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나의 파주 노가다 프로젝트
종료날이 다가왔어!
마지막은 왜 일하기가 이토록 힘든건지...
하지만 잘 마무리했어.
그 얘기를 이제 써보려고 해!
노가다를 끝내기 몇 일 전
그동안 같이 숙식하는 형 차를
타고 다녔기에 무언가를 해주고 싶었어.
통상적으로 기름비는 팀장이 줘야하는데
여긴 그런 분위기가 아니어서
원래 쉐어하는 사람들이 한 푼 두 푼
모아서 돈을 주곤 하는데
그러면 너무 정이 없잖음...
그래서 그 형 씽씽이를 데리고
이 곳엘 갔지!
바로 셀프 세차장이야!
우린 노가다가 끝나고
노가다복을 입고 코인 셀프 세차장으로 왔지.
코인 세차장에 전문 노가다인이 왔다?
그건 뭘 의미하나면
스피드!!!
물에 젖고 기름 때가 묻는 것 따윈
상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린 전문 노가다인이니까!!!
우린 엄청난 스피드로
구석구석 먼지를 닦고 내부까지 청소했지.
이 형 애기들도 있는데
현장에서 묻은 먼지와 철가루를
애기가 먹는다면 안돼잖아?
이렇게 청소를 하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쌌지.
왜냐하면 예비군 및 퇴사 준비를
해야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
원래 계획대로라면 예비군 가기 전 날
퇴사하고 예비군 갔다가
밴드공연 준비를 3일간 하고
공연을 하는 거였는데
예비군을 돈 처리해주는 회사여서
공연도 찐빠 난 김에 일도 하루 더 하고
예비군 돈도 받는게 이득이잖아?
하지만, 팀장의 허락유무가 관건이었지.
회사입장에서는 예비군 가는 것을
공무처리하고 퇴사하는 놈을 좋게 볼리 없고
팀장은 중간에 낀 입장에서 난처해지니...
물론, 법적으론 받을 수 있지만
좋은 게 좋다고 10만원 더 받고
서로 삔뚜 상해봤자 뭐하겠어.
어차피 애초부터 계획은 딱 이 날까지만
일하는 거였고,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더 일하기도 싫었고.
그래서 일단 어찌될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짐을 싸고 의정부로
돌아갈 준비를 했지.
돌아가기 전에
라면먹고 가라!
형들은 내가 짐을 쌀 동안
빈 속으로 보낼 수 없었던지
후다닥 라면을 끓여주더라고.
다시 한 번 참 좋은 사람들과
재밌게 일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어쨌거나, 의정부에 도착해서
예비군을 갔지.
노가다맨이 예비군에 왔다 헤헤
총도 받았다 헤헤
노가다맨에게 예비군은
휴식하는 날이지!!
빵야빵야
전쟁놀이도 한 번 찍어봄.
이 날 다행스럽게 폭우가 쏟아졌기 때문에
계획되었던 야간산행은 하지 않았어.
실내교육만 엄청 했어.
그리고 찾아온 밥 시간!
도시락을 외부업체에서 사왔는데
나름 먹을만 하더라고?
그래서 하나 더 달라고 했어!
밥 먹고 밤 10시까지
예비군 교육을 듣다가
파주로 돌아가려고 하니
차가 없는 거여...
그래서 겸사겸사 기쁜 마음으로
돌아가는 차편도 없고 새벽에 버스타도
빗길에 늦을 거 같다고 해서
하루 더 쉬고 그 다음 날인 토요일날가서
하루 일하고 퇴사준비한다고 했지.
그 다음 날 팀장에게 전화가 왔어.
그리고는 그는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어.
"J, 정말 미안한데...
너가 싫어서 그런 건 아닌데...
그냥 여기서 퇴사처리하는 게 어때?
형 처음 팀장하는 거기도 하고
너가 예비군 돈 인정받고
하루 일하고 나가면 내 입장이 좀 난처해져..."
이 때 많은 생각이 들었어.
'찌밤... 뭐 평생 같이 하자면서
이런거 팀장이 안 챙겨주면 누가 챙겨줌?
어차피 퇴사처리해도 다음 날에 처리되니까
일하지 말고 예비군 필증만 내고
퇴사하기 하루 전에 예비군 받았으니까
돈 내놓으라고 할까'
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좋게 말하기도 했어.
"팀장님. 그래요 그럼
형님 입장 다 이해하기도 하고
제가 그 깟 10만원 더 받아서 뭐합니까.
그거 돈 받자고 형님이랑
저랑 삔뚜 상하는 거 싫음요.
이미 벌만치 다 벌었으니까
우리 좋은 기억만 가져가염.^^"
팀장은 여기서 잠깐 감동을 받은 듯해.
"야! 잠깐만 잠깐만!
너 하루라도 더 일 하는게 좋지?!
토요일날 하루 일 할래?!
우리 J 밥이라도 한 번 먹여야 되는데!
예비군 필증 꼭 가져오고!"
좋았어...
낚았다!
"그럼요! 저는 예비군 인정돼면서
하루라도 더 일하는 게 좋죠!
내일뵈요!"
항상 느끼는 건데,
세 치 혀를 잘만 사용하면
없던 떡도 생긴다는 것을 느껴.
