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쓸 내용은 단기 여행자들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내용이야.

누가 여행까지 가서 

피시방에서 게임하겠냐마는

처음 태국 피시방에 가서 

게임한 얘기를 써볼게.



전 편에서 태국 여자친구에게 

감정이 상한 나는 이틀 정도를 연락하지 않았어.

'니가 과연 태국에서 내 도움없이

잘 생활 할 수 있을까?'

라는 태도를 T의 얼굴에서

봤기 때문에 더 오기가 나더라.


방장 형을 만나 같이 놀고 싶었지만,

그 형님은 카오산에서 만난 서양 애들이랑

차 끌고 다른 지역으로 여행가있었고,

단톡 방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은

여행이 끝나서 돌아가거나 여행 막바지라

그들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 

연락하기도 좀 그랬어.


결정적 요인으로는 너무 자주 논 것 같아

계산해보니 1달에 쓸 수 있는 돈을 반 이상 썼기 때문에

돈 관리 차원에서 연락을 못 함.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하루 왠 종일 집에 틀혀박혀있어야 했지.

공복에 운동, 음악작업을 하고 난 후로는

도무지 할게 없었어.

내 방이 마치 드래곤 볼에 나오는

'시간과 정신의 방'처럼 느껴지더라.


이 날 내 가계부를 보면

아침 및 커피 값으로 115바트(4,000원)를 쓰고

저녁 값 100바트(3,300원), 구름과자 값 98바트(3,200원)을

쓴 게 전부야.


이걸 보면서 느낀게, 방콕에서 장기로 살려면

아무것도 안해도 하루에 

최소 10,000원은 들어가는 구나 생각했지.

한국보다는 생활비가 적긴 하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만 머무를 때의 가정 하니까

참고들 하셈.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날은 저물어왔고 그렇게 쓸쓸히

잠을 맞이했지.

독거노인들의 쓸쓸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어.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나게 되었는데

또 다시 전 날과 같이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야 된다는 사실이 너무 짜증났어.


난 한국에서 시간을 때울 때

주로 피시방을 가던게 생각났고

태국에도 사람 사는 곳이니 물론 있을 거라 생각하고

구글링을 통해 피시방을 검색했지.


PC place라고 검색했는데

나올 리가 없지.

검색을 통해 피시방의 영어는

Internet Cafe라고 하더라.


다행히 집 주변에 3개가 있었는데

집에서 500m 거리에 있는 

제일 가까운 곳을 먼저 가보기로 했어.

하지만, 그 곳에는 허름한 건물만 하나 있었고

그 곳에는 피시방 따윈 없었지.

이미 오래 전에 망했나봐...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두 번째로 가까운

인터넷 카페로 향했는데

가는 거리 내내 사람들이 복작복작한 게

무언가 있을 거랑 희망을 주었어.


그리고 교복입은 어린이들도 많이 보였는데

주변에 학교가 하나 있더라.


아마 초등학교 인 것 같은데

태국초딩들이 와글와글했어~

교육 쪽을 전공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한 번 찍어봄.


그리고 주변을 쭉 둘러보니 역시나처럼

학교 주변으로 불량식품도 많이 팔고

분식집 비슷한 것도 즐비해있었어.



구글맵을 따라 여기 초등학교를 지나고

조그마한 골목길로 들어서자

끝 쪽에 허름한 피시방이 보였어.

그리고 운영도 하고 있더라고~


일단 아침밥을 근처에서 먹고

하루종일 게임 할 생각으로 

밥집을 찾아다니다가 길거리 음식점을 발견했어.



딱 봐도 비주얼이 순대국인 것 같고

가격도 60바트(2,100원)정도로 저렴해서

바로 곱빼기로 시켰지.

참고로 곱빼기는 피셋이라고 말하면 되니까

곱빼기 먹고 싶은 사람들은 기억해두셈.


맛은 역시나 기대했던 순대국과 비슷했어.

