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가 T에게 깜짝선물을 

보낸 이야기를 쓰려고 해.


사실 태국에 올 때 T와 T를 위한 선물을

따로 사서 드렸지만,

유독 T에게는 한 가지의 선물 밖에 주지 않았어.


립스틱과 편지, 그리고 T가 가지고 싶어하는

포니 이펙트 화장품 세트를 3개 사왔는데,

선물 받는 걸로 내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에

내가 T에게 준 것은 입생로라 틴트 달랑 하나 밖에 없었지.


포니 이펙트 선물이야 내 말을 잘 들을 때마다

포인트 1~2점씩 적립해서 

100점 채우면 주는 형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T가 가장 좋아하는 행위인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기용 선물이 없어서

특별 선물을 기획하게 되었지.



그 특별선물은 바로!

꽃이야!!


난 꽃이 이쁘지만, 금방 시들기 때문에

왜 선물용으로 주는지 이해가 안 되지만

꽃이란건 받는 사람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거니까!


또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허세 덩어리 T를 위해

안성맞춤인 선물이라 생각했지.


나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을

기념일로 해서 꽃을 선물하고자 했고,

내가 직접 배달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어.

T는 그냥 딱히 기념일이라는 생각도 없었고

나 혼자 준비하고 계획했지.



계획은 그 기념일 날, 미리 꽃을 사가서

T의 퇴근시간에 똭! 

주려는 생각을 하고 출발했는데


태국의 빌어먹을 교통체증 때문에

좀처럼 택시는 앞으로 나가지 않았고

점점 더 T의 퇴근시간이 다가왔지.


그래서 방향을 전환해서

T의 회사 근처에서 꽃을 찾아보려고 노력했어.

아마 땡 볕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약 2시간 가량을 고생했어.

하지만, 꽃 집은 찾을 수 없었지.



T는 아무것도 모르고 , 

땀에 쩔은 내 티셔츠만을 보고

냄새날 것 같다고만 하니까 더욱 약이 오르더라.


더위도 많이 먹고, 땀도 많이 흘린 상태에서

퇴근하는 자기 친구들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하니까 귀찮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해서 거절했는데, 

팔 목을 붙잡고 가서 억지로 인사시키는거야.


가뜩이나 혼자만 끙끙대면서 고생했는데

배려란걸 찾아 볼 수 없으니까

완전 빡쳤어.


그래서 그냥 집에 간다고 하고

택시를 잡으려고 했는데,

택시가 한 대도 안 서는 거야.


회사 사람들은 다들 단체로 툭툭이 타고 갔어.

T는 알겠다고 하며 집에가서 쉴 거면 쉬라고 했어.

그리고는 툭툭을 잡았지.


그 때가 처음으로 타보는 툭툭이었어.

툭툭기사는 퇴근시간 트래픽 잼이 걸리기 전에

빨리 출발해야한다고 보챘고

툭툭은 미친듯이 질주했어.


그 흔들리는 툭툭 안에서

잠든건 함정.

더위를 많이 먹고

멀미도 심하게 났거든...



그리고 중간 역에서 T와 나는 각자

찢어져서 집을 갔지.

그리고 집에 도착한 후 나는 쓰러져서

잠이 들었는데 에어컨을 키고 잠든거야.

더위 먹은 상태에서 3시간 정도 에어컨 키고 자니까

냉방병이 왔는지 갑자기

몸에서 열이 확 올라왔어.


T에게 전화가 왔을 때 나는 다 죽어가는 목소리었고

T는 걱정이 됬는지 우리 집에 온다고 하더라.

그래도 기특한 구석이 있음.


T는 편의점에서 물수건과 감기약을 사와서

아픈 내게 조치를 취해줬어.


몸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 걸음에 달려와준 T를 

그냥 보낼 수 없어서

밤이라도 멕이고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잠깐 밖에 같이 나갔지.


몸이 안좋아 멀리나가기 힘들었는데

우리 집 앞에 길거리 음식이 많이 있더라고?

