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상은 린팁이의 한식 소울푸드를

찾게된 영상이야.


사실 이번 편은 계획에 없었어.

원래 에버랜드를 다녀온 후 광장시장에 가려고 했거든.

하지만, 하루 왠 종일 비를 맞고

돌아오는 길에도 차가 너무 막혀서

서울에 도착하니 시간도 너무 늦었고

몸도 으슬으슬 떨려오는 거야.


안 그래도 같이 가기로 했던

태국 친구들은 진작에 펑크내버렸고

둘이서 어거지로 광장시장에 간다면

둘 다 몸살 날 게 불 보듯 뻔했어!


그래서 일단 계획을 수정해서

숙소로 돌아가서 배달음식을 시켜먹기로 했지!


숙소 근처에 도착하자

진짜 우연찮게 길거리에서 반찬을 파는 아줌마가 있더라고?

자세히 살펴보니 양념게장도 있는거야!

그래서 린팁이에게 양념게장이란 음식도 멕여보고 싶어서

얼른 만원어치 샀더랬지!


어쨌든, 이 영상의 원래 주제는

한국의 배달문화 소개라서

양념치킨의 대표주자라고 불리는 처갓집 양념치킨을 시키고

따듯한 밥과 육개장 국도 미리 사서 세팅해놨더랬지!


그리고 리뷰를 하는데

막상 한국의 닭은 그저 그렇다하더라고?

심지어 파닭의 파는 냄새 때문에 못 먹더라.

마치 한국인들이 태국에서 고수 씹으면

고통스러워하는 것처럼 말야...


전혀 생각치도 못한 반응에

어째야되나 우물쭈물하고 있던 찰나

린팁이는 양념게장을 한 입 베어물더니

동공이 확장되는 동시에 돌고래 초음파를 내뿜으며

갑자기 요리왕 비룡에 나오는 표정을 지었더랬지!


알고보니 양념게장이 린팁이 입 맛에 딱이었던 거야!

달콤하고 매콤한 소스에

신선한 게가 버무려져있다?!


태국 내에서 갑각류 킬러라고 불리는

린팁이가 안 좋아할 수가 없지!

일단 그 리액션은 영상으로 보자!

https://youtu.be/hTRdcW4N1po

구독은 센스!!



오늘은 태국에서 아픈 경우가 생길 수도 있으니

아플 때 먹으면 좋은 것들에 대해서

가볍게 소개할게.


전 날 T가 심하게 아팠기 때문에

집으로 돌려보냈고, 

아침에 연락이 다시왔어.


"J, 나 이것 좀 사다주면 안돼?"


"엉? 나 자다깼는데?"


"몸이 너무 아파서 나갈 수도 없어.

집에 아무도 없고..."


"흠... 알겠어. 뭐 사가지고 가면 돼?"


"그 때 너가 아플 때 먹던거..."


"아~ 그 세븐일레븐에서 파는거?

근데 종류 엄청 많잖아.

그냥 너가 검색해서 사진 보내주면

내가 편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알았어, 지금 보내줄게."


그래, 이런 종류였어.

아플 때 편의점에 가면 냉동창고 쪽에

이런게 꽤 많아.

그 중에서도 맛이 가장 훌륭하고 비싼

'새우 완톤!'


국물이 정말 시원한게 술 깰 때 먹어도 좋고

밥에 말아먹어도 좋아!

저기 완톤도 새우의 식감이 상당히 살아있어서

씹을 때 새우의 파닥거림을 느낄 수 있지!


가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60바트(2,000원)정도 했던 것 같아.

저렴하진 않지만, 

몸살, 오한, 설사, 복통 등 아플 때 

죽 대용으로 나는 많이 먹었어.


저기에 반숙계란 하나 깨서

동동 띄어먹으면

캬~! >_<

탄성이 절로 나옴.


이른 아침부터 나는 택시를 타고

T의 동네로 이동했어.

그리고 내가 먹을 음식과

T가 먹을 새우완톤을 샀지.


나는 초딩입맛이라 소세지 종류를 참 많이 먹었어.

계산대 옆에 있는 따듯한 통에 놓인 소세지는 

15바트 밖에 안하지만, 

안에 치즈가 가득가득해!

핵 존맛임!


편의점에서 음식들을 다 데워서

한 보따리 싸들고 T의 콘도로 갔어.

생각해보니 T의 콘도를 들어가려면

혼자서는 못들어가잖아?