호로록 호로록 맛있게 먹었지.


그리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얼마냐고 물어보니까

120바트(4,000원)라는 거야.

뭔 개소린지 싶었어.


어딜가나 곱빼기를 시키면 10~20바트 

붙는 게 일반적인데

여기는 두 배가 붙는다고?

양도 그리 넉넉하지도 않았는데?

그래서 계산 잘 된거 맞냐고 했어.

나 이거 시켰고 곱빼기로 시키고

다른 거 안 시켰다고 하니까

그래도 120바트래.


나랑 똑같은 거 먹은 사람은 

70바트 받는 거 봤는데...

이런게 외국인 전용 바가지 가격인가?


속으로 따질까도 생각했지만

이 때 태국어 실력이 그리 좋지 않았으므로

따지지도 못한 채 마음 속으로 

발씨발씨만 외치며 그냥 계산했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억울하다...ㅠ


나중에 T에게 물어보니까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고 했어~

그렇게 아침밥을 먹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태국 피시방에 입성했어!


들어가니까 미국 고스족 분장한

다크다크한 태국 여자애가 카운터 책상에

발 떡하니 올리고 드라마 보고 있더라.


"아...안녕하세요캅?"

"앙? 뭐냐? 이용할라고?"

"네... 여기 한 시간 얼마에요캅?"

"15바트, 선불이다"

"5시간 할게요... 여기 백 바트입니다캅"

"잔 돈 없다, 이따가 거슬러 줄테니까

일단 하고 있어라"


너무 포스가 후덜덜해서 물어보기도 무서웠어.

다행히 잔 돈은 거슬러 주더라고.

안 준다고 해도 말 못 할 것 같은 

위압감을 가진 여자였어.


그리고 피시방 안 쪽에는 인생 다 산 것 같은

느낌의 문신한 녀석들이 일제히 외국인인 

나를 쳐다보고 있었지.

굉장히 무서웠는데 알고보니 걔네는

피시방 카운터 여자애의 일행이었어.



나중에 T랑 그 피시방 잠깐 같이 갔을 때

질 안 좋은 사람 많은 것 같다고 가지말라고 했지만

마땅한 피시방이 없어서 그냥 계속 갔어.

근데 뭐 아무 일도 없었음.


밤 늦게 새벽3시까지 있으면 

단체로 와서 시비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거 없었음.


왠만하면 지들 게임하느라 바쁘고

오히려 구름과자 먹을 때 라이터 없으면 

먼저 라이터도 빌려주는

배려심 있는 놈들도 있었어.



피시방 1시간 가격은 

15바트(500원)정도로

한국보다 싸거나

거의 비슷한 편이야.


하지만, 컴퓨터와 인터넷 상태는?

진짜 쓰레기였어.

특히, 비 오는 날 천둥번개치면 인터넷 끊긴다?!


치앙마이 대학교 앞에 있는 피시방은 

같은 가격에 피시방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기계식 키보드에다가 사양도 좋던데...


그래도 주변에 게임을 할 수 있다는 

피시방이 있다는 걸로 위안을 삼았지.


나는 한국에서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을 주로 했는데

태국에도 있더라고?

그래서 바로 깔았어.


태국 게임 유저들의 수준은?

이기는 거 생각 안 하고 행복하게 게임하는 편이야.

5대5 단체 협동 게임에서도

팀의 승리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지.

그래도 나름 재밌었어.


걔네가 욕하는 거 나는 하나도 읽을 수 없었거든.

한국에서는 부모님 안부 묻기 바쁜데

그거 하나는 좋더라.


피시방에서 5시간 정도 놀다가 

슬슬 지치고 배도 고파서 집으로 돌아갔어.

여기 피시방에서 집까지 가는 길은

꽤 멀고, 밤이 되면 굉장히 무서워.

그래서 처음에는 밤 10이전에 집으로 항상 돌아갔는데

정신없이 게임하고 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2시인거야.


