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상은 린팁이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많은 이벤트를 했던 영상이야!


작년의 린팁이 생일에는 회사사람들에게

멋진 한국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꽃 바구니와 케잌 8개를 보냈더랬지.


그래서 이번엔 뭘 어떻게 해야 고민이 무척 많았어.

그러던 중 뇌리를 스치는 한 가지 행동주의 이론!

바로, 단계별 자극주기 요법이야!


린팁이 생일이라고 처음부터 큰 행복감을 맛보게한다면

그 다음 준비한 이벤트가 기대감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 할 거 같아서

단계별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벤트를 준비해봤어!


첫 번째는 남루한 1500원짜리 케잌을 꾀죄죄한 상태에서 주기!

케잌을 받자 린팁이는 환한 표정을 지었는데

거기에다가 평상시 안쳐주는 기타까지 쳐줌!


그리고 두 번째 계획은 럭셔리한 스카이 가든에서

근사한 점심식사이나 하자고 말한 후

집에서 가까운 센탄 푸드코트에 데려갔어!

물론, 여친은 이게 무슨 럭셔리 스카이가든이냐며

엄청 실망했는데 사실 다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었지!


그렇게 꿍한 표정을 지으며 날 원망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것도 잠시

언제 그랬냐는듯 맛있게 밥을 먹으며 또 한 번 린팁이가 이뻐보였어!


그래서 바로 3단계로 넘어갔지!

린팁이의 쇼핑타임!

물론, 돈은 내가 내고 린팁이는 사고싶은 거 사기만 하면 되는 거야!

사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린팁이가 몇 백만원어치 산다고 했으면

바로 미안하다고 했을 거야.


하지만, 린팁이는 굉장히 센스있는 행동들을 했는데

그건 본 편에서 보자!

https://youtu.be/X-g3vdpKDyk

구독은 센스!!


이 날은 태국여자친구 T와 

내가 헤어지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날이었어.


그 전까지 얘가 좀 이기적이어도

그냥 투닥투닥 싸우고 말았는데

이 때는 전혀 용서가 안돼더라...


태국에서의 구직활동으로 

한국어 학원에서의 면접을 마치고

약속대로 T와 직장동료의 집으로 갔어.

왜 내가 직장동료가 애를 낳고 

온 가족이 모여있는 자리에 가야하는지 몰랐지만

이왕 가기로 한 거 기분좋게 가고 있었지.


우리는 방문선물로 생수를 사갔는데

500ml짜리 물통이 30개 정도 들어있는 

묶음을 세 개나 샀어.

말도 할 것 없이 엄청 무거웠지...

그래서 택시를 잡고 꽤나 먼 거리를 달렸어.


그 때까진 아직 투닥투닥거리면서

행복하게 택시를 타고 가고 있었지.

하지만 그 때!

기지개를 켜고 있는 내게

T는 손가락으로 무방비인 

내 갈비뼈를 찔렀어.


순간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고

나는 고통에 몸무림치고 있었지.

왠만하면 쌍욕하면서

'발시!! 이게 뭐하는 짓이여?!'

하겠지만, 찔러도 너무 세게 찔렀어.

아파서 화도 나질 않더라...


10분 동안 고통이 가라앉질 않았어.

T도 미안하다고 하길래

화는 났지만, 꾹꾹 눌러참았지.

하지만, 정신적으론 참았지만

육체는 그걸 참지 못했나봐...


난 혈압이 높은 편이라

극심한 운동을 하거나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굉장히 아프고 속이 메스껍고

눈 앞이 깜깜해져.


진짜 머리가 터져버릴 듯이 아팠고

속은 토 할 것 같이 울렁거렸어.

자꾸 미안해하는 T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숨만 몰아쉬었지.


"T야. 너가 나 찌른거 장난으로 

한 것도 알고, 

지금 굉장히 미안해하는 것도 아는데

기습적으로 찔린 이 후에 혈압이 많이 올라서

지금 정말 몸이 안 좋거든?

화난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말고

말 없어도 좀만 내버려줄래?"


"아니야~ 너 화난 거 맞지?

무슨 혈압이야~

너 아직 젊은데!

화난 거잖아! 그치?!"


"하... 아니라고.

좀만 냅두라고"


"화났네. 화났어~"


"제발 입.닥.쳐.줄.래?"


이렇게 정색을 하고나서야 

T는 입을 다물었어.

직장동료의 집에 가는 시간이

10분 정도 되었는데도

아직도 몸 상태가 별로인거야.

그래서 T에게 말했지.


"정말 미안한데...

나 화난거 아니거든?

근데, 몸이 정말 안 좋아.

그래서 오늘은 인사만 드리고

나 밑에서 쉬어도 돼?"


T는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말했어.

"어~ 맘대로 해~"


"애초에 너 때문에 이렇게 된건데

왜 말을 그렇게 해?"


"내가 뭐?"


"아냐... 됐어...

일단 알겠어"


그리고는 그 직장동료의 집에 도착하니

애 낳은 분의 여동생이 마중나와있더라.

동생 분은 반갑게 인사해주고 

선물로 가져온 물을 낑낑 드는 거야.


