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제목에서와 같이

뭔가 썸씽이 일어난 날이였어.


저번 편에서와 같이 땀꼭투어를 마치고

미니 버스를 타고 하노이로 돌아오게 되었지.

귀요미 가이드는 축 처진 대파처럼

새근새근 잠이 들어있었고

운전기사가 일어나라고 말해서야

화들짝 놀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지.


그리고 이내 상황파악을 했어.

차 안에 있는 투어리스트들은

모두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지.


그래서 내 생각으로는

귀요미 가이드 팁 많이 받겠다 싶었는데

서양그지들 전혀 그런거 없더라.


흐뭇하게 본 거는 본 거고

지네 돈은 그냥 지네꺼야.

내릴 때 프랑스노부부, 미쿡인, 유럽인

할 것 없이 "땡큐"

한 마디하고 내려서 사라지더라고.


나는 한국그지지만 써야 할 때는 알아!

축 처진 가이드의 어깨를 보며

그래도 최소한의 감사를 표하자고 생각했어.


그래서 200,000동을 주었어.

한국 돈으로 만원이야.

한국사람에게 그리 큰 돈이 아니지만

귀요미 가이드는 뛸 듯이 기뻐했어.


그런 모습을 보니까

나도 좋더라.

친구녀석이 말 한 얘기 중에

받을 때의 기쁨보다

줄 때의 기쁨이 더 크다고 하는데

내가 물질적인 것에 구애받지 않고

점점 그렇게 변해가길 소망하고 있어.


길거리에 내려서 배가 너무 고파서

그 동안 엄청 먹어보고 싶었던

'분짜'라는 음식을 먹어보러 갔어.


분짜라는 음식은 베트남식 

냉면같은 거라고 볼 수 있는데

면과 숯불고기를 국물에 적셔서 

차게 먹는 음식임.


국물은 냉면육수같지는 않아.

그렇다면 더 맛있겠지만...

의외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이라던데?

분짜로 유명한 맛집을 안 가서인지는 몰라도

그냥 그랬음.

가격은 기억안나지만 싸.


분짜를 먹고 호텔에 왔는데

방장 형은 데이트 나갔는지 보이지 않더라.

그렇게 한 시간 쯤 퍼질러져 있을 때

방장 형한테 연락이 왔어.


하노이 여자인 X가 

나를 만나고 싶어하냐고 하는데

만날거냐고.

이게 무슨 사랑의 큐피드도 아니고...

유심하나 잘못샀다고 직접 연락도 못하는 상황이냐...


뭐,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알겠다고 했어.

시간과 장소를 통보 받은 후

나는 하노이의 밤거리로 나갔지.


약속장소는 역시나 호안끼엠 호수.

여기를 기준으로 분수도 올라오고

푸드트럭도 많고, 버스킹도 가끔 있어.


호엔끼엠 호수 앞의 광장은

묘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니까

꼭 한 번씩 가보셈.

하지만, 이 주변 물가가 그리 싸지는 않음.

싼 곳을 원한다면 여기만 벗어나면 됨.


밤에 보는 여기 호수는 너무 이뻐.

특히나, 빨간 조명이 들어온 다리는

없던 사랑도 있게 만들어주는 

묘한 분위기의 다리니까

썸녀랑 꼭 같이가길 바라.


아, 썸녀랑 베트남 여행 갈 정도면

볼 장 다 볼 사인가?



참 짜리몽땅하다...

키가 큰 편은 아니어서 좀 슬픈데

선천적으로 작으면 후천적으로 노력이라도 해야지.

12cm 통굽워커 신으면 비율 짱 좋아보이는데

동남아권에서는 신을 일이 없음.



X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카페 들어가서

기다리기로 했어.

낮에 땀꼭 갔을 때는 해가 쨍쨍했지만

밤이 되니까 또 싸늘하더라고.


조명 덕인지 얼굴이 하얗게 잘 나온다.

베트남 밤거리의 전체적인 느낌은

노란 조명이 마음을 울렁거리게 하는 거랄까?


10분 정도 기다렸을 때

하노이 여자인 X가 도착했어.


"안녕? 왜 이렇게 늦냐.

1시간 기다렸는데!"


"!#$#$@#$#!"


"어? 뭐라고?"


"!%$^#$@#$"


"알겠어. 니 맘 다 알아.

쉿!"


역시나 영어가 통하지 않고,

X는 베트남어로 말하길래

나도 이 후부터는 포기하고

한국말로 말했어.


차라리 이게 더 말이 잘 통하는 듯.

한국말로 하면 뉘앙스라던가 

표정이 더 살아있나?


이윽고, X는 핸드폰을 꺼내

구글번역기를 두들기기 시작했어.

'아... 또 감성돋는 번역기인가'


나는 그녀가 번역기를 칠 때마다

조용히 그녀의 핸드폰 

전원버튼을 눌렀지.


열심히 치다가 꺼지고 날 힐끔보고

다시 치다가 꺼지고 날 힐끔보더니

속은 부글부글 끓는데 말을 못하는

영혼까지 털린 얼굴이었어.


참 착하다.