택시타고 집까지 가는 돈도 아까워서

 그냥 혼자서 터벅터벅 걸어왔는데

가로등도 많고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 이후로도 그냥 좀비처럼 어슬렁어슬렁 

밤거리를 돌아다녔어.

쏘이 몰링은 생각보다 안전한 동네인 듯.


어쨌든, 게임을 마치고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왕좌의 게임 보면서 먹고 있는데

누가 문을 똑똑 두드리는거야.


'뭐지? 찾아올 사람 없는데?'


그리고 문구멍으로 쓱 봤더니

이상한 꽃 같은게 있는거야.

그래서 영화에서 나오듯이 꽃 사이에서

칼이나 권총뽑아들고 위협하는 장면이 문득 생각나서

없는 척 하려고 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났어.


그건 바로 T

"J, 나야. 문 좀 열어봐!"

그제서야 나는 안심하고 문을 열었지.

T는 그 날이 발렌타인데이라

서프라이즈 선물로 꽃을 사들고 온 거였어.


T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쪽지를 붙혀 화분을 주었어.


"고마워, 근데, 꽃 따위로

내 기분이 풀릴 거라 생각했어?"


나는 T의 버릇을 고칠려고 좀 세게 나갔지.


"미안, 그래도 이렇게 내가 먼저 찾아왔잖아."


"흠, 이번 한 번은 봐준다.

잘 해라!

그건 그렇고, 이건 생화냐, 조화냐?"


이거 생화야! 잘 키워보라고!

너 환기도 잘 안시키니까

공기도 맑게 할 겸 선물로 사왔지"


"그래, 고맙게 잘 키우도록 하지.

오늘 발렌타인인데 초콜릿은 어딨느냐?!"


"초콜릿 대신 이건뎅?"


"헐... 무엄하도다!

잘못을 했으면 초콜릿도 사와야지!!"


"이따 사줄게~"


"초콜릿 먹고 싶으다

초콜릿, 초콜릿

남들 다 받는 기본적인 초콜릿

나는 태국에서 너 말고 받을 사람 없는데, 초콜릿

일도 안해서 의리 초콜릿도 못 받는데, 초콜릿

입에 넣으면 달콤해서 사르르 녹아버리는 음식, 초콜릿

받는다면 기분이 매우 좋을거야, 히릿"


"그거 랩이냐, 투정이냐. -_-

알았어, 가서 사오면 돼잖아!"


"서둘러라 캅" 


이렇게 억지로 초콜릿을 뜯어내고

사과도 받았으며 꽃도 받았지.

무엇보다 발렌타인데이라는 것을 앞세워

T의 기를 잡은 의미있는 날이었어.



오늘 글은 여기까지 쓸게!

담 편에서 보장!!


오늘은 내가 T에게 깜짝선물을 

보낸 이야기를 쓰려고 해.


사실 태국에 올 때 T와 T를 위한 선물을

따로 사서 드렸지만,

유독 T에게는 한 가지의 선물 밖에 주지 않았어.


립스틱과 편지, 그리고 T가 가지고 싶어하는

포니 이펙트 화장품 세트를 3개 사왔는데,

선물 받는 걸로 내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에

내가 T에게 준 것은 입생로라 틴트 달랑 하나 밖에 없었지.


포니 이펙트 선물이야 내 말을 잘 들을 때마다

포인트 1~2점씩 적립해서 

100점 채우면 주는 형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T가 가장 좋아하는 행위인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기용 선물이 없어서

특별 선물을 기획하게 되었지.



그 특별선물은 바로!

꽃이야!!


난 꽃이 이쁘지만, 금방 시들기 때문에

왜 선물용으로 주는지 이해가 안 되지만

꽃이란건 받는 사람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거니까!


또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허세 덩어리 T를 위해

안성맞춤인 선물이라 생각했지.


나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을

기념일로 해서 꽃을 선물하고자 했고,

내가 직접 배달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어.

