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얘기는 친구와 함께 온

파주 노가다 현장에서

처음으로 팀 회식을 한 이야기야.


팀장은 이틀 전, 멤버도 다 모였으니

회식 한 번 갖자고 얘기를 꺼냈어.


그래서 고기를 먹는구나 싶었는데

한 편으로는 먹게되면

'추노하기 힘들어지겠구나' 

생각도 많이 들었지.


여기 팀장은 그 동안 만나왔던 팀장과는 다르게

의리 의리 의리!를 강조하는 사람이야.

사람이 한 번 들어오면 내 사람이고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사람이 나가는 것에 굉장히 예민하고


'한 번 들어오면 끝까지 함께 하는 거다' 

라는 식으로 생각해서

노가다를 프로젝트 형식으로 뛰려는

나에겐 상극이라 할 수 있지.


곤이라는 친구 말에 따르면

개인적인 성향이 짙은 배관과 다르게

모두가 힘든 포설이란 직렬에서는

기공, 조공이랄 것 없이

모두가 가족같은 분위기인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어쨌든간에 돈도 안돼고

 일도 빡센 이 곳에서

헬스장을 무료로 이용 할 수 있다는

 장점 하나 때문에

일을 계속 하기로 한 이상 회식에 가서 

고기는 먹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고된 일이 끝나고 어제 저녁, 금요일

우리는 스타렉스 차량을 타고

단체로 한 고기집으로 이동했지.


회식장소는 이 곳이야.

무한리필이 아닌 시키는 대로 

돈이 나오는 곳이지.

회식 아니면 언제 이런 곳에 와서 

값 비싼 고기 먹어보겠음.


안에 들어와보니 그래도

가격은 그리 비싸진 않은 편이야.

다이어트 중이지만, 

그래도 먹어야지...

살은 태국가서 빼는 걸로!


팀장 주도 하에

소맥을 타서 먹어댔어.

나는?

일부로 술 못먹는다고 하고 안 먹었어.

술을 좋아하는 내 친구O는 그 동안

술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댔었는데

드디어 술을 먹게되어서 초반부터 엄청 달렸어.


고기 냠냠.

고기 질은 그럭저럭이었어.

무한리필이랑 다른 점이 많이 없더랑.

무한리필 짱짱맨


회식 분위기는 무르익었어.

한 참을 이야기하다가 팀장은 이런 이야기를 했어.


"마, 왜 미국이 선진국인 줄 아나?"


"왜죠?"


"거기는 능력제고, 

공과 사가 확실하기 때문이야!

나도 그렇다!

안에서는 니들 다치면 안돼기 때문에

크게 소리치고 강압적이지만

밖에서는 그냥 친한 동네 형이다!

편하게 해라 마!"


그렇게 말 해서

보통 꼰대들과는 다를 줄 알았는데

술 좀 들어가더니

회식자리에서 술 안 먹는다고 

사회생활 못한다고 뭐라하더라.


뭐, 사람이라면 누구나 간사 할 수 있어...

그럴 수 있어.


개새끼.


그래도 다행히 회식자리에서 

연신 사진만 찍어대는 날 보면서

팀장은 우리 팀 사진을 찍어주는 

고마운 녀석으로 생각했나봐.


"마! 기특하네!

사진 단톡방에 올리래이!!"


"아 예! 뭐 당연한거 아니겠습니까?

하핫..."


사실 블로그에 글 올릴라고

찍은건데, 얻어걸렸군.


회식을 마치고

팀장은 기분이 좋은지

2차로 노래방을 가자고 했어.

모두가 술에 취했고, 

흥에 겨워 즐거워하고 있었어.


하지만, 나는 술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즐겁지 않았어.

하지만, 겉도는 놈으로 찍혀서 좋을 리 없으니

나도 똑같이 흥에 겨워해야만 했어.


흥에 겨워하는 척은 생각보다 쉬워.

그냥 평상시 하던 나사풀린 행동을 하면 되거든.

그렇게 술에 취한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하며

나도 마치 술을 거하게 마셨다는 듯

싱크를 맞췄지.


그러다가 내가 말도 안되는 드립을 쳤는데

다들 술에 취해서 빵 터진거야.

'어라? 뭐지?

웃을 만한 게 아닌데...?'


상황인 즉슨 어떤 차가 주차를 하려고

방향을 트는데 내가

"비닐 가져와!"

라고 소리친 것 밖에 없어.


우리가 하는 일은 커다란 쳇바퀴 통을 

이동시키는 일을 하는데

이게 5톤이상 나가는 엄청 무거운 물체여서

 방향을 바꿀 때마다 잘 미끄러지라고

바닥에 비닐을 깔거든.


그래서 그냥 일과 연관지어서

아무 생각 없이 

썰렁한 드립을 툭 던졌는데

이게 성공한거야...


팀장은 미친듯이 웃으면서

"비닐 가져와 누구야!

누가 말했어?! J 너야?

야! 이건 줘야한다. 

기깔나는 드립이었다"



만원 받음.

그래서 안 받을라고 하니까

자꾸 넣어두라고 해서 팀장한테

구름과자 뭐드시냐고 물어봤는데


이건 팀 분위기를 돋군 

나의 드립비용이라면서

끝끝내 주머니에 넣어줬어.


이 후로 노래방에 도착했지.

팀장은 막내를 시켜서 돈을 바꿔오라고 하더니

만 원짜리 20개를 종이컵에

꽃아놓는거야.

그리고 한 마디 하더라고.


"오늘 잘 노는 새끼, 이거 가져간다!"