닭 구이, 돼지고기 구이, 돼지 내장구이 등등의

음식이 있었는데 그 중 말도 안돼는 가격에다가

엄청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골랐어.


돼지 목살구이와 돼지 곱창구이야!

돼지 목살구이(커무 양)은 내가 식당 갈 때마다

시켜먹는 음식으로 믿고먹는 음식이지!

근데, 저 엄청난 양이 45바트(1600원)?


무조건 사야지!

그리고 곱창도 구워먹으면 엄청 맛있으니까

기대하고 사봤어.

우리는 집으로 돌아와서

얼른 먹어봤지.


표정보면 알겠지만,

먹자마자 발씨 발씨를 외쳤어.

돼지고기가 아니라 그냥 고무였어.

씹어도 씹어도 안 씹히고

내 턱만 나가는 느낌?


레스토랑에서 먹는 야들야들하고 

기름기 넘치는 맛은 온데간데 없고

몇 날 몇 일 팔리지 않은 고기를 

계속 불판 위에 구워

고기의 수분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미라였어.


맛있어보였던 건 조명 빨이였나봐...

T와 나는 몇 입 먹고 음식을 전부 버렸어.

음식 버리면 못 쓴다 라는 마인드를 가진 내가

음식을 버렸을 정도야!!


만약에 저거 아프리카 애들한테 준다면

귓방맹이 맞을껄?

음식이 아니라 신발 줬다고.


그렇게 몹쓸 음식을 먹고 T를 보내고

나는 푹 자고 일어났지.

다행히 전 날처럼 심하게 아프진 않았어.


제 기운을 차린 나는 제일 먼저 인터넷 서칭을 했어.

전 날 꽃을 못 산 것에 대한 오기랄까?


죽을 먹으며 4층 나의 작업실에서

웹서칭을 했지.


태국도 꽃 배달 시스템이 있더라고?

우리 집 근처 역인 BTS 파야타이 역에

꽃 집이 있어서 라인 메세지로 

꽃 보내고 싶다고 하니까

친절하게 상담해주더라.


그리고 오후 2~3시쯤 보낸다는 걸 원한다고 했어.

얘기가 끝나자마자

꽃집 주인은 돈을 받으러 우리 동네로 왔고, 

나는 돈을 지불하고 다시 콘도로 돌아와 못다한 철칙을 수행했지.



일단, 팬티만 입고 베란다로 나가

수영장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분위기를 잡고 구름과자를 먹지.


그러면서 하루 운동 루틴을 계획해.

나는 3분할 근력 운동을 주로 하는데

월,수,금은 가슴-3두, 등-2두, 어깨-하체를 하고

화, 목은 크로스 핏을 해.


이런 식으로 요일에 따라 운동하는데

이 날은 크로스 핏 하는 날이었어.


눈 흰자를 보이고, 

침을 질질 흘리면서

열심히 죽음의 크로스 핏 

5세트 중 3세트를 하고 있는데

T에게서 전화가 오더라고.


"J, 진짜 사랑해!"


"뭔데?"


"꽃 잘 받았어! 너무 고마워"


"오다 주웠다.

그거 너 해"


오다 줍긴 개 뿔이...

꽃 가격이 엄청 비쌌음.

생색내고 싶었지만, 가오 상하니까

차마 그건 말 못하겠다.


T가 가장 좋아하는 해바라기에

안개 꽃 같은 걸로 감싼 디자인.

생화라 가격도 쫌 많이 나갔어.


가격을 공개한다면

부자들이 봤을 때 

'거지새끼, 생색 한 번 거하게 내네'

라고 생각할 것이므로

공개 안 할 것임여.


T는 자기가 받은 사진을 같이 보냈고

주변 동료들이 엄청 부러워한다고 자랑자랑했어.

역시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사고 있는

허세 덩어리 T에게 딱 알맞은 맞춤형 선물이었어.



꽃에 편지도 같이 보냈지.

'우리의 기념일을 잊고 있는 네게'


T는 전혀 생각치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 편지를 보고 엄청 미안해했어.

