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편에 이어서

이번 편에서도 태국 빠이지역을 

여행했던 이야기를 쓰려 함.


생각해보니 빡치네.

빠이에서 남들 다하는 아름다운 로맨스를

기대하고 갔는데 설움만 줏나 당함.


여유만 즐길 거면 빠이 참 괜찮아.

근데, 이 때 당시에는

너무 소외감을 느껴서

진정한 여유의 의미가 퇴색됐기 때문에

심적으로 좀 우울했던 것 같아.


이 때 내가 알고있던 여유의 정의는

심장이 콩닥거리는 썸녀가 

옆에 있는 것을 전제로 하거나

남성이 여성의 찌찌를 가지고 있다는 

의학적 용어로써의 

여유증의 두 가지 개념밖에 없었던 것 같거든.


어찌됐든, 전 편에 빠이캐년에 이어서

좀 진정한 여유를 즐길 곳이 필요했어.

스쿠터로 아침부터 이리저리 분주하게

운전하며 더위도 많이 먹었었고

많이 지쳐있었거든.


그래서 빠이에서 유명하다는 카페에 갔지.

특히나, 커플들에게 유명한 곳...



Love strawberry pai

라는 곳이야.

이 곳은 딸기를 메인테마로 삼아서

어딜 가나 핑크핑크해.


그래서 커플들...

특히, 여성 분들이 많이 끌고 오더라고.

대부분의 남친들은

이런 핑크핑크한 곳이 낯설던지

하나같이 표정이 크흠크흠

거리고 주변만 두리번 거리고 있더라고.


물론, 여성 분들은 사진 찍는데

여념이 없었어.


자연을 이용해서 만든건가?

치앙마이나 빠이가 마음에 드는 이유 중에 하나는

한국같은 거창한 인테리어 없이

천장에는 그냥 줏어다 쓴 것 같은 판넬로

비만 안들어오게 하고

자연을 이용해서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든다는 거야!


특히, 나무는 친환경적인 분위기를 자아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

공기도 뭔지모르게 신선한 것 같고!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야.


딸기딸기하다.

한국 남자라면 이 곳이 이쁘다는 생각보다

다들 재미있게 봤던 만화책

딸기 100%가 생각날거야.


모든 남성들의 필독도서거든.

여자 여러 명이 남자 1명을 좋아한다는

꿈 같은 이야기지.


만화책방 가면 다른 만화책은

다 새건데, 오직 딸기100%만화책만

너덜너덜해져있음.

얼마나 읽고 또 읽어댔으면...


커플들의 달달한 기운이 넘치는 이 곳에

혼자 왔기 때문에 더욱 더

그 만화책이 그리워지는 것만 같았어.

상상 속에선 나도 여자친구 많은데...

아야 보고 싶다.


아, 참고로 아야는 딸기100%에 나오는

수 많은 여자 중 한 명이야.

오덕같지만 오덕은 아님.


수 많은 커플들을 제치고 후다닥 달려가서

가장 자리가 좋은 곳에 엉덩이 먼저 던졌지.


'아 뭐야, 쟤는 왜 혼자와서

명당 자리 차지해?

짜증나!'


커플들의 비난소리가 들렸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어.

억울하면 빨리 뛰어왔어야지!

 둘이 달리는 것보다

혼자 달리는 것이 더 빠르니까 

내가 여기 앉은건데 뭐!

그레이트 싱글 라이프!


아따메... 자리 한 번 명당이구만?

자리도 좋은데 선점했으니

여유있게 핑크핑크 딸기딸기 

좀 먹어볼까나?



그리고 90kg의 육중한 남자인 나님은

차가운 도시남자처럼

 쿨하게 주문했어.


"핑크핑크하고 달달한

딸기스무디 한 잔 주세염 >_<"


하... 자리도 좋고

스무디도 괜찮은데

왜 이렇게 쓸쓸하게 느껴지지...?

기분 탓인가?

아마 그런 거겠지...?


허한 마음에

딸기 스무디를 꼴딱꼴딱 삼키며

스스로 괜찮다며 마음을 추스리고자 했지만

딸기 스무디는 마치 나를 비웃는 듯

가슴 안 쪽에 차가운 통증만을 남겼지.



그리고 나서 스쿠터 타고

아무 식당으로 들어갔어.


그냥 고기카레밥이야.

생각보다 맛있었어.

얼마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

뭐 100바트 보단 쌌겠지.

그 이상이면 태국거지가 사 먹겠음?


그리고 잠깐 체력을 회복하며

쉬고 싶었지만,

빠이는 나에게 불호 도시였으므로

다음 날 떠나자는 결정을 내렸고

그 전까지 빠이의 많은 곳을 가보자고 

생각이 들어서 결국 또 이동했어.


마지막으로 내가 간 관광지는?!







Pam bok waterfall

이라는 명소야.

수 많은 서양 형, 누나들이 있었고

빠이에 사는 태국 친구들도 있었어.


5m 정도 되는 절벽 다이빙 포인트가 있었는데

서양 친구들은 낑낑거리며 올라가서

못 뛰어내리겠다고 바들바들 떨 때

빠이에 사는 10대 태국친구들은

씨익 웃더니 공중제비와 트위스트 

3회전을 하면서 예술적으로 다이빙하더라고.


그리고 나서 쿨하게 바위에 걸터앉아

구름과자를 먹으며

100pipes 위스키를 쭉 들이키더라고.


이샛기들. 아무리봐도 10대인데?

뭔 상관임. 내 새끼도 아니고

이 곳은 모든 게 용서되는 히피마을

빠이인데!


나도 질 수 없어서 올라갔어.

그리고 으랏챠!

