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아속킹 곤이와 함께

초밥 뷔페를 갔던 이야기를 만들어봤어.


두 명의 노가다맨이

쿠우쿠우에서 초밥을 혼내줬더랬지.

돈 없는 와중에 곤이가

사줘서 너무나 고맙고 

부담없게 많이 먹을 수 있었어.


우리 둘이 얼마나 먹었냐고?

나도 보통 사람보다 많이 먹는 편이고

돈까스 뷔페에서 쫒겨난 적도 있는데

곤이는 그런 나보다 더 잘 먹어!

이천에서 일 했을 때 갔던

도전 점보라멘 1등 신기록 보유자야!


우리 둘이 먹는 모습이

궁금하다면 아래에 링크 달아놓을게

와서 한 번씩 보고 구독도 같이 해줭!

https://youtu.be/9alTsaaG5b8




오랜 만에 근황토크 하는 것 같네?!

나는 여전히 잘 살아있어.

아니, 잘 버텨내고 있징!


파주 이 곳은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슬슬 더워지고 있어.

그래도 아침 저녁으로 오토바이 탈 때면

몸이 떨릴 정도로 추워서

겨울 옷을 입고 타야만 해.


그래도 씽씽이(오토바이)가 있기 때문에

아침에 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고

늦게 끝나는 밤에도

제일 먼저 들어와 샤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


하지만, 내 씽씽이에 문제가 생기고 말았어.

안 그래도 파주의 도로 상태는 지랄맞은데

달리던 도중 푹 꺼진 아스팔트를 지나치다가

'쿵'하는 소리와 함께

마후라가 덜컥 내려앉았어.


그 이후로는 마후라가 덜렁덜렁 거렸고

엔진에서 터져나오는 배기음을

걷잡을 수가 없더라.

소리는 너무 커서 내가 한 번 스로틀을

당길 때마다 천지가 개벽하듯이

우르릉 쾅쾅 소리가 났고

주변 사람들은 귀를 틀어막고

다 나를 쳐다봤지.


마후라 떨어지기 전에도

소리가 큰 편이어서 사람들이

엔진 소리만 들으면 람브로기니 같다고 했는데

소음을 최소화해주는 머플러가 떨어지니

정말 노답이었어...


상태를 살펴보니 안에서 머플러를

고정시켜주는 볼트 두 개가 

안에서 부러져버렸더라고?

가까운 오토바이 샵에 가니까

대공사가 필요하고 돈도 많이 들거라고 했어.


이제는 이 녀석을 보내줘야만 하는 걸까?

2년 동안 씽씽이와 함께 어디든 갔는데...

그러고보니 그 동안 이 녀석 참 많이 아팠었지...

'제발 죽여줘'라는 그 녀석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더 달릴 수 있다며 꾸역꾸역 고치고

어디든 마음 내키는 대로 갔었는데 말야...

가평, 춘천, 이천, 파주까지...


그래도 단 한 번의 사고 없이

너 덕분에 즐거웠다!

이제 아픈 씽씽이를 보내줘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다음에 의정부 갈 때

꼭 팔자고 마음을 먹고 노역하는 동안에는

숙소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며

한 동안은 탔어.


그러던 동시에 2달 정도

들쑥날쑥한 야간 작업과

지하의 안 좋은 공기로 인해

내 몸 컨디션은 아작이 나있었고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편도가 부었어.


몸이 심각하게 아팠기 때문에

조퇴도 하고 출근도 안하기도 하고

하다보니까 이번 달 완전 빵구났어. ㅠㅠ

태국가기 전 목표금액과는 한 참 멀어졌다능...

그래도 몸이 먼저 아니겠어?

태국가서 조금 덜 써야겠다 ㅎ


그래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맘씨들이 다들 좋아서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하니까

그래도 조금은 덜 서럽다ㅎㅎ


혼자 자취했을 때는

그냥 혼자서 꾹 참았어야 했는데

숙식 노가다 하다 보니까

아프면 서로서로 챙겨준다는 장점도 있넹?

개2득!


하루하루 지친 몸을 이끌고

노역을 했더랬지.

사진 보면 굉장히 초췌하징?

몸이 아작나도 일을 해야만 했어.


왜냐하면 공정 테스트 들어간다고

근로자의 날까지 3일 쉬게 해준다고 했기 때문이지.

그 말인 즉슨!

안 그래도 빵구난 월급 더 빵구난다는 것이야 ㅠ

그래서 아파도 무리하며 3일 연휴를 

가지기 전까지 일을 했어.

그리고 정말 죽겠다 싶을 때쯤

달콤한 3일 간의 연휴가 찾아왔지!


내가 아픈 몸을 이끌고

고장난 씽씽이를 타고

제일 먼저 한 것은 바로 이거야!




3년 넘게 쓴 갤럭시s5를

새로운 핑크핑크 갤럭시 s7엣지로 바꿨지!

하도 오래 써서 기본적인 전화까지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중고로 23만원에

새 폰을 사들였지!


s5쓰다가 s7엣지 쓰니까

완전 신세계당!!

헤헤

이번에 태국 갈 땐 조금 더 좋은 화질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겠구낭!


그리고는 부모님과 식사하기!

아픈 내 모습을 보자 어머니는

내가 안쓰러운지 무한리필 갈비집에

데려가셨어.

지금 용돈도 못 드리는데

죄송하고 감사합니당!