그렇게 5분 정도 걸려서 타자를 치고

번역한 글을 나에게 보여줬어.

번역기에는 이렇게 써있었어.


'당신을 매우 보고싶었습니다'


이 글을 보자마자 나는 깜짝 놀랐어.

나 얘 유혹한 적도 없고

오히려 눈 알 뒤집고 

침 질질흘린 모습만 보였는데?


그래서 나는 물었어.

왜 나를 보고 싶었는지.


'당신을 날 웃게 만드니까요'


눈알 뒤집어까는 

일차원적인 개그 좋아하는거면

개그콘서트를 가지...


그리고나서 X는 한 가지 문장을 더 보여줬어.

'내 생각에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걸 보자마자 난 당황스러웠지.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난감했기 때문에...


그래도 기분은 좋았어.

누군가가 날 좋아해준다는건 

언제나 대단한 영광이니까.


하지만, 난 확실히 해야만 했어.

얘한테 별 관심이 없었거든.

결코 태국에 있는 여자친구가 

마음에 걸려서 그런게 아니라.


1화부터 봐온 독자들은 알거라고 생각해.

내 철학이나 연애관 같은 부분을 말이야.


결혼하기 전까지

어중간한 정으로 

연애를 이어나가지 않으며

인생의 여자다 싶으면 바로 사로잡는다.


하지만, X는 전~~~혀 아니었어.

그래서 아닌 부분은 말해야만 했지.


"너 임뫄, 오빠 좋은 사람 아니야~ 어?

그리고, 그렇게 쉽게 금방 사랑에 빠지믄 안돼.

그라믄 안돼~!"


"#$^#$^ ??"


"나 여행자, 너 현지인.

이러면 이거 안 돼요.

우리 그냥 프랜드 오케이?"


"!#$@$%!!!!"


허허... 말이 안 통하네.

하는 수 없이 달력을 보여줬다.


"나 이 날 가요"


'(번역기) 언제 하노이 다시?'


"몰라, 돈 없어.

한국가서 일해야 해."


'(번역기) 슬프다'


"우리 그냥 친구, 오케이?"


'(번역기) 알겠습니다, 근데 잠깐만'


그녀는 찰나의 순간 내 볼에 뽀뽀했어.

그녀는 수줍은 얼굴로 번역기를 들이밀었지.

'선물'

그 때 깨달았어.

세상에는 받기 싫은 선물도 있다는 것을.


너는 못나지 않았다.

그냥 내 타입이 아니라서 그래.

넌 꼭 좋은 남자 만날거야.

힘내렴.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지.

시무룩해 하지말게, 친구.


-다음 편에서-



이번 편은 제목과 같이

하노이 여자에 대한 글이야.




이 날도 어김없이 일어나서

죽을 것만 같은 몸을 이끌고

호텔에서 나와 상쾌하게 구름과자 하나를 먹었어.


흔한 베트남 하노이의 골목길임.

오도바이가 참 많음.

건물은 옹기종기 빽빽하게 모여있고

골목골목마다 바닥에 자리깔고 음식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보여.


머리가 직모에 가까운 반곱슬이라

 파마한지 오래되서 새로 돋는 모근이

머리를 눕게 만들어.

관리 안하면 이 모양이 되어버려.

일본 신화에 나오는 '갓파'와도 같은 모습이야.


이런 모습으로 나는 호텔 식당으로

이동해서 음식을 주문했지.

귀요미 매니져는 웃는 얼굴로 날 반겨주며

아침커피를 하나 타다주더라.


"오늘은 연유없는 블랙으로 부탁해~"

"okay, bro~"


내가 말했지만

뭔가 멋있었다.



이 날 아침은 이거 먹었어.

쌀국수에다가 바게트와 베이컨!

쌀국수는 개인적으로 오바마 쌀국수 집보다 맛있었어.

너무많은 기대를 하고 가서 그런가?

거기껀 맛있는지 모르겠더라구.


식사를 마치고 방장 형과

나갈 준비를 했어.

오늘의 투어는 루왁커피 먹어보기!

루왁커피는 사향 고양이의 똥으로 만든 커피야.


장이 짧은 사향 고양이를 

작은 우리에 가둬놓고 오직 커피만을 멕여서

싼 똥으로 만드는 비인간적인 커피지.


그래도 서울의 유명호텔에서 한 잔에 3만원에

판다고 하니까 먹어보고 싶긴 했어.

나도 이중적인 인간인지라

사향 고향이가 매우 불쌍했지만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궁금했거든.

맛은 아래에서 설명함.


이 날의 컨셉은 꽁지머리로 했어.

머리 감고 세팅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고무줄로 묶어버렸어.

누가 뭐 뭐랄 사람 없으니까

마이웨이를 걷겠다!!



방장 형과 나가기 전에 호텔에서 한 컷!

작은 키를 숨기기 위해서

앉아서 찍었더니 일본 폭력만화물에 

주인공에게 쳐맞는 엑스트라 양아치처럼 나옴.



우리는 길거리로 나와서 걷자마자

쉽게 루왁커피를 볼 수 있었어.

어디에서나 다 파는 것 같더라고?