그래도 남자 된 도리로써

안 들어줄 수가 없어서

아픈 와중에도 물을 날라주며 말했어.


"만나서 반가워요.^^

정말 죄송하지만, 감기에 걸려 

몸이 너무 좋지않아서

친지 분들께 인사만 드리고

아래 층에 있으려고 합니다.

친지 분들과 갓 태어난 아기한테도 

그게 좋을 것 같구요.

다음에 정식으로 다시 한 번 인사드릴게요!"


그 여동생은 전혀 문제없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어.

"오! 괜찮아요!

찾아와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걸요!"


그리고 나는 물을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어.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엄청난 광경이 펼쳐졌어.


집은 생각보다 비좁았고

그 안에 12명의 친지들이 와글와글

축하한다며 앉아있었어.

대략 내가 묶던 콘도에 

방이 하나 더 있는 것 뿐인 

그 사이즈에 말이야...


도대체 이런 자리에까지 내가 왜 와서

인사를 해야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

남편은 서양사람이었는데

아마 이런 문화를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을까?


하지만, 비좁은 이 집에 가족들끼리

하하호호하는 분위기에서

굳이 내가 와서 어울린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됬고 정말 어색했어.

차라리 몸이 아픈게 다행일 정도로 말야...



그래도 왔으니 젠틀하게 말은 했었어야하므로

서양 남편에게 악수를 청하고 환하게 웃었어.

그리고 최대한 젠틀하게 말했지.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T의 남자친구인데, T가 마르고 닳토록

부인 분을 칭찬하기도 했고,

아이가 태어났다고 해서 

인사 차 잠깐 들렀어요.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죄송스럽게도 사실은 제가 

지금 감기에 걸려 몸이 많이 안좋아서요.

괜히 즐거운 이 자리에 아이와 

여러분께 민폐를 끼칠까봐 두렵습니다.

정말 죄송하지만, 오늘은 아래층에서 

잠시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T와 즐거운 대화 나누시고

저는 다음에 정식으로 

다시 한 번 인사드려도 되겠습니까?"


"아닙니다! 

찾아주셔서 정말 대단히 고맙습니다.

다음에 또 뵙고 다시 한 번 얘기 나눠요^^"


남편은 젠틀하게 대답했고

부인은 통역을 해서

 가족들에게 나를 인사시킨 후

몸이 안 좋아서 먼저 가봐야 될 것 같다는 

말을 전달하니 일제히 

"오~알겠다, 또 보자"라는 사운드를 내며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어.


그리고 나는 콘도로비에서

터질 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눈물을 찔금 흘리면서 고통을 참고 있었지.


와... 이런게 고혈압이구나...

진짜 혈압약 먹어야겠다 싶었어.

이 때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더 나이들어서 이런 거 왔을 때

그대로 뇌출혈 일으켜서 죽는 거 아님...

내년부터는 꼭 혈압약 먹어야지.


어쨌거나, T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는데

위에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나봐.

40분... 50분... 1시간이 되어도 나오지 않아서

아픈 와중에도 문자를 보냈지.


"T야, 나 너무 힘든데

언제 내려오니?

좋은 시간 방해하고 싶지 않은데

더 있다가 오고 싶은거면 괜찮으니

나 먼저 가서 쉬고 있어도 될까?"


이 때 충격적인 답장이 왔어.

"너 내 얼굴에 먹칠했어."


보자마자 나는 순간 얼어붙었고

내 몸에선 뜨거운 것이 올라왔어.

혈압이었던 걸까, 분노였던 걸까...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네.


배신감과 분노, 후회 모든 것이 포함되어있었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내가 무엇 때문에 여기에 오고

아파하고, 집에도 못 가고 있는데...

여자친구라는 사람은 남자친구 아프게 해놓고

걱정은 하지도 않고, 자기 인맥질하느라 바쁘고

그렇게 하고 한다는 소리가

너 내 얼굴에 먹칠했어?


내가 번역을 잘못했을 수도 있어서

영어를 잘 하는 Z형에게 물어봤어.

You make me lose my face

Z형은 '내 얼굴 못들게했어' 

라고 해석이 된다 하더라.


그 길로 나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

ATM으로 갔어.

그리고 돈을 인출했지.

T가 나를 위해서 내줬던 내 콘도 보증금값.

14000바트를 바로 인출했고

약국으로 달려가서 바로 혈압약을 먹었어.


그리고 T의 집 앞으로가서

1시간 정도를 기다리니

T의 모습이 서서히 보이더라.


나는 T에게 다가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돈을 얼굴에 던져!

버리고 싶었으나

그냥 젠틀하게 건내줬지.

진짜 T가 눈 앞에 보였을 때

얼굴에 던저버리고 가고 싶었는데

1% 남은 이성으로 겨우겨우

참았던 것 같아.


그리고 마지막은 아름답게 남자는 생각으로

제 정신이 아닌 일그러진 얼굴이었지만

억지로 미소를 만들어보이며

한 마디 했어.


그리고는 그 길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어.


"잘 가라~"



- 다음 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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