육중한 몸을 날려

다이빙을 했지.


근데, 비가 안와서 인지

많이 얕더라...

치앙마이 그랜드캐년같이 

수위 체크도 안하고

머리부터 들어갔다면

요단강 건널뻔 했어.


발 부터 들어갔는데

땅 바닥 밑에 있는 바이에

다리가 부딪쳐서 피가 흐르더라.


태국 10대들은 다이빙을 마치고 

나오는 나에게 박수를 쳐주다가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 

피난다고 말해주더라.


"형, 형! 피난다 캅!

일로 와바라 캅!"


"어 진짜 피나네?"


"이거 위스키인데

일단 상처에 부어라 캅!"


"오케이 캅!"


위스키를 붓자

상처부위가 아려왔어.

내가 아픔에 얼굴을 찡그리자

태국 10대 녀석들은

"아플 땐 술 한 잔 하면 잊게 된다 캅!"

라며 술 잔을 권했지.


나는 그들이 준 위스키 원액을

쌩으로 마셨는데

우라질... 목구멍은 타들어가고

다리의 상처는 상처대로 아프고.


고통이 두 배였어.

일단, 고마우니까 합장하면서 캅캅!

다행히 다리 상처는 그렇게 깊지 않아서

이윽고 피가 멈추더라.


백혈구 열 일함.


그리고 잠시 쉬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이 될 때까지 낮 잠을 잤어.


그리고 저녁식사 그냥 아무거나 먹고

역시나처럼 흥겨운 음악이 

흐르는 거리로 향했지.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로맨스 따윈 없을 거고

차라리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는 곳으로 가자.'


그렇게 생각해서 이 곳에 오게되었지.


이 기타리스트 소울 오졌어.

무슨 기타를 코딱지 파는 것 보다 쉽게 치네.

같은 기타리스트로서 존경함.

나야 뭐. 그냥 실력 드럽게 없는

나만에 음악세계에 

빠진 편협한 음악인인데 뭐.


감히 같은 음악인이라고 하기에

좀 부끄럽다.


여기서 놀고

빠이에서의 마지막은 

유명한 곳에 가보고 싶었어.

네이버 블로그 검색해보니까

모닥불 피어놓고 노래부르며 춤추고

맥주마시는 히피 끝판왕 장소가 있다던데?

일단 그리로 이동!



이 곳은 Don't cry라는 펍이였어.

야외 펍인데 천막같은 것을 쳐놓고

모닥불을 피어놓고 

Dj나 밴드가 음악을 틀거나 연주해.

밤이 깊어오자 사람들이 속속 오더라고.


근데, 다들 1차로 펍에서 다 같이 

으쌰으쌰한 놈년들끼리

와서 나 안껴주더라고.


힝...

쓸쓸한 동양인은 그저 모닥불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어.


춤을 흥겹게 추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나도 발정난 개처럼 헥헥 거리면서

혼자 춤을 춰댔지만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주진 않았어...


'저 쪼꼬미, 통통이 동양인 춤추네?

자식ㅋ 귀엽네ㅋ'


이런 느낌이랄까?

그 이후로 내 자신감은 떨어져갔고

소외감으로 인해 다시는 일어서서 

춤을 출 수가 없었어.



모닥불에 얼마나 앉아있었던지

맥주가 따끈따근해짐...

발효되겠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너무도 쓸쓸했어.

갓 전학 온 학생에게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아서

친구없이 혼자 학교 다니는 느낌이랄까?


소매에서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숙이며 걸었어.

한 참을 걷고 걸었어.

모두가 즐거운

빠이의 밤거리를 

나 혼자 걸었어.




다음 날, 나는 날이 밝자마자

짐을 꾸리고 다시 치앙마이로 

돌아가고자 했어.

그 전에 든든하게 먹어야지?!

하지만, 이게 독이 될 줄은 몰랐어.

타고왔던 미니밴을 타고 달리던 도중

몸은 기억해내고야 말았어.


죽음의 762커브가 있다는 사실을...

올 때는 앞 자리여서 관성이 좀 덜했는데

갈 때는 맨 뒷자리여서 관성을 최대로 받았어...

매 커브가 고통이었고, 거의 실신하기 직전에

나는 백미러에 비치는 기사 얼굴을 보고 말았지.


침을 흘리며 웃는 얼굴로 

레이싱을 즐기던 그 놈...

다시 그 놈이다...



- 다음 편에서 -



이번 이야기는 

태국의 북쪽지방에 있는

히피들의 성지인 

빠이에 갔던 이야기야.



치앙마이에서 빠이를 갈 때는

여러 루트가 있는데

나는 여러가지 찾아보지 않고

현지 친구인 꼬니한테 알아봐달라고 그랬어.


꼬니는 치앙마이 아케이드 터미널에서

빠이를 가는 미니밴을 타면 된다고 하더라.

좀 감동적이었던게 알아만 줘도

너무 감사한데, 이 녀석이

무조건 자기가 데려다주고 싶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님만헤민에서 이 녀석을 기다렸지!


덕분에 이 녀석 스쿠터 뒤에타서

편하게 아케이드 터미널에 도착 할 수 있었어.

그래도 밥은 사멕이고 보냄.

뭐 먹고 싶냐고 물어봤더니

맥도날드 가자는 거야.


그래서 이 녀석 내 주머니 사정

생각해주는구나 싶었는데

맥도날드 햄버거가 더 비싸.

우버타고 오는게 더 쌀 정도로!

그래도 데려다주는 거에 비하면

그깟 돈! 아무것도...아니지... 흑흑



미니밴 사진은 따로 안 찍었는데

신기하게도 모든 배낭과 짐을

미니밴의 지붕에 올려놓고 단단하게

조여서 그대로 출발하더라.