나는 순간 기분이 조금 나빴어.

'내가 무슨 호스트바에서 언니들 

기분 맞춰주는 사람들도 아니고

팀장이란 놈은 돈으로 사람 찍어누르면서 

희열을 느끼는 변태적인 놈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



정신 차려보니까

나는 윗 통 벗고 고릴라 댄스를 추고 있었고

평상시 말 한 마디도 안하는 

과묵한 막내녀석은 소화기를 눈알에 대더니 

카메라인양 찍고 있더라.


내 영혼을 팔아 받은 팁은 5만원.

내 소중한 5만원... 힝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들이여..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노래방이 종료된 후 팀장은

분위기 띄우려고 그렇게 한 것도 있지만

동생들 구름과자 값 챙겨주려고 했다고 하더라.

그나마 내가 만났던 팀장 중에서는

가장 인간적인 건 맞는 듯.

그래서 쌈닭인 나도 다른 현장과는 다르게

최대한 안 싸우려고 하고 

예의를 갖추고 일 하고 있긴 해.


노래방이 끝나고 단체 샷.

나는 블로그를 운영하니 

사진은 언제나 내 위주임.


그리고 다같이 숙소에 가서 

잘 준비를 했는데

팀장이 진지한 얼굴로 슥 오더니

잠깐 얘기 좀 하자는 거야.

뭔가 싶었어.


"J야. 사실 형이 술만 먹으면

뭘 좀 먹고 싶어."


"아~ 라면 끓여달라구요?

저 잘 끓임요. 그 정도야 뭐"


"아따, 눈치 한 번 빠르네.

근데... 라면이 없어."


"아...아... 라면이 없군요.

사와야... 하는 거죠?."


"역시 말귀를 잘 알아들어!

고맙데이! 김치랑 종이컵이랑 

퐁퐁이랑 수세미도 사와라!"


"예..."


하... 밤 12시에 추운데 뭔 개고생이냐...

가족 같은 분위기는 무슨...

줫 같은 분위기네.

샹.


담에 만나장.


이 날은 전 편에서 언급했듯이

오랜 만에 랑짓에서 놀았던 날이야.


방장 형은 그동안 카오산에서 놀다가 만난

서양 애들과 차를 끌고 

깐짜나부리 투어를 갔댔는데

드디어 투어가 끝나고 랑짓으로 돌아왔다고 해서

간만에 한번 뭉치기로 했지.


단톡방에 남아있는 인원은 많지 않았지만

새로들어온 멤버 둘이 있었기에

같이 만나기로 했어.


나는 할 것도 없어서 아침운동이 끝나고 

먼저 랑짓으로 가서 주변을 좀 돌아보려고 했지.

그래서 일단 승전기념탑으로 갔어.


그 곳에는 수많은 미니밴이 줄지어있었는데

도무지 어떤 거를 타야되는지 모르겠더라고?

영어는 하나도 없고 표 사는 곳도 따로 없어서

일단 직원같아 보이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어.


"안녕하세요 캅, 랑짓가는 롯뚜 어디에요? 캅?"


"어? 랑짓 가려고? 저기 맨 뒤에 차 타면 된다 캅"


"ㄳㄳ 캅"


랑짓 가는 미니밴을 찾는 건 생각보다

무척 쉬웠어.

일단 무작정 차를 타긴 했는데

요금이 얼마인지, 어디서 어떻게 

내려야하는지도 모르겠는거야.


그래도 일단 무작정 랑짓으로가서

택시타는게 저렴할 것 같아서 그냥 앉아있었지.

운전사가 탑승하더니 조그마한 바구니를 돌리더라고? 

사람들은 그 바구니에 성금모으듯

하나 둘 돈을 넣는거야.


금액이 얼마인지 몰랐기에 

옆에 앉은 여자에게 물어봤어.


"죄송하지만, 이거 얼마에요 캅?"

"30바트(천 원) 카~"

"히에에엑? 엄청 싸다...

근데, 저 100바트 짜리 밖에 없는데 어떡해요?"


"줘바요 카~

이렇게 바구니에 있는 돈을 

알아서 거슬러 가지면 돼요 카~"


미니밴의 시스템은 생각보다 간결했어.

양심에 따라 돈을 넣고 끝인줄 알았는데

금액이 맞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걷은 돈을 운전기사가 세보더라고.

만약 금액이 안 맞으면?

그 때부터 진실게임 시작하는거지.


랑짓까지 가는 미니밴의 비용도

말도 안되게 저렴했어.

이렇게 가면 편도 30바트 밖에 안드는데

그동안 350바트를 주고 택시를 타고 다닌

나는 호구였던가...

역시 아는 만큼 절약 할 수 있다고

모험하길 잘했어.


한 가지 문제는 어디에서 어떤 시점에 

내리는지 모르겠다는 거야.

그래서 운전기사한테 슬쩍 물어봤지.


"이거 퓨쳐파크 가요 캅?"

"간다 캅! 도착하면 불러준다 캅!"


내리는 것도 고민해결!

택시보다 효율적이잖아?

단 돈 30바트에

일반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를 타고 가고!

나는 이후로 랑짓 갈 때면

항상 미니밴만 탔어!


드디어 목적지에 다 왔는지 

운전사는 퓨쳐파크를 외쳤고 나는 내렸어.

퓨쳐파크는 랑짓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돈무앙 쪽 사는 사람들도 많이 온다고 하더라고.


일단 더워서 안에 들어갔는데

다 쇼핑쇼핑센터라 구경 할 것도 없이

 그냥 땀만 식히고 나왔어.