환갑 때 태국 한 번 모실게용!

덕분에 오랜 만에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와

외식을 했더랬지.


아! 아픈 건 아픈 거지만

노가다 다시 시작하니까 몸매가 점점

노가다인 몸매로 되가는 거야...

배만 심각하게 앞으로 나오는...

나 술도 많이 안 먹는데 뭐지?

아무래도 원인은 함바식당인 것 같아.


함바식당은 쉽게 말해서

노가다인들을 위한 무제한 한식뷔페라 할 수 있어.

반찬도 자극적이라 엄청 맛있고

원하는 만큼 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매 끼를 뷔페식으로 먹으니까

살이 안 찔 수가 없는 거겠지...ㅠ


그래서 이 연휴 동안

운동을 좀 하러 갔어.

그 곳은 오랜 기간 내가 몸 담았던 곳!




바로 나의 모교 체육관이야!

나의 은사님은 10년 전부터 이 곳에서

사회인 농구 동호회를 운영하시는데

나도 졸업하자마자 여기에 가입해서

활동을 했더랬지.


지금은 태국을 놀러다니며

프리랜서 노가다맨을 하기 때문에

참석을 잘 못하지만

그래도 이번에 가서 얼굴을 비추고

운동을 하고 싶었어.


믿기진 않겠지만

이런 몸으로 농구 한다구?!

키가 작아서 서럽긴 하지만

무게로 밀어버리면 돼!


요롬코롬 3시간 동안

오랜 만에 농구도 했어.

하고나니 온 몸에 알이 배김...

노역 할 때 지장 있으면 안돼는데...ㅠ

이젠 무슨 일을 하던 몸이 우선임.

몸 아프면 돈을 못 범.


그리고 씽씽이를 팔기 위해서

자동차 등록사업소까지 갔어.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고

번호판을 떼고 제출하는 순간

힝...

우리의 추억이 생각나더라.

카울은 다 깨지고 브레이크 등도 안 들어오지만

우린 어디든 함께 했잖아...

이젠 잘가렴...ㅠ


근데, 문제는 아무도 안 사려고 한다는 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센터로 갔지.

처음 간 센터에서는 말도 안 돼는 가격인

8만원을 불렀어.

내가 이걸 70만원에 샀는데 8만원?

심지어 이 곳에서 정비까지 받았는데?

타이어는 2주 전에 갈았는데?


그래서 다른 곳으로 가니까

거기는 이거 도저히 못 사겠데...

그냥 폐차하래서 처음 간 곳으로 가서

8만원에 넘겨버렸어...

하... 눈물이 앞을 가린다.

우리의 추억은 8만원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보내줄게.

더 이상 너의 천둥 우뢰매 같은 소리는 

감당하기 힘들당...

 분해돼고 재조립되어서

꼭 좋은 주인한테 가서 

다시 한 번 자유롭게 달릴 수 있도록!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나는

오토바이 없이 파주에 갈 준비를 했지.

이 녀석이 없는 나는 그냥 뚜벅이 일 뿐.

버스를 타고 파주를 가야만 하지.


그래도 가기 전에 항상 내가 돈 없을 때

맛있는 것 하나라도 더 사주려고 한

우리 형한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어.


맛있는 것을 사준다고 해도

자꾸 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며

기어코 냉면이 먹고 싶다고 해서

하는 수 없이 냉면 집으로 갔지.


그래도 넉넉하게 시키긴 함.

다음에 밥 사줄 땐

더 비싼 거 사줄테니까 

망설이지 말고 말하도록!

밥을 먹으면서 형과 나는

오랜 만에 많은 대화를 나눴지.

이 전까지만 해도 종종 같이 밥을 먹곤했는데

불여시 같은 여친이 생긴 이 후로

나는 형을 뺏겨버렸어.


물론, 나도 여친이 더 좋음.

형제보단 여자지.

그래도 동생이 오토바이 없이

짐을 들고 버스타는게 신경 쓰였던지

끝끝내 파주까지 태워준다고 하더라.

형 짱짱맨.

쉬는 날 왕복 두 시간의 거리를

불평없이 데려다준 형에게 감사감사.

어렸을 때는 겁나 싸웠는데

지금은 이런 형이 있다는 것에

너무나도 감사함.


그리고 무사히 파주 노동 하우스에 도착!

한국살 쓰고 싶기도 했고

한국살 보고싶다는 팬의 요청에 따라

도착하자마자 지금 글 쓰고 있는 거얌.

하... 내일 또 노역하러 가야함.

하지만, 가야지. 태국에서 또 놀다오려면 ㅠㅠ

노역하다가 또 생존보고 할겡!



드디어 내가 이천 하이닉스에서의 

노가다 일정이 마무리 되었어.


그 간 어떻게 살았는지 상황보고를

시작하도록 함.

일요일에도 일 나오라고 하던데

도저히 때려죽여도 못 할 것 같아서

안 나간다고 했어.


노가다 일로 돈 벌기로 마음먹은 이상

이런 일 원 투데이 할 것도 아니고

일요일까지 일해버리면

그 주의 텐션이 망가져버려.

그래서 일요일은 오랜 만에 서울로 나가서

음악활동을 하기로 했지!


이번 밴드모임에 

보컬 형의 중국여자친구인 

티나도 온다고 그래서 만났을 때 주기로 했던

태국카레를 구하기 위해

숙소 앞 외국인 전용 마트에 들렀어.