같은 말을 전달해도
좋게 말할 수도
나쁘게 말 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파주로 천천히 돌아갔지.
같이 사는 형에게 저녁 밥이나
같이 먹자고 하니까
나 퇴사한다고 같이 일하는 형님들을
모두 불렀어.
흑흑...
이런 거를 해주면 해줬지
받아본 적은 많이 없는데
노가다 시작한 이 후로
이런 대우도 받아보는 구나.
많은 노가다 형제들은
하나같이 날 축하해주며 부러워했어.
마치 교도소에서 형량을 다 채워
나갈 때 부러워하는 것 처럼.
하기야 많은 사람들이
목표금액만을 바라보고 일하고 있으니까.
다들 하나같이 돈 빨리 모아서
노가다 빨리 그만하고 싶다고 하더라.
난 좋은데 힝...
이 자리 저 자리 돌아다니며
대학 때 그런 것처럼
술잔을 부딪히러 찾아다녔지.
대학 때는 강요에 의해서 그렇게 했는데
이번은 같이 재밌게 일해준 형님들이
너무 고마워서 내가 먼저
한 명 한 명 술잔을 부딪히고 싶었어.
그렇게 우리는 마지막 인사를 나눴고
나의 파주 프로젝트 마지막 날이 다가왔지.
마지막 날이라고 뭐 쉬운 일을 하거나
쉬고 있진 않았어.
오히려 내가 더 일을 찾아다녔지.
그게 나에게도 좋고, 남들보기에도 좋고.
마지막 날 조차 일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이윽고, 퇴근 시간이 되었지.
이번 파주 노가다 프로젝트
안전하게 종료!
땀범벅과 먼지범벅이 되었어도
행복하다!!!
쿨하게 유키스 간지를 뿜뿜하며
노가다 스웩을 이젠 버려야 할 시간!
노가다하며 몸에 새겨진
독기도 좀 빼내고 순해져야징!
안녕안녕
파주 노가다 현장이여.
방콕 갔다가 할 일 없을 때
또 다시 찾아올게!
그리고 나는 파주에서
밴드멤버를 만나기 위해
건대로 이동했지!
원래 이 날이 공연날이었는데
공연 대신 우리끼리 놀기로 했어.
그래서 건대에 있는
유명한 무한리필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주변 합주실에 가서 새벽 1시까지
밴드 합주를 했어!
그 이후에 딱히 갈 곳이 없어서
내가 이태원가자고 추천했지!
저번에 발견한 밴드음악도 하고
춤도 출 수 있던 JR 펍!
우리가 갔을 땐 이미 1시가 넘어있어서
밴드 타임은 끝나있더라 ㅠ
그래서 멤버들이랑 춤만 춤.
처음에는 다들 별로 가기 싫어하는 척 하더니
막상 들어가서 춤추고 놀기 시작하니까
내가 나가자고 해도
'뭘 벌써 나가?! 갸꿀잼이구만!'이라며
새벽 4시까지 여기서 춤만 췄더랬지.
특히나 제일 안 놀 것 같았던
베이스 녀석은 필리핀 여성분과
그렇게 부비부비를 하더라.
그래서 조용히 다가가서
내 게이파트너 건들지 말라고 말하고
베이스 녀석 다시 데려옴 ㅇㅇ
어딜 남자끼리 노는데 배신을 때려!
부러워서 그런 건 아님. 크흠.
새벽 4시 이 후로
우리는 뭘 먹을까하다가
숙성회집에 들어가봤지.
나는 비쌀 거 같다고 얘기했지만
드럼녀석은
"이제 다 돈 벌잖아!
우리 이제 돈없이 찔찔거리던
그런 과거는 잊자!
이럴 때 쓰는 거지 언제 써!"라며
당당하게 숙성회집에 들어갔지.
그리고는 메뉴판을 보고 넷 다
1초만에 후퇴함.
그리고는 드럼녀석은 말했지.
"형... 미안하다. 우린 아직
우리에게 돈 쓰는 것에 인색하나봐."
하지만, 오늘만큼은 돈 쓰는 분위기를
내고 싶었기 때문에
내가 예전에 갔었던 와인 바를 갔어.
이 곳은 싸고 가성비 좋기로 유명한 곳이거든!
하지만 분위기는 끝판왕!
녀석들은 와인바를 처음 와봤기 때문에
비쌀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가격을 보고 처음으로 놀라고
분위기를 보고 두 번째로 놀랐어.
훗훗.
좀 뿌듯하다!
우리는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처럼
다들 거만한 표정으로
셀카를 찍어댔지.
허세 뿜뿜!
나도 예외는 아님.
아무도 내가 노가다맨인거 모르겠징?
헤헤
그리고 문 닫는 시간인
새벽 5시까지 여기서
와인 먹음.
곧 여름이라 해가 이 시간에 뜨더라.
오랜 만에 해 뜰 때 집에감.
그리고 하루 종일 집에서 잠만 자다가
새벽 2시에 일어났음.ㅠ
그리고 바로 맥도날드와서 글 쓰는 것임.
이제 몇 일 후면
곧 방콕간다. 어예!
아마 다음 한국살 이야기 후에
한국살은 잠시 휴업 할 것 같음!
또 생존보고 함! 빠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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