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T의 추석여행의
마지막 밤 이야기야.
긴 황금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어.
팬션부터 싸우고 헤어지고 풀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정신차려보니 다음 날이 T의 귀국날이더라.
이번에 T가 돌아가고나면
우리는 한 동안 다시 만날 수가 없었어.
임용시험 준비를 다시 빡세게
했었어야 했거든.
추석기간 동안 다른 경쟁자들의
책장은 계속 넘어가고 있었고,
그 시간동안 나는 놀기만 해서
심적으로 불안하기도 했지.
하지만, 막상 여행이 끝날때가 오니
T를 오랫동안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울적해지더라.
이 날은 낮 동안 아무것도 안 했던 것 같아.
그냥 같이 뒹굴뒹굴거리고 놀았어.
나는 특이하게 냄새로 사람을 기억하는 편이라
T의 채취를 가능한 맡고 싶었어.
근데, 정수리와 겨드랑이 구역은
위험지역이야.
코 썩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커플이라면
진정한 사랑을 한 번 확인해봐.
주로 내가 사용하는 방법인데
내 겨드랑이에 온도계처럼 손을 3초간 꽃고
상대방에게 냄새를 맡게해봐.
참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당신에게 진짜 반한거니까.
소리 지르면서 경악한다면
그냥 입에 넣어버리셈.
그리고 한 마디하면 돼.
"넌 나로 인해 더럽혀졌어.
내가 평생 책임져줄게"
이러다가 T에게 몇 대 맞음...
우리는 한 참을 뒹굴거리다가
T가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
떡볶이를 집에서 해먹었어.
편의점에서 떡이랑 케찹, 설탕, 고추장 사서
만들었는데, 재료값이 더 나온듯...
그래도 해줬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
사진은 따로 없어ㅠ_ㅠ
식사를 마친후 우리는 한숨 낮 잠을 차고
해가 서서히 질 때 즈음에
밖으로 나왔지.
노량진에 있는 흔한 주스집이야.
한참 쥬씨가 유행할 때라
이 때 주스집이 엄청 성행했고,
노량진에도 많이 있더라궁.
"T, 마지막 밤인데 어디가고 싶어?"
"음... 난 여의도공원 가고 싶어.
거기 밤도깨비 시장 유명하다는데 가보자!"
우리는 스쿠터를 타고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이동했지.
하지만, 이 날은 공교롭게도
문을 닫는 날이었어.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한 참을 찾아헤매이다
문이 닫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지.
그래서 우리는 그냥 밤 산책을 할 수 밖에 없었어.
이것도 나름 나쁘지 않더라.
낮의 여의도 공원도 이쁘지만
밤에 오니까 3배는 더 이뻤어.
그리고 가끔 한강다리에서 분수도 켜주던걸?
뿜어져나오는 분수가 조명을 받아
형형색색으로 반짝이는게
무척 예뻤어.
우리는 여의도 밤 산책을 마치고
무엇을 먹으러 갈까하다가
T가 족발을 한 번도 안 먹어봐서
유명한 족발집으로 이동했어.
공덕역에 있는 족발집인데
군대 후임이자 친한 친구가
이 곳이 최고라며 소개해줬었어.
족발은 25,000원 정도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고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순대가 무한리필로 제공된다는 점이야!!
순대국도 나오고!!
족발 좋아하는 사람은
나중에 공덕역에 있는 족발거리로 꼭 가보셈!
족발을 먹고난 후
집으로 돌아갈까 아니면
어디를 더 들렸다 갈까 고민하다가
공덕역에서 홍대입구가 가깝기 때문에
집에가기 전에 가보기로 했어.
홍대에 진입하자마자
수 많은 인파가 있었어.
만약에 차였더라면
주차공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겠지만
스쿠터이기 때문에 그냥 아무 곳이나
세워도 된다는 점이 편리했어.
우리는 홍대거리를 활보하며
저번 여행 때 홍대에서 싸웠던 추억을 되살렸지.
홍대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식후에 깔끔하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가 땡겨서 자리가 좋은 빙수 집으로 들어갔지!
우리는 멜론 빙수를 시켰는데
가격은 그리 저렴한 편이 아니었어.
홍대라 그런지 땅 값이 비싸서
비싸게 받을 수 밖에 없는 건가?
그래도 맛은 있었어.
멜론 반에 아이스크림 반으로 주더라고.
멜론의 갯수가 조금 창렬하긴 했지만,
자리가 좋아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
우리가 앉은 곳은 홍대 버스킹 거리가
한 눈에 보이는 곳이었어.
밖에서 보려면 잘 보이지도 않는데
위에서 시원한 빙수 먹으면서 내려 보니까
깔끔하게 즐길 수 있어서 좋더라!
우리는 한 참을 구경하다가
숙소로 다시 복귀해서 잠들기 전까지
얘기를 했지.
"J, 시험 꼭 붙었으면 좋겠다
너 붙으면 나도 한국에서 직업구해서 살면 돼는데"
"너가 뭔 수로 한국에서 직업을 구하게?"
"내 경력 정도면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너 되게 한국을 만만하게 본다?
너 정도 영어하고 애들 한국에는 차고 넘쳤어.
그리고 한국인 인식에 태국과 같은 동남아 사람들의
인식은 좋지 않아서 더 힘들어.
한국 사람들의 인종차별 굉장히 심해!
그리고 설사 네가 영어 과외를 한다 하더라도
누가 태국인한테 받겠니?
서양인한테 받겠지."
"회사 들어가면 되잖아"
"한국엔 열정페이라는 것이 있어요.
돈도 제대로 안 주고, 일만 겁나 시켜요.
그리고 칼퇴근 그런거 없다.
태국처럼 시간되면 칼 같이 하는 줄 아냐?
퇴근시간이 끝나고도 상사가 집에 안가서
눈치보며 계속 일하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그러면 마사지 가게나 차리자"
"너 돈 좀 있음?
한국 땅 값 장난 아닌데?
2억은 있어야 할 걸?"
"아 빡친다...
그냥 니가 와라"
"ㅇㅋ...제가 감요"
나는 한류 드라마만 보고 한국의 단편만을 알고 있는 T에게
한국의 현실에 대해 말 해줄 수 밖에 없었어.
한국의 거품만 보고 계획없이 왔다가
상처를 받느니 미리 얘기해주는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미래에 대한 실 없는 대화를 늦게까지 했고
나는 임용시험이 끝나고 떨어진다면
태국에서 몇 개월 살아보겠다 말하고
그 곳에서 같이 직업을 찾아보자고 말을 하며
우린 잠이 들었지.
- 다음 편에서 계속-
'태국 거지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7편, 4개월 태국 거주기 에필로그 (6) | 2017.08.23 |
---|---|
56편, 태국여자 T 태국으로 돌아가다. (8) | 2017.08.21 |
54편, 태국여자의 간장게장 시식기 (8) | 2017.08.18 |
53편, 태국여자 한국에서 떡실신 되다!! (11) | 2017.08.16 |
52편, 태국여자와 이태원에서 결별선언! (8) | 2017.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