가다가 떨어질까 불안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음!

미니밴에 동양인은 나 혼자!

대부분은 서양인들이었어.

역시 서양히피들의 성지인 것인가?!


타기 전 꼬니는 무조건 멀미약을 먹으라 그랬는데

그 이유가 있더군.

치앙마이에서 빠이를 가기위해서는

762개의 급커브를 지나가야하는데

커브를 돌 때마다 미니밴 전체가

휘청거릴 정도로 크게 회전을 해.


잠 따윈 전혀 잘 수 없어.

기사는 실성한 듯 헤헤헤 웃으며 침을 흘리고

더욱 더 속도를 높혔지.

커브구간에 속도 안 줄이면 어떻게 되냐고?

관성을 100% 다 맞거나

차가 뒤집어지거나 둘 중 하나지 뭐.


어쨌거나, 다행히 살아서 도착했어.

살았다는 안도감이 드니까

이윽고 배가 고프더라.

그래서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음식점에 들어갔지.




빵 쪼가리 위에 샐러드 올리고

감자 튀긴거랑 콜라 시켰어.

가격은 기억안나는데 

좀 창렬했던 걸로 기억함.

그래도 배고프니 그냥 먹었지!



빠이에서 돈을 뽑을 수 있는

카시콘 ATM은 터미널 바로 옆에 있더라.

한 눈에 잘 보이니까 쉽게 찾을 수 있어.

밥을 다 먹고 나는 미리 예약한

빠이의 숙소로 갔지!


길을 물어물어서 겨우 숙소를 찾아왔어.

아고다로 예약한 것 같은데

투숙정보가 없네-_-;

가격은 한국돈으로 

8000원 정도 했던 것 같아.

입구에 들어서자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졌어.

비밀의 화원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 순간 들었던 생각은

'밤에 모기 졸라 많겠다'였어.


나름 이쁘게 인테리어도 했어.

무엇보다 좋았던 건

화원도 아니고, 인테리어도 아니야.


바로 개인실이라는 거!

저렴한 가격에 개인실?!

미쳤다...

방문 옆에는 자그마한 의자가 있어서

저기서 가져온 기타를 퉁기면서

낮시간을 한가로이 보내니까

너무 좋더라.


주인 아줌마가 방 소개해줄 때

씨익 웃으면서 한 마디하더라.


"여자 데려와도 돼!

100바트만 더 내렴.

근데, 돈 안내고 여자 데려오면 혼낼거야.

 아주 많이 혼내줄거야. boy"


이 말을 듣고

빠이에 대한 나의 환상은 더욱 더

증폭되어갔지.

이 곳은 혼자 나갔다가 둘이 들어오는

그런 환상적인 곳인건가?!

빨리 밤이 되기만을 기다렸어.



방 컨디션은 이래.

나름 나쁘진 않아.

개인 화장실도 있다고?

단점이라면 뜨거운 물이 안나온다는 거지만

여자랑 같이 왔을 때

민망해 할 필요 없어.


서양친구들 모두다가 이런 곳에서

투숙하거든.


드디어 찾아온 밤의 시간.

나는 세팅을 하고

밖으로 미적미적 나갔지.

서양누나와의 썸씽을 기대하며!!



어디를 가야하나 고민 할 필요조차 없었어.

거리자체가 정말 작았거든.

그래서 그냥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에

들어가면 됐었어.


빠이의 밤거리 느낌은

카오산 보다 더욱 히피스럽고 

자유스럽다는 것?


근데, 거리를 누비면 누빌 수록

점차 자신감이 떨어지더라.

동아시아 남자는 나 혼자밖에 없었어.

서양남자들은 옥션에 나오는 팬티모델처럼

다들 키도크고 잘 생겼는데

나는!!! 짜리몽땅!!! 뚱땡뚱땡...

갑자기 뭔지 모를 소외감이 대폭발했어!


여기를 둘러봐도 양놈천국

저기를 둘러봐도 양놈천국.

하지만, 한국의 작은 고추가

이렇게 죽어있어서야 안 돼지!


일단 바에 들어가서

알콜로 자신감 충전!

그리고 눈이 마주치는 서양 남자건 여자건

무조건 건배하며 위 아더 원을 즐기며 춤을 췄어.


다같이 즐기는 분위기는 카오산 그 이상이었어.

춤을 추다가 잠시 땀을 식힐 겸

당구대로 갔는데 아일랜드 녀석 1명과

파키스탄 녀석 2명이 포켓볼을 치고 있었어.


나도 껴서 같이 칠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당연히 오케이!

포켓볼을 치며 우리는 급격히 친해졌고

이 후 다른 바에가서 같이 춤을 추고 놀았지.


파키스탄 녀석들은

한국을 아주 좋아한다며

나에게 몇 가지를 물어봤어.


"나 한국 완전 좋아하는데

내가 한국 클럽가면 한국여자 만날 수 있을까?"


"응~ 절대 불가능해.

너 직업뭔데?"


"의사! 싱가폴에서 의사하고 있어"


"오? 완전 엘리트잖아?

근데, 외향적으로는 니가 의사인 줄 모르니까

차일 확률 200%임.

한국 돈다발 들고 춤추면 가능성이 있어."


"오? 정말 그러면 돼?!"


"일단 한 명은 너한테 갈거야.

남자 좋아하니? ㅎㅎ"


"오우 쉣!!!

브라더 다메요.

한쿡코추 싫어요."


요롬코롬 장난을 치며

우리의 분위기는 무르익었지.