태국물품 짱짱 많음.

그 중에서 내가 산 건!


태국카레!!

레드커리랑 그린커리를 샀어.

레드커리는 딱 봐도 줏나 매워보이지?

드셔보셈들, 응꼬 불남.

그린커리는 한국인의 경우 잘 먹는 사람은 잘 먹어.

비주얼이 텔레토비에 나오는 꿀꿀이죽 같지만

그래도 먹을 만 해.


카운터에 있는 아줌마는 외모가 한국 사람같아서

 한국 사람인 줄 알았는데

되게 익숙한 억양으로 말하는 거야.

알고봤더니 태국사람이었어.


계산 할 때 태국 사람들에게 태국말로 계산해서

나 역시도 태국말로 계산 해줄 줄 알고

태국어 오랜 만에 쓰는 건가 싶어서

가슴 설렜는데 정작 나한테는 한국말로 해주심.

나도 태국어 쓰고 싶었는데. 힝...


어쨌거나, 커리 두 개를 봉지에 담아

딸랑딸랑 들고 동서울로 향했지.

그리고 약속 시간에 맞춰 밴드를 갔어.


오늘의 연습 장소는 강변역 근처 지하실에

위치한 합주실이야.


겉보기엔 허름에 보여도 들어가니까

나름 깔끔하게 잘 되어있더라고?


악기를 하나 둘 세팅하고

우리만의 자작곡을 치기 시작했지.

우리 앨범은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걸까?

아니... 공연은 언제 하는 걸까?

다들 취업준비로 바쁘고

일하느라 시간 안 맞고...ㅠㅠ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연습을 마치고 우리는 강변역 포장마차를 가기로 했어.

위치는 테크노 마트 옆에 있는 4번 포차!

태국여행기 초창기에 동생녀석과 

만나서 술 한 잔 했던 그 장소야.

여기 제육볶음이 갈비맛이 나서 참 좋아.

하지만, 다이어트 기간이라 돈만 내고

안주 딱 한 입먹음...



그 대신 술은 엄청 먹었어.

나는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반 병이 내 주량인데

이 날은 날도 춥고 마음도 편하니까

술이 잘 들어가더라고?

혼자 한 병 반 먹은 것 같아.


하지만, 앞을 보니 보컬 형은

씁쓸한 표정으로 묵묵히 소주를 삼키고 있더라고?

무슨 일인지 물어봤는데

요즘 취업준비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아까부터 표정이 안 좋았던 이유가

1차 서류합격했던 기업에서 2차에서 떨어졌다는

문자를 받아서 그런거였더라고 하고...


나도 짧게나마 3주 정도 취업준비해봤는데

정말 돌아버릴 뻔 해서

그 마음 잘 알지.

붙었다고 생각한 방콕 아고다에서 최종탈락하고

신라호텔에서 최종탈락하고...


그 때가 내 인생의 암흑기였어.

그래서 보컬 형한테 심심한 위로를 해줬지.


"형, 괜찮아. 형도 이 일 시작하자.

웰컴 투 노가다 월드!!!"


티나도 옆에서 듣다가

한 마디 거들었어.


"그래 해라 쉬먀!

너도 J 하는 거 하면

돈 많이 벌 수 있다 쉬먀!"


그러자 보컬 형은 소주를 한 잔 삼키더니

한 마디 했어.


"J야, 그건 진짜 아직 아니야.

내 인생이 나락이다 싶을 때 시작할게."


이 형 전국 5천만 노가다인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다니!!

물론, 나 역시 친구따라 이 일을 들어갔을 때

모든 걸 포기한 상태로 

입대한다고 생각하며 들어갔지만...


티나는 12월 중에 방콕에 간다고 하는데

실롬이란 지역에 있는 콘도를 

하나 구매한다고 하더라.

역시 돈은 대륙여자!

콘도사서 뭐 할거냐고 물어보니

콘도사업한다고 하더라.


이렇게 내 경쟁자가 한 명 더 생기는 건가?!

그렇게 울며 웃으며 소주를 마시고

밖에 나와 걸어보니 역시 취했다....

이 날 내가 특히 기분이 좋았던지

헤어지기 전에 내가 편의점 쏜다고

사고싶은 거 다 사라고 했던 망발이 기억나네...


밴드원들이 다들 착해서 그렇지.

아니었으면 얼마나 깨졌을지 상상하면

아직도 손발이 떨려옴...


방콕에서 만났던 Z형이 

편의점 찬스 쓰라고 했을 때

4명이 편의점 식료품부터 생필품까지 맘 껏 사서

15만원 가까이 나왔던게 기억이 나네.


앞으로 술 먹으면 조심해야지...

위험위험!


술에 취해 겨우 이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서

비틀거리며 숙소까지 갔어.

그리고 월요일에 아무 탈 없이 일을 마쳤지.


그리고 마지막 날인 화요일!

이 날은 관리자의 짜증이 

극에 달한 날이었어.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사업장에 있는 모든 재료와

공구들을 전부 반출시켜야했는데

근무가 종료되기 전 마지막 두 시간이 남았을 때

관리자는 아오지탄광의 간수처럼

소리를 지르며 발씨발씨를 외쳐대며

서두르라고 했지.


우리는 마치 노예가 된 기분이었고

10명의 노동자 중 7명이 못해먹겠다고 말하며

단체로 도망갔어.