아픈 애한테 내려오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래서 경비원 얼굴을 슥 쳐다봤는데

내가 모르는 처음 보는 얼굴인거야.

일단 문 열어달라고 시도해봤지.


"안녕하세요 캅,

저기 문 좀 열어주시면 안될까요 캅?"


"엉? 여기사는 사람이냐 캅?"


"음... 여기 살진 않지만,

여자친구가 여기 살아요 캅

많이 아픈데 내려오라고 하기 미안해서요 캅"


"흠... 어쩌지캅..."


"일단 이거 좀 드세요 ㅎㅎ

앞으로 자주 뵐 것 같은데!"


나는 내가 먹기위한 쪼꼬우유를

내어주었고, 그 아저씨는 흠칫했지만

이내 받았어.


"음... 편의점에서 잔뜩 음식을 사가지고

온 걸로 보아 거짓은 아닌 것 같구만!

들어가라 캅!"


"캅캅!!"


나는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지.

그리고 T의 집에 들어가서 

다 죽어가는 T에게

음식을 멕여주고 물수건 얹어주고

땀도 닦아주면서 한 참을 간호했어.


한국 사람한테는 이런게 당연한거 같은데

태국사람들은 이게 당연하지 않은걸까?

이게 은근 감동 포인트인 것 같더라.

아픈 와중에도 감동감동 눈 빛을 느낄 수 있었음.


그러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

화들짝 놀랐는데 T의 엄마더라고!

나는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안달복달했는지...


그런 내 모습을 보고

T의 엄마는 '너네 뭐하고 있었냐'라는 

기분 나쁜 미소를 씨익 짓더라고.

뭐 안했어요... 안 했다구요. -_-


나는 불편하기도 했고,

황급히 자리를 뜨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T가 내 손목을 턱 잡더니

"가지마" 라고 말하는 거야.


나는 당연하게 뿌리치며 한 마디했지.

"빠이빠이 캅, 이제 너네 어머니한테 간호 받으렴"


그리고 어머니께 약속있다고 양해를 구하고

후다닥 T의 집을 나갔어.

괜히 거기 있었으면 같이 밥 먹자면서

이런 저런거 막 물어봤을거야.


아마도 내가 직업이 없이 여기 왔으니까

내심 돈이 많은 집안이라고 생각해서

우리 집안에 대해 호구조사를 실시했을거고

나는 당연스럽게 '못 사는 집인데요?'라고 말했을 테지...


결국엔 서로 삔뚜 상해서

T 만나는데 지장도 있을 것 같아

그런 자리가 생길 때 마다 나는 피했지.


그리고는 집으로가서 

언제나처럼 운동과 음악작업을 했어.

저녁을 혼자먹기 그래서

보컬 형에게 연락을 해보니

공항가기 전까지 시간이 괜찮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전 날 얻어먹은 보답을 하기위해

저녁을 사기로 했어!

메뉴는 쏘이몰링 로컬푸드지!


티나와 보컬 형은 우리 동네로 왔고

나는 굴다리 밑에 위치한 인기있는

한 식당으로 안내했지.

티나는 전 날 심한 갑각류 알레르기를

앓았기 때문에 오늘까지 잘 먹지 못했데.


그래서 소고기 구이, 닭 구이, 

돼지고기 구이를 주문하고, 

태국 현지 사람들이 먹는 

샤브샤브를 시켰어.


짐쭘이라고 하는데, 

태국식 샤브샤브라고 볼 수 있지.

무엇보다 비주얼이 멋있어서 좋아.

황토용기에 숯 불로 가열한다니!

뭔가 가마솥의 느낌도 나고!

가격도 150바트(5,000원)정도 밖에 안 할 껄?


둘은 먹어보더니

감탄을 금치 못했어.

국물이 말도 안되게 시원하고

건강해지는 맛이라고 하더라!

한식으로 비교하자면, 능이버섯 오리백숙이나

삼계탕 같은 느낌?!


실제로 몸이 안 좋을 때 이걸 많이 먹었는데

땀이 쫙 나면서 다음 날 말끔해졌었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나는 그랬다고...

한 번씩들 드셔보셈들.


특히, 티나따거는 여태껏 먹어봤던

태국음식 중에 이게 최고라고 극찬했어.

먹는 내내 거의 그릇에 코 박을 정도로

집중해서 드셨고, 국물까지 싹 비웠어.