T는 그냥 딱히 기념일이라는 생각도 없었고

나 혼자 준비하고 계획했지.



계획은 그 기념일 날, 미리 꽃을 사가서

T의 퇴근시간에 똭! 

주려는 생각을 하고 출발했는데


태국의 빌어먹을 교통체증 때문에

좀처럼 택시는 앞으로 나가지 않았고

점점 더 T의 퇴근시간이 다가왔지.


그래서 방향을 전환해서

T의 회사 근처에서 꽃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어.

아마 땡 볕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약 2시간 가량을 고생했어.

하지만, 꽃 집은 찾을 수 없었지.



T는 아무것도 모르고 , 

땀에 쩔은 내 티셔츠만을 보고

냄새날 것 같다고만 하니까 더욱 약이 오르더라.


더위도 많이 먹고, 땀도 많이 흘린 상태에서

퇴근하는 자기 친구들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하니까 귀찮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해서 거절했는데, 

팔 목을 붙잡고 가서 억지로 인사시키는거야.


가뜩이나 혼자만 끙끙대면서 고생했는데

배려란걸 찾아 볼 수 없으니까

완전 빡쳤어.


그래서 그냥 집에 간다고 하고

택시를 잡으려고 했는데,

택시가 한 대도 안 서는 거야.


회사 사람들은 다들 단체로 툭툭이 타고 갔어.

T는 알겠다고 하며 집에가서 쉴 거면 쉬라고 했어.

그리고는 툭툭을 잡았지.


그 때가 처음으로 타보는 툭툭이었어.

툭툭기사는 퇴근시간 트래픽 잼이 걸리기 전에

빨리 출발해야한다고 보챘고

툭툭은 미친듯이 질주했어.


그 흔들리는 툭툭 안에서

잠든건 함정.

더위를 많이 먹고

멀미도 심하게 났거든...



그리고 중간 역에서 T와 나는 각자

찢어져서 집을 갔지.

그리고 집에 도착한 후 나는 쓰러져서

잠이 들었는데 에어컨을 키고 잠든거야.

더위 먹은 상태에서 3시간 정도 에어컨 키고 자니까

냉방병이 왔는지 갑자기

몸에서 열이 확 올라왔어.


T에게 전화가 왔을 때 나는 다 죽어가는 목소리었고

T는 걱정이 됬는지 우리 집에 온다고 하더라.

그래도 기특한 구석이 있음.


T는 편의점에서 물수건과 감기약을 사와서

아픈 내게 조치를 취해줬어.


몸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 걸음에 달려와준 T를 

그냥 보낼 수 없어서

밤이라도 멕이고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잠깐 밖에 같이 나갔지.


몸이 안좋아 멀리나가기 힘들었는데

우리 집 앞에 길거리 음식이 많이 있더라고?

닭 구이, 돼지고기 구이, 돼지 내장구이 등등의

음식이 있었는데 그 중 말도 안돼는 가격에다가

엄청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골랐어.


돼지 목살구이와 돼지 곱창구이야!

돼지 목살구이(커무 양)은 내가 식당 갈 때마다

시켜먹는 음식으로 믿고먹는 음식이지!

근데, 저 엄청난 양이 45바트(1600원)?


무조건 사야지!

그리고 곱창도 구워먹으면 엄청 맛있으니까

기대하고 사봤어.

우리는 집으로 돌아와서

얼른 먹어봤지.


표정보면 알겠지만,

먹자마자 발씨 발씨를 외쳤어.

돼지고기가 아니라 그냥 고무였어.

씹어도 씹어도 안 씹히고

내 턱만 나가는 느낌?


레스토랑에서 먹는 야들야들하고 

기름기 넘치는 맛은 온데간데 없고

몇 날 몇 일 팔리지 않은 고기를 

계속 불판 위에 구워

고기의 수분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미라였어.


맛있어보였던 건 조명 빨이였나봐...

T와 나는 몇 입 먹고 음식을 전부 버렸어.