그리고 방장 형이 있는 호텔로 가기 위해서

근처에 있는 오토바이 택시를 탔는데

역시 바가지 없이 30바트만 받는다.

물론, 미니밴 값이랑 똑같아서

짜증나는 부분도 있지만,

방콕의 경우 그 정도 거리를 갈때 최소80바트는

불러버리니까 감안해야지.


방장 형이 묶는 곳은 랑짓에 하나 우뚝 솟은

타라 그랜드 호텔이야.

주변에 괜찮은 호텔이 이거 하나밖에 없어서

방장 형은 맨날 여기에만 묶더라고.


방장 형은 아직 오는 중이어서

근처 카페에서 방장 형을 기다리기로 했지.


랑짓에 있는 지브라라고 하는 카페인데

나름 분위기도 괜찮아.

밥도 같이 파는데, 맛은 그닥 없어.

갈 사람은 커피만 드셈.



막간을 이용해서 태국어 공부!

태국어 책은 언제나 가지고 다님!

믿기진 않겠지만, 나는 나름 공부쟁이라 

내가 좋아하는 공부는 꾸준히 함.


태국어 쉽게 금방 배우는 방법?

이건 내 경운데

필수명사랑 필수동사만 

외워서 창조해버려.


예를들면, 필수 명사로는 

나, 너, 우리, 그, 그녀등이 있고

필수 동사로는 가지다, 원하다, 알다

하고싶다, 할 것이다 등등이 있어.


여기에 언제,어디서,무엇을,어떻게,왜를

 추가해서 외워준다면

어렵지 않게 태국어 문장을 

조합해서 말 할 수 있지.


양이 많지 않아서 머리가 빠가인 사람도

3일이면 외울 수 있어.



그렇게 혼자 공부하며 기다리는데

금방 단톡방에 있는 한 사람이 더 왔어.

이 형은 태국에 문신하러 왔다가

단톡방 모인다고 해서 와봤데.


우리는 간단한 소개와 대화를 했고

오래 걸리지 않아 방장 형도 도착했어.

방장 형은 장거리 운전을 하느라 

차가 많이 더러워졌다고

세차장에 먼저 들렸다가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차장은

그 날 영업을 안했고, 

우리는 바로 밥을 먹으러 갔지.


여기는 아까 그 호텔 근처의 길거리 시장인데

먹거리를 엄청나게 싸게 팔아.

타코야끼부터 태국음식과 닭다리, 족발등

다양한 음식들이 있어!!


세 명이서 100바트(3,300원)씩 걷었는데

이 많은 음식들 다 살 수 있을 정도로 싸!

여기 완전 맘에 들어!!

결국 음식이 너무 많아서 다 먹지 못하고

남겨버렸어... 분하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먹으며

대화를 더 나눴지.


하지만, 문신 형은 밤에 약속이 있다고

먼저 가야한다고 해서

결국 방장 형과 나만 남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저녁 늦게 온다고해서

그 사람이 올 때까지 마사지나 받으러 갔어.


방장 형은 마사지도 랑짓이 짱이라고

그렇게 말해왔는데 오늘 드디어 검증하는건가?

마사지는 200바트였어!

마사지사는 푸짐한 아주머니었는데 

딱 봐도 손압이 강해보였어.

무엇보다 좋았던 거는 등에 

호랑이 기름을 발라서 

오일마사지를 해줬다는 점이야.


처음으로 오일 바른 손에 

마사지 당해봤는데

느낌이 무척 좋았어.

하악하악... 또 가고 싶당.


마사지가 끝날 때 쯤 

단톡방의 다른 형이 도착했고

우리는 술집에 가서 가볍게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눴지. 


그리고 언제나처럼 컨팽능이라는 클럽에 가서

흥겹게 춤을 추는데

새로 온 형이 표정이 별로 안좋아.

아무래도 로컬 쪽 음악은 안 맞나봐.

나는 은근히 신경이 쓰였어.


감성지수가 높은 편이라 아닌 척해도

다른 사람들 기분을 맞춰주는 편이기 때문에

'우리가 뭐 어떻게 해줘야 하나?'

생각이 들었지.


그래서 방장 형에게 뭐 어떻게 합석이라도 

시켜드려야되는 건가 물어보려고 할 때 

방장 형도 갑자기 얼굴이 심각해진 거야.


그리고는 발시발시 소리를 내며

문자를 하시던데 알고보니

방장 형 썸녀의 친구가 방장 형을 

클럽에서 봤다고 썸녀한테 얘기한거야.

그리고 썸녀는 문자로 방장 형한테 

총 들고와서 쏴죽인다고 하는 상황이고.


방장 형은 전화로 쌍욕을 하면서 

쏠 거면 쏘라고 하더라.

그리고는 동생들이랑 술 마시러 놀러온건데

왜 혼자 북치고 장구치면서 

죽인다니 개소리를 하냐고.


개쌍욕을 먹은 후에야 

정작 썸녀는 미안하다고 하고 연락이 왔어.

방장 형은 이 날 하루는 

춤 안추고 조용히 있다 갈거니까

내가 좀 고생해서 새로 온 형 케어 

좀 해주라고 하더라.


그 말인 즉슨, 

내가 밤문화 가이드를 해야하는건가...

하... 방장 형은 여전히 발시발시하면서 

그 썸녀랑 메세지하고있고...

새로 온 형은 발시발시 하는 표정으로 

술만 먹고 앉아있고.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주변을 둘러봤어.


엄청 이쁜 여자애가 있는 테이블이 보이는 거야.