파키스탄 청년들은 술을 먹어서인지

발정발정의 기운을 뿜뿜 내뿜고 있었고

입 맛을 다시며 옆에 있는 서양누나에게 접근했어.


서양 누나는 짜리몽땅한 우리 셋을 스캔하더니

한 숨을 쉬더라고.

잠깐! 나 아무것도 안했는데?!

이렇게 굴욕주기있음??


그리고 나서는

우리의 일행인 키 큰 아일랜드 조각미남에게

다가가서 춤을 추더라고.


소외감 대폭발...

하... 방콕 돌아가고 싶다.

아속만 지나가면 나도 인기스타인데.

비록 오빠 베이비 붐붐마사지를 외쳐대지만

그것마저 그리워질정도로 소외감 대폭발했어.


이 녀석들과 헤어지고 나서

또 다른 사람많은 펍을 가서

열심히 춤을 치며 눈을 마주쳐도

 짜리몽땅한 동양인에게

눈길을 주는 마음씨 좋은 

서양누나 따위는 없었어.


로맨스는 개뿔.

숙소나 들어갔지.


아줌마 나 왔어요.

왜 혼자 왔냐구요?

투숙규정 잘 지키는 

예의 바른 동양청년이라서요.

더 이상 묻지마요.

안녕



- 다음 편에서 -




이번 이야기는 

베트남 하노이의 마지막 편이자

태국 방콕으로 다시 돌아와서 

이미지 변신을 했던 이야기야.



전 날, 서양인들만 가득한 곳에서

소외감만 잔뜩 느끼고 호텔에 와서

잠이들고 언제나처럼 일어났지.


생각해보니 이 때, 베트남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하나 더 기억났었어.

몇 일 전 체크아웃한다던 한국사람들이

우리가 한국사람인걸 보고는

처치곤란한 라면과 라면스프를 

우리한테 주고 갔거든.


우리도 라면이 너무 먹고싶었는데

정말 우연치 않게 얻게되어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어.

이것이 한국인의 정이구나!


한국에서보다 외국에서 

정을 더 느끼게 되는 것은

기분 탓이겠지?


그리고는 냉장고에 넣어놨어.

그런데 이게 전 날 숙소를 비웠다가

다시 들어갈 때 보니까

냉장고에 있어야 할 

라면과 스프가 싹 사라진거야.

그래서 방장 형을 의심했지.


어제 여자친구인 릴리를 호텔에 데려와서

거금(?)의 팁을 주고 주방을 몰래 써서

요리를 만들어줬다나?


그래서 방장 형이 먹었겠다 싶었는데

방장 형과 릴리를 데려와서 

요리 한 얘기를 나눠보니

방장 형은 라면이 없어서 

내가 먹었나보다 생각하고

김치볶음밥 해줬다는 거야.


엥? 나도 아닌데?

그럼 누가?!

범인은 방을 치워주는 

아주머니들이었을 거라고 생각해.

지퍼백에 예쁘게 담아놔서

누가봐도 버릴 물건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도록 해놨거든.


냉장고를 열었을 때 견

물생심의 마음으로 가져갔다고 생각하고 

그냥 애초부터 받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말았어.

그 외에 사라진 물건은 한 개도 없었거든.

가져갈 것도 없었지만 말야.


베트남에서 한국라면이 비싸긴 할거고...

소득도 태국 국민의 1/3이라서

먹기 힘들 거라 생각해.

어쨌든 사라진 거, 죄의식 없이 맛있게 드시고 

잠시나마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찌밤.


어쨌거나, 이 날도 다를 거 없이

호텔조식을 먹었어.

마지막 호텔 조식이었기 때문에

무지막지하게 먹어댔지.

언제 또 이렇게 먹어보겠음?


이렇게 먹고 짐을 싸서 정리 한 후

체크아웃 하기 전에

하노이 여자 X를 만나러 갔지.


"신 짜오!"


"짜오 짜오 신 짜오!!!

삼조격!!!"


"아이! 그게 뭐야~"


"베트남어!"


"잘하네, 굳 굳 굳"


"커피나 한 잔 먹장,

제가 사드림요."


"고마워"


"오해하지 마셈,

베트남 동이 남아서 사주는 거긔"


하노이 여자X와 커피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어.

X는 한국가서도 연락할거냐고 물어봤지만

나는 바빠서 잘 못하게 될 거라고

현실적으로 말을 했어.


X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그녀와 이어질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마지막으로 사진 한 장 같이 찍고

만나서 즐거웠었다고 말하고

우린 다른 길을 걷게 되었지.


친구로써, 너의 앞 길을 응원할게.

빠빠.


그리고 방장 형과 짐을 챙기고 나왔는데, 

릴리가 공항까지 데려가 준다고

나와있었어.

우리는 그녀의 에스코트 아래

바가지를 쓰지 않은 가격으로 

택시를 탈 수 있었어.


처음에 공항에서 하노이 왔던

그 금액은 왕복을 하는 돈 보다 비쌌거든...-_-;


공항에 도착해서 방장 형은 릴리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곧 보자고 인사를 나누고

나와 같이 출국장으로 이동했어.


비행기를 기다리며 역시나처럼 기타를 쳤지.

잘 치진 못해서 민폐가 되지 않도록 

사람들 없는 곳에 가서

조용히 손가락으로만 

둥가둥가 팅기고 놀았쪄.


이윽고, 나는 비행기에 탑승했고

그렇게 방장 형과 방콕에 무사히 도착 할 수 있었지.

집이 있으니까 방콕 타지에서도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어.


비록 저렴한 아파트멘트지만...헤헷

방장 형과 공항에서 헤어지고

나는 즉시 마음의 고향인

쏘이 몰링에 있는 내 아파트로 갔징.