음식 버리면 못 쓴다 라는 마인드를 가진 내가

음식을 버렸을 정도야!!


만약에 저거 아프리카 애들한테 준다면

귓방맹이 맞을껄?

음식이 아니라 신발 줬다고.


그렇게 몹쓸 음식을 먹고 T를 보내고

나는 푹 자고 일어났지.

다행히 전 날처럼 심하게 아프진 않았어.


제 기운을 차린 나는 제일 먼저 인터넷 서칭을 했어.

전 날 꽃을 못 산 것에 대한 오기랄까?


죽을 먹으며 4층 나의 작업실에서

웹서칭을 했지.


태국도 꽃 배달 시스템이 있더라고?

우리 집 근처 역인 BTS 파야타이 역에

꽃 집이 있어서 라인 메세지로 

꽃 보내고 싶다고 하니까

친절하게 상담해주더라.


그리고 오후 2~3시쯤 보낸다는 걸 원한다고 했어.

얘기가 끝나자마자

꽃집 주인은 돈을 받으러 우리 동네로 왔고, 

나는 돈을 지불하고 다시 콘도로 돌아와 못다한 철칙을 수행했지.



일단, 팬티만 입고 베란다로 나가

수영장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분위기를 잡고 구름과자를 먹지.


그러면서 하루 운동 루틴을 계획해.

나는 3분할 근력 운동을 주로 하는데

월,수,금은 가슴-3두, 등-2두, 어깨-하체를 하고

화, 목은 크로스 핏을 해.


이런 식으로 요일에 따라 운동하는데

이 날은 크로스 핏 하는 날이었어.


눈 흰자를 보이고, 

침을 질질 흘리면서

열심히 죽음의 크로스 핏 

5세트 중 3세트를 하고 있는데

T에게서 전화가 오더라고.


"J, 진짜 사랑해!"


"뭔데?"


"꽃 잘 받았어! 너무 고마워"


"오다 주웠다.

그거 너 해"


오다 줍긴 개 뿔이...

꽃 가격이 엄청 비쌌음.

생색내고 싶었지만, 가오 상하니까

차마 그건 말 못하겠다.


T가 가장 좋아하는 해바라기에

안개 꽃 같은 걸로 감싼 디자인.

생화라 가격도 쫌 많이 나갔어.


가격을 공개한다면

부자들이 봤을 때 

'거지새끼, 생색 한 번 거하게 내네'

라고 생각할 것이므로

공개 안 할 것임여.


T는 자기가 받은 사진을 같이 보냈고

주변 동료들이 엄청 부러워한다고 자랑자랑했어.

역시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사고 있는

허세 덩어리 T에게 딱 알맞은 맞춤형 선물이었어.



꽃에 편지도 같이 보냈지.

'우리의 기념일을 잊고 있는 네게'


T는 전혀 생각치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 편지를 보고 엄청 미안해했어.

이런게 한국사람의 매력인가?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기념일이란 기념일은 다 챙기고 살아왔잖아.

누구랑 만난다하면 투투, 50일,

로즈데이니 등등 다 챙겨야했음.


지나쳤던 기념일 문화가

이런 데서 빛을 발하다니...


이러한 부분에서 한국사람은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기억하는

매너와 센스를 겸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퇴근 후 T의 집 앞에서 만나

꽃을 들고 온 T와 사진 찍었지.

그리고 T는 어머니에게도 자랑하려고

나를 같이 데려갔어.


"왠 꽃이냐?"


"J가 꽃 줬어! >_<"


"돼지한테 꽃을 왜 주니!

돈 아깝게!!"



T의 어머니는 언제나 변함없이

T를 엄청 갈구지.

꽃을 받은 상황에서 마저도 말이야.


이 집안도 뭔가 문제 있는 집안이다 -_-;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내일 또 태국 갈 돈 벌러 

새벽에 나가서 노동해야하니까

다음 편에서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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