꽃이 있는 곳에 벌레가 꼬인다고

수 많은 로컬남자들은 그 테이블로 가서 

말을 걸었는데 역시나 까이는 거야.


이거다 싶었지.

나 역시 벌레가 되어 까인다면

형들을 위해 노력했다는 명분이 생길거고

꼬시는 건 내 능력 밖이니 오늘은 여기서 파하자는

계획을 세우면서 말이야.

그래서 출동했지.


그 쪽 테이블은 총 세 명이었는데

한 명은 무척 예뻤고

다른 한 명은 음.....

마지막 한 명은 여자이지만,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톰보이였어.


헌팅의 기본수칙인

'성공하려면 폭탄에게 다가가라'

라는 말과는 반대로

나는 실패를 꿈꿨기 때문에

제일 이쁜 여자에게로 갔어.



"안녕하세요, 캅"


"안녕 카~"


순간, 심장어택 당했다...

살갑게 웃어주는데 너무 이쁘다...

평소 이상형이 웃는게 이쁜 여자인데

딱 얘잖아?


"흠흠... 별 다른 게 아니라

저기서 봤는데 너무 이뻐서

술 한 잔 짠하려고 왔어요 캅"


"짠!"


이뻐도 매몰차게 거절하지 않고

짠은 해주네 ㅎㅎ

근데, 그 여자 분이 먼저 이것저것

물어보는 거야.

나는 헤벌레해서 신나게 대화했지.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옆에 있던 톰보이 녀석이

'너 원래 자리로 안 가도 돼?'라는

싸늘한 말을 했고, 여기까지인가 싶어서

돌아가려는 찰나 그 상황을 눈치 챈

방장 형이 후다닥 달려와서 서포트를 해주셨어.


그리고는 특유의 웃긴 춤을 추며

엄청난 태국어 스킬로 자연스레 

그 자리로 녹아들게 되었지.


그 이후부터는 톰보이가 손 쓸 시간도 안 주고

아웃사이더 랩보다 더 빠르게

여자애들과 나가서 술 마시자는 약속을 잡고

후다닥 데리고 나왔어.


나가는 와중에 새로 온 형은

"하... 나 폭탄이랑 파트너해야 할 것 같은데...

그냥 집에 갈까?" 라고 투덜거렸어.


나는 어차피 여자친구도 있으니까

형이 원하는 애 옆에 앉으라고 했지.

난 아무데나 앉겠다고 하고...


하지만, 시간을 돌릴 수만 있으면

이딴 병신같은 짓은 다신 하지 않을 거야.


어쨌든, 클럽 맞은 편에 있는 술집에 도착했는데

그 이쁜 여자애가 핸드폰이 없어졌다고 하는 거야.

그것도 산지 3일 된 최신 아이폰을!!

톰보이는 엄청 화를 냈어.


"내가 너 이럴 줄 알았다! 술만 먹으면 하여튼!!"


톰보이는 여기 있는 친구들을 

챙기는 캡틴같은 느낌이랄까?

톰보이는 후다닥 클럽 안으로 뛰어들어갔고

나도 일단 이쁜 애와 함께하는 

술자리가 파하는 건 싫었으니까

같이 찾으러 갔어.


그리고는 종업원들에게 핸드폰 좀 같이 

찾아달라고 부탁하며 열심히 찾아다녔어.

안타깝게도 핸드폰은 찾지 못했어.

하지만, 톰보이 녀석은 자기 것 마냥 찾는데

힘써주는 내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더라.


그리고 술집에 다시 들어가기 전에

 이 자리에 자기가 끼면

재미없을 거라고 하며

잘 해보라고 따봉을 보이며 먼저갔어.


이 놈이 범인 일 수도 있겠는데?


그 이상형의 여자는 어차피 잃어버린거

괜찮다고 하며 쿨하게 술이나 먹자고 하더라.

성격까지 좋은 듯...


내 옆에는 이상형이 아닌 

눈을 피하고 싶게 생기신 분이 앉아있었어.

때때로 나는 그 자리를 위해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나는 너에게 호감이 있다, 있는 것일 거다.

제발 그렇게 생각해줘라'

라는 식으로 쳐다봐야만 했어.

상당히 곤혹스럽더라.


이상형의 그녀의 옆에는 

새로 온 형이 앉아있었는데

클럽에서 울상인 표정과는 다르게

호탕하게 웃고 있었어.


하... 지금 생각하니 너무 후회된다.

옆에 한 번 쳐다보고 앞에 봤을 때

격차가 너무 심해서 더 이쁘게 느껴졌을 수도 있지만

그녀는 웃는게 너무 이뻤어.


화장실에 갔을 때 방장 형이 그러더라.


"야, 니가 처음에 자기한테 접근해서 

같이 술 먹자고 할 때 굉장히 기뻤는데

왜 자기친구 옆에 앉냐고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아...뭐... 저는 그 형님에게 양보했죠 뭐.

하핫, 좋은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미친 놈

배려할 걸 배려해라.

로컬와서 못 즐기놈한테 자리만 만들어주면 됐지.

 그딴 배려를 왜 해?"


이게 방콕에서 내가 했던

두 번째 병신짓이라 할 수 있지.



술자리를 파한 후에도 

그 형과 내 이상형은

몇 번 더 만난 것 같은데

그 형은 단톡방에 그녀에 대해 안 좋게 말했는데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


방장 형은 그 때마다

잘 좀 해주라고 말했고...


방장 형은 그 여자와 몇 번 마주칠 기회가 있었나봐.

얘기를 해봤다는데

그 형이 연락도 잘 안하고 

여자애한테 너무 무심히 대해서

그 여자애는 상처 많이 받았다더라.