태국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만족스러워 하니까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더라! 

식사 후에 나는 보컬 형과 티나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집 앞 쪽에 길거리 과일가게가 있는거야.

과일 안 먹어본지도 오래돼서 바로 샀지!


망고라고 해서 샀는데

덜 익은 망고와 더 덜익은 망고야.

맛 더럽게 없어.

어쩐지 가격이 엄청 싸더라...


소금설탕이랑 같이 주면서 찍어먹으라고 하던데

찍어먹어도 맛 없어.

둘 다 떫은 끼가 남아있어서

한 조각씩 먹고 그대로 냉장고로 직행!

이 삼일 묵혀서 다시 먹어봤으나

익기는 커녕 쭈글쭈글해지고 맛은 똑같아서 버렸어.


망고 종류가 다른 거인 것 같아.

후숙한다고 맛이 크게 달라지진 않더라고.

망고 싸게 판다고 가격에 낚이지 말고

한 입씩 먹어보고 사길 적극추천함!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

행복한 추석연휴 보내셈들!


이번 이야기는 태국 여자친구 T가

병원에 실려갔던 이야기야.



이 날도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내려고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에 운동을 하고

음악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거울을 보니 입술이 퉁퉁 불어튼거야.


마침내 나의 태국 고질병인 

입술병이 도지기 시작했어.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태국만 오면 항상

입술이 부르트면서 갈라져.


님들 피곤 할 때 입술 부르트잖슴.

딱 그건데 하도 심해서 

진물까지 나는 정도랄까?


아마 태국의 공기가 좋지 않고

그에 따라 몸의 면역체계에 

어딘가 이상이 생겨서 그런 것 같아.

한국에 있을 때는 이런 적 거의 없거든.

그리고 아토피도 엄청 심해져.

태국 공기가 한국보다 심하게 안 좋긴 한 듯해.


다른 사람들은 잘 안그러던데

내 몸은 태국에서 살긴

좋은 몸은 아닌 것 같음.


그래서 아침 운동이 끝나자마자

약국이 문 여는 시간에 맞춰서

바세린을 사러갔지.


"안녕하세요 캅~"


"오! 왔냐 캅?!

언제나처럼 100mg 맞지 캅?

여기 꺼내놨다 캅!"


"아저씨, -_-

이번엔 그거 아니에요...

바세린 사러왔다구요 캅!"


"바세린?!

이제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거냐 캅?!

그거 할 때는 바세린 쓰는 거 아니다 캅!

전용 윤활유가 있다 캅!"


"아저씨... 뭔가 단단히 오해하는 것 같은데

아직 거기까진 아니에요.

내 입술 좀 보셈 캅!

입술 부르터서 바세린 필요한거임 캅!"


아저씨는 멋쩍은 미소와 함께 

아쉽다는 표정을 지으며

바세린을 주었어.

대체 왜 아쉬워하는 거여?


바세린을 산 이후로 

입술의 통증은 가라앉았지만

내 입술은 더욱 빤짝빤짝하게

빛나게 되었고

사람들은 내 입술을 보고

더 게이라고 생각하게 되더라.



투명 립크로즈를 바른 듯

촉촉한 입술.

게이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도

이젠 어쩔 수가 없다...



음악작업을 끝내고

나는 베트남 항공권을 예약했어.

가격은 왕복 3703바트(120,000원)로

그다지 저렴하진 않지만,

딱히 비싸지도 않은 가격으로 예약했지.


그리고, 베트남을 같이 가기로 한 방장 형이 

잘 아는 하노이의 호텔을 예약했지.

5박에 93,000원...

비싸다...


같이 가는 것만 아니었어도

하루에 만원짜리 호텔 예약해서 

거지처럼 지내는 건데 ㅠ

그래도 둘이가면 외롭진 않겠지!


예매를 끝낸 후 나는

T와 메세지를 주고 받았어.


"J, 오늘 우리 가족끼리 

laemgate 뷔페 갈건데

같이 갈래?"


"당연히 안 가지!"


"왜 당연히야 -_-"


"불편하다고 말했잖아!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 왜 자꾸 

가족모임에 날 데려가려는 거야?"


"친해지면 좋잖아..."


"불편하다고!

뭐 데릴사위제여?

난 나만의 마이웨이를 걸을게."


"엄마가 너도 초대하는게 어떠냐고 하던데?

그래도 올 생각없어?"


"적당히 둘러대셈.