이런게 한국사람의 매력인가?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기념일이란 기념일은 다 챙기고 살아왔잖아.

누구랑 만난다하면 투투, 50일,

로즈데이니 등등 다 챙겨야했음.


지나쳤던 기념일 문화가

이런 데서 빛을 발하다니...


이러한 부분에서 한국사람은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기억하는

매너와 센스를 겸비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퇴근 후 T의 집 앞에서 만나

꽃을 들고 온 T와 사진 찍었지.

그리고 T는 어머니에게도 자랑하려고

나를 같이 데려갔어.


"왠 꽃이냐?"


"J가 꽃 줬어! >_<"


"돼지한테 꽃을 왜 주니!

돈 아깝게!!"



T의 어머니는 언제나 변함없이

T를 엄청 갈구지.

꽃을 받은 상황에서 마저도 말이야.


이 집안도 뭔가 문제 있는 집안이다 -_-;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내일 또 태국 갈 돈 벌러 

새벽에 나가서 노동해야하니까

다음 편에서 보장!


이번 이야기는 태국여자친구 T의 가족과 함께한

파타야 두 번째 이야기야.





혼자 쾌적하게 자고 일어나니

따스한 햇살이 날 깨우더라.

눈 떴을 때, 이쁜 풍경이 한 눈에 보이는게

너무 좋았어.



내 돈이었으면, 이런데는 비싸서 못 묶었을 거야.

아마 3만원짜리 방에 가지 않았을까?

그래도 파타야에 30,000원 짜리도 좋은 데도 많아.

뭐 해먹을 수 있게 전기플레이트랑 냄비도 있구~



일어나자마자 보이는게 과일 꾸러미였어.

이거 장식용인가?

생각하고 들어보니까 진짜 과일이더라고?

그래서 저 사과같이 보이는거 옷에 슥슥 닦아서

한 입 베어무는데



와... 진심 맛없다...

그냥 장식용인가봐.

한 입 베어문 사과를

퉤 뱉어버리고 창가로 나가봤어.




오오... 

경치 좋다! 나는 T에게 조식먹기 전에

아침수영하고 가자고 연락했어.




부모님은 아직 자고 있다고 하길래

수영하고 오면 조식 먹을 시간 맞을 것 같아서

후다닥 옷 갈아입고 나갔어.




'

모든 여자들이 페이스북에 

자랑하려고 찍는 사진이야.

기왕 찍는거 이쁘게 나오고 싶었는데

뒷구리 살을 숨길 수가 없다..

흑...




우리는 요롬코롬 생긴 비치에

자리를 깔았어.

호텔 키만 보여주면, 비치타월 무료로 대여해주고

간단한 샤워도 할 수 있더라고?





돈 많은 부자들 흉내내기.

부자 흉내 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T 부모님께 감사함.



아침의 여유를 T와 함께 즐겼어.

사진 몇 방찍고 T와 함께

수영장에 들어가서 물장구 좀 치다가

물기닦고 조식 먹으러 갔어.



T의 부모님은 먼저 조식 드시러 오셨고,

우리가 갔을 때는 거진 식사를 마무리 할 때 였어.

인사를 드리고 음식 가지고 오니

먼저 방에 올라간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편하게 호텔뷔페 마음껏

눈치 안보고 먹었어.

음식수준도 훌륭하고, 다양했어.

아침부터 엄청 먹음.

T도 구박하는 어머니 없으니까

엄청 먹음.




어머니가 올라 갈 때

T가 많이 먹는지 감시하라면서

신신당부하셨지만...

T를 막을 순 없었어.





우리는 식사를 끝마치고

어디론가 이동했어.




태국어로만 솰라솰라했기 때문에

어디로 가는지조차 모르고

나는 무작정 차에 탈 뿐이었어.



차에 타면 

어머니는 내 이름을 부르시며 

계속 나한테 대화를 거심.


"J, 너 태국에서 일 할래?

수린에 가면 일자리 많은데"


"네? 수린이 어디죠?" 


"아줌마 고향인데, 이싼이야.

거기 같이가서 일하자"


"무슨 일인데용?"