'한국남자 다 개새끼다.

다시는 한국남자 안 만날거다' 

라는 말과 함께...



언제나 나는 이 여자애가 생각났는데

그 이후로는 본 적이 없어.

물론, 그 때는 나도 T에게 충실했어야 했으니까.

지금은 내가 너무 미안해서 연락을 못 하겠더라.

지금은 하고 싶어도 얘의 연락처를 몰라.


내가 알고있는 정보는 은행에서 

일한다는 것 하나야.

그래서 이번에 태국에 가면 

이 여자애 찾아다닐 생각이야.

'김종욱 찾기'가 되는 건가?!


주변에 은행 다 돌아다녀볼까 생각중임.

이미 남자친구가 있다면 별 수 없지만

그래도 그 웃는 얼굴이 다시 한 번 보고싶네.


이 정도 이상형이면 결혼 절대 생각 않하는 내가 

집에서 애만 키우라고 하고

노가다해서 돈만 벌어만 줘도 된다고 

생각하는 정도니까.


그러면, T는 어쩌냐고?

말은 안했지만 옛날에 헤어진 상태임.

그것도 곧 포스팅 할게!




얘가 내 이상형인 그녀야.

이름도 뭣도 모르지만,

누구든지 방콕에서 얘 보게 된다면

내가 미안해하고, 

그리워하고 있다고 전해주셈.



오늘 쓸 내용은 단기 여행자들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내용이야.

누가 여행까지 가서 

피시방에서 게임하겠냐마는

처음 태국 피시방에 가서 

게임한 얘기를 써볼게.



전 편에서 태국 여자친구에게 

감정이 상한 나는 이틀 정도를 연락하지 않았어.

'니가 과연 태국에서 내 도움없이

잘 생활 할 수 있을까?'

라는 태도를 T의 얼굴에서

봤기 때문에 더 오기가 나더라.


방장 형을 만나 같이 놀고 싶었지만,

그 형님은 카오산에서 만난 서양 애들이랑

차 끌고 다른 지역으로 여행가있었고,

단톡 방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은

여행이 끝나서 돌아가거나 여행 막바지라

그들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 

연락하기도 좀 그랬어.


결정적 요인으로는 너무 자주 논 것 같아

계산해보니 1달에 쓸 수 있는 돈을 반 이상 썼기 때문에

돈 관리 차원에서 연락을 못 함.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하루 왠 종일 집에 틀혀박혀있어야 했지.

공복에 운동, 음악작업을 하고 난 후로는

도무지 할게 없었어.

내 방이 마치 드래곤 볼에 나오는

'시간과 정신의 방'처럼 느껴지더라.


이 날 내 가계부를 보면

아침 및 커피 값으로 115바트(4,000원)를 쓰고

저녁 값 100바트(3,300원), 구름과자 값 98바트(3,200원)을

쓴 게 전부야.


이걸 보면서 느낀게, 방콕에서 장기로 살려면

아무것도 안해도 하루에 

최소 10,000원은 들어가는 구나 생각했지.

한국보다는 생활비가 적긴 하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만 머무를 때의 가정 하니까

참고들 하셈.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날은 저물어왔고 그렇게 쓸쓸히

잠을 맞이했지.

독거노인들의 쓸쓸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어.



그리고 다음 날 일어나게 되었는데

또 다시 전 날과 같이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야 된다는 사실이 너무 짜증났어.


난 한국에서 시간을 때울 때

주로 피시방을 가던게 생각났고

태국에도 사람 사는 곳이니 물론 있을 거라 생각하고

구글링을 통해 피시방을 검색했지.


PC place라고 검색했는데

나올 리가 없지.

검색을 통해 피시방의 영어는

Internet Cafe라고 하더라.


다행히 집 주변에 3개가 있었는데

집에서 500m 거리에 있는 

제일 가까운 곳을 먼저 가보기로 했어.

하지만, 그 곳에는 허름한 건물만 하나 있었고

그 곳에는 피시방 따윈 없었지.

이미 오래 전에 망했나봐...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두 번째로 가까운

인터넷 카페로 향했는데

가는 거리 내내 사람들이 복작복작한 게

무언가 있을 거랑 희망을 주었어.


그리고 교복입은 어린이들도 많이 보였는데

주변에 학교가 하나 있더라.


아마 초등학교 인 것 같은데

태국초딩들이 와글와글했어~

교육 쪽을 전공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교육과정과 교육환경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한 번 찍어봄.


그리고 주변을 쭉 둘러보니 역시나처럼

학교 주변으로 불량식품도 많이 팔고

분식집 비슷한 것도 즐비해있었어.



구글맵을 따라 여기 초등학교를 지나고

조그마한 골목길로 들어서자

끝 쪽에 허름한 피시방이 보였어.

그리고 운영도 하고 있더라고~


일단 아침밥을 근처에서 먹고

하루종일 게임 할 생각으로 

밥집을 찾아다니다가 길거리 음식점을 발견했어.



딱 봐도 비주얼이 순대국인 것 같고

가격도 60바트(2,100원)정도로 저렴해서

바로 곱빼기로 시켰지.

참고로 곱빼기는 피셋이라고 말하면 되니까

곱빼기 먹고 싶은 사람들은 기억해두셈.


맛은 역시나 기대했던 순대국과 비슷했어.

호로록 호로록 맛있게 먹었지.


그리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얼마냐고 물어보니까

120바트(4,000원)라는 거야.

뭔 개소린지 싶었어.