1시간 반만 버티면 6만원이라는 추가노동비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나와 내 친구, 그리고 한 명의 아저씨

달랑 3만 남았고

관리자는 화풀이를 우리 셋에게 하며

더욱 더 빨리 일하라고 채찍질했어.


끝나기 10분 전 쯤에는

관리자의 꼬장이 최고조에 달해서

나도 하마터면 헬멧 집어던지고 갈 뻔 했지만

영혼을 팔아 10분만 견디면

6만원이 추가로 더 들어오기 때문에

연장근무 확인서에 싸인을 하기 전까지는

꾹꾹 참았지.


아무리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나도 10분에 6만원은

포기 못하겠더라.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던 막판 10분은

그래도 끝나게 되었고

나와 내 친구는 이천에서의 마지막 노동을

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어.


안녕 하이닉스.

언젠가 또 보겠지?

넌 좋은 추억이었어.


하이닉스를 그윽하게 쳐다보고

친구와 나는 마지막 식사를 하러 갔지.

그 동안 한 끼를 안 먹으면서 모아놨던

식권을 모아모아서 그 식당에서 파는

최고의 값 비싼 메뉴!

오리고기를 먹기로 했지!!!!


가격은 훈제오리 37,000원

오리주물럭 40,000원!

우리는 식권을 15장 냈어.

오리고기의 자태를 보니

그 동안 저녁을 안 먹고 굶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건 그냥 평범한 밥 메뉴로 나온

감자탕! 이것도 퍼와서 먹었지!


식권을 옆 식당에서도 사용 할 수 있다고해서

옆에 위치한 김밥천국에 가서

냉면도 시켜서 옴.

훈제오리와 오리 주물럭은 엄청났어.

이런게 순간순간의 행복 아니겠어?


야무지게 오리기름에 밥까지 볶아먹고서야

우리는 만족 할 수 있었지.


야무지게 다 먹음.

물론, 다른 곳에서 8만원주고

이 정도 오리고기 사먹을거냐고 하면

때려죽여도 안 먹을 거지만

공짜로 먹었으니 나름 만족.


이렇게 이천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즐기고

숙소로 돌아와서 블로그를 쓰려고 했으나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대로 잠들었어.


그리고 다음 날인 오늘

새벽 6시에 일어나 큰 배낭가방을 메고

차가운 새벽공기를 가르며 스쿠터를 타고

의정부로 돌아왔지.


가는 길에 찍은 팔당호.

안개가 자욱자욱하다.

중간에 내려서 사진 찍으려고

잠깐 세우려다 황천길 갈 뻔함.


집에 돌아오니 나 없던 동안에

어머니가 생각이상으로 아프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는데 그래도 지금은 

많이 호전되셨다고 하니 다행이다.


욜로를 외치며 나 혼자 잘 사는 인생을 꿈꿨지만

갈 수록 늙어가는 부모님을 

못 본 척 할 수가 없다.

쫌만 쉬고 일 다시 들어가야지...


요즘 근황을 말하자면

이천 하이닉스에서 내가 속한 업체의

 공식적인 공사가 종료되었어.


그래서 토요일인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는데 관리자가

일 잘한다며 몇 일 더 하다가라고 해서

월요일, 화요일 이 틀만 더 하다 가려고.

그리고 1주일 쉬다가 태국 가기 전까지

빡세게 다시 일 해야지.


노가다라고 해도 아무 생각없이 

돌 운반하는 그런게 아니라

나름 배관이라는 기술직이라

나름 배우는 재미가 있고 

은근히 적성에도 맞더라고?


배관 노가다를 종류별로 세 곳 정도 돌아다녀보니

배관의 종류가 다르더라도 공통된 기초는

이제 슬슬 잡혀가고 있어. 

하지만, 일이 익숙해진다해도

몸은 여전히 피곤하달까?


얼굴에 피곤함이 가득가득해.

점심을 먹고 잠깐 쉬는 사진을 찍어봤어.


소장님 포스를 풍기는 내 친구.

무서운 외모와 다르게

말도 재밌게 잘하고 일도 잘해서

가는 업체마다 사람들이 참 좋아하더라.

어른들이 좋아하는 타입인 듯.


테이블에 보이는 커피는 

저녁을 식당에서 안 먹고

식권을 받아서 교환한 커피야.

식권 하나당 뚱뚱이 음료수 캔 3개나

TOP 커피 2개를 얻을 수 있지.


점심을 먹고 휴식시간에

우리는 아무 길바닥에나 누워.

10분 정도 짧게 잠을 자야만

7시까지 버틸 수 있거든.


박스조차 깔지않은 콘크리트 바닥에선 

냉기가 미칠 듯이 올라와서

자다깨면 온 몸이 아프고 죽을 것 같지만

이것도 이제 적응 되더라.

그레이트 노가다맨이란 쉽지 않은 길인듯.


일이 끝나고 모텔로 돌아가던 중에

'어라? 멋져보이는 풍경이 있네?'

생각해서 잠시 멈춰봤어.

여긴 뭐지?


나무들 사이로 호수와 정자가

희미하게 보이는 게 

너무나 신비스러워서

잠시 오토바이를 멈추고 

친구녀석이랑 가봤어.


이 곳은 안흥지라고 하는 이천의 명소였나봐.

시내 한 가운데 위치한 모텔 거리 뒤에 

이런 고려시대의 유적지가 있다니

이것도 나름 관광이라 생각해서

안 쪽으로 깊이 들어가봤지.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버드나무와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

그리고 연 꽃이 피어난 호수.