우리는 가장 싼 곳을 찾아헤맸지.


가격대는 거기서 거기였어.

정확히는 기억안나는데, 

한 팩에 20번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이 18,000원이었나?

그 정도 했었던 것 같아.


하지만, 사기 전에 맛을 보고 사야 할 것 같아서

근처에 루왁커피를 판다고 하는 카페로

자리를 옮겼어.


그냥 흔히 보이는 길거리에 있는 카페야.

뭐 그다지 특별하달게 없는 그저 그런 카페.

이런 곳에서도 루왁커피를 팔더라고?


신기하게 컵을 두 개 씀.

위의 컵에 루왁커피 가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드립으로 

내려먹더라고.



처음으로 루왁커피이자

고양이 똥국물을 시음해봤는데

와... 향이 대박이야.

똥커피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아.


초콜릿 향이 겉돌면서도

커피를 마셨을 때 깔끔한 개운함보다도

기름진 맛을 느낄 수 있었어.


배변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게해준

고양이 녀석에게 경의를 표하며

맛있게 잘 마시겠습니다.


루왁커피를 마신 후 

커피를 좋아하는 가족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한 팩 바로 샀어.

내려먹을 수 있도록 드립하는 컵까지 샀지롱!


이게 내가 여행하면서 

제일 잘 샀다고 느낀 선물이야!

부모님이 굉장히 좋아하셔서

아직까지 잘 먹고 있거든!

무엇보다 손님들 왔을 때 내어주기도 좋고.


사향고양이에게 무척 미안하지만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을 수 밖에 없겠지?

죄스럽지만, 먹는 입장에서 용서를 구하자면

항상 너희가 고통받는거 잘 알고 먹도록 하겠음.

이중적이라 미안함.



어쨌거나, 커피를 사고 

여행자거리를 돌아다녔어.

산책 겸 호안끼엠 호수를 가보려고!


아침에 호수광장에 오니까

매우 북한스럽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하노이하면 북한같다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


낮에 보이는 호수는

그냥 똥물이야.

그래도 태국의 짜오프라야 강보다 

나은 것 같아.


다리 안 쪽으로 가면 요롬코롬

공원도 나름 있어.

밤에 다시 한 번 가보기로 하고

휑한 호수를 황급히 떠났지.


호텔로 돌아가는 차에 출출해서

베트남 바게트 빵인 반미를 사가지고

호텔로 돌아갔지.


그 이후로 방장 형은 첫사랑과 닮았다던 그녀,

릴리를 만나러 갔고

나는 다음 날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불리는

땀꼭 투어를 신청하고 호텔 방 안에서 

음악작업을 하면서 쉬고 있었어.


하롱베이는 모두가 꼭 가보라고 하는데

너무 멀어서 당일치기로 꿩 대신 닭으로

땀꼭을 선정했지.



음악작업을 열심히 하다가

 방장 형이 맥주 한 잔 하러 오라고

불러서 다시 호수광장으로 이동했어.


밤에보는 호수는 

낮과는 차원이 다르게 이뻤어.

연인이랑 여기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젠 더 이상 해당사항 없음.


호수 사진을 몇 장 찍고

방장 형이 있는 2층 술집으로 향했지.


밤에 오니까 운치있다.

북한스럽다는 느낌보다는

이제야 베트남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어.

베트남도 역시 태국처럼 밤의 나라인가?


내가 테라스로 갔을 때

릴리와 방장 형은 매우 다정해보였어.

우리는 오늘 무엇을 하며

놀았는지 얘기를 나눴고

나는 내일 땀꼭 투어를 갈 거라고 말했어.


호수가 탁 보이는 전망좋은 카페에서

맥주와 비싸보이는 안주를 시켰지만

너무나도 쌌어.

정확한 가격은 기억안나.

태국보다 엄청 쌌다는거 외에는...


안주를 먹으며 맥주를 마시면서

대화를 하다가 

릴리는 나에게 이상한 질문을 했어.


"J, 내 사촌동생 X 어때?"


"어? 그냥 그런데?"


"흐음?"


"뭔데? -_-"


"내 생각에는 걔가 너 좋아하는 것 같아서"


"뭔 소리여. 난 걔랑 대화도 안해봤는데.

아니 못해본거지.

걔가 영어 하나도 못해서 눈 뒤집어까면서

눈알로 대화했는데?"


"근데, 집에와서 뭘 그리 실실 웃었지?

어쨌든, 지금 X 불러도 돼?"


"마음대로 하셈요.

나 내일 투어라 12시 이전에 들어갈거임."


이내 X는 그 카페에 왔고

우리는 다 같이 이동해서

역시 또 하이바 갔어.


방장 형과 릴리.

아주 다정해 보인다.

얘기를 들어보니 

진지하게 만나기로 했다고...


진도가 너무 빠른 것 아닌가?

벌써부터 깍지끼고 손 잡고 함...

그것도 일부로 보여주듯이 하네...

나야 태국에 T가 있기도 하고,

X한테 별 감정도 없어서 노상관이었데

X는 그게 아니었나봐.


