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은 아픈 태국 여친

린팁이를 위해서 요리했던 날이야


난 송크란의 휴우증으로 독감에 걸렸었는데

옆에서 간호해주던 린팁이가 옮아버렸어...

게다가 한 달에 한 번 겪는 마법데이까지

겹쳐버려서 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요리를 했어야만 했지...


종목은 바로 미역국!

산모들이 애를 낳은 후에

먹는 음식이라고 알려진 만큼

철분도 많이 함유되고 영양소도 엄청 많은 음식이야!


한국에선 보통 생일날에 많이 먹는데

어감도 비슷하고 피 생성도 돕고자

생리날에 대접했더랬지...


사실 미역국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쉬워!

전 날 미리 미역 물에 불려놓고

고기랑 미역이랑 들기름 or 참기름에 같이 볶아주고

다진마늘 넣어주면 좋고

물 붓고 간장넣어서 간 맞추면 끝!

다만 태국산 재료로 한국의 음식맛이 나올까 걱정이 되기도 했어!


하지만, 바로 실행에 옮겼더랬지!

자세한 맛은 영상에서 확인하자규!

https://youtu.be/dCqICsWcfqg

구독은 센스!!

다들 추석들은 잘 보내고 계신가?!

나는 그냥저냥 집에서 요양하고 있어.


다행히 우리 집은 추석 때 멀리 안가.

친가는 돈 문제로 가족들끼리 싸워서 

공중분해되어 있는 상황이라

가기도 좀 그래.


지금은 외가밖에 가지 않는 상황이야.

외가는 거의 의정부 쪽에서 생활하고 있어서

멀리 갈 필요가 없어서 좋음!

친가와는 달리 외가는 화목함이 넘쳐나.

형제들간 우애도 좋은 편이고!


오랜 만에 근황을 적어보자면

일에서 돌아온 이후로

집에서 쉬면서 아픈 몸을 치료하고 있어.


하지만, 경산에서 했던 노동에 대한 월급은

아직 안들어왔지.

팀장이 빡쳐서 우리 통장사본이랑 신분증을

위 쪽에 안 올렸나봐.

덕분에 궁핍하게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어.

언젠간 받을 돈이겠지만!


그제는 몸이 안 좋아서

블로그를 하루 쉬었는데

어제는 가족들과 술 먹다가 뻗어서 못올렸어.

추석기간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하므로

못 올리는거는 다들 이해해주리라 믿어.

게다가 내 생일까지 겹쳤으니까

강제로 이해 좀 하셈들.



그래도 쓰려고 노력은 했음! 

어제 블로그 포스팅을 하려고

컴퓨터를 키고 글을 쓸 준비했는데

그대로 잠들어버렸어.

잠시 후 외할머니가 깨워서

둘째 이모네 가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저녁식사하고 

빨리와서 쓰자고 마음 먹고 출발했어!

우리 집에서 출발하는 인원이 많았기 때문에

나는 혼자 쓸쓸히 스쿠터를 타고

이동해야만 했어.


스쿠터도 이제 많이 아파서

가다가 시동 꺼지고 가다가 시동 꺼지고를

반복하더라.

보내줄 때가 된 것인가? ㅠㅠ


우열곡절 끝에 이모네 집에 도착했지.

이모네는 요즘 의정부에서 떠오르는

핫한 민락2지구 코스트코 앞에 위치한

아파트에 살고 있어.


지하 주차장부터 미로같이 되어있고

엘리베이터는 황금 빛이고...

부럽당...

나도 아파트 살았었는데.

지금은 쫒겨나서 반지하에 살고 있지만!


어제는 자는데 바퀴벌레가 알을 깠는지

새끼 바퀴벌레가 눈 앞으로 쉭 지나가더라.

이 쯤되면 노가다 숙소가 더 깔끔한 듯 싶어.

빨리 일하러 가야지.


이모네 집에 도착하니

내 눈 앞에는 내가 먹어볼 수도 없는

음식이 한 상 차려져 있었어!


그건 바로!



랍스터였어!!

내가 랍스터를 먹은 기억은

예전 한국 여자친구 분이 사줬었는데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랍스터였어.


그 분 이후로 랍스터라는 요리는

평생에 한 번 먹게될까말까하는

그런 음식이었는데 다시보게되니 무척 반가웠어.


사실 이모네 집 귀찮아서 

가기 싫어했었는데 가길 잘한 듯!

가면 요즘 근황 물을거 아냐?!


뭐하니? -> 노가다요 -> 선생은? 

-> 능력이 안돼서 못해요

-> 노오력을 해야지 -> 노력 그래도 했는데...

-> 아니다, 내가 너 때는 임마


이 불 보듯 뻔하니 가기 싫었었어.

하지만, 랍스터면 이런 말 100번은

들을 수 있지!


이런 말을 들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오랜 만에 뵙는 어른들에게 인사를 했지.


"안녕하세요!"