아름답더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장소같아서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커플들이더라고?


새롭게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

이미 무르익은 이들

중년의 길을 함께 걷는 이들

바람난 것 처럼 보이는 이들까지


"곤아, 잠깐만 손 좀 줘봐"


"왜?"


"잠깐만 보자"


"이게 미칬나!"


"너무 외로워서 그래...

이러고 잠시만 있자.

나 눈 감고 여자 상상 할 테니까!!"


그래도 성격 좋은 내 친구 놈은

이러고 5초 동안 같이 있어줬어.

근데 아무리 여자 손을 잡았다고

눈을 감고 상상해봐도

저 투박한 두꺼비같은 

손의 느낌은 지울 수가 없더라. 



안으로 깊이 들어가니

다리 중간에 정자가 있더라고.

몇 몇의 커플은 저 안에 앉아서

타이타닉 찍고 있던데...


나도 그러고 싶었지만

내 친구와 그것마저는 못 하겠더라...


그래서 그냥 혼자 찍음.

생각해보니까 각반에 

안전화에 작업복 입고갔네.

완전 멋있잖아?!

나중엔 이러고 클럽도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모텔도 돌아와서 

말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한 컷!

요근래 KFC에서 치킨 한 조각을 사면 

한 조각을 더 주는

1+1 이벤트를 5일간 했었는데

그 기간동안 매일 KFC를 4조각씩 먹었어.


맨날 가니까 알바생들도 

우리 얼굴을 기억하더라고.


그리고 행사가 끝날 때 

다시는 KFC갈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행사가 연장되었더라고?!

무조건 가야해!!

치킨 한 조각을 1,100원에 

살 수 있는 미친 기회니까!!


이천 KFC가 좋은 점이

여기 관리인이 너무 좋다는 거야!

10월 31일에 갔을 때는 콘 샐러드 유통기한

그 날까지라고 맘대로 가져가라고해서

8개 받아왔어! 


어제는 11시 55분, 문 닫기 5분 전에 가서

8조각 주문했는데 관리인이 나한테 

무슨 부위 좋아하냐고 물어보는거야?!

넓적다리 좋아한다고 하니까

넓적다리로 4개 꽁짜로 더 넣어주심.


데헷! 신난당!

여기 관리자가 꼭 한국KFC 총 관리자가 되길

간절히 바라며 앞 길을 축복한다!!

어제 먹다 남은 치킨 먹으러 가야하므로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

뿅!

지금 나는 이천 하이닉스에서

노가다를 하고 있어.


역시나 배관 쪽인데, 여러종류의 배관 노가다를

돌아다녀보고 맘에 드는 직렬을 골라서

계속 할 생각을 가지고 있어.


내 최대 목표이자 꿈은

행복해지는 거야.

과연 노가다를 해서 행복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3개월 일하고 1개월 여행가고,

3개월 일하고 다시 1개월 여행가는 식으로

자유롭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는 것 같아.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도

1~2년 이 쪽 일 배우면

은퇴이후에도 밥은 벌어먹고 살겠지.



저번 이야기에서는 의정부에 가서

스쿠터를 가지고 온다고 했는데

그 날 9시 쯤에 의정부에 도착해서

집에서 밥만 먹고 30분 후 

바로 이천으로 출발했어.


밤이라 차가 없어서 쌩쌩 달리니까

1시간 30분만에 도착 할 수 있었어.


하지만, 매우 위험했어.

가끔씩 불 빛이 없는 도로가 이어졌고

국도는 산으로 되어있어서 얼마나 무섭던지...

백미러 볼 때마다 오싹했어!

그래도 무사히 잘 도착해서 다행이야.


스쿠터를 타고 노가다를 가는

 출퇴근은 매우 만족스러워.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서 갈 수 있고

무엇보다 퇴근 후 차가 엄청 막힐 때

갓길로 뽈뽈뽈 얌체같이 먼저 갈 수 있거든.


이번 이천에서 일하는 것은

정신적, 환경적으로 매우 좋아.

노가다 짬밥이 조금씩 차올라서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야.


하지만, 줏같은 일은 역시 있어.

우리 업체 관리자들이 쓰레기야.


어제는 안전교육이 있다고 

오후 3시에 갖는 꿀같은 휴식 시간 없이

4시 반까지 계속 일하고 교육 받은 후 

다시 올라가서 7시 반까지 잔업하라고 했어.


그래서 쉬는 시간도 없이

계속 노동을 힘들게 하고 교육을 받으러 갔지.

그리고 교육이 끝나니까 5시 40분이었어.


하지만, 업체 관리자는 지금 올라가서 일해봤자

얼마 일하지도 못하고 효율도 떨어진다고

약속과는 다르게 잔업없이 

다들 집에 가라고 하더라.


하...  1시간 40분만 일하면 

6만원을 더 받는건데...

말이 달라진 것에 대해 

많은 노동자들이 분노했지만

아무도 반기를 드는 사람이 없었어.


당장의 밥그릇이 걱정되는 사람이 

대다수이기 때문이지.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에

다 같이 합심해서

일 안나온다고 반기를 들고 일어난다면

손해보는 것은 업체 쪽일텐데...


물론, 나도 말을 못했던 것은 

마찬가지라 할 말은 없어.

지금은 투쟁보다는 하루라도 더 돈을 벌어서

방콕에 가는게 중요하거든.