자기도 부러웠던건지, 

뭐라도해야되겠나 싶었던지

뭐라고 뭐라고 말하던데 베트남어라서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


"!!@!$@! ??"


"예? 잘 못 들었습니다...?"


"!#$ㅆ#$!$ ??"


"잘 모르겠어요.... 미안 미안"


그러더니 X는 답답한지

번역기를 돌려서 나에게 보여줬어.


"나랑 사진 한 장 같이 찍어줄래요?"


푸하핫. 릴리한테서 들었던 말 때문이었는지

'좋아합니다' 이런 말 나올 줄 알고 

어떻게 말해야하나 난감했는데

전혀 아니었어. 


김칫국 제대로 원샷함.

그냥 사진기 들이밀고 표현해도 되는걸

이렇게 번역기로 허락을 먼저 구한다는게

엄청 순수하게 느껴졌어.


X와 사진 한 장 같이 찍고

더 이상의 헛물을 들이키지 않고

X에게도 빌미를 주지 않으려 아예 등을 돌려서

밴드 음악을 들으면서 흥을 탔어.


그러다가 옆에 놈이 일어나서 춤을 추길래

나도 일어나서 헤드뱅잉 같이 했지.

그렇게 X는 신경도 안 쓰고 

옆 테이블 놈들이랑 친해져서 놀게되었어.


우리 옆 테이블에 앉은 남자 놈은

캘리포니아 놈인데 성격이 굉장히 유쾌하더라고.

같이 춤추고 헤드뱅잉하고 진짜 재밌게 놀았어.

그리고 메일교환했는데, 메일 한 두번 오더니

지금은 자연스럽게 멀어졌지.


그래도 덕분에 잘 놀았어.

방장 형과 릴리, X에게는

다음 날 투어 때문에 먼저 간다고 인사를 하고

호텔로 돌아왔지.


그리고 씻고 잘 준비.

이 정도면 머리털인지, 겨털인지 분간이 안간다...

그래도 방콕으로 돌아갈 때

T와 머리 짧게 깎기로 약속했으니

그나마 겨털머리라도 즐겨야지...ㅠ


이번 편은 여기서 마무리!

다음 편에서 보자!



전 편에 이어 이번 편은

베트남 이발소의 첫 경험과

방장 형의 데이트에 따라가 하노이 여자를

만나봤던 경험담이야.



우리는 방에서 나와 하노이에 있는

유명한 고향 이발관으로 갔지.


사진은 없더라ㅠㅠ

하지만, 첫 느낌은 나쁘지 않았어.

퇴폐적인 느낌이 아니라

밝은 불 빛에 정갈한 인테리어!

우리는 안내를 받고 의자에 앉게 되었어.


가격은 얼마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대략 만원 쫌 넘었나?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건 섹시한 옷을 입은

언니들이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케어해준다는 것!


앉자마자 누님들은 내 발가락을 씼어줬어.

지금은 노가다 일 하느라고 썩은 냄새가 나겠지만

이 때는 뽀송뽀송했었다구?!

발을 다 씻겨준 후 발톱과 손톱을 깎아줬고

얼굴에 쉐이빙 크림을 발라서

면도도 해줬어.


일부로 면도 안하고 갔지롱!!

면도 할 때 무척 좋았던 것은

그 누님들의 가슴 밑에 

내 얼굴이 위치해 있었다는 거야.


물론, 단점도 있는데

팔을 벌릴 때마다 겨드랑이가 보여서 난감했어.

냄새야 안났지만, 열심히 면도해주시느라

땀을 조금 흘리셨드라고?

눈을 뜰 때마다 젖은 그 곳을 보게되어서

이내 눈을 질끔 감았지.


다음으로 귀를 파주셨는데

나는 이게 가장 마음에 들었어!

실 같은 걸로 귓밥을 틱틱 팅기면서

파주는데 너무 기분이 좋더라.


이비인후과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분이랄까?

내 담당누나의 젖은 겨드랑이와

자꾸 눈이 마주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아까보다 그 면적부위가 확장된듯...

팁 많이 드려야지...


같이 간 방장 형은 이발 할 때가 되어서

머리를 깎았는데, 대박 잘 자른다고

감동받았더라고?

내가 보기엔 그냥 6mm로 옆에 민거밖에

없는데 각이 잘 살았다나?


머리를 감기전에 봉 잡고 발로 밟아주는

마사지를 해주드라고?

발가락을 손가락같이 쓰는 

대단한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


눈 감고 있으면 손인지 발인지 모름.

다만, 좀 무겁다는 거...

숨이 안쉬어졌어...


그렇게 마사지를 받고

나오니 살짝 출출했는데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 음식이 있는거야.

그래서 우리도 가봤지!

그리고 두 개 싸왔어!


그 음식은 바로 반미야!

프랑스식 바게트 빵에 고기와 채소를 

채워넣은 음식인데

 엄청 맛있어! 그리고 엄청 싸!


진짜 베트남은 음식 하나는 

끝장나는 것 같아.

태국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


호텔에서 간단하게 이거 먹고

드디어 방장 형의 그녀를 만나러 가기 위해

꽃단장했지.