"어~ 오랜 만이다! 요즘 잘 지내고?"


"아우~ 그럼요!"


"요즘 뭐하고 지내니?"


"기술 배우고 있어요!"


"아 그러니? 뭐든 열심히 해봐라!"


"예?! 가...감사합니다!"


외가 쪽 사람들은

내 예상보다 착했음.

이 쯤되면 조금 죄송스러워지는구만?


그리고는 곧바로 랍스터 시식회에 들어갔어.

맛은?!

역시 말 할 필요가 없지!

가위로 쿵쾅쿵쾅 어렵사리 부셔서

먹었을 때의 감동은 엄청나!


하지만, 부자가 되더라도

랍스터를 사먹진 않을거야.

차라리 만원짜리 무한리필을 매일가겠어.

이제 뼛 속까지 짠돌이가 되버린건가?


사촌동생 녀석은 의도치 않게

다음 날이 내 생일인거를 말했더라고?

그래서 막내 이모부가 몰래 케이크를 사왔어.

문을 연 제과점이 없어서 구하는데 고생 좀 하셨데.

나는 내 생일을 잘 알리는 편이 아니지만

사실 은근히 기뻤어.


생일 때 누가 축하해주는 것이

우리 가족과 친구 O와 B빼고는 없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데

정말 기분이 좋더라.




이건 사촌동생이 찍어줬어.

많은 음식들과 술, 그리고 생일축하까지

받으니까 기분이 매우 좋았어.


가족들은 향후에 계획에 대해서

물어봤지만, 기분이 하나도 나쁘지 않더라.

그래서 노가다로 돈을 좀 모은다음에

태국에 가서 사업하고 싶다고 말했지.


가족들은 내가 태국어를 잘 하는지도

궁금했는지, 몇 개 알려달라고 하더라.

님들도 잘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유용한 생존 태국어를 몇 개 적을테니

잘 외워두길 바라!


#1 택시 안 상황

왼 쪽으로 가고 싶을 때

왼 쪽을 가리키며 "캅"

오른 쪽으로 가고 싶을 때

오른 쪽을 가리키며 "캅" 


#2 화장실 가고플 때

다리를 배배꼬며 배를 어루어만지며

최대한 슬픈 표정으로 "카아아압~"


#3 음식 주문 할 때

다른 사람의 음식을 불쌍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카압..."


이 정도면 굶어죽거나 

화장실 못 찾아서 바지에 똥 지리지는 않을 거야.


이렇게 가족들에게 태국어에 대해 전파하고

사촌동생 녀석 방에 들어가서

블로그를 작성하려고 했어.

근데, 술이 많이 취해서

또 그대로 잠듬...


일어나보니 이모네 식구들은 

상차림을 정리하고 있었어.

정신을 차린 후 시간을 보니

자정이 넘어있었어...


'망했다...'


블로그를 쓰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괴로워하는 와중에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가족들이 없는거야...

'어디갔지? 어디로 사라진거야?'

생각하며 이모네 집 구석구석을 찾아봤는데 안보여.



알고보니 우리가족들이 

나만 버리고 집에 가버린거야.


'어라? 뭐지...?

낯선 환경에 나 혼자 남겨두고 가셨네?

나 생일인데...?

생일 축하한다며...

꼭... 그래야만 속이...

후련했냐아아아아!!!!!!'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축하를 받던 상황이 꿈처럼 느껴졌어.

이모부와 이모는 술 먹었으니

자고 내일 아침까지 먹고 가라고 하시던데

흡연을 해야만 하는 내가 거기서 자기엔

여러모로 불편하더라.


그래서 그냥 집에가서 할 일 있다고

먼저 가겠다고해서 나왔지.

술은 몇 시간동안 자고

가족들이 버리고 간 시점에서 다 깼지...


집에 도착해서 문을 두들겼어.

"누구십니까?"

이윽고, 나는 어두운 내 얼굴을 비췄고

가족들은 봐서는 안 될 것을 본 얼굴이었어.

해바라기의 한 장면이 생각나더라...


'나다...이 .....'


무슨 아들이 집에 왔는데

지옥에서 기어올라온 사자처럼 보심?


사실관계는 가족들도 자고 오려고 했는데

대만여행을 갔다온 형이 차를 끌고 모시러 왔데.

근데, 나는 스쿠터 끌고 갔기도 했고

술 취해 코 골면서 곤히 자고 있어서 그냥 냅뒀데.


어쨌거나, 12시가 지나 

내 생일이 된 시점부터

소외감 폭발함.


분하지만 이따가 어머니 미역국 끓여드려야지.

매년 내 생일날마다 연례행사처럼

어머니 미역국 끓여드렸거든.

지금은 잠도 안와서 친구와 피시방에서 왔어.

마트 열 때까지 머무르며 블로그 하고 있지.

곧 재료사러 가야해.


오늘 하루 생일 잘 즐기겠음.

 님들도 즐거운 추석보내셈.

즐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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