처자식들이 있는 사람들은

나보다 더 그게 심하겠지?

그래서 슬프지만, 이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 할 수 밖에 없어.


오늘은 엄청 빡세게 일하고

7시 5분 쯤에 물건들 정리하고 퇴근 준비하는데

개구리 닮은 관리자가 

뭐 이렇게 빨리 퇴근 준비하냐며 성을 냈어. 

그리고는 8시까지 일하라는 소리치는 거야.


정규 잔업시간은 7시 반까지인데!!

30분을 더 무료봉사하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

절대 안하지!!


그래서 팀장한테 난 7시 30분까지만 

하고 갈 거라고 했어.

물론, 팀장도 관리자의 그 말에 빡친 상태였어.

팀장은 알아서 하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어제 일도 마음에 안들고 해서

일단 개구리 관리자한테 갔어.

빅 엿을 줄 생각이었기 때문이지.

하지만, 개구리 관리자는 보이지 않았어.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른 관리자에게 말을 걸어야했지.


우선 원래 정규 잔업이 몇 시에 끝나냐고 물어봤어.

7시 반이래.

근데 왜 오늘 8시까지 일해야되는거냐고 물어봤어.

그리고 그거 또한 돈 주는 거냐고.


그렇다면 예상되는 상황은 

30분 더 하는 건데 뭐 돈을 받을 생각하냐

하기 싫으면 그만둬라 라는 말이었어.


그렇다면 나는 녹음한 녹취록을 상부에 넘기고

노동청에 신고할 생각이었어.

권고사직과 임금체불 같은 항목으로 말이야.

그러면, 그 관리자도 처벌을 피해 갈 수 없을테니.


하지만, 그 관리자의 대답은

내 빅 엿을 한 방에 사라지게 했지.


"아니에요~ 그냥 그 관리자가 

조금 화나서 그렇게 말한거에요.

매일 그렇게 일찍 갈 준비하니까 

관리자 입장에서는 화가 나죠.

7시 반에 퇴근하세요."


헛헛...

미꾸라지 같은 녀석들.

오늘은 내가 참고 퇴근한다.

말 한 마디만 잘 못 해봐라!


일단 오늘 피곤하니 담에 또 글쓸게.

 빠빠.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었어.

이 얘기는 이따가 다시 함.


어제 얘기부터 하자면

블로그를 쓰고, 곤이라는 친구녀석을

만나서 역시나처럼 무한리필을 갔지.


하지만, 이 녀석의 상태는

전과 무척 달랐어.

굉장히 기운이 없어보였고

음식에 대한 식욕마저 사라진 상태였어.


원래 무한리필 가지 말자고

친구녀석이 말했지만,

꼼장어까지 무한리필로 해준다는 말에

친구녀석은 식욕을 잃어버렸음에도

끌려가게 되었지.


"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니... 그냥 이제 뭐...

나도 좀 덜 먹어야겠다 싶어서...."


"그게 뭔 소리야.

그건 너 답지 않아.

뭔 일 있었어?"


"그냥 어딜가나 많이 먹는다는 소리

듣는 것도 스트레스고...

그냥 이제 적당히 먹어야겠다 싶어서..."


"누구한테 많이 먹는다고 욕 먹었어?

설마 너 친구들끼리 술 먹는데

안주 혼자 50%이상 먹은 거 아니지?!"


"어... 사실 맞아..."


"너 돈도 없어서

얻어 먹을 수 밖에 없다며.

근데 그런거야?"


"응...."


"니가 잘못했네.

멍청잼."


고기 하나는 기깔나게 굽는 친구녀석이

고기는 쳐다도 안 보더라고...

덕분에 힘들게 내가 다 구웠엉...

친구녀석이 고기를 거의 안 먹기에

내가 다 먹었지.


보톡스 맞았을 때

 딱딱한 거 먹지 말라그랬는데

에이... 그런 거 몰라.

눈 앞의 고기의 유혹을 이길 수가 없더라.



고기를 다 먹은 후

꼼장어를 주문했는데

오랜 만에 먹으니까

신세계더라... 그래서 3번 정도 더 먹었어.

보톡스고 뭐고 후회안함.

개맛이었으니까.


친구녀석은 여전히 깨작깨작

먹고 있는데, 내가 다 슬퍼지더라.


그렇게 무한리필을 먹고

평온하게 잠을 자고 

다음 날 출근할 줄 알았는데

추석연휴가 너무 길어서

다시 일찍 자는게 불가능했어.


그래서 새벽 3시까지 뜬 눈으로 있다가

겨우 잠들었지만, 새벽 5시에 알람소리에

일어나서 출근하러 갔지.


 

여기가 내가 일할 근무환경

SK 이천 하이닉스야.

멀리서 보면 불난 것 같이 연기가 엄청 나오는데

공정을 계속 돌리느라 그런 것 같더라고.


이제 겨울이 다가와서

새벽 6시에도 해가 보이지 않았어.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입구 쪽에는

작업복과 작업과 관련된 도구들을 파는 

길거리 좌판대가 있었어.


시간에 맞춰 우리는 안으로 들어갔고

일을 하기 전에 앞서서

교육을 이수하러 갔지.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어.

지루한 교육이 끝나고

혈압 측정을 해야했는데

내가 평소 고혈압도 있는 상황에서

여기 있는 혈압측정기계가 다른 곳보다

높게 측정이 된다는 거야.