발가벗고 사진 찍는게 

브로맨스 아니겠어?

어라? 비누가 미끄러졌네??



꽃단장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야간미사가 있는지 사람들이

성당 앞으로 엄청 몰려왔어.

지역주민들 다 온듯...

이 성당은 밤에 봤을 때 이쁘니까

꼭 밤에 가셈들!



성당을 지나 걸어서 

호안끼엠 호수로 이동했어!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는 이 근처였거든!

밤에 오면 이 호수 주변으로 워킹걸들이

서성인다는 소문이 있는데

나한테 한 명도 안 온거 보니까

이거 뜬소문인듯.


아니면 걔네도 촉이 있어서 안 오는 건가?

'저 새끼는 돈 안 쓸 것 같은 놈이니까

다른 놈 찾자'

라고 생각하고 안 다가왔다면 

참 현명하다고 생각함.



우리는 호수 근처에 큰 커피집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그들을 기다렸어.

캬... 커피 맛이 일품이다!

일단 써! 많이 써!

쓸 수록 좋은거 아님?

커알못이라 일단 벌컥벌컥 들이킴!


약속장소에 그녀들이 나왔고

방장 형의 그녀는 베트남 악센트가 섞여있지만

영어 엄청나게 잘 하더라!!


다행히 내 발음이 베트남꺼랑 비슷한지

잘 알아듣더라고?!

나는 그 때부터 통역사 일을 맡으며

분위기를 주도했지.


왜냐하면 난 여기에 연애하러 온게 아니고

짝수만 맞추러 온거니까!

그 사촌동생이라는 여자 분을 보니 

정말로 짝수를 맞추고

분위기만 띄워야겠다고 더욱 더 생각이 들었지!


우리는 간단하게 얘기를 하고

식당으로 가자고 했어.

음식 종류는?





역시 한식이지 뭐...

코리안 바비큐!


거의 한국에서 먹는 가격이랑 비슷하기 때문에

일반 베트남 사람들은 

좀처럼 오기 힘들거란 생각을 했어.

왜냐하면 태국의 1/3수준의 

급여를 받는다고 들었거든.

대부분 식당에 들어온 사람들도 

한국사람 아니면 서양 외국인들이었어.


왼 쪽 여성분이 방장 형의 그녀

오른 쪽 여성분이 그녀의 사촌동생.

사촌동생은 내내 입다물고 다소곳하게 있길래

말 좀 걸었더니 한 마디도 못하고 있더라.


방장 형의 그녀는 자기 사촌동생은

영어를 못한데.

그래서 그냥 눈으로 대화하자고 드립치고

웃긴 얼굴 표정 지으면서 코 벌렁벌렁 거리니까

소심하게 웃기 시작하더라.


근데, 전체적인 느낌으로

북한 여자를 만난다면 

이런 느낌일거라고 생각했어.

우리는 식사를 마쳤고, 방장 형은

라이브 펍에 같이 가자고 제안했어.


그래서 갔지.

다시 '하이바'


하이바는 이 날도 사람이 엄청 많았어.

한국사람같은 이쁜 여성분들도 엄청 많았는데

알고보니 베트남 여자였어.

와... 진짜 귀엽다...

그냥 이쁘고 귀여운 한국여자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누가 베트남 남자들 

옷 못입는다고 그랬어?!


이 때가 날씨가 좀 추워서

베트남 남자들 가죽자켓부터 

코트, 마이까지 다 입더라.


거기에 워커에 스니커즈같은 패션화는 기본이고

머리도 투블럭으로 해서 포마드로 넘기더라고.


개멋있잖아?

동남아의 매력인 이쁜 눈을 가지고

그런 스타일하니까 와...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

 한국에서 보던 베트남 노동자 그런게 아니야.

몸도 관리를 하는지 다들 다부지고...


우리는 자리에 앉아

모히또를 시킨 후 음악을 감상했지.

하이바 보컬 중 한 명인데

이 놈도 역시 잘생겼다.

그리고 몸도 좋은게

 내가 여자였으면 얘랑 잤을 듯.


방장 형은 그 여자 분 만을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나한테 말을 했어.


"와... 내 얘한테 첫 눈에 반한 것 같다...

어떡하지?"


"헐... 뭐죠?"


"처음엔 첫사랑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말하면 말할수록, 보면 볼수록

진짜 좋아진다."


눈에서는 하트가 뿅뿅 나오더라고.

그리고는 승부수를 띄우러 갔어.

웨이터한테 팁과 함께 다음에 올라가서

노래 한 곡 해도 되겠냐고 말하더라고.


전 날 와서 노래불렀을 때

너무 호응이 좋아서 하이바 직원들도 바로 오케이 했지!

그리고는 방장 형은 무대로 올라갔어.


그리고는 전 날과 같은

샘 스미스의 i'm not the only one을 불렀지.

 하이바 안에 사람들은

방장 형의 노래를 눈을 감고 느꼈고, 

지나가던 외국인들은 발걸음을 멈추며 

방장 형의 노래를 들었지.


방장 형은 노래가 끝나는 순간 한 마디했어.