"쌀농사!! "


"아... 저 농부해야하는 건가요?"


"다음에 올 땐 무조건 수린 가는거야!!"


"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T에게 물어봤어.

수린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10시간 걸린데...

간다면 쌀농사 체험이 아니라

노예 될 것 같아서 절대로 안갈거라 다짐함.



그리고 가면 얘네 일가친척한테 날 소개할텐데

그럼 결혼 빼박임.

이렇게 쉽게 갈 순 없지.


  



차는 멈춰섰고, 

도착한 장소는 카페였어.



뜨거운 햇 빛을 가려주는 나무가 많은 카페였어.

사람이 많은 걸로 봐서는

인기 많은 카페임을 짐작할 수 있었지.

겉보기엔 왜 인기가 많을까 싶었는데

안 쪽으로 가니까 이유를 알겠더라고.





안 쪽 테이블로 들어서니 

옆에는 광활한 바다가

한 눈에 보이더라.

마음이 탁 트이는 시원한 전경이었어.



T의 어머니는 우리 앞에 온 사람들이

테이블을 점령하기 이전에 

달려가서 그 자리를 맡아놓았지.




한국이나 태국이나

이런거는 비슷비슷함.




T의 가족들과 대화하다가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어.

무언가를 말하다가도

T의 어머니는 T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우완! 이 우완!"

이렇게 말하더라고.



그게 무슨 뜻일까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돼지 혹은 뚱땡이'라는

표현이더라고.




돼지는 '무~'라고 하는데

가끔씩은 '무 우완'이라고도 하시더라고?

돼지새끼 라는 뜻인가?



뚱땡이의 귀여운 표현으로는

'뿜뿌이'가 있어.

님들이 태국에서 여자를 놀릴 땐

우완 보다는 뿜뿌이를 추천해.



태국 사람들은 항상 사진 찍는걸 좋아해

나이가 적던 많던 예외는 없는 듯.

이렇게 찍은 사진만 20장은 되는 듯.



여기에서 시간 좀 때우다가

다시 이동했어.

어디로 가냐고 조심스레 여쭤봤는데,

호텔에 가서 낮 잠 주무신다는 거야.




완전 다행이었어.

나도 몸이 으슬으슬해서 

좀 쉬고 싶었거든.

이 때 상당히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각자 방으로 흩어졌고,

나도 이내 잠이 들었어.

나는 몸에 한기가 도는 것을 느꼈고

이내 잠에서 깼어.




근데, 배가 너무 아픈거야.

그리고는 설사와 구토를 5번은 한 것 같아.

몸은 불덩이처럼 열이 났어.

나는 T에게 전화했고

T는 달려왔어.




그러더니 옆 방에서 T의 부모님도 오셨어.

내 이마를 만져보시더니

냉방병에 걸린 것 같으니

오늘 하루 쉬고 있으라고 하셨어.




하긴... 태국에 온지 이삼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온도에 적응 하기 전에

 T의 부모님과 여행을 와서 

똥연기한다고 무리했으니...




T와 T의 부모님은 나가셨고,

나는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화장실을 들락거렸어.




얼마나 잠들었을까...



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고,

T와 부모님이 들어왔어.

일어나니까 저녁이더라고...




T의 어머니는 죽과 약을 한 무더기로

가져오셨어.

그리고는 약 한 웅큼을 쥐어주시더니

이거 다 먹어야한다고 하시더라.

10알이 넘었던 것 같아...




태국이 의료강국이라던데

약을 이렇게 먹어대면 

안 나을 수가 없겠네



나는 죽과 약을 억지로 먹고, 

다시 쓰러져서 잠들었어.



이 날은 아파서 T의 가족들에게

민폐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T의 부모님이 신경을 굉장히 많이 써주셨어.





내가 잠들었을 때도

몇 번씩이나 T와 T의 어머니 인기척이 났거든.

왔다갔다하면서 열 체크 계속 해주신 것 같더라.

T와 T의 어머니께 감사를 드리며

이번 편은 여기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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