어차피 니가 통역도 제대로 안해줘서

난 거기있는게 스트레스야.


그리고 이제 너희 어머니는 

나와 친해졌다고 생각하시는지

자꾸 잔소리해서 불편해.


우리 부모님 조차도 나한테 잔소리를 안하는데

내가 굳이 거기가서 왜 잔소리를 들어야함?!"


"꽁짜인데 그래도 안 갈거야?"


"음... 요근래 편의점 음식만 먹었더니

확실히 구미가 당기긴 하는구만.

하지만, 설령 공짜여도 안간다!

먹다 체해 죽겠다!"


"알겠어, 그럼!"


다행스럽게도 나는 거절하는데 성공했지.

T의 어머니는 나를 볼 때마다

태국어 더 빨리 배우라고 닥달하신다.


공부하는 애한테 '공부 좀 해라!' 소리하면

반감들어서 안하게 되는 것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내게 감히

그런 말을 하니까 갈 수록 가는게 부담됨.

우리 부모님 조차도 공부해라 소리를 안했는데

감히 내게?!


태국거지여도 자존심은 아직 거지가 아님!


하지만, 막상 배가 꼬르륵거리니

'자존심이고 뭐고 가서 잘 먹고 올걸'

이라는 후회가 들었어.

맨날 편의점 음식만 먹다보니까

질 좋은 음식이 너무 먹고 싶었어.


때마침 보컬 형에게 연락이 왔어.

자기 떠나기 전 날이라 밥 한번 산다고!

같이 먹자고 말이야!

보컬 형은 나의 구세주임.


나는 서둘러 운동을 시작했지.

보컬 형과 뷔페를 가기앞서 운동을 해야

맘 편히 많이 먹을 수 있으니까!

아직 약속시간까지는 2시간이 남았기에

크로스핏과 수영 둘 다 할 수 있었어.


이건 밤에 수영하면서 찍은 수영장이야.

빨간색으로 체크한 곳이 내 집!

커튼을 안치면 수영장에서 우리 집 안까지

확연하게 잘 보이는 단점이 있지만

가끔 빨래 널면서 수영하는 러시아 처자들이랑 

눈마주치면서 인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수영을 마치고 나는 보컬 형의 숙소가 있는

MRT 팔람 까오역 근처로 갔어.

티나와 보컬 형이 함께 있었는데

티나의 얼굴에는 붉은 반점이 있었어.


"티나, 무슨 일이냐 쉬먀?!"

"아.. 아프다 쉬먀.."

"왜 다 죽어가냐 쉬먀!

밥 먹고 기운내라 쉬먀!"


"못 간다 쉬먀!

밥 때문에 아픈거다 쉬먀..."


알고보니 티나는 갑각류 알러지가 있는데

점심으로 새우가 포함된 음식을 먹었던 거야.

우리는 티나를 약국으로 데려갔어.


근데, 갑각류 알러지를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는 거야.

통역기를 보여줘도 번역도 이상하게 되고...

하는 수 없이 보컬 형은 

팔딱거리며 새우흉내를 내고

나는 손가락으로 집게 모양을 만들어 

게처럼 옆으로 걸었지.


다행히 우리의 스피드 퀴즈는 빛을 발했고

약사는 정확하게 정답을 맞춰서

올바른 약을 처방해줬어.

그리고 티나를 숙소까지 데려다주고

하는 수 없이 우리끼리 먹으러 갔지.


보컬 형은 인터넷 서칭으로 

미리 레스토랑을 검색해놨었어.

그건 바로 팔람 까오 센트럴 플라자에 있는

'오이시'


퀄리티가 엄청난 샐러드바와

직접 주문해서 요리하는 즉시 먹을 수 있는

스테이크와 요리를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는 곳이야!


 가격대는 저렴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해.

서비스차지까지 합해서

인당 700바트(2만 5천원)정도 할 껄?


하지만, 절대 창렬하지 않은 곳이야.

회도 엄청 많고, 해산물도 엄청 많아!

각각의 음식은 전문점에서 먹는 것과 같이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하지!


스테이크류는 들어갈 때 주는 카드를 

구워주는 곳으로 가져가서

주문하는 방식이고 음식이 나오면 

테이블로 서빙해줘.


저 사진에 있는건 연어 스테이크인데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어!

연어는 뭘 어떻게 해도 맛있구나...



사이드의 메뉴도 엄청 다양해!