그리고, T에게 연락을 했어.


"부모님, 집에 계시니?"


"뭘 생각하는 거야 -_-"


"19금..."


"19 prohibit?! 그게 뭔데?"


"19는 19세 미만의 아동은 

볼 수없는 거란 이야기지.

영화 한 편 찍어볼까?"


"엄마 있다."


"물론, 농담이지.

약속 지키고 나서 인사나 드리러 갈라고.

너네 어머니 선물도 샀으니까"


"오?! 진짜? 왠 일?!

우리 부모님 보기 부담스러워 하는 네가?"


"물론, 선물만 드리고 바로 나올거야.

매 번 너네 부모님이 내 머리를 볼 때마다

무슨 불량학생 보는 듯이 보더라고.

그래서 다시 짧고 단정한 머리 보여드릴라궁."


그래서 일단 BTS 아리역으로 향했지.

그리고 오랜 만에 T를 만났어.

"J, 베트남 여행은 어땠어?!"


"처음엔 좋은 지 알았는데

역시 태국이 좋더라."


"다음엔 같이 가자."


"노노, 유감스럽게도 그건 미안미안.

여행은 혼자가거나 남자끼리 가야 재밌거든.

거기다가 너랑 가면 백퍼센트 싸울껄?

그런고로 거절한다."


단칼에 T의 발언을 거절하고

우리는 아리 역 근처의 미용실로 향했지.

가격은 250바트(8,000원)였어.


하... 한국에서는 5천원짜리 

미용실 가기도 아까워서

바리깡사서 내가 직접 자르는데...

8천원짜리 미용실이라니...


"어떻게 짤라드릴까요?"


"태국 잘생긴 남자 스타일로 잘라주세요."


"??"


"태.국.형. 미.남. 스.타.일.!!!!"


"??"


"그냥 게이같아 보이지만 않도록 해주셈요."


"오케이 카!" 


이발은 성공적이었어.

8천원이 아깝지 않네.


라면 머리에서 짧은 머리로 변신.

흩 날리는 나의 라면 머리를 보고있자니

많이 슬프긴 했지만,

그래도 깔끔해 보이니 만족스러웠어.


T도 T의 부모님도 내 짧아진 머리를 보고

모두 놀랐어.

그리고는 하나 같이 이 머리가 훨씬 낫다는 듯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따봉을 들었지.


나는 이 머리가 실제로도 

날 게이처럼 보이지 않게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어.

그래서 그 대답을 찾기위해 

방콕의 밤거리로 나섰지.


Z형과 H형은 베트남에서 내가 돌아오기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T에게 그 둘을 만나야하기 때문에

먼저 가본다는 말을 하고, 그 형님들을 만나러 갔어.


그 형님들 조차 내 머리를 보더니

'이제야 같이 다니면 창피하지 않겠다'라는

짖궃은 농담을 던지고 훨씬 낫다는 말을 해줬어.


일단은 형님들을 따라 이동했지.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인터마라!!

이 때가 내가 인터마라를 

처음으로 가게 된 순간이었어.


H형은 거래처 사람이 여기를 데려간 이 후

이 곳을 알게 되었고, 내가 없는 동안

Z형과 이 곳을 몇 번 왔다가 

마마상과 친구가 되었다고 했어.


들어가보니 그 곳은 쏘이 카우보이와 비슷하게

여자들이 비키니만 입은 채 춤을 추고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2차는 않는 건전한 곳이었지.


춤추는 여자가 남자 손님을 

마음에 들어 할 때만 같이 나가고

돈도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본 블로그의 인터마라편을 참고하시길!


여튼 이곳에서 마주친 

여자애들이랑 말을 할 때마다

"나 게이같음?" 

이라고 물어봤어.


그럴 때마다 여자들은 

"헐... 너 게이야?"

라고 말 할 뿐이었어.

일단은 이곳에서는 성공적.


인터마라를 나가서 

우리는 인새니티라는 클럽에 갔지.

거기에 가서 눈이 마주치는 여자한테

물어봤을 때도 전혀 게이같지 않다고 하더군.

드디어... 게이를 탈출하는 방법을 찾은건가...

태국 미용실만 가면 모든게 해결 됐을 것을...


이 때를 기점으로 

태국에서 게이같다는 오명을 벗게되고

자신감이 차오르게 되었지.


이 날 클럽가서 뭐했냐고?

내가 자신감이 차오르던 말건 간에

태국형 얼굴왕자인 H형에게 언제나처럼

여자들이 꼬여서 한인타운에서 같이 술먹었어.

새벽 7시까지... -_-


한인타운 술 값 엄청많이 나왔지만

'어디 동생 놈이 돈을 쓰려해?'

라는 큰 형님들의 말씀에

"예이~ 감사합니당!"

애교를 부리며 감사를 표했지.


그 여자들은 어떻게 됐냐고?

술 먹고 나오니까

숏타임 3000, 롱타임 5000이라고

말하길래 미안, 안녕을 외치며 

형들은 쿨하게 돌아섰지.


생각해보니 얘네들 한인타운가서 

술 먹은 커미션 많이 받잖아!!


들리는 소문으로는 한국인과 같이 

한인타운 들어와서

술 먹은 워킹걸에게는 

커미션을 준다는 그런 얘기가있음.

확실한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믿음.


소문도 소문이지만

술 먹는 자리에서 몰래나와서 

한인타운 술집사장과

쑥덕거리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믿거나 말거나~

오늘은 여기까지!!



이번 이야기는 태국거지 중에서도

상거지라고 소문난 내가

베트남 하노이에 가서

쇼핑했던 이야기야.



이 날도 뭐 별반 다르지 않았어.

