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제목에서와 같이

뭔가 썸씽이 일어난 날이였어.


저번 편에서와 같이 땀꼭투어를 마치고

미니 버스를 타고 하노이로 돌아오게 되었지.

귀요미 가이드는 축 처진 대파처럼

새근새근 잠이 들어있었고

운전기사가 일어나라고 말해서야

화들짝 놀라며 주변을 두리번거렸지.


그리고 이내 상황파악을 했어.

차 안에 있는 투어리스트들은

모두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지.


그래서 내 생각으로는

귀요미 가이드 팁 많이 받겠다 싶었는데

서양그지들 전혀 그런거 없더라.


흐뭇하게 본 거는 본 거고

지네 돈은 그냥 지네꺼야.

내릴 때 프랑스노부부, 미쿡인, 유럽인

할 것 없이 "땡큐"

한 마디하고 내려서 사라지더라고.


나는 한국그지지만 써야 할 때는 알아!

축 처진 가이드의 어깨를 보며

그래도 최소한의 감사를 표하자고 생각했어.


그래서 200,000동을 주었어.

한국 돈으로 만원이야.

한국사람에게 그리 큰 돈이 아니지만

귀요미 가이드는 뛸 듯이 기뻐했어.


그런 모습을 보니까

나도 좋더라.

친구녀석이 말 한 얘기 중에

받을 때의 기쁨보다

줄 때의 기쁨이 더 크다고 하는데

내가 물질적인 것에 구애받지 않고

점점 그렇게 변해가길 소망하고 있어.


길거리에 내려서 배가 너무 고파서

그 동안 엄청 먹어보고 싶었던

'분짜'라는 음식을 먹어보러 갔어.


분짜라는 음식은 베트남식 

냉면같은 거라고 볼 수 있는데

면과 숯불고기를 국물에 적셔서 

차게 먹는 음식임.


국물은 냉면육수같지는 않아.

그렇다면 더 맛있겠지만...

의외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음식이라던데?

분짜로 유명한 맛집을 안 가서인지는 몰라도

그냥 그랬음.

가격은 기억안나지만 싸.


분짜를 먹고 호텔에 왔는데

방장 형은 데이트 나갔는지 보이지 않더라.

그렇게 한 시간 쯤 퍼질러져 있을 때

방장 형한테 연락이 왔어.


하노이 여자인 X가 

나를 만나고 싶어하냐고 하는데

만날거냐고.

이게 무슨 사랑의 큐피드도 아니고...

유심하나 잘못샀다고 직접 연락도 못하는 상황이냐...


뭐,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알겠다고 했어.

시간과 장소를 통보 받은 후

나는 하노이의 밤거리로 나갔지.


약속장소는 역시나 호안끼엠 호수.

여기를 기준으로 분수도 올라오고

푸드트럭도 많고, 버스킹도 가끔 있어.


호엔끼엠 호수 앞의 광장은

묘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니까

꼭 한 번씩 가보셈.

하지만, 이 주변 물가가 그리 싸지는 않음.

싼 곳을 원한다면 여기만 벗어나면 됨.


밤에 보는 여기 호수는 너무 이뻐.

특히나, 빨간 조명이 들어온 다리는

없던 사랑도 있게 만들어주는 

묘한 분위기의 다리니까

썸녀랑 꼭 같이가길 바라.


아, 썸녀랑 베트남 여행 갈 정도면

볼 장 다 볼 사인가?



참 짜리몽땅하다...

키가 큰 편은 아니어서 좀 슬픈데

선천적으로 작으면 후천적으로 노력이라도 해야지.

12cm 통굽워커 신으면 비율 짱 좋아보이는데

동남아권에서는 신을 일이 없음.



X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카페 들어가서

기다리기로 했어.

낮에 땀꼭 갔을 때는 해가 쨍쨍했지만

밤이 되니까 또 싸늘하더라고.


조명 덕인지 얼굴이 하얗게 잘 나온다.

베트남 밤거리의 전체적인 느낌은

노란 조명이 마음을 울렁거리게 하는 거랄까?


10분 정도 기다렸을 때

하노이 여자인 X가 도착했어.


"안녕? 왜 이렇게 늦냐.