특히, 꼬치 류는 일본 쿠시카츠 전문집에서 

먹었던 맛을 90%이상 재현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어!


하지만, 회는 그저 그랬어.

부페에서 먹는 보통 회맛?

오히려 씨푸드가 장점인 이 곳에서

회는 안 먹고 다른 음식들을 많이 먹은 듯.


마무리는 초코빙수!

이것도 개맛이야.

직접 눈 앞에서 만들어주는데

무슨 카페에서 만들어주는 것처럼

만들어줌.


다 먹은 후 쿨하게 계산하는 보컬 형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90도로 인사를 했지.

보컬 형 아니었으면 이 날도 역시

세븐일레븐 음식이었을거야...


음식을 먹고 보컬 형과 어디를 갈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T에게 연락이 왔어.


"J, 나 아파..."


"엉? 뭔 소리야.

갑자기 왜 아파?

뷔페가서 잘 먹고 온거 아니었어?

잘 먹어놓고 갑자기 왜 아파?!"


"몰라... 거기가 너무 추웠나봐.

지금 몸에서 열 엄청 나."


"아...일단 나 보컬 형이랑 같이 있는데

여기 마무리 되면 갈게."


"아니야~ 안 와도 돼...

방해하기 싫어~

그냥 혼자 병원갈게"


"뻥 치지마.

난 세번을 물어볼건데

니가 세 번 다 거절하면 

진심인줄 알고 나 진짜 안갈거다?"


"진짜 안 와도 돼~"

"정말?"

"진짜로..."

"정말?"

"오지마!"

"ㅇㅋ"


나는 보컬 형과 카오산 락 펍에 

갈 생각을 하며 신나서 얘기하고 있는데

핸드폰은 계속 울린다...


택시 안 사진, 병원 안 사진,

주사 맞는 사진...

T는 실시간으로 근황보고 하고 있더라.


"형... 진짜 미안한데

가봐야 할 것 같아.

이것 좀 봐!

오라고 시위하는 거잖아."


"이해해~ 나도 티나 아파서

놀기 좀 그랬어. 

게다가 마지막 날인데

티나랑 있어줘야지."


"역시 대륙여자는 그냥 꼬신게 아니었구만!

로맨티스트 따거!"


우리는 그렇게 식사만 하고

각자의 환자에게로 돌아갔어.

나는 T에게 연락을 하고

그랩택시를 불러서 서둘러 그 병원으로 갔지.


갔더니 수 많은 환자들 사이에서

유독 죽어가는 푸짐한 사람이 보였어.


누가봐도 T였어.

진심으로 아픈 건지

똥연기 하는 건지는 몰라도

보는 순간 빵 터졌어.

얘한테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미안하다...


앵간치 아프지 않아서는 휠체어 못 타는데

어디서 휠체어를 구해왔는지 모르겠음.

게다가 링거도 없어서 아픈지 안 아픈지

감이 잘 안잡혔어.


진료는 이미 받았다고 하지만

여전히 T는 다 죽어가고 있는 표정이었어.

내가 올 때까지만 휠체어 타는 거 허락받은 듯...

병원을 나갈 때 조용히 돌려주더라.


그래도 꾀병이 아니었던게

이마를 만져보니 T는 열이 펄펄나고 있었고

장난이 아니란 걸 곧바로 깨달았지.

그리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려보내려는데

우리 집가서 잔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거야.


"나, 오늘 너네 집에서 잘거야."


"뭔 말도 안되는 소리야.

아프면 집에가서 쉬어야지!"


"니가 간호해줘!"


"미쳤냐!

아플 때 와서 괜히 병 더 심해지면

너네 엄마가 날 얼마나 욕하겠니.

괜히 우리 집에 병균 뿌려놓지 말고

집에가서 어머니한테 병 간호 받아."


그리고 택시를 잡아 

가기 싫다는 T를 억지로 

집 안으로 쑤셔넣고나서야 

나는 집에 올 수 있었어.


괜히 걔네 엄마한테 원망받기 싫음.

아플 땐 엄마가 짱임.

그래도 내가 태국에 있으니까

내가 아프다고 할 때나 

T가 아프다고 할 때 

달려올 수 있다는 점 하나는 좋았던 것 같아.


님들도 장기거주하면

믿을 사람 한 명쯤은 있는게 좋을 듯 싶어.

없으면 아플 때 굉장히 서럽거든...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마무리할게!

다음 편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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