다른 점이 있었다면

베트남 일정이 하루 남았다는거?



알다시피 나는 태국에 대한 

염증을 엄청 느껴서 

베트남에 왔었어.


물론, 베트남은 좋은 곳이야.

맛있는 음식, 이쁜 여자들, 멋진 펍, 값 싼 물가...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각박한 한국과 닮아있었어.


무엇보다 줏 같았던 건

매일같이 지겹게 듣리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의 크락션 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가 없었어.


태국에서는 설령 가짜라 할 지라도

해맑게 웃는 모습이 존재했었고

대부분의 자동차나 오토바이는 크락션을

여기처럼 많이 울리지 않아.

때문에 베트남에서의 시간이 지날 수록

다시 태국을 그리워하고 빨리 돌아가고 싶었지.


아침에 일어나서 

역시나 호텔 조식!

오른 쪽은 귀요미 호텔 매니져야.

귀엽지만, 구걸구걸열매의 능력자라

내 물건이나 방장 형의 물건을 봤을 때

달라고 자꾸 구걸해.


이 날 따라 유독 이 놈의 구걸거림이 심했어.

아마 다음 날이 마지막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겠지.

이 녀석은 한국에서 18,000원에 

산 싸구려 내 가방에 눈 독을 들이는 거야.


"그거 얼마야?"


"이거? 되게 싸.

18,000원이야"


"그게 싸다고?!

너는 한국인이라 그게 싼 거구나...

나 주면 안돼?

너 한국가서 또 살 수 있잖아!"


"개소리하지마 -_-

나도 한국에서 개루저인데

이걸 널 주겠냐.

내가 애들과 학부모에게

정신 털려가면서 벌어서 산 돈인데!


너 호텔 매니저면

그래도 돈 많이 벌 거 아니야!!

영어도 잘하겠다! 일도 잘하겠다!"


"나 한달에 200달러 벌어...

16시간 일하고 하루 쉼"


"200달러?!

잘 버네!!

나랑 비슷하게 버는구만!

꺼져! 구두쇠년아!!"


귀요미 매니져는

'뭐지 이새끼?'라는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고

나는 그 때까지도 상황파악을 못하고

'벌 만큼 버는 놈이 더 하네' 라는

표정으로 그 녀석을 보고 있었지.

그러자 방장 형이 옆에서 한 마디 했어.


"임마, 200달러면 20만원이야."


"네?! 20만원?!"


계산을 잘못해서

200달러가 200만원인 줄 알았다...

200달러는 20만원정도야.

집에도 못 가고 하루 16시간 일하면서

한달 월급 20만원이라니...

이렇게 영어도 잘 하는 놈이...

순간 난 머쓱해졌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그리고 이내 생각했지.

오늘 쇼핑하기로 했으니 

그 동안 잘해준 이 녀석에게

선물을 하나 해주자!


그래서 갔어.

하노이에서 유명한 동쑤언 시장!

호안끼엠에서는 걸어서 갈 거리라고 하는데

그 말 듣고 갔다가 진심 죽을 뻔 했다.

진짜 죽겠다 싶었는데

그 때 딱 도착하더라고.

님들은 갈 거면 꼭 택시타셈.


짜뚜짝같은 광범위한 시장이 아니라

마치 동대문에 있는 쇼핑상가 같은 느낌이랄까?

안에는 짜뚜짝 시장처럼 종류별로

상품들이 모여있었어.


나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상품들을 구입하기 시작했어.


"이거 얼마에요?"

"50,000동이다"


흠, 싸긴 하지만

그래도 태국거지가 안 깍을 수 없지.


"에이 비싸다~

저기서 40,000동에 팔던데!

좀 깍아주세요!"


"거기가라"


"넵!"


나는 등을 돌려 돌아섰고 

붙잡는 타이밍을 기다렸어.

근데, 그냥 보내더라...

와... 진심 쿨하네...

이게 최저 마진인가?


누군가 그랬지.

베트남은 상품들이 이미 싸서

더 깍을 필요가 없다고...

그런 생각을 하며 애써 위안했어.

그리고 결국 다시 그 가게로 돌아가

제 값을 주고 사야만 했어.


호텔 매니져의 선물과

주변 사람들을 위한 열쇠고리 딱 두개만 사고

나는 동쑤언 시장을 나왔지.


제목만 보면 뭐 거창하게 산 것 같지만

달랑 이거 사면서도 손이 부들부들거렸어.

지름의 강도는 주관적인거니

낚였다고 생각하지 말길 바라.


그리고 다시 호텔로 돌아왔지.

그리고 배가 고파서 뭘 먹을까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하노이에서 유명하다는 

그 곳을 안 가본 거야!

그래서 갔지!


오바마 쌀국수!

왜 유명한건지 당최 1도 모르겠음.

밍밍해!

모든 재료가 따로 노는 느낌이야.

그냥 식당 사이즈가 커서

오바마가 들어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듬.


면만 건져먹고 나는

호텔로 돌아왔지.

그리고 많은 여행객들이 하는 행위인

산 기념품들을 침대 위에 올려놓기를 해봤어!


넥타이가 없는 

귀요미 매니저를 위해

이걸 샀지.



정장에는 역시 깔끔한 넥타이지!

섹시해 보이는 빨간색 넥타이를 샀어.

넥타이랑 핀 하나 찼다고

색히 좀 있어보이는 구만.


두 번째는 가족들을 위해 산

루왁 커피야.

루왁 커피도 종류가 여러가지 있나 봄.

사향 고향이가 아니라 족제비인데?


세 번 째는 태국여자친구의 가족들을 위한

녹차와 주변 사람들을 위한

열쇠고리 세트야.