"This is song for my girl friend, 릴리"


-다음 편에서-


이 날은 하노이에 도착한 첫 날부터

밤문화를 즐기러 

유명한 바와 클럽에 갔던 이야기야.



저번 편에서와 같이

밥을 대충 먹고

방장 형을 따라서 하노이의 명물인

여행자 거리로 이동하려했지.




여행자 거리는 태국으로 따지면,

카오산 같은 거리라고나 할까?

가는 길은 잘 몰라서

주위를 둘러보던 중

여기도 마찬가지로 오토바이 택시가 있더라고.


헬멧에는 그랩이라고 써있는 걸로 보아

그랩 바이크 기사인 것 같아서

바가지는 안 당하겠지 생각했어.


우리는 2달러에 가기로 했는데

알고보니까 우리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더라. -_-


그래도 내 몸 편하게 잘 갔으니

좋은게 좋은 거라고 생각해야지.


여행자 거리에 도착하니

동 서양을 막론하고 수 많은 여행객들이

목욕탕 의자 위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어.


우리의 행선지는?

방장 형이 가장 좋아하는

펍인 '하이바'야.


하이바는 마찬가지로 목욕탕 의자가

세팅되어 있고, 안 쪽에서는

어쿠스틱 밴드들의 공연이 이어졌어.


하이바가 이 근처에서는

실력이 가장 좋고, 음악 선곡센스도

좋아서 제일 유명하다고 해.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하이바에서 유명한 사람이라고 소문난

바이올리니스트가 신들린 연주를 하고 있었어.


많은 사람들은 입이 떡 벌어진 채로

그의 빠른 손가락과 기교에

입을 다물지 못했지.


우리는 모히또 2잔을 시키면서

음악을 들으며 리듬을 타고 있었지.

아니, 정확하게는 방장 형은

잘로 어플로 첫사랑과 닮았다던

여자와 바쁘게 문자를 하고 있었지.


한 참을 그러고 있다가

갑자기 방장 형이 환호성을 지르며

웃음을 짓더라.


"무슨 일이에요?!"


"내일!! 내일 만나기로 했어!"


"와, 축하합니다!

성공적인 데이트 하세요!"


"근데, 너도 와야돼!"


"에이~ 제가 껴서 중간중간

통역하면 그게 무슨 로맨스에요~

언어가 안 통해도 눈빛으로 다 알 수 있어요!

화이팅 하십쇼!"


"아냐, 그게 아냐!!

얘 내일 사촌동생 

데리고 같이 나온다는데 

너도 같이 가주면 안되겠니?"


"흠... 그것도 나름 재밌겠네요!

오케이! 저는 적당히 

분위기만 띄어드릴게요!"


"고맙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오늘 신나게 놀자!

노래 한 곡 뽑아야지!"


방장 형은 노래가 끝난 보컬에게 가더니

작년에 자기 여기와서 노래 불렀었는데

기억하냐는 말을 물었어.


보컬은 아~!! 하면서 기억난다고 말했어.

내가 볼 때는 잘 기억나지 않는 눈치였지만

그냥 적당히 아는 척 한 듯 싶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1년동안 오고갔는데

그걸 일일히 기억하겠음?


방장 형은 팁을 주면서

노래 한 곡 할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노래는 샘 스미스의 I'm not the only one.

노래제목을 보고는 아는 곡이라

가능하다고 해서 방장 형은 바로 무대로 올라갔어.



무대에 서있는 방장 형.

그 모습을 빨리 찍고 싶어서 서둘러 찍었는데

정작 내가 눈이 감기게 나왔당...

원래 눈 사이즈가 이렇게 작은건가?


방장 형의 노래는 그야말로 끝내줬어.

허스키한 보이스에 안정적인 고음까지!

근데, 영알못인 방장 형이 어떻게 팝송을 부르냐고?

방장 형의 말에 따르면

한 곡이 꽃히면 그것만 죽어라 부른데.


그래서 지금은 팝송2개랑 태국노래2개를

거의 가수 수준으로 

완벽하게 부르는 수준이야.

방장 형의 노래가 궁금하다고?

그래서 친절하게 동영상을 mp3로 바꿔서

올리니까 궁금하면 한 번씩 들어보셈!



이 형이 노래 부르니까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 

몰려와서 다 듣고갔어.


노래가 끝나고 몇 몇 보이던 

한국 사람들이 멋있어요~

라고 하니까 같은 일행이었던

나도 왠지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지더라.


원래 보컬도 노래를 잘하지만

이 형 이상으로 잘하진 않아서

다시 마이크를 넘겨받고 노래를 부를 때

많은 사람들은 더 이상 경청하지 않았어.

그의 목소리는 상대적 오징어가 되었달까?


그래도 매너있게 그 보컬이 

노래가 끝날 때마다

우리는 일어서서 따봉과 

함께 박수를 쳐주었지.

그래서 다행히 서로서로 

좋은 분위기로 윈윈했어.



우리는 하이바를 나와

다음 목적지인 클럽을 가기로 했어.

그 클럽이 어디냐고?!




Z형이 하노이에서 '히어로 바'가 

가장 재미있었던 클럽이라고 추천해줘서

우리는 그 곳으로 이동했지.