어딜가나 곱빼기를 시키면 10~20바트 

붙는 게 일반적인데

여기는 두 배가 붙는다고?

양도 그리 넉넉하지도 않았는데?

그래서 계산 잘 된거 맞냐고 했어.

나 이거 시켰고 곱빼기로 시키고

다른 거 안 시켰다고 하니까

그래도 120바트래.


나랑 똑같은 거 먹은 사람은 

70바트 받는 거 봤는데...

이런게 외국인 전용 바가지 가격인가?


속으로 따질까도 생각했지만

이 때 태국어 실력이 그리 좋지 않았으므로

따지지도 못한 채 마음 속으로 

발씨발씨만 외치며 그냥 계산했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억울하다...ㅠ


나중에 T에게 물어보니까 

말도 안되는 가격이라고 했어~

그렇게 아침밥을 먹고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태국 피시방에 입성했어!


들어가니까 미국 고스족 분장한

다크다크한 태국 여자애가 카운터 책상에

발 떡하니 올리고 드라마 보고 있더라.


"아...안녕하세요캅?"

"앙? 뭐냐? 이용할라고?"

"네... 여기 한 시간 얼마에요캅?"

"15바트, 선불이다"

"5시간 할게요... 여기 백 바트입니다캅"

"잔 돈 없다, 이따가 거슬러 줄테니까

일단 하고 있어라"


너무 포스가 후덜덜해서 물어보기도 무서웠어.

다행히 잔 돈은 거슬러 주더라고.

안 준다고 해도 말 못 할 것 같은 

위압감을 가진 여자였어.


그리고 피시방 안 쪽에는 인생 다 산 것 같은

느낌의 문신한 녀석들이 일제히 외국인인 

나를 쳐다보고 있었지.

굉장히 무서웠는데 알고보니 걔네는

피시방 카운터 여자애의 일행이었어.



나중에 T랑 그 피시방 잠깐 같이 갔을 때

질 안 좋은 사람 많은 것 같다고 가지말라고 했지만

마땅한 피시방이 없어서 그냥 계속 갔어.

근데 뭐 아무 일도 없었음.


밤 늦게 새벽3시까지 있으면 

단체로 와서 시비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거 없었음.


왠만하면 지들 게임하느라 바쁘고

오히려 구름과자 먹을 때 라이터 없으면 

먼저 라이터도 빌려주는

배려심 있는 놈들도 있었어.



피시방 1시간 가격은 

15바트(500원)정도로

한국보다 싸거나

거의 비슷한 편이야.


하지만, 컴퓨터와 인터넷 상태는?

진짜 쓰레기였어.

특히, 비 오는 날 천둥번개치면 인터넷 끊긴다?!


치앙마이 대학교 앞에 있는 피시방은 

같은 가격에 피시방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기계식 키보드에다가 사양도 좋던데...


그래도 주변에 게임을 할 수 있다는 

피시방이 있다는 걸로 위안을 삼았지.


나는 한국에서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을 주로 했는데

태국에도 있더라고?

그래서 바로 깔았어.


태국 게임 유저들의 수준은?

이기는 거 생각 안 하고 행복하게 게임하는 편이야.

5대5 단체 협동 게임에서도

팀의 승리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지.

그래도 나름 재밌었어.


걔네가 욕하는 거 나는 하나도 읽을 수 없었거든.

한국에서는 부모님 안부 묻기 바쁜데

그거 하나는 좋더라.


피시방에서 5시간 정도 놀다가 

슬슬 지치고 배도 고파서 집으로 돌아갔어.

여기 피시방에서 집까지 가는 길은

꽤 멀고, 밤이 되면 굉장히 무서워.

그래서 처음에는 밤 10이전에 집으로 항상 돌아갔는데

정신없이 게임하고 나서 시계를 보니 새벽2시인거야.


택시타고 집까지 가는 돈도 아까워서

 그냥 혼자서 터벅터벅 걸어왔는데

가로등도 많고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 이후로도 그냥 좀비처럼 어슬렁어슬렁 

밤거리를 돌아다녔어.

쏘이 몰링은 생각보다 안전한 동네인 듯.


어쨌든, 게임을 마치고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왕좌의 게임 보면서 먹고 있는데

누가 문을 똑똑 두드리는거야.


'뭐지? 찾아올 사람 없는데?'


그리고 문구멍으로 쓱 봤더니

이상한 꽃 같은게 있는거야.

그래서 영화에서 나오듯이 꽃 사이에서

칼이나 권총뽑아들고 위협하는 장면이 문득 생각나서

없는 척 하려고 했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났어.


그건 바로 T

"J, 나야. 문 좀 열어봐!"

그제서야 나는 안심하고 문을 열었지.

T는 그 날이 발렌타인데이라

서프라이즈 선물로 꽃을 사들고 온 거였어.


T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쪽지를 붙혀 화분을 주었어.


"고마워, 근데, 꽃 따위로

내 기분이 풀릴 거라 생각했어?"


나는 T의 버릇을 고칠려고 좀 세게 나갔지.


"미안, 그래도 이렇게 내가 먼저 찾아왔잖아."


"흠, 이번 한 번은 봐준다.

잘 해라!

그건 그렇고, 이건 생화냐, 조화냐?"


이거 생화야! 잘 키워보라고!

너 환기도 잘 안시키니까

공기도 맑게 할 겸 선물로 사왔지"


"그래, 고맙게 잘 키우도록 하지.

오늘 발렌타인인데 초콜릿은 어딨느냐?!"


"초콜릿 대신 이건뎅?"


"헐... 무엄하도다!

잘못을 했으면 초콜릿도 사와야지!!"


