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엄청 쏟아졌어.

하지만, 우산 살 돈도 아까운 나는

새벽녘부터 비를 맞으며 노가다 일을 가야했지.



모든 사람들 다 우산쓰고 가는데

우산 살 돈도 없다는게 너무 서글펐어.


그리고 일어나자마자 비 맞으니까

굉장히 찝찝했어.

가뜩이나 가을이 다가와서

우울한 와중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노가다 현장으로 가니까

기분이 상콤하더라.


팀장녀석은 그만두지 않고

계속 일을 한다고 하더라.

젠장.


그래도 좋은 소식이 있다면

이번 주는 풀 잔업이라는 거야.

아침 7시 반부터 밤 10시까지

풀 잔업을 뛸 때 버는 돈은?!

22만원!!


근데, 몸이 빠개질 것 같아.

철근 나르고 탑차에 올려서

공중에서 설치작업하고

너무 힘들다.


하루에 한 편은 꼭 블로그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 생활이 지속되다 보니까 

하루 한 편을 쓰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게 고민이야.

태국거지 여행기 글은 고사하고,

한국살 글도 쓰기 힘든 정도로 늦게 끝나고

많이 피곤행. ㅠ ㅠ


지금 최대고민은 수요일 쯤에 일을 빠지고 

블로그 글을 미리 써놓을까 생각하고 있는데

수요일날 빠지면 22만원이 날라간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억울해서 그것도 고민임.


이번 주 월화수목금만

출근해도 100만원인데...

수요일 날에 일하는게

토요일, 일요일 둘다 일 나가는 돈이랑 똑같아.


일 시작한 이후로 주말까지 일해서

한 번은 쉬긴 쉬어야하는데 

22만원이란 금액이 작은 돈이 아니라서 

피곤한 몸과 블로그 일, 자본주의 노예라는

세 개의 단어 속에서 무척 고뇌하고 있어.



오늘은 잠깐 현장을 찍어봤어.

내가 어떤 현장에서 일하는지 

궁금한 사람도 있을 것 같아서...


이거 불법 아니겠지?

기본교육 때 삼성처럼 찍지 말라는 

얘기 없었으니까 그냥 올림.


여기가 내가 일하는 현장이야.

야근잔업 하던 도중에 찍은 거고!

대부분 파이프는 사람이 들어서 탑차에 올리는데

사람의 힘으로 올릴 수 없는 파이프는

저기 보이는 지게차가 탑차에 올려.



지금 보이는 저 탑차가 상승하면

저렇게 된다구!

매일매일 저거 타고 작업하지만

아직도 아래보면 아찔해.

천장 끝까지 올라가서 파이프 설치하거든.

그 때 안전고리 안하고 발 헛딛는다면

그냥 죽는거여.



혼자 올라가서 작업 할 일이 있어서

올라가던 중간에 잠깐 멈춰서서 찍어봤어.

근데, 난 아직도 이게 뭔 건물인지를 모르겠다.

공장 같긴 한데...


그냥 가져오라는 거, 시키는 거만 하니까

내가 이 건물을 짓는데 일조한다는

보람감 따윈 전혀 없고

이 건물이 뭔지 관심도 전혀 없어.


그냥 돈만 보고 하는 거야. 헤헤

태국가서 직업 찾으려고

자금 마련하는 곳 정도?


열 시에 잔업 마치고 집에 오니까

오늘 출근 안 한 형이

문을 잠궈놨어.

그래서 피곤한데 집에도 못 들어가고

강제로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한 잔 먹었지.


도대체 문 잠구고 뭐한거여?!

성욕해소라면 이해해드림.

그럴 수 있지. 암.


내가 또 사람 놀리는건 기깔나게 잘해서

그 형님 맛깔나게 놀릴 수 있는데.

그 형님은 나이가 너무 많아서

안되겠다.


혼자만의 시간을 이해하며 

존중하는 척해야지.

그 형이 하루종일 잠만 잤다고 해도

난 그 형을 볼 때마다 의심의 눈초리로

씨익 웃어줄거야.


여튼, 님들도 다들 각박하게 사시겠지만

항상 행복하길!

나는 또 내일 그레이트한 노가다 하러 가야하므로

오늘 글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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