1시간 기다렸는데!"


"!#$#$@#$#!"


"어? 뭐라고?"


"!%$^#$@#$"


"알겠어. 니 맘 다 알아.

쉿!"


역시나 영어가 통하지 않고,

X는 베트남어로 말하길래

나도 이 후부터는 포기하고

한국말로 말했어.


차라리 이게 더 말이 잘 통하는 듯.

한국말로 하면 뉘앙스라던가 

표정이 더 살아있나?


이윽고, X는 핸드폰을 꺼내

구글번역기를 두들기기 시작했어.

'아... 또 감성돋는 번역기인가'


나는 그녀가 번역기를 칠 때마다

조용히 그녀의 핸드폰 

전원버튼을 눌렀지.


열심히 치다가 꺼지고 날 힐끔보고

다시 치다가 꺼지고 날 힐끔보더니

속은 부글부글 끓는데 말을 못하는

영혼까지 털린 얼굴이었어.


참 착하다.


그렇게 5분 정도 걸려서 타자를 치고

번역한 글을 나에게 보여줬어.

번역기에는 이렇게 써있었어.


'당신을 매우 보고싶었습니다'


이 글을 보자마자 나는 깜짝 놀랐어.

나 얘 유혹한 적도 없고

오히려 눈 알 뒤집고 

침 질질흘린 모습만 보였는데?


그래서 나는 물었어.

왜 나를 보고 싶었는지.


'당신을 날 웃게 만드니까요'


눈알 뒤집어까는 

일차원적인 개그 좋아하는거면

개그콘서트를 가지...


그리고나서 X는 한 가지 문장을 더 보여줬어.

'내 생각에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걸 보자마자 난 당황스러웠지.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난감했기 때문에...


그래도 기분은 좋았어.

누군가가 날 좋아해준다는건 

언제나 대단한 영광이니까.


하지만, 난 확실히 해야만 했어.

얘한테 별 관심이 없었거든.

결코 태국에 있는 여자친구가 

마음에 걸려서 그런게 아니라.


1화부터 봐온 독자들은 알거라고 생각해.

내 철학이나 연애관 같은 부분을 말이야.


결혼하기 전까지

어중간한 정으로 

연애를 이어나가지 않으며

인생의 여자다 싶으면 바로 사로잡는다.


하지만, X는 전~~~혀 아니었어.

그래서 아닌 부분은 말해야만 했지.


"너 임뫄, 오빠 좋은 사람 아니야~ 어?

그리고, 그렇게 쉽게 금방 사랑에 빠지믄 안돼.

그라믄 안돼~!"


"#$^#$^ ??"


"나 여행자, 너 현지인.

이러면 이거 안 돼요.

우리 그냥 프랜드 오케이?"


"!#$@$%!!!!"


허허... 말이 안 통하네.

하는 수 없이 달력을 보여줬다.


"나 이 날 가요"


'(번역기) 언제 하노이 다시?'


"몰라, 돈 없어.

한국가서 일해야 해."


'(번역기) 슬프다'


"우리 그냥 친구, 오케이?"


'(번역기) 알겠습니다, 근데 잠깐만'


그녀는 찰나의 순간 내 볼에 뽀뽀했어.

그녀는 수줍은 얼굴로 번역기를 들이밀었지.

'선물'

그 때 깨달았어.

세상에는 받기 싫은 선물도 있다는 것을.


너는 못나지 않았다.

그냥 내 타입이 아니라서 그래.

넌 꼭 좋은 남자 만날거야.

힘내렴.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지.

시무룩해 하지말게, 친구.


-다음 편에서-


전 편에 이어 이번 편은

베트남 이발소의 첫 경험과

방장 형의 데이트에 따라가 하노이 여자를

만나봤던 경험담이야.



우리는 방에서 나와 하노이에 있는

유명한 고향 이발관으로 갔지.


사진은 없더라ㅠㅠ

하지만, 첫 느낌은 나쁘지 않았어.

퇴폐적인 느낌이 아니라

밝은 불 빛에 정갈한 인테리어!

우리는 안내를 받고 의자에 앉게 되었어.


가격은 얼마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대략 만원 쫌 넘었나?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건 섹시한 옷을 입은

언니들이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케어해준다는 것!


