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이천 하이닉스에서

노가다를 하고 있어.


역시나 배관 쪽인데, 여러종류의 배관 노가다를

돌아다녀보고 맘에 드는 직렬을 골라서

계속 할 생각을 가지고 있어.


내 최대 목표이자 꿈은

행복해지는 거야.

과연 노가다를 해서 행복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3개월 일하고 1개월 여행가고,

3개월 일하고 다시 1개월 여행가는 식으로

자유롭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는 것 같아.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도

1~2년 이 쪽 일 배우면

은퇴이후에도 밥은 벌어먹고 살겠지.



저번 이야기에서는 의정부에 가서

스쿠터를 가지고 온다고 했는데

그 날 9시 쯤에 의정부에 도착해서

집에서 밥만 먹고 30분 후 

바로 이천으로 출발했어.


밤이라 차가 없어서 쌩쌩 달리니까

1시간 30분만에 도착 할 수 있었어.


하지만, 매우 위험했어.

가끔씩 불 빛이 없는 도로가 이어졌고

국도는 산으로 되어있어서 얼마나 무섭던지...

백미러 볼 때마다 오싹했어!

그래도 무사히 잘 도착해서 다행이야.


스쿠터를 타고 노가다를 가는

 출퇴근은 매우 만족스러워.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서 갈 수 있고

무엇보다 퇴근 후 차가 엄청 막힐 때

갓길로 뽈뽈뽈 얌체같이 먼저 갈 수 있거든.


이번 이천에서 일하는 것은

정신적, 환경적으로 매우 좋아.

노가다 짬밥이 조금씩 차올라서 그렇게

느끼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야.


하지만, 줏같은 일은 역시 있어.

우리 업체 관리자들이 쓰레기야.


어제는 안전교육이 있다고 

오후 3시에 갖는 꿀같은 휴식 시간 없이

4시 반까지 계속 일하고 교육 받은 후 

다시 올라가서 7시 반까지 잔업하라고 했어.


그래서 쉬는 시간도 없이

계속 노동을 힘들게 하고 교육을 받으러 갔지.

그리고 교육이 끝나니까 5시 40분이었어.


하지만, 업체 관리자는 지금 올라가서 일해봤자

얼마 일하지도 못하고 효율도 떨어진다고

약속과는 다르게 잔업없이 

다들 집에 가라고 하더라.


하...  1시간 40분만 일하면 

6만원을 더 받는건데...

말이 달라진 것에 대해 

많은 노동자들이 분노했지만

아무도 반기를 드는 사람이 없었어.


당장의 밥그릇이 걱정되는 사람이 

대다수이기 때문이지.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에

다 같이 합심해서

일 안나온다고 반기를 들고 일어난다면

손해보는 것은 업체 쪽일텐데...


물론, 나도 말을 못했던 것은 

마찬가지라 할 말은 없어.

지금은 투쟁보다는 하루라도 더 돈을 벌어서

방콕에 가는게 중요하거든.


처자식들이 있는 사람들은

나보다 더 그게 심하겠지?

그래서 슬프지만, 이럴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 할 수 밖에 없어.


오늘은 엄청 빡세게 일하고

7시 5분 쯤에 물건들 정리하고 퇴근 준비하는데

개구리 닮은 관리자가 

뭐 이렇게 빨리 퇴근 준비하냐며 성을 냈어. 

그리고는 8시까지 일하라는 소리치는 거야.


정규 잔업시간은 7시 반까지인데!!

30분을 더 무료봉사하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

절대 안하지!!


그래서 팀장한테 난 7시 30분까지만 

하고 갈 거라고 했어.

물론, 팀장도 관리자의 그 말에 빡친 상태였어.

팀장은 알아서 하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어제 일도 마음에 안들고 해서

일단 개구리 관리자한테 갔어.

빅 엿을 줄 생각이었기 때문이지.

하지만, 개구리 관리자는 보이지 않았어.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른 관리자에게 말을 걸어야했지.


우선 원래 정규 잔업이 몇 시에 끝나냐고 물어봤어.

7시 반이래.

근데 왜 오늘 8시까지 일해야되는거냐고 물어봤어.

그리고 그거 또한 돈 주는 거냐고.


그렇다면 예상되는 상황은 

30분 더 하는 건데 뭐 돈을 받을 생각하냐

하기 싫으면 그만둬라 라는 말이었어.


그렇다면 나는 녹음한 녹취록을 상부에 넘기고

노동청에 신고할 생각이었어.

권고사직과 임금체불 같은 항목으로 말이야.

그러면, 그 관리자도 처벌을 피해 갈 수 없을테니.


하지만, 그 관리자의 대답은

내 빅 엿을 한 방에 사라지게 했지.


"아니에요~ 그냥 그 관리자가 

조금 화나서 그렇게 말한거에요.

매일 그렇게 일찍 갈 준비하니까 

관리자 입장에서는 화가 나죠.

7시 반에 퇴근하세요."


헛헛...

미꾸라지 같은 녀석들.

오늘은 내가 참고 퇴근한다.

말 한 마디만 잘 못 해봐라!


일단 오늘 피곤하니 담에 또 글쓸게.

 빠빠.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