우리는 11시 조금 넘어서 갔는데

휑 하더라~

술 값도 그리 싼 편이 아니었고.

그래서 이게 맞나 싶었어.

그래도 한 번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맥주 몇 잔과 과일안주를 시켰지.


그리고 10분 후 사람들이 하나 둘 오더니

이내 꽉 차더라.

여기가 히어로 바야.

아주 바람직하게도 양 사이드에

감옥이 있고 그 안에서

여자댄서들이 춤을 추고 있지.


하지만, 엄청 야하고 퇴폐적인 춤을 안춰서

1분 정도 보니까 더 이상 눈이 가지 않더라.

월급이 밀린 건지, 일을 하기 싫은건지...

억지로 춤 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어.

그런 영혼없는 춤으로 나의 주니어를 깨울 순 없지.



어쨌거나, 술을 마시면서

방장 형과 미친 듯이 춤을 췄어.

갑자기 한 여자가 다가오더니

방장 형에게 다가가는 거야.


'하... 이 형은 뭔데 이렇게 인기가 좋지?

나는 베트남에서 마저도

인기가 없구나.'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점은

여성 분이 나보다 10살은 많아보여서

다행이다 싶었지.


그 여성 분은 당돌하게 방장 형과

부비부비를 시도했어.


'하노이 여자는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했는데 

그런 것도 아니구만?'


이라는 생각을 하며 

나 혼자 쓸쓸하게

밝아보이는 춤을 췄어.


그 순간!

누군가 내 손을 터치하더라.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씨익 웃으며 뒤를 돌아봤는데

여리여리한 사람이 서 있었어.

여리여리한 베트남 남자...


'하... 발씨, 나는 베트남에서

마저도 게이가 꼬이는 건가...

그래 이젠 포기했다...

만져라 만져!

만진다고 뭐 닳냐!'


나는 모든 것을 체념한 채로

여전히 혼자만의 춤을 췄는데

5분, 3분, 1분 간격으로 점점 터치가 잦아들더니

곧 내 엉덩이까지 더듬더라고?


빡치고 소름끼치기도 했지만

이미 자포자기한 상태라

'에라 모르겠다, 더 만져라'라는 마인드로

 엉덩이를 좌우로 격하게 흔들며

그 게이 놈을 공격했어.


정확하게는 분노의 엉덩이 공격이었지.

그러자 그 게이 놈은 화들짝 놀라면서

주춤거리더라고.

적당히 만지다가 튈 생각이었나봐.


왜? 더 만지다 가지?

체대의 대둔근이 널 기다리고 있는데

뭘 주저하는 거야?

나는 더 격하게 엉덩이를 앞 뒤로 흔들며

 그 놈을 퍽퍽 때렸고, 그 놈은 이내 물러났어.

다시는 한국의 엉덩이를 얕보지 마라.


내가 그러고 있는 게 안쓰럽던지

방장 형과 놀던 여자는 자기 친구를

데려오겠다고 하면서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를 데려왔어.


자기 친구라고 인사시키면서

나를 자꾸 그 여자한테 

키스하라고 강요하던데

내가 왜?!

말도 몇 번 안해봤는데?


나는 오히려 일행 중의 한 명인

남자 놈과 더 이야기를 많이 했어.

다행히 영어를 어느 정도 하더라.

호구조사를 해보니까 둘 다 학교선생이래.

남자 놈은 과학이고, 여자는 영어파트라고 하던데?


오? 나도 학교 선생이라고 말을 하면서

대화를 시작했어.

그래서 방장 형과 놀고 있는 

저 여자도 선생이냐고 물어봤는데 아니란다.


뭐 건너건너 아는 사람이겠지~

일단은 방장 형이 분위기 좋아보이니까

둘이 나가라고 몰아갔어.


나 두 시간 늦게 들어갈테니

재밌게 놀라고 하면서 말이야.

그 여자도 나가자면서 방장 형을

거의 끌고가다시피 하더라고.


그래서 먼저 보냈어.

그리고 그 두 명과 덩그란히

테이블에 남게 되었지.

남자 놈에게 여자친구 있냐고 물어보니까

남자 놈은 게이라고 여자 안 좋아한다고 하더라.

베트남도 태국처럼 게이가 많나?


나는 비록 게이는 아니지만

재밌게 노는 거 좋아하니까

신나게 놀자고 게이녀석과 함께

무대 위로 올라가서 춤을 췄지.


춤을 다 추고 테이블로 돌아와

 그 영어선생이라는 여자와 대화를 했어.


"너 아까 나간 그 여자랑은 

어떻게 아는 거야?

보기에도 너 나이 때가 아닌데?"


"모르는 사람이야."


"어? 그게 뭔 소리야.

쟤는 친구라고 하면서 너네 데려왔는데?"


"쟤가 협박했거든.

친구인 척 안하면 나갈 때

조심해야 할 거라고."


"그래서 왔을 때 한 동안

심각한 얼굴로 귓속말 했던거야?!

쟤 위험한 애였구나..."


그 순간 나는 방장 형이 걱정되었어.