앉자마자 누님들은 내 발가락을 씼어줬어.

지금은 노가다 일 하느라고 썩은 냄새가 나겠지만

이 때는 뽀송뽀송했었다구?!

발을 다 씻겨준 후 발톱과 손톱을 깎아줬고

얼굴에 쉐이빙 크림을 발라서

면도도 해줬어.


일부로 면도 안하고 갔지롱!!

면도 할 때 무척 좋았던 것은

그 누님들의 가슴 밑에 

내 얼굴이 위치해 있었다는 거야.


물론, 단점도 있는데

팔을 벌릴 때마다 겨드랑이가 보여서 난감했어.

냄새야 안났지만, 열심히 면도해주시느라

땀을 조금 흘리셨드라고?

눈을 뜰 때마다 젖은 그 곳을 보게되어서

이내 눈을 질끔 감았지.


다음으로 귀를 파주셨는데

나는 이게 가장 마음에 들었어!

실 같은 걸로 귓밥을 틱틱 팅기면서

파주는데 너무 기분이 좋더라.


이비인후과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기분이랄까?

내 담당누나의 젖은 겨드랑이와

자꾸 눈이 마주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아까보다 그 면적부위가 확장된듯...

팁 많이 드려야지...


같이 간 방장 형은 이발 할 때가 되어서

머리를 깎았는데, 대박 잘 자른다고

감동받았더라고?

내가 보기엔 그냥 6mm로 옆에 민거밖에

없는데 각이 잘 살았다나?


머리를 감기전에 봉 잡고 발로 밟아주는

마사지를 해주드라고?

발가락을 손가락같이 쓰는 

대단한 기술을 가지고 있더라.


눈 감고 있으면 손인지 발인지 모름.

다만, 좀 무겁다는 거...

숨이 안쉬어졌어...


그렇게 마사지를 받고

나오니 살짝 출출했는데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 음식이 있는거야.

그래서 우리도 가봤지!

그리고 두 개 싸왔어!


그 음식은 바로 반미야!

프랑스식 바게트 빵에 고기와 채소를 

채워넣은 음식인데

 엄청 맛있어! 그리고 엄청 싸!


진짜 베트남은 음식 하나는 

끝장나는 것 같아.

태국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


호텔에서 간단하게 이거 먹고

드디어 방장 형의 그녀를 만나러 가기 위해

꽃단장했지.


발가벗고 사진 찍는게 

브로맨스 아니겠어?

어라? 비누가 미끄러졌네??



꽃단장을 하고 밖으로 나오니

야간미사가 있는지 사람들이

성당 앞으로 엄청 몰려왔어.

지역주민들 다 온듯...

이 성당은 밤에 봤을 때 이쁘니까

꼭 밤에 가셈들!



성당을 지나 걸어서 

호안끼엠 호수로 이동했어!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는 이 근처였거든!

밤에 오면 이 호수 주변으로 워킹걸들이

서성인다는 소문이 있는데

나한테 한 명도 안 온거 보니까

이거 뜬소문인듯.


아니면 걔네도 촉이 있어서 안 오는 건가?

'저 새끼는 돈 안 쓸 것 같은 놈이니까

다른 놈 찾자'

라고 생각하고 안 다가왔다면 

참 현명하다고 생각함.



우리는 호수 근처에 큰 커피집에 가서

커피를 마시면서 그들을 기다렸어.

캬... 커피 맛이 일품이다!

일단 써! 많이 써!

쓸 수록 좋은거 아님?

커알못이라 일단 벌컥벌컥 들이킴!


약속장소에 그녀들이 나왔고

방장 형의 그녀는 베트남 악센트가 섞여있지만

영어 엄청나게 잘 하더라!!


다행히 내 발음이 베트남꺼랑 비슷한지

잘 알아듣더라고?!

나는 그 때부터 통역사 일을 맡으며

분위기를 주도했지.


왜냐하면 난 여기에 연애하러 온게 아니고

짝수만 맞추러 온거니까!

그 사촌동생이라는 여자 분을 보니 

정말로 짝수를 맞추고

분위기만 띄워야겠다고 더욱 더 생각이 들었지!