"이따 사줄게~"


"초콜릿 먹고 싶으다

초콜릿, 초콜릿

남들 다 받는 기본적인 초콜릿

나는 태국에서 너 말고 받을 사람 없는데, 초콜릿

일도 안해서 의리 초콜릿도 못 받는데, 초콜릿

입에 넣으면 달콤해서 사르르 녹아버리는 음식, 초콜릿

받는다면 기분이 매우 좋을거야, 히릿"


"그거 랩이냐, 투정이냐. -_-

알았어, 가서 사오면 돼잖아!"


"서둘러라 캅" 


이렇게 억지로 초콜릿을 뜯어내고

사과도 받았으며 꽃도 받았지.

무엇보다 발렌타인데이라는 것을 앞세워

T의 기를 잡은 의미있는 날이었어.



오늘 글은 여기까지 쓸게!

담 편에서 보장!!


오늘은 태국 여친과의 별 일없는 일상이야.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에 앞서서

태국에서 장기로 산다는 것에 대해 

잠시 쓰려고 해.



대부분이 사람들이 태국에서 오래 머무르길 원하며

또 그런 삶을 산다면 어떤 기분일지

자주 상상 할거야.


아마 매일이 행복 할 거라고 생각할거야.

나도 그렇게 생각했거든.

근데, 내가 이 4개월 간의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은 어디에 있건 간에 항상

스트레스는 존재한다는 거야.



임용시험에 떨어지고 나서,

내 자유를 찾아 떠난 여행이고,

또 인생에서 4개월 만이라도 아무 걱정없이

살고 싶었어.



그런데 내 자유를 찾아서 온 

여행에서 조차 걱정거리가 또 생기더라.

나의 주된 걱정거리는 

오늘은 뭐하지? 라는 고민이었어.



매일같이 바쁜 삶을 사는 

직장인들이 보면 코웃음 치겠지만,

나는 좀 심각하게 느껴졌었거든!


하루 이틀이야 아무것도 안하는 삶이

너무 좋았었는데, 

몇 일이 똑같이 그렇게 지나가니까

미치겠는거야.


하물며 돈도 제대로 못 쓰는 상황이었어.

내 돈은 한정되어있고, 예산을 초과하는 순간

나는 조기귀국을 해야만했기 때문이지.

참고로 태국에서 돈 없으면 더 심하게 개무시함.


어느 순간부터태국 안에서의 자유로움이 

자유롭지 못하게 느껴졌어.


언제나처럼 자고 일어나서 철칙에 따라

공복운동하고 세븐일레븐에서 밥 사먹고

음악작업하는 삶이 처음엔 너무 좋았지.



근데, 매일 이렇게 반복되니까 미칠 것 같은거야.

가장 큰 원인은 대화 할 사람이 없다는 거!

태국 내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지...

내가 유일하게 대화 할 수 있었던 사람은 태국여자친구 T인데

일이 끝나고 오면 6시야.

그 때까지 나는 입을 꾹 닫은채 집 지키는 개 마냥 

집에 엎드린 채로 하릴없이 T만을 기다렸어.



그래서 정말 정신병 걸릴 것 같아서

T에게 일을 가있는 동안 다른 태국 사람들을 만나서

태국어 배워도 되냐고 했더니

탐탁치 않아하더라고.


그들은 전문성도 없을 뿐더러

어플이나 인터넷으로 만나는

여자를 못 믿겠다나?

어쨌거나, 그것도 못하게 되었고

하루하루가 자유가 아닌 지루함의 연속이었어.


그 이후로 큰 사건이 있어서

내 태국여행은 180도 달라졌지만.

이건 글의 순서에 맞게 나중에 쓸게!



이제 본 글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진행해볼까?!



오늘은 T를 만나는 날!

언제나처럼 10시 정도에 일어나서 정신 차리고

공복에 운동하고 편의점 밥 먹고 음악작업하다가

T와의 약속 시간에 맞춰서 길을 나섰지!



매일같이 머리를 넘기는 스타일에서

변화를 주고 싶어 리젠트를 만들어봤는데

머리가 그냥 서버린당...


운동을 시작하여 체대를 갔기 때문에

평생 머리를 기를 일은 없었는데

머리가 기니까 여러 스타일을 

시도 할 수가 있어서 완전 좋아!


참고로 뒤에 보이는 배경은 내가 살던 맨션로비야.

굴다리 밑 마을 중에서도 그나마 고급맨션인지라 

들어갈 때는키 카드를 찍고 들어가야해!


로비는 거창하고 고급스럽진 않지만

택시가 오기 전까지

햇 빛을 피해 쉬는 용도로 이용했지.



이윽고 택시가 왔어.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랩 카가 온거지.

그랩 카는 명목 상으로는 불법행위야.

그랩 카가 뭐냐면, 정식 택시기사가 아니지만

택시영업을 하는 그랩택시 어플 안에서의 개인택시기사야.



대부분의 그랩 카 기사들은 본 직업이 있지만,

겸사겸사 투 잡으로써 이걸 하더라고.

그랩이었던가? 우버였던가?

홍보 슬로건이 누구든지 승객과 기사가 될 수 있다

이런 거였던데?


불법행위임에도 방콕은 잘 우버나 그랩이 들어온지

오래되서 잘 공존하고 있는 것 같아.

치앙마이의 경우 툭툭 기사나 썽태우 기사가

그랩이나 우버 기사들 보면 일단 달려가서

욕하고 줏나게 때림.

거긴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밥 그릇 싸움 장난 아니야.