아니, 정확하게는 숙소에 펼쳐놓은 

캐리어 안 쪽에 있는

베트남 여행경비가 걱정되었어.


그래서 카톡으로 방장 형에게

걔가 뭐 훔쳐가는지 안 훔쳐가는지 

잘 봐달라고 말하면서

질 안 좋은 애인 것 같으니까 

조심하라고 카톡을 보냈지.


그리고는 영화처럼 핸드폰이 꺼져버렸어.

무슨 말도 안되는 소설 쓰냐고 말할 수도 있는데

진짜 핸드폰 꺼졌었어.


그래서 답장도 못 받은 채로

발을 동동 굴러야했지.

하지만, 방장 형이 바빠서(?) 

카톡 안 볼 수도 있고

 약속한 2시간 안에 가는 것은 

매너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클럽에서 최대한 시간을 뻐겼어.


클럽 바텐더에게 충전되냐고 물어봐도

안 된다고 하고, 숙소에 있는 내 돈은 걱정되고...

머리가 새 하얘져서 즐길 수도 없고...


클럽에서 들리는 흥겨운 소리는 그저

소음처럼 느껴졌어.

그리고 약속의 2시간이 되었을 때

나는 클럽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


가기 전에 그 선생 애들이

걱정되니까 들어가서 문제생기면 

연락하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 잘로 아이디 알려주고 

후다닥 뛰어나왔어.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어.

클럽 밖에서 택시를 잡았는데

나 온지 몇 시간 밖에 안되어있어서

숙소 위치를 모르겠는 거야...


내가 아는 거라곤 큰 성당...

줏됐다... 어쩌지?


"유... 유 노 쳐치? 빅 쳐치?"


"아?"


"쳐치 쳐치!! 돈 노?

두 유 노 하이바?"


"아??"


"아나...! 성당 몰라요?!

아멘 플레이스! 

아멘! 아멘!"


그리고는 손으로 세모를 만들어서

건물처럼 만들었어.

박진영의 니가 사는 그 집 안무처럼 말이야.


<출처: https://popseoul.wordpress.com/page/25/?s=jyp>


그리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아!!! 오케오케!"

라고 하면서 타라고 하더라고!


다행스럽게도 스피드 퀴즈가 빛을 발했지.

그리고 무사히 호텔로 찾아 들어가니

호텔 방에 그 매니져 녀석과 방장 형이

한숨을 쉬고 앉아있더라고.


딱 봐도 무언가 심상치 않았어.

그래서 괜찮냐고 물어보는 동시에

내 돈이 잘 있나부터 확인했어.

다행히 잘 있더라고.


그리고 나서 상황을 듣었어.

그 여자 애는 이 일대에서 소문난

질 나쁜 년으로 그 호텔에도 몇 번 와서

문제를 일으켰데.


그래서 그 매니져 녀석이

보자마자 그 여자 알아보고 

방장 형에게 걔 위험한 애라고

말하고 들어가는 거 막았데.


한 참을 그 여자와 매니져는 베트남어로 

들어간다, 못 들여보내준다로 실랑이를 벌였고

그러다가 그 여자가 

주먹으로 매니져에 때렸대.


그래서 매니져는 몇 대 맞다가 

더 이상 폭력을 못 쓰도록

여자 팔을 잡았더니 버둥거리다가 

매니저 팔을 이빨로 물었대. 

보니까 물린 곳 살점 좀 찢겨져나가서

피가 나고 있었어.


피 보니까 매니져도 빡쳐서 

공안 부른다고 하니까 여자는 법규를 날리며

자기 친구들 데리고 온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문을 박차고 나갔대.


그래서 괜찮은 거냐고 물어봤는데

이미 몇 번 온 전적이 있어서

호텔 측에서 ID카드 복사한 거 가지고 있어서

공안 부르면 된다고 하더라.


여담으로 베트남은 공안의 힘이 엄청 세.

들리는 얘기로는, 외국남자가 혼자 있는 호텔 방을

공안이 불쑥 찾아와서 문 열라고 한다더라고?

베트남 여자있나 없나 확인하려고.



만약 걸리면?

베트남 애들은 주옷 되는 거야.

한국인은?

처벌이 좀 약하데. 

심하다 하더라도 추방으로 끝!


아무래도 한국기업이 많이 위치해서 

그렇다는 의견이 있어.

자국민 보호법이 있는 태국과는 다르게 

베트남은 자국민에게 

더 각박한 것 같게 느껴져.


정확한 팩트가 아니라

방장 형이 말해준 거니까

왠만하면 베트남가서 죄 짓지 마셈들!



뭔진 몰라도 파란만장한 하루였어.

만약 방장 형과 그 여자가 같이 

호텔 방으로 들어갔다면

병에 걸리거나, 지갑을 다 털리거나,

어떤 식으로든 협박을 당했겠지?


방장 형은 매니저에게 너무 고맙다고

팁을 주면서 이 날은 이렇게 마무리했어.


이 날의 교훈!

아무나 따라가지 맙시다!

아, 생각해보니 내가 가라고 등 떠밀었구나?

ㅈㅅ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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