우리는 간단하게 얘기를 하고

식당으로 가자고 했어.

음식 종류는?





역시 한식이지 뭐...

코리안 바비큐!


거의 한국에서 먹는 가격이랑 비슷하기 때문에

일반 베트남 사람들은 

좀처럼 오기 힘들거란 생각을 했어.

왜냐하면 태국의 1/3수준의 

급여를 받는다고 들었거든.

대부분 식당에 들어온 사람들도 

한국사람 아니면 서양 외국인들이었어.


왼 쪽 여성분이 방장 형의 그녀

오른 쪽 여성분이 그녀의 사촌동생.

사촌동생은 내내 입다물고 다소곳하게 있길래

말 좀 걸었더니 한 마디도 못하고 있더라.


방장 형의 그녀는 자기 사촌동생은

영어를 못한데.

그래서 그냥 눈으로 대화하자고 드립치고

웃긴 얼굴 표정 지으면서 코 벌렁벌렁 거리니까

소심하게 웃기 시작하더라.


근데, 전체적인 느낌으로

북한 여자를 만난다면 

이런 느낌일거라고 생각했어.

우리는 식사를 마쳤고, 방장 형은

라이브 펍에 같이 가자고 제안했어.


그래서 갔지.

다시 '하이바'


하이바는 이 날도 사람이 엄청 많았어.

한국사람같은 이쁜 여성분들도 엄청 많았는데

알고보니 베트남 여자였어.

와... 진짜 귀엽다...

그냥 이쁘고 귀여운 한국여자같은 느낌이랄까?

그리고 누가 베트남 남자들 

옷 못입는다고 그랬어?!


이 때가 날씨가 좀 추워서

베트남 남자들 가죽자켓부터 

코트, 마이까지 다 입더라.


거기에 워커에 스니커즈같은 패션화는 기본이고

머리도 투블럭으로 해서 포마드로 넘기더라고.


개멋있잖아?

동남아의 매력인 이쁜 눈을 가지고

그런 스타일하니까 와...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

 한국에서 보던 베트남 노동자 그런게 아니야.

몸도 관리를 하는지 다들 다부지고...


우리는 자리에 앉아

모히또를 시킨 후 음악을 감상했지.

하이바 보컬 중 한 명인데

이 놈도 역시 잘생겼다.

그리고 몸도 좋은게

 내가 여자였으면 얘랑 잤을 듯.


방장 형은 그 여자 분 만을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나한테 말을 했어.


"와... 내 얘한테 첫 눈에 반한 것 같다...

어떡하지?"


"헐... 뭐죠?"


"처음엔 첫사랑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말하면 말할수록, 보면 볼수록

진짜 좋아진다."


눈에서는 하트가 뿅뿅 나오더라고.

그리고는 승부수를 띄우러 갔어.

웨이터한테 팁과 함께 다음에 올라가서

노래 한 곡 해도 되겠냐고 말하더라고.


전 날 와서 노래불렀을 때

너무 호응이 좋아서 하이바 직원들도 바로 오케이 했지!

그리고는 방장 형은 무대로 올라갔어.


그리고는 전 날과 같은

샘 스미스의 i'm not the only one을 불렀지.

 하이바 안에 사람들은

방장 형의 노래를 눈을 감고 느꼈고, 

지나가던 외국인들은 발걸음을 멈추며 

방장 형의 노래를 들었지.


방장 형은 노래가 끝나는 순간 한 마디했어.


"This is song for my girl friend, 릴리"


-다음 편에서-


이번 이야기는 그동안 염증이 났던

태국 방콕을 탈출해서 

베트남으로 갔던 이야기야.



전 날, 오랜 만에 삼총사가 모여

랑짓에 있는 방장 형과 만났지.

우리는 반가움의 인사를 나눴고

그 후에 우리의 마음의 고향 

랑짓 컨팽능 클럽에 가서

술 진탕 먹고 춤추고 왔어.


나는 형들 호텔 방에와서

삼총사의 결의를 다지며 새벽 4시까지

형들이 가져온 소주를 먹었더랬지...

다음 날, 자고있는 형들에게 인사하고

방장 형네 호텔로 이동했어.


그리고 방장 형의 차를 타고

수완나품 공항으로 이동했지.