어쨌거나 통과기준인 150미만으로 나오면 됬는데

몰래 측정해보니까 160 나와서

친구녀석에게 몰래 두 번 측정해서

용지 하나 달라고 그랬지.


그래서 측정 도중 내 친구는

몰래 두 번을 측정했어.

하지만, 그 점을 이상하게 여긴 감시원은

우리를 눈여겨 봤어.

친구는 그 감시원이 보이지 않는

사각의 각도에서 나에게 몰래 용지를 넘겨주었고

콩닥콩닥 떨리는 마음이었던 나의 혈압은

180이라는 최고 기록을 찍어버렸지.


그리고는 내 친구의 용지를 

감시원에게 보여주고 통과하려는 순간

그 감시원 놈의 한 마디


"둘 다 나가세요"

"예?"

"혈압 지금 180찍으신거 봤어요,

근데 용지는 135네요.

나가세요~"

"네..."


사람들은 우리를 모두 쳐다보았고

나는 그 무안함을 견뎌야만했어.

정말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더라.

그렇게 나와 내 친구는 쫒겨나게 되었지.

컨닝을 하다 걸리면 이런 기분이구나.

정말 수치스럽다...


여튼, 잘못한 건 맞고

그 녀석의 말투가 참 재수없긴 했지만

그 놈은 자신의 일을 행한 것 뿐이니까

그리 원망은 하지 않아.


다만, 친구에게 얼굴 못 들 정도로 미안 할 뿐.

애초에 안 했으면

이 녀석이라도 오늘 일당 벌 수 있었던 건데...ㅠ


일단은 택시타고 돌아간 후에

병원에서 혈압 소견서 받았어.

이거 챙겨서 내일 다시 갈라고.

병원에서 재니까 135 나오더라 -_-;

수동이 역시 짱임.


그렇게 숙소에서 하릴없이

누워서 핸드폰 하고 자다가

밥 먹으러 나갔어.


친구녀석은 무한리필 대신

단품 일식라멘을 먹고 싶다고 했고

미안한 마음에 나는 군말없이 따라갔지.


하지만, 그 곳엔 친구의 마음을

돌려놓을 무언가가 있었어!


점보라멘 도장깨기!!!

이것을 본 순간, 이것이 내 친구를 

원래대로 돌려놓을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하라고 엄청 부추켰어.


"곤아, 이거다.

너는 호랑인데 주변에서 고양이 취급을 한다고

고양이가 될 거야?


만약 이거 실패하면, 

너는 대식가로서의 자격이 없는 거니까

앞으로 소식하고 살아도 더 이상 아무 말 안할게.

근데, 넌 내가 인정한 남자잖아.

나보다 잘 먹는다고 생각한 유일한 남자라고!

도전하자. 친구야."


"안 돼. 나 못 먹어.

국물이 너무 많아..."


"하... 그래.

내가 알던 너는 이미 죽은건가?

사장님, 일반 사이즈로 두 개 주세요~"


"자.... 잠깐!!!!!

으윽... 도...도전한다. 점보라멘!!!"


"그러췌!!

이게 너지! 사장님 하나 취소하고

점보 도전이요!!!!"


일반 사이즈와 비교했을 때의

점보라멘 사이즈야.

4인분이라고 하는데

면의 양이 생각보다 엄청 많더라고.


친구가 입에 대는 것을 기점으로

점원은 초시계를 눌렀어.

나는 일부로 친구에게는 아무 말도 걸지 않았어.

오랜 만에 마음을 다잡고 음식을 해치우는 

친구녀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어.


라멘의 면발은 블랙홀 같은 친구녀석의

입으로 끊임없이 흘러갔고

어느 던 면발은 사라지고 없었어.


"지금 몇 분 남았어요?"


"6...6분 남았습니다..."


"좋았어. 국물만 해치우면 돼!"


"꿀떡꿀떡"


지켜보던 종업원이

식은 땀을 흘리며 주방에서

일하고 있는 사장에게 조용히 말했어.

'사... 사장님. 다 먹어가는데요...?;;'


친구는 쉬지않고 목구멍을 젖혀

국물을 들이부었어.


"끝!!!!"


"서...성공입니다!"


"몇 초 나왔나요?"


"신기록입니다!!!

11분!!!

현재 1등이세요!!"


점보라멘 그릇은 속내를 보이고야 말았어.

친구녀석이 이런 거 블로그에 올리지 말라고해서

기념사진 찍는 거는 못 찍었는데

다 먹고 성공했을 때 블로그에 올려도 되냐고 물어보니

된다고 하더라.



얘는 역시 푸드파이터 해야 돼.

이게 진정한 그레이트 노가다맨이지!

친구녀석은 마지막까지 1위의 위엄을 보였어.

"소화제요? 필요없어요~

꽁짜밥 잘 먹고 갑니다~"


그래서 다음에 올 기회가 있다면

나도 도전해볼라고.

친구한테 배 어느정도 찼냐고 물어보니

85%찼다고 하더라.

내가 얘보다 무한리필 고기 한 그릇 더 적게 먹으니까

간당간당하게 성공 할 수 있을 것 같아.



오랜 만에 되찾은 내 친구녀석이

너무 반가워서 후식은 내가 쏨.

아이스 아메리카노!!


내일 또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출근해야하니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할게!


다들 굿 밤되셈! 뿅뿅!


