은 닭다리 포즈를 취하고 있길래

귀여워서 찍어봤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리 집 개는 저 자세 싫어함.

오늘도 오토바이 삼치기!

저녁을 먹으러 갈 장소는

고기먹고 싶을 때면 언제나 가는 그 곳!

이트 엠 아!

승전기념탑에 4개 정도 있더라.

아무데나 가도 맛은 거진 비슷하니까

웨이팅 많이 없는 데로 가셈!

새로 나왔다던 닭튀김 시켜봤어!

한국식 양념소스를 범벅했는데 맛있더라!

튀김이 한국보다 더 딱딱하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합리적인 가격과 양이라 할 수 있지!

스테이크 겁나 처묵처묵!

저 스테이크 한 플레이트가

아마 140바트 정도 할 거야.

둘이 치킨이랑 스테이크 두 플레이트 시켜서

426바트 나왔엉!

한국돈으로 14,000원 정도임.

저녁을 먹고 우리가 간 곳은?


저번에 가려다 못 간

사남 빠오에 있는 밴드합주실!!

화이트 합주실이라고 하는데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를 보니

홍대 못지 않은 느낌을 주는 구만?

들어가기 전에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사진 한 장 찍었어!

그리고 이윽고 안으로 들어가서

제일 좋은 방 하나 달라고 했지!

여기가 제일 좋은 방인데

충격적인건 가격이야!

1시간에 250바트!!

8000원 정도!

게다가 악기도 무료!


한국에서 8000원 짜리 방 빌리려고 하면

세 명이 들어가도 좁디좁은 1평 남짓한 방인데

역시 음악인의 나라! 방콕!!

이 날 나는 내 기타는 가져오지 않고

아이릭이라는 장비 하나만 딸랑 들고왔어!

핸드폰이랑 연동해서 기타의 좋은 소리를 뽑을 수 있거든!

장비 미쳤따리...

오렌지 앰프에 팬더기타

펄드럼에 고가의 이펙터 페달보드까지...

내가 뭔 소리하는지 모르겠지?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한국에서 티코 한 시간 빌릴 돈으로

방콕에서는 더 저렴한 가격에 

벤츠 빌려준다 이거지!

오랜 만에 기타리스트로 돌아가봤어!

근데, 기타랑 보컬 밖에 없으니

사운드도 비고 너무 심심해서 연동한 핸드폰으로

우리 밴드곡 MR 틀어놓고 미친듯이 쳤지!


그렇게 1시간 가량

꾸에에엑 소리를 지르며

기타를 치니 기분이 상쾌해졌어!


"형! 가자!"

"어디가게?"


"오늘 기타 친 이후로 들끓는 피를

달랠 수가 없어! 카오산 가자!"

"오! 좋지!

근데, 나 이제 돈 많이 없는데?"


"뭐요? 왜요!"

"이제 나 낼이면 떠나는데 돈 거의 다 썼지..."


"(빼애애액) 이 식충이!!

돈도 없는 주제에 카오산에 빌붙으려고 해?!"

"아... 저기... 내가 많이 사줬잖아..."


"(빼애애액) 지금 없으면 없는 거지!

방콕에서 돈 없는 외국인은 태국거지보다 못한

무시와 괄시를 받는다!!!"


기회다 싶어 나는 돈 떨어진 형을 

식충이 취급하며 구박했고,

보컬 형은 속절없이 서러워했더랬지.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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