어차피 다 버릴 거 알지만서도

그냥 성의랄까?


이렇게 있다가

방장 형이 하이바로 나오라고 하더라.

그래서 나갔지!


언제나처럼 펍에서는 모히또!

맛남맛남!


방장 형은 오늘 릴리라는 여자친구와

호안끼엠 호수 위 쪽에 위치한

거대한 호수에 놀러갔다고 했어.


그 쪽은 여행자 거리처럼 시끄럽지 않고

한적하고 조용하다고 하다네?

그리고 무엇보다 은퇴한 서양사람들이

그 쪽에서 카페나 베이커리를 

많이 개업했다고 하더라고.

그러면서 자기도 은퇴해버리고

이 쪽에서 장사나 할까 고민 중이라고 했어.


인생여자를 만난 걸로 인해

모든 것을 내려놓을까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어.


나도 인생여자를 만난다면 

그럴 수 있을까?


앉아서 얘기하다보니

역시나 세트로 딸려오는 

하노이 여자 X가 오더라고.


나는 하노이의 마지막 밤을 

즐기고 싶었기 때문에

방장 형의 데이트를 따라갈 수는 없었어.

그래서 먼저 일어난다고 말했어.


하노이 여자 X는 우물쭈물하다가

나에게 사진 한 장 같이 찍자고 요청했어.

친구사이에 그 정도야 뭐~


너무 달라붙어서 찍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한 방에 있어도 서로 벌거벗고 있어도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야.

X는 나에게 더듬더듬 말했어.


"J, 내일 가기 전에 한 번 볼 수 있을까?"


"물론이지,

커피나 한 잔 하자."


그리고 나는 먼저 인사를 하고

자리를 일어났지.


근처 야시장을 한 바퀴 슥 돌고

나는 나만의 밤을 즐기러 갔지.


나의 밤을 즐기러 어디로 갔냐고?

주변을 돌고 돌아

지나가다가 몇 번 봤던


지나가다가 몇 번 봤을 때

항상 서양누나들이 엄청 많더라고!

거기서 동양남자의 신비스러운 매력을

뿜뿜하고 싶었어.


역시나 갔을 때는

서양 사람들이 참 많았어.

그 곳에서 나는 열심히 섹스어필을 하며

헤드뱅잉을 하며 춤을 췄지.


하지만, 그 곳엔 짧고 굵은 동양남자에게

관심을 주는 서양누나들은 아무도 없었다.

아, 물론 키 말이야.


나는 굉장한 소외감을 느끼며

눈물을 흘리며 호텔로 복귀했지...

빨리 태국가고 싶다. ㅠ ㅠ


-다음 편에서-




다들 추석들은 잘 보내고 계신가?!

나는 그냥저냥 집에서 요양하고 있어.


다행히 우리 집은 추석 때 멀리 안가.

친가는 돈 문제로 가족들끼리 싸워서 

공중분해되어 있는 상황이라

가기도 좀 그래.


지금은 외가밖에 가지 않는 상황이야.

외가는 거의 의정부 쪽에서 생활하고 있어서

멀리 갈 필요가 없어서 좋음!

친가와는 달리 외가는 화목함이 넘쳐나.

형제들간 우애도 좋은 편이고!


오랜 만에 근황을 적어보자면

일에서 돌아온 이후로

집에서 쉬면서 아픈 몸을 치료하고 있어.


하지만, 경산에서 했던 노동에 대한 월급은

아직 안들어왔지.

팀장이 빡쳐서 우리 통장사본이랑 신분증을

위 쪽에 안 올렸나봐.

덕분에 궁핍하게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어.

언젠간 받을 돈이겠지만!


그제는 몸이 안 좋아서

블로그를 하루 쉬었는데

어제는 가족들과 술 먹다가 뻗어서 못올렸어.

추석기간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하므로

못 올리는거는 다들 이해해주리라 믿어.

게다가 내 생일까지 겹쳤으니까

강제로 이해 좀 하셈들.



그래도 쓰려고 노력은 했음! 

어제 블로그 포스팅을 하려고

컴퓨터를 키고 글을 쓸 준비했는데

그대로 잠들어버렸어.

잠시 후 외할머니가 깨워서

둘째 이모네 가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저녁식사하고 

빨리와서 쓰자고 마음 먹고 출발했어!

우리 집에서 출발하는 인원이 많았기 때문에

나는 혼자 쓸쓸히 스쿠터를 타고

이동해야만 했어.


스쿠터도 이제 많이 아파서

가다가 시동 꺼지고 가다가 시동 꺼지고를

반복하더라.

보내줄 때가 된 것인가? ㅠㅠ


우열곡절 끝에 이모네 집에 도착했지.

이모네는 요즘 의정부에서 떠오르는

핫한 민락2지구 코스트코 앞에 위치한

아파트에 살고 있어.


지하 주차장부터 미로같이 되어있고

엘리베이터는 황금 빛이고...

부럽당...

나도 아파트 살았었는데.

지금은 쫒겨나서 반지하에 살고 있지만!


어제는 자는데 바퀴벌레가 알을 깠는지

새끼 바퀴벌레가 눈 앞으로 쉭 지나가더라.

이 쯤되면 노가다 숙소가 더 깔끔한 듯 싶어.

빨리 일하러 가야지.


이모네 집에 도착하니

내 눈 앞에는 내가 먹어볼 수도 없는

음식이 한 상 차려져 있었어!


그건 바로!



랍스터였어!!

내가 랍스터를 먹은 기억은

예전 한국 여자친구 분이 사줬었는데

그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랍스터였어.