형은 렌트카를 반납해야한댔는데

수완나품 공항으로 반납하더라.


절차도 복잡복잡하고 태국말로 대화해서

어떻게 빌려서 어떻게 돌려준건지는 

잘 모르겠어.


그리고 우리는 공항으로 이동!

신난다. 여행의 시작이당!

베트남에 이쁜 여자는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어!

뭐 어떻게 할 건 아니지만서도

세계 각국의 여자 보는 게

남자들의 로망 아니겠음?


공항 면세점으로 우리는 이동했어.

나는 현대 다이너스 카드가 있기 때문에

가맹되어있는 전 세계 VIP라운지를

갈 수 있었는데, 방장 형이 없어서

결국 못 갔어.

버리고 혼자가고 싶었다능...

한 번 들어가는데 3만원인데 ㅠㅠ


방장 형이 숙취에 좋은

라면먹자고 해서

결국 내 아까운 생활비 꺼내서

라면집으로 감.


비싼 만큼 맛은 있더라.

가격은 구체적으로 기억이 안나지만

무지하게 비쌌어.

그런 만큼 재료도 많이 들어가 있더라고?!

그래도 3만원짜리 라운지를 포기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ㅠ ㅠ


비행기를 타기 전

사람들 없는 곳으로 가서

내 분신과도 같은

기타를 잠깐 쳤어.


옆에 있던 꼬맹이스러운 여자가

말을 걸더라.

중국 사람인 줄 알았는데

베트남 사람이래.

그게 내가 처음 본 베트남 여자였어.

환상이 처참히 부셔졌지.


그 사람들은 베트남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로

태국 외곽지역에 봉사활동 하러 왔다나봐?

태국어도 잘하고 영어도 잘함.

하노이에서 만나면 여기저기 소개해주겠다고

라인 교환했는데 마음은 고맙지만

연락은 못함. 아니, 안함.


굉장히 범생범생한 느낌이 나서

내 영혼까지 범생범생처럼 될 것 같은 기분이야.

교육자 입장에서 본다면 그렇게

이쁜 학생들이 또 없지만

이 때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교육자는 이제 아니거든.


비행기 타서 한 컷 찍었어!

베트남에 가기 전에

베트남에 관한건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고 갔어.

방장 형이 이미 가봤었다고 하고

항상 잘 케어해줬거든.

그냥 믿고 갔었지.


원래 사람 잘 안 믿는데

방장 형은 워낙 죽도 잘 맞고

거진 매일 놀았던 것 같아서

안심하고 그냥 무계획으로 갔어.


드디어 베트남에 도착했어.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유심칩을 샀는데

역시 아무것도 안 알아보고 가니까

시작부터 바가지 썼어.

유심은 사서 끼웠지만

전화는 안돼. 걸고 받는 거 둘 다 안됨.


그걸 좋다고 비싼 돈에 했으니...

흐유...

이 때 나는 생각했어.

방장 형도 베트남 잘 알진 못하는 구나

줏됐다...


그래도 여자저차해서 공항 밖으로

나가서 처음으로 베트남의 공기를 맡게 되었어.

항상 다른 나라 갈 때마다

그 나라 특유의 냄새가 있었는데

베트남에 대한 내 개인적인 냄새후기는

한국과 비슷하다?

방콕보다 공기가 좋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줏나 춥다...

베트남도 동남아라 더울 줄 알았는데

완전 춥잖아?

서늘한 것도 아니고

온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추웠어.

일단 빨리 숙소로 이동해서 긴 팔을 꺼내입고 싶었어.

근데 택시는 죄다 미국 달러로 

비싼 값으로 쇼부쳐서 가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방장 형이 쇼부쳐서 적당하다고

생각한 가격에 갔는데

알고보니 그것도 슈퍼 바가지!!

그냥 이젠 체념했어.

우린 그냥 베알못임.



여자저차해서 숙소근처에 도착했어.

우리 숙소 근처에 있는 성요셉 성당에 도착했어.

웅장하고 크더라.

그리고 가까이서 보니까 엄청 낡았어!


이윽고 우리는 호텔에 도착했고

키가 조그만한 잘생긴 꼬맹이매니져가 나와서

우릴 반겨줬어.