어쨌거나, T를 만나 BTS 아리역 근처의 카페 도착!

이 곳도 작년 여름여행에서 갔던 곳인데

다시 오게 되었어.


커피는 90밧(3,000원)정도야. 

작년에는 이 80밧이었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아무튼 카페의 커피 값은

한국과 비슷해.

강아지도 여전히 잘 있더라.



"T, 오늘은 뭐했어?"


"그냥 뭐 먹었지."


"뭐 맛있는거 먹었냥?!

뭐 먹었냐캅?"


"욕 먹었다!

엄마가 계속 뚱땡이라고 나 구박해"


"너희 어머니도 진짜 징하시다.

너 볼 때마다 어떻게 그렇게

맨날 한결같이 뚱땡이라고 할 수 있지?"


"진심 짜증남.

내 콘도인데, 왜 자꾸 오셔서 

구박하는 지 모르겠어"


"그렇구나. 어머니가 원정까지 오셔서

구박하시는 구나...

그 정도면 그냥 살을 빼라.

그러는 편이 낫겠다"


이 후로 T는 모든 여자들의 레파토리인

답정너를 시전했어.

정말 자기가 뚱뚱하냐?

뚱뚱하면 안 사랑하냐?

더 못생겨지면 안 만날거냐?


"디스 이스 답정너!"


"답정너가 뭔데?"


"너가 하는 행동임.

답은 너도 알고 있잖아. 빨리 말해"


"-_-!$!$% 개 뚱땡이!!

미워!!!!"



"헤헤 그건 그렇고, T야.

나 태국에서 4개월 있는데 

첫 한 달은 좀 태국과 친해질겸 즐기고 싶어. 

그 동안 공부하느라 답답하기도 했고"


"너 돈 많냐? -_-"


"물론, 없지! 

즐긴다는게 막 펑펑 쓰는게 아니라

한국 사람들 만나면서 1/N으로 

각출해서 놀고 싶다고!"


"아는 사람들은 있어?

오늘 노는거야?"


"응! 오기 전에 태사랑이라는 커뮤니티에서

단톡방 찾았지롱!

오늘 그 사람들 모인다는데 나도 한 번 가보려고 해.

이상한 사람들이면 내가 알아서 컷 하지!"


"그래, 뭐 놀아도 돼는데, 

연락은 잘 해줬으면 좋겠어!"


"문제없어! 

나 어디 이동 할 때마다  

알아서 척척 보내잖아."



태국에 오기 전부터 했던 생각은

첫 한 달은 공부하느라 수고했다는

나에 대한 선물이자 태국과 친해지는 기회로써

좀 놀고 싶었어.


그래서 오기 전에 

여러 단톡방을 찾아서 들어갔지.

그런데, 서로서로를 되게 잘 알더라고?

사람들은 내 인사를 받아준 이후로

그들끼리만 대화했고, 

나는 전혀 그 대화에 낄 수가 없었어.


이런게 그 유명한 주옷목질인가?



그래서 만들어진지 얼마 안된 단톡방에 들어갔어.

그 단톡방은 다른 곳과는 달리 

나를 대화에 잘 참여시켜줬어. 


하지만, 사람들 연령대가 높아보이는 느낌이 드는거야.

특히, 메인 방장형님 나이가 많아서

내 스타일과는 좀 안맞게 느껴지는거야.


예를 들면,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자주 카톡에 올려놓는

명언같은 글귀를 자주 단톡방에 올리는데

뭐라고 말을 이어나가야 할 지 잘 모르겠어.


나는 그런 문장들이 이해도 잘 안 될 뿐더러

언제나 부와아아악!!! 하는 스타일로 살아와서

거부감이 들었지.


사실 몇 일 전에도 한 번 모임 가지자고 했었거든.

그 때는 T와의 선약 때문에 못 갔었는데

이번에는 꼭 오라는 거야.

그래서 일단은 어떤 사람들인지 

보자는 생각으로 간다고 했지.


그리고 동생녀석과 Z형님에게 

"저 오늘 모임 같은거 있어서 가보려고 하는데

할 거 없으면 같이 가보실래요?"라는

문자를 날렸어.


그 동생녀석과 Z형님도 전 날 같이 놀았던게 좋았었던지

같이 가보자고 하더라고.

일단, 약속은 잡혔고!

오늘 밤은 거기가서 놀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지.



나는 카페에서 가계부를 작성했어.

태어나서 처음 써보는데 

돈을 쓸 때는 참 아무생각 없이 썼는데

가계부 작성할 때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라.


가계부를 쓰고난 후는 꼭 돈 아끼면서 쓰자고 다짐하지만

정작 돈 쓰는 상황이면 또 잊고 확확 질러버림...



나는 가계부 작성을 끝마치고

T와 함께 밥을 먹으러 갔어.



T가 뭐 먹고 싶냐고 묻길래

언제나처럼 고기! 라고 답했더니

온 로컬식당이야. 

세 종류 모두 닭인것 같은데

구운 닭과 튀긴 닭이야.

발음은 까이텃(튀긴 닭), 까이양(구운 닭)이니까

한 번씩 용기내서 시켜보셈들!



닭은 언제나 진리지!

저녁을 맛있게 먹고

그 날 모임에 가야됬기 때문에

나는 T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

나갈 준비를 했지.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정리하고

내일은 그 모임에 가서 놀았던 경험을 쓸게.

그 방장 형님은 내 상상이상의 엄청난 사람이었어.

그리고 그 곳들은 일반적인 태국 여행자가 

경험해볼 수 없는 것들이었고.


다음 편을 기대해주셈!

빠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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