그 분 이후로 랍스터라는 요리는

평생에 한 번 먹게될까말까하는

그런 음식이었는데 다시보게되니 무척 반가웠어.


사실 이모네 집 귀찮아서 

가기 싫어했었는데 가길 잘한 듯!

가면 요즘 근황 물을거 아냐?!


뭐하니? -> 노가다요 -> 선생은? 

-> 능력이 안돼서 못해요

-> 노오력을 해야지 -> 노력 그래도 했는데...

-> 아니다, 내가 너 때는 임마


이 불 보듯 뻔하니 가기 싫었었어.

하지만, 랍스터면 이런 말 100번은

들을 수 있지!


이런 말을 들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오랜 만에 뵙는 어른들에게 인사를 했지.


"안녕하세요!"


"어~ 오랜 만이다! 요즘 잘 지내고?"


"아우~ 그럼요!"


"요즘 뭐하고 지내니?"


"기술 배우고 있어요!"


"아 그러니? 뭐든 열심히 해봐라!"


"예?! 가...감사합니다!"


외가 쪽 사람들은

내 예상보다 착했음.

이 쯤되면 조금 죄송스러워지는구만?


그리고는 곧바로 랍스터 시식회에 들어갔어.

맛은?!

역시 말 할 필요가 없지!

가위로 쿵쾅쿵쾅 어렵사리 부셔서

먹었을 때의 감동은 엄청나!


하지만, 부자가 되더라도

랍스터를 사먹진 않을거야.

차라리 만원짜리 무한리필을 매일가겠어.

이제 뼛 속까지 짠돌이가 되버린건가?


사촌동생 녀석은 의도치 않게

다음 날이 내 생일인거를 말했더라고?

그래서 막내 이모부가 몰래 케이크를 사왔어.

문을 연 제과점이 없어서 구하는데 고생 좀 하셨데.

나는 내 생일을 잘 알리는 편이 아니지만

사실 은근히 기뻤어.


생일 때 누가 축하해주는 것이

우리 가족과 친구 O와 B빼고는 없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는데

정말 기분이 좋더라.




이건 사촌동생이 찍어줬어.

많은 음식들과 술, 그리고 생일축하까지

받으니까 기분이 매우 좋았어.


가족들은 향후에 계획에 대해서

물어봤지만, 기분이 하나도 나쁘지 않더라.

그래서 노가다로 돈을 좀 모은다음에

태국에 가서 사업하고 싶다고 말했지.


가족들은 내가 태국어를 잘 하는지도

궁금했는지, 몇 개 알려달라고 하더라.

님들도 잘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유용한 생존 태국어를 몇 개 적을테니

잘 외워두길 바라!


#1 택시 안 상황

왼 쪽으로 가고 싶을 때

왼 쪽을 가리키며 "캅"

오른 쪽으로 가고 싶을 때

오른 쪽을 가리키며 "캅" 


#2 화장실 가고플 때

다리를 배배꼬며 배를 어루어만지며

최대한 슬픈 표정으로 "카아아압~"


#3 음식 주문 할 때

다른 사람의 음식을 불쌍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카압..."


이 정도면 굶어죽거나 

화장실 못 찾아서 바지에 똥 지리지는 않을 거야.


이렇게 가족들에게 태국어에 대해 전파하고

사촌동생 녀석 방에 들어가서

블로그를 작성하려고 했어.

근데, 술이 많이 취해서

또 그대로 잠듬...


일어나보니 이모네 식구들은 

상차림을 정리하고 있었어.

정신을 차린 후 시간을 보니

자정이 넘어있었어...


'망했다...'


블로그를 쓰지 못했다는

좌절감에 괴로워하는 와중에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가족들이 없는거야...

'어디갔지? 어디로 사라진거야?'

생각하며 이모네 집 구석구석을 찾아봤는데 안보여.



알고보니 우리가족들이 

나만 버리고 집에 가버린거야.


'어라? 뭐지...?

낯선 환경에 나 혼자 남겨두고 가셨네?

나 생일인데...?

생일 축하한다며...

꼭... 그래야만 속이...

후련했냐아아아아!!!!!!'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축하를 받던 상황이 꿈처럼 느껴졌어.

이모부와 이모는 술 먹었으니

자고 내일 아침까지 먹고 가라고 하시던데

흡연을 해야만 하는 내가 거기서 자기엔

여러모로 불편하더라.


그래서 그냥 집에가서 할 일 있다고

먼저 가겠다고해서 나왔지.

술은 몇 시간동안 자고

가족들이 버리고 간 시점에서 다 깼지...


집에 도착해서 문을 두들겼어.

"누구십니까?"

이윽고, 나는 어두운 내 얼굴을 비췄고

가족들은 봐서는 안 될 것을 본 얼굴이었어.

해바라기의 한 장면이 생각나더라...


'나다...이 .....'


무슨 아들이 집에 왔는데

지옥에서 기어올라온 사자처럼 보심?


사실관계는 가족들도 자고 오려고 했는데

대만여행을 갔다온 형이 차를 끌고 모시러 왔데.

근데, 나는 스쿠터 끌고 갔기도 했고

술 취해 코 골면서 곤히 자고 있어서 그냥 냅뒀데.


어쨌거나, 12시가 지나 

내 생일이 된 시점부터

소외감 폭발함.


분하지만 이따가 어머니 미역국 끓여드려야지.

매년 내 생일날마다 연례행사처럼

어머니 미역국 끓여드렸거든.

지금은 잠도 안와서 친구와 피시방에서 왔어.

마트 열 때까지 머무르며 블로그 하고 있지.

곧 재료사러 가야해.


오늘 하루 생일 잘 즐기겠음.

 님들도 즐거운 추석보내셈.

즐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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