드디어 친구녀석과 

노가다를 다시 들어가기로 한

약속의 날이 다가왔어.

기나긴 추석이 끝나고 다시금 노동을 해야할 시간...

그래도 태국에 간다는 목표가 생겼으니

쉴 틈 없이 일해야겠지?



그래서 내가 일어나자마자 간 곳이 있어.

바로 성형외과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얼굴 옆에

나잇살이 드는 것 같아서

턱 보톡스를 맞으러 갔쪙.


남자가 무슨 보톡스 처맞냐고?

젊음은 짧으니까

조금이라도 상태 괜찮을 때 관리해야지.

어차피 6년 뒤에 대머리 될 건데 뭐.


보톡스 중독자는 아니니까 오해 ㄴㄴ

저번에 태국가기 전에 강남에서 3만원에 싸게

해준다고해서 처음 맞아봤는데 

효과가 없는 듯 하면서도 있었어. 

어차피 살도 뺄거니까

더 갸름해 보이면 좋은 거 아니겠음?


어차피 보톡스 맞는다고 바로 효과나는게 아니라

턱 근육을 마비시켜 퇴화를 유도해

작게 만드는 거라 1개월 후에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고하니까 태국가기 전에 미리 맞아논거지. 뭐


의정부 내가 간 곳은 이벤트로 43000원에 하더라고.

강남가는 비용과 시간을 따져봤을 때

의정부에서 후다닥 하는게 아무리 봐도 나을 것 같아서

몇 천원 더 내더라도 가까운 곳으로 왔지.


그래서 짐 싸기 전에 후다닥 다녀왔어.

내 뒤에 있던 두 분은 모녀로 보이던데

처음인가봐. 그래서 조금 두려워하시던데

남자가 보톡스 맞으러 당당하게 온 거 보니까

안심하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았어.


앞으로 보톡스 할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얼굴에 차가운 얼음을 30초 정도 댄 후에

주사기로 바로 얼굴 찔러버림.

이 때 이를 꽉 물어서 턱 근육을 파악하고

힘 준 상태에서 주사바늘이 들어가는데

참을 만 하...지 않아.


난 바늘 공포증 있어서 괜찮은 척 했지만, 

속으로 덜덜 떨었는데

간호사가 안고있으라는 인형을

꽉 부여잡으니까 그나마 낫더라.

그렇게 보톡스를 맞고 집으로 와서

부랴부랴 짐을 쌌지.


이번 행선지는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야.

2주짜리 공사일정이라는데

2주가 끝난 이후에 더 하고싶으면 해도 된데.

아직은 행보를 모르겠어.


의정부 터미널 가는 길.

이 사진은 노가다 떠나러 갈 때마다 찍는 것 같아.

사진으로 보면 참 평화롭게 느껴지는데

실제로도 평화로워.


이 사진도 마찬가지로 갈 때마다 찍는 듯.

다시 한 번 여정을 떠나는 캐리어.

벌써부터 손잡이가 고장난 느낌인데?

형 거인데 비밀로 하자.

걸리면 새로 사줘야해..ㅠ


의정부에서 이천까지는 1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아서

금방 도착했어.

이천 터미널의 느낌은 의정부와 매우 흡사했어!

허름한 터미널과 그 옆에 번화한 도시가 공존하더라구.


나는 캐리어를 질질 끌고

숙소가 있다는 곳까지 걸어갔어.

대략 15분 쯤 걸린듯.

캐리어가 워낙 무거우니까 800미터밖에 

안되는 거리도 힘들더라.


도착해서 담당자한테 전화하니까

비밀번호 알려주길래 들어갈라고 하니까

갑자기 모텔 방 잡아놨다고 그리로 가래...


검색해보니 그 모텔 방은 터미널 근처였어.

'아... 줏같네, 다시 걸어가야되잖아?'

방도 2개밖에 안되는데

3인실 한 개랑, 2인실 한 개...

조금 짜증도 나고 반 말 툭툭하길래

"2인실 방은 저랑 제 친구가 씁니다."

통보하고 택시타고 달려갔지.


수 많은 모텔이 이 곳에 있었어.

그 중 지정된 모텔로 들어가서

미리 예약했다고 말을하자,

모텔 아주머니는 키와 

칫솔 두 개, 면도기 두 개를 주셨어.

올라가면서 내내 드는 생각이

'밤마다 야릇한 소리에 잠 못이루겠다...

근데, 빨래는 어떻게 하지?' 

이 생각만 들더라.



방은 모텔이라기보다는 여인숙에 가까웠어.

침대도 없고 좁고...

만약 여기서 세 명이서 같이 자라고했으면

욕하면서 나갔을 거야.


친구녀석은 상주에서 이천으로 

한 번에 오는게 없다고

서울까지 갔다가 다시 이천으로 

내려온다고해서 늦는데...


배는 고파 죽겠는데 심심한 방에 혼자서 뭐하징...?

불행 중 다행은 모텔 내 와이파이가 있다는거!

셀카나 찍고, 지금 블로그 쓰는 중.

지금은 허름한 이 곳에서 쭈그리며

노트북이나 두들기고 있지만, 한 달 반 후면

수영장과 헬스장 딸린 콘도에서 커피 한 잔을 곁드리며

블로그를 하고 있겠지?


그 때까지 잘 버텨야지. ㅠㅠ

밤에 춥지만 않으면 좋겠다.

또 생존보고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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