알고보니, 방장 형이 작년에 왔을 때

이 친구가 너무 잘 챙겨줘서

일부로 여기로 오자고 한 거였더라고?

일단 첫 인상은 오케이!

영어도 잘하고, 깔끔하니 귀엽게 생겼고♥

내 취향임.



짐을 풀어놓고, 잠깐 쉬다가

밖으로 향했어.


배가 고프다. 일단 뭘 먹자!

호텔 밖으로 나가자마자 

수 많은 먹거리가 즐비했는데

베트남에서 내가 제일 처음 먹은 것은?!


바로 한식이야.

오자마자 속이 좀 부데껴서 방장 형과 나는

한 마음 한 뜻으로 한식당으로 갔지.


베트남 물가를 한국식으로 알아보는 방법은

베트남 동에다가 20을 나누면 

한국 원화로 계산 할 수 있어.


예를 들어, 20,000동이면

한국 돈으로 천 원이야.

하지만, 한국음식은 그리 싸지는 않았어.

물론 태국보단 싸지만, 이 때까지는

베트남 물가가 얼마나 싼지 짐작 할 수 없었어.


  

음식을 기다리며 구름과자를 먹으면서

현지 베트남 하노이 사진을 몇 장 찍어봤어.


베트남 역시 오토바이의 국가 답게

오토바이 탄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

태국 그 이상으로 많은 듯.

차선은 태국과 다르게 한국과 똑같은 방향이야.

태국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크락션이야.


줏나 빵빵거림. 귀 아파 디짐.

심심하면 크락션 울림.

골목마다 울림.

와... 정신병 걸릴 것 같더라.

그래서 바로 음식점으로 들어갔어.


우리는 김치 볶음밥과 무슨 볶음밥을 시켰어.

뭔지 잘 모르겠다.

한국 아줌마가 하는 식당이라

맛은 정말 한식스러웠어.

KB heaven(김밥천국) 같은 맛?


우리는 이렇게 먹고

호텔 방으로 들어와서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했어.


베트남은 한국의 카카오톡 같이

잘로라는 어플이 있어.

신기해서 다운받았는데

빌어먹을 유심 때문에 

번호인증이 안되서 

나는 잘로를 이용 할 수 없었어.


방장 형은 미리 태국에서 깔아놔서

신나게 잘로를 가지고 노는 거야.

하는 수 없이 나는 기타를 퉁기며

혼자 놀고 있는데 방장 형은 갑자기 소리를 질렀어.


"어?! 얘 내 첫사랑이랑 똑같이 생겼다!!"


"뭔데요?"


잘로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까지 

보여주는 기능을 하더라고?

방장 형은 아무생각없이 주변 여자 구경을 하다가

자신의 첫사랑이랑 똑같이 생긴 여자가 있다며

사진을 보여주는 거야.


그러더니 바로 메세지를 날리더라.

한 참을 핸드폰으로 끙끙대던 형은

나에게 말을 걸었어.


"J야. 형 좀 도와주라."


"네? 어떻게요?"


"형이 한국말로 해주는 거

영어로 써줄 수 있어?"


"그리 어렵지 않죠."


"부... 부탁한다!!"


나는 형을 대신해서

열과 성을 다해 최대한 젠틀하고

유머러스하게 톡을 날렸지.

1시간 정도 그렇게 번역을 해서

초기 분위기를 잡았어.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방장 형이 해보겠다고 하더라고?

자기가 영어를 못하더라도 진심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하더라고.


잠깐 톡해보니까

그 여자 보니까 영어 엄청 잘하던데?

베트남 사람들 영어 잘하나?

라는 의문이 들었어.



형의 톡은 30분 정도 더 진행되었고

대화가 마무리 되고 나서야

밤마실을 나갈 수 있게 되었지.



얼핏보면 아빠와 아들 같은 느낌임.

거진 20세 정도 차이나는 듯.

정확하게는 18살 정도 차이나지만.

노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임.


첫 날부터 재미지게 

놀아야되겠다는 생각으로

일단 이동했어.


그리고는 상상 할 수 없는

기깔나는 사건들이 펼쳐지게 되었지.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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